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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최종 인가……파산 위기 넘기고 정상화 시동
[경제일보]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하면서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폐지와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회생을 위한 최대 고비는 넘었지만 5000억원이 넘는 미지급 납품대금 상환과 상품 공급 정상화, 점포 매각과 인수합병(M&A)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는 2일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열고 회생계획안이 가결되자 곧바로 인가 결정을 내렸다. 법원 인가는 홈플러스가 제출한 계획에 따라 채무를 갚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공식 승인한 것이다. 법원, 회생안 즉시 인가…회생채권자 75.9% 찬성 이날 표결에서는 △담보가 설정된 채권을 보유한 회생담보권자 △일반 회생채권자 △주주가 각각 회생계획안에 대한 찬반 의사를 밝혔다. 회생담보권자와 주주는 각각 100%가 회생계획안에 찬성했고 회생채권자 찬성률은 75.9%를 기록했다. 회생계획안 가결에 필요한 기준은 회생담보권자 75% 이상, 회생채권자 66.7% 이상, 주주 50% 이상이었다. 재판부는 채권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는 등 인가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인가로 홈플러스는 지난 7월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7월 3일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이후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조달 방안이 마련되면서 같은 달 21일 폐지 결정을 취소했고 홈플러스는 8월 13일부터 전국 67개 주요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다. 법원 인가가 곧바로 회생절차 종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에 따라 채무 변제를 시작하고 계획을 정상적으로 이행해야 법원이 회생절차를 종결할 수 있다. 반면 변제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회생절차가 다시 폐지되고 파산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5032억원 납품대금 상환…인가 이후도 과제 회생계획안이 법원 문턱을 넘었지만 실제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관건이다. 회생계획을 검토한 조사위원 삼일회계법인은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과 자가점포 매각, 신규 차입 계획 등을 종합할 때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을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납품업체와 임직원 등 공익채권자들의 분할상환 동의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공익채권은 기업이 회생절차를 밟더라도 일반 회생채권보다 먼저 갚아야 하는 채무다. 홈플러스가 지급하지 못한 납품대금을 비롯해 임금, 퇴직금, 세금, 4대 보험료, 임대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공익채권자는 이날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에 직접 표를 행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분할상환에 동의하지 않은 채권자가 즉시 지급을 요구하면 홈플러스가 단기간에 마련해야 하는 자금이 늘어날 수 있어 회생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관계인집회를 앞둔 지난 1일 기준 공익채권자의 분할상환 동의율은 64.4%로 집계됐다. 물품대금 채권자 66.2%, 임직원 88%가 분할상환에 동의했으며 정부기관들도 동의에 참여했다. 특히 홈플러스가 납품업체에 지급하지 못한 물품대금은 5032억원에 달한다. 홈플러스는 공익채권을 일정 기간에 걸쳐 전액 상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납품업체들의 협조를 끌어내는 동시에 실제 변제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납품업체 문제는 매장 정상화와도 직결된다. 현재 일부 상품은 홈플러스가 대금을 먼저 지급해야 공급받을 수 있어 운영자금 범위 안에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납품이 원활하지 않으면 상품 구색이 줄어 매출 회복을 제약하고 매출이 충분히 늘지 않으면 다시 납품대금 상환 여력이 떨어질 수 있는 구조로 이어진다. 매출 회복세…점포 매각·M&A로 정상화 추진 영업 지표는 점포 재개장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전국 67개 점포가 정식 영업을 재개한 지난달 13일부터 30일까지 매출은 1164억원으로 영업 중단 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이 기간 고객 수는 38%, 구매회원 수는 255% 늘었다. 다만 최근 매출 증가가 재개장과 할인행사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인지 지속적인 영업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상품 공급을 정상화하고 안정적인 매출과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회생계획 이행의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 인가를 계기로 자산 매각과 추가 자금 조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적자 점포를 정리하고 폐점한 자가점포 가운데 19곳을 매각해 채권 변제 재원을 확보하는 한편 남은 사업을 대상으로 인가 후 M&A(인수·합병)도 추진할 계획이다. 결국 법원 인가로 홈플러스가 당장의 파산 위기는 넘겼지만 실제 회생 여부는 향후 계획 이행에 달렸다. 미지급 납품대금을 계획대로 갚으면서 상품 공급과 매출을 정상화하고 점포 매각과 신규 자금 조달, M&A까지 차질 없이 진행해야 경영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다.
2026-09-02 17: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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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구조조정의 대가, 왜 노동자만 치르나
[경제일보] 홈플러스가 다시 벼랑 끝에 섰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폐지했다. 법원은 수정 회생계획안을 이행하려면 최소 2000억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하지만, 구체적인 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은 성사됐지만 대형마트 사업부 매각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영업을 계속하는 동안 매출은 줄었고 급여, 물품대금, 조세 등 먼저 지급해야 할 채무는 늘었다.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관계인집회에 부치지 않고 절차를 폐지했다. 회생절차 폐지가 곧바로 파산선고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는 즉시항고 기간 안에 운영자금을 확보하고 실현 가능한 자금조달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 법원도 그 가능성을 닫아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과를 보면 남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긴급운영자금 부담을 놓고 서로 상대방의 책임을 지적하고 있다. 회사의 존속을 가를 자금 문제는 풀리지 않았고, 현장에서는 폐점과 인력 감축이 먼저 진행됐다. 홈플러스는 전국 37개 점포의 폐점을 결정했다. 이들 점포에서 일하던 직원은 약 3500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1만7986명이던 홈플러스 직원 수는 올해 4월 말 1만5398명으로 줄었다. 넉 달 사이 2588명이 회사를 떠났다. 폐점 대상 점포 직원에게는 인근 점포 전환배치와 희망퇴직 방안이 제시됐지만, 모든 사람이 기존 생활권 안에서 일자리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희망퇴직금과 고용안정지원금도 긴급운영자금 조달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불안은 더 크다. 회사 사정이 어렵다고 해서 모든 점포를 유지할 수는 없다. 수익성이 떨어진 점포를 정리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일도 경영 판단의 영역이다. 다만 그 판단이 노동자의 생계와 퇴직금, 협력업체의 물품대금보다 먼저 집행되는 과정은 따져봐야 한다. 자금 부담을 둘러싼 협상이 길어지는 사이 매장 직원에게는 폐점 통보가 먼저 도착하고, 납품업체에는 거래 중단 가능성이 먼저 닥친다. 회생절차의 비용이 누구에게 먼저 청구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대형마트 한 곳이 문을 닫으면 본사 직원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납품업체와 산지 생산자, 입점 점주, 물류·청소·주차·보안 인력의 매출과 일감도 함께 줄어든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나 대단지 주거지역에서는 대형마트 폐점이 생활 편의와 지역 소비 기반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법원은 채권자별 회수 가능성과 기업의 계속기업가치를 살펴야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그 과정에서 사라질 일자리와 거래처의 피해도 함께 계산해야 한다. 홈플러스 사태에는 개별 기업의 재무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비가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대형마트의 고정비 부담이 커지는 유통업 전반의 변화가 겹쳐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올해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은 58.6%였다. 대형마트 비중은 8.1%에 머물렀다. 전체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9.0% 늘었지만 대형마트 매출은 5.1% 감소했다. 백화점과 편의점이 매출 증가를 이끈 것과 달리 대형마트는 소비 변화의 부담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유통업 재편은 피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재편의 비용이 노동자에게 먼저 돌아가는 방식까지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홈플러스가 자금난에 빠진 배경에는 시장 변화도 있고, 투자와 경영 판단의 결과도 있다. 그 책임을 매장 노동자와 협력업체가 떠안을 이유는 없다. 경영권을 행사해 온 대주주는 위기 국면에서 자금조달 방안과 고용 대책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채권자도 담보권과 회수율만 따질 것이 아니라 청산으로 갈 때 발생할 연쇄 피해를 함께 봐야 한다.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가진 기업의 위기는 더욱 엄격하게 봐야 한다. 투자자는 기업이 성장할 때 그 성과를 공유한다. 반대로 경영이 흔들릴 때는 필요한 자금과 책임을 얼마나 부담할지 설명해야 한다. 법적으로 투자 책임이 제한된다고 해도 경영권을 행사한 대주주의 경제적·사회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자산 매각과 점포 정리, 인력 효율화로 경영을 이끌어 온 주체라면 위기 때도 고용과 거래처 보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메리츠금융그룹 역시 단순한 채권자라는 위치에만 머물 수는 없다. 홈플러스의 청산은 채권 회수 가능성과도 직결된다. 회생을 위한 추가 자금 지원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그 이유와 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MBK와 메리츠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 손실이 노동자와 납품업체로 번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양측이 감당할 몫을 정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낸다면 회생절차의 실패는 더 큰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정부도 선을 분명히 그어야 한다. 공적 자금이 대주주의 투자 손실을 보전하는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임금 체불, 퇴직금 미지급, 납품대금 미정산, 협력업체 연쇄 부실을 막기 위한 지원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보호해야 할 대상은 투자자의 손실이 아니라 매장 직원과 협력업체, 입점 점주가 당장 마주한 생계 위기다. 고용노동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폐점 예정 점포별로 임금과 퇴직금 지급 상황, 전환배치 가능 인원, 간접고용 인력의 고용 현황부터 확인해야 한다. 폐점이 끝난 뒤 재취업 창구를 마련하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기 전에 전직 상담과 직업훈련, 지역 일자리 연계를 시작해야 한다. 청소·주차·보안·물류처럼 원청의 위기 때 계약이 먼저 끊기는 인력도 보호 대책에 포함해야 한다. 국회도 대형 유통기업의 회생과 폐점 과정에서 드러난 공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점포 폐점이나 자산 매각이 예정되면 고용, 협력업체, 입점 점주, 지역상권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공개하고 협의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회생계획안에도 채무 조정과 매각 방안만이 아니라 임금·퇴직금 지급, 납품대금 정산, 전환배치와 재취업 지원 계획이 실질적으로 담겨야 한다. 홈플러스 사태는 특정 기업 하나의 부실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면세점, 물류센터 등 오프라인 유통 현장 곳곳이 소비 변화와 비용 부담에 흔들리고 있다. 지금 홈플러스에서 벌어지는 일이 다른 유통기업에서도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책임의 순서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대주주와 채권자가 자금 부담과 고용 대책을 먼저 내놓고, 정부는 임금·퇴직금·납품대금 피해를 막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 순서가 뒤집힌 채 폐점과 퇴직만 앞세워진다면, 유통업 재편은 경쟁력 회복이 아니라 노동자와 협력업체에 손실을 넘기는 과정으로 기억될 것이다.
2026-07-07 07: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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