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5건
-
아이폰18 사전예약 D-1…통신3사, 단말 할인부터 AI·콘텐츠 혜택 총공세
[경제일보] 애플의 아이폰18 시리즈 사전예약이 시작되면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섰다. 단말 할인과 중고폰 보상 등 구매 부담을 낮추는 혜택은 물론 AI 구독, 콘텐츠, 단말 케어 프로그램 등 각사의 서비스 경쟁력에 기반한 차별화 혜택을 앞세우고 있다. 아이폰 신제품을 계기로 단말 판매뿐 아니라 자사 요금제와 부가서비스 가입까지 유도하려는 전략이다. 11일 통신 3사는 오는 12일 오후 9시부터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 맥스 사전예약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아이폰 듀오는 오는 16일부터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SK텔레콤은 T다이렉트샵에서 럭키 룰렛을 통해 256·512GB 구매 고객에게 최대 20만원, 1TB·2TB 구매 고객에게 최대 30만원의 이용권을 제공한다. 사용하던 단말을 반납하면 아이폰17 프로 256GB A급 기준 최대 122만원을 보상하며, 민팃 ALL 보상과 쓰던 폰 추가 보상을 통해 최대 15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현대카드 결제 고객에게는 36개월 무이자 할부도 처음 적용한다. 제휴카드와 온라인 쿠폰을 통한 할인도 마련했다. 현대카드로 할부 구매하고 전월 이용금액 50만원 이상을 사용하면 24개월간 매월 1만5000원의 할인과 다이소·올리브영·투썸플레이스 등 3만4000원 상당의 쿠폰팩을 받을 수 있다. T다이렉트샵 카카오톡 채널에서는 3만원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 맥스 2TB 모델을 T다이렉트샵에서 단독 판매하며, 15일 정오까지 사전예약을 마친 고객에게는 출시일인 18일 단말을 배송한다. 사전예약 개통 고객을 대상으로는 '클럽 아이폰18 프로' 멤버십을 제공한다. 사전예약 신청만 해도 메가MGC커피 아메리카노 2잔 쿠폰을 받을 수 있고, 개통 고객에게는 카카오 이모티콘 플러스 2개월 이용권과 아웃백 쿠폰 등을 제공한다. 내달 18일까지 개통하면 T우주의 구글 AI Plus 400GB 2개월 구독권과 티빙 광고형 스탠다드 4개월 이용권도 받을 수 있다. 또한 프로야구 선수 사인볼 패키지, 가민런 초대권, T1 선수 사인 아이폰18 프로 케이스 등 한정판 경품도 추첨으로 제공한다. KT는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 맥스를 비롯해 애플의 새로운 기기 라인업을 앞세워 고객 확보에 나선다. KT가 공개한 아이폰18 프로 시리즈의 스펙은 가변 조리개를 적용한 48MP 퓨전 메인 카메라와 A20 프로 칩 등을 탑재했다. 아이폰 듀오는 펼쳤을 때 7.6형 내부 디스플레이, 접었을 때 5.4형 외부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폴더블 디자인을 적용했다.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 듀오는 애플 인텔리전스와 시리 AI를 지원하며 eSIM을 기반으로 한 연결성과 보안성도 강화했다. KT는 새로운 단말 라인업 자체의 기능과 함께 애플 생태계를 구성하는 스마트워치와 무선이어폰까지 판매하며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11일부터 KT에서 사전예약을 시작한 애플워치 시리즈12와 울트라4에는 새로운 건강·피트니스 기능과 S11 칩, 5G 셀룰러 기능이 적용되며, 에어팟5는 오픈형 디자인에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지원한다. 에어팟5는 이전 세대보다 외부 소음을 최대 50% 줄이고, 시리 AI와 연동해 실시간 번역 기능 등을 지원한다. KT는 아이폰18 시리즈뿐 아니라 애플워치와 에어팟까지 함께 선보이면서 애플 기기 이용자를 겨냥한 상품 구성을 확대했다. LG유플러스는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가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AI·단말 관리 서비스를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U+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사전예약한 고객에게 개통 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20만원 단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삼성카드·현대카드 결제 시 최대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적용하고 삼성카드 고객에게는 조건에 따라 최대 10만원 캐시백을 제공한다. 기존 휴대폰을 반납하면 중고폰 보상가에 최대 18만원을 추가한다. 온라인 구매 고객을 위한 경품과 배송 혜택도 마련했다. 사전예약 및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LG 스탠바이미2 Max, 로보락 S10 MaxV Ultra, 에어팟 맥스2, 디올 카드지갑 등을 추첨으로 증정하고 구매 후기 작성 고객에게도 에어팟4 ANC 모델과 나이키 리유저블 백 등을 제공한다. 온라인 스토어 사전예약 고객은 '아침배송'을 통해 정식 출시일 아침 단말을 받아볼 수 있다. 플러스플랜115 이상 요금제 가입자가 U+ 휴대폰 결제로 iCloud 200GB를 이용하면 24개월간 이용 요금을 전액 지원하며, 사전예약 후 개통 고객에게는 앱스토어 결제 청구 할인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아이폰18 프로 시리즈에 자체 AI 통화 서비스 '익시오'의 'AI 전화 대신받기'에 U+ 아이폰 앰배서더인 보이넥스트도어 멤버들의 실제 목소리를 적용한다. 단말 케어 측면에서는 폰교체패스와 보상패스를 운영해 파손 수리와 기기 교체, 24개월 뒤 후속 아이폰으로 변경할 때의 보상 등을 지원한다.
2026-09-11 14:22:04
-
-
버릴 물건에 두 번째 기회…유통가, '쓰고 버리는 소비' 바꾼다
[경제일보] 유통업계가 배달용기, 폐전자제품, 중고 의류 등 사용을 마친 물건에 새로운 쓰임을 더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다회용기를 수거·세척·검수해 반복 사용하고 GS리테일은 폐전자제품을 회수해 재활용하며 무신사 유즈드는 셀럽의 중고 패션 상품을 새로운 소비자에게 재판매한다. 품목과 방식은 다르지만 제품의 사용 이후를 폐기로 끝내지 않고 재사용·재활용·재판매라는 '다음 쓰임'으로 연결하는 자원순환 방식이 각 사업 영역에 맞춰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충남 천안시에 '스마트 세척센터'를 구축하고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스마트 세척센터는 배민이 지난 2024년부터 참여해 온 거점형 스마트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배민과 천안시가 함께 구축했다. 운영은 친환경 스타트업 잇그린이 맡는다. 고객이 배민 앱에서 다회용기를 선택해 주문한 뒤 식사를 마치고 QR코드로 반납을 신청하면 잇그린이 용기를 수거한다. 수거한 용기는 스마트 세척센터에서 세척과 품질 검수 등을 거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재사용 과정에는 정보기술(IT)도 접목했다. AI 비전 자동검수 시스템이 세척을 마친 용기를 촬영해 이물질이나 파손 여부를 판별하고 RFID(무선인식 전자태그) 기반 이력관리 시스템은 각 용기의 세척·사용 이력을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회용기를 줄이는 데에서 나아가 반납·수거·세척·검수·재사용까지 이어지는 순환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배민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는 현재 서울 23개 구와 경기·인천·제주 일부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천안시를 시작으로 충청권 지역에 친환경 배달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한다"며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가 지역 사회의 환경보호와 자원순환을 실천하는 생활 양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부, 지역사회와 지속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GS리테일은 폐전자제품을 수거해 재활용 자원으로 활용한다. 회사는 자원순환의 날인 다음 달 6일을 앞두고 '우리 동네 자원순환 캠페인'을 추진한다. 다음 달 2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GS리테일과 GS 계열사 임직원, GS25 가맹점 경영주 등이 사용하지 않는 폐전자제품을 가져오는 수거 행사를 개최한다. 수거된 전자제품은 E-순환거버넌스를 통해 재활용된다. 사용을 마친 제품을 폐기물로 남겨두는 대신 회수해 재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GS리테일은 전국 1만8000여개 GS25와 GS더프레시 점포를 기반으로 자원순환 활동을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해양생태계 보호 활동도 병행한다. 내달 5일까지 GS타워에서 해양 환경 보호 캠페인 '바다숨 프로젝트' 사진전을 열고 해양생물과 수중 생태계 사진 40여점을 전시한다. 지난해 제주와 동해에서 바다거북 이동 경로 보호 활동을 진행한 데 이어 올해는 양양으로 활동 지역을 넓혀 잘피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현재 GS25 점포에서 발생하는 폐전자제품을 거점에 모은 뒤 E-순환거버넌스를 통해 회수·재활용하고 있다"며 "재사용률을 높일 수 있는 효율적인 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본사와 가맹점, 임직원이 함께 참여해 폐자원의 재자원화가 다시 환경보호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중고 의류와 신발을 재판매해 패션 상품의 사용 주기를 늘리고 있다. 무신사 유즈드는 아티스트가 직접 착용했던 중고 패션 상품을 다시 판매하는 셀럽 소장품 릴레이 래플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4일 시작한 첫 '유즈드 페스티벌'에 맞춰 마련한 기부 콘텐츠로 중고 패션 상품을 매개로 자원순환의 가치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행사에는 10CM(십센치), 선우정아, 소수빈, 박문치 등 아티스트 4개 팀이 참여했다. 이들이 보유하던 의류와 스니커즈, 부츠 등을 무신사 유즈드를 통해 새로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10CM는 △나이키X스투시 맨투맨 △간트 니트 △랑방 반소매 셔츠 등을 내놓았고 선우정아는 △올세인츠 스웨이드 재킷 △디올 스니커즈를 출품했다. 소수빈과 박문치의 소장품도 순차적으로 래플에 나올 예정이다. 앞서 진행한 10CM와 선우정아 소장품 래플은 높은 응모 참여율을 기록했다. 판매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 전액은 국제개발협력 NGO 지파운데이션의 '어스앤어스(Earth&Us)' 캠페인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된다. 무신사 유즈드 관계자는 "중고 패션 상품을 구매할 때는 가격과 상품 품질이, 판매할 때는 정산 금액과 처리 속도가 주요 고려 요소"라며 "이번 셀럽 래플은 무신사 유즈드와 중고 패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중고 상품 소비가 자원순환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2026-08-28 14:46:52
-
'김건희 디올백 종결' 뒤집어 보는 경찰…권익위는 누구의 권익을 지켰나
[경제일보]경찰이 20일 정부세종청사 국민권익위원회를 압수수색했다. 대상은 유철환 전 권익위원장과 정승윤 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사용하던 사무실 등이다. 경찰청 3대 특검 인계사건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6일 정 전 부위원장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다. 적용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이다. 수사의 출발점은 300만원짜리 가방이 아니다. 권익위가 2024년 김건희씨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하는 과정에서 수뇌부가 실무진의 조사와 전원위원회의 심의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가 핵심이다. 당시 언론이 흔히 사용한 ‘무혐의’라는 표현도 정확하지 않다. 권익위는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아니다. 형사책임의 유무를 확정하는 기관이 아니라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를 조사해 수사기관이나 감사기관에 이첩·송부할 사안인지 판단하는 반부패 행정기관이다. 권익위가 내린 결론은 형사재판의 무죄판결이 아니라 신고사건의 종결 결정이었다. 그 종결 결정이 정상적인 조사와 심의를 거쳐 나왔는지를 경찰이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처벌 규정이 없다는 말로 덮을 수 없는 문제 사건은 2022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 취임 후 서울 서초동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을 받았다. 참여연대는 2023년 12월 19일 김씨와 윤 전 대통령 등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권익위에 신고했다. 권익위는 신고 접수 후 업무일 기준 116일이 지난 2024년 6월 10일 사건을 종결했다. 부패방지권익위법은 신고사항을 접수일부터 60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하고, 보완이 필요할 때도 30일 범위에서만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권익위는 최장 90일의 법정 처리기간도 넘겼다. 정승윤 당시 부위원장은 대통령 배우자를 제재하는 규정이 청탁금지법에 없다는 점을 종결 이유로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과 가방 제공자의 직무 관련성, 가방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지도 논의한 뒤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배우자 본인을 직접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는 설명 자체는 틀리지 않는다. 청탁금지법은 금품을 받은 공직자 배우자를 직접 처벌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사실 하나로 사건 전체를 끝낼 수는 없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한다. 공직자가 배우자의 수수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신고하도록 하고, 신고하지 않은 공직자를 처벌하는 구조도 두고 있다. 금품 제공자에 대한 제재 규정도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청탁금지법이 배우자를 직접 처벌하지 않는 대신 공직자의 신고 의무와 불이행에 대한 제재를 두고 있다는 법률 구조를 전제로 판단했다. 따라서 권익위가 확인했어야 할 대상은 김씨 개인의 처벌 가능성에 그치지 않는다. 가방 제공과 대통령 직무 사이에 관련성이 있었는지, 윤 전 대통령이 가방 수수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알게 된 뒤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하거나 반환·인도 조치를 했는지, 제공자의 행위가 청탁금지법에 저촉되는지까지 조사했어야 했다.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다는 문구는 조사의 끝이 아니라 출발점에 가까웠다. 권익위는 법률의 한 문장을 꺼내 사건 전체에 덮었다. 법조문을 좁게 잘라 읽으면 결론은 쉬워진다. 그러나 반부패기관의 임무는 권력자에게 가장 유리한 문구를 찾아주는 데 있지 않다.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법률이 요구하는 책임의 범위를 가려내는 것이 권익위가 해야 할 일이었다. 조사 마감일 밤, 조사 대상 대통령과 만난 권익위 2인자 2026년 출범한 권익위 정상화 추진 태스크포스의 조사 결과는 당시 종결 결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여준다. 권익위 TF에 따르면 정 전 부위원장은 담당 부서의 의견과 달리 판단을 유보하고 추가 보완을 반복적으로 지시해 사건 처리를 지연시켰다. 전원위원회가 열리기 약 2시간 전에는 일부 정무직·상임위원을 따로 불러 수사기관 이첩이나 송부가 아닌 ‘사건 종결’을 처리 방향으로 제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더 심각한 대목은 대통령 관저 회동이다. TF는 정 전 부위원장이 사건 처리기간 중 윤 전 대통령 등과 심야에 대통령 관저에서 약 1시간 동안 비공식 회동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회동 시점은 당초 사건 처리 마감일 밤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배우자와 함께 권익위 신고사건의 피신고자였다. 조사기관의 수뇌부가 조사 대상자를 비공식적으로 만난 셈이다. 권익위가 회동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경찰이 밝혀야 한다.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사건 처리 방향에 관한 요청이나 언급이 있었는지, 회동 뒤 실무진에 어떤 지시가 내려갔는지, 회동 사실을 전원위원들에게 알렸는지가 수사의 중심에 놓인다. 조사 대상자와 조사기관 수뇌부의 비공식 접촉은 그 자체로 기관의 공정성을 훼손한다. 법률가라면 사건 당사자와 심판자의 접촉이 어떤 의심을 낳는지 모를 수 없다. 사건 당사자에게 특혜를 주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특혜를 의심할 만한 접촉부터 피하는 것이 공직자의 의무다. 그런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다면 법률 지식의 부족이 아니다. 직업적 양심의 문제다. 회의에서 논의하지 않은 문구까지 의결서에 추가 TF가 확인한 의결서 작성 과정도 정상적인 행정기관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권익위 의결서는 원칙적으로 사건을 조사한 담당 부서가 전원위원회의 논의와 의결 내용에 따라 작성한다. 그런데 TF는 정 전 부위원장이 상정 의안에 없거나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하지 않은 사항을 의결서에 직접 추가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전원위원회는 장식물이 아니다. 여러 위원이 각자의 판단에 따라 사건을 심의하고 다수 의견으로 결론을 내리도록 만든 합의제 기관이다. 회의 전에 결론을 정해 놓거나 회의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을 사후에 의결서에 넣었다면 합의제 의사결정의 외형만 빌린 셈이다. 의결서는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설명문이 아니다. 실제 회의에서 논의하고 결정한 내용을 기록하는 공문서다. 수뇌부가 원하는 결론에 맞춰 의결서의 논리를 사후 보강했다면 전원위원들의 심의권과 실무진의 고유 업무를 침해했는지가 문제 된다.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에게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시키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할 때 성립한다. 대법원은 실무 담당자에게 법령과 절차에 따른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있는데도 상급자가 그 기준과 절차를 어기도록 지시한 경우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해 왔다. 경찰은 정 전 부위원장과 유 전 위원장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실무진이 원래 작성한 보고서와 최종 의결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전원위원들의 독립적인 판단이 침해됐는지를 문서와 전자정보로 확인해야 한다. 직권남용죄 성립은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무진이 법령상 의무가 없는 일을 실제로 했거나 고유한 권한 행사가 방해된 결과까지 입증해야 한다. 이번 압수수색의 성패도 그 연결고리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복원하느냐에 달렸다. 반대 의견을 낸 간부에게 돌아온 발언 제한과 업무 배제 사건 처리 과정에서 가장 참담한 대목은 실무 책임자였던 김모 부패방지국장의 죽음이다. 김 국장은 명품가방 사건이 종결된 지 약 두 달 뒤인 2024년 8월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공개된 김 국장의 메시지에는 “지난 20년간 만든 제도를 제 손으로 망가뜨렸다”, “가방 건과 관련된 여파가 너무 크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 국장은 종결 결정에 반대 의견을 표시한 권익위원에게 감사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한 사람의 죽음을 특정 사건 하나와 곧바로 연결해 형사책임을 논할 수는 없다. 그러나 권익위 자체 TF가 확인한 조직 내부의 처우는 별개의 문제다. TF는 정 전 부위원장이 사건 종결에 반대했던 김 국장의 회의 발언권을 제한하고 주요 사건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토대로 공개적으로 비난한 정황을 확인했다. 권익위는 해당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정 전 부위원장의 현 소속기관에 비위 사실을 통보하기로 했다. 고인과 유족에게 기관 차원의 사과도 결정했다.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실무자의 의견이 조직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발언 제한과 업무 배제로 돌아왔다면 권익위의 내부 통제는 이미 무너져 있었다. 반대 의견을 설득하지 못하자 사람을 배제하고 결론을 밀어붙이는 조직에서 합의제 의사결정은 작동할 수 없다. 부하 직원에게 청렴을 교육하면서 정작 수뇌부는 권력자의 사건 앞에서 다른 잣대를 들이댔다면 그보다 모순적인 일도 없다. 법률가의 지식이 권력의 방패가 될 때 유 전 위원장과 정 전 부위원장은 모두 법률가다. 유 전 위원장은 판사 출신이고 정 전 부위원장은 검사 출신 법학교수다. 법률의 문언과 행정절차가 왜 존재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다. 법률가 출신 고위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책임은 법조문을 많이 아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권력자가 불편해하더라도 법과 절차에 따라 판단하고, 실무자가 외압 없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한다. 그 일을 하라고 장관급 위원장과 차관급 부위원장 자리를 맡긴다. 법률 지식을 권력자의 책임을 가리는 데 사용하면 무지보다 해롭다. 법을 모르는 사람은 잘못 해석할 수 있지만, 법을 아는 사람이 결론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문구를 찾아 붙이면 법률은 책임을 묻는 기준이 아니라 책임을 피하는 기술로 전락한다. 청탁금지법에 대통령 배우자 직접 처벌 규정이 없다는 사실을 몰랐던 사람은 없다. 국민이 권익위에 물은 것은 법 조항 한 줄이 아니었다. 대통령 배우자가 고가의 금품을 받고 대통령이 이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최고 권력자에게도 일반 공직자와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지를 물었다. 권익위 수뇌부는 그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116일을 끈 뒤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다는 설명을 내놓고 사건을 닫았다. 그 과정에서 조사 대상 대통령과 비공식 회동이 있었고, 회의 직전 종결 방향을 제시했으며, 회의에서 논의하지 않은 내용이 의결서에 들어갔다는 것이 권익위 자체 조사 결과다. 이런 정황이 확인되고도 공직자의 재량이나 법률 해석의 차이라고 둘러댈 수는 없다. 재량은 정해진 절차 안에서 행사할 때 보호받는다. 법률 해석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반대 의견을 검토한 뒤 내놓아야 설득력을 얻는다. 결론을 정해 놓고 절차를 거꾸로 밟았다면 재량이 아니라 권한의 사유화다. 권익위가 잃은 것은 한 사건의 신뢰가 아니다 권익위는 스스로를 ‘대한민국 반부패 총괄기관’이라고 소개한다. 청탁금지법과 이해충돌방지법을 관장하고 공직사회 청렴도를 평가하며 부패 신고자를 보호하는 기관이다. 그런 기관이 최고 권력자의 배우자 사건 앞에서 처리기간을 넘기고, 조사 대상자와 수뇌부가 비공식으로 만나고, 실무진의 반대 의견을 누르고, 회의에서 논의하지 않은 내용까지 의결서에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권익위가 잃은 것은 김건희씨 사건 하나에 대한 신뢰가 아니다. 일반 공무원과 국민에게 청렴을 요구할 자격을 잃었다. 민원인에게 절차를 지키라고 말하고 공직자에게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신고하라고 교육하면서 대통령 부부에게는 법의 빈틈부터 찾아줬다는 인식이 남았다. 공직자는 정권과 함께 일할 수 있지만 정권을 위해 일해서는 안 된다. 임명권자에게 인간적인 의리를 느낄 수는 있어도 법률상 직무를 그 의리 아래 둘 수는 없다. 권력자의 눈치를 살펴 결론을 정하는 사람이라면 반부패기관의 수뇌부 자리에 앉아서는 안 된다. 공부를 많이 했다는 경력, 판사와 검사를 지냈다는 이력, 법을 가르친다는 직함도 공직자의 양심을 대신하지 못한다. 오히려 법과 절차를 잘 아는 사람이 본분을 저버렸다면 책임은 더 무거워진다. 경찰 수사는 누가 어떤 지시를 했는지 밝히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대통령 관저 회동과 사건 지연, 사전회의, 의결서 수정, 실무진 배제 사이에 어떤 연결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권익위의 독립적인 심의 절차가 권력을 위해 훼손됐다면 그 책임을 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물어야 한다. 권익위 간판에는 아직도 ‘청렴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그 문구를 다시 사용할 수 있으려면 먼저 권익위 내부에서 벌어진 일을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 반부패기관의 신뢰는 홍보 문구나 사과문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권력 앞에서 법을 굽힌 사람이 누구인지 가려내고 그에 맞는 책임을 묻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2026-07-20 16:05:05
-
김건희 1심 징역 7년…법원이 본 것은 '선물'의 외형보다 청탁의 맥락
[경제일보] 고가 목걸이와 브로치, 귀걸이, 금거북이, 손목시계, 디올 가방, 미술품. 물건의 종류와 이를 건넨 사람들은 달랐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가 26일 김건희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며 살핀 지점은 같았다. 단순한 축하 선물이나 친분의 표시였는지, 아니면 공직 인사와 사업 지원, 공천 등 공적 영역의 청탁과 결부된 금품이었는지였다. 재판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씨의 5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김 씨 측은 일부 물품은 친분에 따른 선물이거나 구매를 대신 맡긴 것일 뿐 청탁의 대가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대통령 배우자에게 전달된 고가 물품을 어떤 기준으로 형사책임과 연결할 수 있는지를 다룬 사건이다. 재판부는 물건 하나하나의 겉모습보다 금품이 오간 시점, 제공자의 현안, 청탁 내용, 물품의 가액, 김 씨의 인식과 대응을 함께 놓고 판단했다. ◆ 나토 목걸이 논란에서 시작된 수사 사건은 2022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순방 당시 김 씨가 착용한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논란에서 시작됐다. 재산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고가 목걸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당시 대통령실은 지인에게 빌린 물건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는 모조품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수사의 방향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맏사위 인사 청탁을 대가로 목걸이를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와 진품 목걸이를 제출하면서 달라졌다. 특검은 이 회장이 2022년 3월부터 5월 사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티파니 앤 코 브로치, 그라프 귀걸이 등 1억3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건넸다고 봤다. 재판부는 세 차례의 귀금속 수수를 하나의 연속된 경위로 판단했다. 처음에는 묵시적으로 나타난 청탁 의사가 시간이 지나면서 구체적인 인사 청탁으로 이어졌고, 김 씨도 그 과정에서 금품 수수의 성격을 인식했다고 본 것이다. 김 씨 측은 대통령 당선과 취임을 축하하는 의미의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제공자의 이해관계와 청탁이 구체화된 과정, 반복된 금품 수수를 종합하면 사교적 선물로만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공무원이 아닌 대통령 배우자에게 적용된 알선수재죄 김 씨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다. 직접 인사권이나 인허가권을 행사하는 위치도 아니었다. 이 사건에 뇌물죄가 아니라 알선수재죄가 적용된 이유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안을 알선하는 대가로 금품이나 이익을 받으면 성립한다. 공무원만 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가 아니라,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을 중개하거나 편의를 봐주겠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일반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제 청탁이 받아들여졌는지나 인사와 사업 지원이 현실화했는지가 아니다. 금품을 받은 사람이 공적 의사결정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를 이용해 청탁을 들어줄 것처럼 행동했고, 제공자가 그러한 기대 아래 물건을 건넸는지가 판단 대상이 된다. 재판부는 김 씨가 대통령 배우자라는 지위에 있었고, 그 지위가 공직 인사와 사업상 현안을 둘러싼 비공식 청탁의 통로로 이용될 수 있다고 봤다. 김 씨가 직접 처분권을 행사하지 않았더라도 대통령실과 정부, 정치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가 금품 제공의 배경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금거북이·시계·디올 가방·그림…법원이 본 다섯 갈래 청탁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서 받은 265만원 상당 금거북이와 세한도 복제품은 공직 임명 청탁과의 관련성이 쟁점이었다. 김 씨 측은 취임 축하 편지와 함께 전달된 선물이라는 취지로 맞섰다. 재판부는 편지의 형식보다 그 전부터 형성된 인사 청탁 관계에 주목했다.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에게서 받은 3990만원 상당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도 사업 지원 청탁과 연결됐다. 김 씨 측은 시계 구매를 대신 맡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통상적인 구매 대행이라면 대금 지급이나 사후 정산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사정이 뚜렷하지 않았고, 제공자가 김 씨와의 관계를 유지하며 사업 현안을 부탁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최재영 목사에게서 받은 디올 가방 등은 공무원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 문제 됐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서 받은 이우환 화백 그림은 공천 청탁과 연결됐다. 재판부는 각 물품이 오간 전후 사정과 제공자들의 요구를 살펴 청탁과 금품 사이에 대가 관계가 형성됐다고 봤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금품마다 청탁 하나를 기계적으로 대응시킨 것은 아니다. 서희건설 귀금속 사건처럼 여러 차례 물건이 전달되고 청탁의 내용도 점차 구체화된 경우에는 전체 경위를 묶어 판단했다. 반면 금거북이와 시계, 디올 가방, 그림은 각 제공자가 가진 인사·사업·공천상 이해관계와 전달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 징역 7년이 나온 배경 알선수재죄의 기본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그러나 여러 범죄가 함께 유죄로 인정되면 경합범 가중이 적용될 수 있다. 특검은 결심 공판에서 법정 최고형인 징역 7년6개월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형 사유로 대통령 배우자라는 지위, 반복된 금품 수수, 적지 않은 금품 가액, 청탁 대상이 인사와 사업, 공천 등 공적 영역에 걸쳐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 씨가 자신의 영향력을 알선 대상으로 삼아 금품을 반복적으로 받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같이 재판에 넘겨진 이봉관 회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로봇개 사업가 서 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최재영 목사에게는 벌금 8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 항소심에서는 무엇이 쟁점이 되나 김 씨 측은 항소 방침을 밝혔다. 항소심에서는 각 금품 수수와 청탁 사이의 관련성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 축하 선물·친분·구매 대행이라는 주장을 1심처럼 배척할 수 있는지, 여러 차례의 금품 수수를 하나의 포괄적 대가 관계로 볼 수 있는지가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형량도 쟁점이 된다. 1심은 대통령 배우자의 지위와 반복성, 금품의 규모를 무겁게 봤다. 반대로 김 씨 측은 구체적 청탁이나 실제 알선 행위가 없었다는 주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이번 1심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고가 물품의 명칭이나 전달 방식만으로 수수의 성격을 가릴 수 없다고 봤다. 제공자가 무엇을 기대했는지, 수수자는 그 기대를 알고 있었는지, 그 사이에 공적 권한과 연결된 청탁이 있었는지가 판결의 중심에 놓였다.
2026-06-26 16: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