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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UDC', 8년 만에 멈춘다…"다음 도약 위한 재정비"
[경제일보] 두나무가 국내 대표 블록체인 행사인 ‘업비트 D 컨퍼런스(UDC)’를 올해 개최하지 않는다. 2018년 시작 이후 매년 이어온 행사를 8년 만에 한 차례 쉬어가기로 한 것이다. 행사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UDC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부터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1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올해 하반기 UDC를 개최하지 않고, 오는 9월 열리는 ‘KBW 2026 with Upbit’와 개막 행사인 ‘업비트 인스티튜셔널 서밋(UIS)’에 역량을 집중한다. 올해 KBW(코리아 블록체인 위크)는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다. 두나무는 KBW의 최상위 후원사인 프레젠팅 파트너로 참여하며, 첫날 기관 투자자와 금융권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UIS를 개최한다. 이후 이틀간 메인 콘퍼런스가 이어진다. UIS는 일반 대중보다는 기관과 금융시장에 초점을 맞춘 행사다. 디지털자산 수탁과 결제 인프라,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 등 기관 시장과 연결된 의제를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UDC 대신 기관 중심의 논의에 무게를 두는 것은 디지털자산 시장의 관심사가 기술과 투자자 커뮤니티를 넘어 금융 인프라와 제도권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UDC는 두나무가 블록체인 생태계 확대를 위해 2018년 시작한 행사다. 초기에는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라는 이름처럼 개발자와 기술 중심의 행사였다. 변화의 계기는 2023년 리브랜딩이었다. 두나무는 당시 UDC의 ‘D’를 개발자(Developer)에 한정하지 않고 디지털자산(Digital Asset), 탈중앙화(Decentralized)까지 확장했다. 기술뿐 아니라 정책·금융·경제·문화 등 블록체인 산업 전반을 다루는 종합 콘퍼런스로 행사 성격을 넓혔다. 개발자 중심의 기술 행사로 출발한 UDC가 디지털자산과 금융, 정책, 문화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참석자와 콘텐츠의 범위도 넓어졌다. 행사 규모가 커질수록 개발자와 업계 실무자, 투자자, 정책 관계자 등 서로 다른 수요를 하나의 행사에 담아내야 하는 과제가 생긴 것이다. 실제 UDC 2025는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으로’를 주제로 금융·정책·기술·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다뤘다. 59명의 연사가 참여했고 1200명 이상의 참관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누적 기준으로는 2만6800여명의 참가자와 1420개 기업이 UDC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나무가 올해 UDC를 쉬어가는 배경에는 이런 행사 자체의 방향성을 다시 설정하려는 고민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UDC가 성장하면서 당초 개발자 중심이라는 색채가 옅어졌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하나의 행사에서 충족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나무의 사업 환경도 과거와 달라졌다. 2025년 두나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55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693억원으로 26.7% 줄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디지털자산 거래량 감소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UDC 중단을 실적 악화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단순 해석하기는 어렵다. 두나무는 이번 휴식기를 ‘다음 단계의 도약을 위한 재정비’로 설명하고 있다. 행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형태와 주제로 다시 선보일지 고민하는 시간에 가깝다는 의미다. 오히려 올해 두나무가 선택한 행보를 보면 방향성의 변화가 읽힌다. UDC가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의 담론을 다루는 종합 행사였다면, KBW와 UIS에서는 글로벌 기관과 금융시장에 초점을 맞춘다. 업비트는 올해 KBW에 처음으로 최상위 파트너로 참여하고 기관 중심의 UIS도 맡는다. 이는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이 거래소와 투자자 중심의 초기 시장에서 금융기관과 자본시장, 글로벌 기관투자자 중심의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과도 연결된다. 두나무 역시 행사 전략을 통해 시장의 무게중심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UDC는 2018년부터 8년 동안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과 함께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해왔다”며 “다음 단계의 도약을 위해 2026년 한 해 재정비 시간을 갖게 됐으며 재정비 후 더욱 의미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UDC의 빈자리는 단순한 행사 공백이라기보다 두나무가 블록체인 산업의 변화 속에서 ‘어떤 행사를 만들어야 하는가’를 다시 묻는 시간으로 볼 수 있다. 내년 이후 UDC가 개발자 중심 행사로 돌아갈지, 기관·금융·정책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형태로 재편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2026-08-19 18: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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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89조4924억원…매출 171조원 '역대 최대'
[경제일보]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사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전사 실적을 이끌었지만 완제품(DX) 부문은 부품 원가 상승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9조492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13.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1조4995억원으로 130% 늘었고, 순이익은 71조6245억원으로 1299.9%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며 3분기 연속 최고 실적을 이어갔다. 실적 개선은 반도체 사업이 이끌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127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부가 메모리 판매 증가가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부품 원가 상승 영향으로 매출 48조원을 기록했지만 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하만은 매출 4조6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했고, 디스플레이는 매출 7조5000억원, 영업이익 7000억원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AI 중심의 반도체 수요가 이어지면서 전사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DS 부문은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DX 부문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부품 비용 상승 등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사업 경쟁력 강화와 체질 개선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0시 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사업부별 실적 배경과 하반기 사업 전략을 설명한다. 시장에서는 HBM 공급 확대와 주요 고객사 대응 현황, AI 메모리 시장 전망,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 시설투자(CAPEX) 계획, 하반기 메모리 업황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2026-07-30 09: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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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도 여행 수요 '굳건'…크리테오, 똑똑해진 여행 소비가 뜬다
[경제일보] 고물가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도 국내 소비자들의 여행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무작정 지갑을 열기보다는 가격과 혜택을 꼼꼼히 비교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여행 계획을 세우는 등 보다 신중한 소비 행태가 두드러지고 있다. 여행을 포기하기보다 여행 시기와 목적지, 예약 방식을 조정하는 '스마트 여행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글로벌 커머스 인텔리전스 플랫폼 크리테오는 한국을 포함한 6개국 6300여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와 자체 커머스 데이터를 담은 '2026 글로벌 여행 소비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여행 시장은 지난해 여름 성수기부터 10월까지 여행 수요가 지속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여름 성수기부터 추석 연휴까지 여행 관련 소비 지수는 일반 리테일 소비보다 최대 30 포인트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국내 시장의 계절별 추이에서도 여행과 리테일 지출 간 평균 격차는 약 13.9 포인트로 집계됐다. 실제 예약 지표에서도 여행 수요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온라인 여행사(OTA) 트래픽은 전년 대비 4% 증가했고 예약 건수도 1% 늘었다. 반면 평균 예약 금액은 10% 감소했고 OTA 매출 역시 9% 줄었다. 여행을 떠나는 소비자는 늘었지만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응답자의 42%는 여행 및 체험 상품을 예약하기 전에 정보를 조사하고 비교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즐긴다고 답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저렴한 상품을 찾는 것을 넘어 가격과 혜택, 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매를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여행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여행 자체를 포기하기보다는 소비 방식을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X세대의 79%, 밀레니얼 세대(Y세대)의 82%, Z세대의 83%는 여행이 '어느 정도 중요하다' 또는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여행 비용 상승이 여행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비율은 X세대 89%, Y세대 90%, Z세대 90%에 달했다. 특히 Z세대의 경우 58%가 여행 비용 상승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답해 가장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 국내 소비자들이 여행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는 비수기 여행이 4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얼리버드 예약 37%, 비교적 저렴한 여행지 선택 37%, 가까운 목적지 선택 36%, 3개 이상의 여행 플랫폼 비교 35% 순으로 조사됐다. 여행 서비스 선택 과정에서는 가격뿐 아니라 신뢰성과 유연성도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최종 예약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좋은 리뷰와 후기 72%였으며, 특가 및 프로모션 43%, 간편한 환불 42%, 무료 취소 38%가 뒤를 이었다. 가격 경쟁력과 함께 환불 정책과 후기 등 실질적인 혜택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여행 계획 수립도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47%는 전체 여행 일정 계획 과정에서 AI 활용이 유용하다고 답해 글로벌 평균인 30%를 크게 웃돌았다. 국내 소비자들은 맛집 및 다이닝 추천 44%에 가장 많이 AI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액티비티 및 관광 정보 탐색 43%, 숙소 추천 40%, 목적지 추천 38% 등이 뒤를 이었다. 항공권 검색 단계에서도 응답자의 24%가 AI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AI가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개인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취향과 예산에 맞는 여행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여행 플랫폼 역시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여행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 과정이 복잡해지면서 단순한 가격 경쟁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러 플랫폼을 비교하며 리뷰와 환불 정책, 프로모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만큼 여행 기업들도 개인화된 서비스와 명확한 가격 정보 제공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테오는 앞으로 여행 소비자들이 예약 전 다양한 선택지를 비교하는 경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여행 기업들은 크로스 채널과 풀퍼널 전략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AI를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도윤 크리테오 코리아 대표는 "물가 상승과 글로벌 정세 불안에도 불구하고 한국 여행객들은 여행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여행객들이 예약 전 여러 선택지를 비교 분석하는 만큼 모든 접점에서 명확한 가격 정보와 우수한 리뷰, 차별화된 경쟁력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6-07-15 17: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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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전기사업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전력 DNA, 조연에서 주연되다
[경제일보]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망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HD현대일렉트릭이 전력 인프라 시장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때 조선업 경기 침체와 함께 그룹 내 비주력 사업으로 평가 받던 중전기 사업이 AI 시대 핵심 산업으로 재조명되면서 HD현대일렉트릭의 경영 DNA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는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뿌리는 1977년 현대중공업 중전기 사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조선·건설·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국가 산업화 과정에서 발전 설비와 송배전 인프라 중요성에 주목했다. 산업화를 위해 공장, 항만, 발전소 뿐만 아니라 이를 연결하는 전력 망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현대중공업은 발전기와 변압기, 차단기 등 중전기 사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출발점 역시 단순 제조업이 아닌 국가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전력 인프라 사업에 있었다. 당시 국내 산업계는 중화학 공업 육성 정책과 맞물려 전력 설비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플랜트 사업 확대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전·송배전 설비 사업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조선업 침체 속 존재감 약화…그룹 내 '조연' 머물러 하지만 전력 사업이 항상 주목 받았던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이후 현대중공업의 핵심 사업은 조선과 해양 플랜트였다. 중전기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지만 그룹 성장을 이끄는 주력 사업으로 평가 받지는 못했다. 특히 2014년 이후 국제 유가 하락과 조선업 침체가 이어지면서 전력 사업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플랜트 투자 감소와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중전기 시장 성장세도 둔화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에서 인적 분할 돼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지만 초기에는 시장 기대가 크지 않았다. 조선업 사이클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고 중전기 산업 역시 전통 제조업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당시 전력 기기 업체들은 시장에서 '안정적이지만 성장성은 제한적인 산업'으로 평가 받았다. 국가 기간 망 유지에 필수적인 사업이라는 점에서 꾸준한 수요는 확보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이끄는 주도 업종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시대가 바꾼 전력 산업 위상 반전 계기는 AI였다.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AWS),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초대형 데이터 센터 구축 경쟁에 나서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AI 서버는 일반 데이터 센터 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데다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공급 능력이 필수적이다. 실제 미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 센터 건설이 잇따르면서 전력 부족 문제가 새로운 산업 과제로 떠올랐다. 데이터 센터를 짓더라도 전력 망 연결이 지연돼 가동 시점을 늦추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AI 산업 성장의 병목이 반도체 부족에서 전력 부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데이터 센터와 산업 현장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송배전 설비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반도체 뿐만 아니라 변압기와 차단기, 전력망 등 전력 인프라 수요 역시 동시에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AI가 바꾼 운명…HD현대일렉트릭 실적 급반등 HD현대일렉트릭은 이러한 변화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았다. 회사의 핵심 사업은 초고압 변압기와 고압 차단기 등 전력 기기 부문이다. 특히 초고압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도록 고전압으로 변환하는 핵심 설비로 AI 데이터 센터 확대와 전력 망 증설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치로 꼽힌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 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초고압 변압기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 센터를 짓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송배전 인프라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실적도 가파르게 개선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365억원, 영업이익 258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4.9%로 고수익성을 이어갔다. 1분기에만 17억9700만 달러 규모 신규 수주를 확보해 연간 수주 목표의 42.6%를 채웠고 전체 수주 잔고는 78억8800만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7.2% 늘었다. 북미 전력 망 교체와 AI 데이터 센터 확산에 힘입어 향후 실적 가시성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에서 유럽까지…변압기 슈퍼사이클 올라타다 HD현대일렉트릭은 호황기에 안주하지 않고 생산 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울산 공장과 미국 앨라배마 법인을 중심으로 변압기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북미 생산 법인에서는 약 2억 달러를 투자해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독일 법인을 설립하고 데이터 센터와 친환경 전력 기기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탄소 중립 정책과 재생 에너지 확대에 맞춰 친환경 전력 기기 수요가 늘어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차단기에 사용되던 육불화황(SF6)은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꼽히는 만큼 유럽에서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고압 차단기(SF6-Free)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 ESS 법인을 설립하고 배전·전력관리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초고압 변압기 중심의 성장에 더해 배전 기기와 ESS, 친환경 전력 기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주영의 전력 DNA, AI 시대 성장동력으로 진화 업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의 현재 호황이 단순 경기 사이클보다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AI 데이터 센터 확산과 전력망 현대화, 신재생 에너지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력 인프라 수요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 변동성, AI 투자 사이클 둔화 가능성 등은 향후 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특히 현재 HD현대일렉트릭 실적 상당 부분이 북미 시장에 집중돼 있는 만큼 미국 전력 투자 정책 변화와 데이터 센터 투자 속도에 대한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기존 사업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해온 전력 인프라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대 변화에 올라탄 대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전력 인프라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기술력과 생산 능력, 납기 경쟁력을 균형 있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회사는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글로벌 고객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2026-06-23 17: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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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중국 이후'를 묻다…성장 공식 다시 쓰는 K-뷰티
[경제일보] 국내 뷰티·생활용품 산업이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했다. 소비 둔화와 중국 시장 의존도 축소, 온라인 중심 유통 재편이 맞물리면서 기존 성장 공식을 따르던 기업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LG생활건강은 ‘포트폴리오 재편’과 ‘글로벌 전략 수정’, ‘디지털 전환’을 축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47년 창립 이후 생활용품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LG생활건강은 2000년대 이후 화장품 사업을 중심으로 고속 성장을 이뤄왔다. 특히 ‘후(Whoo)’ 등 럭셔리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국내 대표 K-뷰티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프리미엄 전략과 면세 채널 확대를 기반으로 한 성장 모델은 한동안 업계의 모범 사례로 평가됐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시장 환경은 급변했다. 중국 소비 둔화와 현지 브랜드의 부상, 면세점 채널 의존도 축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기존 성장 동력은 빠르게 약화됐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소비 심리 위축까지 더해지며 실적 변동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중국 의존도 축소…글로벌 전략 재정립 LG생활건강은 과거 중국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시장 다변화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북미,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 사업 축을 분산하며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더마코스메틱 및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으며 일본과 동남아에서는 현지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제품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장 확장이 아니라 ‘중국 중심 구조’에서 ‘글로벌 균형 구조’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럭셔리 중심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과거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은 럭셔리 브랜드 중심 구조였다. 높은 마진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을 이끌었지만 경기 변동과 소비 심리에 민감하다는 한계도 동시에 드러났다. 이에 따라 회사는 중가 및 더마 브랜드 비중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기능성 제품과 실용적 소비를 겨냥한 라인업 강화는 최근 뷰티 시장의 ‘가성비 소비’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 역시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 사업 구조의 균형을 맞추는 축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는 화장품 의존도를 완화하고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면세·오프라인 중심에서 디지털로 유통 구조 역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 면세점과 백화점 중심의 판매 채널은 팬데믹 이후 급격히 축소됐고 온라인 플랫폼과 모바일 중심 소비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 LG생활건강은 이에 대응해 자사몰 강화와 함께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SNS 기반 마케팅, 인플루언서 협업 등 디지털 채널 활용도 역시 높이고 있다. 데이터 기반 소비자 분석과 맞춤형 마케팅 역량 강화도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이는 단순히 판매 채널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기업 운영 방식 자체가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의 전환 최근 LG생활건강의 전략 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수익성 중심 경영’이다. 과거 고속 성장 국면에서는 매출 확대가 핵심 지표였다면 현재는 비용 효율화와 수익 구조 개선이 우선순위로 자리 잡았다. 마케팅 비용 구조 조정, 브랜드 효율화, 재고 관리 강화 등 전반적인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외형 성장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로의 재편 LG생활건강은 한때 중국과 면세 채널을 중심으로 한 ‘고성장 모델’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존 전략의 한계가 드러났고 현재는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다변화,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디지털 전환, 수익성 중심 경영은 향후 성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빠른 성장의 시대가 끝난 이후 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버티고 얼마나 유연하게 변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LG생활건강이 이러한 전환기에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성장 궤도를 만들어갈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26-06-10 15: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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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뜨거운 질주, 변동성을 더욱 경계해야 한다
[경제일보] 한국 증시가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상징하던 저평가 시장은 이제 글로벌 투자은행과 국제 금융 언론이 주목하는 가장 뜨거운 시장 가운데 하나가 됐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한국 증시의 상승 속도가 1990년대 말 닷컴버블 시기의 미국 나스닥 상승률마저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 코스피는 지난해 초 2400선에서 올해 7200선을 돌파하며 18개월 만에 세 배 이상 급등했다. 이는 미국 나스닥이 닷컴버블 당시 같은 수준까지 상승하는 데 걸렸던 시간보다도 더 빠른 속도다. 이번 랠리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있다. 인공지능(AI) 혁명과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폭증이 두 기업의 실적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130% 안팎 상승했고, SK하이닉스는 170% 가까이 급등했다. 두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은 이미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 경제 역사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장면이다. 그러나 시장이 뜨거워질수록 냉정함은 더욱 중요하다. FT가 지적했듯이 이번 랠리는 과거 닷컴버블과는 분명 다른 측면이 있다. 당시 미국 나스닥은 실적보다 미래 기대감과 밸류에이션 확대에 의해 움직였다. 반면 현재 한국 반도체 랠리는 실제 이익 증가가 동반되고 있다.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이 메모리 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씨티그룹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코스피 목표치를 계속 상향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과거 메모리 산업이 단순 경기순환 산업이었다면, 이제는 AI라는 거대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장기 성장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시장의 균형이다. 현재 한국 증시의 상승은 지나치게 소수 종목에 집중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상당수 종목은 여전히 부진하다. 중소형 가치주들은 시장 유동성에서 소외되고 있고, 체감 경기 역시 증시의 뜨거운 열기와는 큰 괴리가 있다. 즉 지금의 코스피는 ‘한국 경제 전체의 동반 상승’이라기보다 ‘AI 반도체 중심의 초집중 랠리’에 가깝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시장은 언제나 낙관 속에서 과열되고, 과열 속에서 위험을 잊는다. 특히 한국 시장은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구조다. 이번 상승장 역시 이른바 ‘개미군단’의 귀환이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한동안 미국 증시로 향했던 자금이 다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몰리고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빚투’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광풍이 불던 시절에도 사람들은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이 끝없이 오를 것이라는 믿음 속에 무리한 대출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시장은 극단적 변동성을 경험했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주가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반영하지만, 시장은 언제나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AI 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분명 존재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조정과 변동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한국 시장은 구조적으로 외국인 자금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외국인은 상승장에서는 강력한 추진력이 되지만, 위험 회피 국면에서는 가장 먼저 빠져나가는 자금이기도 하다. 미국 금리 정책,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갈등, 대만해협 리스크, 중동 정세 같은 외부 변수는 언제든 한국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지금처럼 특정 섹터와 특정 종목에 자금이 과도하게 집중된 시장에서는 작은 충격도 훨씬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시장이 점점 ‘투자’보다 ‘추격’의 심리로 움직일 가능성이다. 실적과 산업 변화에 대한 냉정한 분석보다는 “지금 안 사면 뒤처진다”는 조급함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위험 신호가 나타난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대출까지 동원해 특정 종목에 몰릴 경우 시장의 건강성은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의 상승장을 단순 거품으로만 볼 수도 없다. 현재 한국 증시는 여전히 미국 시장 대비 밸류에이션이 낮다. FT가 인용한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대 수준으로, 미국 S&P50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상장사의 절반 가까이가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이다. 이는 한국 시장이 아직도 구조적 저평가 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한국 증시가 진정한 선진 자본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질주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중소형주와 가치주, 바이오와 로봇, 방산과 조선,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산업까지 시장 전반의 체질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저PBR 기업 가치 제고 정책 역시 그런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자본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시장 전체의 체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냉정한 균형감각이다. AI 혁명은 분명 거대한 산업 전환의 시대를 열고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그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시장의 열광은 언제나 그림자를 동반한다. 투자자는 낙관 속에서도 위험을 계산해야 하고, 정부는 상승장 속에서도 시스템 리스크를 점검해야 하며, 기업은 주가 상승에 취하기보다 미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세계는 지금 한국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 뜨거운 상승이 대한민국 산업 혁신의 서막이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극단적 변동성으로 기록될지는 지금부터의 선택에 달려있다.
2026-05-23 18:3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