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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ESG, 정책이냐 시장이냐…"누가·어떻게 만드나"에서 갈린 정부·시장·기업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방위산업을 둘러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논의가 본격화됐지만 기준을 '누가·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두고 정부·시장·기업 간 시각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방산 ESG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정책 주도형 지표와 자본시장 중심 평가 방식 사이의 간극이 과제로 떠올랐다. 1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K-방위산업 ESG 활성화 정책 토론회'에서 방위사업청은 연내 방산 ESG 기준을 마련하고 산업통상자원부의 K-ESG 가이드라인에 방산 업종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간 윤리·투명성 중심으로 다뤄지던 방산 ESG를 대·중소기업 상생, 지역사회 책임, 수출 과정에서의 공적 책임까지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일동 방위사업청 방위산업진흥국장은 "방산업은 안보라는 특수성을 지닌 만큼 일반 산업과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안보적 가치를 ESG 지표에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향후 ESG 지표를 제안서 평가나 이윤 산정 과정과 연계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ESG 평가기관 측에서는 정부 주도의 '모범 답안형' 지표 설계가 ESG 본래 취지와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류영재 국내 ESG 평가 전문기업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ESG는 기업이 중요한 정보를 공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자와 시장이 평가·인게이지먼트를 하는 구조여야 한다"며 "가중치를 정해놓고 경영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은 시장 메커니즘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방산 ESG의 핵심 리스크로는 공급망 문제가 지목됐다. 무기체계 부품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중소·중견 협력사의 ESG 대응 수준이 낮아 유럽연합(EU)의 공급망 실사 강화 흐름 속에서 수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류 대표는 "하드웨어 경쟁력은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지만 ESG라는 소프트웨어에서는 기업 간 격차가 크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은 ESG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평가 기준 불확실성과 공시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김철홍 한화에어로스페이스 ESG 사무국 상무는 온실가스 감축, 안전관리, 협력사 금융·ESG 지원 등 주요 이행 현황을 소개하며 "글로벌 ESG 평가기관 대응과 공시 체계 구축이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이어 "국내 기준뿐 아니라 MSCI·에코바디스 등 해외 평가까지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방산업 특수성을 반영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으면 기업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특히 협력사까지 포함한 공급망 차원의 ESG 관리가 현실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방산 ESG 논의가 '도입 여부' 단계를 넘어 '설계 방식'을 둘러싼 조율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 주도의 기준 마련과 자본시장 중심 평가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또 방산 특수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글로벌 기준과의 정합성을 확보할지가 향후 제도 정착의 관건으로 꼽힌다.
2026-01-15 16:32:17
수출 호황 속 가려진 '공공조달 리스크'…LIG넥스원이 드러낸 방산 관리 과제
[이코노믹데일리] 검찰이 LIG넥스원 특혜 의혹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을 압수수색하면서 방산 수출 호황 국면 이면에 가려졌던 '국내 공공조달 신뢰성' 문제가 방산 산업의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검찰이 LIG넥스원이 참여한 방산 사업 과정에서 방사청 일부 실무진이 사업 정보를 사전에 전달하거나 제안서 평가에서 유리한 점수를 부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불거졌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최근 방사청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특정 방산업체에 사업 관련 정보를 전달하거나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방사청 실무진과 업체 간 부적절한 유착 가능성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는 개별 기업의 위법 여부를 넘어 방산 조달·평가 구조 전반을 겨냥한 사안으로 해석된다. 방산 사업 특성상 정부가 발주와 평가를 주도하는 구조에서 조달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훼손될 경우 산업 전반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최근 K-방산이 중동·유럽 등을 중심으로 수출 확대 흐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국내 공공조달 시스템의 신뢰성은 해외 발주처와의 장기 계약과 직결되는 요소로 꼽힌다. 방산 수출이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장기 산업이라는 점에서 조달·평가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경우 중장기 수출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LIG넥스원을 상대로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의 불공정 행위 여부를 들여다본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방산 발전 토론회에서 '방산 생태계 책임'을 언급한 점도 이번 수사를 둘러싼 해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정부가 방산을 단순한 수출 효자 산업이 아닌 공공성과 투명성이 요구되는 전략 산업으로 관리 기조를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방사청과 방산 기업 간 사업 구조 △제안서 평가 기준의 객관성 △협력사와의 거래 관행 등이 향후 방산 산업의 지속 성장 여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6-01-05 17:12:06
방사청, 3100억원 규모 '2기 방산기술혁신펀드' 조성…하나은행 예치은행 선정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중소·중견 방산기업의 기술 개발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방산 전용 투자 재원이 확대된다. 방위사업청은 중소·중견 방산기업 지원을 위해 조성되는 '제2기 방산기술혁신펀드(규모 3100억원)' 예치은행으로 하나은행을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2기 펀드에는 하나은행이 1500억원, 방위산업공제조합이 50억원을 각각 출자하며 여기에 민간자금 1550억원이 매칭 방식으로 추가 투자될 예정이다. 앞서 방사청은 지난 2022년 1300억원 규모의 제1기 방산기술혁신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2기 펀드가 추가로 조성되면서 방산기술혁신펀드의 총 운용 규모는 4400억원으로 확대된다. 제2기 방산기술혁신펀드는 1호부터 3호까지 총 3개의 자펀드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1호 자펀드는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투자 집행에 나설 예정이다. 방사청은 방산기술혁신펀드를 통해 첨단 방산기술을 보유한 유망 중소·중견 기업의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고 방산 생태계 전반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일동 방위사업청 방위산업진흥국장은 "2기 혁신펀드 조성은 1기 펀드 성과를 확장해 방위산업 전반의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첨단 기술 기반 유망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12-31 11:34:56
KDDX, 경쟁입찰로 간다…18개월 표류 끝 결론
[이코노믹데일리] 1년 6개월 넘게 표류해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방식이 경쟁입찰로 확정됐다. 방위사업청은 22일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방식을 논의한 결과 경쟁입찰 방식으로 의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날 방추위에는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설계 등 세 가지 방안이 상정됐으며 논의 끝에 경쟁입찰 방식이 최종 선택됐다. KDDX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약 7조8000억원 규모로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방산 프로젝트다. 함정 건조 사업은 통상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KDDX 사업에서는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각각 수행해 왔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이후 지난해부터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에 착수했어야 했다. 그러나 사업 주도권을 둘러싼 양사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방사청이 사업 방식을 확정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전체 일정이 지연됐다. 그동안 방사청은 납기 준수와 사업 효율성을 고려해 기본설계를 맡았던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군함 건조 사업에서 기본설계 수행사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이어가는 방식은 관례로 받아들여져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문제 삼으며 경쟁입찰 또는 공동설계를 요구했고 이에 따라 방사청은 사업 방식 결정을 미뤄왔다.
2025-12-22 16:47:17
HD현대·한화오션 KDDX 정면 승부…'미래함정 패권' 누가 잡나
[이코노믹데일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을 두고 단순 수주 경쟁을 넘어 '한국형 미래함정 표준'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KDDX가 향후 후속함·차세대 이지스급·수출형 전투함 등 해군 전력 건설의 기술 기준이 되는 핵심 레퍼런스라는 점에서 이번 사업 결과는 두 기업의 장기 포트폴리오와 조선·방산 산업 내 지형을 가를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DDX의 개념설계와 기본설계가 이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에 각각 나눠 맡겨진 가운데 후속 단계 주도권을 두고 양사가 맞서면서, 사업자 선정 절차도 수의계약·경쟁입찰 논란으로 장기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수의계약 추진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경쟁입찰·상생안 두 갈래로 압축된 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을 내달 4일 분과위원회에서 재논의한다. 이 회의에서 선정 방식의 윤곽이 잡혀야만 2년 가까이 표류한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절차가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분과위 판단은 두 기업에게 단순 사업 수주를 넘어 미래함정 기술·산업 생태계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첫 단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 수주 경험과 기존 해군 전투함 플랫폼 제작 이력을 앞세워 '국내 전투함 플랫폼 원톱' 지위를 지키려는 입장이다. KDDX가 기존 충무공이순신급(DDH-II)·세종대왕급(DDG)과 기술적 연속성을 가지는 만큼, 플랫폼 주도권을 확보해야 향후 Batch-II(후속함)와 차기 이지스함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산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설계–건조–시험–통합'으로 이어지는 플랫폼 기술 축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이번 분과위 결과에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한화오션은 KDDX를 그룹 차원의 '종합 해양방산기업' 도약을 입증할 간판 프로젝트로 보는 분위기다. 한화시스템(전투체계·레이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유도탄·추진), 한화디펜스(무장체계) 등 그룹 방산 계열사와의 센서·무장·전투체계 통합 시너지를 통해 단순 조선소를 넘어 '통합 해양 플랫폼 기업'으로 올라서기 위한 발판으로 KDDX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KDDX는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국내 기술로 설계·건조하는 사업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후속함(Batch-II) ▲차기 이지스급 ▲유무인 전력 통합형 미래 구축함 ▲동남아·중동 수출형 경전투함 등으로 이어지는 장기 과제의 기술 표준을 결정할 '첫 사업'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사업자 선정 결과가 단순 수주 실적을 넘어 기업별 장기 경쟁력·시장 포지션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이유다. 수의계약 무산 이후 경쟁입찰·상생안으로 좁혀진 가운데 업계에서는 책임소재·기술 구획 문제로 상생안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방산조달 구조 특성상 플랫폼·전투체계·무장 통합 과정에서 명확한 책임주체가 필요하다는 점도 경쟁입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음달 4일 열리는 방사청 분과위에서는 경쟁입찰·상생안 두 방식을 보완한 안을 재상정한다. 이번 분과위 판단에 따라 향후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주도권이 결정되면서 양사의 '미래함정 표준' 경쟁 구도도 사실상 윤곽을 드러내게 된다. HD현대 관계자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후속 단계까지 맡아야 설계·기술 개발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KDDX 사업 역시 규정과 원칙에 따라 일관된 체계로 수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뿐 아니라 이지스 구축함 Batch-II 선도함을 성공적으로 인도했고, 현재 후속함도 건조 중"이라며 "현존하는 국내 최신예 이지스함의 기본설계를 주관한 국내 유일의 조선사인 만큼 미래함정 분야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분과위 결정과 후속 전략에 대해서는 "아직 선정 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입장을 말하기는 어렵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분과위 논의를 앞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현재 분과위에서 선정 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KDDX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조선·방산 분야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025-11-28 17: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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