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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서버 뒤 '전력 패권' 노린다…LS일렉트릭, 북미서 존재감 확대
[경제일보] 글로벌 전력기기 기업 LS일렉트릭이 북미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잇따라 수주를 따내며 'AI 시대 전력 공급자'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와 서버가 아닌 전력이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는 흐름 속에서 전력설비 기업의 역할이 재조명되는 양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최근 북미 데이터센터 전력설비 공급 프로젝트에서 약 1억1497만 달러(약 17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수배전반과 배전변압기 등 핵심 전력 인프라를 공급하게 된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전력 안정성과 공급 능력, 납기 대응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하는 만큼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수십만 대 서버가 동시에 가동되는 구조상 단 한 번의 전력 장애도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설계 단계부터 초고압 수전, 배전, 보호 시스템까지 전 구간에서 높은 신뢰성과 이중화(backup) 설계가 요구된다. 또한 프로젝트 규모가 크고 일정이 촉박한 만큼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생산 역량과 글로벌 현장 대응 능력도 핵심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이 같은 기준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이번 수주는 LS일렉트릭이 초고압 수전 설비부터 중저압 배전 시스템, 보호·제어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전력 토탈 솔루션'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공급 신뢰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배경에는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그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이 있다. 데이터센터는 이미 국가 단위 전력 소비 수준에 도달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지난 2024년 약 415TWh에서 오는 2030년 945TWh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한 산업 성장 차원을 넘어 전력 인프라 재편을 요구하는 수준이다. 특히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 기반 연산이 폭증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구조 자체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는 기존 서버 대비 수배 이상의 전력이 필요하며 고성능 GPU가 밀집된 환경에서는 단위 면적당 전력 밀도(power density)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많은 전력을 확보하는 수준을 넘어 고부하 상태에서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발열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합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는 외부 전력망에 의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자체 발전 설비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을 결합한 '마이크로그리드' 형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태양광·가스발전 등 분산형 전원을 활용해 전력을 자체 생산하고 ESS를 통해 수요 변동에 대응하는 구조다. 이는 전력 공급 중단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피크 전력 부담을 낮춰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LS일렉트릭의 전략은 명확하다. 북미를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현지 맞춤형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강화해 시장 진입 장벽을 넘겠다는 것이다. 유타와 텍사스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공급망을 구축한 점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는 단순 수출이 아닌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특히 전력설비 시장은 진입 이후 확장성이 높은 특징을 갖는다. 한 번 공급망에 진입하면 유지보수와 추가 증설, 업그레이드 수요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경우 장기 프로젝트 성격이 강해 초기 수주가 향후 사업 확대의 교두보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전력기기 기업들과 에너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시장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보고 적극 진입하고 있다. 동시에 각국의 전력 정책과 규제, 공급망 이슈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AI 산업의 확장은 곧 전력 인프라 시장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반도체가 AI의 두뇌라면 전력은 이를 움직이게 하는 혈관이다. LS일렉트릭의 이번 수주는 그 흐름 속에서 전력 기업이 차지하는 위치를 보여주는 사례다. 데이터센터 경쟁의 또 다른 축이 전력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이를 선점하는 기업이 시장 주도권에 한 발 더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확대와 함께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당사의 전력설비 기술력과 공급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북미를 거점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업을 전략적으로 확대해 시장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14 09:24:51
1분기 중동 수주 94% 급감…해외건설 '핵심 시장' 붕괴에 실적 직격탄
[경제일보] 중동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구조가 크게 흔들렸다. 전쟁 여파로 발주가 사실상 멈추면서 핵심 시장 실적이 급감했다. 미국·이란 전쟁 종전 후 재건사업에 대한 기대가 일부 존재하지만 휴전 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1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올해 1분기 중동 수주액은 3억1622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9억5893만달러)과 비교하면 약 94% 감소한 규모다. 전체 해외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 이상에서 15.5%로 낮아졌다. 중동은 건설사의 해외 수주 가운데 약 절반을 차지해 온 핵심 시장이다. 하지만 이번 분기에는 아시아와 북미·태평양 지역보다도 비중이 낮아지며 주력 시장 지위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월별 흐름을 보면 수주 공백은 더 선명하다. 2월만 해도 중동 수주는 2억5292만달러로 전체의 56.1%를 차지했지만, 3월에는 2998만달러로 급감하며 비중이 3.7%까지 떨어졌다. 4월 들어서도 뚜렷한 추가 발주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발주가 급격히 식은 배경에는 전쟁 장기화가 있다.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군사 충돌이 2월 말 시작된 뒤 발주처들은 신규 사업 결정을 미루거나 기존 일정을 순연하고 있다. 이라크 알포항만 후속 공사 등 대형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지연 사례로 거론된다. 안전·물류·자재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발주처 입장에서 투자 결정을 서두르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전체 해외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올해 1분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20억3739만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75.2% 감소한 규모다. 문제는 중동 수주 감소를 다른 지역이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북미와 아시아 비중이 높아졌다고 해도 중동처럼 초대형 플랜트와 인프라 발주가 한꺼번에 몰리는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 해외 실적에서 중동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에 국내 건설사들이 꾸준히 힘써왔지만 이번 분기 수치는 취약한 구조를 다시 드러낸 것이다. 정부 역시 대응에 나섰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추가경정예산안에 해외 인프라 시장 개척 예산 증액과 중소·중견 건설사를 위한 법률·세무 지원 확대 방안을 담았다. 중동 지역 공사 지연과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쟁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현장 애로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조치다. 물론 발주 자체가 멈춘 상황에서 지원책만으로 수주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증권가는 전쟁 이후 재건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이란을 비롯해 바레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정유시설과 인프라 복구 수요가 발생할 경우 국내 건설사에 기회가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류태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종전 이후에는 중동 재건 사업과 함께 고유가 환경하에서 중동 산유국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기에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원전 및 가스발전 등의 투자까지 감안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플랜트 발주 환경은 우호적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도 “재건 발주의 경우 빠르게 정상화한 후 이익을 창출해야 하기에 손상 입은 해당 프로젝트를 지었던 EPC사를 먼저 찾을 수 있다”며 “이번 전쟁으로 손상 입은 현장들은 2014년~2019년에 한국EPC사들이 많이 지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 재건의 경우에도 경제 제재 등 풀어야 할 것 숙제가 많지만 풍부한 가스전과 유전, 그리고 파괴된 발전소를 생각했을 때 수주 기회가 많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최근 진행된 휴전 협상이 결렬됐고 재건 사업은 휴전 직후 곧바로 발주로 이어지기보다 피해 조사와 재원 조달, 기본계획 수립, 입찰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 규모와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재건 특수’를 당장 기대하기엔 이르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전쟁 장기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거론된다. 고유가와 고금리 환경이 고유가와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경우 자재 가격 상승과 금융 비용 증가가 동시에 발생하며 수익성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해외 수주 감소는 중동 프로젝트가 순연되거나 이월된 영향이 크고 전쟁 영향이 해소되더라도 즉각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과거 중동 사업에서 이익을 보지 못한 경우도 많아 재건 활동이 이뤄지더라도 이제는 수익성을 고려해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6-04-14 08:39:35
3월 정상회담 앞두고 신경전…데이터센터·항만 투자 두고 '동상이몽'
[이코노믹데일리] 미국과 일본이 지난해 합의한 5500억달러(약 794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을 두고 첫판부터 삐걱거렸다. 양국 상무 장관이 마주 앉았으나 투자 대상과 방식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12일(현지시간)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은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회담했으나 1호 투자 안건 합의에 실패했다. 아카자와 경제산업상은 회담 직후 "상호 이익에 부합하는 안건 조성을 위해 긴밀히 대응하기로 했으나 아직 양국 간에는 큰 격차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측이 난색을 표한 핵심 이유는 리스크다. 아카자와 경제산업상은 "미국이 요구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사업은 일본 입장에서 세금이 투입되는 부분이 있어 수용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자금을 미국의 고위험 프로젝트에 섣불리 투입할 수 없다는 논리다. 현재 논의 중인 1호 투자 안건으로는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용 가스 발전 시설, 인공 다이아몬드 생산 공장, 항만 정비 사업 등이 거론된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주도로 구성된 투자위원회가 안건을 검토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권을 쥐는 구조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일본의 투자 이행 속도가 늦다며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내달 19일로 예정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미국 방문과 미일 정상회담 전까지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아카자와 경제산업상은 "총리의 방미 성과를 높이는 관점에서 협상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의 자금으로 자국 인프라와 제조업을 부흥시키려 하고 일본은 안정적인 수익과 기술 협력을 원하고 있다"며 "정상회담 전까지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6-02-13 14: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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