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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유출, 제휴 고객까지 번졌다…KT·네이버·카카오 이용자 정보도 유출됐나
[경제일보]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피해가 직접 가입자를 넘어 통신사 결합상품과 소셜미디어(SNS) 간편로그인 등 제휴 서비스를 통해 유입된 이용자에게까지 번졌다. 네이버와 카카오, KT 시스템이 추가로 해킹된 것은 아니지만 제휴 과정에서 티빙에 전달·저장된 정보가 함께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KT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보상으로 티빙 이용권을 받은 고객 가운데 41만6000여명이 다시 유출 대상에 포함되면서 제휴 기업의 고객 안내와 사전 보안 검증 책임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KT가 고객 보상 프로그램으로 제공한 티빙 이용권을 선택한 고객은 58만6000여명이다. 이 가운데 이용권을 티빙에 등록해 실제 사용한 41만6000여명의 정보가 이번 사고의 유출 대상에 포함됐다. ◆ 티빙 DB가 뚫리자 제휴 고객 정보도 함께 유출 현재까지 확인된 사고 원인은 티빙 이용자 정보를 저장한 데이터베이스(DB)에 대한 비인가 접근이다. 개인정보위가 공개한 유출 가능 항목은 아이디와 이름, 생년월일, 성별, 연계정보(CI), 중복가입확인정보(DI),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환불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이다. 일부 항목에는 암호화가 적용됐다. 구체적인 침투 경로와 안전조치 의무 위반 여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이다. 피해가 제휴 이용자에게까지 확산된 이유는 서비스 가입 경로와 관계없이 이용에 필요한 정보가 최종적으로 티빙 DB에 저장됐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계정으로 간편 가입한 이용자는 티빙에 전달한 이름과 이메일, 휴대전화번호 등 본인확인 정보와 SNS 식별 아이디가 유출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로그인 시스템이나 계정 비밀번호가 뚫렸다는 의미는 아니다. 간편로그인 인증 권한은 각 플랫폼이 별도로 관리하고 티빙에는 이용자 식별과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정보가 저장된다. 따라서 이번 정보만으로 네이버·카카오 계정이 즉시 탈취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유출 정보와 결합한 피싱이나 크리덴셜 스터핑 공격에는 악용될 수 있다. 사고의 본질도 여기에 있다. 간편로그인은 이용자가 새로운 계정과 비밀번호를 만드는 부담을 줄여주지만,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업자가 이름과 이메일, 식별값 등을 별도로 저장하면 개인정보 사본이 다시 생긴다. 인증을 네이버나 카카오가 담당해도 티빙에 저장된 정보의 보안까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 KT “개인정보 전달 안 해”…법적 책임과 고객 책임은 별개 KT는 이번 사고가 자사 시스템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KT가 티빙에 제공한 것은 고객이 직접 등록하는 무작위 이용권 코드로, 고객 개인정보를 티빙에 전달하거나 처리를 위탁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KT는 “티빙의 개인정보 처리시스템을 운영하거나 접근할 권한이 없다”며 개인정보보호법상 직접적인 책임 주체는 티빙 운영사라고 밝혔다. 다만 고객 혜택으로 연결한 서비스인 만큼 앞으로 제휴사의 보안 관리와 검증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적 책임과 고객 보호 책임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KT가 고객정보를 넘기지 않았다면 티빙의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직접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그러나 KT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가입한 고객 규모가 41만명을 넘는 만큼 해당 고객에게 유출 여부 확인 방법과 피해 예방 조치를 직접 안내해야 한다는 요구는 피하기 어렵다. 보안 사고 피해자에게 제공한 보상 서비스에서 다시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도 KT의 신뢰 회복 과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현재까지 자사 인증 시스템이 침해됐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직접적인 법적 책임은 티빙이 어떤 정보를 어떤 근거로 저장했고, 네이버·카카오가 정보 제공자로서 필요한 보호조치를 이행했는지를 조사한 뒤 판단해야 한다. 다만 플랫폼 입장에서도 간편로그인 제휴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하는 개인정보 범위가 적정한지, 제휴 종료 후 식별정보가 삭제되는지, 보안 사고가 발생하면 이용자에게 어떻게 통지할지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생겼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번 사고와 관련한 별도의 구체적인 후속 대책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 ‘가입자 확대’ 제휴 전략, 보안 책임도 함께 커져 티빙은 직접 판매뿐 아니라 네이버와 통신사 결합상품 등 외부 채널을 통해 가입자를 확대해 왔다. CJ ENM 사업보고서에도 티빙이 네이버와 KT·LG유플러스 등 제휴 채널을 활용하는 판매 구조가 명시돼 있다. 제휴는 고객 확보 비용을 줄이고 가입자를 빠르게 늘릴 수 있지만 정보가 여러 사업자를 거치고 책임 주체가 나뉜다는 약점이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서비스를 운영한 기업은 “제휴사가 모집한 고객”이라고 보고, 제휴사는 “개인정보를 직접 관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을 수 있다. 결국 이용자가 어느 기업으로부터 안내와 보호를 받아야 하는지 불분명해진다. 향후 피해 범위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티빙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통신상품을 비롯한 여러 제휴 채널을 운영해 왔다. 다만 이들 제휴사 고객의 정보가 실제로 얼마나 포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피해가 발생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 티빙은 전수 통지, 제휴사는 공동 대응체계 마련해야 티빙은 현재 별도 조회 페이지를 통해 이용자가 자신의 유출 여부와 항목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홈 화면에는 비밀번호 변경 안내도 게시했다. 다음 단계는 가입 경로별 피해 규모를 확정하고 직접 가입자와 간편로그인, 통신사 이용권, 결합상품 가입자를 구분해 개별 통지하는 것이다. 접속 세션과 인증 토큰을 초기화하고 불필요하게 보관한 휴면·탈퇴·종료 제휴 계정 정보가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사고 원인이 접근키나 인증정보 관리 문제로 드러날 경우 개발 코드와 외부 저장소에 대한 비밀정보 탐지 체계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KT와 네이버, 카카오 등 제휴사도 티빙의 안내에만 맡기기보다 자체 고객 채널을 통해 유출 조회 방법과 피싱 예방 수칙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향후 제휴 계약에는 △보안 수준 사전 심사 △최소한의 정보만 수집 △제휴 종료 시 정보 파기 △사고 즉시 제휴사에 통보 △공동 이용자 안내와 피해 구제 절차를 명시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정부 조사 결과는 플랫폼 제휴 구조의 책임 범위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티빙의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 위반 여부뿐 아니라 제휴 가입자 정보가 필요 이상으로 수집·보관됐는지, 제휴가 끝난 뒤에도 남아 있었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이정헌 의원은 “개인정보 유출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제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연계한 기업 역시 고객 보호와 안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정부가 제휴 기업의 책임을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7-15 1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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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삼성전자 제치고 2년 연속 경영평가 1위…반도체 슈퍼사이클 영향
[경제일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호황을 등에 업은 SK하이닉스가 국내 500대 기업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강화가 실적과 투자, 건실경영 평가 전반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비금융기업 249곳을 대상으로 경영평가를 실시한 결과 SK하이닉스가 800점 만점에 648.3점을 기록하며 종합 1위를 차지했다. CEO스코어는 매년 국내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고속성장·투자·글로벌 경쟁력·지배구조·건실경영 등 8개 부문을 평가해 종합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10번째 평가다. SK하이닉스는 고속성장과 투자, 건실경영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우수 기업에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615.4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게 2위를 기록했다. 이어 KT&G가 587.0점으로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한 3위에 올랐다. 이 밖에 셀트리온, 현대자동차, 네이버, 기아,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카카오 등이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가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슈퍼사이클 영향으로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과 기업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경영평가 결과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HBM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SK하이닉스가 성장성과 수익성, 투자 경쟁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부문별로는 투자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설비투자 52조1531억원, 연구개발(R&D) 투자 37조7548억원 등 총 89조9079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하며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최대 투자 규모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쟁력 부문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현대자동차, 기아, SK하이닉스 등이 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카카오와 KT&G가 공동 1위를 기록했으며 건실경영 부문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양식품, 크래프톤, 에이피알 등이 우수 평가를 받았다. 일자리창출 부문에서는 서연이화와 SK하이닉스, 네이버 등이 선정됐고 사회공헌·환경 부문에서는 LG생활건강과 현대자동차, 현대백화점, LS일렉트릭, KT&G 등이 우수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2026-05-20 09: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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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우리, 美 공시에만 드러낸 '속내'…생산·포용금융 관치 논란
[경제일보] 주요 금융지주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정부의 생산적·포용금융 확대 기조를 경영상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국내 공시에서는 뚜렷하게 드러내지 않았던 우려가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보고서에는 반영된 것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을 향한 공공성 요구와 정책금융 동원 압박이 강해지는 가운데, 금융권 안팎에서는 “관치금융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B·신한·우리, SEC에 ‘이재명 정부 포용금융, 위험요인으로 추가’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제출한 2025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서 생산적·포용금융 정책을 새 위험 요인으로 언급했다. 이들 금융지주는 현지 거래소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한 회사들이다. 금융지주들이 해외 사업보고서의 ‘투자 위험 요소’ 항목에 경영상 위험을 폭넓게 나열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생산적·포용금융 관련 문구가 지난해 보고서에는 없다가 올해 새로 추가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KB금융은 정부가 저소득층 또는 금융 취약계층 차주에 대한 은행의 우선 대출을 장려하는 포용금융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런 정책이 고객 채무불이행 위험을 키울 수 있는 사업 관행 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연체율 상승과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금융도 유사한 취지로 포용금융 정책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연체율과 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생산적 금융을 보다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우리금융은 한국 정부가 은행들에 전략적·생산적 산업에 대한 대출과 투자를 확대하고, 기존 가계대출 중심 사업모델에서 벗어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정책 추진으로 인해 “원래대로라면 지원하지 않았을 부문”에 금융 지원을 제공해야 할 수도 있고, 향후 5년간 최대 7조원 투자 계획 등으로 의도치 않은 비용이나 손실을 부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순이자마진 압박, 대출 부실 위험 증가, 연체율 상승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금융권이 특히 주목하는 대목은 이 같은 내용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시한 국내용 사업보고서에는 빠져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지만, 미국 투자자에게는 잠재 위험을 알릴 의무가 있다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 눈치를 보느라 국내에서는 말하지 못한 우려가 해외 공시의 의례적 문구 속에 우회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현정부 ‘생산·포용금융’...문제는 속도와 방식 정부의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이재명 정부는 금융이 국가 면허와 예금자 보호라는 공적 안전망 위에서 영업하는 만큼 단순한 이익 극대화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금융기관을 향해 “돈 버는 게 능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금융의 공공성을 강조했다. 은행에 대해서도 국가 면허와 예금자 보호를 기반으로 영업하는 조직인 만큼 상당한 공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도 올해 정책 방향으로 생산적 금융, 포용적 금융, 신뢰받는 금융을 전면에 내세웠다. 금융위는 신년사에서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첨단산업에 투자하고, 금융산업의 생산적 금융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또 △정책서민금융 상품 개편 △금융회사 기여 제도화 △민간금융과 정책서민금융 연계 등을 통해 포용금융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속도와 방식이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정책 목표 자체를 부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저신용자와 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고 첨단산업과 혁신기업에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일도 한국 경제의 구조 전환을 위해 필요하다. 은행이 예대마진에 안주해 왔다는 비판 역시 금융권이 외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하지만 정책 목표가 은행의 리스크 평가와 가격 결정 기능을 지나치게 압박할 경우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단기간에 확대하면 연체율 상승은 불가피하다. 전략산업 투자가 정책 목표에 따라 배분될 경우 민간 금융회사의 수익성·건전성 기준과 충돌할 수 있다. 손실이 발생하면 그 부담은 결국 주주, 예금자, 금융소비자, 나아가 금융시스템 전체로 전이될 수 있는 것이다. 관치금융 논란은 여기서 비롯된다. 정부가 금융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것과 금융회사에 특정 대출·투자 방향을 사실상 강제하는 것은 다르다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부의 금융 공공성 강조는 금융의 사회적 환기하는 일이다. 그러나 특정 대출이나 투자 방향 설정은 신용 배분의 정치화로 흐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은행권이 가장 경계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겉으로는 상생과 포용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수익성 악화, 자산건전성 부담, 주주가치 훼손, 책임 소재 불명확이라는 문제가 쌓일 수 있어서다. 실제 금융권의 긴장감은 인터넷은행으로도 번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신용평가체계 개편,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 점검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터넷은행들은 이미 평균 대출잔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해야 하는 규제를 받고 있는데 향후 목표 비율 상향이나 신용평가모형 외부 검증 강화가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입장에서는 금융권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상황에서 사회적 책임을 더 져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은행 입장에서는 정책금융 부담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건전성까지 흔들린다면 결국 대출 여력 축소와 금융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계부채, 자영업자 연체, 중소기업 신용위험이 동시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책 압박이 과도해지면 은행의 방어적 영업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간 금융에 공공역할만 요구...손실 책임 시장에 맡겨선 안돼" 이에 경제전문가들은 생산적·포용금융의 성패는 ‘정부가 얼마나 세게 밀어붙이느냐’가 아니라 ‘누가 위험을 부담하고 손실이 나면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를 명확히 하는 데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경제학회장인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책 목적의 대출과 투자가 필요하다면 정부 보증, 정책금융기관의 위험 분담, 세제 지원, 자본규제 조정 등 정교한 장치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며 “민간 금융회사에 공공 역할만 요구하고 손실 책임은 시장에 맡기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금융은 공공성과 수익성이 충돌하는 산업이다. 은행은 사기업이지만 동시에 금융시스템의 일부다. 그래서 정부의 감독은 필수다. 그러나 감독이 지시가 되고, 지시가 대출과 투자 배분의 기준이 되면 금융의 가격 기능은 약해진다. 금융회사가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지 못하면 자본은 필요한 곳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요구되는 곳으로 흐를 수밖에 없어서다. 금융권에선 이번 해외 공시 논란은 금융지주들이 정부 정책에 공개 반기를 들었다기 보단 정책금융 확대에 따른 잠재 비용을 투자자에게 알린 사건에 가깝다는 평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분명한 신호가 담겨 있다. 금융권은 정부의 생산적·포용금융 기조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그 부담이 건전성 악화와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을 동원하고 싶다면 그에 맞는 책임 구조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은행도 공공성을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 정부 역시 시장의 위험 평가 기능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며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이 성공하려면 관치의 속도전이 아니라 시장과 정부의 위험 분담 원칙부터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6-05-14 10: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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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베트남 순방길 오르는 현대차…정의선, 생산·전동화 투자 가속화하나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베트남 순방 경제사절단에 참여한다. 정의선 회장이 직접 인도 일정을 챙기면서 생산 거점과 전동화 전략을 동시에 점검하는 행보다.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정책 변화가 겹친 시점에서 투자 속도와 사업 확장 방향이 구체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대통령 인도·베트남 순방 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인도 일정에만 동행하고, 베트남 방문에는 현대차그룹 대외협력 총괄을 맡고 있는 성 김 사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와 베트남을 모두 대상으로 사업 협력 논의를 이어가되, 최고경영진의 직접 참여 지역을 구분해 투자와 전략 실행의 우선순위를 나눠 대응하는 모습이다. 인도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생산 및 수출 거점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과 소득 수준 상승에 따라 경소형차 중심 구조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중형급 차량 비중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지 시장 집계 기준으로 인도 자동차 판매는 2022년 382만대에서 2023년 413만대로 증가했고, 2024년에는 432만대를 기록한 데 이어 2025년에는 450만대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점유율 방어 과제를 안고 있다. 사업보고서 기준 현대차 인도 판매는 2024년 약 60만대에서 2025년 약 57만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치백 등 일부 차종 판매 축소 영향으로, 크레타를 중심으로 한 SUV 판매 증가에도 전체 물량 감소를 상쇄하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생산 측면에서는 인도 내 공급 능력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 첸나이 공장에 더해 푸네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연간 25만대 생산능력이 추가됐고, 이를 통해 인도 내 연간 100만대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인도를 단순 판매 시장이 아닌 글로벌 생산·수출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전략과 맞물린다. 정의선 회장의 인도 동행은 이러한 생산 확대와 시장 대응 전략을 점검하는 일정으로 해석된다. 경제사절단 일정은 정상 간 협의와 기업 투자 논의가 병행되는 구조로 진행되는 만큼, 생산능력 확대나 전기차 투자와 관련된 의사결정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그룹 내 기아도 인도 시장 대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 기아의 인도 판매는 2025년 약 28만대로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토스 중심의 기존 라인업에 더해 시로스와 카렌스 상품성 개선 모델이 판매를 견인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아는 셀토스를 중심으로 한 볼륨 모델 전략을 유지하는 동시에 전기차 경쟁력 확보를 통해 현지 환경규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인도 정부의 연비·배출 기준(CAFE) 강화에 맞춰 전동화 비중을 확대하고, 딜러망 운영을 통해 판매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베트남은 아세안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CKD(반조립) 방식의 생산과 판매를 확대해왔으며, 2025년 기준 연간 생산능력은 11만3000대 수준이다. 기존 생산 기반을 토대로 완성차 생산 확대와 전기차 도입 여부가 중장기 과제로 거론된다. 이번 순방에서 베트남 일정에 성 김 사장이 참여하는 것은 대외협력과 정책 조율 기능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참여하지 않는 대신 정부 간 협력 기반을 유지하면서 사업 환경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전동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고수익 중심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은 18종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사절단 동행은 단순한 일정 참여를 넘어 투자와 정책 환경을 동시에 조율하는 과정”이라며 “생산 확대와 전동화 전환이 맞물린 시점에서 현지 정부와의 협력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되는지가 향후 사업 속도를 좌우할 변수”라고 말했다.
2026-04-17 16: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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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대표 연봉 키워드는 'AI 성과'와 '세대교체'…SKT·KT·LGU+ 보수 체계 비교
[경제일보] 이동통신 3사의 대표이사 및 임원 보수가 AI 전략 성과와 경영 역할 변화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단순한 실적 수치를 넘어 AI 전환(AX) 성과와 리더십 교체 등 경영 환경의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대표 및 임원 보수는 성과급 비중과 지급 시점, 역할 변화 여부에 따라 차별화됐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는 지난해 총 20억여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급여 10억6700만원, 상여 10억원, 기타 근로소득 1200만원으로 구성됐다. 정 대표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는 CGO로서 AI 거버넌스 체계 구축과 글로벌 AI 전략 확산을 주도한 것으로 평가되며 지난해 11월 CEO 선임 이후에는 경영 체계 정비 역할을 수행했다. 이에 급여도 기존 연 10억원 수준에서 CEO 선임 이후 14억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됐다. 성과급 역시 AI 중심 경영 성과가 반영됐다. AI 거버넌스 원칙 'T.H.E AI' 기반 의사결정 체계 구축, 글로벌 협력 확대를 통한 사업 기반 확장 등이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급여 5억5600만원, 상여 11억51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100만원 등 총 17억여원을 수령했다. 성과급이 급여의 두 배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로 전년도 실적과 경영 기여도를 중심으로 보수가 산정됐다. KT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정량 지표뿐 아니라 대내외 경영 환경과 리더십 기여도 등을 종합 반영해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대표 교체 영향으로 보수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황현식 전 대표는 급여 6억4400만원, 상여 6억4300만원, 기타 근로소득 800만원에 더해 퇴직소득 44억5200만원을 수령하며 총 50억원을 웃도는 보수를 기록했다. 반면 신임 홍범식 대표는 급여 14억3900만원만 수령했고, 해당 기간 상여는 지급되지 않았다. 임기 초기에 따른 성과급 미반영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사회 전체 보수에서도 회사별 차이가 이어졌다. SK텔레콤은 이사·감사 8명에게 총 52억9300만원을 지급해 1인당 평균 7억5600만원을 기록했다. 등기이사 평균 보수는 22억65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KT는 9명에게 총 32억8700만원을 지급해 1인당 평균 3억6500만원을 책정했다. LG유플러스는 7명 기준 총 34억7100만원, 1인당 평균 4억96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수 격차는 단순한 실적 차이를 넘어 사업 구조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각 사가 AI 중심 경영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면서 전통적인 재무 성과뿐 아니라 전략 실행력과 미래 성장 기반 구축 여부가 보수 산정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SK텔레콤이 명시한 보수 산정기준 및 방법에 따르면 AI 거버넌스 구축과 글로벌 협력 확대 등 비재무적 성과까지 평가에 반영되며 보수 체계에 변화가 일고 있는 모습이다.
2026-03-24 10: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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