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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보니 '건물주'…미성년 3233명, 임대소득 556억
[경제일보] 태어난 지 두 해도 되지 않은 0~1세 영아 9명이 2024년 부동산 임대소득을 신고했다. 이들이 한 해 동안 신고한 임대소득은 1인당 평균 1470만원이었다. 두 살은 15명, 세 살 33명, 네 살 51명, 다섯 살은 71명이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0~5세 가운데 179명이 부동산에서 임대소득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연도별 미성년자 부동산 임대소득 현황’에 따르면 2024년 18세 이하 미성년자 3233명이 총 555억8400만원의 부동산 임대소득을 신고했다. 1명당 평균 1720만원이다. 연령별 평균 임대소득을 보면 2세는 1230만원, 3세 1840만원, 4세 1470만원, 5세 1500만원이었다. 0~5세 미성년자 가운데서도 적지 않은 인원이 취학 전부터 부동산 임대소득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말 그대로 ‘태어나보니 건물주’인 경우도 있는 셈이지만 신고자료가 반드시 건물 한 채의 단독 소유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상가나 주택 등 임대용 부동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소유하면서 임대소득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될 수 있다. 미성년자의 부동산 임대소득은 최근 몇 년간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3000명 이상이 임대소득을 신고했고 1인당 연평균 소득도 1700만원 안팎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미성년자 3313명이 593억7000만원의 부동산 임대소득을 올렸다. 2024년에는 인원과 금액 모두 전년보다 줄었지만 미성년 임대소득자는 여전히 3000명을 웃돌았다. 취학 전 아동만 보면 감소세가 나타났다. 0~5세 임대소득자는 2020년 252명에서 2021년 238명, 2022년 250명, 2023년 217명으로 움직이다 2024년 179명으로 줄었다. 미성년자가 부동산 임대소득을 얻는 배경에는 부모나 조부모로부터의 상속·증여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운 연령대에서 부동산을 직접 취득할 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세청 자료에서도 미성년 세대로 부동산이 이전되는 흐름은 확인된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조부모가 부모 세대를 건너뛰고 미성년 손주에게 직접 증여한 부동산은 9299건, 1조5371억원에 달했다. 2024년 기준 세대생략 증여를 받은 미성년자 가운데 0~6세가 받은 부동산 증여액 비중은 22.8%였다. 돌이 지나지 않은 0세에게 이뤄진 세대생략 부동산 증여도 최근 5년 동안 188건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을 증여하면 재산 이전은 소유권 이전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증여받은 상가나 주택에서 월세 등 임대수익이 발생하면 해당 부동산은 미성년자 명의의 소득원으로도 기능한다.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미성년자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임대소득을 올리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관련 세금을 신고·납부하고 실제 소유권이 이전됐다면 연령을 이유로 부동산 보유나 임대소득 발생이 제한되지는 않는다. 과세당국이 확인하는 부분은 재산을 취득한 과정과 자금출처다. 미성년자가 고액의 부동산을 취득했는데 증여 신고가 없거나 신고 내용과 실제 자금 흐름이 다르면 증여세 탈루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조부모가 자녀를 거치지 않고 손주에게 직접 재산을 넘기는 세대생략 증여 역시 세법상 허용된다. 다만 세대를 건너뛰면서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일정 요건에서는 증여세를 할증하는 규정이 적용된다. 문 의원은 미성년자의 부동산 임대소득이 조기 상속·증여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과세당국의 점검 필요성을 제기했다. 미성년자 명의 부동산의 자금출처와 변칙적인 상속·증여가 있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다. 2024년 취학 전 임대소득자는 4년 전보다 줄었다. 다만 경제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부동산을 보유하고 임대소득을 얻는 미성년자는 5년째 3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미성년자에 대한 부동산 증여가 임대소득으로 연결되면서 세대 간 자산 이전도 단순한 소유권 이전을 넘어 수익자산을 조기에 넘기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6-09-07 1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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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넉 달 앞인데…"세율보다 계산법부터 다시 짜야"
[경제일보]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넉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20년에 만들어진 현행 과세 틀을 시장 현실에 맞게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거래소의 과세자료 제출 체계와 해외 거래정보 교환망은 구축되고 있지만, 스테이킹과 렌딩, 유동성 공급(LP)처럼 거래 방식이 복잡해지면서 ‘무엇을 어떤 소득으로 볼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한국조세법학회와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과세 자체보다 납세자가 실제로 소득을 계산하고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된다. 연간 손익을 합산한 뒤 250만원을 공제하고 초과분에 20%를 과세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실질 세율은 22%다. 2027년 발생한 소득의 첫 신고는 2028년 5월이다. 문제는 법이 규정한 ‘양도·대여’만으로 현재 시장의 거래 유형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박종수 한국조세법학회장(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채굴과 스테이킹, 렌딩, 예치, LP, 에어드롭, 하드포크 등 거래마다 경제적 성격을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매·교환은 양도소득, 사업적으로 하는 채굴은 사업소득, 대여에 따른 보상은 이자소득 등으로 구분하고 복합 거래는 내부 요소를 나눠 과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하나의 신고체계로 묶는 가칭 ‘가상자산투자소득세’도 대안으로 제안했다. 김갑순 동국대 교수도 가상자산 거래가 반복적인 투자·자본이득 성격을 갖는데도 전통적인 무형자산과 같은 기타소득 체계에 넣은 것이 구조적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 거래소 옮기면 ‘매입가격’도 따라갈 수 있나 실제 신고 단계에서는 취득가액이 더 큰 문제다. 국세청은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거주자별 ‘총평균법’으로 계산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2027년 이전 보유분은 2026년 12월31일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가운데 높은 금액을 인정한다. 실제 취득가액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양도가액의 최대 50% 범위에서 필요경비를 인정하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국세청 안내에도 ‘취득가액 확인이 곤란한 경우’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과 인정 비율은 대통령령에 위임돼 있다고 명시돼 있다. 더 복잡한 경우는 거래소를 옮겼을 때다. A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산 뒤 개인지갑을 거쳐 B거래소로 이동하면 B거래소는 해당 비트코인의 원래 매입가격을 알기 어렵다. 김경하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거래소 간 가상자산을 이전할 때 수량뿐 아니라 취득 시기와 가격, 수수료 등을 함께 넘길 수 있는 ‘취득가액 정보 이전 명세서’를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국내 과세자료 체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 세무일정을 보면 가상자산사업자들은 현재도 분기마다 가상자산 거래명세서를 제출하고 있다. 올해도 1~3월, 4~6월 거래자료가 각각 국세청에 제출됐다. 문제는 개별 거래소가 가진 정보가 다른 거래소·개인지갑의 원가정보까지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 CARF 시작돼도 개인지갑 사각지대 남는다 해외 거래도 변수다. 한국은 OECD의 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참여해 2027년부터 국가 간 정보교환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은 2024년 CARF 다자간 협정에 서명했으며 일본·독일·프랑스 등과 함께 2027년 첫 교환 대상국에 포함돼 있다. CARF가 시행되면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를 이용한 거래에 대한 세원 포착 능력은 지금보다 높아진다. 그러나 모든 국가가 같은 시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며, 사업자를 거치지 않는 개인지갑 간 이동이나 탈중앙화 서비스의 거래 이력을 국내 취득가액과 완벽하게 연결해주는 제도도 아니다. 토론회에서 나온 문제 제기가 일회성도 아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공개한 정책연구용역 보고서 ‘가상자산 과세상 쟁점 및 개선방안 연구’ 역시 거래유형별 과세와 과세표준·세액 산정 문제를 별도 장으로 다루며 현행 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검토했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당은 현재까지 내년 1월 예정대로 과세한다는 입장이다. 국세청도 시행에 필요한 고시와 신고체계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야당에서는 추가 유예 또는 과세 폐지까지 거론하고 있어 정기국회 세법 논의 과정에서 다시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태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가상자산 과세 제도가 마련된 2020년 당시의 소득분류 체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제도·경제적 환경 변화를 고려해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금을 걷을 수 있느냐와 제대로 걷을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국내 거래자료와 국제 정보교환망이 갖춰져도 거래 성격에 따른 소득 분류와 취득가액 승계, 손실 처리 기준이 불명확하면 그 부담은 결국 납세자에게 돌아간다. 세 번째 유예 끝에 시작하는 과세인 만큼 이번에는 ‘시행 날짜’를 맞추는 것보다 투자자가 스스로 계산하고 신고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에 정부가 답해야 할 시점이다.
2026-09-03 17: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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