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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4분기도 먹구름…매출 전망 하락·원자재 부담은 확대
[경제일보] 국내 제조업체들의 3분기 경기가 전 분기보다 소폭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경기실사지수(BSI)가 하락 전환한 가운데 내수와 수출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다. 18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6년 3분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의 3분기 매출 현황 BSI는 87로 전 분기(93)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시황 현황 BSI도 89로 전 분기(90)보다 1포인트 낮아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7일부터 18일까지 국내 제조업체 150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과 전망을 수치화한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전 분기보다 경기가 개선됐다고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이며, 100을 밑돌면 악화했다고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3분기 매출과 시황 BSI가 모두 기준치를 밑돌면서 제조업체들의 체감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와 수출도 모두 기준치를 하회했다. 3분기 내수 현황 BSI는 88로 전 분기보다 2포인트 하락했고, 수출 현황 BSI는 92로 4포인트 낮아졌다. 국내외 판매 여건이 모두 개선되지 못한 가운데 매출 지표도 하락한 것이다. 재고 BSI는 101로 기준치를 소폭 웃돌았고, 설비 투자와 고용은 각각 99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자금 사정 BSI는 전 분기보다 소폭 상승했다. 4분기 경기 전망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했다. 시황 전망 BSI는 97로 전 분기와 같았지만, 매출 전망 BSI는 99에서 97로 2포인트 하락했다. 내수 전망은 96으로 기준치를 밑돌았고 수출 전망은 100으로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전망 BSI는 99에 머물렀으며 고용 전망은 100으로 보합이 예상됐다. 기업 규모와 업종별로는 경기 흐름에 차이가 나타났다. 3분기 매출 현황 BSI는 산업 유형과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모두 100을 밑돌았다. 산업 유형별로는 ICT 부문이 90, 기계 부문이 83, 소재 부문이 86, 신산업이 91을 기록했다. 기계 부문과 소재 부문의 매출 부진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으며, 중소업체의 체감경기도 대형업체보다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규모별로는 대형업체의 3분기 매출 현황 BSI가 93으로 전 분기 103에서 기준치 아래로 내려왔다. 중소업체도 84를 기록해 전 분기보다 하락했다. 반면 4분기 매출 전망 BSI는 대형업체가 104로 2분기 연속 기준치를 웃돌았다. ICT 부문은 99로 기준치에 근접했고, 신산업은 97을 기록했다. 소재 부문은 95로 2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기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업종별로는 3분기 디스플레이·이차전지·정유 업종의 매출 현황 BSI가 전 분기보다 상승했다. 무선통신기기·조선·화학·바이오·헬스 업종도 전반적인 하락 흐름 속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자동차·철강·섬유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4분기 매출 전망에서는 무선통신기기와 디스플레이 업종이 기준치 100을 웃돌았다. 반도체·화학·자동차·조선·바이오·헬스 업종도 상대적으로 높은 전망치를 나타냈다. 철강과 섬유 업종은 전 분기 대비 보합 수준에 머물렀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여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제조업체들이 체감하는 경영 부담으로는 원자재 비용 상승이 가장 많이 꼽혔다. 현재 경영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응답 기업의 53%가 '원자재 비용 부담 가중'을 선택했다. 이어 '내수 약세·재고 누증'이 38%, '대외 불확실성 지속'이 34%로 집계됐다. 원자재 비용 부담은 전 분기에도 52%로 가장 높은 응답 비중을 차지했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을 꼽은 비중은 전 분기 42%보다 낮아졌다. AI 도입·활용과 관련해서는 향후 도입 계획을 포함해 관련 기술을 도입하거나 활용할 예정이라고 답한 기업이 약 41%로 조사됐다. AI 기술 도입·활용에 따른 기대효과로는 '업무 효율성·생산성 제고'를 꼽은 응답이 78.0%로 가장 많았다. 반면 AI를 도입하거나 활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아직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70.3%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제조업의 경기 회복이 업종과 기업 규모에 따라 차별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에도 시황과 매출 전망 BSI가 모두 기준치를 밑돌면서 전반적인 경기 개선 기대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비용과 내수 부진이 주요 부담으로 남은 가운데, 기업들이 AI 활용을 통해 생산성과 업무 효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도 향후 경영 여건을 가늠할 변수로 꼽힌다.
2026-10-18 16: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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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안정에 안주할 때 아니다…외환 방어력 키울 골든 타임이다
[경제일보] 반도체 수출 호조가 한국 경제에 모처럼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하면서 외화 유입이 늘었고, 한동안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원·달러 환율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고환율과 고물가, 고금리의 삼중고에 시달려 온 우리 경제에는 분명 반가운 변화다. 그러나 지금의 환율 안정이 구조적 체질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부 충격에 대비할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더욱 냉정한 대응이 요구된다. 한국 경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개방경제다. 수출이 성장의 버팀목인 만큼 국제 금융시장과 지정학적 변수에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금리 정책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미·중 전략 경쟁은 장기화하고 있다. 중동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도 해소되지 않았다. 글로벌 공급망 역시 정치와 안보 논리에 따라 언제든 재편될 수 있다. 반도체 호황이 이어진다고 해서 대외 리스크까지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환율 안정기에 외환 방어력을 한층 높여야 한다. 외환보유액은 국가 경제의 최후 안전판이다. 시장이 불안할 때는 국가 신용을 지키는 버팀목이고,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다. 외화가 충분히 유입되는 지금이야말로 외환보유액을 확충할 적기다.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외화를 흡수하고, 유동성이 높은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등 보유 자산의 질도 함께 높여야 한다. 거시경제 체질 개선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환율이 안정됐다고 가계부채 위험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기업의 생산성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다. 한계기업 구조조정은 여전히 더디고, 부동산 중심의 자금 쏠림도 지속되고 있다. 재정 건전성 역시 안심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경기 부양에 치우친 단기 처방이 아니라 경제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구조개혁이다. 노동과 연금, 규제 개혁을 비롯한 생산성 제고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외환시장의 안정은 정부 정책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시장의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재정 규율을 확립하며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독립성을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기적인 환율 수준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예측 가능한 정책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을 붙잡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다. 우리 경제는 이미 여러 차례 방심의 대가를 치렀다. 1997년 외환위기는 외환 유동성 관리 실패가 얼마나 큰 국가적 재앙을 초래하는지를 보여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충분한 대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사건이었다. 위기는 늘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왔고, 준비된 나라만이 충격을 최소화했다. 반도체 호황과 환율 안정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그것이 경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면허증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외환보유액을 확충하고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며 구조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다. 경제는 호황기에 미래를 준비한 나라가 위기에서도 살아남는다. 오늘의 환율 안정을 내일의 국가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것, 그것이 정부와 경제 당국이 놓쳐서는 안 될 시대적 책무다.
2026-07-13 09:2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