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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은행 NIM 반등에 순익 회복…생산적 금융·비은행 확대가 기회
[경제일보] BNK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이자이익과 비은행 계열사 성장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판매관리비 확대와 은행 건전성 저하는 부담 요인이다. BNK금융의 생산적 금융과 지역 주력 산업 지원을 통한 여신 기반 확대, 주주환원 강화와 증시 회복에 따른 비은행 실적 개선은 성장 기회로 평가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의 올해 1분기 지배기업지분 당기순이익은 2114억원으로 전년 동기(1666억원) 대비 26.9% 증가했다. 이는 안정적인 이자이익 확보, 충당금전입액 감소 등의 영향이다. 1분기 BNK금융의 이자이익은 7628억원으로 전년 동기(7355억원) 대비 3.7% 증가했다. 예대금리차 개선, 자산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그룹 순이자마진(NIM)이 2.11%로 전년 동기(2.06%) 대비 0.05%포인트(p) 상승하며 이자 수익성 성장을 견인했다. 은행별로는 부산은행의 성장이 뚜렷한 가운데 경남은행은 당기순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1분기 부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081억원으로 전년 동기(856억원) 대비 26.3% 증가했다. 이자·수수료 이익이 모두 늘어난 가운데 충당금전입액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경남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75억원으로 전년 동기(694억원) 대비 2.7% 감소했다. 이자이익은 늘었으나 수수료이익 감소, 기타부문손실 등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비은행 계열사도 성장세다. 1분기 BNK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382억원으로 전년 동기(275억원) 대비 38.9% 증가했다. BNK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93억원으로 전년 동기(57억원)보다 63.2%, BNK자산운용은 80억원으로 전년 동기(5억원)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다. 다만 판매관리비(판관비) 확대와 자산건전성 저하는 부담 요인으로 평가된다. 그룹 판매관리비는 4233억원으로 전년 동기(3765억원) 대비 12.4% 증가했다. 1분기 그룹 연체율은 1.42%로 전년 동기(1.12%) 0.3%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7%로 전년 동기(1.69%) 대비 0.12%p 하락했으나 전분기(1.42%)보다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중 부산은행 연체율은 1.21%로 전년 동기(0.73%) 대비 0.48%p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26%로 전년 동기(1.10%) 대비 0.15%p 올랐다. 같은 기간 경남은행의 연체율은 1.05%로 전년 동기(0.68%)보다 0.37%p,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4%로 전년 동기(0.82%)보다 0.12%p 상승했다. 이는 경기 둔화에 따른 부실 증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BNK금융은 적극적인 부실자산 사후관리, 우량자산 확대를 통해 건전성 비율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비은행 부문 성장과 지역 기반 생산적 금융 확대는 향후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BNK투자증권과 BNK자산운용의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투자심리 회복이 지속된다면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도 확대될 수 있다. BNK금융은 올해 생산적 금융 중심의 여신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부산은행은 해양산업 중심 금융 지원 확대에 나선다. 선박금융과 항만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 친환경 해양산업 맞춤형 금융 지원 등을 통해 해양·조선·물류 산업 중심 금융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중소·중견기업과 지역 혁신기업 대상 금융 지원도 확대하며 지역 제조업 기반 여신 성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경남은행은 전략적 우량자산 확대와 생산적 금융 중심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경제 재도약을 위한 상생·포용금융 강화와 함께 인공지능(AI)·디지털금융 혁신, 자산관리(WM)·연금 부문 경쟁력 확대 등을 올해 주요 경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체계 강화를 병행해 건전성과 수익성 균형에 초점을 맞춘다. 그룹 차원에서는 'BNK밸류업전략위원회'를 출범하고 그룹체질 개선, 성장 기반 마련을 추진한다. 위원회는 △이사회 운영 선진화 △경영 의사결정 투명성 강화 △컴플라이언스 체계 고도화 등을 통해 그룹 신뢰도 제고에 나선다. 또한 수익성 및 자본효율성 강화, 생산적 금융 확대, 산업금융 지원 강화 방안도 함께 점검한다. BNK금융은 주주환원 정책도 병행한다. 올해 반기 배당 주당 150원과 자사주 매입·소각 600억원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박성욱 BNK금융그룹 CFO 부사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작년 상반기에 실시한 규모보다 50% 증대하여 600억원 규모로 실시할 예정"이라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고배당기업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현금배당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높여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05-28 17: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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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000시대…이제 다음을 준비하자
[경제일보] 코스피 8000시대가 열렸다. 숫자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시장의 공기는 달라졌다. 5000선 돌파 때는 기대가 앞섰고, 6000선에서는 의심과 환호가 엇갈렸다. 7000선을 지나 8000선을 넘자 이제 다른 질문을 던진다.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가 아니라 ‘이 상승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2026년 5월 26일 종가 기준 사상 처음 80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5% 오른 8047.51에 마감했고, 삼성전자는 2.22%, SK하이닉스는 5.72% 상승했다. 다음 날에도 반도체 대형주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5월 27일 SK하이닉스가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고, 한국 코스피가 올해 들어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강한 흐름을 보였다. 이번 랠리의 주역은 단연 반도체다. 인공지능 서버, 고대역폭메모리,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다시 한국 증시의 심장부로 밀어 올렸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수출 엔진이고, 기술 주권의 방파제이며, 자본시장의 가장 강력한 실적 근거다. 주가가 오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과거 유동성 장세와 달리 이번 상승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익 전망 상향과 산업 슈퍼사이클이라는 실체를 갖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언제나 축포 소리 속에서 다음 위험을 키운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고, 기술주가 향후 이익 전망의 대부분을 떠받치는 구조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 상장사의 17%만 주가가 올랐고, 반도체 ‘투톱’ 쏠림이 뚜렷하다. 지수는 8000인데, 체감 수익률은 투자자마다 크게 다르다. 이것이 8000시대의 첫 번째 역설이다. 코스피 8000은 끝이 아니라 시험대다. 시장이 한 단계 더 성숙하려면 주가 상승을 제도 상승으로 연결해야 한다. 주주친화 정책은 선택이 아니라 자본시장 신뢰의 기본 조건이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이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에만 쓰이고 일반주주는 의사결정의 주변부에 머문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이름만 바꿔 다시 돌아온다. 주가가 올랐다고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주가 상승은 개혁을 미룰 이유가 아니라 개혁을 완성할 기회다. 그런 점에서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 개혁은 더 속도를 내야 한다. 이미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집중투표제 확대, 감사위원 분리선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은 시장의 기대를 키운 핵심 재료였다. 한국의 개정 상법이 새로 취득한 자사주를 일정 기간 내 소각하도록 해 자사주가 지배력 방어 수단으로 활용돼 온 관행을 겨냥했다. 다만 제도는 법전에 적힌 문구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실질적 주주환원으로 이어지는지, 물적분할과 중복상장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이익이 보호되는지,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가 수탁자 책임을 제대로 행사하는지, 불공정거래에 대한 처벌이 시장의 공포가 될 만큼 강한지까지 봐야 한다. 자본시장 개혁은 지수를 올리는 이벤트가 아니라 시장의 습관을 바꾸는 일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수익의 다각화다. 반도체가 한국 증시의 앞문을 열었다면, 다음 방은 전력기기, 원전, 조선, 방산, 자동차, 로봇, 바이오, 금융, 콘텐츠, 인프라 기업들이 채워야 한다. AI 시대의 반도체 수요는 전력망과 냉각장치, 데이터센터, 소재·부품·장비, 보안, 클라우드 서비스로 이어진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반도체 주가만의 축제로 끝낼 것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체의 투자 기회로 넓혀야 한다. 금융권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은행 예금과 부동산에 갇혀 있던 가계 자산을 생산적 자본으로 이동시키려면 장기투자 상품, 배당형 상품, 연금계좌, ISA, 퇴직연금의 질을 높여야 한다. 개인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기 급등주를 따라붙는 통로가 아니라 산업 성장의 열매를 장기적으로 나눠 갖는 구조다. 레버리지 ETF와 신용융자가 시장의 불쏘시개가 될 수는 있어도, 국민 자산 형성의 기둥이 될 수는 없다. 특히 빚투의 확산은 경계해야 한다. 최근 한국 증시 랠리가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와 레버리지 상품으로 더 가팔라지고 있으며, 증거금 부채가 크게 늘었다. 거래대금이 늘고 계좌가 불어나는 것은 시장의 활력이다. 그러나 빚으로 산 주식은 작은 조정에도 큰 손실을 만든다. 상승장에서는 모두가 용감해 보이지만, 하락장에서는 레버리지가 먼저 무너진다. 정부도 시장의 환호에 취해선 안 된다. 세제 혜택, 배당소득 과세 정비, 장기투자 유인, 불공정거래 근절, 공시 투명성 강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가 특정 지수 목표를 앞세워 시장을 관리하려 해서는 안 된다. 시장은 방향을 제시받을 수는 있어도 끌려가서는 안 된다. 자본시장 선진화의 핵심은 정부의 손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규칙이 선명해지고, 기업과 투자자가 그 규칙을 신뢰하는 데 있다. 기업도 달라져야 한다. 주주환원은 주가가 오를 때만 내놓는 시혜가 아니라 자본 조달의 대가다. 배당을 늘리고, 불필요한 자사주는 소각하며, 자본비용보다 낮은 수익률의 투자는 과감히 접어야 한다. 총수 일가의 지배권 방어보다 기업가치 제고가 우선이라는 원칙이 자리 잡아야 한다. 8000시대의 기업은 더 이상 ‘한국 시장이라서 이 정도면 된다’고 말할 수 없다. 글로벌 자금은 한국 기업을 삼성전자·SK하이닉스만으로 보지 않는다. 이사회, 공시, 배당, 승계, 소수주주 보호까지 함께 본다. 고전은 늘 흥분한 시대에 차가운 생명수 역할을 한다. <맹자>에는 “우환에서 살고 안락에서 죽는다”는 말이 있다. 번영의 순간에 위험을 생각하는 나라와 기업은 오래 간다. 반대로 좋은 시절이 계속될 것이라 믿는 순간, 시장은 가장 비싼 수업료를 요구한다. 코스피 8000시대에 필요한 태도는 도취가 아니라 절제다. 비관이 아니라 준비다. 한국 증시는 오랫동안 저평가의 늪에 갇혀 있었다. 기업은 돈을 벌어도 주주는 소외됐고, 지배구조는 복잡했으며, 불공정거래 처벌은 약하다는 불신이 컸다. 이제 그 늪에서 빠져나올 기회가 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문을 열었고, 자본시장 개혁은 그 문을 닫히지 않게 만드는 경첩이다. 문이 열렸다고 집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코스피 8000은 한국 경제에 주어진 상장이 아니다. 숙제장이다. 첫 줄에는 반도체 경쟁력을 더 키우라고 적혀 있다. 둘째 줄에는 주주친화 정책을 되돌리지 말라고 적혀 있다. 셋째 줄에는 특정 업종 쏠림을 넘어 산업과 수익의 지평을 넓히라고 적혀 있다. 넷째 줄에는 개인투자자의 열기를 장기 자산 형성의 문화로 바꾸라고 적혀 있다. 지금 필요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코스피 8000을 자축하되 8000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다음 단계의 한국 자본시장은 더 높은 지수가 아니라 더 깊은 신뢰로 증명돼야 한다. 반도체가 끌어올린 시장을 제도가 떠받치고, 주주가 믿는 기업이 자금을 끌어오며, 국민의 자산이 생산적 투자로 흐를 때 비로소 코스피 8000은 일시적 기록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새 출발선이 될 것이다.
2026-05-28 1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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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빗썸, 비용 전략 엇갈렸다… 거래 침체에 과세·규제 부담까지 겹쳐
[경제일보] 국내 양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의 1분기 비용 전략이 엇갈렸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광고와 전산 운영, 매출 연동 비용을 늘리며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섰고 빗썸은 판매촉진비와 광고비를 줄이며 비용 통제에 집중했다. 그러나 양사 모두 거래대금 감소라는 본질적 부담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영업비용은 14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반면 빗썸의 1분기 영업비용은 7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었다. 빗썸은 판매촉진비를 670억원에서 181억원으로 줄였고 광고선전비도 96억원에서 45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비용 흐름은 실적 부진 속에서 더욱 뚜렷하게 갈렸다. 두나무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23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80억원으로 78% 줄었다. 빗썸도 1분기 매출이 8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95.8% 급감했다. 당기순손실은 86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두나무 비용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매출연동수수료다. 1분기 매출연동수수료는 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늘었다. 원화마켓 입출금 수수료와 디지털자산 이동 수수료 등 매출과 연동되는 비용이다. 특히 디지털자산 이동 수수료는 이용자 대신 거래소가 부담하는 가스비 성격이 있어 가상자산 시세와 네트워크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일반 마케팅비와 달리 거래대금과 반드시 같은 흐름으로 움직이는 구조는 아니다. 전산 운영비도 양사 모두 증가했다. 두나무의 1분기 전산운영비는 약 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회사 측은 아마존웹서비스(AWS) 운영 비용 증가 영향을 설명했다. 빗썸도 클라우드 서비스 비용과 전산 관련 라이선스 비용 등이 포함된 지급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한 247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에서 전산비 증가는 피하기 어려운 구조적 비용이다. 거래소는 24시간 거래와 실시간 시세 처리, 대량 주문 대응, 지갑 관리, 보안 관제, 이상거래 탐지, 트래블룰 대응 등을 유지해야 한다. 거래대금이 줄어도 기본 인프라 비용은 쉽게 낮추기 어렵다. 시장 침체기에는 고정비 부담이 수익성을 더 빠르게 압박한다. 광고비 전략은 정반대였다. 두나무의 1분기 광고선전비는 약 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다. 시장이 위축된 국면에서도 이용자 유입과 거래 활성화를 위해 공격적인 비용 집행을 이어간 셈이다. 반면 빗썸은 광고선전비를 53% 줄였고 거래대금 규모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는 멤버십 리워드 중심의 판매촉진비도 73% 축소했다. 문제는 거래소 비용 전략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외부 환경이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대금과 보유금액이 동시에 줄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더블록 집계 기준 국내 5대 거래소의 올해 1분기 누적 거래대금은 2228억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56.8% 감소했다. 4월 거래대금은 550억9000만달러로 2023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올해 2월 말 국내 가상자산 보유금액은 6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1월 정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 같은 자금 이동의 배경에는 주식시장 호황도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AI 기대감, 대형주 실적 개선 등을 바탕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은 정책 기대감이 가격에 선반영된 이후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 매력이 약화됐다. 일부 시장 분석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로 자금이 쏠리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머물던 개인투자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봤다. 과세 불확실성도 시장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 과세는 2024년 말 법 개정으로 2년 유예돼 2027년 1월1일 이후 발생분부터 적용된다.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는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쳐 총 22%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주식 과세와의 형평성 논란도 다시 불붙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이 무산된 상황에서 가상자산에만 22% 과세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3월 개인투자자 디지털자산 양도차익 과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일부에서는 과세 인프라가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득세 과세를 밀어붙일 경우 투자자 이탈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거래세 논의 역시 시장에는 부담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확정된 제도는 거래세가 아니라 기타소득 과세지만 과거 세원 파악의 어려움 때문에 거래세를 먼저 도입한 뒤 소득세로 전환하자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매매 회전율이 높기 때문에 거래세가 도입될 경우 단기 매매와 시장 유동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과세 방식이 소득세든, 거래세든 제도 설계가 불명확한 상태가 길어질수록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규제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와 전산 안정성, 고객확인 절차, 이상거래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감독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5분 주기 잔고 검증 의무화 등 이용자 자산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금감원은 빗썸 현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부통제와 전산 시스템 문제를 점검해 제재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처럼 거래소 내부통제와 전산 운영 문제가 드러난 사례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규제가 산업 육성보다 제재 중심으로 기울 경우 거래소와 투자자 모두 위축될 수 있다. 거래소는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용자는 과세·규제 불확실성 속에서 주식 등 다른 투자처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나무와 빗썸의 비용 전략 차이는 이런 환경 속에서 나온 선택이다. 두나무는 침체기에도 광고와 인프라 투자를 늘리며 시장 점유율 방어와 이용자 접점 확대를 택했다. 반면 빗썸은 판매촉진비와 광고비를 줄이며 손실 확대를 막는 방어적 전략을 선택했다. 하지만 거래대금 감소와 코인 과세 논란, 규제 강화, 주식시장 호황이라는 외부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의 비용 전략만으로 실적 반등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이 대목에서 다시 짚어야 할 부분은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 방향이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질서 확립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가상자산을 투기 억제 대상으로만 보고 과세와 제재를 앞세울 경우 국내 거래소의 경쟁력과 시장 유동성은 더 약해질 수 있다. 주식시장에는 활성화 정책과 세제 논의가 병행되는 반면, 가상자산 시장에는 과세 시행과 제재 강화 신호가 먼저 전달되고 있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디지털자산 시장은 이미 글로벌 금융 인프라 경쟁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은 규제 틀을 강화하면서도 기관투자자 참여와 법인 거래,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 시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한국 역시 단순히 거래소를 규제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투자자 보호와 산업 경쟁력 사이의 균형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1분기 실적 부진은 단순히 광고비를 많이 썼느냐, 리워드를 줄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거래대금 감소와 투자자 자금의 주식시장 이동, 과세·규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시장 전체 활력이 약해진 결과다. 정부가 내년 과세 시행을 앞두고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는다면 거래소의 비용 효율화만으로는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6-05-22 17: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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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자사주 17만주 임직원 보상에 활용…인재 확보·지배구조 정비 속도
[경제일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보유 자사주 일부를 임직원 보상에 활용한다.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핵심 인재 이탈을 막고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두나무는 오는 28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역삼823빌딩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총에는 정관 변경,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계획 승인, 사내이사 박현중 선임, 사외이사 도규상 선임, 사외이사 이상구 선임 등 5개 안건이 상정된다. 핵심 안건은 자사주 활용이다. 두나무는 올해 3월 말 기준 보통주 54만6564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최대 17만주를 2027년 정기주주총회 전까지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이는 보유 자사주의 약 31%에 해당한다. 이번 정관 변경안에는 개정 상법 제341조의4에 맞춰 경영상 목적에 따라 자사주를 보유하거나 처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담겼다. 두나무는 주주 승인을 거쳐 자사주 보상 근거를 명확히 하고 임직원의 장기 동기 부여와 미래 인재 확보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자사주 보상은 두나무가 단순 거래소 운영사를 넘어 블록체인·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재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은 시장 거래대금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두나무 역시 올해 1분기 거래대금 감소로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줄어든 만큼 조직 내부의 핵심 인력 유지와 기술 경쟁력 확보가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자사주 활용은 임직원에게 회사의 장기 가치와 보상을 연동하는 효과가 있다. 현금 보상보다 인재를 장기간 묶어둘 수 있고 향후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를 공유하게 만드는 장치다. 특히 두나무처럼 비상장 상태에서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기업결합, 블록체인 인프라 확장, 제도권 금융과의 협업을 추진하는 기업에는 핵심 인력 유지가 중요한 변수다. 주목할 대목은 자사주 처리 방향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주식 포괄적 교환 절차와 관련한 정부 승인이 완료될 경우 임직원에게 교부된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방침을 임시주총 소집통지서에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정비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사회 구성 변화도 눈에 띈다. 신규 사내이사 후보에는 박현중 두나무 글로벌협력 총괄이 이름을 올렸다. 박 후보는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를 졸업했으며 다날, 삼성전자, 메타 등 국내외 IT 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글로벌 협력과 플랫폼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두나무의 해외 사업 및 제휴 전략을 보강할 인물로 평가된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과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추천됐다. 도 후보는 금융정책국장과 금융위 부위원장 등을 지낸 금융관료 출신으로 현재 김앤장법률사무소 글로벌금융전략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이 후보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이자 휴먼트윈인텔리전스 연구센터장으로, 데이터·AI·컴퓨터공학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다. 두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두나무가 금융 규제 대응력과 기술 거버넌스를 동시에 강화하려는 흐름으로 읽힌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거래소에는 내부통제, 이용자 보호, 이상거래 감시, 자산 분리 보관 등 더 높은 수준의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기업결합 심사, 하나금융의 지분 참여 등 제도권 금융과의 접점이 커지면서 이사회 차원의 독립성과 전문성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임시주총은 두나무가 다음 성장 단계로 넘어가기 전 내부 체계를 정비하는 절차로 볼 수 있다. 자사주 보상은 핵심 인재 확보를 위한 장치이고, 정관 변경은 개정 상법에 맞춘 지배구조 정비다. 사외이사 보강은 금융·기술 복합 규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향후 관건은 자사주 보상이 실제 성과 보상 체계와 어떻게 연결되느냐다. 단순 일회성 지급에 그칠 경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장기 성과, 기술 개발, 글로벌 사업, 내부통제 강화와 연동된 보상 체계로 설계된다면 두나무의 조직 안정과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26-05-19 17: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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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빗썸 1분기 실적 급감…거래대금 한파에 수익성 흔들
[경제일보] 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국내 양대 거래소 실적을 끌어내렸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빗썸 모두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거래대금 감소가 수수료 수익에 직접 타격을 준 결과다. 지난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2346억원으로 전년 동기 5162억원보다 54.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63억원 대비 77.8%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695억원으로 전년 동기 3205억원보다 78.3% 감소했다. 두나무는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가상자산 시장 거래량 감소를 꼽았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매출 대부분이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하는 구조인 만큼 시장 거래대금이 줄면 수익성이 곧바로 흔들린다. 빗썸도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빗썸의 1분기 매출은 825억원으로 전년 동기 1947억원 대비 57.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678억원보다 95.8% 급감했다. 당기순손익은 지난해 1분기 330억원 흑자에서 올해 1분기 869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양사의 실적 악화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과 맞물려 있다. 중동 정세 불안, 고금리 부담,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겹치면서 투자자 거래가 줄었고 거래소의 핵심 수익원인 수수료 매출도 감소했다. 빗썸은 가상자산 거래대금 감소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두나무의 경우 여전히 높은 절대 이익 규모를 유지했지만 전년 대비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 반등기에 커졌던 거래 수요가 올해 1분기 급격히 식으면서 업비트의 수익성도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두나무의 영업이익은 849억원에서 880억원으로 3.6% 증가했고 순이익도 517억원에서 695억원으로 34.4% 늘었다. 빗썸은 영업이익이 간신히 흑자를 유지했지만 순손실 규모가 커졌다. 거래 수수료 수익 감소에 더해 보유 가상자산 평가손실과 행정 처분 관련 비용 등이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번 실적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익 구조가 여전히 거래대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이 활황일 때는 수수료 수익이 빠르게 늘지만 거래가 줄면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급감하는 구조다. 거래소들이 스테이킹, 커스터디, 기관 대상 서비스, 디지털자산 인프라 사업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해야 하는 이유다. 규제 환경도 변수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거래소는 불공정거래 감시, 이용자 자산 보호, 내부통제 강화 등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두나무는 관련 법적 기준을 준수하고 건전한 시장 조성을 위해 내부 시스템 정비와 투자자 보호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관건은 시장 반등과 비거래 수익 확대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회복되고 거래대금이 늘면 실적 개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거래 수수료 중심 모델만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 거래 안정성, 이용자 보호, 기관 고객 확보,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사업이 거래소 경쟁력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빗썸 관계자는 “시장 반등을 대비해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5-16 12: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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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서 금융으로"…키움 1조 클럽, 엄주성 리더십이 통했다
[경제일보] 국내 대표 온라인 증권사 키움증권이 ‘브로커리지 강자’를 넘어 종합금융투자회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엄주성 대표이사 취임 이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입증한 가운데, 플랫폼·AI·연금·IB를 축으로 한 중장기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엄 대표의 전략적 선택과 실행력이 실적 개선으로 직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효율이 곧 경쟁력”… 1조 실적 만든 플랫폼 구조 키움증권의 핵심 경쟁력은 온라인 중심의 사업 구조다. 오프라인 지점 운영 부담 없이 정보기술(IT) 인프라와 고객 플랫폼에 집중 투자하면서 비용 효율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여기에 내부통제 강화와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가 더해지며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을 이끌었다. 그 결과 2025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조1150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첫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올해 1분기에도 성장세는 이어졌다. 키움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 62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255억원) 대비 90.9% 증가했다. 특히 리테일 부문의 경쟁력이 두드러졌다. 주식 수수료 수익은 3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8% 급증했으며 일평균 거래대금이 27조8000억원으로 전년(8조800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영향이 컸다. 플랫폼 기반 개인투자자 유입 확대와 거래 활성화를 정확히 읽어낸 전략이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엄주성 대표 체제에서 리테일 경쟁력이 한층 구조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로커리지에서 자산관리로”… AI 기반 WM 혁신 키움증권은 이제 주식 거래 플랫폼을 넘어 자산관리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인공지능(AI) 기반 초개인화 자산관리다. AI-PB 서비스를 고도화해 고객의 투자 성향과 자산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이를 하나의 앱 안에서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고액 자산가 중심이었던 정교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반 투자자까지 확장하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다. 이는 “주식 거래의 표준을 넘어 자산관리의 표준으로”라는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는 퇴직연금과 기업금융(IB) 사업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완결형 프로세스와 낮은 수수료 구조를 앞세워 연금 시장에 진입하고, 장기 자산관리 영역까지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발행어음을 활용한 모험자본 공급, 계열사와의 투자 시너지 등을 통해 IB 부문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이는 리테일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보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플랫폼 진화·리스크 관리… 플랫폼을 넘어 금융으로 ‘영웅문’ 플랫폼 역시 AI·데이터 기반으로 고도화되며 개인화 투자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투자자별 맞춤 정보 제공과 데이터 분석 기능을 강화해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리스크 관리 체계도 대폭 강화했다. 조직 세분화와 감리 기능 확대, IT 기반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시장 변동성 대응력을 높였다. 키움증권의 전략은 분명하다. ‘거래 플랫폼’에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진화다. 리테일 경쟁력을 기반으로 AI 자산관리, 연금, IB, 모험자본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고객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금융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개인투자자 시대를 연 1세대 플랫폼이라면 엄주성 대표 체제에서는 이를 금융 생태계로 확장하는 2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실적과 전략, 두 축에서 성과를 입증한 가운데 키움증권의 다음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2026-05-08 1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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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운 리더십 통했다…NH 고도성장 궤도 진입
[경제일보] NH투자증권이 윤병운 대표이사 취임 이후 추진해온 체질 개선 전략을 바탕으로 고도성장 국면에 본격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호황 수혜를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신사업 확대, 자본 경쟁력 강화가 맞물리며 실적 반등을 넘어 구조적 성장 단계로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6367억원, 당기순이익 4757억원을 기록하며 단일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0.3%, 128.5% 급증한 수치다. 특히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전체 순이익(4651억원)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수익 창출 속도와 규모 모두 과거와는 차원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4·3·2·1 전략 현실화…브로커리지 질주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일회성 어닝 서프라이즈가 아닌 윤병운 대표 체제 2년간 축적된 전략 실행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윤 대표 취임 이후 추진해온 수익구조 다변화와 성장 인프라 구축이 실적으로 본격화됐다는 의미다. 핵심은 윤 대표가 제시한 ‘4·3·2·1 전략’이다. WM(4), IB(3), 운용(2), 홀세일 및 기타(1)의 비율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특정 사업부 편중을 줄이고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1분기 성과는 이 구상이 현실화됐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실제 성장 동력은 전 사업부문에서 동시에 확인됐다. 브로커리지 부문은 국내 증시 거래대금 확대의 수혜 속에 수수료수지 349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7.4% 증가했다. 국내주식 시장점유율은 10.7%로 확대됐고, 위탁자산은 316조원, 약정금액은 850조원으로 각각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단순 거래대금 증가를 넘어 점유율 상승까지 동반했다는 점에서 경쟁력 확대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WM 체질 변화 본격화…IB 경쟁력 재확인 자산관리(WM) 부문에서도 질적 성장이 이어졌다. 금융상품판매 수수료수익은 전분기 대비 87.7% 증가한 491억원을 기록했고, 1억원 이상 HNW 고객은 35만8000명, 10억원 이상 고객은 2만4000명으로 각각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윤 대표 체제에서 고액자산가 중심 고객 기반이 빠르게 확대되며 안정적 자금 조달 기반이 한층 두터워졌다는 분석이다. 기업금융(IB) 경쟁력은 더욱 강화됐다. ECM 주관 시장점유율 30.9%, 기업공개(IPO) 주관 점유율 37.4%로 업계 1위를 유지했고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대표주관에서도 선두를 이어갔다. 케이뱅크, 인벤테라 등 주요 IPO와 대형 리파이낸싱 딜을 성사시키며 자본시장 내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운용 부문 역시 전략적 자산배분 효과가 나타났다. 운용손익·이자수지는 424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1.5% 개선됐고 WM 관련 이자수지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환경에서도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 셈이다. 이 같은 전 부문 동반 성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예고됐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2025년 당기순이익 1조315억원, 영업이익 1조420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023년 7.5%에서 2025년 11.8%로 상승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이 기초 공사 위에서 나온 성과라는 설명이다. 윤병운 승부수 ‘IMA’…새 성장엔진 시장서 검증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은 윤 대표가 직접 주도한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이다. 농협금융지주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8조원 요건을 충족시키고 인가 준비를 진두지휘한 끝에 올해 3월 국내 세 번째 IMA 사업자로 지정됐고, 첫 상품은 4000억원 완판에 성공했다. 이는 단순 판매 흥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법인 자금 비중이 절반을 넘고 판매금액의 상당 부분이 외부 신규 자산 유입으로 채워졌다는 점에서 시장 신뢰를 확인했다는 평가다. IB 전문가 출신 CEO의 딜 소싱 역량과 IMA 운용 경쟁력이 실제 시장에서 검증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윤 대표의 강점은 여기서 더욱 부각된다. 1993년 입사 후 IB 한 분야를 파고든 정통 기업금융 전문가로서 쌓아온 네트워크와 딜 구조화 경험이 IMA의 핵심 자산 소싱 경쟁력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모험자본 투자 비중 확대가 요구되는 제도 구조를 고려하면 향후 이 경쟁력은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실적 아닌 구조의 승부…지속 성장 기반 갖췄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의 변화가 단기 실적 개선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 구축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WM·IB·운용 포트폴리오 재편, 자본 확충, 내부통제 강화, 디지털 혁신, AI 역량 내재화, 사업부 간 시너지 등 윤 대표 취임 이후 추진된 작업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경쟁사의 추격이 쉽지 않은 성장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증권사의 실적은 시장 변동성에 크게 좌우됐지만 NH투자증권은 윤병운 대표 체제에서 시장 환경과 무관하게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이번 1분기 실적은 그 구조적 변화가 숫자로 입증된 첫 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최대 실적의 본질은 좋은 장세가 아니라 좋은 구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구조를 만든 동력의 중심에 윤병운 대표의 리더십이 있다는 점에서 NH투자증권의 고도성장 스토리는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2026-05-07 09: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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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7000시대, 지금 담을 종목 따로 있다
[경제일보] 코스피가 사상 처음 7000선을 넘어선 뒤 투자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더 오를까’에서 ‘무엇을 담아야 하나’로 옮겨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여전히 시장의 중심축이지만, 전력기기·원전·자동차·로봇·증권주 등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6일 전 거래일보다 6.45% 오른 7384.56에 마감하며 사상 처음 7000선을 돌파했다. 장중에는 7426.60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4.4%, 10.6%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두 종목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44%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외국인은 이날 국내 주식을 3조10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이번 랠리는 단순한 유동성 장세라기보다 AI 산업 재편에 따른 기업 이익 전망 상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HBM과 서버용 D램 수요가 급증했고, 한국 반도체 대형주가 그 수혜의 중심에 섰다. 증권가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 상단 전망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예상 범위를 6000~8600으로 제시했고, 하나증권은 8470, 삼성증권은 8400을 상단으로 봤다. 해외 투자은행 중에서는 JP모건이 8500,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이 8000 안팎을 제시했다. 일부에서는 코스피 1만선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올해 예상 이익 기준 약 9배 수준에서 거래돼 역사적 밸류에이션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AI 칩 수요가 현재 수준으로 이어진다면 코스피는 연말까지 1만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 우려 속에 AI 수요가 무너지면 4500선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코스피 상승세가 이같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까. 우선 거론되는 투자 축은 여전히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HBM, 서버용 D램 수요 증가의 직접 수혜주다.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두 회사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과거 메모리 슈퍼사이클 당시보다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반도체 대형주만 추격하는 전략에는 부담도 있다. 코스피가 급등한 지난 6일 전체 거래 종목 가운데 상승 종목은 200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679개에 달했다. 지수는 폭등했지만 상승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반도체 대형주는 여전히 장세의 본류지만, 지금부터는 대장주 추격보다 AI 밸류체인의 확산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축은 전력기기와 원전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반도체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막대한 전력, 변압기, 송배전 설비, 냉각 시스템이 함께 필요하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AI 투자 경쟁이 확대될수록 전력 인프라와 원전 관련 기업이 구조적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LS·삼성SDI·OCI홀딩스 등 에너지 밸류체인 관련 종목도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의 관심 대상이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AI 투자는 칩 구매에서 끝나지 않고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와 송배전 설비 투자로 이어진다”며 “전력기기와 원전주는 단기 테마가 아니라 수주와 설비투자가 실적으로 확인되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축은 자동차와 로봇 등 ‘피지컬 AI’ 관련주다. AI가 데이터센터 안에 머물지 않고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팩토리, 전장 부품으로 확산되면 자동차와 부품주도 재평가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로보틱스·전장 관련 종목도 코스피 7000시대의 상승 잠재력이 큰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네 번째 축은 증권주다. 증시 활황은 거래대금 증가, 신용공여 확대, 자산관리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코스피 7000 돌파 당일 증권업종은 13% 넘게 급등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7000 이후 개인 자금이 다시 증시로 들어오면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부문이 동시에 좋아질 수 있다”며 “다만 주가가 급락할 경우 신용공여와 미수금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코스피를 견인할 이런 새로운 주도주가 나타날 가능성이 나오지만 무차별적으로 관련 업종의 종목을 담아선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한다. 반도체, 전력기기·원전, 자동차·로봇, 증권주는 모두 AI 인프라 확장과 증시 재평가라는 큰 흐름에 닿아 있지만 개별 기업의 실적 가시성, 수주 잔고, 밸류에이션, 재무 안정성은 각각 다르다. 때문에 개별 기업의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 과열 신호도 뚜렷하다. 지난 4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합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5조83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9일에는 사상 처음 36조원을 넘어섰다.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순보유잔고도 20조원 선을 돌파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6일 장 마감 기준 63.36까지 뛰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빚투는 상승장에서 지수 탄력을 키우지만 지수가 급락하면 반대매매 물량으로 돌아와 하락 압력을 키우게 된다”며 “불장일수록 레버리지 자금이 함께 불어나면서 수급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6-05-07 08: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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