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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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68.7% 증가, 숫자가 너무 좋아서 더 걱정되는 이유
[경제일보] 숫자만 보면 한국 경제는 눈부시다. 8월 수출이 982억5000만달러다. 1년 전보다 68.7% 늘었다. 역대 월간 수출 3위다. 6월과 7월에 이어 석 달 연속 900억달러를 넘겼다. 무역수지는 347억5000만달러 흑자다. 더 놀라운 것은 반도체다. 466억5000만달러를 팔았다. 1년 전보다 209% 늘었다. 역대 최대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이 한국의 반도체 공장을 거대한 수출 기계로 만들고 있다. 컴퓨터 수출도 419.5% 뛰었다. 정부가 경기를 낙관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제조업의 생산과 설비투자는 살아 있고 수출은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 숫자가 국민의 장바구니에도 반영되고 있는지 잘 봐야한다. 최근 발표된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답은 간단하지 않다.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2.4% 줄었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도 0.8%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1.3% 감소했다. 설비투자만 7.5% 늘었다. 기업이 생산시설에는 돈을 쓰는데 소비자는 지갑을 닫는 모습이다. 더 불편한 숫자도 있다. 6월 말 가계신용은 2019조8000억원이다.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섰다. 한 분기 만에 25조9000억원이 늘었다. 집을 사기 위한 돈도, 생활과 투자를 위한 대출도 함께 증가했다. 수출이 잘되는데 소비는 왜 힘든가. 한국 경제의 오래된 병이다. 수출과 내수가 서로 다른 경제처럼 움직인다. 반도체와 대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번 돈으로 성장하지만, 그 돈이 국내 서비스업과 자영업, 가계소득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연결고리는 약하다. 특히 이번 수출 증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반도체가 전체 증가분을 압도한다. 자동차는 29.8% 감소했고 선박도 45.9% 줄었다. 20대 주력 품목 가운데 14개가 증가했지만 모든 산업이 같은 속도로 좋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반도체 호황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 순간 위험해진다. 지금의 수출을 끌어올리는 가장 강력한 힘은 AI다. 미국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되고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한국의 수출은 더 늘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AI 투자 사이클이 꺾이거나 공급망이 재편되면 한국 경제 전체가 동시에 흔들릴 가능성도 커진다. 그래서 수출 기록을 축하하는 것과 동시에 해야 할 일이 있다. 이 돈이 국내에서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얼마나 많은 중소기업의 매출을 늘리고, 얼마나 많은 가계의 소득으로 돌아가는지를 따져야 한다. 지금 한국 경제는 ‘성장률’보다 ‘성장의 전달 과정’을 봐야 한다. 수출기업이 돈을 벌었다고 국민의 삶이 자동으로 좋아지는 시대는 지났다. 대기업의 투자와 중소기업의 매출, 임금과 소비, 지역 상권이 연결되지 않으면 수출 1000억달러 시대도 일부 산업의 기록에 그칠 수 있다. 정부 역시 “수출이 좋다”는 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소비가 왜 다시 꺾였는지, 가계가 왜 빚을 늘리고 있는지, 건설과 자영업의 체감경기는 왜 회복이 더딘지를 함께 설명해야 한다. 한국은행의 8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04.5로 전월보다 2.3포인트 떨어졌다. 경제 전체에 온기가 퍼지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수출 기록을 깎아내리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이 호황을 어떻게 내수의 회복으로 연결할 것인지 답을 찾는 일이다. 반도체가 벌어온 달러가 기업의 곳간에만 머물지 않고 투자와 임금, 협력업체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동네 식당의 매출과 자영업자의 소득, 청년의 일자리로 다시 돌아간다. 982억달러의 수출은 분명 대단한 기록이다. 하지만 경제에서 더 중요한 숫자는 따로 있다. 그 기록이 국민의 삶을 얼마나 바꿨느냐는 숫자다. 수출이 이렇게 좋은데도 국민이 경기를 좋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문제는 국민의 체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구조에 있는지도 모른다. 숫자가 너무 좋을 때 오히려 경제의 그늘을 더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2026-09-01 1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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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소비는 더디고 전자상거래·첨단산업은 커졌다
[경제일보] 중국 경제가 전자상거래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보강하고 있다. 소비 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다. 백화점과 브랜드 전문매장 매출은 줄었고, 자동차 판매 부진도 전체 소비를 눌렀다. 그러나 온라인 소비와 외식,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산업 부문에서는 발명특허와 고기술 제조업 투자가 늘며 성장의 무게중심이 전통 제조업에서 첨단 제조업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푸둥공항 전자상거래 수출입 월간 최대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의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수출입 규모가 월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푸둥공항 항구의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수출입 신고 건수는 8137만건, 거래액은 85억92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4%, 37.4% 증가했다. 신고 건수와 거래액 모두 월간 기준 역대 최대다. 올해 1~5월 누계로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푸둥공항 항구의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수출입 신고 건수는 3억4500만건, 거래액은 364억1500만위안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8%, 10.6% 늘었다. 품목을 보면 중국 전자상거래의 방향이 드러난다. 수출에서는 플라스틱 제품, 의류·신발·가방, 생활용품이 여전히 주력이다. 수입에서는 개인관리·화장품, 패션 의류, 경량 사치품이 중심을 이뤘고 게임기, 캠핑 장비, 스포츠용품 같은 여가 상품 수요도 늘었다. 푸둥공항 실적은 중국 소비와 무역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해외 판매를 늘리고 있고, 중국 소비자는 해외 소비재를 온라인으로 사들이고 있다. 대형 오프라인 유통이 예전만큼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항공 물류와 전자상거래가 결합한 소비 흐름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내수 회복은 완만, 온라인과 외식이 버팀목 내수 소비는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속도는 완만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5월 사회소비품 소매판매 총액은 20조6031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비품 소매판매액은 19조22억위안으로 2.7% 늘었다. 자동차를 빼면 증가율이 높아진다는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자동차 판매 부진이 전체 소비 지표를 끌어내렸다는 뜻이다. 중국 소비가 모두 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고가 내구재 소비가 강하게 살아나지 못하면서 전체 회복세가 제한되고 있다. 소비 유형별로는 외식이 상품 판매보다 나았다. 1~5월 상품 소매판매액은 18조2543억위안으로 1.2% 증가한 반면 외식 매출은 2조3488억위안으로 3.1% 늘었다. 소비자들이 큰 돈이 드는 상품 구매에는 신중하지만, 외식과 생활 서비스 소비는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온라인 소비도 소비시장을 받치고 있다. 1~5월 중국의 온라인 상품·서비스 소매판매액은 8조3177억위안으로 5.9% 늘었다. 온라인 상품 판매는 5조2718억위안으로 5.0% 증가했고, 온라인 서비스 판매는 3조459억위안으로 7.6% 늘었다. 먹거리와 의류, 생활용품의 온라인 판매도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오프라인 유통의 부진은 남아 있다. 일정 규모 이상 유통업체 가운데 편의점과 슈퍼마켓 매출은 각각 6.8%, 3.6% 증가했지만 전문점과 백화점, 브랜드 전문매장은 각각 1.2%, 1.8%, 7.6% 감소했다. 생활필수형 소비는 버티지만, 브랜드 중심의 선택 소비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소비의 현재 모습은 선명하게 엇갈린다. 온라인, 외식, 생활밀착형 유통은 살아있지만 백화점과 브랜드 전문매장, 자동차 소비는 부진하다. 소비 회복이 진행 중이라기보다 소비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특허·고기술 제조가 산업 성장 이끌어 산업 부문에서는 기술 혁신이 성장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의 발명특허 등록 건수는 37만2000건으로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고기술 제조업은 산업 성장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고, 장비 제조업도 제조업 회복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투자 증가세도 첨단 분야에 집중됐다. 1~5월 전자회로 제조업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0.9% 늘었다. 리튬이온전지 제조업 투자는 24.9%, 항공기 제조업 투자는 19.7% 증가했다. 전자회로와 배터리, 항공기 제조는 중국이 전략산업으로 키우는 분야다. 내수만으로 성장세를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첨단 제조업 투자가 경제의 하단을 받치고 있다. 인공지능과 양자기술 등 신산업 육성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제조 현장에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데이터와 자동화 기술을 생산 과정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양자기술도 통신, 반도체, 보안, 연산 분야와 연결되는 전략기술로 분류된다. 소비시장에서도 기술 제품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1~5월 스마트 안경을 포함한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소매판매액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아직 전체 소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지만, 소비 둔화 속에서도 신기술 제품에는 지갑을 여는 수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성장 방식 바꾸는 중국 경제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부담은 여전하다. 부동산 경기 부진은 가계 심리를 누르고 있고, 청년 고용과 소득 기대도 소비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 5월 한 달 사회소비품 소매판매 총액은 4조1090억위안으로 전년 동월보다 0.6% 감소했다. 누계 지표는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월간 지표에는 약한 소비 심리가 반영됐다. 그럼에도 중국 경제가 멈춰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성장의 축이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부동산과 인프라, 전통 제조업이 성장의 큰 부분을 떠받쳤다. 지금은 전자상거래, 첨단 제조, 배터리, 인공지능, 웨어러블 기기 같은 분야가 그 자리를 조금씩 메우고 있다. 푸둥공항의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증가는 중국 플랫폼과 물류망이 해외 소비자와 중국 소비자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회소비품 소매판매 지표는 중국 내수가 아직 강한 회복세에 올라서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발명특허와 고기술 제조업 투자는 중국이 경기 둔화 속에서도 첨단산업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당국이 첨단 제조업과 기술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수 소비가 빠르게 살아나기 어렵다면 산업 경쟁력으로 성장의 기반을 보강해야 한다. 전자상거래는 소비와 수출을 잇고, 첨단 제조업은 산업 고도화와 수출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기술 혁신과 산업 전환은 단기간에 소비 부진을 모두 메우기 어렵다. 특허와 투자가 늘어도 기업 수익과 고용, 가계소득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져도 백화점과 자동차 판매 부진을 곧바로 상쇄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 경제는 지금 과거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새 동력을 찾는 과정에 있다. 소비는 천천히 회복되고, 전자상거래는 국경을 넘어 커지고 있으며, 첨단 제조업은 투자와 특허를 바탕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이 변화가 통계상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기업 실적과 고용, 가계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2026-06-16 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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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 경기에도…2분기 한국경제, 대외 변수에 흔들린다
[경제일보] 올해 1분기 트리플 상승(생산·소비·투자 동반 증가)으로 회복 신호를 보인 한국 경제가 2분기 들어 다시 불확실성의 소용돌이에 직면하고 있다. 중동 전쟁의 파급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물가 상승 리스크가 빠르게 고조되는 모습이다. 지표는 반등…하지만 ‘기초체력’보다 외풍이 더 커 30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산업 생산은 전분기 대비 1.7% 증가하며 2021년 이후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 소매판매(2.4%)와 설비투자(12.6%)도 동반 증가하며 경기 반등 기대를 키웠다. 생산·소비·투자 등 6대 지표가 모두 증가한 것도 11분기 만이다. 하지만 이 같은 개선 흐름은 내수 회복보다는 금융시장 호조, 일시적 소비 요인, 투자 집행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경기의 자생력이 충분히 확인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중동 전쟁, 시차 두고 압박…물가 자극 현실화 현재까지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일부 산업에서는 이미 균열이 감지된다. 석유정제 생산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 조짐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시차다. 정부도 전쟁의 경제적 영향이 4~5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 수급 불안, 해상 운임 상승, 공급망 교란 등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제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국 기업 수익성 악화와 투자 위축, 소비 둔화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외부 충격 전이 경로’를 형성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전세계 교역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확대되고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도 커진다. 여기에 중동발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 물가와 금리 변수까지 자극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기업 비용 증가, 소비 위축, 투자 지연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리스크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2분기, ‘회복의 연장’ 아닌 ‘변곡점’ 될 수도 결국 2분기 한국 경제는 1분기 회복 흐름을 이어가기보다 외부 충격에 따라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는 지표상 회복 국면이지만 실제로는 외부 변수에 가장 취약한 구간”이라며 “전쟁과 통상정책, 금융시장 변수까지 동시에 작용하는 만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트리플 상승이라는 긍정적 출발에도 한국 경제는 다시 대외 의존형 소규모 개방경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분기는 회복의 연장이 아니라 향후 경기 방향을 가를 중대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26-04-30 09:3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