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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효과'에 넷플릭스 앱 설치 2배 급증
[경제일보]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ARIRANG)’이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의 이용자 지형을 단숨에 뒤흔들었다. 데이터 테크 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BTS 공연을 전후한 일주일간 넷플릭스의 주간 신규 앱 설치 건수는 13만6400건을 기록하며 전주 대비 2배 가까이 폭증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단순한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 특정 IP(지식재산권)의 파급력을 활용해 단기간에 막대한 신규 유입을 창출하는 ‘플랫폼 파워’를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신규 설치 급증은 철저히 계산된 ‘팬덤 마케팅’의 결과다. 넷플릭스는 공연 이틀 전인 지난 19일부터 관련 키워드 검색량과 앱 설치율이 상승세를 탔고 생중계 당일인 21일에는 하루 만에 6만6829건의 신규 설치를 기록했다. 이는 평소 일일 설치 건수(약 1만 건 내외)를 6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주목할 점은 넷플릭스가 과거 ‘오징어 게임’이나 ‘더 글로리’와 같은 드라마 중심의 흥행 전략에서 이제는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아티스트의 ‘라이브 이벤트’라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유입 경로를 다각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전략은 구독 해지(Churn)가 잦은 OTT 시장에서 강력한 ‘록인(Lock-in) 효과’를 발휘한다. 특정 공연을 보기 위해 앱을 설치한 이용자들이 플랫폼 내 다른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소비를 이어가는 ‘낙수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독주 속에서도 쿠팡플레이(2위)와 티빙(3위)이 신규 설치 건수 상위권을 지키며 토종 OTT의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중계와 자체 제작 예능을 통해 티빙은 프로야구 중계 등 탄탄한 국내 타겟팅 콘텐츠로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고 있다. 글로벌 OTT 플랫폼들이 K팝 라이브 이벤트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단순하다. 넷플릭스는 이미 미국과 유럽 등 포화 상태인 시장을 넘어 K-컬처 팬덤이 두터운 아시아 시장에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BTS 공연 중계는 넷플릭스가 한국 내 이용자 점유율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전 세계 아미(ARMY)라는 거대 팬덤을 넷플릭스라는 생태계 안으로 포섭하려는 고도의 전략적 포석이다. 앞으로 OTT 업계의 경쟁은 ‘누가 더 독점적인 라이브 콘텐츠를 확보하느냐’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라이브 콘텐츠는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다시 보기가 아닌 ‘실시간 참여’를 요구하기 때문에 동시간대 엄청난 수의 이용자를 한꺼번에 플랫폼으로 끌어올 수 있다. 이러한 ‘이벤트성 폭발 트래픽’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처리하느냐는 기술적 역량과 함께 얼마나 화제성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느냐는 기획력이 플랫폼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향후 넷플릭스는 BTS와 같은 글로벌 메가 IP를 활용한 라이브 콘텐츠 비중을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이며 토종 OTT들 역시 이에 맞서 국내 스포츠나 지역 특화 공연을 중심으로 한 방어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러한 이벤트 기반의 급격한 유입이 지속 가능한 구독으로 이어질지는 숙제다. 공연 직후 넷플릭스의 설치 순위가 2~3위로 내려앉은 현상은 ‘공연만 보고 떠나는’ 이용자(체리 피커)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플랫폼들은 이번 BTS 컴백 공연에서 유입된 13만 명의 신규 사용자를 자사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얼마나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가 향후 분기 실적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한편 K팝은 이제 단순한 음악 산업을 넘어 거대 IT 플랫폼의 ‘성장 동력’이 되었다. 방탄소년단의 컴백이 불러온 이번 앱 설치 대란은 미디어 생태계가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을 등에 업고 얼마나 빠르고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예고편이다.
2026-04-01 10: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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