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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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AI, 1.4조 피지컬 AI 국책사업 참여…게임 AI서 산업용 로봇 두뇌로
[경제일보]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AI) 전문기업 NC AI가 전북·경남 피지컬 AI 대형 국책사업에 동시에 참여한다. 가상공간에서 공장과 작업환경을 학습시키는 기술부터 설비와 로봇의 실제 행동을 제어하는 모델까지 개발해 제조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NC A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추진하는 ‘경남·전북 피지컬 AI 연구개발사업’의 전북·경남 과제에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업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 1조4131억원이 투입된다. 지역별로는 경남 6763억원, 전북 7368억원 규모이며 총 35개 과제가 추진된다. 이 금액은 국가사업 전체 예산으로 NC AI가 직접 확보한 사업비와는 구분된다. 정부는 전북을 공장 플랫폼과 자율공장 중심으로, 경남을 정밀 제조와 공정 제어 중심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개발 기술은 향후 ‘K-AI 공장’ 패키지로 묶어 국내 제조 현장과 해외 시장에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NC AI는 전북에서 두 과제를 맡는다. ‘협업지능 피지컬 AI 디지털트윈 가상환경 기술개발’ 과제에서는 설비와 작업공간을 3차원 가상환경으로 구현하고 작업자 움직임과 공정 상황을 시뮬레이션한다. 실제 현장에서 수집하기 어려운 학습 데이터를 가상공간에서 생성해 비전언어모델(VLM)과 비전·언어·행동 모델(VLA)의 학습·검증에 활용한다. ‘무인공장 운용-피지컬 AI SDF 특화 기반 모델 연구개발’ 과제에서는 공장 내 정적·동적 상황과 공간을 이해하고 설비와 로봇의 대응을 계획하는 기반 모델을 개발한다. 공장 전체의 상황을 인식해 작업 순서를 바꾸거나 이상 상황에 대응하는 무인운영 기술이 핵심이다. 경남에서는 ‘물리지능 행동모델 및 통합 프레임워크 기술개발’에 참여한다. 센서·비전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조환경의 변화를 예측하는 월드모델을 개발하고, 대규모 행동모델(LAM)이 설비와 로봇의 움직임을 계획·제어하도록 연결한다. 조선 용접과 반도체 후공정 등 정밀 작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피지컬 AI는 텍스트를 생성하는 소프트웨어 AI와 달리 센서로 현실을 인식하고 기계·로봇을 움직이는 기술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작업물 위치와 형태, 장비 상태가 계속 달라져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기존 자동화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월드모델과 디지털트윈은 이 같은 변수를 가상환경에서 학습시키는 기반이 된다. NC AI는 올해 한화오션과 자율 용접 로봇용 AI 모델을 개발하고, 포스코DX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공동개발을 추진했다. 현대로템과는 국방 분야 다종 로봇 제어 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3차원 환경 구축과 강화학습 경험을 산업·국방용 로봇의 학습 데이터와 시뮬레이션에 접목하는 전략이다. 한편 실제 현장에서는 센서 오차와 설비별 인터페이스, 안전 규정, 데이터 보안, 가상환경과 현실의 차이인 ‘심투리얼(Sim2Real) 격차’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와 수요기업이 제공하는 현장 데이터의 범위, 실증 완료 시점, 기술의 유료 전환 여부가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가상환경에서 학습한 AI를 실제 제조 현장에 적용하고 다양한 산업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해 국내 제조업의 AI 전환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2026-09-17 09: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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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우주센터 유치전 2파전…고흥 '나로 인프라' vs 제주 '해상 발사'
[경제일보] 재사용발사체 시대의 국가 발사 거점을 놓고 벌어진 지방자치단체 경쟁이 두 곳으로 좁혀졌다. 우주항공청은 지난 6월 22일부터 8월 6일까지 진행한 제2우주센터 건립지 공모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유치계획서를 냈다고 9일 밝혔다. 두 곳 모두 지난달 1일 출범한 신생 광역단체로, 첫 대형 국책사업 유치전을 맞붙게 됐다. 제2우주센터는 2028년부터 2034년까지 7년간 발사시설과 재사용 착륙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우주항공청이 제시한 부지 규모는 561만㎡(약 170만평)로, 현재 나로우주센터 537만㎡보다 넓다. 발사대와 착륙장뿐 아니라 정비·시험시설, 발사통제시설, 추적·계측 시스템까지 들어간다. 2030년대 중후반 연간 10회 이상 발사를 소화한다는 목표다. 사업의 전제는 지난해 12월 확정됐다.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가 차세대발사체를 메탄 기반 재사용형으로 바꾸는 변경안을 의결하면서, 쏘고 버리는 로켓이 아니라 회수해 다시 쏘는 로켓을 운용할 시설이 필요해졌다. 나로우주센터 한 곳으로는 발사 빈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우주항공청 판단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고흥군을 후보지로 냈다. 나로우주센터 운영 경험에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민간발사장 구축 사업을 묶어 기존 생태계와 연계하겠다는 논리다. 고흥군은 공모 이전부터 사전 용역과 부지 확보 전략에 착수했다. 제주의 접근은 다르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대정읍 옛 알뜨르비행장을 후보지로 검토해왔지만 부지가 약 185만㎡로 요건에 크게 못 미쳤다. 반경 3㎞ 안전구역을 설정하면 모슬포항과 운진항, 상모리 일부가 포함되는 것으로 분석됐고, 이 일대에는 제주평화대공원 조성 계획도 걸려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 도내에서는 사실상 유치를 접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대신 제주도가 꺼낸 카드가 해상 발사다. 육상에 대규모 안전구역을 두는 대신 바다에서 발사체를 쏘아 비행 경로와 안전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제주 남쪽 해상에서는 국방부가 고체추진 발사체 시험을 진행해왔고, 서귀포시 하원테크노캠퍼스에는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가 들어섰다. 위성 제작과 해상 발사를 잇는 구도를 내세운 셈이다. 다만 지난 6월 말 서귀포 해상에서 예정됐던 고체 발사체 4차 시험발사는 기술적 이상으로 발사 직전 중단됐다. 당초 유치를 검토했던 경남 남해군은 입지 조건과 주민 이주 문제를 이유로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발사시설 반경 3㎞ 안에 민간시설을 둘 수 없다는 기준이 다수 지자체의 진입을 막았다. 반대 목소리도 있다. 제주 지역 시민단체는 우주 군사화와 해양생태계 훼손, 소음과 낙하물 문제를 들어 독립적인 환경·사회 영향평가와 공론화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건립지선정위원회를 꾸려 두 지자체의 기본요건 충족 여부를 먼저 검토한 뒤 평가 대상을 정한다. 이후 발사 운용성, 발사 인프라 구축 환경, 입지·사회 여건을 종합 평가해 10월 중 결과를 발표한다. 부지 내 거주 주민 수와 공시지가, 지형 경사도, 기상 조건, 도로망도 평가 항목에 들어간다. 선정 이후에는 11월 구축형 연구개발 사업 심사 신청이 예정돼 있다. 총사업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제2우주센터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이하여 국가 핵심 우주수송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최적의 건립지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2026-08-09 17: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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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길고 긴 싸움 끝났다…KDDX 선도함 건조 최종 확정
[경제일보] 2년 넘게 이어진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의 주도권 경쟁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한화오션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되면서 장기간 표류했던 KDDX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번 선정은 단순한 선도함 1척 건조를 넘어 향후 한국 해군의 차세대 전력과 국내 특수선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전날 방위사업청으로부터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음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11일 업체 선정평가에서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잠정 선정된 이후 HD현대중공업의 이의신청 절차까지 모두 마무리되면서 최종 선정이 확정됐다. 계약금액과 계약기간은 향후 정부와 협상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KDDX는 총사업비 약 7조8000억원을 투입해 한국 해군의 차세대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이 가운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비는 약 8820억원 규모다. 기존 구축함보다 향상된 탐지·지휘·전투 능력을 갖춘 첫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으로, 통합전기추진체계(IEPS)와 첨단 전투체계, 자동화 기술 등이 집약되는 국내 함정 산업의 대표 프로젝트로 꼽힌다. 이번 사업은 원래 지난해 사업자 선정이 완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본설계 단계에서 불거진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공정성 논란, 법적 공방이 이어지면서 사업이 2년 이상 지연됐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경쟁입찰을 다시 진행했고, 현장실사와 기술·가격 평가를 거쳐 지난달 한화오션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HD현대중공업이 제기한 이의신청을 검토한 끝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한화오션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최종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국내 최대 수상함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KDDX는 단순한 함정 건조 사업이 아니라 향후 한국 해군의 핵심 전력 확보와 국내 함정 기술 발전을 동시에 이끌 사업으로 꼽힌다. 사업 지연이 길어질수록 전력화 일정은 물론 국내 특수선 산업 경쟁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을 위해 10여 년간 관련 기술 개발을 이어왔다.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12년 KDDX 개념설계를 수행하며 통합전기추진체계와 통합마스트, 통합네트워크, 병력절감 자동화 기술 등 핵심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신개념 함정 설계와 함정 생존성 향상 기술 등에 대한 자체 연구개발을 지속하며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준비해 왔다. 지난해에는 자체 기본설계한 '차세대 전략수상함'으로 영국 로이드 선급(Lloyd's Register)의 기본설계 인증(AiP)을 획득했다. 차세대 전략수상함에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와 레이저 무기, 자폭드론 대응 다층 방어체계, 자동화·무인화 기술 등이 적용돼 미래 해군 작전환경을 고려한 기술력이 반영됐다. 이번 선정은 한화오션의 특수선 사업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선도함 건조 경험은 향후 후속 함정 사업뿐 아니라 해외 함정 수출 과정에서 중요한 실적(레퍼런스)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최근 캐나다와 중동,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해외 함정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KDDX 사업 수행 경험이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완료된 단계로, 계약금액과 계약기간 등 세부 계약 조건은 정부와의 협상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한화오션은 최종 계약이 체결되는 시점에 관련 내용을 다시 공시할 예정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첨단 함정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바탕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만큼 정부와 협상에 성실히 임해 사업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2026-07-02 11: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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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산업 배치, 정치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문제다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첨단 산업의 입지가 정치적 셈법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 최근 정부와 대기업 총수들의 잇따른 회동 이후 호남권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론이 급부상하면서 지역 사회의 기대와 함께 적지 않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 구조를 완화하고 지방 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에는 누구도 이견을 제기하기 어렵다. 수도권 과밀과 지방 소멸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 역시 시대적 과제다. 그러나 아무리 명분이 선하더라도 과정과 기준이 흔들리면 정책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반도체는 단순한 지역 개발 사업이 아니다. 국가 경제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산업이며,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결정하는 핵심 자산이다. 따라서 입지 선정은 정치적 고려나 지역 안배가 아니라 철저한 경제성과 기술 경쟁력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 충분한 산업용수, 우수한 연구 인력 확보, 대학과 연구기관의 집적도, 협력 기업과의 연계성, 항만과 공항을 포함한 물류 인프라 등 수많은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런 객관적 기준을 무시한 채 정치적 필요에 따라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린다면 그 부담은 결국 국가 경쟁력의 약화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세계는 지금 반도체를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대규모 보조금을 앞세워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끌어들이고 있으며, 중국은 국가 차원의 막대한 투자로 기술 자립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역시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첨단 반도체 생태계 복원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정치적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어느 지역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느냐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어떻게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냉철한 전략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정치적 논란으로 비칠 경우 다른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과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권은 AI 산업과 신공항 조성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 충청권과 강원권, 동남권 역시 저마다의 산업 기반과 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인 설명과 충분한 공감대 없이 특정 지역에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가 집중된다면 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는 오히려 지역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국민 통합을 위한 정책이 지역 간 경쟁과 대립의 불씨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과거의 경험도 이를 잘 보여준다. 정치적 논리로 추진된 일부 국책사업은 충분한 수요와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막대한 예산만 투입하고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활용도가 낮은 공항과 산업단지, 운영난을 겪는 각종 공공시설은 국가 재정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기고 있다. 첨단 산업은 한 번 잘못된 판단이 수십 년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과 용수, 공급망, 전문 인력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하는 산업인 만큼 정치적 타협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정책 추진의 원칙과 기준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왜 그 지역이 최적의 입지인지, 어떤 경제적 효과와 국가적 이익이 있는지, 다른 지역과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설명해야 한다. 정치적 구호나 선언만으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공정한 절차와 합리적인 기준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정책은 신뢰를 얻는다. 균형발전 역시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균형발전은 모든 지역에 똑같은 산업을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다. 각 지역이 가진 산업적 강점과 지리적 특성, 연구 역량을 최대한 살려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를 육성하는 것이 진정한 균형발전이다. 호남은 반도체와 신재생에너지, 영남은 AI와 미래 모빌리티, 충청은 바이오와 첨단 소재 등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분업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정치적 안배보다 산업 생태계의 효율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우선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의 관계 역시 달라져야 한다. 과거처럼 정부가 기업을 불러 투자 지역을 정하고 사업 방향을 사실상 결정하는 방식은 글로벌 경쟁 시대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주체이며, 투자 결정 역시 시장성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방향을 제시하고 인프라를 지원하되, 기업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첨단 산업의 입지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할 것인지, 아니면 국가 경쟁력과 미래 세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눈앞의 선거보다 앞으로의 50년을 바라보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치가 산업을 지배하는 나라가 아니라 산업이 국가의 미래를 이끄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국토공간 대전환은 특정 지역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국가 전략이어야 한다. 지역을 나누는 정치가 아니라 지역의 강점을 연결하는 정책, 인기보다 원칙을 선택하는 국정 운영, 정치적 시혜보다 객관적 기준을 존중하는 산업 정책만이 대한민국을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로 이끌 것이다. 첨단 산업의 지도는 정치인의 계산기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이라는 나침반으로 그려져야 한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며,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이다.
2026-06-28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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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내걸린 공약 'AI 수도'…전력·물·기업은 어디서 오나
[경제일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공약집에 ‘AI(인공지능)’가 전면에 등장했다.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 로봇 수도, 양자산업 도시 등 이름은 다르지만 방향은 비슷하다. 지역을 미래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실행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은 전력망, 용수, 부지, 기업 투자, 인력 공급이 맞물려야 가능한 사업이다. 그러나 일부 공약은 산업 이름만 앞세울 뿐 전력 공급 계획이나 용수 확보 방안, 기업 투자 의향, 중앙정부 협의 절차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국이 AI 수도 경쟁…핵심은 ‘어떻게’다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은 앞다퉈 ‘AI 수도’를 내세우고 있다. 대구는 AI·로봇 수도, 경북은 아시아태평양 AI 수도, 충남은 AI 수도, 울산은 AI 산업도시, 전북 새만금은 피지컬 AI 산업수도 등으로 포장됐다. 지역경제 침체와 청년 유출, 제조업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산업 전략이라는 점에서 방향 자체는 타당하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공약 검증의 기준은 구호가 아니라 실행력이다.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는 문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AI 수도 공약과 관련해 “어느 부지에 짓는지, 전기는 어디서 공급받는지, 냉각수는 어떻게 확보하는지, 어떤 기업이 투자 의향을 보였는지, 지역 인력은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공약은 유권자에게 비교 가능한 정보여야 한다”며 “후보가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공약서에 사업명과 기대효과만 있고 재원 조달, 인허가 일정, 정부·기업 협의 단계가 없다면 선거용 청사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첫 조건은 전력망과 물 AI 데이터센터의 첫 번째 조건은 전력이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인 전기를 필요로 한다. 특히 AI 학습과 추론에 쓰이는 고성능 서버는 전력 소비가 크다. 변전소, 송전선로, 전력계통 접속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으면 데이터센터 공약은 착공 단계에서부터 막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데이터센터 수요가 별도 전력 수요로 반영됐다. 그만큼 데이터센터가 국가 전력망에 부담을 주는 산업이라는 뜻이다. 후보가 데이터센터를 말하려면 한국전력, 산업통상자원부, 지자체 전력계통 계획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해야 하는 것이다. 물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AI 데이터센터는 서버 냉각을 위해 에너지와 냉각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한 지역개발 전문가는 “지역에 따라 상수도, 공업용수, 재이용수, 해수 활용 가능성이 달라진다. 농업용수나 생활용수와 충돌할 경우 주민 수용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 때문에 공약에는 냉각 방식, 용수 조달, 폐열 처리, 환경 영향 관리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로봇 공약도 기업과 인재 없으면 공허 반도체 공장 공약은 더 높은 수준의 검증이 필요하다. 반도체 팹은 △대규모 전력 △초순수 △폐수 처리 △화학물질 관리 △고급 인력 △협력업체 생태계 등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방자치단체체장 의지만으로 유치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기업의 중장기 투자 계획, 국가첨단전략산업 정책, 세제 지원, 인허가 일정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증 기준은 분명하다. 유치 대상 기업이 특정돼 있는지, 투자 의향서나 양해각서가 있는지, 부지와 인허가 일정이 있는지, 전력·용수·폐수 처리 계획이 있는지, 지역 대학과 특성화고를 통한 인력 공급 방안이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로봇 수도, 양자산업 도시 공약도 마찬가지다. 로봇산업은 기업 몇 곳을 유치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제조·물류·의료·돌봄 현장의 수요처, 실증공간, 규제 완화, 유지보수 인력이 필요하다. 양자산업은 대학과 연구기관, 대기업 연구개발 투자, 장기 국책사업과 연결돼야 한다. 산업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산업 구조와의 적합성이다. 유권자는 ‘AI 계산서’를 봐야 한다 전국 지자체가 AI와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지역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미래산업 공약일수록 더 구체적인 계산서가 필요하다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한 정치컨설팅 관계자는 “유권자는 후보에게 다섯 가지 정도를 물어야 한다”며 “전력망 접속 가능성은 확인했는가. 용수와 냉각 방식은 무엇인가. 기업 투자 의향은 문서로 확보했는가. 부지는 인허가가 가능한가. 지역 인재 양성 계획은 있는가 등이다”라고 말했다.
2026-05-3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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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베트남서 개발·인프라 확장…정원주 회장 경제사절단 행보
[경제일보] 대우건설이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원주 회장이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현지를 방문해 주요 개발사업을 점검하고 신규 협력 기반 마련에 나서면서, 기존 도시개발 중심에서 인프라와 디지털 분야까지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는 흐름이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일정 참여를 넘어 베트남 내 사업 입지를 강화하고 향후 투자 방향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정원주 회장이 지난 21일부터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일정에 맞춰 경제사절단에 참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방문은 현지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투자 및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 회장은 공식 일정에 참석해 베트남 개발사업 경험과 성과를 소개하는 한편 주요 프로젝트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에서 진행된 ‘B3CC1 복합개발사업’ 준공식 참석도 주요 일정 가운데 하나다. 해당 사업은 지하 3층~지상 35층, 2개 동 규모로 조성된 복합단지로 오피스와 호텔, 상업시설이 결합된 대형 프로젝트다. 대우건설이 시행과 투자, 시공 전반을 주도했으며 KDB산업은행과 KB증권 등 국내 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했다. 호텔과 레지던스 운영은 호텔신라가 맡아올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기업이 개발과 투자, 시공을 통합적으로 수행한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정 회장도 준공식에서 한-베트남 경제협력의 대표적 성과로 의미를 강조하며 양국 정부와 관계 기관에 감사를 전했다. 현재 대우건설은 베트남을 해외 개발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 스타레이크시티를 중심으로 한국형 신도시 모델을 적용한 도시개발을 추진해 왔으며 흥옌성과 동나이성 년짝 지역에서도 후속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 범위 역시 단순 주거 공급을 넘어 확장되는 단계다. 주거와 상업시설, 교육 인프라에 더해 대규모 아레나 등 문화시설을 포함한 복합 스마트시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는 금융 협력 강화도 함께 논의됐다. 정 회장은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을 찾아 레 응옥 람 은행장과 면담을 진행하고 향후 사업 계획을 설명했다. BIDV는 스타레이크시티를 비롯한 주요 프로젝트에 참여해 온 핵심 금융 파트너다. 양측은 향후 투자와 금융 지원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금융기관과의 협력 강화는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디지털 인프라 분야에서도 새로운 협력 움직임이 나타났다. 베트남 IT·인프라 기업 사이공텔과 데이터센터 사업 공동 참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된 설계·조달·시공(EPC) 및 공동 투자 사업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최근 데이터센터 관련 법·제도 정비를 통해 시장 확대를 추진하는 국가다. 이에 따라 디지털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건설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성장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경제사절단 일정에 참여한 정 회장은 정부 간 협력 확대 논의에도 동참했다. 국빈 만찬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포럼 등에 참석해 양국 기업 간 협력 가능성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대우건설이 추진 중인 주요 사업을 소개하고 베트남 정부의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동시에 스마트시티 개발과 문화 인프라 구축, 데이터센터 투자 등을 통해 현지 경제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또한 북남고속철도와 원자력 발전 등 베트남 국책사업에 대한 참여 의지도 언급했다. 기존 도시개발 사업에서 축적한 경험을 기반으로 인프라와 에너지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우건설은 베트남을 장기적인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다. 도시개발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금융과 디지털, 에너지 분야까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방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베트남은 대우건설의 중요한 전략 시장 중 하나이자 신뢰를 바탕으로 한 동반자로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라며 “이를 통해 베트남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04-24 1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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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기업이 규제 없이 펄펄 날 수 있도록 상생의 새 틀 만들어야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은 의전의 방문이 아니라 산업의 방문이어야 한다. 대통령은 4월 22일 하노이 동포 간담회에서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를 “참으로 특별하다”고 규정하며 양국이 서로의 3대 교역국이고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라고 밝혔다. 또 2022년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고 이번 방문을 통해 이를 더 미래지향적이고 전략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특히 원전, 인프라, 과학기술 등 전략 분야의 협력 확대와 공급망 안정, 지속가능한 성장, 기후변화 대응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이는 이번 한·베트남 정상외교의 무게중심이 단순한 친선이 아니라 산업·에너지·경제안보의 입체 협력에 놓여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베트남은 이제 한국 기업에 있어 선택 가능한 시장이 아니라 반드시 붙들어야 할 전략 공간이다. 이번 순방에서 한국 정부가 원전과 인프라 등 대형 국책사업에 우리 기업 참여를 논의하고, 베트남 국가 서열 1, 2, 3위 지도자와 연쇄 접촉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베트남은 에너지·전력·철도·도시 인프라 수요가 큰 데다,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생산기지이자 소비시장 동시에 외교·안보적 완충지대의 의미까지 함께 커지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중국과 미국에 대한 경제 의존을 완화하면서도 아세안 중심축을 단단히 세울 수 있는 드문 파트너가 바로 베트남이다. 그러나 외교의 말이 아무리 좋아도 제도와 규제가 뒤따르지 않으면 기업은 날지 못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협력 확대’라는 외교적 수사보다 더 구체적인 제도 혁신이다. 양국 기업이 현지 인허가, 통관, 인증, 투자 승인, 인력 이동, 데이터 이전, 전력·용수 접속, 조세 해석 같은 실무 장벽에 걸려 허우적거린다면 정상회담의 성과는 사진 몇 장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원전 협력도 마찬가지다. 원전은 단순 수출 품목이 아니라 금융, 기술표준, 안전규제, 인력양성, 부품 공급, 장기 운영체계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하는 종합산업이다. 공급망 협력 역시 말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핵심 광물과 중간재, 부품과 장비, 항만과 물류, 통관과 결제의 흐름이 실제로 빨라져야 한다. 결국 양국이 진정한 전략 동반자가 되려면 정부가 기업의 발목을 잡는 낡은 규제를 먼저 걷어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생의 새 틀’이다. 첫째, 양국 정부는 원전·에너지·인프라·첨단제조를 포괄하는 한·베트남 경제안보 협의체를 상설화해야 한다. 정상회담이 끝나도 실무가 이어지고, 실무가 쌓여 제도가 되고 제도가 쌓여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규제 정합성을 높여야 한다.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투자할 때 겪는 행정 불확실성을 줄이고 베트남 기업이 한국과 기술·자본 협력을 할 때도 예측 가능한 기준을 갖도록 해야 한다. 셋째, 공급망 협력은 단순 이전이 아니라 공동 설계 방식으로 진화해야 한다. 생산은 베트남, 기술은 한국이라는 낡은 분업 구도를 넘어 연구개발·부품조달·후공정·물류·판매를 함께 설계하는 공동 생태계로 가야 한다. 넷째, 사람의 길을 넓혀야 한다. 대통령이 언급했듯 약 20만명 규모의 베트남 동포사회와 10만 세대에 이르는 한·베트남 다문화가정은 양국 관계를 잇는 살아 있는 기반이다. 기업 협력의 뿌리도 결국 사람이다. 기술자, 연구자, 관리자, 유학생, 다문화 가정 자녀가 자유롭게 오가며 역량을 키울 수 있어야 경제도 길게 간다. 한·베트남 협력은 단순히 “우리 기업이 많이 진출하자”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제는 양국 기업이 함께 크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베트남은 값싼 생산기지가 아니라 함께 산업을 고도화할 파트너이고 한국은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기술·품질·운영 역량을 공유할 동반자여야 한다. 그래야 반도체와 전자, 배터리와 자동차, 전력과 철도, 원전과 디지털 인프라까지 협력의 스펙트럼이 넓어질 수 있다. 공급망 안정도 마찬가지다. 중동 리스크, 미·중 갈등, 보호무역 강화가 겹친 지금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한·베트남 협력은 단순한 교역 확대가 아니라 불확실성의 시대를 버티는 공동 생존 전략이 되어야 한다. 베트남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한국은 깊은 산업 경험을 갖고 있다. 한쪽은 역동성을, 다른 한쪽은 축적된 기술과 제도 경험을 가졌다. 이 두 힘이 맞물리면 시너지는 크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저절로 현실이 되지 않는다. 정부가 앞에서 길을 터주고 제도를 정비하고 기업이 현장에서 과감히 뛰도록 만들어야 한다. 정상회담의 진짜 성패는 공동성명 문구의 화려함이 아니라 1년 뒤 3년 뒤 양국 기업이 얼마나 더 빠르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게 되었느냐로 판가름 날 것이다. 외교는 결국 경제를 살리는 쪽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한·베트남 관계가 참으로 특별하다면 그 특별함은 말이 아니라 제도로 증명되어야 한다. 이제 양국 정부는 기업이 규제에 묶여 뛰지 못하는 낡은 질서를 넘어 서로의 산업과 기술과 사람이 자유롭게 오가는 상생의 새 틀을 짜야 한다. 원전도, 공급망도, 인프라도, 미래산업도 그 틀 위에서만 제대로 자란다. 양국 기업이 규제 없이 펄펄 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 그것이 이번 정상회담이 남겨야 할 가장 현실적이고도 가장 큰 성과다.
2026-04-22 16: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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