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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축소 압박…동맹을 거래 대상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실드(UFS)를 대폭 축소하라고 미 국방부에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훈련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과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올해 UFS는 지난 17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며 한국군 약 1만8000명이 참가한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드론과 사이버 공격,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등 변화한 위협까지 훈련에 반영하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의 규모와 방식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다. 남북관계와 북한의 군사적 위협, 한반도 정세에 따라 훈련을 확대하거나 조정할 수 있다. 외교적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일정 부분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다만 그 기준은 어디까지나 군사적 필요성과 한반도 안보여야 한다. 훈련 비용이 많이 든다거나 한국이 제3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군사행동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연합훈련을 줄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동맹의 핵심 수단인 군사훈련이 거래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면 동맹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특히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참여했는지를 한미 연합훈련 문제와 연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한미동맹의 근간은 한반도 방위다. 한국이 중동에서 어떤 군사적 역할을 할지는 우리의 국익과 법적 절차, 군사적 능력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동맹국이라고 해서 미국이 벌이는 모든 군사행동에 자동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역시 이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특정 지역의 군사행동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반도 방위태세와 관련된 훈련을 축소한다면 동맹을 공동 안보체제가 아니라 비용과 보상의 관계로 보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더구나 지금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줄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핵·미사일 능력은 계속 고도화되고 있고 전쟁 양상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무인기와 사이버 공격, GPS 교란, 정밀타격 같은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려면 한미 양국군이 실제 상황을 가정한 지휘·통제와 연합작전 능력을 반복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올해 UFS가 이런 현대적 위협을 훈련에 포함한 이유이기도 하다. 연합훈련은 단순히 병력을 모아 움직이는 행사가 아니다. 전쟁이 발생했을 때 한국군과 미군이 같은 작전계획과 지휘체계 아래 얼마나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훈련이 줄어들면 그만큼 실전 대비 능력을 검증할 기회도 줄어든다. 물론 훈련의 규모가 크다고 억지력이 자동으로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 모의훈련과 지휘소훈련, 야외기동훈련을 적절히 조합하고 훈련의 질을 높이는 쪽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 AI와 무인체계, 사이버전처럼 달라진 전쟁 방식을 얼마나 정교하게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훈련을 줄일지 확대할지도 군 당국의 전문적인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첫 정상회담을 한 뒤에도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축소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외교적 메시지가 일정 부분 담겨 있을 가능성은 있다. 북미 대화 재개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한반도 긴장을 낮추고 북한의 비핵화와 군사적 위협 감소를 이끌 수 있다면 외교적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군사적 억지력의 목적도 결국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는 데 있다. 다만 대화를 위해 훈련을 조정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북한의 조치도 있어야 한다.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한미가 먼저 연합훈련을 축소하는 방식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긴장 완화를 만들기 어렵다. 외교적 유연성이 실질적인 안보 성과로 이어지려면 북한의 상응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이 북미 간 협상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는 것이다. 한반도 안보의 직접 당사자는 대한민국이다. 미국과 북한이 관계 개선을 논의하면서 한미 연합훈련이나 주한미군, 대북 제재 문제를 협상 카드로 다룬다면 한국의 국익과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해 훈련 조정의 범위와 조건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 간 개인적 관계나 미국의 일방적 판단에 따라 한미 안보정책이 좌우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동맹은 정상 간 친분이 아니라 제도와 합의, 공동의 이해관계 위에서 작동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의 국방 역량을 더 강화할 필요도 있다. 한미동맹은 우리 안보의 핵심축이지만 미국의 정책이 언제나 한국의 이해와 일치한다고 전제해서는 안 된다. 미국 행정부가 바뀔 때마다 방위비나 주한미군, 연합훈련 문제가 반복적으로 흔들린다면 한국 스스로 대응 능력을 높이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한국군의 미사일방어와 정밀타격, 지휘·정보·사이버 역량을 높이는 자강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동맹이 강할수록 자강도 강해야 한다.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없는 국가가 동맹에만 의존하면 협상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한미 양국은 오랜 기간 공동의 희생과 신뢰를 통해 동맹을 발전시켜 왔다. 그런 동맹을 단기적인 비용 문제나 제3국 군사행동 참여 여부와 연계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미국 역시 한국이 아시아 안보와 공급망, 경제안보에서 가진 전략적 가치를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도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요구에 무조건 따르는 것도, 반미 정서로 맞서는 것도 답이 아니다. 어떤 훈련이 필요한지, 어떤 수준의 연합태세를 유지해야 하는지를 군사적 근거와 국익을 중심으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한미훈련의 규모와 방식은 바뀔 수 있다. 그러나 판단 기준은 북한의 위협과 한반도 안보환경, 양국 군의 대비태세여야 한다. 방위비나 제3국 군사행동 참여 여부가 그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한미동맹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동맹을 단기적인 비용과 보상의 거래로 볼 것인가, 장기적인 공동 안보의 약속으로 지킬 것인가의 문제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되 우리의 안보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동맹은 조정할 수 있어도 신뢰까지 거래해서는 안 된다.
2026-08-18 11: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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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누적 4만건 넘어…LH 피해주택 매입도 1만호 돌파
[경제일보]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규모가 누적 4만건을 넘어섰다. 정부는 지난달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를 세 차례 열어 609건을 추가 가결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피해주택 매입도 1만호를 넘겼다. 피해자 결정과 주거 지원, 피해주택 매입이 함께 진행되는 가운데 정부는 예비 임차인을 대상으로 한 안전계약 컨설팅도 확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서 총 1476건을 심의한 가운데 609건이 전세사기피해자 등으로 최종 가결됐고 7일 밝혔다. 가결된 609건 중 563건은 신규 신청 또는 재신청 건이다. 나머지 46건은 기존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뒤 전세사기피해자법상 요건 충족 여부가 추가로 확인돼 피해자 등으로 인정됐다. 심의 대상 중 482건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177건은 보증보험이나 최우선변제금 등을 통해 보증금 전액 반환이 가능하다고 판단돼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의신청 208건은 여전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돼 기각됐다. 이에 따라 위원회가 지금까지 최종 결정한 전세사기피해자 등은 누적 4만278건으로 늘었다. 긴급 경·공매 유예 협조 요청 결정은 누적 1212건이다. 정부는 결정된 피해자 등을 대상으로 주거, 금융, 법적 절차 등 총 7만2483건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LH의 피해주택 매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실적은 1만256호로 집계됐다. 올해 1~7월 월평균 매입 건수는 752호다. 피해주택 매입은 2024년 90호에서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163호, 하반기 월평균 654호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 총 5265호가 매입됐다. 국토부와 LH는 매입점검회의와 패스트트랙을 운영하고 지방법원과 경매 속행 등을 협의해 피해주택 매입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피해주택 매입 제도는 전세사기피해자가 요청하면 LH 등 공공주택사업자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해당 주택을 경·공매로 낙찰받아 매입하는 방식이다. 피해자는 경매차익을 보증금으로 전환해 최대 10년까지 기존 주택에 계속 거주할 수 있다. 퇴거할 때는 경매차익을 지급받아 피해 회복에 활용 가능하다. 전세사기 피해를 겪는 임차인은 거주지 관할 시·도에 피해자 결정 신청을 할 수 있다. 위원회 의결을 거쳐 피해자로 결정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피해 및 예방지원센터와 지사를 통해 지원 대책을 안내받을 수 있다. 국토부와 HUG는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안전계약 컨설팅 사업도 추진 중이다.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경기, 전남 등 전국 8개 전세피해 및 예방지원센터에서 예비 임차인이 계약 전 권리관계와 위험 요소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임대차 목적물 권리관계 분석, 계약서 문구 검토, 계약 시 유의사항 상담 등이 제공된다.
2026-08-07 08: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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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RWA의 본질…실물자산이 디지털 신뢰와 만날 때
[경제일보] 금융의 역사는 결국 신뢰를 어떻게 계량화하고 증명할 것인가의 역사였다. 과거에는 국가의 공권력, 중앙은행의 발권력, 금고에 쌓인 금이 신뢰의 근거였다. 자본은 보이지 않는 약속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담보와 제도 위에서 움직였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며 블록체인은 이 신뢰의 방식을 흔들었다. 암호화된 알고리즘과 분산원장이 새로운 금융 질서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실체 없는 가상자산이 보여준 극심한 변동성은 시장에 분명한 교훈을 남겼다. 실물 경제의 생산성과 연결되지 않은 디지털 신뢰는 언제든 신기루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물자산 토큰화, RWA(Real World Assets)는 바로 이 지점에서 등장했다. RWA의 본질은 단순히 부동산, 원자재, 인프라 같은 자산을 디지털 조각으로 쪼개 판매하는 기술이 아니다. 실체 있는 자산이 가진 내재가치에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을 결합하는 금융 구조의 전환이다. 구리와 희토류 같은 전략 원자재, 태양광 발전소와 전력망 같은 인프라 자산은 그 자체로 물리적 실체와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문제는 이들 자산이 대체로 폐쇄적인 거래 구조와 높은 진입장벽 안에 묶여 있었다는 점이다. 자산은 존재하지만 유동성은 제한됐고, 미래 수익은 예상되지만 자본시장에서 실시간으로 평가받기 어려웠다. RWA는 이 경직된 자산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다. 원자재의 비축 현황, 인프라의 가동률, 장래 수익권, 계약 조건 등을 디지털 장부 위에 기록하고 검증할 수 있다면 자산의 신뢰는 더 이상 일부 기관의 내부 문서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산의 상태와 권리 관계가 투명하게 연결될수록 자본은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는 자산을 평가하고 유동화하기 위해 수많은 중개기관과 법적 절차,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 반면 정교하게 설계된 RWA 생태계에서는 스마트 계약을 통해 배당, 정산, 권리 이전 절차를 자동화할 수 있다. 물론 법적 소유권, 회계 처리, 규제 기준, 투자자 보호 장치가 함께 정비돼야 한다. 기술만으로 금융의 신뢰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RWA가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제 디지털 금융의 경쟁은 단순한 토큰 발행이 아니라 어떤 실물자산을 어떤 법적 구조와 어떤 데이터 체계로 연결하느냐에서 갈린다. 투기성 자본을 모으는 코인과 산업 현장의 현금흐름을 담는 토큰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시장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가상성이 아니라 더 검증 가능한 실체다. 제조 강국 한국에도 이 흐름은 가볍지 않다. 한국 산업은 반도체, 배터리, 조선,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막대한 실물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자산들은 대기업의 재무제표와 금융권 대출 구조 안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다. RWA는 이런 산업 자산을 새로운 방식으로 자본화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핵심은 기술 도입이 아니라 신뢰 설계다. 원자재라는 업스트림에서 시작된 디지털 신뢰는 발전소, 전력망, 물류, 데이터센터, 산업단지 수익권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과장된 장밋빛 전망이 아니다. 자산의 실체, 권리의 명확성, 데이터의 검증성, 규제의 수용성을 하나로 묶는 정교한 금융 설계다. RWA는 실물경제와 디지털 금융이 만나는 접점이다. 실체 없는 신뢰는 오래 버티기 어렵고, 유동성 없는 자산은 성장의 속도를 잃는다. 실물자산이 디지털 신뢰를 만나면 자본은 다시 흐를 수 있다. 산업과 금융이 융합되는 다음 경제 지도에서 RWA가 주목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선언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앞으로의 승부는 실제 자산을 얼마나 투명하게 증명하고, 얼마나 안전하게 거래 가능한 구조로 바꾸느냐에 달려 있다. [필자 소개] 구교성 | 클레버스(CLEBUS) 의장 2001년 ‘질문·답변을 통한 정보 제공 방법’ 및 ‘대표 키워드 검색’ 등 원천 특허를 출원하며 일찍이 인터넷을 통한 지식 공유와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시대를 예견했다. 국경 없는 가치 공유와 결제 생태계를 목표로 2006년 클레버스를 설립했다. 이후 2019년 블록체인 기술의 도래와 함께 무형의 지식 자산을 넘어 실물 자산과 에너지 인프라를 토큰화하는 혁신으로 시야를 확장했다. 현재 클레버스를 통해 실물자산(RWA) 거래소를 포괄하는 초연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선박과 같은 대규모 인프라부터 공공 자산에 이르는 디지털 트윈 및 STO 인증 프로젝트를 전개하며 글로벌 실물자산 금융화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 또한 클레버스 초연결 생태계의 기축자산통화인 클레코인(CLE)은 현재 고팍스(GOPAX)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 중이다.
2026-07-06 10: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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