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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과세 5개월 앞두고 '2년 유예' 청원…주식과 다른 과세체계 논란
[경제일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2년 더 미뤄달라는 국민청원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과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시장 인프라와 투자자 보호 제도가 충분히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부터 부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과 비교해 개인 투자자의 세 부담 구조가 지나치게 다른 것 아니냐는 ‘과세 형평성’ 논쟁도 다시 불붙고 있다. 27일 국회 전자청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시작된 ‘코인과세 2년 유예에 관한 청원’은 닷새 만에 동의자 1만명을 넘어섰다. 9월 20일까지 5만명이 동의하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청원인은 가상자산 과세 첫 신고 시점이 2028년 5월로 총선 직후인 만큼 정치적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며 2028년까지 유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이미 두 차례 시행이 미뤄졌다. 국회는 2024년 12월 소득세법을 개정해 시행 시점을 2027년 1월 1일 이후 양도·대여분으로 2년 연기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서 필요경비를 뺀 금액 가운데 연 25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20%의 세율이 적용되며 다음 해 5월 신고한다. 지방소득세까지 고려하면 실질 세 부담은 22% 수준이다. 따라서 현재의 논쟁은 ‘과세할 것이냐’보다 ‘지금 시행할 준비가 됐느냐’에 가깝다. 국세청은 이미 가상자산 거래자료 제출을 위한 서식과 세원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있고, 과세 기준과 취득가액 산정 방식도 법령에 담았다. 즉 정부가 아무런 준비 없이 과세를 추진하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투자자가 여러 거래소와 개인지갑, 해외 플랫폼을 오가는 현실에서 거래내역을 정확하게 통산하고 취득가격을 입증하는 문제는 여전히 제도 운용의 핵심 과제로 남는다. ◆ 시장도 ‘폭발적 호황’과는 거리 현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보면 과세를 서둘러야 할 정도로 시장이 일방적인 호황 국면에 있는 것도 아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정보분석원의 2025년 하반기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87조2000억원으로 상반기보다 8% 감소했고, 일평균 거래규모도 5조4000억원으로 15% 줄었다. 거래가능 이용자 계정은 1113만개로 3% 늘었지만 100만원 미만을 보유한 계정이 826만개에 달했다. 거래소 영업손익도 6178억원에서 3807억원으로 38% 감소했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 수요도 변수다. 타이거리서치와 체이널리시스는 국내 투자자로 추정되는 지갑을 분석해 2021년부터 2026년까지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로 이동한 가상자산 규모가 약 7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에만 약 168조원이 이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는 온체인에서 식별 가능한 경로를 대상으로 한 추정치여서 국내 투자자 전체의 실제 자금 이동을 의미하는 공식 통계는 아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해외 이동이 국내에서 투자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제한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시장이 현물거래 중심에 머무는 동안 해외에서는 파생상품과 스테이블코인, 예측시장 등으로 활용 영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과세가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만 추가적인 비용과 행정 부담을 키울 경우 일부 수요가 해외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왜 코인만 먼저?”…주식과 과세 형평성 논쟁 가장 민감한 쟁점은 주식과의 형평성이다. 현재 국내 상장주식은 소액주주가 장내에서 거래해 얻은 양도차익에는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주식은 대주주가 과세 대상이며, 2026년 기준 상장주식 대주주 요건은 종목별 보유액 50억원 이상 또는 일정 지분율 이상이다. 반면 가상자산은 투자 규모와 관계없이 연간 소득 250만원을 넘으면 과세하는 구조다. 물론 두 자산의 법적·경제적 성격이 다르고 국내 주식 거래에는 증권거래세 등 별도의 과세체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만으로 ‘불공정하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투자자가 동일하게 자본이득을 얻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가상자산에만 상대적으로 낮은 과세 문턱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정책적 질문은 피하기 어렵다. 과세 유예론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세금을 걷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 보호, 해외거래 추적, 취득가액 검증, 손익 산정 등 제도를 먼저 보완한 뒤 과세하자는 주장이다. 특히 현행 제도는 연간 손익을 통산하지만 가상자산의 복잡한 거래 구조를 고려한 세부적인 납세 편의와 해외거래 대응이 실제 시행 과정에서 얼마나 원활하게 작동할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하다. 한편 정부가 선택해야 할 것은 ‘과세를 하느냐 마느냐’보다 ‘왜 지금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이다. 이미 법률상 시행시점이 정해져 있고 국세청의 준비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무조건적인 유예 주장 역시 충분한 근거가 필요하다. 반대로 시장 규모와 투자자 행태가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제도의 허점을 그대로 둔 채 시행부터 서두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내년 시행까지 남은 기간 동안 정부가 거래자료 확보와 해외거래 대응, 투자자 보호 장치를 얼마나 촘촘하게 보완하느냐가 관건이다.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자산으로 자리 잡으려면 과세의 속도보다 과세체계의 완성도가 먼저 증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26-08-27 08: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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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2분기 순손실 218억…영업이익은 1분기의 4배로
[경제일보] 빗썸이 올해 2분기 21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2분기 순이익 220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863억원으로 35.8%, 영업이익은 121억원으로 44% 각각 줄었다. 빗썸은 14일 이같이 밝혔다. 다만 직전 분기와 견주면 방향이 다르다. 1분기 빗썸의 매출은 825억원, 영업이익은 29억원, 순손실은 869억원이었다. 2분기 들어 매출이 소폭 늘었고 영업이익은 네 배 넘게 뛰었다. 영업이익률도 3.5%에서 14.0%로 올라섰다. 순손실 규모는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영업단과 순손익이 갈리는 이유는 보유 가상자산이다. 빗썸은 가상자산 평가손실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거래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영업 실적과 별개로, 회사가 들고 있는 가상자산의 장부가가 시세 하락분만큼 깎여 순손익을 끌어내리는 구조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 1688억원, 영업이익 149억원, 순손실 1087억원이다. 매출은 48.7%, 영업이익은 83.4% 감소했고 순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550억원 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빗썸에는 실적 자체보다 시점이 부담이다. 회사는 이달 3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2028년 상장을 목표로 한 단계별 일정을 공개했다. 올해 내부통제 고도화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전환 준비를 마치고, 내년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삼정KPMG와 IPO 자문 계약을 맺었고 기한은 2027년 말이다. 지배구조 정비를 위해 인적분할로 거래소 사업과 신사업을 빗썸에셋으로 갈라놨다. 문제는 예비심사 청구까지 남은 시간이다. 상장 심사에서는 수익성의 지속성이 핵심 잣대인데, 상반기 대규모 순손실이 그대로 남았다. 여기에 올해 초 발생한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와 금융당국 제재 이력도 정리해야 할 항목이다. 이재원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하며 "수수료 이외 수익에 대해서도 열심히 고민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빗썸 관계자는 "시장 변화에 대응해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14 18: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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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콘 CTF 34서 한국팀 2·3위…AI 무제한 허용 첫 본선서 상위권
[경제일보] 국내 화이트해커들이 세계 최대 해킹대회 데프콘 CTF 34에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oB) 멘토와 수료생이 참여한 국내 6개 팀이 이달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본선에 올라 이 같은 성적을 냈다고 10일 밝혔다. 이종호 BoB 멘토와 윤인수 KAIST 교수가 이끈 '0x4b52'가 2위에 올랐다. 이 팀에는 토스와 헥사랩스, 엔키화이트햇 연구진이 함께했다. 김지섭 멘토가 이끈 '슈퍼다이스코드러버스'는 3위를 기록했다. 0x4b52의 성적은 한국인만으로 구성된 팀 기준으로 2022년 3위 이후 가장 높다. 본선에는 콜드퓨전, 진따비스, 더서울사우나쇼구네이트, 독도를 포함해 국내 팀 6개가 진출했다. 지난 5월 23~25일 온라인으로 치러진 예선에는 686개 팀이 참가했고 상위 12개 팀만 라스베이거스행 티켓을 받았다. 예선에서는 슈퍼다이스코드러버스가 1위, 0x4b52가 5위였는데 본선에서 순위가 뒤집혔다. 참여 기업·기관도 엔키화이트햇과 라온시큐어, SK쉴더스 EQST, 네이버클라우드, 삼성리서치, 빗썸, 고려대 등으로 넓어졌다. 올해 대회는 판이 바뀐 무대였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우승한 메이플 맬러드 매지스트레이트(MMM)는 한국인 해커들이 주축이었지만, 팀을 이끌던 박세준 티오리 대표가 지난 5월 예선 종료 직후 CTF 은퇴를 선언했다. MMM 구성원 일부는 올해 출제 연구진으로 돌아섰고, 일부는 'ABCD'라는 이름으로 소규모 출전했다. 4년간 정상을 지킨 팀이 빠진 자리를 두고 나머지 팀들이 붙은 대회였던 셈이다. 생성형 AI를 둘러싼 규칙도 처음 적용됐다. 예선에서는 AI만으로 문제를 푸는 방식을 인정하지 않고 평가상 불이익을 줬지만, 본선에서는 AI 사용을 제한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은퇴 이유로 프론티어 모델이 어려운 문제까지 풀어내면서 문제 해결의 성취감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올해 데프콘에서는 사람 없이 AI 에이전트끼리 겨루는 별도 대회도 처음 열렸다. 콘퍼런스 발표에도 국내 인재들이 이름을 올렸다. 권현준 화이트햇스쿨(WHS) 멘토와 이지예·이종윤 WHS 3기 수료생은 실제 침해사고를 토대로 한 오픈소스 아마존웹서비스(AWS) 공격 시나리오 연구를 공개했다. BoB 10기 수료생 김희찬씨는 윈도 운영체제의 권한 상승 취약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데프콘은 1993년 해커 제프 모스가 만든 보안 콘퍼런스로, 부속 대회인 CTF는 예선을 거친 12개 팀이 서로의 시스템을 공격하고 자기 시스템을 방어하며 겨루는 방식이다. BoB는 과기정통부와 KISA가 9개월 과정으로 운영하는 화이트해커 양성 프로그램이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은 "대한민국 정보보호 인재들이 세계 최고 권위 국제해킹대회에서 다시 한번 뛰어난 실력과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AI 시대에 고도화되는 사이버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정보보호 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중 KISA 원장은 "0x4b52의 성과는 국내 보안 인재들이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한 사례"라며 "BoB를 통해 앞으로도 세계 무대에서 통할 인재들을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8-10 1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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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빗은 통과, 두나무는 왜 멈췄나…'금가융합' 첫 문 열렸지만 셈법 달랐다
[경제일보] 과거 17년 말 금융과 가상자산을 분리한 이른바 ‘금가분리’ 기조 이후 처음으로 금융그룹 계열사의 가상자산거래소 인수가 공정거래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미래에셋그룹은 코빗을 품으며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할 교두보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번 승인을 금융회사의 가상자산업 진출이 전면 허용됐다는 신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공정위가 결합을 승인한 결정적 배경에는 코빗의 낮은 시장점유율이 있었다. 반대로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와 대형 플랫폼의 결합인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심사는 장기화하고 있다. 가상자산 기업이 포함됐다는 공통점보다 결합 이후 시장을 움직일 힘이 얼마나 커지는지가 심사 속도를 가른 셈이다. 공정위는 지난 9일 미래에셋컨설팅이 코빗 지분 92.06%를 약 1334억원에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호텔업을 주력으로 하는 비금융 계열사지만 그룹 내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두고 있어 증권·자산운용업과 가상자산거래소 간 혼합결합으로 심사받았다. ◆ 금가분리 9년 만의 변화…공정위가 코빗을 허용한 이유 공정위는 미래에셋 금융 계열사와 코빗이 결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경쟁 제한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향후 주식과 가상자산을 한곳에서 거래하는 통합 플랫폼이 등장할 때 경쟁 증권사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는지,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허용될 경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코빗을 활용해 경쟁사보다 유리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이 검토 대상이었다. 결론은 ‘경쟁 제한 가능성이 크지 않다’였다. 코빗의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량 기준 점유율이 약 0.5%에 불과하고 거래소 경쟁을 좌우하는 유동성도 시장 판도를 바꿀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미래에셋이 코빗을 인수하더라도 당장 다른 거래소나 금융회사를 배제할 힘을 갖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을 금융그룹 계열사가 가상자산거래소를 인수한 첫 사례로 규정했다. 디지털금융 시장의 재편과 서비스 혁신을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의 경쟁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업계가 이번 승인을 금가융합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금가분리는 2017년 말 가상자산 투기 과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형성됐다. 금융회사가 가상자산을 직접 보유하거나 관련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데 보수적인 원칙이 적용됐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현물 ETF와 스테이블코인, 커스터디, 실물연계자산(RWA) 제도화가 진행되면서 국내 금융회사의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금융당국도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고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 심사와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이번 승인은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나온 상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공정위의 승인은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한 결과다. 금융회사의 가상자산업 직접 진출을 전면 허용하거나 금가분리 원칙을 공식 폐기한 결정은 아니다.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 적격성과 금융 계열사 간 정보 공유, 이해상충 방지 등 금융당국의 별도 규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 네이버·두나무는 다른 문제…플랫폼과 데이터까지 본다 시장 관심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으로 옮겨가고 있다. 양사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 인허가가 길어지면서 주주총회와 거래 종결 일정을 두 차례 연기했다. 당초 6월 말로 예정됐던 거래 종결 시점은 12월 말까지 밀렸다. 두 결합의 가장 큰 차이는 시장 지위다. 공정위 제출자료를 기준으로 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 시장점유율은 업비트 69%, 빗썸 28%, 코인원 2%, 코빗 0.5%, 고팍스 0.1% 수준이다. 코빗은 인수 이후에도 시장을 좌우하기 어렵지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이미 압도적인 1위 사업자다. 네이버의 영향력도 증권사 투자 플랫폼과는 성격이 다르다. 네이버는 검색과 커머스, 콘텐츠, 광고, 간편결제를 일상적으로 연결하는 대형 플랫폼이다. 두나무와 결합하면 네이버페이의 결제 기반과 이용자 데이터, 업비트의 가상자산 거래 데이터가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심사 범위도 거래소 간 점유율 비교를 넘어설 수밖에 없다. 네이버가 검색·쇼핑·콘텐츠 이용자를 업비트로 유도하거나 두나무의 거래 정보를 네이버 금융 서비스에 활용할 가능성, 비상장주식과 스테이블코인 사업에서 경쟁사를 배제할 가능성, 결제와 투자 서비스를 묶어 이용자를 특정 플랫폼에 고착시키는 효과 등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코빗과 두나무의 시장 지위가 크게 다른 만큼 두 기업결합을 동일한 잣대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코빗은 점유율이 1%에도 미치지 않아 인수 이후 시장 구도를 단기간에 바꿀 가능성이 작다. 반면 두나무는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시장의 과반을 차지한 1위 사업자다. 여기에 네이버의 이용자 기반과 플랫폼 영향력이 더해질 경우 데이터와 고객 유입 경로가 특정 생태계에 집중될 가능성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코빗 인수 승인이 네이버·두나무 결합에 그대로 적용될 선례가 되기는 어렵다. 미래에셋·코빗 심사의 핵심이 금융회사와 중소형 거래소의 결합에 따른 경쟁사 배제 가능성이었다면, 네이버·두나무 심사에서는 대형 플랫폼과 1위 거래소의 결합이 결제·투자 서비스 경쟁과 이용자 선택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더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른다. ◆ 거래소 인수는 출발점…법인 ‘온보딩’이 진짜 승부 기업결합 승인을 받은 미래에셋의 과제도 만만치 않다. 코빗을 인수했다고 해서 업비트·빗썸 중심의 시장 구도가 곧바로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개인 투자자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면 수수료 인하와 신규 고객 보상, 거래 종목 확대 등 상당한 마케팅 비용이 필요하다. 미래에셋이 노릴 수 있는 차별화 지점은 법인·기관 고객이다. 법인은 개인처럼 계좌를 개설하고 곧바로 가상자산을 거래하지 않는다. 투자 필요성과 적합성 검토, 이사회 등 내부 승인, 투자 한도 설정, 자금 집행 권한, 자산 보관, 가격 산정, 손익 인식, 회계·세무 처리까지 여러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거래소의 주문 체결 기능보다 제도권 금융 수준의 위험관리가 중요해진다. 법인이 투자 대상을 내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리서치와 위험 안내, 감사·보고에 활용할 거래 데이터, 월렛 키와 출금 권한을 통제하는 보안 체계, 사고 발생 시 책임과 보상 기준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리서치와 자산관리, 투자자 보호, 내부통제 경험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품 설계와 운용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코빗이 거래·보관 인프라를 맡고 금융 계열사의 역량을 결합한다면 법인 고객을 위한 리서치와 커스터디, 운용지원 플랫폼으로 확장할 여지가 있다. 금융당국이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기회다. 법인 참여가 본격화하면 거래소 경쟁 기준은 개인 고객 수와 수수료율에서 보관·보안·내부통제·사후관리 역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 시장점유율이 낮은 코빗이 개인 거래량 경쟁을 넘어 기관형 디지털자산 인프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법인 시장이 곧바로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가상자산의 회계·세무 처리와 투자 한도, 내부통제 기준이 더 구체화돼야 한다. 금융 계열사와 거래소 사이의 고객정보 공유 및 이해상충 방지 원칙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스테이블코인과 RWA, 커스터디 사업 역시 관련 법률의 내용에 따라 사업 범위와 수익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2026-07-12 13: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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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미래에셋 코빗 인수 승인, 두나무는 왜 멈췄나
[경제일보] 가상자산 시장 재편에서 첫 문은 미래에셋이 열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인수를 승인하면서 금융그룹 계열사가 가상자산 거래소를 품는 첫 사례가 나왔다. 반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결합은 또 뒤로 밀렸다. 공정위는 9일 미래에셋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지분 92.06% 취득을 승인했다. 거래 금액은 약 1334억 원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은 호텔 운영을 주력으로 하는 비금융 계열사지만 그룹 내 증권·자산운용 계열사가 있는 만큼 공정위는 증권업과 가상자산 거래소, 자산운용업과 가상자산 거래소 간 혼합결합 가능성을 들여다봤다. 공정위 판단의 핵심은 코빗의 낮은 시장 영향력이다.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국내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곳이다. 이 가운데 코빗의 시장점유율은 약 0.5% 수준이다. 업비트와 빗썸 중심으로 유동성이 쏠린 시장에서 코빗 인수만으로 경쟁 제한 효과가 발생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미래에셋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잇는 사업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향후 주식과 가상자산을 함께 다루는 투자 플랫폼, 커스터디, 실물연계자산(RWA), 토큰증권(STO), 가상자산 기반 ETF 등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실제 사업화는 디지털자산기본법과 금융당국의 후속 규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승인만으로 이른바 ‘금가분리’ 기조가 완전히 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정위가 문을 연 이유는 코빗의 점유율과 유동성이 작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논의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 도입될 경우 코빗 지분 92.06%를 보유하게 되는 미래에셋컨설팅도 향후 지분 구조 조정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결합은 훨씬 복잡하다. 네이버는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네이버파이낸셜의 두나무 주식교환일을 기존 9월 30일에서 12월 31일로 변경했다. 주주총회 예정일도 8월 18일에서 11월 19일로 늦췄다.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 연기다. 차이는 시장 지위다. 코빗은 0.5% 거래소지만 두나무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국내 1위 가상자산 사업자다. 여기에 네이버의 검색, 커머스, 결제, 금융 플랫폼이 결합하면 이용자 접점과 데이터, 결제, 투자 서비스가 한꺼번에 묶인다. 공정위가 네이버·두나무 결합을 더 오래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허가 절차도 남아 있다. 거래가 완료되려면 공정위 기업결합 승인뿐 아니라 네이버파이낸셜 대주주 변경 승인 및 겸영 신고, 두나무 대주주 변경 신고 수리 등이 필요하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과정에서 거래소 대주주 규제나 금융·가상자산 겸영 기준이 바뀔 가능성도 변수다. 한편 이번 결정은 작은 거래소를 통한 금융권 진입은 허용하되, 1위 플랫폼과 1위 거래소의 결합은 더 따져보겠다는 신호에 가깝다.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는 디지털자산 제도권 진입의 출발점이 됐지만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은 플랫폼·금융·가상자산의 경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 가르는 더 큰 시험대로 남았다.
2026-07-09 16: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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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신뢰의 재설계...보안·고객지원·사회공헌으로 다시 쌓는 거래소 경쟁력
[경제일보]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쟁은 더 이상 거래 수수료나 상장 종목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시장이 성숙할수록 이용자는 낮은 수수료보다 안전한 거래 환경을, 금융권은 거래량보다 내부통제와 보안 역량을 먼저 본다. 규제당국 역시 자금세탁방지와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빗썸이 최근 잇달아 내놓은 보안과 고객지원, 투자자 보호, 사회공헌 전략은 거래소의 신뢰 인프라를 다시 구축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빗썸은 최근 버그바운티 프로그램의 최고 포상금을 2억원으로 확대했다. 버그바운티는 외부 화이트해커가 서비스 취약점을 찾아 제보하면 보상하는 제도다. 빗썸은 2022년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가운데 선제적으로 이를 도입했으며 이번 개편으로 국내 거래소 최고 수준의 보상 체계를 마련했다. 보안 취약점을 내부 점검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 전문가와 함께 선제적으로 발굴·보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보안 전략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프라이버시센터를 개편해 개인정보 처리 현황과 정보보호 활동을 공개하고 양자내성암호(PQC)와 AI 기반 보안 운영체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내부 통제 중심이던 보안을 외부 검증과 선제 대응 중심으로 전환해 이용자 신뢰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올해 실적과도 무관하지 않다. 빗썸은 올해 1분기 매출 825억원,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고 당기순손익은 869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거래대금 감소와 보유 가상자산 평가손실, 행정처분 관련 비용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실적이 둔화한 시기일수록 보안과 신뢰에 대한 투자는 단기 비용이 아니라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의미가 커지고 있다. ◆ 고객지원도 이용자 보호의 핵심 경쟁력 보안은 고객지원과도 연결된다. 빗썸은 경찰청과 협력해 이상거래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피싱 피해를 예방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원격제어 앱이 탐지되면 거래를 제한하는 기능도 적용해 금융사고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고객 상담 서비스도 강화했다. 지난해부터 전화와 채팅, 게시판, 이메일 등 모든 상담 채널을 24시간 연중무휴 체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2026 한국의 우수콜센터'에도 선정됐다.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에서 고객센터는 단순한 민원 창구를 넘어 사고 대응과 이용자 보호를 책임지는 핵심 접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투자자 교육도 신뢰 전략의 한 축이다. 빗썸은 국내 가상자산 업계 최초로 유튜브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하며 실버버튼을 획득했다. 'b토크노믹스', '빗썸로드', 'AI 코인시세'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시장 정보와 투자 이해도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정보 비대칭이 큰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정확한 정보 제공 역시 이용자 보호를 위한 중요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사회공헌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빗썸나눔은 올해 상반기 아동과 어르신,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현장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사회적 책임을 강화했다. 가상자산 기업이 제도권 금융 인프라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사업 성과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도 함께 축적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행보다. 빗썸의 최근 행보는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거래소의 경쟁력은 거래량보다 신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보안과 고객지원, 투자자 보호, 사회공헌은 각각 다른 활동처럼 보이지만 모두 이용자의 신뢰를 축적하기 위한 기반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하고 있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버그바운티 확대와 보안 투자, 24시간 고객지원, 투자자 보호가 일회성 발표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운영과 성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신뢰는 경쟁력이 된다. 가상자산 산업이 제도권 금융에 가까워질수록 더 안전한 거래 환경을 만드는 거래소가 시장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은 커진다. 결국 빗썸이 쌓아야 할 가장 중요한 자산은 거래량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되는 신뢰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09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09 07:5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