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1건
-
-
업비트·빗썸, 비용 전략 엇갈렸다… 거래 침체에 과세·규제 부담까지 겹쳐
[경제일보] 국내 양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의 1분기 비용 전략이 엇갈렸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광고와 전산 운영, 매출 연동 비용을 늘리며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섰고 빗썸은 판매촉진비와 광고비를 줄이며 비용 통제에 집중했다. 그러나 양사 모두 거래대금 감소라는 본질적 부담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영업비용은 14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반면 빗썸의 1분기 영업비용은 7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었다. 빗썸은 판매촉진비를 670억원에서 181억원으로 줄였고 광고선전비도 96억원에서 45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비용 흐름은 실적 부진 속에서 더욱 뚜렷하게 갈렸다. 두나무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23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80억원으로 78% 줄었다. 빗썸도 1분기 매출이 8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95.8% 급감했다. 당기순손실은 86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두나무 비용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매출연동수수료다. 1분기 매출연동수수료는 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늘었다. 원화마켓 입출금 수수료와 디지털자산 이동 수수료 등 매출과 연동되는 비용이다. 특히 디지털자산 이동 수수료는 이용자 대신 거래소가 부담하는 가스비 성격이 있어 가상자산 시세와 네트워크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일반 마케팅비와 달리 거래대금과 반드시 같은 흐름으로 움직이는 구조는 아니다. 전산 운영비도 양사 모두 증가했다. 두나무의 1분기 전산운영비는 약 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회사 측은 아마존웹서비스(AWS) 운영 비용 증가 영향을 설명했다. 빗썸도 클라우드 서비스 비용과 전산 관련 라이선스 비용 등이 포함된 지급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한 247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에서 전산비 증가는 피하기 어려운 구조적 비용이다. 거래소는 24시간 거래와 실시간 시세 처리, 대량 주문 대응, 지갑 관리, 보안 관제, 이상거래 탐지, 트래블룰 대응 등을 유지해야 한다. 거래대금이 줄어도 기본 인프라 비용은 쉽게 낮추기 어렵다. 시장 침체기에는 고정비 부담이 수익성을 더 빠르게 압박한다. 광고비 전략은 정반대였다. 두나무의 1분기 광고선전비는 약 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다. 시장이 위축된 국면에서도 이용자 유입과 거래 활성화를 위해 공격적인 비용 집행을 이어간 셈이다. 반면 빗썸은 광고선전비를 53% 줄였고 거래대금 규모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는 멤버십 리워드 중심의 판매촉진비도 73% 축소했다. 문제는 거래소 비용 전략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외부 환경이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대금과 보유금액이 동시에 줄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더블록 집계 기준 국내 5대 거래소의 올해 1분기 누적 거래대금은 2228억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56.8% 감소했다. 4월 거래대금은 550억9000만달러로 2023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올해 2월 말 국내 가상자산 보유금액은 6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1월 정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 같은 자금 이동의 배경에는 주식시장 호황도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AI 기대감, 대형주 실적 개선 등을 바탕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은 정책 기대감이 가격에 선반영된 이후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 매력이 약화됐다. 일부 시장 분석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로 자금이 쏠리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머물던 개인투자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봤다. 과세 불확실성도 시장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 과세는 2024년 말 법 개정으로 2년 유예돼 2027년 1월1일 이후 발생분부터 적용된다.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는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쳐 총 22%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주식 과세와의 형평성 논란도 다시 불붙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이 무산된 상황에서 가상자산에만 22% 과세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3월 개인투자자 디지털자산 양도차익 과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일부에서는 과세 인프라가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득세 과세를 밀어붙일 경우 투자자 이탈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거래세 논의 역시 시장에는 부담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확정된 제도는 거래세가 아니라 기타소득 과세지만 과거 세원 파악의 어려움 때문에 거래세를 먼저 도입한 뒤 소득세로 전환하자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매매 회전율이 높기 때문에 거래세가 도입될 경우 단기 매매와 시장 유동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과세 방식이 소득세든, 거래세든 제도 설계가 불명확한 상태가 길어질수록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규제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와 전산 안정성, 고객확인 절차, 이상거래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감독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5분 주기 잔고 검증 의무화 등 이용자 자산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금감원은 빗썸 현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부통제와 전산 시스템 문제를 점검해 제재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처럼 거래소 내부통제와 전산 운영 문제가 드러난 사례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규제가 산업 육성보다 제재 중심으로 기울 경우 거래소와 투자자 모두 위축될 수 있다. 거래소는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용자는 과세·규제 불확실성 속에서 주식 등 다른 투자처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나무와 빗썸의 비용 전략 차이는 이런 환경 속에서 나온 선택이다. 두나무는 침체기에도 광고와 인프라 투자를 늘리며 시장 점유율 방어와 이용자 접점 확대를 택했다. 반면 빗썸은 판매촉진비와 광고비를 줄이며 손실 확대를 막는 방어적 전략을 선택했다. 하지만 거래대금 감소와 코인 과세 논란, 규제 강화, 주식시장 호황이라는 외부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의 비용 전략만으로 실적 반등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이 대목에서 다시 짚어야 할 부분은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 방향이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질서 확립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가상자산을 투기 억제 대상으로만 보고 과세와 제재를 앞세울 경우 국내 거래소의 경쟁력과 시장 유동성은 더 약해질 수 있다. 주식시장에는 활성화 정책과 세제 논의가 병행되는 반면, 가상자산 시장에는 과세 시행과 제재 강화 신호가 먼저 전달되고 있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디지털자산 시장은 이미 글로벌 금융 인프라 경쟁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은 규제 틀을 강화하면서도 기관투자자 참여와 법인 거래,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 시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한국 역시 단순히 거래소를 규제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투자자 보호와 산업 경쟁력 사이의 균형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1분기 실적 부진은 단순히 광고비를 많이 썼느냐, 리워드를 줄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거래대금 감소와 투자자 자금의 주식시장 이동, 과세·규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시장 전체 활력이 약해진 결과다. 정부가 내년 과세 시행을 앞두고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는다면 거래소의 비용 효율화만으로는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6-05-22 17:36:34
-
-
-
6·3 지선 후 부동산 세제개편 급물살…장특공 손질 어디까지?
[경제일보] 6·3 지방선거가 끝나면 부동산 세제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주택 양도소득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다주택자 중과 같은 세금 문제는 유권자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다. 때문에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전까지 세제 강화 논의를 전면화하기보다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그동안 물밑에서 검토해온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첫 단계는 시작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지난 10일 재개되면서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파는 다주택자는 다시 무거운 세 부담을 지게 됐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더해진다. 중과 대상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받지 못한다. 2022년 5월부터 이어진 한시적 유예가 4년 만에 끝난 것이다. 정부가 추가 유예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부동산 시장을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주택자에게 열어뒀던 한시적 출구를 닫고 앞으로는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세제 혜택을 더 촘촘히 나누겠다는 뜻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개편으로 옮겨가고 있다. 장특공은 주택 등을 오래 보유한 뒤 팔 때 양도차익 일부를 공제해 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현행 제도상 1세대 1주택자는 12억원 초과 고가 주택을 양도할 때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40%, 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4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정부·여당이 문제 삼는 부분은 보유와 거주를 같은 비중으로 대우하는 현행 구조다. 실제로 살지 않은 주택이라도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로 큰 세제 혜택을 받는 것이 실거주자 보호 원칙에 맞느냐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1주택자의 주거를 제대로 보호하려면 비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감면을 축소하고, 그만큼 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감면을 늘리는 게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역시 장특공 자체를 폐지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실거주 중심으로 제도를 손질할 필요성은 인정했다. 이에 따라 7월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장특공 폐지가 아니라 보유 공제와 거주 공제의 비율 조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단순 보유에 따른 혜택은 줄이고, 실제 거주 기간이 긴 1주택자에게 더 큰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장특공이 사실상 ‘장기거주특별공제’에 가까운 제도로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에도 관련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비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공제를 없애고, 일정 기간 이상 보유·거주한 1주택자에게 거주 기간 중심의 공제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진보당 윤종오 의원의 개정안은 한발 더 나아가 장특공 자체를 폐지하고, 1인당 평생 받을 수 있는 세금 감면 한도를 2억원 세액공제 방식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이들 법안이 곧바로 정부·여당의 공식안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정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책 명분은 분명하다. 1주택자라고 모두 같은 실수요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지방이나 해외에 살면서 서울 핵심지 고가 주택을 장기간 보유할 경우, 전세를 끼고 보유만 해온 경우까지 같은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 제기에 따른 것이다. 정부·여당이 말하는 실거주 중심 세제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 충격을 줄이려면 설계는 정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장특공은 단순한 감면 제도가 아니다. 장기 보유 과정에서 물가 상승으로 발생한 명목이익에 대한 과세 부담을 완화하고, 단기 투기 거래를 억제하며 일정 시점에는 매도를 유도하는 기능도 해왔다. 이를 급격히 축소하면 세 부담이 커진 소유자들이 집을 팔기보다 버티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부 급매물이 나왔지만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자 매물이 줄고 관망세가 짙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세금이 높아지면 반드시 매물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팔아도 남는 것이 적다고 판단하면 소유자는 매도를 미루는데 이 경우 세제 강화가 오히려 매물 잠김과 거래 위축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 개편은 다주택자 규제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직장 발령, 자녀 교육, 부모 부양, 질병 치료, 해외 근무 등 불가피한 이유로 본인 주택에 살지 못한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비거주 보유로 묶으면 조세 형평성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도 속도 조절을 주문한다. 한국경제학회장인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주택자는 다주택자와 달리 보유 주택이 하나뿐이어서 실거주 전환이나 증여를 선택하면서 매물 잠김이 심화될 수 있다”며 “보유 공제를 전면 폐지하기보다는 공제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시장 충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정부·여당의 선택지를 3가지 정도로 내다봤다. △보유 공제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 △투기적 비거주와 불가피한 비거주를 구분하는 방안 △시행 시기에 유예기간과 경과 규정을 두는 방안 등이다. 실거주자 보호라는 원칙은 지키되 시장 참여자들이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세제개편의 성패는 세금을 얼마나 더 걷느냐가 아니라 시장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6·3 지방선거 이후 정부와 민주당은 정치적 부담을 덜고 세제개편 논의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이 1단계라면 장특공 개편은 2단계다. 문제는 속도와 강도다. 실거주 중심 세제라는 방향은 타당하지만 과도한 세 부담은 거래를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 정부·여당이 내놓을 7월 세제개편안은 부동산 시장 안정과 매물 잠김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6-05-11 10:28:35
-
김윤덕 "양도세 중과, 국민주권정부는 다르다"…부동산 불로소득 구조 바꿀까?
[경제일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를 둘러싼 시장의 ‘매물 잠김’ 우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양도세 중과가 다시 시행되면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매도를 미루고, 이로 인해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커지는 가운데 김 장관은 “국민주권정부는 다를 것이고 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양도세 중과 재개 후 매물 잠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면서도 “금융, 세제, 공급 등 경제적 유인 구조를 전면 재설계해 부동산 불로소득에 기대는 경제구조에서 생산적 경제구조로의 대전환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단순히 세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부동산을 통한 초과이익 기대 자체를 낮추는 방향으로 시장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미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운영해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는 전날 종료됐다. 이에 따라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중과가 다시 적용된다. 현행 제도상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양도하는 다주택자는 기본세율에 중과세율을 더해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자는 30%포인트가 추가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김 장관의 이번 게시글은 이 같은 제도 재개에 따른 시장 불안을 진화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가 다주택자의 매도 유인을 높이기보다 오히려 매물을 거둬들이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세금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면 집주인이 ‘팔고 세금을 내느니 보유하겠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특히 서울 강남·용산 등 핵심입지는 향후 가격 상승 기대가 남아 있는 지역에서는 양도세 부담이 매도 결정을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김 장관은 그러나 양도세 중과 하나만으로 시장을 보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출범 3개월 만에 수도권 135만호 공급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월 29일에는 그 후속으로 우량 입지 중심 6만호 공급방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과천, 태릉 등 주요 주택 공급 사업에 대해서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범정부적 역량을 더 강하게 결집해가고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다주택자에게 세 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실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공급을 늘려 가격 기대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양도세 중과가 보유와 매각의 손익 구조를 바꾸는 장치라면 공급 확대는 장기 가격 기대를 낮추는 장치다. 두 정책이 함께 작동해야 매물 잠김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규제도 김 장관이 강조한 부분이다. 그는 강력한 금융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고강도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2026년 가계대출 증가율은 1.5% 이내에서, 2030년까지 GDP 대비 가계대출 비중은 80% 수준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연료가 됐던 과도한 신용 팽창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부동산 시장을 세금만으로 잡지 않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을 보여준다. 대출 증가율을 낮게 묶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통해 투기적 거래를 차단하며 공급을 확대해 가격 상승 기대를 누그러뜨리겠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이 말한 ‘경제적 유인 구조의 전면 재설계’는 세제와 금융, 공급을 동시에 움직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불법·탈법 거래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김 장관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편법 증여, 허위 거래 신고 등 시장 질서를 해치는 불법·탈법 행위가 없었는지 총리실, 국세청, 금감원 등과 협력해 점검과 조사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 거래가 위축되는 과정에서 우회 증여, 다운계약, 명의신탁 등 편법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메시지다. 김 장관은 제도 보완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매도 기회의 형평성 관점에서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예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재경부를 중심으로 조세 형평성 관점에서 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는 영구적 양도세 감면 혜택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투기 억제라는 큰 방향은 유지하되, 제도 적용 과정에서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은 조정하겠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양도세 중과 재개에 대한 시장 영향은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단기적으로는 거래 위축 가능성이 크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 절세 매물이 일부 출회됐다면 중과 재개 이후에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 매도자는 세 부담 때문에 매각을 늦추고, 매수자는 정책 효과를 지켜보며 가격 조정을 기다릴 수 있다. 이 경우 거래량은 줄고 가격은 제한적으로 움직이는 경직적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의 공급 속도와 금융 규제의 정밀성이 관건이다.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지역에 실제 입주 가능한 물량이 빠르게 늘어나면 가격 상승 기대는 낮아질 수 있다. 대출 규제가 투기 수요를 정확히 겨냥하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통로를 과도하게 막지 않는다면 시장 안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공급이 늦어지고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면 양도세 중과는 매물 감소만 부각시키는 정책으로 비칠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특히 서울 핵심권역과 수도권 외곽의 반응은 다를 수 있다”며 “강남권, 용산, 마포·성동 등 선호 지역에서는 보유 기대수익이 높아 매물 잠김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는 반면 가격 상승 기대가 약하고 대출 부담이 큰 지역에서는 일부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세제가 적용돼도 지역별 수급과 기대심리에 따라 시장 반응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게시글에서 “양도세 중과 여부는 집값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를 부동산 시장 안정의 단독 처방으로 보지 않는다점을 드러낸 것이다. 세금, 대출, 공급, 단속, 제도 보완을 함께 묶어 부동산 시장의 기대수익 구조를 바꾸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김 장관의 이번 게시글은 단순한 해명문이 아니라 양도세 중과 재개를 둘러싼 시장의 불안을 향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 선언문에 가깝다고 해석한다. 한 업계관계자는 “이제 남은 과제는 그 선언을 시장의 숫자로 증명하는 일”이라며 “매물은 얼마나 줄거나 늘어날지, 거래량은 얼마나 버틸지, 전세가격은 안정될지, 공급대책은 실제 속도를 낼지에 따라 이번 양도세 중과 재개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2026-05-10 14:17:48
-
-
-
-
-
현대차그룹, 美 '301·232 관세 중첩' 제동…수조원 추가 부담 우려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정부에 301조 관세의 232조 중복 적용을 막아달라는 의견을 제출했지만, 수용 여부에 따라 미국 사업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자동차와 철강에 추가 관세가 적용될 경우 부품비 상승이 완성차 가격으로 이어지고, 수익성과 점유율, 현지 투자 계획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미국의 제조업 보호 정책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비용 구조 조정 여부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21일 업계와 미국무역대표부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제출한 의견서에서 자동차와 철강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를 동시에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USTR이 구조적 과잉생산을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 제조업 국가를 대상으로 301조 조사 절차를 진행한 데 따른 대응이다. 232조는 국가안보를 근거로 특정 품목 수입을 제한하거나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301조는 상대국의 무역 관행이 미국 산업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장치다. 두 제도가 동일 품목에 적용되면 기업이 부담하는 관세는 누적된다. 현재 자동차와 철강은 232조 적용 대상이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한미 합의에 따라 약 15% 수준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으며, 철강은 50% 관세가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301조가 추가 적용될 경우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과 소재 단계에서 비용 상승이 동시에 발생한다. 자동차는 부품 비중이 높은 산업이다. 부품과 철강 가격이 상승하면 완성차 생산원가가 올라가는 구조다. 미국 현지 생산 차량도 상당한 비율의 부품과 소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추가 관세는 생산 지역과 관계없이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대차·기아의 관세 영향은 이미 수조원 규모로 확대된 상태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는 약 4조1000억원, 기아는 약 3조1000억원의 관세 영향을 받았다. 합산하면 7조2000억원 수준이다. 자동차 232조 관세가 2025년 4월 도입된 이후 연간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관세가 일회성 비용이 아닌 고정 비용 성격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올해도 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현행 15% 관세 체계 기준 연간 부담은 약 5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과세 대상 규모는 약 35조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301조 관세가 추가될 경우 부담은 세율에 따라 확대된다. 현재 과세 대상 규모가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서 5%포인트가 더해지면 약 1조8000억원, 10%포인트면 약 3조5000억원, 15%포인트면 약 5조3000억원이 추가되는 구조다. 전체 부담은 10조원 안팎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구체적인 세율과 적용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관세 영향은 기업 내부에서 흡수하거나 판매가격에 반영된다. 비용을 흡수하면 수익성이 낮아지고, 가격에 반영하면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시장은 금리와 소비 여건에 따라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는 특징이 있어 관세 인상은 판매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지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약 260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생산능력과 공급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관세가 추가될 경우 생산비용과 투자 회수 기간이 변동될 수 있다. 이는 투자 효율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중복 적용이 제한되면 기존 232조 체계 내에서 비용 관리가 가능하다. 반대로 301조가 추가 적용되면 원가 상승 압력이 확대된다. 철강과 자동차가 동시에 영향을 받을 경우 소재부터 완성차까지 이어지는 생산 구조 전반에서 비용이 누적된다. 기업 대응은 비용 흡수, 가격 조정, 조달 구조 변경 방식으로 나뉜다. 다만 자동차 산업은 공급망 전환에 시간이 필요한 구조다. 단기간 내 조달 구조를 바꾸는 데에는 제약이 있다. 시장 경쟁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높은 업체와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업체 간 비용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가격 정책과 제품 구성 전략 조정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는 제조업 보호와 공급망 재편을 위해 관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232조를 통해 자동차와 철강을 규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관세 적용 시 비용 증가 폭이 확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의견서를 통해 추가 관세가 미국 내 생산 확대나 고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연간 수조원 단위의 관세 영향이 반영된 상황에서 301조까지 더해지면 가격 인상이나 인센티브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미국 시장 판매 전략과 현지 투자 계획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4-21 16:40:23
-
-
기업을 묶는 족쇄인가, 사회를 지키는 안전망인가
[경제일보] 국가 경제의 흥망은 결국 기업의 활력에서 비롯된다. 기업이 숨 쉬지 못하는 곳에서 일자리는 사라지고, 투자와 혁신은 국경을 넘는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은 어떤가. 기업인들이 하나같이 “규제가 기업을 질식시키고 있다”고 호소하는 현실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신호다. 문제는 규제 그 자체가 아니라, 균형을 잃은 규제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치대국약팽소선(治大國若烹小鮮)”이라 했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아, 지나치게 뒤집으면 부서진다는 뜻이다. 지금의 규제는 과연 그 ‘적정한 손길’을 지키고 있는가. 첫째, 이른바 노란봉투법이다.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로부터 노조를 지키겠다는 취지는 분명하다. 이는 약자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사용자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구조는 노사 간 균형을 무너뜨릴 위험이 크다. 권리는 책임과 함께 가야 한다. 책임이 사라진 권리는 곧 특권이 된다. 불법 파업조차 사실상 면책되는 환경이라면, 이는 법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기업은 예측 불가능한 경영 환경에 놓이게 되고, 이는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 개선 방향은 분명하다. 합법적 쟁의행위는 보호하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명확히 하는 ‘이중 트랙’이 필요하다. 균형 없는 보호는 결국 모두를 해친다. 둘째, 중대재해처벌법이다. 생명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 산업현장에서의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입법 취지는 시대적 요구이자 당위다. 그러나 문제는 ‘처벌 중심’의 접근이다. 사고의 원인은 구조적이고 복합적인데, 그 책임을 경영자 개인에게 과도하게 귀속시키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안전 인프라를 구축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형사 처벌의 공포는 ‘투자 위축’과 ‘사업 포기’로 이어진다. 공자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 예방 중심의 정책, 즉 안전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과 기술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처벌은 최후의 수단이어야지, 출발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셋째, 과도한 상속세와 기업 승계 규제다. 기업은 단순한 사유 재산이 아니라 고용과 산업 생태계를 떠받치는 사회적 자산이다. 그런데 현재의 높은 상속세율과 까다로운 공제 요건은 기업 승계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기업은 팔리고, 기술과 일자리는 해외로 이전된다. 이는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문제다. 물론 부의 대물림에 대한 사회적 우려도 존재한다. 그러나 해법은 ‘징벌적 과세’가 아니라 ‘투명한 승계’다. 일정 기간 고용 유지와 투자 확대를 조건으로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기업의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 맹자는 “항산이 있어야 항심이 있다”고 했다. 기업이 지속 가능해야 사회도 안정된다. 넷째,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다. 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속도와 방식이다. 생산성 향상 없이 비용만 급격히 상승하면, 기업은 고용을 줄이거나 자동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자영업과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 구조에서는 그 충격이 더욱 크다. 최저임금은 ‘선의의 정책’이지만, 시장 현실을 외면한 선의는 오히려 약자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 생산성과 연계된 인상 체계 등 보다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다섯째, 주 52시간 근무제다. 장시간 노동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방향은 옳다. 그러나 획일적인 시간 규제는 산업 현장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 연구개발, IT, 제조업 등은 특정 시기에 집중적인 노동이 불가피하다. 이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면 생산성과 혁신이 저해된다. 더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구조는 개인의 선택권마저 제한한다. 유연근로제의 확대, 업종별 예외 적용 등 ‘탄력성’이 해법이다. 규제는 틀을 제공하되, 현실을 가두어서는 안 된다. 여섯째, 개인정보보호 규제와 AI 산업이다. 개인정보 보호는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인 가치다. 그러나 과도한 규제는 데이터 활용을 막아 AI 산업 발전을 지연시킨다. 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다. 이를 활용하지 못하면 산업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익명화·가명화 데이터 활용을 확대하고, 기업이 안전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 보호와 활용은 대립 개념이 아니라 조화의 대상이다. 이 모든 규제를 관통하는 문제는 ‘균형의 상실’이다. 규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규제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가 시장을 질식시키는 순간, 국가는 방향을 잃는다. 지금 한국의 규제 환경은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고, 자본과 인재를 해외로 밀어내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 문제다. 해법은 복잡하지 않다. 첫째, 규제의 사전적 통제가 아니라 사후적 책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획일적 규제에서 벗어나 산업별·기업 규모별 맞춤형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셋째, 처벌 중심에서 지원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넷째, 정책 결정 과정에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 노자는 또 이렇게 말했다. “무위이화(無爲而化)”. 억지로 통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질서가 이루어지는 상태가 이상적인 정치라는 뜻이다. 기업이 스스로 성장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한 국가 경쟁력이다. 규제는 그 길을 돕는 도구여야지,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규제’가 아니라 ‘더 나은 규제’다. 기업을 옥죄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 기업이 뛰어야 나라가 뛴다. 이 단순한 진리를 외면하는 순간, 우리는 성장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게 될 것이다.
2026-03-27 13:34:16
-
국힘, 코인 과세 '전면 폐지'… "이중과세·국세청 준비 미흡"
내년 1월 1일부터 개인투자자의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양도차익 과세가 시행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과세 폐지를 추진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여의도 파크원빌딩의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을 방문해 5대 코인 거래소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입법 방향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오경석 두나무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 차명훈 코인원 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최한결 스트리미 부대표를 비롯해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 김재진 상임부회장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정점식 정책위의장, 국회 재정경제기획위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 유상범 원내운영수석, 김은혜 원내정책수석, 최보윤 수석대변인, 박충권 원내수석대변인이 자리를 함께했다. 송 원내대표는 간담회에 앞서 "가상자산 투자자가 1천3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폐지되는 상황인데 가상자산은 2027년 양도차익 과세가 시행되기 때문에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미국에서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간주하는 결정이 있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보고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데, 추가로 소득세를 부과하면 이중과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 대한 과세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가상자산 소득세를 폐지하고, 거래소 수수료 등에 적용되는 부가가치세 체계는 유지하는 방향으로 과세 구조를 조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분류하는 흐름에 맞춰 과세 체계를 재정비하고 이중과세 논란을 해소하려는 취지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후 주식과 가상자산 간 과세 형평성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져 왔다. 주식 매매 차익에는 별도 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가상자산에는 과세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 주요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행법은 디지털자산 양도·대여로 얻은 소득 가운데 250만원의 공제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더해 22% 세율을 매기게 돼 있다. 당초 2022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세 차례 유예돼 내년 시행을 앞뒀다. 대주주가 아닌 투자자는 국내주식 거래 시 양도소득세가 아닌 증권거래세(0.15%)만 내는 것에 견줘 불합리하다는 게 가상자산업계의 주장이다. 박수영 의원은 "국세청 쪽에서 가상자산에 소득세를 부과할 준비와 여력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며 "과세 시 국내 투자금이 해외거래소로 빠져나가는 것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2026-03-25 17: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