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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RK현대산업개발, 강릉 오션시티 아이파크 입주···청약 흥행한 오션뷰 랜드마크
[경제일보] HDC그룹의 대표적인 계열사 IPARK현대산업개발이 선보인 강릉 오션시티 아이파크가 입주를 본격화하며 강릉을 대표하는 해변 주거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견소동 244-2번지 일원에 들어선 강릉 오션시티 아이파크는 지하 2층~지상 최고 17층, 15개 동, 총 794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전용면적 75~142㎡의 다양한 주택형으로 구성됐으며, 동해바다와 인접한 입지에 오션뷰를 고려한 평면 설계와 특화 커뮤니티, 스마트 주거 시스템 등을 적용했다. 강릉 오션시티 아이파크는 분양 당시에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7.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총 8개 주택형 모두 1순위에서 모집 가구 수를 채웠다. 특히, 펜트하우스로 공급된 전용 100㎡P는 6가구 모집에 358건이 접수돼 59.67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142㎡P도 42.17 대 1을 기록했으며, 전용 84㎡B는 27.57대 1, 전용 84㎡A는 28.44대 1, 전용 116㎡는 24.37대 1 등 주요 주택형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당시 분양시장에서는 송정·안목해변을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입지와 동해바다 오션뷰, 강릉 지역에서 검증된 아이파크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청약 경쟁률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입주를 시작하면서 이러한 특성을 갖춘 강릉 오션시티 아이파크에 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 송정해변과 안목해변을 가까이 누리는 해변 주거단지 강릉 오션시티 아이파크의 가장 큰 장점은 동해바다를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입지다. 단지는 강릉을 대표하는 송정해변과 안목해변 사이에 자리하고 있으며, 바다와 약 170m 거리에 위치해 해변과 수변공원을 일상처럼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바로 앞에는 송정·안목해변을 따라 조성된 솔밭공원이 자리하고 있으며, 솔밭공원과 안목 해맞이공원 등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가까워 쾌적한 주거 환경을 갖췄다. 도보권에는 강릉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강릉카페거리도 있어 여유로운 여가생활을 누릴 수 있다.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이마트, 강릉동인병원, 하나로마트 등 생활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편리하며, 동명초, 한솔초, 동명중, 경포고, 강릉고, 강릉시립도서관 등 교육시설도 가까워 교육환경도 우수하다. 교통 여건도 좋다. 해안로와 경강로 등을 통해 강릉 시내로 이동하기 편리하며, 경강로를 이용하면 강릉IC와 7번 국도 등을 통해 인근 광역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반경 약 4km 거리에 KTX 강릉역도 위치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접근성도 갖췄다. ◆ 동해바다 조망을 고려한 다양한 평면 설계 강릉 오션시티 아이파크는 입지적 장점을 살려 동해바다 조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평면을 적용했다. 상당수 세대에서 동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배치했으며, 2면 이상 개방형 구조와 3베이~5베이 설계를 통해 채광과 통풍, 개방감을 높였다. 전용 75㎡와 전용 84㎡ D형에는 4베이 구조를 적용하고 넓은 주방과 팬트리, 드레스룸 등을 마련해 공간 활용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중소형부터 대형 주택형까지 총 8개 타입으로 구성했으며, 세대 내부에는 가변형 벽체를 적용해 입주자의 생활방식에 따라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전용 100㎡P와 142㎡P는 펜트하우스로 공급돼 차별화된 주거 공간을 선보였다. 테라스와 오션뷰를 고려한 설계를 적용해 동해바다의 개방감을 한층 높인 것이 특징이다. ◆ 오션뷰를 살린 특화 커뮤니티 시설 커뮤니티 시설도 강릉 오션시티 아이파크의 차별화 요소다. 단지의 입지적 특성을 반영해 게스트하우스와 파크라운지를 마련했으며, 파크라운지에서는 동해바다의 파노라마 전망을 감상하며 휴식할 수 있도록 했다. 단지 내에는 강릉 해변의 풍경을 담은 테마형 놀이터와 대형 팽나무 숲, 단지를 따라 순환하는 산책로를 조성해 입주민들이 자연 속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피트니스, GX, 프라이빗 독서실, 작은도서관, 골프연습장, 시니어라운지, 주민회의실 등 다양한 연령대의 입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을 갖춰 주거 만족도를 높였다. ◆ IPARK현대산업개발의 특화된 IoT 시스템으로 스마트하고 편리한 주거생활 구현 강릉 오션시티 아이파크에는 IPARK현대산업개발의 스마트홈 기술도 적용됐다. 공동현관에는 안면인식 출입 시스템을 적용하고, 입주민이 공동현관을 통과하면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호출되는 기능을 제공한다. 세대 현관에는 안면인식과 지문인식을 지원하는 도어락을 설치해 출입의 편의성과 보안성을 높였다. 방문객이 공동현관이나 세대 현관에서 호출하면 스마트폰으로도 통화할 수 있으며, 세대 또는 공동현관 출입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어 외부에서도 편리하게 방문객을 확인하고 출입을 관리할 수 있다. 세대 내부에서는 스마트홈 시스템을 통해 난방과 공조, 환기, 도어락 등 주요 설비의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모든 방에는 조명의 밝기와 색상을 10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LED 감성 조명을 적용해 생활환경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IoT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대기전력을 차단할 수 있어 생활의 편리함과 에너지 절약을 함께 지원한다. IPARK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강릉 오션시티 아이파크는 동해바다와 가까운 비치프론트 입지에 오션뷰를 고려한 차별화된 설계와 아이파크의 스마트 주거 기술을 더한 단지"라며 "분양 당시 높은 청약 경쟁률로 상품성을 입증한 데 이어 입주민들이 바다와 자연을 가까이 누리면서 편리하고 쾌적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강릉의 대표적인 해변 주거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IPARK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아이파크(IPARK) 브랜드를 리뉴얼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주거를 넘어 LIFE 영역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새롭게 개편된 IPARK는 기존 주거 중심의 브랜드에서 나아가 리테일, 레저, 문화 등 고객의 일상과 다양한 경험을 연결하는 브랜드로 확장됐다. 간결하고 일관된 디자인을 통해 다양한 공간과 서비스에서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활용성과 확장성도 강화했다. 리뉴얼된 IPARK는 현재 분양 중인 의정부역 센트럴 아이파크를 시작으로 프로젝트별 특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2026-08-31 17: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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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상비약 늘리자는 정부, 약국 문 닫으면 약도 사지 말라는 약사회
[경제일보] 밤 11시 아이의 열이 오른다. 집에 해열제는 없고 동네 약국은 문을 닫았다. 응급실을 찾아갈 만큼 위급하지는 않지만 다음 날 아침까지 손 놓고 기다리기도 어렵다.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제도는 이런 상황에서 시작됐다. 약국이 쉬는 심야와 공휴일에도 급한 약은 구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 제도가 시행된 때는 2012년 11월이다. 14년이 지난 지금 편의점에서 실제로 살 수 있는 상비약은 11종뿐이다. 해열진통제와 소화제, 감기약, 파스 등 13종이 지정돼 있지만 어린이용 타이레놀 2종이 생산 중단되면서 판매 품목이 줄었다. 정부는 올해 12월까지 품목을 최대 20종으로 확대하고 약국과 24시간 편의점이 없는 지역에서는 일반 소매점에도 판매를 허용할 계획이다. 약사법은 안전상비의약품의 범위를 이미 정해 놓았다. 가벼운 증상에 시급히 사용하고 환자가 스스로 판단해 복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가운데 성분과 부작용, 함량, 제형 등을 따져 20개 이내에서 지정하도록 했다. 편의점 판매를 허용할 약의 범위를 정부가 마음대로 넓힐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국회가 법률로 정한 한도 안에서 비어 있는 아홉 자리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방침이 나오자 약사단체들은 일제히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시약사회는 품목 확대와 판매점 기준 완화가 의약품 안전관리의 공백을 키울 것이라며 공공심야약국 확충과 단골약사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한약사회도 편의성보다 안전성이 먼저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약사의 복약지도 없이 판매되는 의약품이 늘어나면 오남용과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의약품에는 부작용이 따른다. 해열진통제를 많이 먹으면 간 손상이 생길 수 있고 감기약과 진통제를 함께 복용하다 같은 성분을 겹쳐 먹을 수도 있다. 이런 위험 때문에 편의점 상비약은 제품과 포장 단위, 판매 수량이 제한된다. 부작용 가능성은 품목별 안전성을 따지고 경고 표시를 강화해야 할 이유이지 모든 추가 논의를 중단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 약사회가 안전을 근거로 반대하려면 제품별로 설명해야 한다. 어떤 성분이 어린이나 임신부에게 위험한지, 어느 함량부터 약사의 상담이 필요한지, 어떤 약을 편의점에서 팔아서는 안 되는지 근거를 내놓아야 한다. 11종은 허용하면서 지사제나 제산제 몇 종이 추가되면 국민 건강이 위태로워진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판매 품목 전체를 막는 방식으로는 안전 논쟁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지사제와 제산제 추가 논의는 2017년에도 있었다.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가 갑작스러운 설사와 속쓰림에 사용하는 약을 편의점 판매 대상에 넣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약사회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약사회 측 인사의 자해 소동까지 벌어졌고 이후 논의는 사실상 멈췄다. 국민 생활은 달라졌지만 품목 조정은 8년 넘게 약사회 반대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약을 사는 시간대를 보면 제도가 필요한 이유도 드러난다. GS25의 지난해 안전상비약 매출 가운데 57.2%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에 발생했다. 요일별 매출은 일요일이 20.1%로 가장 많았다. 사람들이 약사의 상담을 피하려고 편의점을 찾은 것이 아니라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에 약이 필요했던 것이다. 국민 여론도 약사회의 전면 반대와 거리가 있다. 지난해 전국 성인 108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5.4%가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에 동의했다. 생산이 중단된 제품의 대체 필요성까지 포함하면 현행 품목을 확대하거나 바꿔야 한다는 응답은 94.7%였다. 소비자들은 아무 약이나 팔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부작용과 오남용 위험이 낮은 제품을 골라 달라는 조건도 함께 제시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도 법이 허용한 20개까지 품목을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야간 노동자, 이동이 어려운 고령자에게 약국 운영시간 밖의 의약품 접근은 생활 안전과 맞닿아 있다는 이유였다. 소비자단체는 품목 확대와 함께 판매 실태 점검, 부작용 감시, 국민이 참여하는 품목 검토 절차도 요구했다. 접근성을 넓히되 관리 책임도 함께 강화하자는 제안이다. 약사회가 대안으로 내놓은 공공심야약국은 필요한 제도다. 여러 만성질환 약을 함께 복용하는 고령자나 임신부, 어린 환자에게는 약사의 상담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공공심야약국을 전국 모든 생활권에서 밤새 운영하기는 어렵다. 약국도 24시간 편의점도 없는 지역의 주민에게 심야약국이 충분히 생길 때까지 기다리라고 할 수도 없다. 공공심야약국과 편의점 상비약은 맡아야 할 일이 다르다. 복용 중인 약이 여러 개이거나 증상이 오래가는 환자는 약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소화불량에 쓸 약이 필요한 사람은 가까운 편의점에서 제한된 제품을 살 수 있어야 한다. 두 제도를 경쟁 관계로 몰아갈수록 약사회가 지키려는 대상이 국민 건강인지 약국의 판매 영역인지 묻게 된다. 편의점의 판매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은 보건 당국이 답해야 한다. 현행 제도에서도 판매자는 사전교육을 받고 보건소에 등록해야 한다. 같은 품목은 한 차례에 하나만 팔 수 있고 12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판매할 수 없다. 위해 의약품 판매를 막는 바코드 시스템과 주의사항 게시 의무도 갖춰야 한다. 규정을 지키지 않는 점포는 단속하면 된다. 계산대에서 같은 제품이 연속 결제되지 않도록 막고 실제 판매를 맡는 종업원에게 정기교육을 실시할 수도 있다. 반복 위반 점포는 등록을 취소하고 점검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정부가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품목 수만 늘려서는 안 되지만 관리 부실의 부담을 약이 필요한 국민에게 떠넘겨서도 안 된다. 대한약사회는 편의점 상비약이 전체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며 밥그릇을 지키려는 반대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면 저위험 의약품 몇 종을 늘리는 일에 전국 약사회가 성명과 결의대회로 맞서는 이유부터 설명해야 한다. 2017년부터 이어진 강경 대응을 두고 국민이 직역 이익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안전을 말하려면 집단 반대의 강도보다 의약품별 근거가 먼저 나와야 한다. 약사의 전문성은 모든 의약품을 약국 안에 묶어 둘 때 생기지 않는다. 성분 중복을 찾아내고 환자의 나이와 질환, 복용 중인 약을 살펴 적합한 약을 권할 때 전문성이 빛난다. 병원 진료가 필요한 환자를 가려내는 일도 약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한밤중 가벼운 증상에 사용할 약까지 막아야 전문직의 권위가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도 숫자 채우기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같은 성분의 다른 상표를 여러 개 추가해 20종을 맞추는 방식이라면 국민이 느끼는 변화는 없다. 실제 심야 수요가 많은 증상을 조사하고 부작용과 오남용 위험이 낮은 제품을 골라야 한다. 어린이와 임신부, 고령자에게 주의가 필요한 성분은 포장 앞면에 크게 표시하고 문제가 반복되는 제품은 판매 대상에서 빼야 한다. 국민은 약국 영업시간에 맞춰 아프지 않는다. 아이의 열은 한밤중에도 오르고 속쓰림과 복통은 공휴일에도 찾아온다. 편의점 상비약은 병원이나 약국을 대신하는 제도가 아니라 문이 닫힌 시간의 빈틈을 메우는 장치다. 14년 동안 실제 판매 품목이 11종에 묶여 있다면 손볼 때도 지났다. 약사회가 지켜야 할 것은 약국의 판매 독점이 아니다. 국민이 필요한 약을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돕는 전문직의 책임이다. 제품별 위험을 따지기도 전에 확대 계획부터 막는다면 안전이라는 말도 직역 이익을 가리는 방패로 받아들여진다. 정부는 안전성이 검증된 약을 골라 접근성을 넓히고 약사회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안전 기준을 내놓아야 한다. 약국 문이 닫았다는 이유로 약도 사지 못하게 하는 제도는 국민 편에 서 있다고 보기 어렵다. 편의점 상비약은 14년째 제자리다. 이제 품목을 정하는 기준도 약사단체의 반발이 아니라 국민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약을 필요로 하는지에 맞춰야 한다.
2026-07-24 09: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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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의 뼈를 깎는 혁신 없이는 민주주의의 미래도 없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법원의 현장검증이 전격적으로 실시되고 정치권의 날 선 공방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마저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주권자의 신성한 권리 행사를 담보해야 할 선거관리위원회가 도리어 국민의 참정권을 가로막았다는 비판은 결코 과하지 않다. 지난 40여 년 동안 수많은 선거와 정치적 격변을 목도해 왔지만, 국가 선거 행정의 근간인 투표용지가 모자라 유권자가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든 이번 사태는 실로 충격적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나 돌발 악재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초석인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통째로 흔들어 버린 엄중한 사태다. 논어(論語)에 나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은 국가나 조직이 신뢰를 잃으면 바로 설 수 없음을 뜻한다. 선거 관리의 기본 원칙은 단 한 명의 유권자도 자신의 주권을 행사하는 데 불편함이나 막힘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선관위가 과연 이 기본적인 상식을 인지하고 있었는지조차 의심케 한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해 직장인들이 발길을 돌리거나 긴 대기 행렬 속에서 참정권을 포기해야 했던 상황은, 사실상 국가가 국민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 것과 다름없다. 선거 결과의 정당성은 한 치의 의혹도 없는 투명하고 철저한 관리에서 비롯된다. 투표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그 선거를 통해 선출된 권력의 정당성마저 도마 위에 오르고, 결국 민주주의 체제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이제 우리는 냉정하게 물어야 한다. 이번 사태가 과연 몇몇 실무자의 안일함이 부른 일시적 사고인가, 아니면 선관위 조직 내부에 깊숙이 자리 잡은 구조적 무능의 발로인가. 불행히도 본질은 후자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동안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지위 뒤에 숨어 외부의 정당한 감시와 비판에 지나치게 폐쇄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비대해지고 안주하기 마련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발맞추어 행정의 정밀도를 높이고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노력 대신, 타성에 젖은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다가 이 같은 대형 참사를 자초한 것이다. 선관위가 잃어버린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헌법기관으로서의 권위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환골탈태 수준의 세 가지 혁신이 시급하다. 첫째, 선거 행정의 전문성을 근본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유권자 수 예측, 투표율 변동 추이 감안, 비상 상황 시의 즉각적인 용지 수급 체계 등은 고도의 전문 행정 영역이다. 주먹구구식 예측에서 벗어나 통계적 엄밀성과 물류 관리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전면에 배치하고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려야 한다. 둘째, 독립기관이라는 지위에 걸맞은 엄중한 책임성을 확립해야 한다. 독립성은 선거 관리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특권이지, 부실 행정의 방패막이가 될 수 없다. 사후 검증 시스템을 전면 개방하고, 실패에 대해 확실하게 책임지는 엄격한 문책 제도를 도입해야 마땅하다. 셋째,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디지털 선거관리 체계를 획기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투·개표의 전 과정뿐만 아니라, 실시간 투표용지 잔여 수량 파악과 수요 예측을 자동화하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투표용지가 모자라 선거가 파행을 겪었다는 사실은 국제적인 망신이자 수치다. 민주주의는 거창한 구호로 유지되지 않는다. 국민이 던지는 한 표 한 표가 정확히 투표함에 담기고 정당하게 계수될 것이라는 아날로그적 신뢰와 상식에서 출발한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의 인적·구조적 쇄신 없이는 우리의 민주주의 미래도 기약할 수 없다는 마지막 경고다. 선관위는 이번 파동을 일과성 소동으로 넘기려 하지 말고, 뼈를 깎는 자성과 과감한 인적·시스템 혁신에 나서야 한다. 신뢰를 잃은 선관위에게 내일은 없다.
2026-06-10 10: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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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물이 빠지면 돌이 드러난다. 수락석출(水落石出). 소동파의 글에서 비롯된 이 말은 세월이 지나 정치의 언어가 됐다. 격랑이 높을 때는 무엇이 바닥인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물이 빠지고 나면 감춰졌던 돌, 곧 본질이 드러난다. JTBC 드라마「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가 24일 막을 내렸다. 최종회에서 황동만은 신인감독상을 받는다. 실패와 열등감, 자조와 체념 사이를 오가던 인물이 끝내 자기 이름으로 불리는 장면은 요란한 승리라기보다 조용한 회복에 가까웠다. 이 드라마가 남긴 질문은 단순하지 않다.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인가.” 이 물음은 개인의 마음속에서 시작되지만,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는 어느새 정치의 언어가 되고 있다. 지금 정국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오는 6월 3일 치러진다. 여야는 일찌감치 ‘심판’과 ‘견제’, ‘개혁’과 ‘저지’의 언어를 앞세워 총력전에 들어간 상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여야 하지만, 우리 정치에서 선거는 자주 상대를 무너뜨려야 내가 선다는 싸움으로 변질된다. 그 과정에서 국민은 유권자가 아니라 동원 대상이 되고, 시민은 주권자가 아니라 진영의 숫자로 환산된다. 문제는 정치권의 말이 국민의 삶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민생은 여전히 팍팍하다. 정부도 올해 초 민생 체감 정책을 국무회의 안건으로 올려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이 체감하는 정치는 여전히 멀다. 물가, 일자리, 주거, 교육, 노후의 불안 앞에서 시민은 묻는다. “나는 이 나라에서 존중받고 있는가.” “성실하게 살아도 내 삶은 나아질 수 있는가.” “정치는 내 불안을 알고 있는가.” 드라마 속 인물들이 싸운 것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안의 무가치감이었다. 그러나 현실에서 국민이 싸우는 무가치감은 개인의 성격 탓만으로 돌릴 수 없다. 정직하게 일해도 뒤처지는 느낌, 법과 원칙이 강자에게는 느슨하고 약자에게는 엄격하다는 의심, 말 잘하는 사람은 앞서가고 묵묵한 사람은 잊힌다는 체념이 쌓일 때 공동체는 병든다. 정치가 국민에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당신의 삶은 하찮지 않다”는 확신을 제도와 결과로 증명하는 일이다. 논어에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는 말이 있다. 정치가 의로움보다 유불리에 밝아질 때, 사회는 빠르게 냉소로 기운다. 원칙은 상대를 공격할 때만 꺼내는 칼이 되고, 상식은 내 편을 변호할 때만 적용되는 방패가 된다. 그러면 국민은 정치인을 믿지 못하고, 정치인은 국민의 불신을 다시 선동의 재료로 삼는다. 악순환이다. 오늘 한국 정치에 필요한 것은 더 센 말이 아니다. 더 정확한 책임이다. 잘못한 일에는 변명보다 사과가 먼저여야 하고, 약속한 일에는 홍보보다 이행이 먼저여야 한다. 법 앞의 평등, 기회의 공정, 약자에 대한 배려, 세금의 책임 있는 사용이라는 기본이 회복돼야 한다. 기본이 무너지면 어떤 개혁도 오래가지 못한다. 원칙 없는 개혁은 구호가 되고, 상식 없는 승리는 또 다른 패배를 낳는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의 결말이 울림을 주는 이유는 주인공이 세상을 정복해서가 아니다. 그는 마침내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영웅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공공성이다. 서로를 무가치하게 만드는 정치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의 하루를 가치 있게 만드는 정치가 필요하다. 선거가 다가오면 말은 거칠어지고 편은 더 선명해진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 남는 것은 구호가 아니라 삶이다. 수락석출. 물이 빠지면 돌이 드러난다. 6월의 선택 이후에도 남아 있을 돌은 무엇인가. 정치권은 그 질문 앞에 서야 한다. 국민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워왔다. 이제는 정치가 그 싸움을 덜어줄 차례다.
2026-05-25 15: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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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권력과 변화의 무대인가...동양철학의 거울에 비추어본 '런웨이'
[경제일보] 물은 흐를 때 모든 것을 감춘다. 그러나 물이 빠지는 순간, 바닥의 형상이 드러난다. 수락석출(水落石出). 이 말은 북송의 문장가 소동파가 「후적벽부」에서 자연을 묘사하며 남긴 구절이다. “산은 높고 달은 작아지며, 물은 줄고 돌이 드러난다.” 본래는 계절의 변화를 노래한 문장이었으나, 후대에 이르러 인간과 권력, 그리고 진실을 설명하는 가장 정밀한 은유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이 문장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이해하는 핵심 열쇠이기도 하다. 화려한 패션과 권력의 세계를 그린 이 작품은, 결국 물이 빠지는 순간 인간의 본질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주는 현대적 우화다. 영화의 중심에 선 미란다 프리슬리는 한 시대의 권력을 상징한다. 회의실에서 그녀가 아무 말 없이 코트를 벗어 던지면, 주변 직원들은 숨을 죽인 채 그 동작 하나에 반응한다. 패션쇼 좌석 배치에서 단 한 번 눈을 치켜뜨는 장면만으로도 업계의 위계가 재편된다. 그녀의 권력은 명령이 아니라 분위기로 작동한다. 그러나 그 절대성은 영원하지 않다. 속편적 영화 장면에서 ‘런웨이’가 디지털 환경 속에서 흔들리는 장면, 광고주가 종이 잡지보다 플랫폼 데이터를 우선하는 순간, 우리는 권력이 더 이상 개인의 손에만 있지 않음을 확인한다. 『도덕경』이 말하듯, 강한 것은 부러지고 부드러운 것이 살아남는다. 미란다는 그 진리를 가장 늦게, 그러나 가장 깊이 체감하는 인물이다. 반면 앤디 색스는 권력의 세계에 들어와 스스로를 잃어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초반, 그녀가 허름한 옷차림으로 런웨이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동료들의 시선은 조롱에 가깝다. 그러나 이후 몽타주 장면에서 그녀는 고급 브랜드 의상을 입고 뉴욕 거리를 당당히 걷는다. 문제는 그 변화가 단순한 외형의 변화가 아니라 내면의 균열이라는 점이다. 파리 패션쇼 직전, 앤디가 전화 한 통으로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무너지는 장면은 성공의 대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그녀는 센 강의 다리 위에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돌아선다. 그 순간은 도망이 아니라 선택이다. 『중용』이 말하는 균형, 곧 외부의 성공과 내부의 자아 사이에서 중심을 찾는 결단이다. 에밀리 찰튼은 또 다른 얼굴이다. 그녀는 미란다의 기준을 완벽히 내면화한 인물이다. 파리 패션쇼에 가기 위해 극단적으로 식사를 줄이고, 끝내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은 집착의 극단을 보여준다. 『불경』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집착은 곧 고통의 근원이다. 반면 나이젤은 통찰과 균형의 상징이다. 앤디에게 “패션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산업과 문화의 흐름”이라고 설명하는 장면에서 그는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제시한다. 그러나 파리에서 승진이 좌절되는 순간, 그는 능력과 공정성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 현실을 체현한다. 이는 『주역(周易)』이 밝히는 변화의 법칙, 곧 성한 것은 반드시 쇠한다는 이치를 보여준다. 이 네 인물은 권력, 자각, 집착, 통찰이라는 네 축으로 구성된 인간 존재의 구조를 드러낸다. 그리고 이 구조는 단순히 영화 속 서사에 머물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미디어 산업의 변화와 정확히 겹쳐진다. ‘런웨이’는 단순한 패션 잡지가 아니라 전통적 레거시 미디어의 상징이다. 과거에는 편집장이 곧 권력이었고, 정보는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금 그 구조는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특히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파이낸셜 타임스와 같은 세계 유수의 매체들조차 전통적 방식만으로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에 들어섰다. 이들은 디지털 전환을 넘어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질서 앞에 서 있다. 알고리즘이 기사 배치를 좌우하고, 인공지능이 초안을 작성하며, 독자의 관심은 데이터로 실시간 분석된다. 정보의 생산과 유통, 소비의 전 과정이 재편되고 있다. 이것이 이른바 ‘AI·콘텐츠·유통(CD) 위기’다. 콘텐츠의 생산과 배포 구조가 기술에 의해 재정의되면서, 기존 미디어의 권력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과거 미란다가 “이것은 단순한 파란색이 아니라 세룰리안 블루다”라고 말하며 패션의 계보를 설명하던 장면은, 레거시 미디어가 자신이 만든 질서를 해설하는 모습과 닮아 있다. 그러나 이제 그 질서는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 AI 시대의 미디어는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의미를 해석하고 가치를 제시하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런웨이가 플랫폼에 밀려나듯, 전통 미디어 역시 주변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 변화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문제다.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 다시 던져지고 있다. 결국 이 영화는 하나의 근본적 진실로 수렴한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고, 구조는 반드시 변하며, 인간은 그 변화 속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수락석출, 물이 빠지면 돌이 드러난다. 유동성과 권위가 사라지는 순간, 남는 것은 오직 본질이다. 미란다는 권력을 지키기 위해 변화를 받아들이고, 앤디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권력을 내려놓는다. 에밀리는 집착 속에서 흔들리고, 나이젤은 통찰 속에서도 좌절한다. 이 모든 장면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기술의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 권력이 분산된 시대에 인간이 붙잡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도덕경』은 흐름을 따르라 하고, 『불경』은 집착을 버리라 하며, 『중용』은 균형을 지키라 하고, 『주역』은 변화에 대비하라 한다. 서로 다른 듯 보이는 이 가르침들은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외부 조건이 아니라 내부 기준을 세우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끝내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된다. 성공은 결과가 아니라 선택이며, 권력은 소유가 아니라 과정이며, 인간은 결국 자신의 선택으로 정의된다는 사실이다. 물이 빠진 뒤에도 남아 있을 자신의 ‘돌’을 준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작품이 남긴 가장 냉정하면서도 깊은 통찰이다.
2026-05-02 19:3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