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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버리고 원전 품었다…130년 두산의 '변신 본능'
[경제일보] 두산의 130년 역사를 관통하는 것은 ‘무엇을 지켰느냐’보다 ‘무엇을 버렸는가’에 더 가깝다. 1896년 서울 종로4가 배오개의 박승직상점에서 출발해 화장품·주류·식음료를 거쳤고, 지금은 발전설비와 건설기계에서 원전·가스터빈·로봇·반도체 소재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창업의 계보는 이어졌지만 그 안을 채운 사업은 수차례 바뀌었다. 올해 창립 130주년을 맞은 두산은 1915년 화장품 ‘박가분’을 제조했고 1950년대 동양맥주를 세우면서 소비재 기업의 색채가 짙어졌다. 1978년에는 OB그룹에서 두산그룹으로 명칭을 바꿨다. 지금의 원전·가스터빈 사업과는 좀처럼 연결되지 않는 역사다. 팔아서 다시 샀다…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몸집을 키워오던 두산은 창업 100주년을 전후해 오히려 사업을 덜어내기 시작했다. 1995년부터 구조조정에 착수해 한국네슬레·한국3M·한국코닥 등 합작기업 지분을 정리했다. 1997년에는 OB맥주 음료사업을 코카콜라에 4322억원에 넘겼다. 부동산 매각 등을 더하면 6100억원 이상의 현금 유입 효과가 예상되는 규모였다. 외환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이었다. 모태사업인 OB맥주도 예외가 아니었다. 1998년 지분 50%를 벨기에 인터브루에 넘겼다. 박용곤 당시 회장은 “두산은 지속돼야 한다. 하지만 가업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알짜기업도 필요하면 팔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사업을 지키는 것보다 기업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었다. 같은 해 9개 계열사를 ㈜두산으로 통합했다. 당시 438%였던 ㈜두산 부채비율은 이듬해 말 164%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될 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빠르게 진행됐다. 외환위기 속에서 두산은 다음 사업으로 이동할 여력을 확보했다. 구조조정은 몸집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았다. 확보한 자금을 다시 M&A에 투입했다. 2001년 한국중공업, 2005년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했고 2007년에는 49억달러를 들여 미국 밥캣 등을 품었다. 오늘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핵심 축이 이때 만들어졌다. 그룹의 정체성도 바뀌었다. 대우종합기계의 2003년 실적을 포함하면 중공업 비중은 1999년 50.2%에서 84.3%까지 높아지는 반면 식품·주류 등 소비재는 40.4%에서 11.5%로 떨어졌다.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그룹의 중심축 자체를 바꾼 것이다. 다만 빠른 변화에는 값이 따랐다. 밥캣 인수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북미 건설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두산은 2008년 밥캣에 10억달러를 추가 투입했다. 공격적 M&A는 성장의 동력이었지만 차입과 재무 부담도 키웠다. 두산의 ‘변신 DNA’가 강점인 동시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2020년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가 닥치자 두 번째 구조조정이 현실화했다. 글로벌 석탄화력 발주 감소와 국내 신규 원전 일감 축소, 두산건설 지원 등으로 누적된 재무 부담이 겹쳤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총 3조6000억원을 지원했고 두산은 3조원 이상의 자구안을 추진했다. 이번에도 선택은 과감했다. 클럽모우CC와 두산솔루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를 매각했고 핵심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도 현대중공업그룹에 넘겼다. 1990년대 ‘필요하면 핵심사업도 판다’는 방식이 20여 년 만에 반복된 셈이다. 원전·가스터빈·로봇, 세 번째 변신 현재 두산은 클린에너지·스마트머신·첨단소재를 3대 핵심사업으로 두고 다시 사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중심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있다. 대형 원전 기자재와 가스터빈에서 소형모듈원전(SMR)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수요가 커지는 흐름도 기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세계 다섯 번째로 대형 가스터빈 독자 기술을 확보한 뒤 지난해 미국 빅테크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5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SMR에서는 미국 X-energy와 Xe-100 16기에 필요한 핵심 소재 생산능력 예약계약을 맺었고, 이달 테라파워의 미국 와이오밍주 나트륨 원자로 핵심 기자재 제작 계약도 확보했다. 과거 한국중공업 인수로 확보한 원전 제조 기반이 20여 년 뒤 글로벌 SMR 공급망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두산 관계자는 “시장과 산업 환경이 바뀌면 기존 사업에 머무르기보다 필요한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왔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원전·가스터빈·SMR의 핵심 기술과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면서 장기 서비스와 유지보수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실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2분기 매출 4조7248억원, 영업이익 31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4%, 15.9% 증가했다. ㈜두산 자체사업도 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용 전자소재 수요를 타고 매출 7652억원, 영업이익 2120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세 번째 변화의 성공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두산로보틱스는 2분기 매출이 294% 증가한 176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 144억원을 냈다. 두산밥캣 역시 미국 관세 환급이라는 일회성 효과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024년에는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아래로 옮기려던 사업재편이 주주가치 훼손 논란과 금융당국의 제동 끝에 철회되기도 했다. 두산의 130년은 한 업종을 끈질기게 지킨 역사가 아니다. 1990년대에는 소비재를 덜어내고 중공업을 샀고, 2020년에는 다시 핵심 자산을 팔아 그룹을 재정비했다. 이제 그 중공업 기술을 원전·가스터빈·SMR로 확장하고 로봇과 첨단소재를 새로운 축으로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변신의 속도가 아니라 비용”이라며 “과거 공격적 M&A가 재무 부담을 남겼다면 이제는 신사업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주주와 시장의 신뢰까지 함께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산이 130년간 보여준 것은 ‘바꿀 수 있는 능력’”이라며 “세 번째 변신의 승부는 과거와 같은 비용을 반복하지 않고 다시 한번 바꿀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27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27 18: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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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젠틀맨'에 베컴까지 뜬다…8개국서 스텔라 아르투아와 맞손
[경제일보] 넷플릭스가 인기 콘텐츠의 세계관을 화면 밖으로 확장하는 브랜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는 하반기 기대작인 '젠틀맨: 더 시리즈' 시즌2를 앞두고 글로벌 맥주 브랜드 스텔라 아르투아와 손잡았다. 콘텐츠 팬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넘어 브랜드 경험까지 콘텐츠와 연결해 팬덤과의 접점을 넓히는 전략이다. 27일 넷플릭스는 스텔라 아르투아와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더 젠틀맨 서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캐나다,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8개국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이번 협업은 내달 3일 공개되는 '젠틀맨: 더 시리즈' 시즌2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젠틀맨'은 가이 리치 감독 특유의 영국식 범죄물과 블랙 코미디, 세련된 스타일을 앞세워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시즌2에서는 에디 혼니먼이 범죄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더 큰 위기와 갈등을 맞이하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넷플릭스와 스텔라 아르투아는 해당 작품의 분위기와 맥주의 브랜드 이미지를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캠페인에는 주연 배우 테오 제임스와 스텔라 아르투아 글로벌 앰배서더인 데이비드 베컴이 함께한다. 테오 제임스가 극 중 에디 혼니먼으로 등장해 스텔라 아르투아의 맥주를 따르는 장면 등을 통해 작품 속 세계관과 브랜드의 '퍼펙트 서브' 문화를 연결한 것이다. 단순 광고 영상에 그치지 않는 이번 캠페인은 메인 영상 '더 옥션'과 스텔라 아르투아의 5단계 푸어링 리추얼을 활용한 콘텐츠로 구성된다. 양사의 공식 소셜 채널을 활용한 콘텐츠와 함께 주요 국가에서 체험형 이벤트, 한정판 제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내달 3일부터 5일까지 영국 런던의 펍 '더 말버러'에서는 '젠틀맨' 세계관을 활용한 체험형 행사가 열린다. 방문객은 작품 속 분위기를 재현한 공간에서 스텔라 아르투아의 서빙 방식을 경험하고, 개인 각인이 가능한 한정판 챌리스 등 관련 굿즈도 만나볼 수 있다. 최근 넷플릭스는 콘텐츠와 브랜드를 결합한 마케팅을 확대해 콘텐츠 자체의 인지도를 실제 소비자 경험으로 확장하고 있다. OTT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콘텐츠 공개 전후의 마케팅 역시 단순 예고편이나 광고를 넘어 이용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경험형 캠페인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넷플릭스와 AB인베브는 지난해 9월 글로벌 브랜드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흑백요리사' 시즌2와 스텔라 아르투아의 협업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번 '더 젠틀맨 서브'는 '젠틀맨: 더 시리즈'의 첫 브랜드 파트너십이면서 양사가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첫 다국가 브랜드 협업이다. 마그노 헤란 넷플릭스 글로벌 브랜드 및 마케팅 파트너십 부문 부사장은 "스텔라 아르투아가 가진 세련되고 프리미엄한 브랜드 이미지는 '젠틀맨: 더 시리즈'의 긴장감 넘치는 세계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며 "이번 캠페인은 팬들이 화면 너머 일상에서도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며, 작품과 브랜드가 가진 매력을 함께 확장하는 협업"이라고 말했다.
2026-08-27 13: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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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접점 넘어 놀거리까지…유통가, 고객 만나는 방식 바꾼다
[경제일보] 상품 판매만으로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어려워지면서 '놀거리'가 새로운 유통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음악 축제와 야외 비어 가든부터 시작해 제품을 체험하고 상담받는 매장 서비스까지, 고객이 머물고 즐길 수 있는 접점을 늘리며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놀유니버스와 교촌에프앤비, 롯데하이마트는 각각 페스티벌과 문화 행사, 현장 중심 구매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브랜드와 함께할 수 있는 장면을 만들어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행·여가 플랫폼 놀유니버스는 오는 10월 17일부터 이틀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NOL FESTIVAL'을 개최한다. NOL FESTIVAL은 K팝·슈퍼라이브·EDM 등 3개 스테이지로 구성된다. 아이브와 엔시티 위시, 코르티스, 김준수, 빈지노, 알렌 워커, 돈 디아블로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만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팬 참여 프로그램과 브랜드 체험존 등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함께 마련한다. 플랫폼에서 여행·여가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하던 이용자와의 관계를 대규모 오프라인 축제까지 확장하는 셈이다. 기존 플랫폼 이용과 축제를 연결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놀유니버스는 8월 한 달간 누적 구매·이용 실적을 집계해 스테이지별 상위 고객에게 입장권을 제공하는 '패스트트랙' 이벤트를 운영한다. 함께 축제를 즐기고 싶은 동행을 구성해 응모하는 '덕메랑 놀페에서 놀 사람 모집' 이벤트도 마련했다.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의 무대와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에게 차별화된 축제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식음료 브랜드도 제품 섭취 시간을 하나의 여가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교촌에프앤비의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는 홀리데이 인 인천 송도와 함께 오는 28일까지 매주 금요일 호텔 20층 옥상 정원에서 '문베어 선셋 비어 가든'을 운영한다. 행사에서는 문베어 수제맥주와 교촌치킨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야경과 라이브 재즈 공연까지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방문객은 △윈디힐 라거 △짙은밤 페일에일 △여름밤 IPA △문댄스 골든에일 등 수제맥주 4종을 시음할 수 있다. 교촌치킨과 호텔 메뉴를 함께 담은 '콜라보 플래터'를 주문하면 수제맥주 4종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오후 7시30분부터는 라이브 재즈 밴드 공연도 열린다. 굿즈 판매와 SNS 인증, 블라인드 테이스팅 등 고객 참여 이벤트도 더했다. 문베어는 호텔·리조트와의 협업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과 강릉 씨마크호텔, JW 메리어트 제주 등에 이어 올해 5월에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와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단순 유통망 확대를 넘어 호텔의 공간과 고객층을 활용해 브랜드를 접하는 상황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문베어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넓히고 문베어만의 차별화된 맛과 품질로 수제맥주의 즐거움을 전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했다. 제품 구매 과정에서도 고객을 현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변화가 나타난다. 롯데하이마트는 전국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쇼핑몰에서 모토로라의 중저가 스마트폰 'moto g57 POWER'를 판매한다. 최신 프리미엄 제품뿐 아니라 중저가 제품과 해외 브랜드까지 상품군을 넓혀 모바일 구매 선택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오프라인에서는 제품을 직접 확인한 뒤 전문 상담을 거쳐 구매와 개통, 설정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의 사양과 가격을 온라인에서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기기를 살펴보고 상담받는 과정을 구매 접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롯데하이마트 자체 모바일 요금제인 'Hi-mart 요금제'도 연계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산 고객은 전문 상담원을 통해 요금제 신청부터 개통과 설정까지 받을 수 있다. 기존 모바일 기기를 반납하면 현금으로 보상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moto g57 POWER'의 가격은 39만9000원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스마트폰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겨냥해 프리미엄 제품뿐 아니라 중저가 제품과 모토로라·낫씽 등 해외 브랜드 도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폰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모바일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을 고려해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전국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직접 체험해보고 구매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2026-08-14 14: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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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외국인 몰리자 지역 편의점 '활짝'…관광지 매출 최대 300%↑
[경제일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서울을 넘어 부산과 강원, 제주 등 주요 여름 휴가지로 확산하면서 지역 편의점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일부 관광지 인근 점포에서는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편의점 업계도 관광 특화 점포와 맞춤형 상품을 확대하며 외국인 수요 잡기에 나섰다. 1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해외카드와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19개국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산·강원·제주·충남 보령 등 주요 관광지역 CU 점포의 지난달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8.3%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광안리가 위치한 부산 수영구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수영구 CU 점포의 외국인 매출은 1년 전보다 189.9% 증가했고 해운대구도 120.7% 늘었다. 강원 지역에서는 강릉과 속초가 각각 85.1%, 82% 증가했다. 제주와 대천해수욕장이 있는 충남 보령도 각각 76.2%, 73.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GS25에서도 주요 휴가지 점포의 외국인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결제액을 기준으로 지난달 강릉 관광지 인근 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0.4% 급증했다. 부산 광안리 인근 점포도 264.8% 늘었으며 해운대와 속초, 제주 지역 점포는 각각 84.7%, 55%, 49.8% 증가했다. 세븐일레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알리페이·은련카드·위챗페이 결제액을 기준으로 지난달 속초 관광지 인근 점포의 외국인 매출은 167% 늘었고 부산 관광지 인근 점포도 146% 증가했다. 여수는 91%, 삼척은 64%, 제주는 53% 각각 늘었다. 이마트24에서는 부산과 경주, 강릉 지역의 지난달 알리페이·위챗페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했다. 특히 두 결제수단의 결제액 상위 10개 점포가 모두 부산에 위치할 정도로 부산 지역의 외국인 소비가 두드러졌다.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점 소비는 여름철 야외 활동에 필요한 상품과 한국을 대표하는 먹거리인 'K-푸드'에 집중됐다. GS25에서는 건전지의 외국인 결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2.3%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외선 차단 제품은 115.2%, 봉지 얼음은 96.2%, 컵 얼음은 85.4% 각각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은 식품으로는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와 그릭요거트, 딸기우유 등이 꼽혔다. 세븐일레븐에서도 바나나맛우유를 비롯해 껌과 맥주, 계란 등 다양한 상품이 외국인 인기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자 편의점 업계도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점포와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CU는 한복 마그넷과 한국적 이미지를 활용한 인형 키링 등 관광 기념품을 판매하는 '관광상품특화점'을 전국 500여곳까지 확대했다. 연내 약 300곳을 추가해 외국인 관광객과의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방한 관광객의 소비 지역이 주요 휴가지로 넓어지면서 편의점도 관광 소비를 흡수하는 주요 유통 채널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업계는 지역별 외국인 구매 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구성과 특화 점포 확대를 통해 관광객 수요 공략을 강화할 전망이다.
2026-08-11 11: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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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이상 버틴 생존본능…하이트진로, 글로벌 술자리 넘본다
[경제일보] 모양과 알코올 도수는 달라졌고 광 고모델도 수없이 바뀌었지만, 진로라는 이름과 두꺼비는 한 세기를 넘어 살아 남았다. 하이트진로가 올해로 창립 102년을 맞았다. 국내 기업의 평균수명이 좀처럼 수십 년을 넘기기 어려운 현실에서 하이트진로는 일제강점기와 전쟁, 산업화, 외환위기와 기업 인수합병을 모두 통과했다. 하이트진로의 생존법은 오래됐다는 이유로 브랜드를 버리지 않는 데 있다. 이름과 기억은 남기되 맛과 도수, 디자인과 마케팅은 시대에 맞춰 고쳤다. 하이트진로의 100년은 새로운 술을 끊임없이 발명한 역사라기보다 오래된 술을 새로운 세대에게 다시 파는 방법을 찾아온 역사에 가깝다. 진천양조상회·조선맥주, 두 술 집안의 결합 하이트진로의 뿌리는 하나가 아니다. 소주의 진로와 맥주의 하이트가 서로 다른 길을 걷다 한 회사 안에서 만났다. 진로는 1924년 평안남도 용강에서 설립된 진천양조상회에서 출발했다. 전쟁 이후 서울에 자리를 잡았고, 1970년 소주시장 정상에 올랐다. 이후 진로와 참이슬로 이어지는 국내 대표 소주 계보를 만들었다. 맥주의 뿌리는 1933년 설립된 조선맥주다. 크라운맥주를 생산하던 조선맥주는 1990년대 ‘하이트’를 앞세워 시장 판도를 바꿨다. 제품 브랜드의 성공에 힘입어 1998년 회사 이름도 하이트맥주로 바꿨다. 두 회사의 결합은 위기에서 시작됐다. 진로는 무리한 사업 확장과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법정관리를 거쳤다. 하이트맥주는 2005년 진로를 인수했고, 두 회사는 2011년 통합법인 하이트진로로 출범했다. 하이트진로는 인수한 회사의 이름과 상징을 지우지 않았다. 기업명에 ‘진로’를 남겼고 참이슬과 두꺼비를 핵심 자산으로 활용했다. 공장과 설비뿐 아니라 소비자의 기억까지 인수한 셈이다. 주류시장에서 브랜드는 단순한 상표가 아니라 ‘어느 식당에서 누구와 잔을 기울였는지’에 대한 경험과 기억이 쌓인 자산이다. 하이트진로는 이 기억을 폐기하지 않고 새 포장에 담아 다시 시장에 내놨다. 맛은 바꾸고 기억은 남겼다 하이트진로의 브랜드 경영은 무조건적인 보존보다 ‘미세 조정’에 가깝다. 이름과 상징은 유지하되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제품을 계속 손본다. 1998년 출시된 참이슬은 대나무 숯 정제와 깨끗한 이미지를 앞세워 소주 시장의 기준을 바꿨다. 하지만 과거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고집하지 않았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16도에서 15.7도로 낮췄다. 저도주와 부드러운 음용감을 선호하는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참이슬은 출시 이후 올해 5월까지 360㎖ 기준 약 413억병이 판매됐다. 거대한 브랜드도 시장 변화 앞에서는 0.3도의 변화를 택했다. 강한 브랜드는 변하지 않는 브랜드가 아니라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계속 변하는 브랜드라는 판단이다. 2019년 부활한 ‘진로’도 같은 방식으로 생명력을 되찾았다. 과거의 두꺼비와 하늘색 병을 복고 감성으로 되살리면서 제품은 저도수·제로슈거 흐름에 맞췄다. 두꺼비는 캐릭터 상품과 팝업스토어, 협업 마케팅을 통해 젊은 소비자와 다시 만났다. 과거를 보존하되 과거의 방식으로 팔지는 않은 것이다. 다만 소주와 맥주의 처지는 다르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시장에서 참이슬과 진로라는 강력한 방어선을 갖고 있지만, 맥주에서는 오비맥주와 장기간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이트의 뒤를 이어 테라와 켈리를 내놓았지만 신제품의 화제성을 안정적인 점유율과 이익으로 연결하는 일은 여전히 과제다. 실적에도 내수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하이트진로의 2025년 연결 매출은 2조4996억원, 영업이익은 1723억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5908억원, 영업이익 55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3.6%, 10.8% 줄었다. 소주보다 맥주의 매출 감소 폭이 컸다. 회식문화 축소, 외식경기 부진, 절주와 건강관리 문화가 동시에 확산되면서 과거와 같은 대량 음용 중심의 성장 공식은 흔들리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저도수와 무알코올, 프리미엄 제품을 늘리는 이유다. 하이트진로가 찾은 해법, ‘진로의 대중화’ 글로벌 비전 제시 내수시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하이트진로가 꺼내든 해법은 해외다. 회사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진로의 대중화’를 글로벌 비전으로 제시했다. 소주를 한식당이나 한국 문화 체험 때 마시는 술에서 벗어나 세계인이 일상적으로 선택하는 주류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출발점은 나쁘지 않다. 영국 주류전문매체 드링크 인터내셔널 집계에서 진로는 25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증류주 브랜드에 올랐다. 2025년 판매량은 9리터 상자 기준 9450만 상자로 집계됐고, 하이트진로는 약 91개국에 소주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판매 1위’와 ‘글로벌 기업’은 같은 뜻이 아니다. 판매량에는 거대한 국내시장 물량이 포함된다. 올해 1분기 국내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판매 기록을 갖고도 회사의 실적은 여전히 국내 소비와 경기, 음식점 영업에 크게 좌우된다. 이 간극을 좁힐 시험대가 베트남 공장이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타이빈성에 첫 해외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으며 올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연간 최대 약 500만 상자다. 공장이 가동되면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동남아 현지 생산·공급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 물류비를 낮추고 국가별로 용량과 맛, 용기를 달리한 제품을 생산할 여지도 커진다. 물론 공장을 짓는 것과 현지 소비자가 소주를 일상적으로 마시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한류는 제품을 한 번 맛보게 할 수 있지만 반복 구매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현지 음식과의 궁합, 가격, 유통망, 음주문화에 맞는 접근이 뒤따라야 한다. 공장 가동률과 해외사업의 실제 수익성도 입증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지난 100년 동안 한국인의 술자리가 바뀔 때마다 살아남았다. 독한 소주는 순해졌고, 회식은 가벼운 모임과 혼술로 흩어졌다. 낡은 상징으로 보였던 두꺼비는 다시 젊은 캐릭터가 됐다”며 “하이트진로의 경쟁력은 오래됐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오래된 것 가운데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아는 감각에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 술자리에서 증명한 브랜드 생존 본능이 해외 소비자의 일상에서도 통할 때 하이트진로는 비로소 100년 기업을 넘어 글로벌 영속기업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3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30 08: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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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별로 시작해 세계로…롯데칠성의 76년 확장사
[경제일보] 1950년 5월 9일 서울 용산의 작은 공장에서 '칠성사이다'가 세상에 나왔다. 롯데칠성음료의 전신인 동방청량음료가 내놓은 첫 제품이었다. 탄산음료 한 병으로 출발한 회사는 76년이 지난 현재 사이다와 콜라, 커피, 생수, 주스는 물론 소주·맥주·청주·와인·RTD(즉석음용주류)까지 아우르는 국내 대표 종합음료기업으로 성장했다. 음료 넘어 주류까지…76년간 넓힌 사업영역 롯데칠성의 역사는 단순히 제품 수를 늘린 과정이 아니다. 소비자의 음용 습관 변화에 맞춰 사업영역을 넓히고, 시장이 성숙하면 새로운 카테고리와 해외 시장으로 무대를 옮겨온 역사다. 하나의 브랜드를 오래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 롯데칠성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칠성'이라는 이름에도 이런 철학이 담겨 있다. 창립 당시 주주 7명의 성씨가 모두 달랐지만 단순히 '칠성(七姓)'이 아닌 북두칠성처럼 오래 빛나는 기업이 되자는 의미를 담아 '칠성(七星)'을 선택했다. 이후 회사는 하나의 제품이나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소비자가 무언가를 마시는 거의 모든 순간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국내 음료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인구 감소와 내수 둔화로 성장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주요 식음료기업들은 제품 다변화와 해외시장 확대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롯데칠성은 이러한 흐름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행한 기업 가운데 하나다. 칠성사이다는 지금도 롯데칠성을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칠성사이다는 2024년 10월 기준 250㎖ 캔 환산 누적 판매량 375억캔을 돌파했다. 레몬·라임 향과 청량감이라는 제품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용기와 용량을 다양화하고 제로슈거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층을 꾸준히 넓혔다. 하지만 롯데칠성의 경쟁력은 장수 브랜드 하나에 머물지 않았다. 회사는 소비자가 무엇을 마시는지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넓혀왔다. 1976년 미국 펩시콜라와 생산·판매 계약을 체결했고, 1982년에는 미국 델몬트와 기술 제휴를 맺어 주스 사업에 진출했다. 자체 브랜드만 고집하기보다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며 탄산과 과즙음료 시장을 빠르게 확대했다. 이후 레쓰비와 칸타타로 커피 시장을, 아이시스로 생수를, 핫식스와 게토레이로 기능성 음료 시장을 공략했다. 특정 품목의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다른 제품군이 이를 보완하는 구조를 만들면서 사업 안정성을 높였다. 이와 같은 전략은 경쟁사와도 차별화된다. 코카콜라음료가 탄산 중심, 동아오츠카가 기능성 음료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면 롯데칠성은 탄산·커피·생수·주스·기능성 음료를 모두 아우르는 국내 최대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사이다 회사'에서 소비자의 갈증과 휴식, 건강관리까지 아우르는 종합음료기업으로 변모한 것이다. 제품보다 강한 유통망…음료 넘어 주류로 사업 확장의 또 다른 축은 유통망이었다. 롯데칠성은 1974년 롯데그룹 편입 이후 생산시설과 물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다만 성장의 배경을 그룹 유통망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세븐일레븐뿐 아니라 음식점, 슈퍼마켓, 자판기, 온라인몰 등 판매 채널을 촘촘하게 구축하고 채널별 소비 특성에 맞춘 제품과 용량을 공급한 것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소비자는 아침에는 커피를, 점심에는 탄산음료를, 운동 후에는 스포츠음료를, 저녁에는 주류를 찾는다. 롯데칠성은 이러한 서로 다른 소비 순간을 하나의 사업영역으로 연결하며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결국 롯데칠성의 경쟁력은 히트상품 하나보다 다양한 제품군과 이를 소비자에게 연결하는 유통망에 있다. '마시는 모든 순간'을 사업영역으로 만든 전략이 76년 동안 이어진 성장의 기반이었다. 롯데칠성의 두 번째 변곡점은 주류사업 진출이었다. 회사는 2009년 두산주류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처음처럼과 청하, 백화수복 등을 확보했고, 2011년 롯데주류를 합병하면서 음료와 주류를 하나의 사업 포트폴리오로 통합했다. 칠성사이다에서 출발한 기업이 소주와 맥주, 청주, 와인, 위스키, RTD까지 아우르는 종합 주류·음료기업으로 체질을 바꾼 순간이었다. 주류사업에서도 전략은 같았다. 특정 브랜드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시장을 세분화해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했다. 처음처럼과 새로로 소주 시장을, 클라우드로 맥주를, 청하와 백화수복으로 청주를, 마주앙으로 와인을 공략하며 카테고리별 브랜드를 구축했다. 국내 음료기업 가운데 음료와 주류를 모두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는 곳은 사실상 롯데칠성이 유일하다. 경기 변동이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특정 사업이 부진하더라도 다른 사업군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소비 트렌드를 가장 먼저 상품으로 최근 롯데칠성의 성장 전략은 '무엇을 더 만들 것인가'보다 '소비자가 어떻게 마시는가'에 맞춰져 있다. 대표 사례가 '새로'다. 2022년 출시한 새로는 설탕을 넣지 않은 제로슈거 소주와 투명병, 구미호 캐릭터를 앞세워 기존 소주 브랜드와 차별화했다. 회사와 경향신문에 따르면 새로는 출시 약 3년 만인 2025년 말 누적 판매량 8억병을 돌파했다. 올해에는 알코올 도수를 15.7도로 낮추고 국산 쌀 증류주를 적용하는 리뉴얼도 단행했다. 음료에서는 제로슈거가 새로운 성장축이 됐다. 칠성사이다 제로를 시작으로 펩시 제로슈거, 밀키스 제로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건강과 저당 소비 트렌드에 대응했다. 최근에는 RTD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칠성에 따르면 과실탄산주 '순하리 진'은 올해 상반기 매출 17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매출(162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레몬과 자몽, 유자, 상그리아 등 맛을 다양화하고 알코올 도수도 4.5도부터 9도까지 세분화하면서 소비자의 취향을 공략했다. 과거 회식 중심이던 음주문화가 홈술과 혼술, 가벼운 모임 중심으로 바뀌면서 술을 고르는 기준도 다양해지고 있다. 롯데칠성은 소비량 증가보다 소비 방식 변화에 맞춰 제품을 세분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다만 사업영역 확대가 항상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제품군이 늘어날수록 생산과 재고, 물류 운영은 복잡해지고 브랜드 간 판매 잠식 가능성도 커진다. 신제품을 빠르게 출시하는 것보다 어떤 브랜드를 오래 키울 것인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실제로 제로슈거 제품군 확대 이후 브랜드 간 역할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새로와 처음처럼의 시장 포지셔닝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도 향후 과제로 꼽힌다. 맥주사업 역시 브랜드 경쟁력 회복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음료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는 신제품 출시 자체보다 브랜드 운영 효율과 수익성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칠성 역시 '많이 만드는 기업'보다 '잘 운영하는 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76년간 다양한 제품군을 구축했다면 앞으로는 그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46% 시대…필리핀에서 증명할 다음 성장 롯데칠성의 세 번째 성장축은 해외사업이다. 과거 해외사업이 국내에서 생산한 밀키스와 레쓰비, 소주 등을 수출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현지 기업을 인수해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구조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단순 수출기업에서 현지 생산과 유통망을 갖춘 글로벌 음료기업으로 사업 모델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대표 사례가 필리핀펩시다. 롯데칠성은 2010년 필리핀펩시 지분을 처음 취득한 뒤 추가 매수와 공개매수를 거쳐 2023년 지분율을 73.6%까지 높이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필리핀 전역의 생산시설과 영업망을 갖춘 현지 보틀링 기업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해외사업의 외형도 크게 확대됐다. 미얀마와 파키스탄에서도 현지 생산·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완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공장과 원료, 인력, 유통망을 기반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국내 음료업계가 수출 확대에 집중해온 것과 달리 롯데칠성은 현지 기업 인수와 생산기지 확보를 통해 시장에 직접 진입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해외사업의 무게중심이 '수출'에서 '현지화'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성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롯데칠성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95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78억원으로 91% 늘었다. 해외 자회사와 수출을 포함한 글로벌 매출은 3783억원으로 11.1%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약 46%를 차지했다. 필리핀 법인은 매출 2589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고 미얀마 법인 역시 흑자로 돌아섰다. 국내 음료와 주류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해외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전체 수익성 회복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해외사업의 성패는 외형보다 수익성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해외 법인은 환율과 원재료 가격, 현지 경쟁, 정치·경제 환경 변화에 직접 노출된다. 특히 필리핀은 수천 개의 섬으로 이뤄진 지리적 특성상 물류와 재고 관리가 쉽지 않은 시장이다. 롯데칠성은 디지털 영업관리와 자동화 설비, 물류 효율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 분기 실적만으로 구조적인 경쟁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사업 역시 과제를 안고 있다. 제로슈거 음료와 RTD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내수 소비 둔화와 고환율, 원부자재 가격 부담은 여전히 변수다. 새로의 성장세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처음처럼과의 브랜드 역할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맥주사업 역시 브랜드 경쟁력과 수익성 회복이 요구된다. 해외사업 비중이 커질수록 본사와 현지 법인의 품질관리와 재무관리, 공급망 운영 역시 한층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수록 관리해야 할 영역도 함께 넓어지는 셈이다. 확장의 시대를 넘어 '운영의 시대' 롯데칠성의 76년은 하나의 제품에 머물지 않고 소비 변화에 맞춰 사업영역을 넓혀온 역사였다. 칠성사이다에서 시작해 탄산과 커피, 생수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했고, 이후 주류를 더했다. 국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자 다시 해외시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지금까지의 성장을 이끈 키워드가 '확장'이었다면 앞으로의 경쟁력은 '운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제품을 추가하고 회사를 인수하면 외형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은 넓어진 사업영역을 얼마나 안정적인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롯데칠성은 이미 국내 소비자의 '마시는 대부분의 순간'에 자리 잡았다. 앞으로의 과제는 더 많은 제품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구축한 포트폴리오와 해외사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다. 일곱 개 별에서 시작한 76년의 역사는 이제 '얼마나 더 넓힐 것인가'보다 '넓어진 영토를 얼마나 수익성 있게 관리할 것인가'를 증명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필리핀과 미얀마 법인의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밀키스', '레쓰비', '새로', '순하리' 등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제로 음료와 에너지·스포츠음료, 리뉴얼한 '새로'와 RTD 브랜드 '순하리진' 등을 중심으로 소비자 트렌드에 대응하는 제품 혁신을 지속하는 한편 수익성 중심 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2026-07-29 15: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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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 줄고 간편식 늘었다…북중미 월드컵 달라진 '응원소비'
[경제일보] 북중미 월드컵이 한국의 응원 소비 공식을 바꿔놓고 있다. 밤늦게 치킨과 맥주를 시켜놓고 TV 앞에 모이던 익숙한 풍경은 예전만 못하지만, 대신 출근길 편의점, 사무실 간편식, 무알코올 맥주, 즉석치킨, 도시락, 삼각김밥이 월드컵 특수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소비 시간이 바뀌었고, 응원이 식은 것이 아니라 소비 장소가 흩어진 모습이다. 변수는 시차였다. 북중미 월드컵은 캐나다·멕시코·미국 3개국에서 열리는 첫 월드컵으로 처음으로 48개국이 참가하는 대회다. 3개국 16개 개최도시에서 총 104경기가 치러지며 대회 규모는 커졌지만, 한국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새벽, 오전에 경기를 시청해야 하는 만큼 적잖은 부담이다. 지난 한국 대표팀 조별리그 경기도 평일 오전 시간대에 몰리면서 과거처럼 퇴근 후 야식과 주류 소비가 폭발하는 구조를 만들기 어려웠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기업들은 대회 전부터 이와 같은 변화를 읽고, 발 빠르게 준비했다. 월드컵 개막 전 한국 대표팀 경기가 평일 오전 10~11시에 배치되면서 유통기업들은 편의점 간편식과 즉석 치킨 등의 물량 확보에 공을 들였다. 과거 월드컵 특수가 야간 응원, 배달 치킨, 주류 소비에 집중됐다면,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낮 시간대 간편식 수요가 오를 것으로 예상해 대비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경기 시간이 모두 오전 시간대에 몰려 있어 예전처럼 치킨과 맥주 중심의 야식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며 “실제 구매가 발생할 수 있는 시간대와 채널을 고려해 편의점 즉석식품, 음료, 간식류 중심으로 행사를 설계했다”고 했다. 이와 같은 유통 기업들의 전망은 실제 매출 흐름과 들어맞았다. 잎서 지난달 12일 열린 한국 대표팀 조별리그 1차전 당시 GS25의 즉석치킨 ‘치킨25’ 매출은 1주일 전보다 126.9% 늘었고, CU에서는 김밥 25.6%, 도시락 23.4%, 삼각김밥 18.9%, 즉석치킨 15.5% 매출이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냉장식품, 과자, 간편식, 즉석치킨 매출이 나란히 늘었다. 이마트24에서도 스낵, 안주류, 샌드위치, 삼각김밥 등 간편식 판매가 증가했다. 월드컵 응원이 치킨과 맥주에서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지만, 소비의 중심축이 ‘밤의 배달’에서 ‘낮의 편의점’으로 이동한 셈이다. 무알코올 맥주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같은 날 CU에서는 무알코올 맥주 매출이 31.1% 늘었고, 세븐일레븐에서도 무알코올 맥주 매출이 30% 증가했다. 이는 평일 오전 경기라는 특성상 일반 주류보다 부담이 낮은 제품을 찾는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한 편의점 점주는 “출근 전후, 사무실, 광장 응원 현장에서는 맥주 한 캔보다 커피, 생수, 이온음료, 무알코올 맥주가 더 자연스러운 선택지가 된 것 같다”며 “생수, 스포츠·이온음료, 얼음컵, 아이스크림 매출도 함께 증가했다. 여름철 야외 응원과 오전 경기라는 조건이 겹치며 응원 먹거리의 구성이 달라진 것 같다”고 했다. 실제 광화문 일대 편의점은 이와 같은 변화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났다. 한국 대표팀 경기가 열린 날 거리 응원이 펼쳐졌던 광화문 인근 편의점 매출이 경기가 열리지 않았던 날보다 2~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집관’과 ‘사무실 응원 소비’가 늘면서 광화문 인근 편의점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편의점 전반에서 무알코올 맥주와 안주류 판매가 급증했다. 다만, 치킨업계와 배달 플랫폼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BBQ, bhc, 교촌치킨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대표팀 경기를 앞두고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일부 오프라인 매장을 일찍 열어 응원 소비를 흡수하기도 했다. 배달 플랫폼도 이른 오전부터 들어오는 치킨·피자 주문에 맞춰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2026-07-02 10: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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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개국의 두꺼비… 창립 100년 하이트진로, K소주로 세계를 공략한다
[경제일보] 한국의 소주가 처음 해외로 나간 것은 1960년대였다. 수출 대상은 재일교포가 밀집한 일본이었고, 물량도 미미했다. 반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 하이트진로의 '진로' 소주는 86개국 유통망을 갖추고 호주 멜버른의 대형 마트 술 코너와 필리핀 편의점 냉장고 안에 자리를 잡았다. 국내 주류 시장은 녹록지 않다. 국세청 주세 통계 기준 전체 주류 출고량은 2019년 337만6714㎘에서 2024년 315만1371㎘로 5년 사이 6.7%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회식 문화가 위축된 데다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가 음주 빈도를 낮추면서 내수 소비는 뚜렷한 감소세다. 하이트진로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3.9% 줄어든 2조4986억원에 그친 것도 이런 시장 환경을 반영한다. 그러나 하이트진로가 마주한 역풍은 주류 업계 전반에 해당하는 것이다. 시장이 쪼그라드는 가운데서도 하이트진로의 소주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1%포인트 오른 69%를 기록했다. 중소 브랜드들이 밀려나는 사이 1위 사업자로의 쏠림이 심화된 결과다. 증류주 시장 세계 1위라는 '진로' 브랜드의 저력이 내수 방어벽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0년 브랜드, 세계로 하이트진로는 2024년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1924년 평안남도에서 진천양조상회로 시작한 소주 회사가 한 세기를 거쳐 연매출 2조5000억원대의 주류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국내 상장사 기준으로는 9번째, 식음료 업계에서는 최초의 100주년 기업이다. 이 회사의 대표 브랜드 '참이슬'은 1998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390억 병을 돌파했다. 출시 2년 만에 단일 브랜드로 국내 소주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영국 주류전문지 '드링크인터내셔널'은 '진로' 소주가 2001년부터 16년 연속으로 전 세계 증류주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고 집계했으며, 2위 브랜드와의 격차는 두 배 이상이었다. 100주년을 기해 하이트진로가 내놓은 화두는 다음 100년이었다. 지난해 6월 하노이에서 '글로벌 비전 2030'을 선포하고 2030년까지 해외 소주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2017년 571억원이던 해외 소주 매출을 13년 만에 아홉 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황정호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글로벌 종합 주류 회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공장, 동남아 공략의 교두보 올 2월,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서 첫 해외 소주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축구장 11배 크기인 약 8만2000㎡ 부지에 스마트팩토리 형태로 지어지는 이 공장은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후 연간 최대 500만 상자, 1억5000만 병의 소주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창사 이래 해외에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현지 생산으로 물류비를 절감하고 동남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베트남 공장 가동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실적 반등의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14년 만의 교체, 글로벌 전략에 속도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월 14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2011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김인규 사장이 물러나고 장인섭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에 올랐다. 장 대표는 1995년 입사해 경영전략, 법무, 커뮤니케이션 등을 두루 거친 30년 경력의 내부 전문가다. 이사회는 "폭넓은 실무 경험과 경영 전문성이 회사의 지속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해 선임했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장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20여 명이 자사주를 장내 매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장 교체가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 전환과 함께 글로벌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다. 올 하반기 베트남 공장 완공을 앞두고 해외 사업을 직접 챙길 적임자를 내부에서 발탁했다는 것이다. ◆필리핀 67%, 호주 20%… 이미 달라진 지도 글로벌 전략의 성과는 이미 일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필리핀 법인은 2019년 설립 이후 현지 시장점유율 67%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한인 교민 수가 같은 기간 61% 줄었음에도 소주 수출량은 3.5배 늘었다.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접한 현지인 소비자들이 그 빈자리를 채운 결과다. 호주에서도 성과가 쌓이고 있다. 2025년 호주 소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성장했고, 대형 주류 유통채널 BWS와 댄머피의 1400여 개 전 점포에 '참이슬 후레쉬'와 과일 리큐르 '에이슬 시리즈'가 입점돼 있다. 멜버른에서 운영 중인 브랜드 거점 '진로포차'는 현지인들이 한국식 포장마차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황정호 전무는 "현지 문화와 연계한 밀착형 마케팅이 진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 소주 외에 과일 리큐르도 수출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과일 리큐르 제품군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5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통 소주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먼저 접근하는 역할이다. 소주 1924년, 맥주 1933년. 두 이름이 하나의 회사가 된 지 15년이 됐다. 재일교포를 향해 처음 국경을 넘던 소주 한 상자가 이제 86개국을 향하고 있다. 올 하반기 베트남 공장이 처음으로 소주를 생산하면, 그 목적지는 더 늘어난다.
2026-06-08 16: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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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홍대서 '삼소 회동'…AI 동맹도 K푸드 특수도 띄웠다
[경제일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홍대 앞에서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삼소 회동’을 갖고 한국식 불금을 즐겼다. 삼겹살과 소맥, 2차 치킨으로 이어진 친근한 장면 뒤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피지컬 AI, 클라우드로 이어지는 한국 기업과 엔비디아의 협력 구도가 자리하고 있다. 황 CEO는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삼겹살집 ‘형님저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만찬을 했다. 트레이드마크인 검은 가죽 재킷 차림으로 등장한 황 CEO는 시민들의 환호 속에 입장했고, 참석자들과 삼겹살과 소주, 맥주를 곁들여 식사를 이어갔다. 현장 분위기는 격식보다 친목에 가까웠다. 황 CEO는 삼겹살 깻잎쌈과 고추를 맛보고, 소맥을 마시며 “Go 코리아, Go SK, Go LG, Go 네이버”라고 건배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사 뒤에는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며 한국식 거리 소통도 이어갔다. 이날 회동은 단순한 화제성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통해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 공급망의 핵심 축이다. LG그룹은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냉각·전력 인프라 등 피지컬 AI 적용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는 AI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소버린 AI 영역에서 엔비디아 생태계와 접점을 넓힐 수 있는 파트너다. 황 CEO가 시민들에게 SK하이닉스 HBM을 모티브로 한 과자를 나눠주며 “모두가 HBM칩을 사랑한다”고 외친 장면도 상징적이다. HBM은 AI 반도체 시대 한국 기업의 전략적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 품목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이 커질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기업의 역할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회동은 식품·주류업계에도 즉각적인 파급을 냈다. 현장에는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참이슬이 놓였고, 주변에서는 ‘젠슨 황처럼’, ‘엔비디아처럼’ 라벨을 활용한 현장 마케팅도 이어졌다. 황 CEO와 총수들이 시민들에게 HBM칩, 바나나맛우유, 비락식혜 등을 나눠주면서 관련 상품과 홍대 상권도 주목받았다. 지난해 방한 당시 치킨집 회동이 화제가 됐던 것처럼, 이번에는 삼겹살·소맥·치킨 조합이 또 하나의 소비 이슈로 번진 셈이다. 식사 뒤 이해진 의장은 네이버페이로 현장 손님들의 식사비를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네이버가 모두를 위해 다 산다”며 박수를 유도했고, 이후 일행은 인근 BBQ 치킨집으로 자리를 옮겨 2차 회동을 이어갔다. 이번 홍대 회동은 한국 AI 산업의 위상을 대중적 장면으로 압축해 보여줬다. 한쪽에는 삼겹살과 소맥, 치킨, 바나나맛우유가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HBM, 로봇, 클라우드, 피지컬 AI가 있었다. 한국 기업들이 엔비디아 생태계에서 단순 공급자가 아니라 AI 인프라와 산업 적용을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2026-06-05 23: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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