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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두 줄을 한 줄로"…GTX 삼성역 사태에 흔들린 현대건설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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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철근 두 줄을 한 줄로"…GTX 삼성역 사태에 흔들린 현대건설 신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석진 기자
2026-05-20 15:38:14

이한우 대표 국회서 "변명의 여지 없다" 사과

현대건설 계동사옥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계동사옥. [사진=현대건설]


[경제일보] 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가 단순 현장 사고를 넘어 국내 대표 건설사의 품질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이사가 국회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직접 사과하면서 이번 사태는 개별 현장 문제가 아니라 회사 차원의 관리 실패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현대건설을 향한 질타가 집중됐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현대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느냐”고 지적했고 이 대표는 “저희가 잘못했다”고 답했다. 통상 대형 건설사 최고경영자가 국회에서 직접 책임을 인정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에서 업계도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문제가 발생한 곳은 서울 강남 영동대로 지하에 조성 중인 GTX-A 삼성역 복합환승센터다. 이 사업은 GTX와 도시철도, 버스 환승시설 등을 연결하는 초대형 국책사업으로 서울 도심 지하 교통망의 핵심으로 꼽힌다. 특히 대심도 지하 공간 공사인 만큼 일반 건축물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구조 안전성과 시공 정밀성이 요구되는 현장이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삼성역 승강장 기둥 일부에서 설계도면상 두 줄로 배치돼야 할 주철근이 한 줄만 시공된 사실이 확인됐다. 전체 기둥 80개 가운데 상당수가 설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자체 품질점검 과정에서 이를 발견했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발견 시점보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가 더 본질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가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보는 이유는 철근 배근 공정 자체가 현장 내에서 가장 기본적인 검증 절차를 거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철근 배치는 콘크리트 타설 이전에 시공사 자체 검측과 감리 검측, 사진 기록, 품질관리 승인 등을 반복적으로 확인한다. 그럼에도 핵심 구조부에서 철근 절반이 빠진 채 공정이 진행됐다는 것은 단순 실수가 아니라 여러 단계의 관리 체계가 동시에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현대건설이라는 이름이 주는 상징성이 적지 않다. 현대건설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최상위권 건설사로 원전과 초고층 빌딩, 해외 플랜트, 대형 철도사업 등을 수행해온 대표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중소 건설사 현장에서 발생했어도 충격적인 사안인데 현대건설 현장에서 나왔다는 점이 시장에 더 큰 불안을 주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현대건설 내부 관리 체계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대형 건설현장 상당수는 전문 하도급업체와 재하도급 중심으로 공정이 세분화돼 운영된다. 이 과정에서 설계 해석과 시공 책임이 분산되고 현장 숙련 인력 부족 문제가 겹치면서 원도급사의 직접 통제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결국 원가 절감과 공기 단축 중심의 현장 운영 방식이 품질관리 공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사태 이후 구조 보강과 안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기둥 외부를 철판으로 감싸는 강판 보강 공법 등을 통해 설계 기준 이상의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설명이다. 추가 비용 역시 전액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현재로서는 전면 철거·재시공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시민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2023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무량판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 이후 국민적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핵심 공공 인프라 현장에서 철근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GTX는 수도권 교통 혁신의 상징 사업으로 불려온 만큼 국민들이 체감하는 충격도 훨씬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태는 결국 현대건설의 브랜드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형 건설사의 경쟁력은 단순 시공 실적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현대건설이면 안전할 것”이라는 시장의 신뢰가 핵심 자산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는 그 신뢰의 가장 근본적인 부분을 흔들었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현대건설이 단순 현장 보강 수준을 넘어 품질관리 체계 전반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원도급사의 직접 검측 확대와 감리 독립성 강화, 디지털 철근 검측 시스템 도입, 하도급 관리 방식 개선 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GTX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는 단순한 시공 오류 사건으로 끝나기 어려워 보인다. 대한민국 대표 건설사가 국가 핵심 인프라 현장에서 가장 기본적인 철근 배근 문제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건설산업 전반의 신뢰 문제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이번 사태를 어떤 방식으로 수습하고 품질관리 체계를 어떻게 바꿔낼지가 향후 국내 건설업계 전체의 기준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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