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4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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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시행인데 아직도 '누가 어떻게'가 없다
[경제일보] 검찰청이 문을 닫는 날은 정해졌다. 10월 2일이다. 지난해 10월 정부조직법을 고쳐 1년 뒤 시행하기로 했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도 이날 출범한다. 그런데 같은 날부터 전국 2만여 명의 특별사법경찰이 누구의 지휘와 통제를 받으며 어떻게 수사할지는 아직 정리할 것이 남아 있다. 검찰청 폐지 날짜는 1년 전에 못 박아 놓고 현장에서 돌아갈 수사 방식은 시행 두 달 전까지 논란이다. 특사경은 일반인에게 이름부터 낯설다. 하는 일은 그렇지 않다. 세금과 관세, 노동, 환경, 식품, 의약품 등 생활과 맞닿은 범죄를 수사한다.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가진 공무원에게 수사권을 준 제도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인원만 2만 명이 넘는다. 지금까지 특사경 수사에는 검사의 지휘가 있었다. 10월 2일부터 이 지휘권이 사라진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특사경이 필요하면 검사에게 ‘지도·조언’을 요청할 수 있고 검사도 필요한 경우 지도·조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 지휘와 지도·조언은 다르다. 전자는 따를 의무가 있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다. 수사와 기소를 떼어놓겠다는 정부와 여당의 방침에 따라 법을 그렇게 고쳤다. 여기까지는 입법의 영역이다. 그렇다면 검사 지휘가 빠진 자리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메울지도 함께 내놓았어야 한다. 법률 판단은 어디서 받고 수사가 엉뚱한 방향으로 갈 때 누가 바로잡을지까지 준비한 뒤 제도를 바꾸는 것이 정상적인 순서다. 특사경에게 수사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피의자를 불러 조사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 범죄 혐의가 성립하는지 살피고 수집한 증거가 법정에서 쓰일 수 있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행정 경험이 많다고 이런 일을 바로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특사경의 48%는 수사 경력이 1년 미만이었다. 검사가 하던 지휘를 없앤다고 법률 판단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사 경험이 짧을수록 그 필요는 커진다. 압수수색의 범위를 잘못 잡으면 영장을 다시 받아야 하고 절차를 어긴 증거는 재판에서 쓰지 못할 수 있다. 공소시효를 놓치면 수사를 아무리 잘해도 처벌할 길이 막힌다. 형사절차는 나중에 틀린 곳을 찾아 고치는 행정 서류와 다르다. 새 형사소송법은 검사에게 보완수사요구권과 시정조치요구권, 재수사요구권 등을 두고 있다. 정부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면서 수사기관을 견제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다. 하지만 사건이 공소청으로 넘어온 뒤 기록을 검토하는 것과 수사 과정에서 잘못을 바로잡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압수수색이 이미 끝났고 피의자 조사가 잘못 진행된 뒤라면 사후 보완에도 한계가 있다. 특사경의 특성 때문에 생기는 문제도 있다. 경찰은 경찰청을 중심으로 지휘 체계가 갖춰져 있지만 특사경은 다르다. 고용노동부,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지방자치단체 등 곳곳에 흩어져 있다. 같은 특사경이라도 조직과 수사 경험, 인력 여건이 제각각이다. 전국의 특사경을 한 덩어리로 놓고 검사 지휘만 걷어낸다고 새 수사 방식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수사하다 자신의 관할 밖 범죄를 발견했을 때도 생각해야 한다. 특사경은 법에 정해진 범죄만 수사할 수 있다. 본래 맡은 사건을 파다가 횡령이나 뇌물 같은 다른 범죄 혐의가 나오면 어느 기관으로 넘기고 그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는 어떻게 처리할지 정교한 연결 장치가 필요하다. 검사에게 직접수사권도 없고 특사경 지휘권도 없는 새 제도에서는 기관 사이의 사건 인계가 지금보다 중요해진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하고 수사의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는 개정 형사소송법도 10월 2일 시행된다. 정부도 이런 논란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법무부는 지난 3월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정부안을 확정하면서 보완수사와 새 형사사법 체계의 쟁점을 놓고 두 달간 공개토론회와 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특사경 지휘권 폐지를 둘러싼 우려도 같은 달부터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시간이 없었던 셈은 아니다. 그런데 10월 2일은 이제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일선 특사경이 어디에서 법률 지원을 받을지, 기관마다 다른 수사 역량을 어떻게 보완할지, 수사가 겹치면 어떻게 조정할지, 수사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어느 단계에서 바로잡을지 현장에서 곧바로 쓸 수 있는 답이 필요하다. 검사에게 다시 모든 지휘권을 주자는 얘기로 돌릴 필요도 없다. 국회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기로 했으면 새 제도를 제대로 굴러가게 만드는 것도 국회와 정부가 할 일이다. 기존 제도를 없애는 것과 그 자리를 대신할 제도를 만드는 것은 별개의 일일 수 없다. 형사사법 제도를 잘못 바꾸면 피해는 관청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수사가 늦어지면 피해자가 기다려야 하고 압수수색을 잘못하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된다. 범죄 혐의를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면 처벌해야 할 사람을 놓친다. 시행 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규정을 고치는 방식으로 버티기에는 국민이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 검찰청을 없애는 날짜는 지난해 10월 이미 정했다. 준비할 시간도 그때부터 있었다. 10월 2일 아침 2만여 명의 특사경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때 가서 묻도록 해서는 안 된다. 검찰청을 없애는 데 1년을 썼다면 새 수사체계를 준비할 시간도 1년 있었다.
2026-08-20 08: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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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하지 말라더니 합수본엔 들어오라는 검사
[경제일보] 정부가 검사가 사건을 직접 수사하거나 경찰 수사의 부족한 부분을 다시 조사하는 권한을 없앴다. 그런데 마약과 보이스피싱, 주가조작 사건을 맡아온 합동수사본부에는 공소청 검사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소청은 기소와 재판을 맡고 중대범죄수사청은 주요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이다. 정부는 두 기관을 나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합수본에서는 공소청 검사가 수사 기록을 살펴보고 영장을 청구하며 수사 과정에 법률 의견도 내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검사가 법만 설명한 것인지, 실제로 수사 방향까지 정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압수수색 범위나 계좌 추적, 공범 조사에 의견을 냈다면 피고인 측은 권한 없는 수사 참여라고 다툴 가능성이 크다. 검사의 합수본 참여 범위를 미리 정하지 않으면 수사 과정뿐 아니라 재판에서도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복잡한 범죄 맡아온 합수본 9곳 현재 전국 검찰청에서 운영되는 합동수사기구는 모두 9곳이다. 보이스피싱과 마약, 금융·증권 범죄, 가상자산 범죄 등을 맡고 있다. 합수본에는 검찰과 경찰뿐 아니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세청, 관세청, 금융정보분석원 등 여러 기관이 참여한다. 기관마다 따로 보유하고 있는 정보와 전문 인력을 한곳에 모아 수사하는 방식이다. 합수기구 9곳의 본부장은 모두 검사가 맡고 있다. 합수본이 필요한 이유는 대상 범죄가 한 기관의 힘만으로 쫓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해외에 거점을 두고 대포통장과 대포전화, 가상자산을 이용해 돈을 빼돌린다. 금융·증권 범죄는 주식 거래 자료와 계좌 흐름, 세금 자료를 함께 살펴야 한다. 마약 사건도 세관의 밀수 단속부터 국내 유통망과 범죄수익 추적까지 여러 기관이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기존 합수본에서는 검사가 사건 초기부터 압수수색과 구속 필요성을 살피고 피의자 조사와 증거 수집에도 참여했다. 수사가 끝난 뒤 기록을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수사 단계부터 재판에서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갖춰졌는지 확인한 것이다. 보이스피싱 합수단은 출범 이후 2년간 628명을 입건하고 201명을 구속했다. 여러 기관이 각자 가진 정보와 권한을 모은 합동수사가 조직범죄 대응에 활용돼 온 사례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공소청 검사가 피의자를 직접 조사하거나 압수수색을 집행할 수 없게 된다. 새 공소청법은 검사가 기소와 재판, 영장 청구를 맡고 경찰 등 수사기관에 법률 의견을 줄 수 있도록 했다.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에 파견되거나 중수청의 직책을 함께 맡는 것도 금지했다. 검사를 수사 조직에서 떼어내겠다는 취지는 법에 담겼다. 그러나 합수본에서 검사가 어디까지 의견을 낼 수 있는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 “법률 의견”이 수사 방향 바꿀 수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합수본의 운영 근거가 “매우 취약하고 사실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 검사가 합수본에 참여하면 확보한 자료를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는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다. 행정안전부는 공소청과 중수청, 경찰이 함께 참여하는 이른바 ‘공중경 합수본’을 대안으로 내놨다. 중수청과 경찰이 실제 수사를 담당하고 공소청 검사는 법률 검토와 영장 청구, 수사 과정에 대한 의견 제시를 맡는 방식이다. 기관별 업무를 문서로 나누는 것은 가능하다. 실제 사건에서는 법률 판단과 수사 판단이 맞물릴 수밖에 없다. 공소청 검사가 기록을 검토한 뒤 특정 계좌를 더 추적해야 한다거나 공범의 휴대전화를 압수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의견은 단순한 법률 설명에 그치지 않는다. 수사 대상과 범위, 순서를 바꿀 수 있다.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도 마찬가지다. 검사는 혐의가 어느 정도 확인됐는지, 피의자가 도주하거나 증거를 없앨 우려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자료가 부족하면 수사기관에 추가 조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요구가 법률 검토인지 수사 지휘인지는 사건마다 논란이 될 수 있다. 공식 문서가 아니라 합수본 회의나 전화 통화에서 오간 의견을 어떻게 볼지도 문제다. 피고인 측은 검사가 압수수색 대상과 조사 순서, 자금 추적 범위를 정하는 데 관여했다면 수사권 없는 검사가 사실상 수사를 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법원이 이를 위법한 수사 참여로 판단하면 압수한 자료나 피의자 진술을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는지를 놓고 다툼이 벌어진다. 마약이나 보이스피싱 조직을 어렵게 적발하고도 재판에서는 범죄 혐의보다 수사 절차의 적법성부터 다투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검사가 영장만 전달할 수도 없어 헌법상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검사다. 경찰이나 중수청이 압수수색 또는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더라도 법원에 직접 영장을 청구할 수는 없다. 검사가 영장을 청구하려면 사건 기록을 살펴야 한다. 범죄 혐의와 관련 없는 자료까지 압수하려는 것은 아닌지, 강제수사가 꼭 필요한지, 피의자를 구속할 만큼 증거가 확보됐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검사가 자료 보완을 요구하거나 압수수색 범위를 줄이면 수사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수사 관여 논란을 피하려고 기록을 제대로 보지 않은 채 수사기관이 신청한 영장을 법원에 넘길 수도 없다. 검사를 거치도록 한 제도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검사의 참여를 넓히면 수사권 없는 검사가 사건을 지휘했다는 논란이 생긴다. 참여를 줄이면 검사는 영장 서류를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 수 있다. 정부가 검사에게 어떤 행위까지 허용할지 법률에 적어야 하는 까닭이다. 정부가 시행령이나 내부 지침으로만 역할을 정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국회가 법률로 없앤 검사의 수사권을 정부가 하위 규정으로 다시 인정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공소청 검사가 어떤 기록을 볼 수 있는지, 수사기관에 추가 조사를 요구할 수 있는지, 합수본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낼 수 있는지부터 법률에 담을 필요가 있다. 검사의 의견에 수사기관이 따라야 하는지, 협의 내용은 어떤 방식으로 남길지도 정해야 한다. ◆중수청으로 옮겨도 수사와 재판 연결 필요 정부는 중수청에 보이스피싱과 금융범죄, 가상자산범죄, 마약범죄, 국가재정범죄를 담당하는 합동수사과를 설치할 계획이다. 금융위와 국세청 등 다른 기관의 인력도 파견받아 현재 검찰청 합수본의 기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수사 조직을 중수청으로 옮긴다고 문제가 모두 풀리는 것은 아니다. 중수청이 수사를 마치면 공소청 검사가 기록을 검토해 기소할지 결정하고 재판에서 혐의를 입증해야 한다. 공소청 검사가 수사가 끝난 뒤 처음으로 기록을 받으면 사건을 다시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증거가 부족하거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기록을 중수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 사이 범죄수익 동결이나 공범 추적이 늦어질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공소청 검사를 수사 초기부터 참여시키면 이번에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원칙과 부딪힌다. 공소청 검사와 중수청 수사관이 같은 합수본에서 한 팀처럼 사건을 처리하면 검찰의 수사 기능을 두 기관으로 나눈 의미도 약해진다. 권한과 책임의 구분도 필요하다. 중수청은 수사를 제대로 할 책임이 있고 공소청은 재판에서 입증할 수 있는 사건만 기소할 책임이 있다. 누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남기지 않으면 수사가 잘못됐을 때도, 재판에서 혐의 입증에 실패했을 때도 서로 책임을 미룰 수 있다. ◆검사 역할부터 법으로 정해야 마약과 보이스피싱, 주가조작처럼 여러 기관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범죄에서는 수사와 재판 준비를 완전히 떼어놓기 어렵다. 수사 초기부터 법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증거를 제대로 모으지 못하면 사건이 재판에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소청 검사에게 기존 검찰과 비슷한 역할을 맡긴 뒤 법률 자문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검사가 수사 대상과 범위, 방법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줬다면 이름과 관계없이 수사 관여 논란이 생긴다. 정부는 합수본이라는 이름을 유지할 수 있는지보다 공소청 검사가 합수본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부터 정해야 한다. 검사의 참여가 필요하다면 역할과 절차를 법률에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 검사에게 수사하지 말라고 해놓고 수사 기록을 검토하며 영장과 수사 방향을 판단하도록 하는 현재 구상으로는 권한과 책임을 가르기 어렵다. 새 수사 체계가 출범하기 전에 이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2026-08-09 13: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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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보완수사권부터 없애고 보자는 식이어선 안 된다
[경제일보]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이달 말 국회 본회의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일부 범죄에는 전건 송치 제도를 적용하는 보완책도 제시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찰 권한을 축소하겠다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다. 검찰 권한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수사·기소의 집중을 해소해야 한다는 방향에는 이견이 크지 않다. 그러나 제도 개혁은 구호만 옳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제도가 실제 범죄 피해자를 더 잘 보호할 수 있는지, 부실 수사를 누가 바로잡을지, 수사기관 사이의 책임 공백은 어떻게 막을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그동안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시해 왔다. 검찰이 경찰의 1차 수사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할 경우 피해자를 보호할 대안이 있는지 물었고 억울한 피해자 한 명이라도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와 교차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최근에는 정 장관의 사의 논란까지 불거졌다. 청와대는 공식적인 사의 표명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정 장관이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여러 차례 무력감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무 장관조차 제도 설계에 충분한 숙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느낀다면 여당은 이를 정치적 반발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보완수사는 경찰 수사가 미흡하거나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을 때 검사가 추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다. 검찰이 이를 수사권 확대의 통로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 그렇다고 권한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능 자체를 없애는 것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 보완수사의 범위와 기간을 제한하고 직접 수사가 가능한 요건을 법률로 엄격히 정하며 모든 과정을 기록·공개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성범죄와 아동학대, 장애인 대상 범죄, 대형 경제범죄처럼 피해자의 진술과 복잡한 증거 분석이 중요한 사건은 한 차례의 부실 수사가 회복하기 어려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권한만 갖고 직접 확인하지 못한다면 사건이 경찰과 검찰 사이를 오가며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피해자에게는 수사기관 간 권한 다툼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진상 규명이 중요하다. 여당이 제시한 ‘7대 범죄 전건 송치’도 충분한 해답인지 의문이다. 적용 범죄의 기준이 무엇인지, 송치된 사건을 검찰이 어느 범위까지 검토할 수 있는지, 경찰의 수사가 미흡할 경우 누가 최종 책임을 지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일부 범죄만 예외로 두는 방식은 오히려 형사사법 체계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검찰개혁의 목표는 검찰이라는 기관의 권한을 줄이는 데만 있지 않다. 수사기관이 서로 견제하면서도 범죄에 제대로 대응하고 국민이 더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받도록 만드는 것이 본질이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뒤 문제가 생기면 다시 제도를 고치겠다는 접근은 무책임하다. 형사사법 제도의 시행착오 비용은 정치권이 아니라 범죄 피해자와 국민이 부담한다. 국회는 법안 처리를 서두르기 전에 경찰과 검찰, 법원, 변호사단체, 피해자 지원단체와 일선 수사관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들어야 한다. 보완수사권을 폐지했을 때 예상되는 사건 지연과 부실 수사, 책임 소재를 구체적인 사례와 통계로 검증해야 한다. 중대 범죄에 대한 교차 검증 장치와 이의신청 절차, 피해자 구제 수단도 법률에 함께 담아야 한다. 검찰에 기존 권한을 그대로 두자는 것이 아니다.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면 그 범위를 최소화하고 외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검사의 자의적인 사건 확대와 별건 수사를 차단하고 보완수사 개시 사유와 결과를 기록하게 해야 한다. 반대로 경찰 수사가 부실했을 때 이를 바로잡을 책임 주체도 분명히 해야 한다. 개혁은 빠르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잘못 설계된 제도를 밀어붙였다가 되돌리는 과정에서 국민의 권리와 안전이 훼손될 수도 있다. 이는 개혁이 아니라 또 다른 혼란이다. 여당은 ‘검찰개혁 완수’라는 정치적 시간표보다 피해자 보호와 형사사법 체계의 안정성을 앞에 놓아야 한다. 주무 장관도 납득하지 못하고 일선에서 수사 공백을 우려하는 제도를 충분한 검증 없이 강행해서는 안 된다.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부실 수사를 막고 억울한 피해자를 구제할 장치를 만드는 일이다. 없애고 나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무엇으로 대신할 것인지부터 국민에게 답해야 한다.
2026-07-27 10: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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