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체결 등을 요구하며 휴업에 들어간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조합원들이 9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앞에서 불공정거래 철폐 촉구 총력 투쟁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수도권 레미콘 운송거부 사태가 다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1차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뒤 운송 중단이 일주일 넘게 이어진 가운데 2차 합의안 투표 결과에 따라 수도권 건설현장의 공정 정상화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는 이날 수도권 조합원을 대상으로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전운련은 전날 오후 2시부터 수도권 레미콘 제조사들과 협상을 벌여 운반비 인상안을 담은 새 합의안을 마련했다.
2차 합의안의 핵심은 운반비를 회전당 4200원 올리는 내용이다. 인상 폭은 지난 10일 부결된 1차 잠정합의안과 같지만 적용 기간을 기존 1년에서 8개월로 줄인 점이 달라졌다. 적용 기간은 다음 달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로 전해졌다.
앞서 1차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당시에도 운송단가를 기존 회당 7만5800원에서 8만원으로 4200원 인상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투표 참여 조합원 7222명 가운데 4931명이 반대했다. 반대율은 68.3%였다.
운송거부는 지난 8일부터 시작됐다. 레미콘은 생산 후 장시간 보관이 어려운 자재 특성상 운송이 멈추면 공장 출하와 현장 타설이 함께 중단된다. 골조 공정이 멈추면 후속 공정도 연쇄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어 건설현장에는 즉각적인 타격이 발생한다.
피해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대형 건설사 25개사의 117개 현장에서 약 16만㎥ 규모의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중단됐다. 수도권 아파트 공사 현장뿐 아니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형 산업시설 공사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표가 가결되면 레미콘 출하와 운송은 정상화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타설 작업을 미뤄온 주택사업장과 산업시설 현장도 순차적으로 공정을 재개할 수 있다. 다만 이미 지연된 공정을 만회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현장별 일정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대로 2차 합의안까지 부결될 경우 사태는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이 경우 건설사와 레미콘 제조사의 손실은 물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후속 공정 대기 비용, 비레미콘 공정 근로자 휴업수당 문제까지 번질 수 있다.
건설업계는 이번 사태가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수도권 현장 전체의 공급망 리스크를 드러낸 사례라고 보고 있다. 레미콘 운송이 특정 시점에 멈추면 대체 수단이 제한적인 만큼 대형 국책사업과 반도체 등 핵심 산업 현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이날 조합원 투표 결과다. 합의안이 통과되면 공사 차질은 일단 진정될 수 있지만, 부결될 경우 수도권 건설현장의 셧다운 우려는 더 커질 수 있다. 레미콘 운송단가 협상이 반복적으로 공사 중단 위험으로 이어지는 만큼 운송비 조정 방식과 공급 안정 대책을 함께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