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4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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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전화·포털이 AI 비서로…'모두의 AI' SKT·카카오·KT 3파전 본격화
[경제일보] 국민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통신·메신저·포털이 인공지능(AI) 비서로 바뀌는 경쟁이 본격화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국민 AI 서비스 ‘모두의 AI’ 사업에 SK텔레콤과 카카오, KT가 최종 선정됐다. 세 사업자는 정부가 지원하는 엔비디아 B200 GPU를 활용해 전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범용 AI 챗봇과 공공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연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모두의 AI’ 공모에 참여한 6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서면·발표평가를 진행한 결과 SK텔레콤·카카오·KT 컨소시엄을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스트소프트·엠케이디·제논은 최종 선정에서 제외됐다. 당초 2~3개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며, 평가 점수와 순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 SKT는 ‘질문→실행’…카카오는 카톡 안에서 SKT 컨소시엄의 핵심은 답변을 넘어 실제 업무를 대신하는 ‘실행형 AI’다. 이용자의 요청을 이해해 계획을 세우고 검색과 도구 호출을 거쳐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구조다. 앱과 웹뿐 아니라 전화·문자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디지털 취약계층까지 이용 범위를 넓힌다. 공공서비스 신청과 증명서 발급, 매장·관공서 전화 대행부터 건강·금융·교통 등 생활 서비스까지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A.X K2를 비롯해 업스테이지 ‘솔라’,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모티프3’, LG AI연구원 ‘K-엑사원 2.0’ 등 여러 국산 모델을 활용해 서비스별 최적화를 추진한다. 카카오는 가장 강력한 국민 접점을 무기로 삼는다. 카카오톡에서 범용 챗봇과 AI 에이전트를 이용하고 예약·신청·결제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서비스를 구현한다. LG유플러스·LG CNS·LG AI연구원·루닛·신한은행 등과 협력해 전화 AI와 금융·의료·시니어 케어·세무 등 생애주기별 서비스를 붙인다. 특히 카카오톡이라는 기존 플랫폼 안에 AI를 심는 만큼 별도 앱 설치나 새로운 이용 습관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 강점이다. AI를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라 기존 디지털 생활 속 기능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 KT는 ‘채널 경계 없는 AI’…다음·지니TV까지 KT는 전용 AI 서비스에 이용자를 가두지 않는 전략을 제시했다. 포털 다음과 IPTV ‘지니TV’를 비롯해 쇼핑·부동산 등 기존 서비스 곳곳에 AI 진입점을 배치한다. 이용자가 검색을 시작하면 AI가 정보를 찾고 비교·판단한 뒤 필요한 서비스를 실제로 실행하도록 연결하는 방식이다. 교육·부동산·금융 등 생활 분야의 전문 서비스를 결합하는 것도 특징이다. 다음을 통한 검색과 뉴스, KT의 통신·미디어 고객 기반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랫폼 연결형 AI’를 지향한다. 세 회사의 경쟁은 단순한 AI 모델 성능 대결과는 다르다. 이번 사업 평가에서도 AI 모델 자체의 경쟁력뿐 아니라 서비스 편의성, 이용자 확보 전략, 품질·안전성, AI 생태계 기여 등이 주요 평가 대상이었다. 정부가 ‘가장 좋은 모델’을 뽑는 것보다 국민이 실제로 자주 사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만드는 데 무게를 둔 셈이다. ◆ 네이버 빠진 ‘국민 AI’…서비스 경쟁이 승부처 이번 선정에서 네이버의 불참도 눈길을 끈다. 네이버는 독자 AI 모델과 검색·쇼핑·지도 등 강력한 국민 접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공모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앞서 “다른 진행 중인 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확보한 B200 GPU 최대 512장을 세 사업자에 배분하고 9월 협약을 거쳐 베타서비스를 진행한 뒤 연내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정부 예산으로 전 국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비용도 지원한다. 당초 업계에서 운영비 부담을 주요 우려로 제기했던 만큼 장기적으로는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궁극적인 경쟁은 ‘누가 더 똑똑한 AI를 만들었느냐’보다 누가 국민의 실제 행동을 가장 많이 바꾸느냐가 될 전망이다. 주민센터 업무를 대신 신청하고, 병원 예약과 결제를 처리하고, 쇼핑과 금융까지 연결하는 AI가 일상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아들지가 관건이다. 특히 행정·금융·의료처럼 오류 비용이 큰 영역에서는 편리함보다 정확성·보안·개인정보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 세 사업자가 연내 서비스를 내놓는 만큼 이후 경쟁은 모델 성능보다 실제 이용률, 처리 성공률, 재사용률과 같은 ‘AI가 얼마나 많은 일을 끝냈는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모두의 AI’는 정부가 국민에게 AI를 보급하는 사업이지만 동시에 국내 플랫폼과 통신업계가 AI를 국민의 일상에 내재화할 수 있는지를 겨루는 최대 실증 무대가 될 전망이다.
2026-08-28 10: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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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국산 AI 모델 '연합군' 구축…6000만 생활 접점서 상용화 나선다
[경제일보] KT가 국내 AI 기업들과 손잡고 국산 인공지능(AI) 모델의 상용화와 대중화에 나선다. 개별 AI 모델의 성능 경쟁을 넘어 여러 모델과 전문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고, 이용자가 실제 생활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AI 기업 입장에서는 모델 개발 이후 가장 큰 과제로 꼽히는 고객 확보와 서비스 적용의 새로운 창구가 될 전망이다. 27일 KT는 다음, 무신사, 직방, EBS, 매스프레소, BC카드, 커넥트웨이브, 딥서치, 솔트룩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대국민 AI 서비스 '모두의 AI'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모두의 AI'는 앱과 웹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질문과 목적을 이해하는 범용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공공·교육·금융·쇼핑·주거 등 분야별 전문 AI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KT는 별도의 AI 앱을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포털 '다음'과 참여 기업의 서비스, KT 지니TV 등 기존 서비스 접점에도 AI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KT 컨소시엄은 여러 AI 모델을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업스테이지의 'Solar',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Motif', 솔트룩스의 'LUXIA', NC AI의 'VARCO', KT의 '믿음' 등 국산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비롯해 리벨리온의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래블업·베슬AI의 GPU 운영 기술 등이 활용된다. 국내 AI 산업이 그동안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집중했다면 KT는 이들 모델을 실제 국민 서비스에 적용하는 상용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특정 기업의 AI 모델 하나를 앞세우기보다 한국어, 추론, 장문 이해, 전문지식, 멀티모달 등 모델별 강점을 이용자의 목적에 맞춰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KT 컨소시엄이 확보한 디지털·생활 서비스 접점은 6000만개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AI 기업이 자체적으로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KT가 가진 통신·미디어 인프라와 참여 기업의 플랫폼을 연결해 실제 사용 환경을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AI 활용 방식도 기존 챗봇과 차별화한다. 이용자가 단순히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받는 것을 넘어 여러 단계의 업무를 하나의 대화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소상공인이 매출 감소 원인을 분석하고 지원받을 수 있는 정책을 찾아달라고 요청하면 AI가 시장·소비 정보를 분석한 뒤 관련 정책과 신청 자격, 필요한 서류와 절차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여러 사이트를 직접 검색하고 정보를 비교하는 과정을 AI 에이전트가 대신 수행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개인화 기능도 적용한다. 이용자 동의를 기반으로 관심사와 일정, 진행 중인 과업 등을 기억하는 '개인화 메모리'를 활용해 일회성 질의응답을 넘어 지속적인 AI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KT는 '모두의 AI'를 국내 AI 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도 육성한다. 경쟁력 있는 AI 모델과 에이전트, 전문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국내 AI 기업을 대상으로 GPU 자원 지원과 투자, 사업 협력도 확대할 예정이다. KT는 온라인뿐 아니라 전국 유통망과 IT서포터즈 등 오프라인 접점도 활용해 AI 교육과 체험을 확대할 방침이다. 큰 글씨와 간편 모드, 음성 입출력, 다국어 지원 등을 적용해 AI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진형 KT AX사업본부장 상무는 "'모두의 AI'는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완성된 AI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그 경험을 하나의 서비스 안에 가두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이 사용하는 다양한 서비스로 AI를 확장해, 언제 어디서 시작하든 필요한 AI와 전문 서비스를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AI 모델과 NPU, 전문기업이 실제 국민의 선택을 받을 기회를 넓히고 여기에 KT의 AI 플랫폼 역량을 더해, 국민이 AI를 이용할수록 대한민국 AI 생태계도 함께 성장하도록 하겠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연결해 모두가 AI의 혜택을 누리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2026-08-27 15: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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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무대가 바뀐다"…데이터센터서 단말·공장으로 옮겨가는 AI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대규모 연산을 데이터센터에서 처리하는 방식이 주류로 자리 잡은 가운데 AI를 단말과 산업 현장에 직접 배치하는 '온디바이스 AI'와 '엣지 AI'가 새로운 경쟁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상 분석과 로봇, 자동차, 스마트팩토리 등 실시간 대응과 데이터 보안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모든 데이터를 중앙 데이터센터로 전송하는 방식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도 AI 반도체와 경량화된 AI 모델을 결합해 현장에서 AI를 구동하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산업의 경쟁 구도가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GPU 확보에서 AI 연산을 실제 서비스가 발생하는 현장으로 분산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고도화하면서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GPU 연산 능력이 중요해졌지만,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로 보내 처리할 경우 네트워크 지연과 데이터 전송 비용, 보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해야 하는 로봇과 자동차, 산업 현장에서는 AI 연산을 가까운 곳에서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AI 모델과 연산 장치를 단말이나 현장에 배치하는 온디바이스 AI와 엣지 AI가 주목받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스마트폰이나 로봇, 자동차 등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방식이며, 엣지 AI는 데이터가 발생하는 현장과 가까운 서버나 장비에서 AI 연산을 처리하는 개념이다. 두 방식 모두 중앙 데이터센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로 전송하지 않으면서 실시간으로 AI를 구동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AI 반도체 경쟁도 단순히 GPU와 NPU 가운데 어느 쪽이 우위에 있느냐를 넘어 사용처에 맞는 연산 구조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대규모 AI 모델 학습에는 GPU가 활용되고,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수행되는 추론 작업은 전력 효율과 지연 시간 등을 고려해 NPU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KT는 국산 AI 반도체와 자체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결합한 기업용 AI 어플라이언스를 출시하며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KT가 선보인 'KT NPU LLM 스테이션'은 국내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의 추론 특화 신경망 처리 장치(NPU) 'ATOM-MAX'와 KT의 독자 LLM '믿음 K 2.5 Pro', 운영 API 플랫폼을 하나의 서버에 통합한 완제품형 장치다. 기업 내부에 장비를 설치해 데이터와 AI 연산을 사내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망 분리 등 보안 규제가 적용되는 공공·국방·제약·제조·금융 분야에서 외부 클라우드 기반 생성형 AI를 활용하기 어려운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향후 이를 피지컬 AI를 위한 엣지 데이터 센터로 확대해 저전력·저지연 AI 인프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제조 현장에서도 AI 연산을 현장 가까이에서 처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DX는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해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하는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공장 내 카메라와 센서 등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현장에서 AI로 분석해 설비와 작업 환경을 실시간으로 판단하는 방식으로, 제조 현장의 AI 적용 범위를 확대하려는 시도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상·센서 데이터의 양이 많고 외부 전송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어 모든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보내 분석하는 데 비용과 시간이 발생한다. 포스코DX는 현장에서 AI 추론을 수행하면 필요한 데이터만 선별해 처리할 수 있어 실시간성이 중요한 품질 검사와 이상 징후 탐지 등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가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는 피지컬 AI 시장이 커질수록 이러한 엣지 AI 수요도 확대될 전망이다. 로봇과 드론, 자율주행차 등이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판단하려면 카메라와 각종 센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자동차 역시 운전자 상태 분석이나 주행 환경 판단 등 일부 AI 연산을 차량 내부에서 처리하는 구조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AI 반도체 성능뿐 아니라 AI 모델 최적화와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도 중요해지고 있다. 같은 NPU를 사용하더라도 AI 모델을 하드웨어 특성에 맞게 최적화하지 못하면 기대한 성능과 전력 효율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경쟁은 'GPU 대 NPU'의 단순한 대결보다는 AI 연산을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경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에서 단말과 공장, 자동차, 로봇 등으로 AI의 무대가 넓어지면서 AI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통신사와 제조·플랫폼 기업까지 새로운 시장을 둘러싼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진형 KT AX사업본부장 상무는 "'KT NPU LLM 스테이션'은 KT의 AX 풀스택 역량과 국산 반도체를 결합해 소버린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며 "데이터 주권을 지키면서 AI 전환을 시작하려는 기업과 기관에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19 14: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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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급 또 속도전, 이번에는 '입주 날짜'를 보여줘야
[경제일보] 정부가 다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준공업지역에서 추진 중인 약 2만7000가구의 사업을 앞당기고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통해 추가 물량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새 택지를 대규모로 내놓기보다 이미 확보한 부지와 진행 중인 사업의 시간을 줄이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하는 ‘공급’과 국민이 실제로 들어가 살 수 있는 집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차가 있다. 몇 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발표만으로는 그 집이 아직 인허가 단계인지, 공사를 시작했는지, 몇 년 뒤 입주하는지 알기 어렵다. 집을 구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계획서에 잡힌 주택 수가 아니라 언제 열쇠를 받을 수 있느냐다. 정부는 지난해 공급 실적을 인·허가가 아닌 착공 기준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인·허가만 받아놓고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사업까지 공급 성과로 잡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35만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공급 통계를 실제 공사에 가까운 단계로 옮긴 셈이다. 하지만 착공도 입주는 아니다. 오늘 공사를 시작한 1만가구와 내년에 사람이 들어가는 1만가구는 시장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아파트는 착공한 뒤 준공과 입주까지 수년이 걸린다. 집값과 전셋값을 걱정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몇 가구가 삽을 떴느냐보다 언제 새집이 시장에 들어오느냐다. 지난 1월 발표한 도심 주택 공급 대책만 봐도 공급 발표와 실제 입주 사이의 간격이 드러난다. 정부는 도심과 군부지, 공공시설 이전 부지 등을 활용해 6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사업은 착공 목표 자체가 2028년 이후다. 성남 신규 공공주택지구 6300가구는 착공 목표가 2030년이다. 입주는 그보다 더 뒤다. 2030년에 공사를 시작할 주택까지 지금의 공급 물량으로 묶으면 국민이 체감하는 공급 시점은 흐려진다. 장기적으로 몇 가구를 지을 것인지와 앞으로 2~3년 안에 몇 가구가 실제 입주하는지는 따로 보여줘야 한다. 같은 1만가구라도 내년 입주 물량과 4년 뒤 착공 물량은 같은 공급이 아니다. 시장이 당장 보는 것도 2030년의 계획보다 2027년과 2028년의 입주 물량이다. 부동산R114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025년 3만7103가구에서 올해 2만5281가구로 줄고 2027년 1만8682가구, 2028년 1만3683가구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8년 물량은 2025년의 40%에도 못 미친다. 실제 준공 물량도 크게 줄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주택 준공은 1만516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1% 감소했다. 앞으로 공급하겠다는 집의 숫자는 늘어날 수 있지만 지금 시장에 도착하는 새집은 오히려 줄고 있다. 부동산 대책을 오래 지켜본 사람들에게 ‘몇 만호 공급’은 더 이상 낯선 숫자가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도권에 몇십만가구를 짓겠다는 발표가 나왔고 공급 부족을 해소하겠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러나 국민이 기억하는 것은 발표한 숫자보다 늦어진 입주다. 택지를 발표하고도 보상이 늦어졌고 사전청약을 받은 뒤 본청약과 입주가 밀린 사례도 있었다. 시장이 정부의 공급 숫자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부 정책도 국민에게 한 약속이라면 언제 이행되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5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발표만 있고 사업별 착공과 입주 일정이 없다면 약속이 지켜졌는지조차 판단하기 어렵다. 행정은 목표를 발표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언제 현실이 되는지를 설명하고 그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래서 공급 발표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신규 공급 5만가구를 발표한다면 그 옆에 사업별 지구 지정 시점과 인허가, 착공, 준공, 입주 예정 시기를 함께 적으면 된다. 일정이 늦어졌다면 얼마나 밀렸고 무엇 때문에 지연됐는지도 공개해야 한다. 공급대책의 책임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장관이 발표한 날 몇 만가구를 확보했다고 성과로 잡을 것이 아니라 실제 착공이 얼마나 이뤄졌고 예정된 날짜에 몇 가구가 입주했는지를 따져야 한다. 일정이 늦어졌다면 어느 단계에서 막혔고 누가 해결하지 못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그래야 공급대책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생긴다. 이런 정보가 공개돼야 시장도 공급대책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내년에 입주할 1만가구인지, 2030년에 공사를 시작할 1만가구인지 모른 채 총공급 물량만 받아들여서는 앞으로 집이 얼마나 부족한지 가늠하기 어렵다. 정부가 발표하는 숫자가 커도 국민의 불안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속도전의 성과도 발표한 물량이 아니라 실제 일정으로 확인해야 한다. 행정절차를 얼마나 줄였는지보다 착공이 몇 달 앞당겨졌는지, 준공은 언제인지, 입주는 몇 년 몇 월부터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편이 시장에는 훨씬 유용한 정보다. 공급대책은 발표할 때가 아니라 입주할 때 평가받아야 한다. 정부가 5만가구를 약속했다면 국민은 5만이라는 숫자와 함께 그 집에 들어갈 날짜도 알아야 한다. 일정이 늦어지면 이유와 책임도 밝혀야 한다. 수십 년 동안 반복된 ‘몇 만호 공급’ 발표가 시장의 믿음을 얻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에는 숫자를 더 크게 쓰는 대신 달력을 내놓아야 한다.
2026-08-1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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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렉터 한마디가 흥행 가른다…게임사들 소통 강화 이유
[경제일보] 게임업계에서 콘텐츠 경쟁만큼이나 개발진과 이용자 간 '소통'이 흥행과 서비스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새로운 콘텐츠를 얼마나 빠르게 선보이느냐가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개발진이 이용자의 목소리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듣고 이를 게임 운영에 반영하느냐가 장기 흥행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올랐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주요 게임사들은 개발자 라이브 방송과 디렉터 편지, 개발 노트, 이용자 간담회 등 소통 창구를 확대하며 이용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단순히 업데이트 내용을 공지하는 수준을 넘어 개발 의도와 향후 운영 방향, 이용자 의견 반영 여부를 직접 설명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은 라이브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출시 이후 운영이 흥행을 좌우하는 구조가 됐다.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물론, 이용자의 불만과 건의 사항을 얼마나 빠르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수명과 매출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가 꼽힌다. 메이플스토리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운영 이슈 등으로 이용자 신뢰가 크게 흔들렸지만, 김창섭 디렉터가 이용자와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이브 방송과 개발자 코멘트, 업데이트 방향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이어가며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했고, 실제 개선 사항을 게임 운영에 반영하면서 신뢰 회복의 계기를 마련했다. 반대로 형식적인 소통은 오히려 이용자들의 반발을 키우기도 한다. 최근 일부 게임의 라이브 방송에서는 민감한 질문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거나 특정 질문이 차단됐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보여주기식 소통'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용자들은 단순히 방송을 진행하는 것보다 불편한 질문에도 답하고 운영 방향을 투명하게 설명하는 태도를 더 중요하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해당 변화는 대부분의 게임사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컴투스는 개발자 노트와 생방송을 통해 업데이트 방향과 개선 계획을 공유하고 있으며, 스마일게이트와 펄어비스 등도 공식 방송과 이용자 행사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신작을 준비하는 게임사들 역시 쇼케이스에서 개발진이 직접 콘텐츠를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업데이트 내용 자체보다 개발진의 설명 방식과 소통 태도가 더 큰 화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게임 이용자들은 과거 콘텐츠 부족이나 운영 미숙을 일정 부분 용인했다면, 이제는 실시간으로 의견을 전달하고 피드백을 요구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개발진 역시 이용자 반응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일방적인 운영 방식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MMORPG와 같은 장기 서비스 게임은 이용자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개발진과 이용자 간 꾸준한 대화가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의 필수 요소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훈 컴투스 사업본부장은 전날 진행된 '제우스 : 오만의 신' 쇼케이스 현장에서 "게임에 대한 그리고 서비스에 대한 유저분들의 믿음과 신뢰는 단순히 일방향적인 선언만으로는 결코 형성될 수 없음을 잘 안다"며 "개발팀과 운영진이 '제우스 : 오만의 신'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정의한 운영 원칙은 바로 투명하고 적극적인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2026-08-0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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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멈춘 날, AI 반도체의 두 번째 승부가 시작됐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10.84% 무너졌다. 개장 6분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곧이어 서킷브레이커가 시장을 멈춰 세웠다. 지수는 6023.66까지 밀렸고 외국인은 약 5조원어치를 팔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하자 한국 증시 전체가 흔들렸다. 이날 사태를 중국 메모리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상장 충격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편리하지만 정확하지 않다. 중국의 메모리 산업 육성, 노광장비 자립 가능성,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부담, 국내 증시의 과도한 반도체 집중과 레버리지가 동시에 반응한 결과다. 해외에서 시작된 작은 균열이 국내 수급 구조를 만나 거대한 충격으로 확대됐다. CXMT는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466% 뛰었다. 기업가치는 약 3조3000억위안까지 치솟았고 86억달러를 조달했다. 세계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7∼9% 수준이지만 자금과 내수시장, 정부 지원을 한꺼번에 확보했다는 점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CXMT가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사업을 위협한다고 보는 것도 성급하다. 기업공개 투자계획의 중심은 기존 D램 생산라인과 공정 개선이다. HBM은 기술과 수율, 고객 인증에서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있다. 중국의 공격은 가장 높은 산봉우리보다 넓은 평지에서 먼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DDR5와 LPDDR5X 같은 범용·모바일 D램을 중국 PC와 스마트폰, 서버 기업에 공급하며 시장을 잠식하는 방식이다. 중국산 제품이 내수시장을 차지하면 한국 기업은 범용 D램의 물량과 가격에서 압박을 받는다. HBM에서 번 돈을 범용 제품의 가격 하락이 갉아먹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중국산 이머전 DUV 노광장비 생산 보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올해 생산계획으로 알려진 물량은 5대에 불과하다. 해상도와 처리 속도, 수율, 안정적인 유지보수 능력도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장비 한 대를 만드는 것과 반도체 공장에서 연중 가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그러나 중국 산업을 평가할 때 현재의 완성도만 보는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산업도 처음에는 품질과 수율에서 조롱받았다. 중국의 경쟁력은 출발점보다 개선 속도, 거대한 내수시장과 장기간의 자본 투입에서 나왔다. DUV 장비 5대가 당장 ASML을 대체하지는 못해도 5년 뒤 공급망의 일부를 바꿀 가능성은 남는다. 알파벳의 실적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알파벳은 2분기 매출 1198억달러를 기록했고 클라우드 매출은 82% 증가했다. AI가 돈을 벌지 못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시장을 긴장시킨 것은 매출이 아니라 투자비였다. 알파벳은 연간 설비투자 전망을 1950억∼2050억달러로 높였다. 데이터센터와 서버에 막대한 자금을 쏟으면서 분기 잉여현금흐름은 약 59억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AI 산업이 소프트웨어의 외양을 쓰고 있지만 실상은 발전소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이 결합된 자본집약 산업이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앞으로 시장이 요구할 답은 GPU를 몇 장 확보했느냐가 아니다. 그 GPU가 얼마나 가동됐고 고객이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했으며 투자한 자본이 언제 현금으로 돌아오는지를 묻게 될 것이다. AI 경쟁은 기술 성능에 이어 자본 효율성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한국 증시는 이런 변화에 유난히 취약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데다 레버리지 ETF와 신용거래가 상승 속도를 더욱 높였다. 오를 때는 효율적인 구조였지만 방향이 바뀌자 외국인 매도, ETF 헤지, 반대매매가 서로를 자극했다. 기업의 본질가치가 하루 만에 10% 이상 사라졌다기보다 수급의 체력이 먼저 무너진 것이다. 이번 폭락을 AI 반도체 시대의 종말로 규정할 이유는 없다. 빅테크의 투자는 여전히 확대되고 있고 HBM 수요와 데이터센터 건설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모든 AI 투자가 성공하고 모든 반도체 기업이 같은 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믿음은 수정될 때가 됐다. 확인해야 할 숫자도 달라졌다. 빅테크의 설비투자 계획뿐 아니라 AI 서비스 매출과 현금흐름, HBM 주문과 가격, CXMT의 실제 생산량과 수율, 중국산 장비의 고객사 투입 여부를 함께 봐야 한다. 피보나치나 엘리엇 파동이 제시하는 가격대는 시장 심리를 설명할 수는 있어도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지 못한다. 코스피가 멈춘 날 드러난 것은 AI 황금기의 붕괴가 아니다. 공급 부족과 기대만으로 주가가 오르던 첫 번째 장이 끝나고, 기술과 자본, 생산성으로 승자를 가리는 두 번째 장이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한국 기업에 필요한 것은 중국의 추격을 과장하는 공포도, HBM 우위를 영원한 성벽처럼 믿는 낙관도 아니다. 앞선 기술을 다음 기술로 연결하고, 벌어들인 현금을 연구개발과 생산성 향상에 다시 투입해야 한다. 시장이 멈춘 시간은 짧았다. 산업의 시계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다.
2026-07-29 07: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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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토론은 반복되는데 정책의 원칙은 보이지 않는다
[경제일보]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놓고 토론을 거듭하고 있다. 공급과 금융, 세제를 주제로 분야별 토론회를 연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국민 대토론회를 주재했다. 며칠 뒤에는 국무총리 주재로 두 번째 토론회가 열렸다. 첫 토론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했거나 의견이 엇갈린 쟁점을 다시 논의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국민 생활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무게를 생각하면 정부가 전문가와 시장 참여자,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부동산 시장의 혼란이 의견을 충분히 듣지 못해서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오래전부터 나왔다. 투기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는 요구도 반복됐다. 대출을 조여야 한다는 목소리와 실수요자의 금융 문턱은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자는 방안,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어 도심 공급을 늘리자는 처방도 이미 여러 차례 검토됐다. 정부가 답해야 할 대목은 서로 충돌하는 요구 가운데 무엇을 우선하고 어떤 기준으로 정책을 운용할 것인지에 있다. 부동산 정책은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에서 부담이 생기기 쉽다. 집값 상승세를 꺾으려고 대출을 강하게 제한하면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도 어려워진다. 재건축과 재개발의 사업성을 높여 공급을 늘리면 개발 기대가 주변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 보유세 부담을 높이면서 양도세까지 무겁게 두면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기보다 버티는 쪽을 택할 가능성도 커진다. 따라서 먼저 정해야 할 것은 정책의 우선순위다. 정부가 집값 하락에 무게를 둘 것인지, 급등을 막으면서 거래가 가능한 시장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인지부터 국민이 알 수 있어야 한다. 가계부채 관리를 앞세운다면 생애 최초 구입자와 실거주 목적의 수요를 어디까지 보호할지도 기준을 세워야 한다. 세금 역시 보유 단계와 거래 단계 가운데 어느 쪽에 더 부담을 둘 것인지 장기적인 방향이 필요하다. 지난 1년간 나온 대책을 차례로 놓고 보면 시장이 정부의 방향을 쉽게 읽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지난해 6월 정부는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을 강하게 제한했다. 가계부채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한 금융 규제였다. 9월에는 수도권에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한 달여 뒤에는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고가주택 대출 한도도 더 낮췄다. 올해 들어서는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한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고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위한 규제 완화도 추진했다. 집값이 빠르게 오른 지역에는 다시 규제를 적용했다. 최근 토론회에서는 보유세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논의 대상에 올랐다.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그러나 정책을 바꿀 때마다 왜 바꾸는지, 어떤 조건에서 다시 조정하는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 집값이 어느 정도 오르면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지, 규제지역은 어떤 조건에서 지정하고 언제 해제하는지 시장 참여자가 미리 가늠하기 어렵다. 공급 부족을 인정하면서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어느 수준까지 풀 것인지도 정리돼 있지 않다. 세금도 앞으로 보유 부담과 거래 부담을 어떤 방향으로 조정할지 장기적인 그림보다 당장의 시장 움직임에 따라 새로운 방안이 계속 등장한다. 국민은 20년, 30년짜리 대출을 안고 집을 산다. 건설사는 몇 년 뒤 시장을 내다보고 토지를 확보하고 사업을 시작한다. 재건축과 재개발은 추진부터 입주까지 십수 년이 걸리기도 한다. 몇 달 뒤 대출 규제가 어떻게 바뀔지, 세 부담이 얼마나 달라질지 알 수 없다면 가계도 기업도 장기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정책의 수명이 짧아질수록 시장 참여자는 정부가 세운 장기 방향보다 다음 대책을 예상하는 데 더 많은 힘을 쓰게 된다. 집값이 오르면 대출 규제가 추가될 것으로 보고, 거래가 얼어붙으면 다시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세 부담이 커지면 언젠가 다시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생긴다. 정부 정책이 시장의 기준이 되지 못하고 또 다른 변수가 되는 순간이다. 최근 주택시장 지표도 이런 문제를 가볍게 넘길 수 없게 한다.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한국은행의 7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7까지 올랐다.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4월 104에서 5월 112, 6월 120, 7월 127로 상승했다. 대출 규제와 공급 대책이 잇따르고 부동산 토론회가 계속되는 동안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기대는 오히려 강해졌다. 이미 대출 규제는 상당한 수준까지 강화됐고 규제지역도 확대됐다. 공급 대책도 여러 차례 발표됐다. 그럼에도 시장의 상승 기대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면 규제의 강도만 더 높이는 방식으로는 답을 찾기 어렵다. 시장이 정부 정책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서울과 지방의 사정이 크게 다른 점도 같은 문제로 이어진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에서는 가격 상승을 걱정하지만 지방에서는 미분양과 거래 침체를 걱정하는 지역이 적지 않다. 서울의 과열을 잡기 위한 규제를 지방까지 폭넓게 적용하면 침체를 더 깊게 만들 수 있고, 지방을 살리려고 규제를 풀면 수도권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지역별 상황이 다른 만큼 정부가 어떤 가격 상승률과 거래량, 대출 증가율을 보고 규제를 강화하거나 해제할 것인지 기준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같은 조건에는 같은 잣대가 적용된다는 믿음이 있어야 시장도 정부 정책을 계산에 넣을 수 있다. 세제와 공급도 마찬가지다. 보유세와 거래세 가운데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 것인지 장기 방향을 정하고, 공급 정책은 발표한 물량보다 착공과 준공 시점을 중심으로 책임지는 편이 낫다. 몇십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발표보다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언제 실제 집이 시장에 나오는지다. 부동산 정책에서 국민이 바라는 것은 모든 상황에서 같은 규제를 유지하는 일이 아니다. 시장이 달라지면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다만 그 변화가 미리 정한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하고 정부가 세운 원칙도 쉽게 뒤집혀서는 안 된다. 국민의 재산과 주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라면 예측 가능성은 더욱 중요하다. 오늘 허용된 일이 내일 어떤 이유로 제한되는지 알 수 없고, 어느 수준에서 규제가 시작되고 끝나는지도 알기 어렵다면 정책에 대한 신뢰는 쌓이기 어렵다. 정부는 이미 상당한 의견을 들었다. 국민 의견도 수천 건 접수됐고 전문가들이 공급과 금융, 세제 문제를 놓고 여러 차례 토론했다. 각 분야에서 서로 다른 처방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충분히 확인했다. 토론이 길어질수록 정부의 책임까지 토론 속에 묻혀서는 곤란하다. 의견을 듣는 과정은 정부가 판단하기 위한 절차다. 의견이 엇갈린다는 이유로 판단까지 계속 미룰 수는 없다. 서로 충돌하는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의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그 결과에 책임지는 일까지 정부의 몫이다.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다음달 어떤 이름의 부동산 대책이 나올지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 대출을 조이고 언제 풀 것인지, 투기 수요와 실수요를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지, 세금은 어느 방향으로 가져갈 것인지, 공급 계획은 언제 실제 주택으로 이어질 것인지 알고 싶어 한다. 몇 차례 토론회를 더 연다고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다. 정부가 판단하고 기준을 세워야 한다. 한번 세운 기준도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 지켜야 한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힘은 대책의 횟수에서 나오지 않는다. 국민이 자신의 집과 대출, 세금을 놓고 몇 년 뒤를 내다볼 수 있도록 정부가 오래 지킬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대로 움직이는 데서 시작된다.
2026-07-28 08: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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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이 버림받는 나라, 주거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
[경제일보] 지난 6월 전국에서 청약통장 10만여개가 사라졌다. 하루 평균 3300개꼴이다. 2022년 6월 2859만9279명까지 늘었던 가입자는 올해 6월 2583만4034명으로 줄었다. 4년 동안 276만명 넘게 청약 대열에서 빠져나갔다. 금융상품 하나의 인기가 떨어진 정도로 넘길 일이 아니다. 청약통장은 오랫동안 무주택자가 국가의 주택정책을 믿고 가입한 통장이었다. 당장 집을 살 돈이 없어도 월급에서 조금씩 떼어 넣고 무주택 기간을 견디면 언젠가는 새 아파트를 마련할 기회를 얻는다는 약속이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이 없어도 오래 일하고 꾸준히 저축하면 내 집에 다가갈 수 있었다. 청약제도는 돈이 부족한 사람에게 시간을 자산으로 바꿔주는 장치였다. 국가는 통장을 만들고 기다리라고 했다. 국민은 10년, 20년씩 돈을 넣었다. 지금 청약통장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지난달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6165만원이었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의 공급면적을 33평 안팎으로 잡으면 평균 분양가가 20억원을 넘어선다. 분양가의 10%만 계약금으로 내도 2억원이다. 중도금과 잔금까지 치르려면 평범한 직장인의 근로소득과 저축만으로는 부족하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과 가입 기간을 따진다. 실제 입주는 현금 동원 능력이 결정한다. 통장을 오래 유지하고 높은 점수를 받아 당첨돼도 분양대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계약을 포기해야 한다. 청약통장이 있던 자리를 부모의 재산이 차지했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줄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0년 넘게 납입해도 당첨 가능성은 낮고 당첨돼도 살 수 없다. 손에 잡히지 않는 기회를 위해 계속 돈을 묶어두는 편이 비합리적인 선택이 됐다. 장기 가입자까지 통장을 깨는 현상은 청약제도의 효용이 무너졌다는 경고다. 서울의 당첨 문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당첨 가점은 65.81점이었다. 2023년 56.17점, 2024년 59.68점에서 해마다 뛰었다. 일반적인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은 69점이다. 평균 당첨선이 최고점과 불과 3점 차이로 붙었다. 미혼 청년과 결혼 초기 신혼부부는 가점제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부양가족이 적고 무주택 기간도 짧기 때문이다. 정부는 청년에게 결혼과 출산을 권하면서 청약 점수표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청년과 막 가정을 꾸린 부부를 뒤로 밀어낸다. 특별공급 유형을 늘려도 공급 물량이 부족하면 경쟁자의 줄만 나뉜다. 신혼부부, 생애 최초, 다자녀, 노부모 부양, 신생아 특별공급을 계속 덧붙였지만 살 집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공급 부족의 책임을 자격 기준 개편으로 가려온 셈이다. 추첨 물량을 늘려도 분양가가 20억원이면 현금이 많은 사람이 계약한다. 가점에서 추첨으로 선정 방식을 바꿔도 입주 문턱은 그대로 남는다. 청약제도는 당첨자를 정할 뿐 당첨자가 집을 살 수 있게 해주지 않는다. 공공분양에서도 자금력이 점수로 바뀌었다. 정부는 2024년 11월 청약저축 월 납입 인정액을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렸다. 납입총액으로 당첨 순위를 정하는 공공분양에서는 매달 25만원을 넣어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월 10만원과 25만원의 차이는 1년에 180만원이다. 10년이면 1800만원이다. 월세와 생활비, 학자금 대출을 감당하는 청년에게 매달 25만원은 결코 가벼운 부담이 아니다. 저축 여력이 부족한 무주택자를 돕기 위해 만든 제도가 돈을 더 많이 넣을 수 있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 서울과 지방의 청약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인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92.6대 1에 달했다. 울산과 부산, 강원, 전남, 제주 등에서는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한 단지가 이어졌다. 서울에서는 100명 가까이 줄을 서야 한 명이 당첨된다. 지방에서는 청약통장을 쓰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집이 남는다. 서울의 청약통장은 당첨 가능성이 희박한 복권이 됐고 지방의 청약통장은 쓸 곳을 찾기 어려운 통장이 됐다. 서울의 높은 경쟁률을 청약제도의 인기라고 내세울 수도 없다. 수백 명 가운데 한 명에게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돌아가는 구조는 정상적인 주택 공급시장이 아니다. 필요한 곳에 집이 부족해 벌어지는 쟁탈전이다. 지방에는 지어놓고도 팔리지 않은 집이 쌓였다. 지난 5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5239가구였고 준공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주택은 2만9350가구에 달했다. 상당수가 비수도권에 몰려 있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는 주택이 부족하고 사람이 떠나는 곳에는 빈집이 늘어난다. 일자리와 대학, 교통망, 의료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태에서 지방에 아파트만 지어 공급 실적을 채운 결과다. 정부의 공급 통계에서는 서울 도심의 한 채와 수요가 줄어드는 지방의 한 채가 똑같이 계산된다. 전국 공급량이 늘었다고 발표해도 서울 출퇴근권의 무주택자가 들어갈 집은 늘지 않는다.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공급계획서에 적힌 가구 수가 아니라 실제 생활권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주택이다. 택지를 발표하고 지구를 지정하는 것만으로 주택이 생기지 않는다. 인허가와 착공이 늦어지고 준공이 몇 년씩 밀리는 동안 전셋값과 분양가는 오른다. 주택정책은 발표 물량이 아니라 착공과 준공, 입주 시점으로 평가해야 한다. 역대 정부는 집값이 오를 때마다 대출을 조이고 청약 요건을 손질했다. 공급 부족은 그대로 둔 채 수요자에게 더 높은 문턱을 세웠다. 대출을 줄이면 현금이 많은 사람은 불편을 감수하고 집을 산다. 저축한 돈 2억∼3억원이 전 재산인 무주택자는 시장에서 밀려난다. 투기를 막는다는 규제가 실수요자의 사다리부터 걷어찼다. 현금 부자에게 유리한 시장을 만든 뒤 청약 기회는 열려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분양가는 20억원을 넘는데 금융 통로는 막혀 있다. 당첨권만 주고 입주할 길을 닫아놓은 셈이다. 청약제도는 복잡해질 대로 복잡해졌다. 혼인 기간, 자녀 수, 소득, 자산, 거주 기간, 세대 구성, 주택 소유 이력을 모두 따진다. 모집공고문은 웬만한 법률 문서보다 어렵다. 한 항목을 잘못 판단하면 부적격 처리를 받고 당첨 기회까지 제한된다. 규칙이 복잡해진 만큼 무주택자의 기회가 넓어졌다면 감수할 수 있다. 현실은 반대다. 규정은 계속 늘었고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줄었다. 청약제도 개편은 공급 부족과 고분양가를 가리는 장막이 됐다. 청약통장 금리를 조금 올리고 세제 혜택을 늘리는 처방도 본질을 비껴간다. 청약통장은 예금 이자를 받기 위해 만드는 통장이 아니다. 집을 분양받기 위해 가입한다. 당첨 가능성이 낮고 당첨돼도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데 금리 몇 푼을 더 준다고 국민이 돌아오지 않는다. 청약통장 이탈은 주택도시기금에도 부담을 준다. 청약저축 자금은 공공임대주택 건설과 전세자금 지원에 쓰이는 주요 재원이다. 청약제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수록 서민 주거정책을 떠받칠 자금도 줄어든다. 정책 실패가 다시 정책 기반을 무너뜨리는 구조다.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 무주택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서울 도심과 주요 일자리 접근성이 높은 지역의 재건축·재개발 사업 기간을 줄이고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물량을 늘려야 한다. 공공택지에서는 토지비와 개발이익을 낮춰 분양가를 억제해야 한다. 공공이 조성한 땅에서 민간 시세와 다를 바 없는 가격의 아파트를 내놓고 서민 주거정책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생애 최초 무주택자에게는 소득과 상환 능력을 기준으로 장기·고정금리 대출 통로를 열어야 한다. 분양가와 대출한도가 따로 움직이면 청약시장은 현금 부자의 시장으로 남는다. 가점제도 현재의 가구 구조에 맞게 고쳐야 한다. 1인 가구와 결혼 초기 가구가 가입 기간과 납입 실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물량을 늘려야 한다. 부양가족 수가 적다는 이유로 청년을 사실상 배제하는 제도는 저출산 시대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 지방에서는 청약 조건을 다시 손보는 데 그칠 일이 아니다. 미분양을 해소하고 실수요를 만들 수 있도록 산업과 교통, 교육 정책을 주택 공급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사람이 갈 이유가 없는 곳에 아파트만 짓고 청약 미달을 수요자의 선택 탓으로 돌려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더 심각한 대목은 1순위 가입자까지 빠르게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통장을 유지한 사람들이 기다림을 끝내고 있다. 수년간 돈을 넣어온 가입자는 작은 금리 차이 때문에 통장을 깨지 않는다. 당첨되기 어렵고 당첨돼도 살 수 없다는 판단이 섰을 때 떠난다. 4년 동안 276만명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개인 사정의 합계로 넘길 수 없는 규모다. 청년이 청약통장을 만들지 않고 신혼부부가 서울을 떠나며 장기 무주택자가 통장을 깨는 사회에서는 근로소득보다 상속과 증여가 집의 주인을 결정한다. 집을 가진 부모와 그렇지 못한 부모의 차이가 자녀 세대의 주거와 결혼, 출산까지 갈라놓는다. 국가는 국민에게 통장을 만들고 기다리라고 했다. 국민은 돈을 넣고 무주택 기간을 견뎠다. 그 사이 필요한 곳의 공급은 부족해졌고 분양가는 20억원을 넘어섰으며 현금이 없는 실수요자의 금융 통로는 좁아졌다. 청약통장을 깬 국민이 국가와의 약속을 저버린 것이 아니다. 주택정책이 먼저 신뢰를 잃었다. 276만개의 해지 통장은 정부에 보내는 항의서다. 정부가 읽지 않는다면 다음에 사라지는 것은 청약통장만이 아니다. 일해서 번 돈으로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믿음, 대한민국 중산층을 만들어온 통로가 함께 사라진다.
2026-07-21 09: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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