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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투자 압박에 끌려갈 것인가, 국민 돈 지킬 협상력은 있는가
[경제일보] 한미 통상협상이 결국 ‘대미 투자 청구서’로 돌아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 계획을 직접 공개하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텍사스 가스발전소, 미국 내 원전 건설 등을 거론했다. 이 가운데 알래스카 LNG에는 50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미국 측이 설명했다. 지난해 한미 통상 합의에서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고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관세를 낮추기 위해 투자하기로 했다는 것과 특정 사업에 국민 돈을 쏟아붓기로 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적 통상정책은 이미 동맹과 경제를 하나의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 미국이 자국 산업과 일자리, 에너지 안보를 위해 한국의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미국 정부의 국익 관점에서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첫 번째 책무는 미국의 국익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과 미래를 지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정부의 협상력이다. 지난 수개월간 협상을 벌였지만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대규모 투자계획을 먼저 발표하고, 정작 한국 정부는 일부 사업을 ‘추후 검토’ 대상으로 설명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미국은 이미 성과를 발표하는데 한국은 뒤늦게 사업의 조건과 상업성을 따지는 모양새다. 이것이 과연 치밀한 협상 전략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알래스카 LNG는 단순한 투자사업이 아니다. 약 1300㎞에 달하는 파이프라인과 액화시설 등을 건설해야 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총사업비가 445억~545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비용 초과와 사업 지연, 장기적인 LNG 가격 경쟁력 등에 대한 의문도 제기돼 왔다. 현재까지 확보된 장기 구매 의향 가운데 상당 부분이 구속력이 없는 데다 추가 물량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 사업이라면 답은 간단하다. 경제성이 있으면 투자하고, 경제성이 없으면 하지 않는 것이다. 동맹이라는 이유로 경제성 검토의 잣대를 낮춰서는 안 된다. 더욱이 정부가 직접 돈을 넣거나 공기업이 투자하고 정책금융이 뒤를 받친다면 위험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온다. 사업이 성공하면 수익을 누릴 수 있지만 실패하면 손실은 정부 재정과 공공기관의 부실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납세자의 부담이 된다. 수십조 원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지부터 국민에게 답해야 한다. 미국이 원하는 사업과 한국에 필요한 사업은 다를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알래스카 천연가스 개발이 에너지 생산과 수출 확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전략적 가치가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투자를 미국의 에너지 인프라와 에너지 지배력 확대의 성과로 강조했다. 그렇다면 한국이 그 사업에 참여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권리와 수익, 공급권, 가격 경쟁력, 위험 분담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 미국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동안 한국은 투자원금과 위험만 떠안는 구조라면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정부가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은 ‘약속 이행’이라는 명분에 매몰되는 것이다. 이미 3500억 달러라는 거대한 투자 틀이 합의됐다고 해서 세부 사업까지 자동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정부도 알래스카 LNG와 원전 사업에 대해서는 상업적 타당성을 검토한 뒤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가 진짜 협상이다. 정부는 미국에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첫째, 사업별 투자수익률과 현금흐름을 공개하라. 둘째, 건설비 상승과 공기 지연, LNG 가격 하락 등 최악의 상황에 대한 위험분담 장치를 마련하라. 셋째, 한국 기업의 지분과 경영권, 장기 LNG 구매권 등 실질적인 반대급부를 확보하라. 넷째, 손실 발생 시 미국 측도 일정 부분 위험을 부담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돈은 한국이 내고 결정권과 이익은 미국이 갖는 거래라면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 국부 이전이다. 대미 투자를 무조건 반대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미국 시장은 한국 기업에 중요한 전략적 시장이고, 원전·조선·반도체·AI·배터리 등 양국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문제는 ‘얼마를 투자했느냐’가 아니라 누구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가고 누가 위험을 부담하느냐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제 협상 성과를 포장하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투자 규모가 아니라 손실을 막을 안전장치다. 수십조 원의 국민 자산을 걸고 벌이는 협상이라면 국회와 국민에 대한 투명한 설명과 검증도 필수다. 한미동맹은 반드시 굳건해야 한다. 그러나 동맹은 굴종이 아니다. 관세 인하도 국익이고, 투자도 국익을 위해 하는 것이다. 미국의 압박이 거셀수록 한국 정부는 더 냉정하고 치밀해야 한다. 지금 정부가 보여줘야 할 것은 미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예스’가 아니다. 국익에 맞으면 투자하고, 수익성이 없으면 멈추며, 위험이 과도하면 조건을 다시 협상하는 당당한 ‘노’의 능력이다. 협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상대의 압박이 아니다. 압박을 이겨낼 전략도 없이 서둘러 합의부터 하고 보는 무능한 협상이다. 국민의 세금과 미래 세대의 부담이 걸린 만큼 정부는 이제 숫자가 아니라 원칙으로 협상해야 한다. 알래스카 LNG가 그 시험대다.
2026-10-01 10: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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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넉 달 앞인데…"세율보다 계산법부터 다시 짜야"
[경제일보]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넉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20년에 만들어진 현행 과세 틀을 시장 현실에 맞게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거래소의 과세자료 제출 체계와 해외 거래정보 교환망은 구축되고 있지만, 스테이킹과 렌딩, 유동성 공급(LP)처럼 거래 방식이 복잡해지면서 ‘무엇을 어떤 소득으로 볼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한국조세법학회와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과세 자체보다 납세자가 실제로 소득을 계산하고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된다. 연간 손익을 합산한 뒤 250만원을 공제하고 초과분에 20%를 과세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실질 세율은 22%다. 2027년 발생한 소득의 첫 신고는 2028년 5월이다. 문제는 법이 규정한 ‘양도·대여’만으로 현재 시장의 거래 유형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박종수 한국조세법학회장(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채굴과 스테이킹, 렌딩, 예치, LP, 에어드롭, 하드포크 등 거래마다 경제적 성격을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매·교환은 양도소득, 사업적으로 하는 채굴은 사업소득, 대여에 따른 보상은 이자소득 등으로 구분하고 복합 거래는 내부 요소를 나눠 과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하나의 신고체계로 묶는 가칭 ‘가상자산투자소득세’도 대안으로 제안했다. 김갑순 동국대 교수도 가상자산 거래가 반복적인 투자·자본이득 성격을 갖는데도 전통적인 무형자산과 같은 기타소득 체계에 넣은 것이 구조적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 거래소 옮기면 ‘매입가격’도 따라갈 수 있나 실제 신고 단계에서는 취득가액이 더 큰 문제다. 국세청은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거주자별 ‘총평균법’으로 계산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2027년 이전 보유분은 2026년 12월31일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가운데 높은 금액을 인정한다. 실제 취득가액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양도가액의 최대 50% 범위에서 필요경비를 인정하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국세청 안내에도 ‘취득가액 확인이 곤란한 경우’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과 인정 비율은 대통령령에 위임돼 있다고 명시돼 있다. 더 복잡한 경우는 거래소를 옮겼을 때다. A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산 뒤 개인지갑을 거쳐 B거래소로 이동하면 B거래소는 해당 비트코인의 원래 매입가격을 알기 어렵다. 김경하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거래소 간 가상자산을 이전할 때 수량뿐 아니라 취득 시기와 가격, 수수료 등을 함께 넘길 수 있는 ‘취득가액 정보 이전 명세서’를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국내 과세자료 체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 세무일정을 보면 가상자산사업자들은 현재도 분기마다 가상자산 거래명세서를 제출하고 있다. 올해도 1~3월, 4~6월 거래자료가 각각 국세청에 제출됐다. 문제는 개별 거래소가 가진 정보가 다른 거래소·개인지갑의 원가정보까지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 CARF 시작돼도 개인지갑 사각지대 남는다 해외 거래도 변수다. 한국은 OECD의 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참여해 2027년부터 국가 간 정보교환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은 2024년 CARF 다자간 협정에 서명했으며 일본·독일·프랑스 등과 함께 2027년 첫 교환 대상국에 포함돼 있다. CARF가 시행되면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를 이용한 거래에 대한 세원 포착 능력은 지금보다 높아진다. 그러나 모든 국가가 같은 시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며, 사업자를 거치지 않는 개인지갑 간 이동이나 탈중앙화 서비스의 거래 이력을 국내 취득가액과 완벽하게 연결해주는 제도도 아니다. 토론회에서 나온 문제 제기가 일회성도 아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공개한 정책연구용역 보고서 ‘가상자산 과세상 쟁점 및 개선방안 연구’ 역시 거래유형별 과세와 과세표준·세액 산정 문제를 별도 장으로 다루며 현행 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검토했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당은 현재까지 내년 1월 예정대로 과세한다는 입장이다. 국세청도 시행에 필요한 고시와 신고체계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야당에서는 추가 유예 또는 과세 폐지까지 거론하고 있어 정기국회 세법 논의 과정에서 다시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태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가상자산 과세 제도가 마련된 2020년 당시의 소득분류 체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제도·경제적 환경 변화를 고려해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금을 걷을 수 있느냐와 제대로 걷을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국내 거래자료와 국제 정보교환망이 갖춰져도 거래 성격에 따른 소득 분류와 취득가액 승계, 손실 처리 기준이 불명확하면 그 부담은 결국 납세자에게 돌아간다. 세 번째 유예 끝에 시작하는 과세인 만큼 이번에는 ‘시행 날짜’를 맞추는 것보다 투자자가 스스로 계산하고 신고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에 정부가 답해야 할 시점이다.
2026-09-03 17: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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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잠재 과세 가상자산 109억 달러…체이널리시스, 2027년 과세 앞두고 '86% 사각지대'
[경제일보] 오는 2027년 국내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과세당국이 거래소 밖에서 움직이는 가상자산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 발생한 잠재적 과세 대상 온체인 가상자산 활동 규모가 약 109억 달러(약 15조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국제적인 가상자산 거래정보 자동교환 체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암호화자산 보고체계(CARF)로 포착할 수 있는 온체인 활동은 전체의 1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체이널리시스가 발표한 '가상자산 세금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잠재적 과세 대상 온체인 활동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트론, BNB 스마트체인, 베이스 등 6개 주요 블록체인의 온체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총 109억 달러(약 15조원)로 집계됐다. 한국의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 규모는 분석 대상 국가 가운데 미국 1126억 달러(약 155조원), 독일 241억 달러(약 33조원), 중국 210억 달러(약 29조원) 등에 이어 11번째로 컸다. 국내 활동을 유형별로 보면 결제가 56억 달러(약 7조7000억원)로 가장 많았고 거래 이익 32억 달러(약 4조4000억원), 온체인 소득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가 뒤를 이었다. 체이널리시스가 집계한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은 각국의 실제 세율이나 공제·비과세 규정을 적용한 과세표준이 아니라 블록체인에서 관측되는 가상자산 관련 소득, 거래 이익, 결제 활동 등을 합산한 수치다. 중앙화거래소 내부에서 이뤄지는 거래와 블록체인상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일부 활동도 분석에서 제외됐다. 특히 가상자산은 국제적으로도 거래정보 확보 체계가 마련되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한 것으로 평가된다. 체이널리시스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온체인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 가운데 CARF의 적용 범위에 들어오는 활동은 약 14%에 불과하다. 나머지 86%는 DEX 거래, P2P 송금, 온체인 소득, 가상자산 결제 등으로 구성돼 CARF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CARF는 각국 과세당국이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 등을 통해 확보한 거래정보를 국가 간 자동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 기준이다. 해외 거래소 등을 이용하는 납세자의 거래정보를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블록체인에서 직접 이뤄지는 모든 활동을 자동으로 과세당국에 전달하는 체계는 아니다. 문제는 가상자산 거래가 하나의 거래소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구매한 뒤 개인지갑으로 옮기고 DEX에서 다른 가상자산으로 교환하거나 해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거래 경로가 복잡해질 수 있다. 여러 개인지갑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블록체인상 특정 주소의 거래가 실제 어느 납세자의 활동인지 연결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결국 거래소 등 사업자가 제출하는 오프체인 정보와 블록체인에 기록된 온체인 데이터를 함께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거래소가 보유한 고객확인 정보와 거래내역을 온체인 거래 흐름과 연결할 수 있다면 특정 납세자의 전체 가상자산 활동을 보다 넓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가상자산 활동이 일부 지갑에 집중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전체 지갑 주소의 28%가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의 87%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싱가포르는 20%의 주소가 89%의 활동을 차지했고, 브라질은 32%의 주소가 87%를 차지했다. 일본은 27%의 주소가 57%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분산된 모습을 보였다. 국내 가상자산 과세에서도 결국 핵심은 '거래가 기록돼 있느냐'와 '그 거래의 주체와 과세소득을 특정할 수 있느냐'를 구분하는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록체인에는 거래 흐름이 남지만 거래소 밖으로 이동한 자산의 소유자와 거래 목적, 취득가액 등을 별도로 확인해야 실제 과세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오는 2027년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과세당국이 확보해야 할 데이터의 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CARF를 통한 해외 사업자 정보와 국내 거래소 자료를 확보하는 동시에 온체인 분석 기술을 활용해 DEX와 개인지갑 등 거래소 밖 활동을 보완해야 하는 구조다. 가상자산 과세 논의 역시 단순히 세율이나 공제 기준을 정하는 단계에서 실제 과세 대상 활동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거래소와 개인지갑, 해외 플랫폼, DEX를 넘나드는 거래가 일반화될수록 기존 금융자산처럼 특정 금융기관의 거래내역만으로 납세자의 전체 활동을 확인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권준혁 체이널리시스코리아 지사장은 "오는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중요한 것은 과세 기준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실제 과세 대상이 되는 가상자산 활동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며 "CARF를 통해 확보되는 납세자 및 거래 보고 정보와 블록체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온체인 데이터를 함께 활용한다면 정보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과세 대상 활동을 보다 폭넓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8-31 17: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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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은 내년인데 제도는 아직 '진행형'…가상자산 '선과세' 논란
[경제일보]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내년 1월 시행을 앞두면서 이른바 ‘선과세·후제도’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시장의 기본적인 안전장치는 마련됐지만, 스테이킹과 에어드롭처럼 새로운 투자 방식에 대한 과세 기준이나 손실 이월공제 등 세부적인 과세체계는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산업과 투자자 보호에 대한 제도 정비가 충분히 이뤄진 뒤 과세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2027년 1월 1일 이후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된다. 연간 소득에서 필요경비를 뺀 뒤 250만원을 공제하고, 초과분에 20%의 세율을 적용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실질 세율은 22%다. 2027년 거래분에 대한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 이뤄진다. 문제는 법률에 과세의 큰 틀이 정해졌다고 해서 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득 유형까지 정리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 스테이킹·에어드롭…새로운 수익은 어떻게 과세하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테이킹이다. 이용자가 가상자산을 맡겨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에 기여하고 보상을 받는 방식인데, 이를 가상자산의 ‘대여’로 볼 것인지, 별도의 보상소득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과세 시점과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올해 가상자산 소득과세 관련 검토에서 스테이킹과 에어드롭, 해외 거래소 거래, 과세자료 확보 등을 주요 쟁점으로 지적했다. 특히 스테이킹이나 무상으로 받은 에어드롭 자산에 대해 받는 시점에 소득으로 볼지, 실제 처분할 때 과세할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봤다. 국내 제도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이용자 보호와 불공정거래 규제를 위한 장치를 갖추고 있지만, 이런 새로운 수익 유형을 세법이 세밀하게 따라가지는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역시 올해 가상자산 2단계법인 ‘디지털자산법’ 정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거래소 내부통제와 이용자 보호장치 등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 최근에도 거래소 대주주 지분 상한 등 일부 쟁점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공식 설명했다. ◆ 시장은 커졌지만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시장 여건도 과세 논란의 배경이다. 금융정보분석원과 금융감독원이 27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하반기 자료를 보면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87조2000억원으로 상반기보다 8% 줄었고, 일평균 거래규모도 5조4000억원으로 15% 감소했다. 거래가능 이용자 계정은 1113만개로 3% 늘었지만, 100만원 미만을 보유한 이용자가 826만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거래소 영업손익도 3807억원으로 상반기보다 38% 감소했다. 시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폭발적 성장’만을 전제로 세제를 설계하기도 어려운 환경이다. 특히 시장의 상당 부분이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형성된 상황에서 과세 비용과 신고 부담이 커질 경우 국내 거래소 이용자보다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을 활용하는 투자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금융위 조사에서 지난해 하반기 국내 거래소의 외부 이전 금액은 107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해외사업자나 개인지갑 등 화이트리스트 대상 이전액은 90조원으로 상반기보다 14% 증가했다. 다만 이 수치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이탈 규모를 그대로 뜻하는 것은 아니며, 거래소에서 외부로 이전된 전체 자산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 ◆ 주식은 폐지했는데 코인은 과세…형평성 논란 기본공제 250만원도 논쟁의 중심이다. 현행 제도는 같은 과세연도에 발생한 가상자산 이익과 손실은 통산할 수 있지만,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기는 결손금 이월공제는 허용하지 않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특성을 고려할 때 이월공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내 주식과의 형평성도 빠지지 않는 쟁점이다.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돼 일반 개인투자자의 국내 상장주식 장내 매매차익은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 대상이 아니다. 반면 가상자산은 250만원을 넘는 소득부터 과세된다. 자산의 법적 성격과 과세 목적이 서로 다른 만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투자자가 체감하는 과세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는 어렵다. 실제 관련 토론에서도 가상자산 과세의 핵심은 과세 자체보다 다른 금융자산과의 ‘정합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렇다고 정부가 아무런 준비 없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은 거래자료 제출 체계와 취득가액 산정 방식 등을 마련했고, 시행 전 보유분에 대해서도 의제취득가액 규정을 두고 있다. 과세의 기본 골격 자체는 이미 법제화돼 있다. 논쟁의 핵심은 과세 여부보다 과세체계의 완성도다. 테이킹·에어드롭·해외거래·개인지갑을 어떻게 다룰지, 손실을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지, 250만원의 기본공제가 시장 현실에 맞는지 등을 시행 전에 구체화해야 한다는 요구다. 정부가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와 과세 준비를 별개의 문제로 가져가기보다 시장 규율과 세제의 일관성을 함께 정비한다면 과세에 대한 반발도 줄일 수 있다. 반대로 세부 기준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시행부터 강행한다면 납세자 혼란뿐 아니라 국내 거래소와 해외 플랫폼 간 규제 차이를 키울 가능성도 있다. 가상자산이 제도권 자산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빨리 세금을 걷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어떤 거래를 해도 예측 가능한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할 수 있는 체계다. 내년 1월 시행까지 남은 시간은 결국 이 과제를 얼마나 정교하게 마무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2026-08-28 16: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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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엿새 만에 다시 손보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
[경제일보] 정부가 지난 3일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줄이고 자기 집에 살지 않는 1주택자와 다주택자, 초고가 주택 보유자의 부담은 늘리는 내용이다. 그런데 발표한 지 엿새 만에 여당이 다시 의견을 듣겠다고 나섰다. 주요 쟁점을 정부와 조율해 8월 말까지 정리하겠다고 한다. 국회가 정부안을 심사하고 고치는 것은 정상적인 입법 절차다. 입법예고도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논의한다는 내용은 세부 문구나 시행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 실거주와 비거주를 어떤 기준으로 나눌지, 직장이나 자녀 교육 때문에 자기 집에 살지 못한 경우를 어디까지 인정할지, 누구에게 세금을 더 물릴지를 다시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제도의 뼈대에 해당하는 문제다. 정부안에 따르면 실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는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라간다. 반면 자기 집에 살지 않는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아진다. 같은 가격의 집 한 채를 갖고 있어도 실제 거주하는지에 따라 공제액이 5억원이나 차이 난다. 보유기간에 따라 주던 종부세 공제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뀐다. 실제로 거주한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 집에 살지 않는 사람을 곧바로 투자자나 투기 목적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 직장 발령이나 자녀의 취학, 부모 봉양, 해외 근무 때문에 다른 곳에서 사는 경우가 있다. 임차인의 계약기간이 남아 자기 집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재건축 과정에서 잠시 이주한 사람도 있다. 정부안에는 전근과 취학, 질병,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에 관한 예외가 들어 있다. 다만 원칙적으로 해당 주택에서 1년 이상 거주했어야 하고 비거주 기간도 최장 3년까지만 인정한다. 예외 범위가 지나치게 좁다는 반발이 커지자 정부와 여당은 사유와 기간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문제는 세 부담의 많고 적음에만 있지 않다. 직장과 가족 문제처럼 흔히 생길 수 있는 사정을 정부가 발표 전에 충분히 따졌는지가 의문이다. 세법은 국민의 생활 사정을 반영해야지, 국민에게 세법에 맞춰 살라고 요구해서는 곤란하다. 직장을 옮기지 말고 부모를 돌보러 가지 말며 세입자의 계약이 끝나기 전이라도 자기 집에 들어가 살라는 식으로 세제가 작동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처음부터 다양한 거주 사정을 검토했다면 발표 직후 예외 규정을 다시 설계하는 일도 줄었을 것이다. 정부안을 먼저 내놓고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예외를 붙이는 방식은 과세 기준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납세자는 자신이 예외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려고 다시 계산해야 하고 과세당국은 개인의 거주 사정을 일일이 판단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가 신뢰를 잃는 이유는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 끝난다며 재연장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정부도 2월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발표하면서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을 내세웠다. 정부가 정한 날짜를 믿고 집을 팔거나 계속 보유할지 결정하라는 의미였다. 부동산 거래는 며칠 만에 끝나지 않는다. 세입자에게 계약 종료를 알리고 매수자를 찾은 뒤 계약금과 잔금 일정을 맞춰야 한다. 매수자는 대출을 준비하고 기존 집을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정부가 중과 유예 종료 날짜를 못 박으면 시장 참여자들은 그 일정에 맞춰 수개월 전부터 움직인다. 그런데 정부는 8월 세제개편안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2027년과 2028년에 다시 한시적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5월에는 예측 가능성과 신뢰를 이유로 중과를 재개했고 석 달 뒤에는 매도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며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 정책도 바뀔 수 있다. 문제는 몇 달 전까지 재연장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던 정부가 반대 방향의 정책을 내놓고도 그 사이 정부 말을 믿고 움직인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데 있다. 정책을 바꿀 필요가 생겼다면 무엇이 달라졌는지, 이전 판단이 왜 틀렸는지, 새 기준을 얼마나 유지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정부와 시장의 힘겨루기를 연상시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대통령이 상대해 이겨야 할 대상이 아니다. 집을 사려는 신혼부부와 집을 팔아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는 은퇴자, 전세계약이 끝나 이사를 준비하는 세입자, 직장 발령으로 다른 지역에 살아야 하는 1주택자의 선택이 모여 시장을 이룬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이들의 결정을 바꾼다. 대통령이 세금 강화를 예고하면 매도자는 계약을 서두르고 매수자는 기다린다. 유예가 끝난다고 못 박으면 잔금 날짜와 등기 일정이 달라진다.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혜택을 줄이겠다고 말하면 집주인은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들어갈지 계산한다. 이처럼 대통령이 정책 방향을 직접 제시했다면 결과에 대한 설명도 대통령이 맡아야 한다. 세부 규정은 재정경제부가 만들고 국회가 법안을 고치더라도 큰 방향을 정하고 국민에게 신호를 보낸 사람은 이 대통령이다. 정부안에서 문제가 드러났다고 부처의 준비 부족이나 여당의 의견 수렴 문제로 돌릴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왜 비거주 1주택자를 실거주자보다 크게 불리하게 과세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직장과 가족 사정으로 거주하지 못한 사람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지도 밝혀야 한다. 양도세 중과를 다시 완화하면서 불과 몇 달 전 강조했던 예측 가능성과 신뢰는 어떻게 되는지에도 답해야 한다. 세제 변경이 반복되면 시장은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 집을 팔았다가 다음 달 세금이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매도자는 기다린다. 집을 샀다가 새로운 규제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면 매수자도 계약을 미룬다. 거래가 멈추면 매물이 필요한 실수요자와 이사해야 하는 세입자가 먼저 불편을 겪는다. 세법이 자주 바뀌고 예외 규정이 늘어날수록 일반 국민은 정부 발표만으로 자신의 세 부담을 알기 어려워진다. 세무사와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산가는 변경된 규정에 맞춰 계약 시기와 보유 방식을 다시 설계할 수 있다. 평범한 1주택자와 세입자는 뒤늦게 바뀐 기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과세 정상화라고 설명한다. 정상적인 세제라면 국민이 몇 년 뒤 자신의 세 부담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원칙도 상당 기간 유지돼야 한다. 과세 대상과 공제 기준이 몇 달마다 바뀌고 발표 직후 다시 조정된다면 국민은 정부 발표를 마지막 결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부동산은 가계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주거와 생업, 가족생활이 얽힌 재산이다. 정부가 그 세금을 고칠 때는 충분한 검토와 예고가 필요하다.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먼저 발표하고 관료들이 뒤늦게 예외를 채우는 방식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 이재명 정부가 지금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세금을 얼마나 올리고 내릴지가 아니다. 어떤 원칙으로 세금을 매기고 그 원칙을 얼마나 오래 지킬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정부안을 발표하기 전에 시장과 국민 생활에 미칠 영향을 살피고 일단 내놓은 기준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 8월 말 수정안이 나오면 정부는 국민 의견을 반영했다고 설명할 것이다. 그러나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정책을 내놓고 반발이 생긴 뒤 고치는 일을 의견 수렴이라고 포장하기는 어렵다. 시장이 기다리는 것은 또 다른 세율표가 아니라 내년에도 믿을 수 있는 기준이다. 이 대통령은 올해 초 대한민국이 예측 가능한 사회로 돌아오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금의 부동산 세제부터 그 말에 맞는지 돌아볼 때다. 정부가 스스로 만든 원칙을 몇 달도 지키지 못하면서 국민에게 수십 년짜리 주거와 재산 계획을 세우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2026-08-10 09: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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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는 높이고 매도 퇴로는 열었다…정부, 종부세·양도세 동시 개편
[경제일보] 정부가 보유세 과세의 무게중심을 ‘몇 채를 가졌느냐’에서 ‘얼마짜리 주택을 보유했느냐’로 옮긴다. 고가 주택 한 채에 세제 혜택이 집중되는 구조를 줄이고, 실거주 여부에 따라 1주택자 부담도 다르게 매기겠다는 방향이다. 동시에 다주택자에게는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낮춰 보유 부담 증가에 따른 매물 출구를 열어주기로 했다. 정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의 핵심은 종부세 세율 적용 기준을 보유 주택 수에서 과세표준 규모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일정 구간 이상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높은 세율을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주택 수와 무관하게 고가 주택일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한다. 과세표준별 세율은 전반적으로 오른다. 과세표준 12억~25억원 구간은 1.3%에서 2.0%로, 25억~50억원은 1.5%에서 3.0%로 높아진다. 50억~94억원 구간은 2.0%에서 4.0%, 94억원 초과 구간은 2.7%에서 최고 5.0%로 상향된다. 과세표준 6억~12억원 구간도 문턱 효과를 줄이기 위해 1.0%에서 1.3%로 조정된다. 세율 인상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정부는 내년에 중간 단계 세율을 먼저 적용한 뒤 2028년부터 중과 세율을 전면 적용할 방침이다. 종부세율 인상 효과가 실제 세 부담에 반영되도록 세부담 상한 비율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인다. 1세대 1주택자는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이 갈린다.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기준은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완화된다. 시가 기준으로는 약 20억원 수준이다. 해당 주택에 거주하는 1세대 1주택자는 기본공제도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된다. 반면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어든다. 집을 한 채만 보유했더라도 실제 거주하지 않는 경우에는 세제 혜택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실거주 목적의 보유와 투자 목적 보유를 다르게 보겠다는 입장을 종부세 체계에 반영했다. 다주택자의 기본공제 방식도 바뀐다. 현행 9억원 기본공제 가운데 4억원만 일괄 적용하고 나머지 5억원은 전체 주택 가액 합계에서 거주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만큼 공제한다. 다주택자라도 실제 거주 주택 비중이 작으면 공제 혜택이 줄어드는 구조다. 공정시장가액비율(FMV)도 오른다. 현재 60%인 비율은 3주택 이상 보유자나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의 경우 내년 70%, 2028년 80%로 높아진다. 1세대 1주택자를 제외한 조정대상지역 보유자에게 적용되며 그 외 납세자는 내년부터 70%가 적용된다. 1세대 1주택자 세액공제는 보유 기간 중심에서 거주 기간 중심으로 재편된다. 기존에는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5년 이상 보유하면 최대 50% 공제를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거주 5~9년 20%, 10~14년 40%, 15년 이상 50%로 공제 기준이 바뀐다. 전환 과정의 충격을 줄이기 위한 완충 장치도 둔다. 내년에는 기존 보유공제를 절반 수준으로 축소한 뒤 거주공제와 보유공제 중 더 큰 금액을 적용받도록 한다. 고가 주택일수록 세액공제 혜택이 과도하게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제액 한도도 신설한다. 내년 한도는 800만원, 2028년 이후에는 600만원이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실거주 중심으로 손질된다. 정부는 공제액에 별도 금액 한도를 두어 양도차익이 클수록 공제액이 계속 늘어나는 구조에 제동을 걸기로 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는 1년 유예를 거쳐 2028년 20억원, 2029년부터 10억원으로 낮아진다. 보유 기간 중심의 공제 방식도 거주 기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바뀐다. 현재는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1주택자에게 보유와 거주에 각각 연 4%씩, 10년 한도로 최대 80% 공제가 적용된다. 2029년부터는 보유 공제를 없애고 거주 기간에 연 8%를 적용해 최대 80%까지 공제받는 구조로 전환된다. 비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같은 방향으로 바뀐다. 현재 최대 30% 한도로 적용되는 보유 공제를 단계적으로 거주 공제로 변경한다. 고령자와 실수요자를 위한 납부 유예 요건은 완화된다. 1주택자가 집을 처분할 때까지 종부세 납부를 미룰 수 있는 소득 기준은 총급여 7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종합소득은 6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높아진다. 만 65세 이상이면서 10년 이상 거주하고, 전년 소득 대비 당해 연도 보유세 비중이 10% 이상인 경우에도 납부 유예를 받을 수 있다. 종부세 강화와 함께 다주택자의 퇴로 마련을 위해 양도세 부담은 한시적으로 낮춘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양도세 중과를 2028년까지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종부세 부담이 커지는 만큼 집을 팔 수 있는 퇴로를 열어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하려는 조치다. 2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팔 경우 2027년에는 기본세율에 5%포인트, 2028년에는 10%포인트를 가산 적용한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27년 10%포인트, 2028년 15%포인트를 추가한다. 현재는 2주택자에게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30%포인트를 중과하고 있다. 빨리 팔수록 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정부는 올해 5월 10일부터 법 개정 전까지 이미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판 다주택자에게도 2027년 수준의 완화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미 신고·납부한 경우에는 내년 5월 확정신고 때 차액을 받을 수 있다. 2029년부터는 다시 현행 중과세율로 돌아가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이번 개편은 보유 단계에서는 고가·비거주·다주택 부담을 높이고 양도 단계에서는 한시적으로 퇴로를 열어주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가 세제를 통해 ‘실거주 1주택 보호’와 ‘투기성 보유 억제’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신호를 낸 셈이다. 관건은 종부세 강화가 초고가 주택 쏠림을 얼마나 줄이고, 양도세 완화가 실제 매물 출회로 이어질지다.
2026-08-03 18: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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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국민 대토론회, 소통보다 결론과 책임이 중요하다
[경제일보]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놓고 대대적인 국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지난 14일부터 사흘 동안 주택 공급과 금융, 세제를 주제로 분야별 토론회를 열었고 23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종합토론회를 주재했다. 당초 100분으로 예정됐던 토론은 세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들을 만큼 들었다. 정부가 이제 보여줘야 할 것은 더 많은 발언과 추가 토론이 아니라 정책의 결론이다. 부동산 정책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영역이다. 집을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의 요구가 다르고 서울과 지방의 처지도 같지 않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주민과 임대주택 확대를 요구하는 무주택자의 이해도 충돌한다. 세금을 올리자는 주장과 거래를 막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한 자리에서 좀처럼 합쳐지지 않는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동의를 얻은 뒤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접근으로는 어느 결론에도 이르기 어렵다. 국민 의견을 듣는 절차는 필요하지만 정책 결정의 책임까지 국민에게 나눠줄 수는 없다. 정부는 서로 충돌하는 요구 가운데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포기할지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을 설명하고 정치적 부담까지 감당하는 일이 국정 운영이다. 지금 부동산 시장에는 토론보다 시간이 더 비싼 자원이 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7월 셋째 주까지 76주 연속 올랐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6.03% 상승했고 성북구와 강서구, 구로구 등 비강남권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역시 같은 주 0.27% 올랐다. 강남 일부 지역에 머물던 가격 불안이 중저가 지역과 임대차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결론을 미루는 동안 시장은 멈춰 서 있지 않는다. 집을 살 사람은 세금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계약을 늦춘다. 집을 팔 사람은 양도소득세 개편 가능성을 지켜보며 매물을 거둬들인다. 전세대출 규제 강화 가능성이 거론되면 임차인은 대출이 막히기 전에 계약부터 서두른다. 공급 계획이 확정되지 않으면 건설사는 토지 매입과 사업 추진을 미룬다. 정책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도 시장에서는 하나의 정책으로 작용한다.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정보와 현금을 가진 사람은 기다릴 수 있지만 자금 사정이 빠듯한 실수요자는 버티기 어렵다. 결정 지연의 비용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 부담한다. 이번 대토론회에서는 낯선 주제가 등장한 것도 아니다. 보유세를 어느 수준으로 올릴지, 실거주 1주택과 비거주 주택을 어떻게 구분할지,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어디에 둘지 의견이 엇갈렸다. 초고가 주택 기준으로 10억원과 30억원, 50억원이 각각 거론됐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생애 한 차례로 제한하는 방안도 나왔다. 전세대출을 줄이되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 최초 임차인에게는 선별적으로 지원하자는 제안도 제시됐다. 쟁점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다. 정부가 정해야 할 기준과 수치가 남아 있을 뿐이다. 부동산 세제는 국민의 재산권과 직접 맞닿아 있다. 보유세를 올리면 보유 비용이 커지고 양도소득세를 손질하면 매물의 양과 거래 시점이 달라진다. 취득세는 무주택자가 처음 집을 마련하는 단계부터 영향을 미친다. 세율과 공제 기준을 조금만 바꿔도 누군가에게는 수천만원의 부담이 생긴다. 세금은 여론의 흐름에 따라 수시로 움직일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아니다. 누가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지 법률로 정하고 납세자가 자신의 재산 처분과 주거 계획을 미리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주택을 보유하고도 정책 발표 전후에 따라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면 조세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다. 대출 규제도 마찬가지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잔금대출은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다. 한 가구의 이사와 결혼, 자녀 교육, 노후 계획이 걸려 있다. 계약 당시 가능했던 대출이 잔금 지급 직전에 막히면 국민은 집을 포기하거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정부가 대출 기준을 바꿀 수는 있다. 가계부채와 집값을 관리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할 필요도 생긴다. 그러나 예고 기간과 경과조치 없이 정책 변경의 비용을 계약 당사자에게 넘길 권한까지 정부가 가진 것은 아니다. 기존 계약을 어디까지 보호할지, 어떤 사람을 실수요자로 볼지, 예외를 어느 범위에서 인정할지 정책 발표와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 공급 문제는 더 단순하다. 국민이 궁금한 것은 몇 년 뒤까지 몇십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총량이 아니다. 어느 지역에서 언제 인허가가 끝나고 착공과 준공은 언제 이뤄지는지가 중요하다. 공급 예정 물량은 삽을 뜨기 전까지 주택이 아니다. 준공과 입주로 이어지지 못한 공급 계획은 가격 불안을 잠시 달래는 발표문에 그친다. 정부가 할 일은 공급 확대의 당위성을 다시 토론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이 늦어지는 지구를 찾아 보상과 인허가, 기반시설 설치가 어디에서 막혔는지 밝히고 부처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별로 처리 기한을 정해야 한다. 지연이 반복되면 담당 기관과 책임자가 설명해야 한다. 이번 대토론회가 정책 전환의 출발점이 되려면 정부는 적어도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먼저 부동산 정책의 목표부터 정해야 한다. 집값을 일정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것인지, 단기간 급등을 막겠다는 것인지,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인지 정부의 우선순위가 보여야 한다. 집값과 가계부채, 주택 공급, 전월세 안정을 한꺼번에 내세우면 정책수단이 서로 충돌한다. 대출을 강하게 조이면 가계부채는 줄일 수 있지만 현금 보유자에게 유리한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건축 규제를 풀면 장기적으로 입주 물량이 늘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해당 지역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정부는 무엇을 먼저 잡을지 선택해야 한다. 정책 발표와 시행 시점도 제시해야 한다. 세제 개편안을 언제 국회에 제출할지, 금융 규제는 어느 날짜부터 어떤 계약에 적용할지, 공급 사업은 지구별로 언제 착공하고 입주할지 공개해야 한다. “검토하겠다”는 말이 반복될수록 국민은 정부 발표보다 시장의 소문을 먼저 믿게 된다. 책임을 맡은 사람도 드러나야 한다. 공급 일정은 국토교통부가 책임지고 대출 규제는 금융위원회가 맡아야 한다. 세제 개편은 재정경제부가 설명해야 한다. 부처 간 정책이 충돌하면 국무총리와 대통령실이 조정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했을 때 시장 상황과 전임 정부, 투기 세력만 탓해서는 책임 행정이 성립하지 않는다. 정부는 정책 시행 뒤 평가 기준도 공개해야 한다. 집값 상승률 하나만 놓고 성공과 실패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주택 인허가와 착공, 준공 물량이 얼마나 늘었는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이 줄었는지, 전세대출 축소로 월세 부담이 커지지 않았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분기마다 이행 상황을 공개하고 목표에서 벗어난 정책은 수정해야 한다. 법률과 행정에는 권한을 행사한 사람이 책임을 진다는 원칙이 따른다. 정책을 결정할 권한을 가진 정부가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국민 여론에 돌릴 수는 없다. 국민 대토론회에서 다수가 찬성했다는 이유로 잘못된 정책의 책임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반대 의견을 충분히 들었다고 해서 정책 실패가 면책되는 것도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토론회에서 “공직자의 최대 덕목은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비난과 갈등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이 발언이 대토론회에서 나온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토론회를 한 차례 더 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정한 목표와 기준을 국민에게 알리고 정책의 효과가 예상과 다를 때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일이다. 정책으로 손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면 필요한 보완책을 마련하고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면 담당자가 설명해야 한다. 정부는 오는 27일 총리 주재 토론회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쟁점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추가 토론이 결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마지막 점검이라면 의미가 있다. 토론 뒤에도 결론과 일정이 나오지 않는다면 국민 대토론회는 정책 결정을 미루기 위한 긴 회의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국민은 이미 집값과 전셋값, 대출이자와 세금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고 있다. 무주택자는 오르는 집값을 보며 불안을 호소하고 집을 가진 사람은 또다시 세제가 바뀔까 걱정한다. 청년은 대출 규제 앞에서 주거 계획을 다시 세우고 건설사는 수익성을 계산하며 사업을 멈출지 결정한다. 정부가 국민에게 더 물어야 할 질문은 많지 않다. 이제까지 나온 의견 가운데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버릴지 정해야 한다. 시행 시점을 못 박고 담당 부처와 책임자를 밝혀야 한다. 정책이 실패했을 때 누가 어떤 방식으로 수정할지도 제시해야 한다. 소통은 결론을 늦추는 면허가 아니다. 국민이 의견을 냈다면 정부는 선택해야 한다. 선택했다면 설명해야 하고 시행했다면 책임져야 한다. 부동산 정책의 신뢰는 토론 시간이나 참석자 수에서 생기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 기준과 지켜지는 일정, 책임지는 사람의 이름에서 생긴다.
2026-07-24 07: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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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배터리 세제 개편 본격화…리튬이온 줄이고 차세대 기술 키운다
[경제일보] 중국 정부가 10여 년간 유지해 온 리튬이온 배터리 등의 소비세 면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차세대 배터리 육성에 나선다. 과잉 생산과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자국 배터리 산업의 구조를 재편하는 동시에 전고체 배터리와 나트륨이온 배터리 등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와 해관총서, 세무총국은 최근 '일부 배터리 소비세 정책 조정에 관한 공고'를 발표하고 일부 배터리 제품에 대한 소비세 정책 개편안을 공개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비롯한 기존 주력 배터리에 대해서는 소비세를 단계적으로 부과하는 반면, 차세대 배터리에 대해서는 한시적인 면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실상 지난 2015년부터 이어져 온 리튬이온 배터리 면세 정책을 종료하고 차세대 배터리 중심으로 산업 정책의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오는 9월 1일부터 중국 정부는 무수은 1차전지와 니켈수소전지, 리튬 1차전지, 리튬이온전지, 바나듐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에 2%의 소비세를 부과한다. 이어 오는 2027년 9월 1일부터는 해당 제품의 소비세율을 4%로 인상할 예정이다. 태양광 전지 역시 소비세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7년 4월 1일부터 태양광 전지에 2%의 소비세를 적용하고, 2028년 4월 1일부터는 4%로 세율을 인상하는 안을 발표했다. 반면 차세대 기술로 분류되는 제품에는 면세 혜택을 부여했다. 오는 9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 나트륨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연료전지 등에 대해서는 소비세를 면제한다. 태양광 전지 가운데서도 페로브스카이트와 적층형(탠덤), 갈륨비소 전지는 면세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국가표준을 충족해야 한다. 납세자는 국가표준 적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기관의 시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국가표준이 없거나 이를 충족하지 못한 제품은 세금 감면 및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번 정책은 중국 정부가 지난 2015년부터 시행해 온 배터리 소비세 정책을 대폭 손질했다는 것으로, 당시 중국은 배터리를 소비세 부과 대상에 포함하면서도 리튬이온 배터리와 태양광 전지, 연료전지 등을 면세 대상으로 지정해 산업 육성에 나선 바 있다. 이후 10여년 만에 중국은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국으로 성장했다. 중국자동차동력배터리산업혁신연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동력 및 에너지저장 배터리 누적 생산량은 1068.9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53.3% 증가했다. 누적 판매량은 979.4GWh로 48.6% 늘었으며, 차량 탑재량 역시 335.6GWh로 12% 증가했다. 문제는 정부 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배터리 산업이 최근 과잉 생산과 저가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 역시 최근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의 '내권(內卷·과도한 경쟁)' 문제를 지적하며 산업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번 소비세 정책 개편 역시 과잉 생산을 억제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리튬이온 배터리 등 기존 기술에는 단계적으로 소비세를 부과하는 대신 전고체와 나트륨이온 배터리 등 미래 기술에는 면세 혜택을 제공해 차세대 배터리로의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전고체 배터리와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별도로 면세 대상으로 지정했다는 점은 향후 관련 산업 육성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경쟁이 차세대 기술 중심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중국 역시 정책 지원의 방향을 미래 기술 확보에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정책 개편으로 중국 배터리 산업이 리튬이온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차세대 기술 중심의 질적 성장 단계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배터리 업계 역시 전고체 배터리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정책 변화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26-07-19 15: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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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장밋빛 공약 남발…재원은 어디서
[경제일보] 6·3 지방선거가 21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판은 이제 공천의 시간에서 공약의 시간으로 넘어가고 있다. 여야는 앞다퉈 지역 발전, 주거 안정, 교통 혁신, 청년 지원, 돌봄 확대를 말한다. 유권자 입장에서 공약 경쟁은 반가운 일이다. 정쟁보다 정책이 낫고 비방보다 비전이 낫다. 문제는 그 비전의 뿌리가 어디에 박혀 있느냐다. 돈이 없는 공약은 약속이 아니라 구호다. 재원 없는 복지는 지속될 수 없고 재정 검증 없는 개발은 다음 세대에게 넘기는 어음이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정당 10대 공약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5극3특’ 완성을 목표로 한 균형발전, 지방 핵심 산업 육성, AI·바이오·문화·방산 등 첨단산업 육성, RE100·기후위기 대응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반값 전세, 월세 세액공제 확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청년 월세 지원 확대, 교통망 확충, 지역경제 부활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조국혁신당은 ‘99년 평생 안심 내 집’, 진보당은 버스 공영화, 개혁신당은 지방 규제 샌드박스 전결권 등을 앞세웠다. 방향만 놓고 보면 모두 그럴듯하다. 지역은 살아야 하고 청년은 머물러야 하며 주거비는 낮아져야 하고 교통망은 넓어져야 한다. 하지만 유권자가 물어야 할 질문은 하나다. “그래서 얼마가 들고, 그 돈은 어디서 나오는가.” 민주당의 균형발전과 지방산업 육성은 막대한 인프라 투자와 세제·재정 지원을 전제로 한다. 국민의힘의 반값 전세와 청년 월세 지원 확대 역시 공공주택 공급, 임대 재원, 세액공제 확대에 따른 세수 감소를 동반한다. 도시철도 조기 완공, 재건축 규제 완화, 청년 자산형성, 돌봄 확대, 공공임대 장기 거주, 버스 공영화 가운데 돈 들지 않는 공약은 거의 없다. 공약집에는 ‘추진’과 ‘확대’와 ‘완성’이 넘치지만 정작 재원 조달표는 빈칸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공약 경쟁은 뜨겁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반려동물 입양 지원금과 권역별 동물복지 거점 확대 등을 담은 ‘반려가족 행복수도 서울’을 제시했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출퇴근 시간 지하철 배차 간격을 2분으로 줄이고 강북횡단선·면목선 등 7개 도시철도 노선을 조기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생활 밀착형 공약과 교통 공약은 모두 시민의 체감도가 높다. 그러나 복지센터 신설도, 입양지원금도, 철도 조기 완공도 결국 예산 사업이다. 서울 같은 대도시조차 우선순위를 따져야 한다. 하물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기초자치단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농어촌기본소득도 이번 지방선거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농어촌기본소득은 군 단위 인구감소지역 10곳에서 시범 추진 중이고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대상지를 5곳가량 늘릴 계획이다. 여당 소속 후보들은 확대를 주장하고 국민의힘 일부 기초단체장 후보들도 도입을 말한다. 기본소득의 취지가 농촌 소멸 대응과 지역 순환경제에 있다면 논의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현금 지급 자체가 목적이 되는 순간, 정책은 금세 선거용 상품권으로 변질된다. 농촌을 살릴 것인가, 표심을 살 것인가. 그 경계는 재원과 효과 검증에서 갈린다. 이미 현장에서는 현금성·무료화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창원시장 선거에서는 결혼식 비용 100만원, 산후조리원 비용 50만원, 운전면허 취득 비용 50만원 지원 공약이 나왔고, 마창대교 통행료 전면 무료화와 시내버스 전면 무료화 공약도 제시됐다. 창원시의 재정자립도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연속 20%대에 머물렀고, 2024년 시 채무가 3656억원이다. 재워이 어디서 나올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방재정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2026년 지방교부세 예산은 제1차 추경 기준 총 74조343억원이다. 보통교부세 66조2373억원, 특별교부세 2조485억원, 부동산교부세 4조6982억원, 소방안전교부세 1조503억원이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지방정부 상당수가 자체 수입만으로 기본 행정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통교부세 자체가 지방세 등 수입으로 충당할 수 없는 부족분을 보전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2024년 결산 기준 전국 광역단체 본청 지방채무가 38조2971억원,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14.86%다. 전국 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는 41.62%에 그쳤고,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서울·세종·경기만 50%를 넘었다. 이런 재정 구조에서 수조원대 개발사업과 현금성 지원, 교통 무료화, 공공주택 확대를 동시에 약속하는 것은 위험하다. 세출 구조조정 없이 새 지출을 얹으면 채무가 늘고, 국비 확보만 외치면 중앙정부 의존이 커진다. 결국 부담은 주민 세금, 지방채, 미래 예산 삭감으로 돌아온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는 ‘무엇을 해주겠다’보다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미루고, 무엇으로 조달하겠다’를 물어야 한다. 후보도 솔직해야 한다. 국비 확보가 필요하면 어느 부처, 어느 사업, 어느 법적 근거로 확보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지방채를 발행한다면 상환 계획을 내야 한다. 민자사업이면 수익 보전 구조와 이용자 부담을 공개해야 한다. 기존 예산을 줄이겠다면 어떤 사업을 줄일 것인지 말해야 한다.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면 된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불필요한 예산이 무엇인지 특정하지 못하면, 그것은 재원 대책이 아니라 수사에 불과하다. 정책 경쟁은 민주주의의 본령이다. 선거 때 후보들이 지역의 미래를 놓고 다투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공약은 장밋빛 청사진이 아니라 납세자의 계약서여야 한다. 계약서에는 대가와 조건과 책임이 들어간다. 여야가 진정 지방을 살리고 민생을 돕겠다면, 이제 공약 발표장에 예산표를 함께 세워야 한다. 숫자 없는 약속은 공약(公約)이 아니라 공약(空約)이다. 지방선거 21일 전, 유권자가 들어야 할 말은 더 화려한 구호가 아니다. “재원은 여기서 마련하겠다”는 정직한 답이다.
2026-05-13 13: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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