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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취임 1년, '당원 중심' 쇄신 승부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아 ‘당원 중심 정당’을 전면에 내세운 당 쇄신안을 내놓았다. 지난 1년간 강한 대여 투쟁과 당원 참여 확대에 무게를 뒀던 장 대표가 임기 후반기에는 당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다만 당협위원장 전면 재선출 등을 둘러싼 당내 반발이 커지고 있어 이번 쇄신안은 장 대표의 리더십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장 대표는 26일 "시·도당 위원장, 당협위원장 선출 등에 당원이 직접 참여하도록 해 당원 주권을 더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대로 싸울 인재들로 당을 채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년, 저는 무엇보다 당원의 주권 강화에 힘을 쏟았다"면서 "당원 없는 정당은 존재할 수 없고 당원의 힘이 곧 정당의 힘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저에게 주어진 남은 임기 1년, 이제 새롭게 출발하겠다"면서 "지난 1년이 무너진 당을 일으키고 흩어진 보수를 결집하는 시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승리의 교두보를 쌓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선출직 평가 제도와 관련해선 "보수의 시대적 가치에 맞게 개편하겠다"면서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평가 제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당을 도약시킬 방안으로 '국민의힘 2.0, 4대 혁신 프로젝트'를 내세웠다. 구체적으로는 △모바일 당원증, 당원 제도 세분화 등으로 당원 주인의식 제고 △당무감사 평가지표 개선, 당원 교육 체계화로 당의 조직관리 시스템도 업그레이드 △당무 혁신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 △당원주권 2.0 위원회 출범 등을 제시했다. 또 당 대표 직속의 '민생 활력 PLA(현장점검 Patrol·입법 Legislation·사후관리 Aftercare) 위원회'를 만들어 경제, 외교, 안보, 청년, 미래 등 각 이슈를 아우르겠다고 말했다. '보수정체성확립위원회'를 설립하고 당의 강령과 기본 정책 개편, 확대 당직자회의 정례화, 현장 중심 상설위원회 운영, 보수의 역사를 집대성한 온오프라인 기록관 설립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장 대표는 "결집한 당심을 토대로 '민심의 바다'로 나아가겠다"며 "당원 중심 정당을 토대로 '민생 정당'으로 한 단계 더 도약시키겠다"고 예고했다. 장 대표의 이번 회견은 지난 1년의 성과를 평가하는 자리를 넘어 국민의힘의 앞으로 권력 구조와 조직 운영 방식을 가늠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당원 직선제가 실제로 당원의 권한 확대라는 혁신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현역과 중진을 겨냥한 조직 개편으로 받아들여질지가 관건이다. 장 대표가 쇄신을 밀어붙일 경우 당내 주도권은 한층 강화될 수 있지만 반발 세력이 결집하면서 내홍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장 대표는 지난해 8월 26일 전당대회 결선에서 김문수 후보를 누르고 당 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이날 회견에 앞서 정점식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과 현충원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자유민주주의 국민주권 참정권 수호'라고 적었다. 회견 후에는 서울 마포의 한 복지관을 찾아 배식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2026-08-26 10: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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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성장'을 말할 때다
[경제일보] 지난달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과 중남미 3개국 순방을 마치고 3일 귀국했다. 집권 1년은 성과를 자축하거나 잘잘못을 따지는 데 머물 시점이 아니다. 국정의 우선순위를 다시 세우고 남은 임기 동안 무엇을 성취할 것인지 국민 앞에 분명히 밝힐 때다. 지금 정부가 제시해야 할 가장 절박한 국가 의제는 성장이다. 분배와 복지, 공정과 통합도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 없이는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 지난 1년간 정부는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 대외 관계를 복원하는 데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다.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표방하며 미국·중국·일본은 물론 유럽과 신흥국으로 외교의 지평을 넓힌 점은 평가할 만하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소비 회복도 경제의 급격한 추락을 막는 버팀목이 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0%로 전망하면서 반도체 경기와 수출 증가를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에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강해졌다는 판단 아래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렸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지표만으로 경제가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반도체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고 건설투자의 회복은 더디다. 미국의 관세정책과 국제 금융시장 불안, 중국의 산업 추격도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대기업과 수출기업의 실적이 좋아져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지방경제와 청년 고용으로 온기가 충분히 퍼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도 남아 있다. 성장률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장의 지속 가능성과 확산성이다. 이번 순방은 이런 한계를 돌파할 외교적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과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인공지능(AI) 협력과 투자 확대를 논의했다.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에서는 핵심광물과 에너지, 식량, 방산 등 경제안보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특히 한국과 브라질은 남미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정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실무그룹 구성과 핵심광물 협력 확대에 뜻을 모았다. 중남미는 더 이상 지리적으로 먼 시장에 머물지 않는다. 리튬과 구리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의 주요 공급처이자 방산·조선·원전·바이오·식품 산업의 잠재시장이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이 공급망의 블록화를 재촉하는 상황에서 자원과 시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이 특정 국가와 특정 시장에 편중된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면 중남미와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하지만 정상외교에서 체결한 양해각서와 공동성명은 출발점일 뿐이다. 외교적 약속이 기업의 수주와 투자, 일자리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순방은 사진과 구호만 남긴다. 정부는 국가별 후속 사업을 정리한 경제외교 이행표를 만들어 국민과 기업에 공개해야 한다. 핵심광물 확보 물량과 장기 구매계약, 현지 광산 공동개발, 방산 수출 금융, 바이오 인허가 협력, 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금융기관이 따로 움직이는 낡은 방식도 바꿔야 한다. 국내적으로는 미래산업을 선택하고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AI·반도체·조선·방산·바이오는 한국이 이미 일정한 기술과 생산 기반을 갖췄고 세계 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는 분야다. 이들 산업을 단순히 개별 기업의 사업으로 보지 말고 인재와 전력, 용수, 데이터, 금융, 세제, 통상외교가 결합된 국가 프로젝트로 다뤄야 한다. AI 경쟁력은 선언이나 연구개발 예산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전력망과 첨단 그래픽처리장치 확보, 산업 데이터 활용, 전문인력 양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반도체 산업도 공장 건설 지원에 그칠 일이 아니다. 소재·부품·장비와 시스템반도체, 첨단 패키징까지 생태계를 넓혀야 한다. 조선과 방산은 수출금융과 유지·보수 체계를 강화하고, 바이오는 임상과 인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경쟁국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규제혁신도 더 이상 부처별로 몇 건의 규제를 없앴다는 실적 경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기업이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규제의 존재만이 아니라 규제의 불확실성이다. 같은 사안을 놓고 부처마다 해석이 다르고 정권이나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기준이 흔들린다면 기업은 공장을 짓거나 신사업에 뛰어들기 어렵다. 신산업 규제에는 일정 기간 안에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처리시한제를 도입하고, 정부가 기한 내 답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제도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업도 정부 지원만 요구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세제와 금융, 인프라를 제공한다면 기업은 국내 투자와 고용, 협력업체와의 성과 공유로 응답해야 한다. 해외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더라도 연구개발과 핵심 제조기반, 양질의 일자리는 국내에 남기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대기업의 성장이 중소기업의 기술 축적과 청년의 기회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국민은 성장정책을 소수 기업을 위한 특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책임도 무겁다. 여야가 모든 경제정책을 정쟁의 소재로 삼는 동안 세계 각국은 AI와 반도체, 에너지와 방산을 놓고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성장전략은 어느 정권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회는 첨단산업 전력망과 인재 양성, 기업 투자와 규제혁신에 필요한 법안을 정파적 이해에서 떼어내 처리해야 한다. 정부 역시 야당과 기업, 노동계의 의견을 듣고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주역>에는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간다”는 말이 나온다.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다. 한국 경제는 과거의 성공 방식만으로 더 나아가기 어려운 변곡점에 서 있다. 수출 대기업과 수도권, 추격형 제조업에 기댄 성장 모델을 혁신기업과 지역,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선도형 성장 모델로 바꾸지 못하면 저성장은 일상이 될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첫 1년이 위기를 수습하고 국정 기반을 세운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중남미 순방에서 확보한 외교적 공간을 공급망과 시장, 투자와 일자리로 바꾸는 일이 그 첫 시험대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시간을 끝내고 경제가 국민의 삶을 일으키는 시간을 열어야 한다. 성장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장 없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많지 않다. 정부는 이제 성장의 필요성을 주저하지 말고 말해야 한다. 다만 그 성장은 소수의 숫자를 키우는 성장이 아니라 기업의 혁신과 노동의 정당한 보상, 지역의 기회와 국민통합을 함께 이끄는 성장이어야 한다. 취임 1년 이후의 국정은 바로 그 목표에 집중돼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대전환의 골든타임은 이미 시작됐다.
2026-08-03 09: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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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AI 외교 첫 시험대…글로벌 빅테크와 협력 강화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7박 11일간의 해외 순방을 위해 첫 방문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했다. 이번 순방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협력 확대와 글로벌 투자 유치가 핵심 의제로, 새 정부의 AI 전략과 경제외교 방향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첫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대통령은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한 뒤 현지 도착 즉시 엔비디아, 오픈AI, 앤트로픽, 브로드컴 등 세계 AI 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 면담을 갖는다. 생성형 AI와 반도체, AI 인프라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 수장들과 직접 만나 기술 협력과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는 글로벌 AI 생태계 구축과 산업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행사에서는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 간 양해각서(MOU) 체결도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AI 산업 육성 의지와 국제 협력 비전을 담은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선언은 AI를 국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구상을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제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행사에는 이 대통령과 면담하는 글로벌 기업 CEO들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도 참석한다. 정부와 글로벌 기업, 국내 산업계가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AI 산업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접어든 만큼 이번 순방이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한미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만찬도 주재한다. 공식 회담과 별도로 진행되는 이번 만찬에서는 더욱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기업 간 협력 방안과 투자 확대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튿날에는 실리콘밸리 상위 벤처캐피털(VC) 6개사 대표들과 만나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와 양국 벤처 생태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는 AI를 비롯한 첨단기술 분야 스타트업 육성을 미래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만큼,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적극적인 AI 투자와 글로벌 협력 의지를 강조하고, 글로벌 AI 공급망 핵심 기업들로부터 투자와 협력 등 실질적인 성과를 끌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미국 일정은 새 정부 출범 이후 AI를 중심으로 한 경제외교의 방향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로 평가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미국 일정을 마친 뒤 브라질과 칠레, 아르헨티나, 독일을 차례로 방문해 경제협력과 공급망, 에너지, 미래산업 분야 협력을 논의한 뒤 다음 달 3일 귀국할 예정이다.
2026-07-24 14: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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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제5차 해외건설진흥계획 수립…기술·금융 앞세워 수주 체질 전환
[경제일보] 국토교통부가 해외건설 산업의 방향을 단순 시공 수주에서 기술·금융 기반의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전환한다. 선진 건설사들은 기술력과 금융 조달 능력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중국·튀르키예 등 후발국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넓히는 상황에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해외 수주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는 오는 2030년까지 해외건설 정책 방향을 담은 ‘제5차 해외건설진흥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6일 밝혔다. 해외건설진흥기본계획은 해외건설촉진법에 따라 마련하는 법정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업계 간담회와 공공기관 협의체,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해외건설진흥위원회 심의로 확정됐다. 국토부가 제시한 핵심 방향은 기술력, 글로벌 금융, 지원 기반 확충이다. 해외건설을 기술과 금융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새정부 해외건설 정책 방향을 구체화한 것으로 해외 인프라 펀드 확대와 기술선도 성장 기조도 반영됐다. 우선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가진 기술을 해외 수주 모델로 연결할 계획이다. 현수교와 초고층 건축, 침매터널 등 기존 경쟁력이 확인된 분야를 바탕으로 설계·조달·시공(EPC)뿐 아니라 운영·유지관리(O&M)까지 포함한 전주기 패키지 사업 진출을 돕는다. 새로운 수주 분야도 발굴한다. 기존 시공 기술을 부유식 해상플랜트(FLNG), 데이터센터, 소형모듈원전(SMR) 등으로 확장하고 철도·공항 등 한국형 인프라를 신호·통신·보안·운영시스템까지 묶은 패키지 상품으로 육성한다. 한국형 도시개발 제도를 먼저 수출해 우리 기업에 유리한 사업 환경을 만들고 도시 기반시설에 AI 서비스를 결합한 ‘AI 시티’ 수출도 지원한다.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바이오매스 등 전략기술 기반의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 시장개척부터 사업화까지 단계별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사업기획과 설계·시공·운영을 총괄하는 프로젝트관리(PM) 기업도 세계적 수준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금융 지원도 확대된다. 국토부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우리 기업이 함께 투자하는 기업매칭펀드, 해외 국부펀드·국책은행과 공동 투자하는 국가별 전략펀드 등 새로운 형태의 해외건설 인프라 펀드를 조성한다. 단순 도급 수주가 아니라 사업 지분에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을 늘리기 위한 장치다. 이와 함께 맥쿼리, 스미토모 등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글로벌 개발사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양질의 사업을 확보하고 다자개발은행(MDB) 협력 전담팀을 신설해 우리 기업의 MDB 사업 참여를 지원할 방침이다. KIND는 양질의 사업을 직접 발굴하고 구조화하는 글로벌 디벨로퍼로 키운다. 중소·중견기업 지원과 인재 양성도 기본계획에 포함됐다. 정부는 공적개발원조(ODA), MDB 사업과 연계해 중소·중견기업의 첫 해외 진출을 돕고 인프라·금융 전문 학위과정과 PM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운영할 방침이다. 정상순방 등 고위급 경제외교와 연계한 ‘팀코리아’ 방식의 수주 지원도 확대한다. 이번 기본계획의 첫 실행 사례는 미국에서 구체화된다. 국토부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김이탁 제1차관을 단장으로 한미 협력 수주지원단을 워싱턴D.C.에 파견했다. 미국 에너지부와의 장관급 면담에서 발굴한 정부 간 인프라 협력사업을 실제 수주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일정이다. 김 차관은 네바다주 리튬·붕소 플랜트 건설사업 업무협약 체결 행사에 참석해 우리 기업의 수주도 지원한다. 해당 사업은 미국 에너지부의 정책금융 대출이 약정된 프로젝트로 KIND는 지분 투자를 추진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은 EPC 참여를 준비 중이다. 국토부는 이 사업을 글로벌 금융과 공동 투자하는 모델이 실제로 작동하는 사례로 보고 있다. 이어 미국 에너지부 차관과 신규 정부 간 협력사업 발굴도 논의할 예정이다. 또 미국 인디애나주 블루 암모니아 플랜트 사업과 관련해 미국 농무부 차관을 만나 협력 범위를 넓히고 미국 주택도시개발부와 세계은행 관계자와도 도시개발·교통·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이번 한미 협력 수주지원단 파견은 제5차 해외건설진흥기본계획 수립 이후 추진하는 첫 글로벌 금융 협력사업이다”라며 “양국 장관급 면담에서 다진 협력 기반을 구체적인 수주 성과로 이어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기업이 양질의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며 해외건설 산업의 체질 전환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2026-07-06 09: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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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美 CEO들 만나 "중국 개방 더 넓어질 것"…대만엔 강경 경고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베이징을 찾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들을 직접 만나 중국 시장 개방과 미중 경제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다만 정상회담에서는 대만 문제를 미중 관계의 핵심 사안으로 규정하며 강한 경고 메시지도 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미국 기업인들을 접견했다. 이날 회담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했다. 외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경제사절단에 미국 주요 빅테크와 산업계 인사들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기업인들을 차례로 소개하며 “중국을 존중하고 중시하는 미국 기업계의 뛰어난 대표들을 데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에게 중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라고 독려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개혁개방 과정에 깊이 참여해왔고 양측 모두 이익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개방의 문은 더 크게 열릴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더 넓은 전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도 시 주석이 미국 기업인들에게 중국 시장 접근 확대를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도 방중 경제사절단의 상징성을 부각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기업인들과 함께 왔다”며 “기업 내 2인자나 3인자가 아니라 최고경영자들만 원했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방중이 안보 외교를 넘어 무역과 투자, 공급망 안정, 첨단기술 협력까지 포괄하는 경제 외교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머스크와 팀 쿡, 젠슨 황의 동행은 미중 경제 관계의 복잡성을 상징한다. 테슬라는 중국을 핵심 생산·판매 시장으로 두고 있고, 애플은 중국 공급망과 소비 시장 의존도가 크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수출통제와 중국 시장 접근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이다. 젠슨 황은 CCTV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이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경제 협력 메시지와 달리 안보 의제에서는 긴장이 드러났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 관계가 충돌하거나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대만 독립’과 대만 해협의 평화는 양립할 수 없다”며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미중 관계의 가장 중요한 공통분모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전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시 주석과 논의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나온 메시지다. 무역 문제에서는 양측 모두 협상 모멘텀 유지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미중 경제·무역 관계의 본질은 상호 이익과 협력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중국 허리펑 부총리 간 경제·무역 협상이 진행된 데 대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양국이 희토류와 관세, 무역 휴전 유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사태, 한반도 문제 등 국제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서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회담은 약 135분 동안 진행됐다. 중국 CCTV는 회담이 오전 10시15분께 시작해 135분가량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이 약 100분간 진행됐던 것과 비교하면 논의 시간이 길어진 셈이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경제 협력과 전략 경쟁이 동시에 작동하는 현장을 보여줬다. 양국은 무역과 투자, 기업 협력에서는 안정적 관리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대만과 AI, 반도체, 이란 등 안보·기술 의제에서는 입장 차를 그대로 드러냈다. 향후 관건은 정상회담 이후 구체적 후속 조치다.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 확대, 희토류 공급 안정, 무역 휴전 유지 등이 실제 합의로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대만 무기 판매와 AI 반도체 수출통제 문제는 어느 한쪽이 쉽게 양보하기 어려워 미중 갈등의 불씨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베이징 톈탄공원을 방문하고 국빈 만찬과 티타임 등 2박3일 방중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방중이 미중 관계의 전면적 해빙으로 이어지기보다는 경제 협력 채널을 복원하면서도 핵심 안보 갈등을 관리하는 제한적 안정 국면을 만드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026-05-14 1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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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회담 135분 만에 종료…머스크·젠슨 황·팀 쿡도 배석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이 135분 만에 종료됐다. 9년 만에 중국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주요 기업인들과 함께 회담에 참석하며 무역과 기술 협력에 무게를 실었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양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은 이날 오전 10시15분께 시작해 약 135분 동안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말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이 약 100분간 진행된 것과 비교하면 이번 회담은 더 길게 진행됐다. 이날 회담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등 미국 산업·기술계를 대표하는 기업인들도 배석했다. 외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 수행단에 주요 빅테크 경영진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 방중단 자격으로 회담에 참석한 미국 기업인들도 접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기업인들을 차례로 소개하며 “이번 방문에 미국 상공계의 뛰어난 대표들을 데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모두 중국을 존중하고 중시하며 중국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라고 독려한다”고 밝혔다. 기업인들도 중국 시장을 중시하며 대중국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미국 기업들은 중국의 개혁개방에 깊이 참여하고 있으며 양측 모두 그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다”며 “중국의 개방의 문은 더 크게 열릴 것이며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더 큰 전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방중 이후 9년 만의 중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열렸다. 회담 의제는 무역과 투자, 기술 협력, 이란전, 대만 문제, 인공지능 등으로 관측된다. 주요 외신들은 양국이 무역 긴장을 관리하면서도 대만과 이란, AI·반도체 등 전략 현안에서는 입장 차를 좁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머스크와 젠슨 황, 팀 쿡 등 미국 기업인들의 배석은 이번 정상회담의 경제 외교 성격을 부각했다. 테슬라와 애플, 엔비디아 모두 중국 시장과 공급망, 규제 환경에 민감한 기업이다. 미국은 대중국 시장 접근성과 공급망 안정이 필요하고 중국은 외국인 투자와 첨단산업 협력 메시지를 통해 경제 안정 신호를 내보내려는 이해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박3일 일정으로 지난 13일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정상회담 이후에는 톈탄 공원 방문, 국빈 만찬, 티타임 등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방중이 미중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지만 단기적으로 무역과 기술 협력의 관리 채널을 복원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026-05-14 14: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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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후보, 삼권분립과 협치를 보여줘라
[경제일보]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제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6선의 조정식 의원을 선출했다. 조 후보는 5선의 박지원·김태년 의원을 꺾고 결선 없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었다. 원내 제1당 후보가 국회의장으로 선출돼 온 관례를 감안하면, 본회의 표결을 거쳐 후반기 입법부 수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남인순 의원, 국민의힘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박덕흠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국회의장 후보 선출은 한 정당의 내부 행사가 아니다. 국회 운영의 방향을 가늠하는 정치적 신호다. 더욱이 지금 국회는 대화와 타협의 언어를 잃어가고 있다. 여야는 민생과 경제, 외교·안보, 재정과 세제, 연금과 노동개혁처럼 협상이 필요한 의제 앞에서도 먼저 상대를 공격하고, 나중에 명분을 찾는 정치를 반복하고 있다. 국회의장에게 요구되는 첫 번째 책무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의장은 다수당의 승리 전리품이 아니라 입법부 전체의 균형추여야 한다. 조정식 국회의장 후보는 수락 발언에서 “일 잘하는 이재명 정부와 함께 대한민국 대전환과 도약을 국회도 함께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말까지 정부 국정과제 입법을 처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집권세력과 국회 다수당이 국정과제 추진에 책임감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국회의장이 그 책임감을 어떻게 구현하느냐다. 의장이 행정부의 입법 지원 창구처럼 보이는 순간 국회의 권위는 스스로 낮아진다. 국회가 정부와 협력할 수는 있지만 정부의 하위 기관이 돼서는 안 된다. 삼권분립은 교과서 속 장식물이 아니다. 권력이 스스로 절제하지 않을 때 민주주의가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막기 위해 만든 최소한의 제도적 안전장치다. 입법부는 법을 만들고 행정부는 집행하며 사법부는 법과 권력의 충돌을 심판한다. 이 세 축이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잡을 때 국가 운영은 안정된다. 국회의장은 그중 입법부의 얼굴이다. 여당 출신일 수는 있지만 의장석에 앉는 순간 당의 사람을 넘어 국회의 사람이 돼야 한다. 지금 국민이 국회에 느끼는 피로감은 단순히 말싸움이 많아서가 아니다. 싸움의 방식이 낡았고 결과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정쟁은 거칠지만 민생 성과는 더디다. 회의장은 열리지만 합의는 닫힌다. 법안은 쏟아지지만 숙의는 줄어든다. 다수당은 의석의 힘을 앞세우고 소수당은 반대의 명분만 쌓는다. 이런 구조에서는 어느 쪽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국회의장의 역할은 바로 이 악순환을 끊는 데 있다. 첫째, 의장은 본회의와 상임위 운영에서 절차의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리지만 다수결만으로 민주주의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충분한 토론, 소수 의견의 반영, 법안 심사의 투명성,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가 함께 있어야 한다. 의장이 의사봉을 빠르게 두드리는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왜 지금 표결해야 하는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둘째, 의장은 여야 지도부의 정쟁을 중재할 정치적 권위를 세워야 한다. 지금의 국회에는 싸움을 말릴 어른이 부족하다. 당 대표는 당의 이해를 대변하고, 원내대표는 표결 전략을 짠다. 그래서 국회의장은 더더욱 정파의 계산에서 한 발 물러서야 한다. 여당이 밀어붙일 때는 속도를 조절하고 야당이 발목잡기에 머물 때는 대안을 요구해야 한다. 그것이 의장의 균형이다. 셋째, 의장은 민생 입법의 우선순위를 세워야 한다. 물가, 주거, 고용, 자영업, 금융소비자 보호, 지역경제, 저출생과 연금 문제는 여야가 끝없이 대치할 사안이 아니다. 입장이 다르더라도 합의 가능한 지대는 있다. 모든 법안을 이념 전선으로 끌고 가면 국회는 문제 해결 기관이 아니라 갈등 증폭 장치가 된다. 의장은 여야가 최소한의 공통분모부터 처리하도록 회의 구조와 협상 테이블을 설계해야 한다. 넷째, 의장은 행정부 견제라는 국회의 본령을 회복해야 한다. 여당 정부라고 해서 감시가 약해져서는 안 된다. 예산은 국민의 돈이고 법률은 국민의 삶을 바꾼다. 정부가 잘하면 뒷받침하되, 무리하면 멈춰 세워야 한다. 그것이 협치다. 협치는 야당을 달래는 기술이 아니라 권력이 독주하지 않도록 제도를 작동시키는 일이다. 동양 고전 <논어> 는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는 말이 있다. 군자는 조화를 이루되 무작정 같아지지 않고, 소인은 겉으로 같아 보여도 진정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국회가 배워야 할 말이다. 협치는 여야가 생각을 같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다름을 인정하되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함께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을 찾는 일이다. 국회의장은 이 ‘화이부동’의 정치가 가능한지 보여주는 자리다. 여당과 뜻이 같다는 이유로 야당을 밀어내면 ‘동이불화’가 된다. 야당의 반대가 두렵다는 이유로 아무 결정도 못 하면 그것 역시 책임 회피다. 의장은 다름을 조정하고, 충돌을 절차 안으로 끌어들이며, 최종 결정에 국민적 정당성을 부여해야 한다. 조 후보에게 따라붙는 정치적 평가는 분명하다. 그는 6선 중진이자 민주당 내 핵심 인사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무특보를 지냈고, 당내에서는 친명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런 정치적 이력은 강점일 수도 부담일 수도 있다. 강점은 여권 내부를 설득할 힘이 있다는 점이다. 부담은 국회의장이 여권의 입법 드라이브를 관리하는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평가는 의장 취임 이후의 행동으로 갈릴 것이다. 후반기 국회는 쉽지 않다. 6·3 지방선거 이후 정국은 더 거칠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야는 선거 결과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며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 할 것이다.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다. 성장, 물가, 가계부채, 부동산, 기업 투자, 연금개혁 등 어느 하나 간단한 문제가 없다. 이럴 때 국회가 정쟁의 무대에 머물면 그 비용은 국민이 치른다. 국회의장은 국회법의 관리자이자 헌정 질서의 수호자다. 박수를 많이 받는 자리보다 욕을 덜 두려워해야 하는 자리다. 여당에는 절제를 요구하고 야당에는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행정부에는 협력하되 견제해야 하고 국민에게는 국회가 아직 문제를 풀 수 있는 기관이라는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조 후보가 진정으로 민생 국회를 말하려면 첫 출발은 명확해야 한다. 국회의장석은 정당의 연장선이 아니라 헌법의 자리라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여당의 속도전과 야당의 반대정치 사이에서 절차와 숙의를 지켜내야 한다. 그것이 삼권분립이다. 그것이 협치다. 국회가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길은 거창하지 않다. 덜 싸우라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싸우라는 것이다. 국민 앞에서 근거를 놓고 다투고 절차 안에서 양보하며 결과에 책임지는 정치가 필요하다. 후반기 국회의장은 그 첫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 조정식 국회의장 후보가 보여줘야 할 것은 당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헌법에 대한 충성이다. 지금 국회에 필요한 의장은 강한 의장이 아니라 공정한 의장이다.
2026-05-14 10:2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