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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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공연 빠진 베트남은 왜 아쉬워하는가
세계적 스타의 월드 투어 일정이 발표될 때마다 이름이 빠진 나라에서 아쉬움이 터져 나오는 풍경은 낯설지 않다. 그러나 최근의 반응은 이전과는 결이 다르다. 멕시코에서는 대통령까지 나서 공연 유치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냈고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도 “왜 우리 도시는 제외됐는가”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베트남의 반응은 유독 눈에 띈다. 단순한 팬심을 넘어 공연 유치를 국가적·경제적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한류 스타의 공연 하나를 두고 정부와 외교 채널 이야기가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은 단순히 투어 일정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 문화가 지닌 힘을 되묻게 한다. 문화는 산업이면서 외교다. 국제 공연은 음악 산업의 핵심 수익원이자 문화 외교가 작동하는 현장이다. 공연 한 번이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관광객을 유입시키며 소비를 촉진한다. 항공과 숙박, 유통과 미디어로 이어지는 파급 효과는 결코 작지 않다. 세계적 스타가 다녀간 도시라는 상징은 그 자체로 강력한 홍보다. 멕시코가 공개적으로 공연을 요청한 배경에도 이런 계산이 깔려 있을 것이다. 글로벌 팬덤이 이동하는 순간, 도시의 이미지는 새로 쓰인다. 문화는 더 이상 ‘부드러운’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분명한 산업이자 때로는 전략 자산이다. 베트남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젊은 인구 비중이 높고 K-팝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커져온 시장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한국 음악과 드라마 소비가 활발하고 팬 커뮤니티의 규모도 작지 않다. 대형 공연이 열린다면 수만 명이 모일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공연은 감정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일정과 물류, 안전 관리, 수익성, 계약 조건, 시장 규모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다. 세계적 그룹의 투어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장비와 인력 이동만으로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공연지가 전략적 선택의 결과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베트남에서 “꼭 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에는 나름의 논리가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에서 K-팝 소비가 빠르게 성장한 국가 중 하나다. 스트리밍 지표와 소셜미디어 활동을 보면 젊은 세대의 관심이 뚜렷하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문화적 교감의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과의 관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현재 베트남에는 약 2천여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전자, 섬유, 유통,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양국 교역 규모도 꾸준히 늘어 왔다. 베트남은 한국의 주요 투자 대상국이며 한국은 베트남 경제 성장의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와 문화 교류의 경험도 영향을 미쳤다. 축구 분야에서 한국 지도자가 이끄는 대표팀이 성과를 내면서 양국 국민 사이의 호감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있다. 스포츠가 가교 역할을 했듯 대형 공연 역시 감정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일부에서는 베트남 외교 채널이 비공식적으로 공연 유치를 돕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사실 여부를 떠나 문화 이벤트의 의미를 크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다만 여기서 분명히 할 점이 있다. 세계적 아티스트의 투어는 철저히 시장 원리와 계약에 따라 움직인다. 어떤 국가가 원한다고 해서 반드시 일정에 포함되는 구조는 아니다. 공연 산업은 감정이 아니라 수요 예측과 수익 모델로 굴러간다. 공연장을 확보할 수 있는지, 인프라는 충분한지, 티켓 구매력과 현지 협력 구조는 안정적인지 등이 판단 기준이 된다. 과도한 정치화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상식에 가깝다. 정부의 관심이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는 있지만 지나친 상징화나 압박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결정은 아티스트와 기획사의 몫이다. 이것이 문화 산업의 기본 질서다. 그럼에도 베트남이 공연을 원한다는 사실 자체는 중요하다. 이는 단순한 팬심을 넘어 한국 문화가 베트남 사회에서 일정한 위상을 확보했음을 보여준다. 평균 연령이 젊고 디지털 친화적인 베트남 사회에서 한국 음악과 드라마, 패션은 이미 일상적 콘텐츠가 됐다. 공연은 그 흐름의 정점을 상징하는 이벤트다. 문화 교류는 경제 관계를 부드럽게 만든다. 2천여 개의 한국 기업 진출이라는 숫자는 투자와 고용이 신뢰 위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화적 친밀감은 경제 협력의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 공연 한 번이 모든 것을 바꾸지는 않지만 상징적 장면은 분명 분위기를 만든다. 한국 입장에서도 고민할 지점이 있다. 한류가 확산될수록 책임 역시 커진다. 팬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문화적 동반자다. 특정 지역이 반복적으로 배제된다는 인식이 쌓이면 아쉬움은 불만으로 바뀔 수 있다. 모든 도시를 방문할 수는 없다. 일정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신흥 시장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동남아는 이미 세계 음악 산업에서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젊은 인구와 성장 잠재력을 고려하면 문화 산업의 미래 고객이기도 하다. 베트남은 그 가능성을 대표하는 사례다. 베트남에서 들려오는 “왜 빠졌는가”라는 질문은 감정의 표현이자 계산의 언어다. 우리는 이미 주요 생산기지이고, 스포츠 교류도 활발하며 젊은 팬층도 두텁다. 그렇다면 왜 아직 무대는 열리지 않는가라는 물음이다. 이 질문은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 문화가 관계의 척도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공연은 초대와 요청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준비와 조건, 시장 구조가 맞아야 한다. 감정과 계산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합리적 판단이 내려진다. 한류가 성숙기에 접어든 지금, 신뢰와 지속 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이유다. 베트남이 공연을 원한다는 사실은 기회다. 당장 무대가 성사되지 않더라도 협업 프로젝트와 합동 행사, 현지 아티스트와의 교류 등 다양한 방식이 가능하다. 문화는 제로섬이 아니다. 한 번의 무대가 전부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흐름이다. 세계적 스타의 투어 일정에서 빠졌다고 해서 관계가 멀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소중하다. 베트남의 아쉬움은 한국 문화가 그 사회에 깊숙이 스며들었음을 보여준다. 문화는 경제와 외교를 잇는 다리다. 그 다리를 어떻게 설계하고 건널 것인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베트남이 기다리는 것은 단지 공연 한 번이 아닐지 모른다. 그것은 한국과의 더 깊은 연결을 상징하는 장면일 수 있다. 시장의 원칙을 존중하되 관계의 가치를 잊지 않는 것 감정과 계산을 균형 있게 다루는 것. 한류가 지속되려면 그 균형 위에 서야 한다.
2026-02-09 10: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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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그룹 권혁 회장과 '환영받는 부'의 기준
[이코노믹데일리] 해운업은 물류 산업이자 국가의 기억을 실어 나르는 산업이다. 배는 화물을 싣고 항로를 오가지만, 그 과정에서 축적되는 것은 단순한 수익만이 아니다. 전쟁과 재난, 이주와 교역의 장면들이 바다 위에 겹겹이 쌓이며 사회의 기억으로 남는다. 해운 자본이 다른 산업과 구분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해외에서 해운 자산가가 문화적 평가의 대상이 된 사례는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20세기 해운업을 상징하는 인물로 자주 언급되는 아리스토텔 오나시스 역시 사업 성과만으로 평가되지는 않았다. 선박과 항로를 넘어 항공, 문화, 공공 영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며 사회적 존재감을 형성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찬사와 비판이 교차했지만, 해운 자본이 문화와 공공의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인식을 남긴 것은 분명하다. 최근 국제 해운업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관찰된다. 선박 보유 규모나 운임 실적보다, 자본이 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가 다시 거론되는 사례들이다. 해양 사고와 재난이 반복되는 환경 속에서, 일부 해운 자본은 구호와 안전, 기록과 교육을 중심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이는 일회성 기부와는 다른 접근이다. 대표적인 방식 가운데 하나는 해양문화재단 설립이다. 독립적인 이사회를 두고 항해사와 선원의 삶을 기록하며, 해양을 주제로 한 문학·영화·전시를 지원하는 형태다. 바다를 ‘부의 상징’이 아니라 사회가 공유하는 문화 자산으로 남기려는 시도다. 이러한 활동은 당장의 성과보다 시간이 지나며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인재를 향한 접근도 눈에 띈다. 취약계층 청년을 대상으로 한 해양 직무 체험 프로그램, 항만과 선박 현장을 잇는 교육 과정, 이후 취업으로 이어지는 연계 구조가 그것이다. 해운업이 일부 종사자만의 폐쇄적 영역이라는 인식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춘 시도다. 단기 지원이 아니라 산업 진입의 통로를 만드는 방식으로 받아들여졌다. 인도주의적 역할을 전면에 둔 사례도 있다. 분쟁 지역이나 재난 발생 시 구호 물자를 전용 항차로 운송하고, 연간 목표 물량과 운용 내역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항로는 수익과 직접 연결되지 않지만, 해운업이 위기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남았다. 이러한 선택들은 ‘선행’이라는 말로 쉽게 묶이지 않는다. 자본이 문화와 윤리, 공공성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에 가깝다. 돈의 크기보다 쓰임의 방향이 평가의 기준이 되는 순간이다. 권혁 회장을 둘러싼 논쟁 역시 이 지점에서 새로운 맥락을 갖는다. 해운업을 통해 축적된 자산이 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시선이다. 사법 판단과는 별개로, 해운 자본이 공공의 기억과 신뢰로 남는 경로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뒤따른다. 배는 화물을 싣고 항로를 오간다. 그러나 해운 자본이 남기는 것은 결국 시간 속에서 쌓이는 신뢰다. 해운업이 산업을 넘어 문화로 읽히는 순간, 자산에 대한 평가는 또 다른 차원으로 이동한다.
2026-01-14 09: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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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한일 협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 발표문을 통해 “한일 양국이 협력의 깊이를 더하고 그 범위를 넓혀 나가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안보와 과거사 문제, 경제와 민생 분야 전반에 걸쳐 양국 협력을 확대·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보 분야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에 있어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뜻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북아 지역에서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소통하며 협력해 나갈 필요성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 발언을 계기로 불거진 중일 간 갈등 상황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해석된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조세이(長生) 탄광 희생자 문제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있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유해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당국 간 실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세이 탄광은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연안에 위치했던 해저 탄광으로, 1942년 2월 3일 수면 아래 갱도 천장이 붕괴되며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136명을 포함해 총 183명이 숨진 참사 현장이다. 사고 직후 탄광 측이 추가 피해를 막는다는 이유로 갱도를 폐쇄하면서 희생자 유해는 장기간 수습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낼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교역 중심의 협력을 넘어서는 방향에 공감대를 이뤘다. 이 대통령은 “경제 안보와 과학기술, 국제 규범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한 보다 포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이를 위해 관계 당국 간 논의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과 지식재산 보호 분야에서도 양국 간 실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회 협력 분야에서는 저출생과 고령화, 국토 균형 성장, 농업과 방재, 자살 예방 등 공통의 사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초국가 범죄 대응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스캠 범죄를 비롯한 초국가 범죄에 대해 양국의 공동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경찰청 주도로 발족한 국제 공조 협의체에 일본이 참여하기로 했으며,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합의문도 채택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제3국에서 한일 양국 국민의 안전 보호를 강화하고, 세계 각국에 위협이 되는 초국가 범죄 해결에 양국이 공동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교류 확대 방안도 논의됐다. 양국은 출입국 절차 간소화와 수학여행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현재 정보기술 분야에 한정된 기술 자격 상호 인정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의미에 대해 “먼 옛날 이곳에서 우리의 조상들은 마음의 문을 열고 기술과 문화를 나누며 함께 발전해 왔다”며 “1500여 년 전 나라에서 시작된 교류의 역사를 떠올리며,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는 온고지신의 지혜를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2026-01-13 17: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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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이 탄광 유해 DNA 감정 추진… 한일 정상, 과거사 '작은 진전'
[이코노믹데일리] 대통령은 13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1942년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조세이 탄광에서 발생한 조선인 수몰 사고와 관련해 “양국은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절차와 방식에 대해서는 당국 간 실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언론발표문에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낼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일 정상이 과거사 사안을 공동 발표문에 명시적으로 담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세이 탄광 사고는 태평양전쟁 시기인 1942년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앞바다의 해저 탄광에서 갱도가 붕괴되며 발생한 참사로, 조선인 노동자 136명과 일본인 47명이 숨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 사고 이후 장기간 유해 수습이 이뤄지지 않다가, 지난해 6월 민관 협력을 통해 83년 만에 처음으로 수중 수색 작업이 진행돼 일부 유골이 발견됐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 문제를 계기로 과거사에 대해 한·일 양국 정부가 처음으로 공식 논의에 나선 자리로 평가된다. 공동언론발표문에는 미래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와 공동 과제 대응에 대한 합의도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교역 중심의 협력을 넘어 경제 안보와 과학기술, 국제 규범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한 보다 포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인공지능과 지식재산 보호 등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회 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언급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출범한 ‘한·일 공통 사회문제 협의체’를 통해 저출생과 고령화, 국토 균형 발전, 농업과 방재, 자살 예방 등 사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해 온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지방 성장 등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과제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보와 외교 현안과 관련해서는 한·일 및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며 “동시에 동북아 지역에서 한·중·일 3국이 공통점을 찾아 소통과 협력을 이어갈 필요성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과 관련해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초국가적 스캠 범죄 대응, 출입국 절차 간소화 등 청년 세대 교류 확대, 기술 자격 상호 인정 범위 확대,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협력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2026-01-13 16: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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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베이징서 '벽란도' 띄웠다... "천만금보다 귀한 韓中, 함께 돛 달자"
[이코노믹데일리]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한중 경제 협력의 새로운 청사진으로 '벽란도 정신'을 제시했다. 5일(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조어대) 국빈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양국 기업인은 천만금보다 귀한 이웃"이라며 "외교적 갈등 속에서도 교역을 멈추지 않았던 고려의 벽란도처럼 제조업 혁신과 문화 콘텐츠 교류라는 두 돛을 달고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자"고 역설했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 측 경제사절단 400여 명과 중국 측 기업인 200여 명 등 총 6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총출동했고, 중국 측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이자 경제 사령탑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를 필두로 CATL, 텐센트, TCL 등 주요 기업 수장들이 자리해 무게감을 더했다. ◆ '벽란도 정신' 소환... "갈등에도 교역은 멈추지 않는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벽란도'는 900여 년 전 고려와 송나라의 활발한 교역 중심지였다. 이 대통령은 "벽란도는 단순한 시장을 넘어 사람과 기술, 문화가 오가던 교류의 장"이라며 "주목할 점은 외교적 긴장 시기에도 교역이 중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중 갈등과 한반도 정세 변화 등 대외적 변수 속에서도 양국의 경제 협력만큼은 흔들림 없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벽란도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제조업이라는 단단한 고려지 위에 서비스와 콘텐츠라는 색채를 입혀 새로운 가치를 써 내려가자"고 제안했다. 전통적인 제조 공급망 협력을 공고히 하되, AI와 문화 콘텐츠 등 소프트파워를 결합해 협력의 질을 높이자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양국 교역액이 3000억 달러 수준에서 정체된 현실을 지적하며 '새로운 항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과거의 관성에만 의존하면 중요한 전환점을 놓칠 수 있다"며 AI 기술 협력과 소비재 및 문화 콘텐츠 시장 개척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제조업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혁신 협력을 주문했다. 또한 "서울 문화 탐방과 K-뷰티 체험이 중국 청년들에게 인기"라며 관광을 넘어 콘텐츠와 플랫폼 등 생활 서비스 전반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을 가속화해 기업 간 교류의 물꼬를 트겠다는 정부의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 시진핑 "이사 갈 수 없는 이웃" 인용... 밀착 행보 가속 이 대통령은 연설 도중 시진핑 주석의 발언인 "한국과 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을 직접 인용하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그는 "저 멀리서 친구를 찾지 말고 떼려야 뗄 수 없는 한국과 중국이 서로 사귀어 달라"고 당부했다. 사전 간담회에서도 "한중은 같은 바다에서 같은 방향으로 항해하는 배"라며 운명 공동체임을 강조했다. 이에 화답하듯 중국 측 허리펑 부총리 역시 "국제 정세가 복잡해질수록 중한 양국은 건강하고 안정적인 무역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AI와 녹색산업 등 신분야 협력을 통해 경제 교역의 질적 향상을 이뤄내자"고 호응했다. 이번 포럼은 9년 만에 열린 대규모 한중 기업인 행사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상징성이 크다. 이 대통령이 '벽란도'라는 역사적 키워드를 꺼내 든 것은 경제 협력을 매개로 경색된 한중 관계를 풀고,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와 같은 안보 이슈에서도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특히 4대 그룹 총수가 전원 참석하고 중국 역시 경제 실세와 핵심 기업인들을 대거 내보낸 것은 양국 모두에게 '실질적 협력'이 절실함을 방증한다.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속에서 중국은 한국의 기술력과 파트너십이 필요하고, 한국 역시 최대 교역국인 중국 시장을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한한령'의 완전한 해제나 서해 구조물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이 경제 협력 논의와 맞물려 얼마나 진전을 이룰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신항로'가 선언적 구호를 넘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번 정상회담과 후속 조치 과정에서 양국 간의 치열한 외교적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2026-01-05 16: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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