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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막자 지수형 ETF로…고위험 자금 이동
[경제일보]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투자 문턱을 높이자 고위험 투자 자금이 지수형 ETF(상장지수펀드)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등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에는 수천억원대 자금이 유입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몰렸던 투기성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작은 지수형 상품으로 옮겨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변동성은 일부 진정됐지만 레버리지 투자 선호가 구조적으로 낮아졌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규제 시행일인 지난 7월 31일 이후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통계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10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ETF CHECK 집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지수형 ETF 네 종목에 순유입된 자금만 1조원을 훌쩍 넘는다. KODEX 레버리지가 448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ODEX 코스닥150 4237억원, KODEX 200 3827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1817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대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같은 기간 자금이 빠져나갔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가 2002억원 순유출로 이탈 규모가 가장 컸고,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1214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서도 1025억원이 빠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서 빠진 돈, 지수형 ETF로 자금 흐름은 규제 시행 전후로 뚜렷하게 갈렸다. 7월만 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두 배로 베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과 SK하이닉스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이 거래대금 상위권을 독차지했다. 규제 시행 이후에는 판도가 뒤집혔다. 거래대금 상위권은 KODEX 200, KODEX 레버리지, KODEX 인버스, KODEX 200선물인버스2X,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같은 지수형 상품으로 채워졌다. 한때 거래대금 1위를 다투던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순위는 지난 7일 13위까지 내려앉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개별 종목에 집중됐던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시장 전체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분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기본예탁금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매수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며 “다만 고위험 성향 투자자금이 완전히 빠져나갔다기보다 지수형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으로 일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일반 개인투자자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상장지수증권)을 새로 사거나 추가 매수할 경우 현금 3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을 보유하도록 했다. 기존 기본예탁금 1000만원에서 문턱을 세 배로 높인 것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도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위원회는 과열 양상을 보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시장의 수요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를 지난 7월 31일로 앞당겨 시행한다고 밝혔다. ◆거래대금 급감…당국 규제 1차 효과 당국 조치는 단기적으로 효과를 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키움증권 분석을 인용해 금융당국 조치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 비중이 지난 7월 30일 코스피 거래대금의 33.4%에서 7월 31일 6.6%로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거래 비중이 하루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기본예탁금 상향 조치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매수 수요를 빠르게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초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던 레버리지 거래가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 하루 수익률의 두 배 안팎을 추종하는 구조다. 주가가 오를 때는 수익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급락하면 손실도 빠르게 확대된다. 특히 기초자산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코스피 내 비중이 큰 종목일 경우 레버리지 ETF의 매매와 헤지 수요가 다시 현물 주가와 지수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기본예탁금 상향, 신규 상장 제한, 광고 제한 등 보완 조치에 나선 것도 이 같은 구조적 위험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대형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 증시의 레버리지 ETF 청산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은 한국 증시에서 레버리지 ETF 청산이 완료됐고 헤지펀드 디레버리징도 약 90% 진행됐다고 봤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아시아태평양 트레이딩 전략 헤드는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ETF 손실을 약 387억달러로 추정했다. ◆풍선효과인가, 정상화인가 다만 지수형 ETF로의 자금 이동을 모두 단일종목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규제 시행 이후 전체 ETF 시장의 거래대금이 함께 줄어든 데다, 최근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강하게 반등하면서 코스닥 지수형 상품의 투자 매력이 커진 측면도 있어서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KODEX 코스닥150과 코스닥150레버리지로 자금이 들어온 것은 단일종목 규제의 영향도 있지만, 코스닥 반등 기대가 맞물린 결과로 봐야 한다”며 “모든 자금 이동을 규제 회피성 수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수형 ETF는 단일종목 상품보다 분산 효과가 있다.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은 여러 종목으로 구성돼 있어 특정 기업 실적이나 뉴스에 따른 급등락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 때문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보다 시장 안정성 측면에서는 부담이 작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레버리지 구조 자체의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수형 레버리지 ETF도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손실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 특히 장기 보유 시에는 기초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변동성 누적으로 수익률이 기대와 달라질 수 있다. ◆레버리지 선호가 끝났나 이번 규제의 1차 효과는 개별 종목 쏠림 완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던 레버리지 거래가 줄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우던 일부 수급 요인은 완화됐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위험을 낮춘 것인지, 위험의 종류를 바꾼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지수형 ETF와 인버스 상품으로 옮겨간다면 시장 전체의 방향성에 베팅하는 거래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 지수형 상품은 단일종목보다 분산돼 있지만, 시장 급등락 국면에서는 오히려 지수 변동성을 증폭시킬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불가피했지만, 고위험 투자 수요가 지수형 상품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며 “상품별 규제보다 투자자가 레버리지 ETF의 손익 구조와 장기 보유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국 입장에서도 과제는 남아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는 시장 과열을 누그러뜨리는 데 일정 부분 효과를 냈다. 그러나 자금이 다른 고위험 상품으로 옮겨가는 상황까지 관리하려면 판매 과정의 위험 고지, 투자자 적합성 확인, 상품 구조 설명을 더 강화해야 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특정 종목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며 “시장 안정 효과와 자금 이동 양상을 함께 보면서 필요하면 추가 보완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8월 자본시장 전망은? 8월 증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효과와 반도체주 수급 안정 여부가 흐름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금융당국 조치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 비중은 급감했고,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고위험 자금이 지수형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시장 전체의 방향성에 베팅하는 거래가 다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글로벌 변수도 부담이다. 로이터는 10일 아시아 증시가 소폭 상승했지만,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67% 안팎에서 움직이고 대규모 국채 발행을 앞두고 있어 글로벌 금리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와 환율, 미국 기술주 흐름이 다시 흔들릴 경우 외국인 수급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은 한국 증시의 부담 요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가 줄면서 시장의 급격한 쏠림은 완화됐지만, 지수형 레버리지와 인버스 거래가 늘면 변동성의 형태만 달라질 수 있다”며 “8월 코스피는 반도체 실적 기대, 외국인 수급, 레버리지 자금 이동을 함께 보면서 당분간 6000선 초반에서 6500선 사이의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26-08-10 14: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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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90달러 유가…유류세만 만지는 물가 대책으론 부족하다
[경제일보] 국제유가가 다시 세계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이어지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20일(현지시간) 국제 원유시장에서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88.63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2.61달러에 거래됐다. 이후 브렌트유는 89.22달러, WTI는 83.2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04%까지 올라섰다. 유가 상승이 에너지 가격에 머물지 않고 물가와 시장금리, 달러 가치, 주가를 동시에 흔드는 복합 충격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 금융시장의 반응은 더 예민하다. 이날 금리 파생상품 시장은 현재 연 2.25%인 유럽중앙은행(ECB)의 예금금리가 2026년 말 2.66%, 2027년 2월에는 2.73%까지 오를 가능성을 반영했다. 통상적인 0.25%포인트 인상 기준으로 사실상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 셈이다. 에너지 가격이 다시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리면 금리를 낮추기는커녕 추가 인상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정학적 충돌이 유조선의 항로를 막고 오른 기름값이 채권금리를 끌어올리며 높은 금리가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을 늘리는 악순환이 재연될 조짐이다. 한국은 이런 충격에 유난히 취약하다. 국내에서 소비하는 원유를 사실상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산업 부문의 에너지 사용 비중도 주요 선진국 가운데 높은 편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한국의 에너지 구조가 화석연료와 해외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외부 공급 충격에 취약하다고 진단한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석유화학은 물론 항공과 해운, 자동차, 철강, 농수산물과 택배비까지 비용 압력을 받는다. 기업은 오른 원가를 제품 가격에 전가하고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의 장바구니로 돌아간다. 그런데도 정부의 고유가 대책은 여전히 유류세 인하와 주유소 가격 점검이라는 익숙한 처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류세를 낮추는 것은 급격한 가격 상승을 완충하는 데 필요하다. 정유사와 주유소가 국제유가 상승분을 빌미로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지 않는지 점검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이미 오른 가격의 일부를 세금으로 보전하고 유통 과정의 부당행위를 막는 사후 대책일 뿐이다. 원유 공급이 실제로 줄거나 해상 운송이 장기간 차질을 빚을 경우에는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정부는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세금을 얼마나 낮출 것인지보다 공급이 끊겼을 때 어떤 순서로 대응할 것인지부터 국민과 시장에 밝혀야 한다. 전략 비축유 방출의 가격·수급 기준과 규모, 민간 비축분 동원 방식, 정유사별 원유 도입 차질에 대한 대응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 비축유는 보유량 자체보다 언제, 어떤 조건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꺼내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원유 도입선도 더 넓혀야 한다. 중동산 원유가 가격과 정제 효율 면에서 유리하더라도 특정 지역과 해협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국가경제 전체를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시킨다. 북미와 남미, 아프리카 등 대체 공급처와 장기 계약을 확대하고 유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유설비의 유연성도 높여야 한다. 평상시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공급망을 분산하는 것은 보험료와 같다. 위기가 발생한 뒤 비싼 현물 원유를 구하러 다니는 것보다 훨씬 싸다. 해상운송과 보험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이 높아지면 유조선 운임과 전쟁보험료가 급등한다. 원유가 확보돼도 배가 움직이지 못하면 국내에는 들어올 수 없다. 정부는 국적선사와 정유사, 무역보험기관이 참여하는 비상 운송체계를 점검하고 전쟁 위험 때문에 민간 보험이 사실상 중단될 경우를 대비한 한시적 보증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안보는 유전에서 정유공장까지 이어지는 운송망 전체의 문제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유류세 인하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류세를 일괄적으로 낮추면 차량을 많이 운행하고 연료를 많이 소비하는 계층이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자나 난방비 부담이 큰 저소득층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고유가가 장기화한다면 에너지바우처와 대중교통 지원, 영세 자영업자·화물운송 종사자에 대한 선별 지원을 강화하는 편이 재정의 효율성과 형평성에 맞는다. 무엇보다 재정·통화·에너지 정책의 엇박자를 막아야 한다. 국제유가 상승은 수요가 과열돼 발생한 물가와 다르다. 금리를 올린다고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거나 원유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가 상승으로 물가 기대가 확산되고 임금과 서비스 가격까지 오르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누를 수밖에 없다. 유럽에서 에너지 가격을 이유로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확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물가와 환율 안정을 위해 긴축 기조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광범위한 현금 지원과 정책대출을 늘린다면 한쪽은 브레이크를 밟고 다른 쪽은 가속페달을 밟는 꼴이 된다. 재정 지원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직접 피해를 본 계층과 업종에 집중하고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보편적 수요 부양은 자제해야 한다. 통화정책에만 물가 안정의 부담을 떠넘기지 말고 에너지 정책은 공급 충격을 줄이고 재정정책은 취약 부문을 선별 지원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눠야 한다. 국제유가가 다시 9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아직 물리적 공급 부족이 전면화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심할 때가 아니다. 최근 유가가 과거의 극단적인 전망보다 안정된 것은 미국의 생산 확대와 전략비축유 방출, 중국의 수요 감소, 일부 해상운송 재개 등이 충격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이런 완충 장치가 언제까지 작동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오를 때마다 유류세율을 조정하는 임시 처방에서 벗어나야 한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와 전략 비축유 방출 기준, 비상 운송·보험 지원, 취약계층 보호, 재정·통화정책 간 조율을 아우르는 국가 차원의 고유가 대응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안보는 단순히 주유소 가격을 낮추는 일이 아니라 국가경제의 생명선을 지키는 일이다. 다시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나드는 유가는 정부에 묻고 있다. 다음 위기도 세금으로 버틸 것인가, 아니면 이번에는 에너지 대응의 구조 자체를 바꿀 것인가.
2026-07-21 18: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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