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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400선 붕괴…지수보다 경제의 기초체력을 살펴야 한다
[경제일보] 연휴를 마친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1.69포인트(3.65%) 내린 6384.24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6400선이 무너진 것은 약 두 달 만이다. 코스닥도 4.83% 하락한 849.19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약 2조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하락 폭을 나흘로 넓혀보면 충격은 더 크다. 지난 2일 7003.74였던 코스피는 4거래일 만에 619.50포인트, 8.85%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양호한 실적과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했다. 1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나란히 4%대 하락했다. 이번 급락의 배경에는 외국인 매도세와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수급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하루의 주가 하락을 곧바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기업 실적과 경기 전망, 글로벌 자금 흐름을 함께 살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문제는 급락 자체보다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투자자와 기업이 얼마나 충격을 견딜 수 있느냐다. 주식시장은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를 가격에 반영한다. 단기간에 과도하게 오른 주가가 조정받는 것은 시장의 정상적인 기능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가 장기화하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기업의 자금 조달과 가계의 소비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자본시장을 통해 성장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중소·중견기업에는 주가 하락과 위험회피 심리의 확산이 더 큰 제약으로 작용한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살펴야 하는 이유다. 이럴 때 정부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지수 자체를 정책 목표로 삼는 일이다.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공적 자금을 동원하거나 단기 부양책으로 시장을 떠받치려 한다면 가격 형성 기능을 왜곡할 수 있다.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은 특정 지수의 유지가 아니라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여건이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와 금융기관의 유동성 및 건전성을 점검하고 신용융자와 파생상품 시장의 위험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급격한 가격 변동이 연쇄적인 강제 매도나 자금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는 신속하게 시행하되 개입의 기준과 목적은 명확해야 한다.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고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과 인위적으로 주가 수준을 높이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정책 당국의 설명 책임도 중요하다. 시장이 불안할 때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투자자를 안심시키려 해서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그렇다고 단기 급락을 곧바로 경제위기로 규정해 불안을 키워서도 안 된다. 외환시장과 채권시장,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금융 불안이 실물경제로 번질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원 내린 1335.1원으로 마감했다. 주가 급락과 환율 상승이 반드시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금융시장의 위험을 진단할 때도 막연히 고환율과 고금리를 나열하기보다 실제 지표와 자금 흐름을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인 과제는 한국 경제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일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 시장의 유동성, 제도적 신뢰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자본시장의 투명성이 개선된다면 장기 투자자금을 유치할 기반도 넓어진다. 정부는 불합리한 규제를 정비하고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해야 한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미래산업의 성장 기반을 확충하는 동시에 노동시장과 교육, 산업구조의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단기적인 경기부양만으로는 잠재성장률 둔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기업 역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주가는 글로벌 기술 경쟁과 투자 수요에 대한 기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적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하고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장기업 전반으로 보면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주주와의 소통도 개선해야 한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실적과 자본 배분, 주주환원 정책으로 이어질 때 시장의 신뢰도 쌓인다. 정치권은 금융시장 불안을 단기적인 정책 경쟁의 소재로 삼지 말아야 한다. 경기 대응과 취약계층 지원은 필요하지만 재정지출의 효과와 지속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 자본시장 관련 제도 개선과 기업 투자에 필요한 법·제도 정비도 정쟁과 분리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급락이 한국 경제의 모든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반도체 대형주와 외국인 수급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다시 확인됐다. 특정 산업의 호황만으로 증시 전체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시장의 정상적인 기능을 지키고, 기업은 수익성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정치권은 경제주체가 장기적인 투자와 혁신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주가 하락은 투자자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모든 하락을 막을 수도, 막아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충격이 왔을 때 시장이 질서를 유지하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는 일이다. 코스피가 언제 7000선을 되찾을지보다 한국 경제가 다음 충격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지수의 회복은 정책 구호가 아니라 기업의 실적과 경제의 기초체력, 시장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할 때 지속될 수 있다.
2026-10-13 09: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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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난장판, 제도부터 뜯어고쳐 정쟁의 고리를 끊어라
[경제일보] 국회의 가을이 사라졌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 저성장으로 국민의 삶은 팍팍해지는데 여의도는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행정부를 감시하고 국정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국정감사가 폭로와 고성, 막말과 증인 채택 공방으로 얼룩졌다. 국민이 맡긴 권한을 민생 해결에 쓰기는커녕 정파의 유불리를 따지는 데 탕진하는 국회라면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의원 개개인의 자질에만 있지 않다. 정쟁을 유도하고 보상하는 국정감사 운영 방식 자체가 개혁 대상이다. 증인 채택은 상대 진영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질의는 정책의 실효성을 따지기보다 자극적인 장면을 만드는 데 치중한다. 감사가 끝나면 지적 사항은 보고서에 남지만 정부가 이를 실제로 개선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허술하다. 국감을 내실 있게 치르는 것보다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한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증인·참고인 채택 기준부터 객관화해야 한다. 출석 요구의 목적과 안건과의 관련성, 확인할 사실, 대체 가능한 자료의 유무를 사전에 명시하도록 해야 한다.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유와 판단 근거를 기록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정책 검증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인물을 망신 주기 위해 부르는 관행도 차단해야 한다. 정당의 정치적 필요가 아니라 사실 확인의 필요성이 증인 채택의 기준이 돼야 한다. 국감 질의도 정책 검증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상임위원회는 감사에 앞서 핵심 정책과제를 선정하고, 의원들은 질의 자료와 요구 사항을 구체화해야 한다. 정부도 사업별 예산 집행과 성과, 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표준화된 자료로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 반복적인 자료 요구와 일회성 폭로를 줄이고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중심으로 심사해야 한다. 국감 성과 역시 질의 시간이나 폭로 건수가 아니라 예산 낭비 방지, 제도 개선, 정책 오류 시정 등 실질적인 결과로 평가해야 한다. 자료 제출 거부와 허위 답변에 대한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 제출을 지연하거나 핵심 내용을 누락하면 그 사유를 서면으로 밝히도록 하고, 고의적인 허위 답변이나 자료 은폐가 확인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의원의 의혹 제기 역시 증거와 사실관계에 근거해야 한다.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재해서는 안 되지만, 고의적인 허위 주장이나 왜곡이 확인되면 정정과 해명 등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국감은 무책임한 폭로와 무책임한 은폐 모두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 감사 결과에 대한 사후 점검도 의무화해야 한다. 상임위원회별로 지적 사항과 시정 요구, 담당 기관, 이행 기한을 명시한 관리대장을 만들고 정부가 조치 결과와 미이행 사유를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 다음 연도 국감에서는 전년도 지적 사항의 이행 여부부터 점검해야 한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 다시 지적하는 데 그치지 말고 예산 심사와 법률 개정, 제도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국감이 매년 같은 문제를 되풀이하는 연례행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국감 운영의 투명성과 의원의 책임성도 높여야 한다. 상임위원회별 감사계획과 주요 질의 주제, 감사 결과, 정부의 후속 조치를 국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정쟁으로 회의가 파행되거나 핵심 현안에 대한 심사가 무산됐다면 그 경위와 책임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의원의 활동을 단순한 출석률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정책 분석의 충실성, 제도 개선 성과, 후속 조치 이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물론 제도만 바꾼다고 정쟁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여야 지도부가 국감을 정파적 동원과 지지층 결집의 무대로 활용하는 한 어떤 규정도 편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여당은 정부의 잘못을 무조건 감싸지 말아야 하고, 야당은 폭로 자체를 성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제도 개혁과 함께 정치권 스스로 정책 경쟁을 우선하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국감 이후 예산안 심사와 민생 입법은 여야의 실력을 가늠할 시험대다. 경제 위기 대응과 취약계층 보호, 미래 산업 투자, 재정 건전성 등 핵심 과제를 놓고 근거와 대안으로 경쟁해야 한다. 예산과 법안을 정쟁의 인질로 삼는다면 국회는 민생을 말할 자격이 없다. 국정감사는 의원들의 정치적 쇼가 아니라 국민의 세금과 권한으로 정부를 검증하는 헌법적 장치다. 증인 채택은 객관적으로, 질의는 정책 중심으로, 지적 사항은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여야는 정쟁을 부르는 낡은 운영 방식을 뜯어고치고 국감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국회의 경쟁력은 상대를 얼마나 몰아붙였느냐가 아니라 잘못된 국정을 얼마나 바로잡았느냐로 증명돼야 한다.
2026-10-12 1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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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국민 실망에 책임 인정…검찰개혁 완수·집값 안정 약속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지지율 하락 등으로 나타난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실망을 자신의 책임으로 인정하고 민생 개선과 개혁 완수, 국민 통합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을 추진하면서 경찰에 대한 견제 장치를 강화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과 국토 균형발전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연임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지난 472일간 경제·사회·외교·안보 분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해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숙고와 성찰 끝에 내린 결론으로 "언제나 국민이 옳다"는 생각을 제시하며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산적한 국정 과제를 처리하는 데 마음이 앞서 국민 개개인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정책의 당위성을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행을 통해 결과를 증명하려는 과정에서 민생과 개혁, 통합에 수반되는 갈등과 고통에 제대로 공감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거둔 성과와 국민의 성원 속에서 대통령에게 필요한 두려움과 겸손함이 줄어들었다는 반성도 내놨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국민을 더욱 섬기는 자세로 국정에 임하고 세심하고 치열하게 민생을 챙기겠다"고 했다. 특히 경제지표 개선이 국민의 실제 생활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문제를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과 성장 회복에 주력하는 동안 국민이 느끼는 생활의 어려움에 충분히 답하지 못했다"며 "성장을 회복하는 일과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일 모두 중요한 국정 과제인 만큼, 앞으로는 성장 못지않게 민생 개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거시경제 지표의 개선뿐 아니라 성장의 기회와 성과가 국민에게 얼마나 폭넓게 돌아가는지도 중요한 국정 과제로 삼겠다는 의미다. 다만 구체적인 소득 지원이나 재정 확대 방안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개혁의 가치 유지하면서 추진 방식 재점검…검찰 수사권 분리와 경찰 견제 병행 대통령은 국정 운영 과정에 미흡함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개혁의 목표와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거쳐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지향해 온 사회 개혁의 목표에는 변화가 없고, 지금은 국가 최고 책임자로서 실제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는 설명이다. 개혁이 어려운 이유로는 기존 이해관계자들의 조직적인 저항을 들었다. 변화를 통해 이익을 얻는 사람들의 지지는 분산돼 있는 반면, 기존 체제를 유지하려는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은 강하게 결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저항을 극복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일이 대통령의 역량과 책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개혁을 추진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입장을 설명했다. 강경한 표현과 추진 방식으로 개혁 의지를 부각하다가 오히려 저항을 키우고 정책 실행이 지연되거나 실패할 가능성을 경계해 왔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이전 정부의 의료개혁을 사례로 거론하면서 "정책의 실질적인 성과 없이 사회적 혼란만 초래하는 상황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가급적 조용히 성과를 만들어 국민의 평가를 받는 데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개혁의 속도와 통합의 범위를 조화시키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 "통합을 강조하면 개혁이 흐려진다는 비판을 받았고, 개혁을 추진하면 통합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상황도 있었다"고 했다. 앞으로는 개혁에 따른 이해관계자들의 고통과 상실감을 줄이면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소통과 존중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입장이다.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검사를 수사에서 배제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분리하는 개혁 과제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며 "검찰개혁의 목적은 수사·소추 기관의 권한이 정치적 수사와 기소에 악용되는 것을 막고 국민의 인권과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검찰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보완 장치를 통해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찰에 수사권이 집중되면서 새로운 권력기관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경찰개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 통합과 관련해서는 "정치적 지향과 개혁의 방법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 출범에 힘을 모았던 사람들이 서로 비난과 혐오의 언어를 주고받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자신의 지지자들이 개혁과 진보라는 공통의 가치를 바탕으로 함께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당원이자 국정 최고 책임자인 자신의 책임이 크다며 더 많이 듣고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민생, 개혁, 통합은 결국 하나의 길로 수렴한다"면서, 개혁은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수단이고, 통합은 개혁을 지속하기 위한 토대라는 인식을 제시했다. 집값 안정·행정수도 완성 약속…개헌 추진 속 연임에는 선 긋기 경제 분야에서는 부동산 시장 안정과 국토 균형발전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회복과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성장의 기회와 성과를 국민 모두가 누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피하기 위해 부동산 시장을 반드시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수도권 집값 문제의 구조적인 원인으로 수도권 집중을 지목했다. 수도권에 집중된 성장 동력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하고 지역별 성장 거점을 육성하는 국토 균형발전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주택 공급과 규제, 세제 정책을 신속하게 집행하면서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소통해 정책 추진 과정의 혼란과 반발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행정수도 건설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속하게 완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울을 경제수도, 세종을 행정수도로 하는 이른바 경제·행정 2수도 체제를 구축해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국토 균형발전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뉴욕과 워싱턴의 역할 분담을 사례로 제시했다. 개헌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타협의 결과로 만들어진 1987년 헌법이 변화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개헌 과제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반영, 국민 기본권 강화, 대통령 권한 일부의 국회·지방정부 분산, 대통령 연임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개헌은 여야 정치권의 합리적 토론과 국민적 합의를 토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신의 연임을 위한 개헌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의 연임을 가능하게 하는 헌법 개정은 헌법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저는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내각책임제나 이원집정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도 부인했다. 인사 논란과 관련해서는 인사권을 포함한 국가권력의 원천이 국민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으로 인사 행정과 국가권력을 행사할 때 국민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인사 시스템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을 마무리하면서 안보와 경제의 지형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단결과 지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되새기며 민생 개선, 개혁 과제 해결, 국민 통합을 위해 국정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6-09-18 11: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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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지출에 포박된 나라살림, 이제 정치가 아니라 국가를 선택해야 한다
[경제일보] 대한민국 재정이 거대한 ‘의무지출의 덫’에 걸렸다. 한번 법으로 못 박힌 지출은 경기가 나빠져도, 세수가 줄어도, 국가채무가 늘어도 줄이기 어렵다. 복지지출과 국채 이자 등 의무지출이 국가 예산의 절반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정부가 재량으로 쓸 수 있는 재정 여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관리재정수지는 만성 적자에 빠져 있고 국가채무는 1500조원을 향해 늘고 있다. 이대로라면 다음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정부가 꺼내 들 수 있는 카드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재정위기가 갑자기 닥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저출생과 고령화가 몰고 올 재정 충격을 수년 전부터 경고했지만 정치권은 애써 외면했다. 국민에게 인기 없는 개혁은 뒤로 미루고 당장 표를 얻을 수 있는 복지와 현금성 지원은 경쟁적으로 늘렸다. 그 결과 오늘의 정치가 내일의 청구서를 미래 세대에게 떠넘기는 구조가 굳어졌다. 특히 1981년에 만들어진 만 65세 노인 기준을 지금까지 성역처럼 유지하는 것은 상징적인 사례다. 기대수명이 크게 늘고 고령층의 건강 상태와 경제활동 여건도 달라졌다. 그런데도 기초연금과 교통복지 등 주요 제도의 기준은 수십 년 전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령만으로 복지 대상을 획일적으로 정하기보다 소득과 건강, 경제활동 여부 등을 함께 고려해 제도를 현실에 맞게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이 문제에 손대면 ‘노인 복지 축소’라는 프레임에 갇힐까 두려워한다. 정부 역시 개편 필요성을 말하다가 선거와 민심을 의식해 슬그머니 물러서기 일쑤다. 이것이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개혁 회피’다. 개혁을 하지 않는 데 드는 비용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결국 국민 전체와 미래 세대가 세금과 국가채무로 부담하게 된다. 이제는 인기 없는 개혁이라도 해야 한다. 노인 연령 기준을 단순히 일률적으로 높이는 방식이 아니라 건강수명과 소득, 경제활동 여부 등을 종합해 복지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 기초연금 역시 재정 여건과 복지의 형평성을 고려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보다 두텁게 하는 방향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 정년과 복지 수급 연령의 불일치도 해소해야 한다. 60세 전후에 직장을 떠나고 65세부터 각종 복지 혜택을 받는 현재의 구조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정년 연장과 계속고용을 연계하고 임금체계도 연공서열 중심에서 직무·성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더 오래 남을 수 있도록 제도를 고치는 것이 단순히 복지지출을 줄이는 것보다 근본적인 해법이다. 의무지출에 제동을 거는 장치도 필요하다. 새로운 복지제도를 만들 때는 재원과 함께 종료 또는 재검토 조건을 제시하고, 일정 기간마다 정책 효과와 재정 부담을 검증하는 일몰제나 재평가제를 확대해야 한다. 기존 사업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계속되는 ‘복지의 관성’도 깨야 한다. 새로운 지출을 늘리기에 앞서 기존 지출의 효율성을 따지고 구조조정하는 원칙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재정준칙 역시 실효성 있게 작동해야 한다. 경제가 좋을 때 세수가 늘었다고 지출을 확대하고 경기가 나빠지면 적자재정으로 다시 돈을 푸는 식의 반복은 지속 가능한 재정 운용이라 할 수 없다. 국가채무와 관리재정수지를 일정 범위 안에서 관리하고 이를 벗어날 경우 정부가 구체적인 정상화 계획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복지의 방향도 바꿔야 한다. 단순한 현금성 지원을 확대하는 데 그치기보다 취약계층의 자립과 근로를 지원하는 생산적 복지에 재정을 집중해야 한다. 복지와 일자리를 따로 볼 것이 아니라 직업훈련과 재취업, 의료·돌봄, 주거 지원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야 한다. 그래야 복지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경제활동을 회복시키는 투자로 기능할 수 있다. 재정개혁은 단순히 숫자를 맞추는 문제가 아니다. 성장의 문제이기도 하다. 의무지출이 계속 늘어나면 정부는 미래 산업에 투자할 여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첨단 제조업, 에너지 인프라, 연구개발 등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분야에 재정을 투입하려 해도 기존 복지와 이자 비용에 발목이 잡히게 된다. 결국 재정의 경직성이 성장잠재력을 갉아먹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권은 이제 솔직해져야 한다. 국민에게 ‘더 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누가 그 돈을 부담할 것인지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 바로 그 어려운 일을 하는 것이 정치의 책임이다. 지금처럼 복지 확대에는 여야가 경쟁하면서 재원 마련과 제도 개혁은 서로 미루는 행태를 계속한다면 국가재정은 머지않아 경제위기에 대응할 능력을 잃을 수 있다. 재정은 한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늘의 정치인이 마음대로 쓰고 미래의 청년들이 갚는 돈도 아니다. 국가는 미래 세대에 대한 채무자이면서 동시에 재정을 맡아 관리하는 신탁관리자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표를 의식한 임시방편이 아니라 냉정한 구조개혁이다. 65세라는 숫자에 묶여 있는 복지제도를 현실에 맞게 고치고, 일할 수 있는 고령층의 경제활동을 늘리며, 의무지출에 제동을 걸고 재정준칙을 실효성 있게 작동시켜야 한다. 복지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세대의 성장 기반을 지키는 방향으로 나라살림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 개혁의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가고 있다. 더 늦으면 재정개혁의 선택지가 아니라 재정위기의 선택지만 남을 수 있다. 정치권이 다음 선거를 계산하는 동안 국가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이제는 표가 아니라 나라살림을 선택해야 한다. 미래 세대에게 빚더미를 물려주는 정치는 책임 있는 정치가 아니다. 지금 정치권이 감당해야 할 가장 시급한 책무는 ‘더 주는 정치’가 아니라 ‘더 이상 무너지지 않는 국가재정’을 만드는 일이다.
2026-09-03 10: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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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올인' 선언한 이재명 정부, 실물 경제 총리 카드로 돌파구 열어야
[경제일보] 선거의 막이 내리고 이제 냉혹한 현실의 시간이 다가왔다.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의 계절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은 결국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다. 이런 엄중한 시국에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국무총리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한 것은 시의적절하면서도 강력한 쇄신 의지의 표현으로 평가할 만하다. 여야를 막론한 정치인 출신이 아닌, 네이버 대표를 거쳐 실물 경제 현장을 두루 누빈 관료 출신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 자체가 파격이자 명확한 메시지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으로는 골병이 들고 있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의 형국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가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며 수출 전선을 떠받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대다수 제조 분야와 중소기업, 자영업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특정 첨단 산업에만 의존하는 기형적 구조로는 다가오는 거대한 전환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 특히 전 세계가 사활을 걸고 있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생태계의 주도권 경쟁은 하루가 다르게 격화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 IT와 중소벤처 분야를 모두 경험한 한 총리 후보자의 지명은, 현 시대의 생존 기로가 AI 관련 산업의 고도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에 있다는 대통령의 정확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의 가장 주목할 만한 지점은 이재명 대통령이 구상하는 ‘권한 분점과 역할 분담’의 형태다. 외교·안보와 정치는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며 중심을 잡고, 내치(內治)의 핵심인 경제 컨트롤타워는 한 총리에게 전권을 위임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른바 ‘경제 성장 올인 체제’의 구축이다. 이는 소모적인 정치 공방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오직 경제 활성화와 민생 회복에만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현재 우리가 마주한 대내외적 과제는 가히 첩첩산중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이른바 ‘3고(高) 현상’은 장기화되면서 서민 경제의 목을 죄어오고 있다. 여기에 오랜 세월 대한민국을 멍들게 한 동서남북의 지역·이념 갈등을 넘어, 이제는 자산과 소득의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라는 미증유의 사회적 재앙이 공동체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사회적 불평등과 갈등을 치유하는 최고의 복지이자 유일한 해법은 결국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뿐이다. 파이를 키우지 않고서는 나눌 수도 없고, 성장의 온기가 아래로 흘러내리는 분수 효과나 낙수 효과 없이는 양극화의 깊은 골을 메울 수 없다는 것이 역사의 상식이자 기본 원칙이다. 새로 출범할 ‘한성숙 내각’ 앞에는 막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 우선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경제 살리기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는 정치적 돌파력을 보여야 한다. 실물 경제 전문가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정책에 반영하고,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마음 놓고 AI 등 미래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대기업의 낙과(落果)가 중소기업과 벤처 생태계로 골고루 퍼질 수 있는 상생의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도 그의 몫이다. 대통령의 지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하겠지만, 지금은 정쟁보다 경제 위기 극복이 우선이다. 정치권 역시 이번 총리 인선의 본질이 ‘민생과 성장’에 있음을 직시하고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마땅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올인’ 선언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경제의 체질 개선과 재도약으로 이어지기를 국민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경제가 살아야 나라가 살고, 국민이 웃을 수 있다. 정부와 신임 총리 후보자는 이 무거운 소명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26-06-08 09: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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