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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북부 산업단지, 공급 확대 속 첨단 제조·물류 투자 유치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이어지면서 베트남 북부가 전자·전자부품과 첨단 제조업, 물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산업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퐁(Hải Phòng)과 박닌(Bắc Ninh)을 중심으로 산업용지와 임대형 공장 공급이 늘고 있으며, 도로·항만·공항 등 물류 인프라 개선도 투자 입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산업단지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모든 지역에서 입주 수요가 같은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신규 산업단지가 실제 투자 유치와 가동으로 이어지려면 입지 경쟁력뿐 아니라 기반시설의 완성도, 물류 접근성, 운영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북부 산업용지 2만5200ha 돌파…하이퐁·박닌이 공급 주도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의 2026년 2분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북부의 산업용지 누적 공급량은 2만5200ha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보다 15.7% 증가한 규모다. 지역별로는 하이퐁이 전체 공급량의 26%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박닌이 21%로 뒤를 이었다. 흥옌(Hưng Yên)과 닌빈(Ninh Bình)도 각각 약 13%를 차지했다. 2026년 상반기에는 하이퐁·박닌·닌빈의 산업단지 6곳에서 1200ha가 넘는 신규 산업용지가 공급됐다. 제조업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단지 개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장 공급도 확대되고 있다. 북부의 임대형 기성 공장(RBF) 공급 규모는 2026년 2분기 기준 약 580만㎡로, 전년 동기보다 16.9% 증가했다. 평균 입주율은 86%로 집계됐다. 기성 창고(RBW)의 공급 규모는 약 360만㎡였으며, 평균 입주율은 85.7%를 기록했다. 특히 기성 창고 입주율은 물류 수요와 제조업 확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12.1%포인트 상승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전자·전자부품과 첨단 제조업, 물류 분야의 수요가 산업용 부동산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생산시설을 신속하게 가동하려는 기업에는 공장을 직접 건설하는 대신 기성 공장을 임차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산업용지 자체의 평균 입주율은 64%로 전년보다 2.7%포인트 낮아졌다. 신규 공급이 빠르게 늘면서 전체 입주율에 조정 압력이 발생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기초 수요의 악화보다는 신규 산업단지의 공급 확대와 초기 입주에 필요한 시간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산업용지와 기성 공장은 서로 다른 시장이므로 공장 입주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산업단지 전체의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 공항·도로·항만 연결성, 투자 입지 경쟁의 핵심 변수 산업단지를 선택하는 기업들은 토지 가격과 임대료뿐 아니라 원자재 조달과 제품 수출에 필요한 물류 여건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특히 전자·부품 산업처럼 공급망 내 여러 기업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업종에서는 생산시설과 항만·공항, 주요 소비시장 사이의 이동 시간과 운송 비용이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 베트남 북부에서는 기존 항만과 도로망에 더해 대형 교통 인프라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가 박닌 지역의 자빈 국제공항(Gia Bình International Airport)이다. 베트남 정부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자빈 국제공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 4F급으로 추진되며, 2030년까지 연간 여객 3000만명과 화물 160만t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5~2027년에는 202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필요한 시설을 우선 건설하고, 2030년까지 1단계 사업을 완성하는 일정이다. 공항과 주요 산업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망이 계획대로 확충되면 하노이(Hà Nội)와 박닌 등 내륙 산업 거점의 국제 물류 접근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실제 시설 완공 시점과 연결 교통망의 구축 속도, 운영 효율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이퐁은 항만을 기반으로 한 물류 여건과 기존 산업 생태계를 갖춘 지역으로, 박닌과 함께 북부 산업단지 시장의 주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흥옌·닌빈·푸토(Phú Thọ) 등 주변 지역에서도 산업용지와 공장 공급이 늘면서 기업들은 생산시설의 입지와 비용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있다. ◆ 안팟5 산업단지, 신규 투자 수요 확보에 나서 이러한 산업단지 개발 흐름 속에서 하이퐁의 안팟5(An Phát 5) 산업단지도 신규 공급 사례로 주목된다. 안팟홀딩스(An Phát Holdings) 계열사가 개발하는 안팟5는 하이퐁시 껌장(Cẩm Giàng) 지역의 르엉디엔(Lương Điền)·응옥리엔(Ngọc Liên) 일대에 조성되는 150ha 규모의 산업단지다. 사업자 측에 따르면 2025년 12월 19일 착공했으며, 2026년 말까지 기반시설을 완성하고 2027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팟5는 전기·전자, 정보기술(IT), 기계·장비 제조, 자동화, 산업용 부품과 소재 등 제조업 분야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한 산업단지 개발도 사업 방향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업자 측은 2026년 9월 기준 주요 기반시설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돼 입주 예정 기업들이 공장 건설을 준비할 수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기반시설 완공 일정과 투자 유치 계획은 사업자 측이 밝힌 목표다. 실제 경쟁력을 판단하려면 기반시설의 완성도와 입주 기업 확보 현황, 물류 비용, 인력 수급 및 운영 여건 등을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안팟5와 같은 신규 산업단지는 북부 지역의 생산시설 공급을 확대하고 기업의 입지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그러나 산업단지 개발 자체가 곧바로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투자 유치 성과는 기업의 입주 결정과 생산시설 가동, 공급망 내 연계 효과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 공급 확대에서 실질적인 투자 성과로 베트남 북부 산업단지 시장은 산업용지와 기성 공장 공급이 늘어나는 동시에 지역별 입주율과 수요가 차이를 보이는 단계에 들어섰다. 하이퐁과 박닌은 기존 제조업 기반과 물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주요 거점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변 지역도 상대적으로 넓은 개발 공간과 비용 경쟁력을 내세워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는 산업단지 규모만큼이나 교통 인프라와의 연결성, 공장 가동 준비 수준, 운영 비용, ESG 기준 대응 능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투자 기회를 실제 생산과 고용으로 연결하려면 신규 산업단지들이 공급 확대를 넘어 입주 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2026-10-13 17: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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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옥타 'KOREA BUSINESS EXPO' 선전서 열린다
[경제일보] 세계 각국 한인 경제인과 중국 현지 바이어, 국내외 기업을 한자리에 연결하는 대규모 비즈니스 행사가 중국 선전에서 열린다. 약 550개 기업·기관이 전시에 참여하고 해외 바이어 약 2000명이 찾을 예정이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의 중국시장 진출과 한·중 경제무역 교류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비즈니스 플랫폼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되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은 오는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중국 선전컨벤션전시센터에서 ‘2026 KOREA BUSINESS EXPO SHENZHEN(제30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핵심 전시·수출상담 프로그램인 엑스포는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월드옥타와 선전시상업연합회가 공동 주최하고, 월드옥타와 선전시기업서비스그룹유한회사가 주관한다. 한국에서는 산업통상부, 주중국대한민국대사관, KOTRA, 국회세계한인경제포럼, 재외동포청 등이 후원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전체 참가 규모는 약 6000명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중국의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국내 지방정부와 유관기관,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 월드옥타 회원사와 현지 바이어, 일반 참관객 등이 참여 대상으로 제시됐다. 이번 행사의 핵심 목표는 중국 현지 기업과 전 세계 한인경제인, 해외 바이어를 국내기업과 연결하는 것이다. 월드옥타는 이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중국시장 진출과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한인 경제 네트워크를 실제 교역 성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상담에서 현장판매까지’ B2B2C 승부 엑스포는 선전컨벤션전시센터 7·8홀에서 열린다. 약 550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할 예정이며, 모집 목표 바이어는 약 2000명이다. 이 가운데 현지 로컬 바이어가 약 500명, 월드옥타 회원 바이어가 1500명 규모로 계획돼 있다. 단순한 제품 전시에 그치지 않는 것이 이번 행사의 특징이다. 국내기업과 해외 바이어를 사전에 연결한 1대1 수출상담부터 현장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체험까지 결합한 B2B2C 방식으로 운영된다. 월드옥타는 9월 중 참가기업과 해외 바이어 간 상담 매칭을 진행하고 개별 매칭 일정을 발송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처음 만난 뒤 상담하는 방식보다 사전에 거래 가능성이 높은 기업과 바이어를 연결해 실제 계약과 수출 성과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마케팅도 준비된다. 행사 기간에는 중국 현지 인플루언서 이른바 ‘왕홍’을 초청한 라이브커머스가 운영된다. 10월 9~10일 오후 시간대 선전컨벤션전시센터 내 라이브커머스존에서 참가기업 상품을 소개하고 실시간 판매 방송과 제품 시연·체험 콘텐츠를 진행할 계획이다. K컬처를 활용한 체험형 공간도 마련된다. 7·8홀에서는 K뷰티와 K푸드를 직접 체험하고 시식할 수 있는 ‘K-Contents Path’를 운영하며 참가기업 제품 홍보와 현장 상담을 함께 지원한다. 이번 선전 엑스포의 핵심 기능을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킹 허브’, ‘지역경제 활성화 및 글로벌 브랜드화’ 등이다. 글로벌 한인경제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기업의 현지 파트너와 판로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중 경제협력 논의도 병행된다. 10월 9일에는 한국과 중국 정부·기관·기업 관계자가 참여하는 한·중 경제포럼이 열릴 예정이다. 양국 경제·무역 활성화 방안과 주요 산업·시장 동향을 공유하고 투자와 기업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밖에도 국회세계한인경제포럼, 비즈니스 네트워크 미팅, 개회식 갈라 디너와 중국 선전 산업시찰·문화관광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예정돼 있다. 스타트업 250개사 선전행…‘IR→1대1 투자 밋업’ 해외자금 연결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투자유치를 위한 별도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2026 OKTA 글로벌 스타트업 대회’에는 국내외 창업기업과 벤처캐피털(VC), 액셀러레이터(AC) 등을 포함해 약 250개사가 참여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본행사는 10월 9일 선전컨벤션전시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온라인 기업가정신 교육부터 IR 준결승과 결선, 1대1 투자 밋업, 패널토크, 시상식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사전 단계에서는 실리콘밸리 교수진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창업 교육과 IR 실습을 진행하고, 참가기업이 제출한 자료와 온라인 발표를 바탕으로 VC·AC가 결선 진출기업을 선발한다. 예비·창업 리그별로 국내외 8개사씩 총 16개사가 오프라인 결선에 진출하도록 계획됐다. 결선에서는 글로벌 투자자와 스타트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직접 피칭하고, 이후 사전 수요를 기반으로 투자자와 1대1 미팅을 진행한다. 단순 경진대회보다 후속 투자 연결에 무게를 둔 셈이다. 월드옥타가 이번 선전 대회를 중국에서 여는 배경에는 선전의 산업적 특성도 자리한다. 선전을 첨단산업과 혁신기업이 밀집한 중국의 대표적인 산업도시로 소개하고, 제조·첨단산업 공급망과 거대한 중국 소비시장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월드옥타는 전 세계 회원 네트워크와 중국 현지 기업·바이어를 결합해 국내기업이 단독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현지 유통망과 거래선을 확보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두고 있다. 월드옥타는 “이달 참가회원과 해외 바이어를 확정하고 국내기업과 바이어 간 1대1 상담 매칭 작업을 거쳐 10월 본행사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참가기업의 수출상담과 해외시장 개척에 그치지 않고 한국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장기적인 현지시장 진출 기반을 구축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2026-09-06 1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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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뒤에도 중국 변수…대만·월드컵 판권·소비시장으로 이어진다
[경제일보] 미중 관계가 정상회담 이후에도 대만과 기술, 무역 문제를 둘러싸고 복잡한 긴장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외교 현안에서는 대만 문제를 양보할 수 없는 사안으로 내세우고, 시장에서는 월드컵 중계권과 소비재 수요를 앞세워 글로벌 기업의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은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자는 데 뜻을 모았지만, 대만 문제를 비롯한 핵심 현안의 간극까지 좁힌 것은 아니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에도 대만 문제를 중국 핵심 이익의 핵심이라고 규정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독립과 양안 평화는 양립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미중 관계의 정치적 기초로 보고 있고,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의 방위 역량을 지원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다고 해서 갈등 요소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첨단 제조업 공급망, 대만해협 안보는 두 나라가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사안이다. 정상 간 대화가 충돌을 관리하는 장치가 될 수는 있어도, 경쟁의 성격까지 바꾸기는 쉽지 않다. ◆ 월드컵 중계권도 드러낸 중국의 협상력 중국 시장의 영향력은 스포츠 산업에서도 확인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중국 중계권 계약을 마무리했다. 중국 국영 중국미디어그룹(CMG)이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중국 팬들은 월드컵을 공식 방송으로 볼 수 있게 됐다. 협상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FIFA는 중국 시장의 규모와 월드컵 흥행 가능성을 고려해 높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중국 측은 그 수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협상이 길어지자 FIFA가 가격을 조정했고, 결국 대회 개막을 앞두고 계약이 체결됐다. 중계권료는 단순히 축구를 얼마나 좋아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방송사는 광고시장과 시청률, 경기 시간대, 온라인 중계권의 수익성을 따져야 한다. 2026 월드컵은 북미에서 열려 중국에서는 심야와 오전 시간대 경기가 많다. 중국 시장이 크더라도 방송사 입장에서는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FIFA가 중국과 계약을 마무리한 것은 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시장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해도 축구 중계와 광고, 스포츠용품 판매,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수에서 중요한 시장이다. 국제 스포츠 단체가 중국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 소비시장은 회복과 경쟁이 교차 글로벌 소비기업들도 중국 시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다만 중국 소비시장을 한 방향으로만 보기 어렵다. 고가 화장품과 기능성 제품, 향수, 피부과학 기반 제품에는 수요가 남아 있지만, 경기 불확실성과 현지 브랜드 성장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로레알은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북아시아 지역 매출은 감소했다. 중국 시장이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 가운데 하나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브랜드가 과거처럼 브랜드 인지도만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중국 소비자는 가격만 보는 시장도, 고가 브랜드만 선호하는 시장도 아니다. 기능과 성분, 사용 경험, 온라인 후기, 할인 조건을 함께 따진다. 중국 로컬 화장품 브랜드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에서 매장을 늘리는 방식보다 온라인 판매와 현지 맞춤형 제품, 라이브커머스, 빠른 배송 체계를 강화하는 데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시장은 여전히 크지만, 그 안에서 살아남는 방식은 달라지고 있다. ◆ 외교와 시장에서 계속되는 중국 변수 중국은 미중 관계에서는 대만 문제를 앞세워 미국에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스포츠 산업에서는 거대한 시청자 기반을 바탕으로 중계권 협상력을 행사한다. 소비시장에서는 글로벌 브랜드에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준다. 세 분야는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보여준다. 외교에서는 미국과 전략 경쟁을 벌이고, 시장에서는 세계 기업과 국제기구가 쉽게 외면하기 어려운 규모를 갖고 있다. 미중 관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될수록 중국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대만과 기술, 통상 갈등이 다시 커지면 기업과 국제 스포츠 단체도 외교 변수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외교와 산업, 소비시장 모두에서 세계 경제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2026-07-07 17: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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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콘텐츠·AI·미래차에 돈 몰린다
[경제일보] 중국이 디지털 콘텐츠와 인공지능(AI), 스마트 모빌리티를 묶어 신성장 산업을 키우고 있다. 라이브 방송과 숏폼 콘텐츠 시장은 2200억위안을 넘어섰고, 지방정부는 AI 에이전트 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업계는 전동화와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을 앞세워 소비자 취향 변화에 맞춘 신차를 내놓고 있다. 중국 경제가 부동산과 전통 제조업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콘텐츠 소비와 AI 서비스, 전기차 산업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 라이브·숏폼, AI 만나 산업으로 커졌다 중국인터넷공연(라이브·숏폼)산업발전보고서(2025~2026)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온라인 공연 산업 매출은 2213억6000만위안으로 전년보다 4.1% 증가했다. 라이브 방송과 숏폼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소비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시장 규모도 커졌다. 이 시장의 변화는 단순히 방송을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데 있지 않다. 콘텐츠 제작부터 광고·판매, 팬 관리, 플랫폼 운영까지 하나의 산업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개인 진행자와 중소 제작사도 짧은 영상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다. 전통적인 방송·광고 시장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고, 판매와 홍보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도 시장 확대의 배경이다. 생성형 AI는 이 과정에 더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영상 기획안을 만들고, 자막과 번역을 붙이며, 짧은 영상을 편집하고, 이용자 반응을 분석하는 데 AI가 활용된다. 가상 진행자와 자동 응답, 개인별 콘텐츠 추천도 늘고 있다. 콘텐츠 제작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플랫폼 입장에서는 이용자를 더 오래 붙잡을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다만 AI가 콘텐츠 산업의 성장만 돕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 침해와 허위 광고, 가짜 영상, 플랫폼 의존 문제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콘텐츠 공급이 늘어날수록 무엇이 사람이 만든 창작물이고, 무엇이 자동 생성된 영상인지 구분하는 기준도 중요해진다. ◆ 우한 광구, AI 에이전트에 3년간 10억위안 중국 지방정부도 AI 산업을 직접 키우는 데 나서고 있다. 우한 동호신기술개발구, 이른바 광구는 최근 ‘광구 AI 에이전트 유치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3년 동안 정책 지원과 컴퓨팅 자원, 펀드, 인재 육성에 10억위안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목표도 구체적이다. AI 에이전트 혁신기업 100개를 키우고, 관련 제품 1000개를 내놓으며, 개발자 1만명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안에 가용 연산능력을 1만P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P는 AI 학습과 추론에 쓰이는 연산능력 단위인 페타플롭스(PFLOPS)를 뜻한다. AI 에이전트는 질문에 답하는 챗봇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다.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정보를 찾고, 문서를 정리하고, 예약과 주문, 일정 관리 같은 작업을 스스로 처리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 상담과 사내 문서 관리, 공장 운영, 판매 분석에 붙일 수 있다. 광구는 광통신과 반도체, 대학·연구기관이 밀집한 지역이다. AI 산업을 이곳의 기존 제조업과 연결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올해 1~5월 광구 AI 산업 규모는 400억위안을 넘어섰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다. 광구는 연내 AI 산업 규모가 1000억위안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자동차는 전동화 넘어 ‘생활형 고급차’ 경쟁 자동차 산업에서는 스마트 전동화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지리자동차 계열 브랜드 링크앤코(Lynk & Co)는 최근 스포츠 왜건 ‘07GT’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사전 판매에 들어갔다. 링크앤코 07GT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모델이다. 28.3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탑재했고, 중국 CLTC 기준 총주행거리는 1422㎞다. 장거리 이동과 주말 레저 수요를 겨냥해 적재공간을 키우고,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고급 운전자 보조 기능을 넣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이제 전기차를 얼마나 싸게 만드느냐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워졌다.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빠르게 늘면서 브랜드별 차별화가 필요해졌다. 링크앤코가 왜건을 앞세운 것도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 시장에서 다른 소비층을 찾기 위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뿐 아니라 운전자 보조 시스템, 차량용 소프트웨어, 승차감, 적재공간까지 경쟁 요소로 삼고 있다. 전동화가 자동차 시장의 기본 조건이 되자, 이제는 차량을 어떻게 쓰고 즐길 것인지가 상품성을 가르는 요소가 되고 있다. ◆ 소비형 콘텐츠에서 산업형 AI로 세 분야는 겉으로 보면 서로 거리가 있어 보인다. 라이브·숏폼은 소비시장이고, AI 에이전트는 기업용 기술이며, 스마트 모빌리티는 제조업에 가깝다. 그러나 중국의 최근 투자 흐름은 이들을 따로 두지 않는다. 콘텐츠 산업은 AI를 활용해 제작과 유통 비용을 낮추고, AI 에이전트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업무 방식을 바꾸려 한다. 자동차는 배터리와 반도체, 소프트웨어, 통신기술을 한데 묶은 이동형 디지털 기기가 되고 있다. 중국이 노리는 것은 새로운 산업을 각각 키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거대한 소비시장과 제조업 기반, 지방정부의 투자 여력을 결합해 콘텐츠·AI·자동차가 서로 수요를 만들게 하는 방식이다. 물론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콘텐츠 산업은 과잉 공급과 규제 문제를 풀어야 하고, AI 에이전트는 실제 기업 현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 잡아야 한다. 자동차 기업은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 중국 경제가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는 분명히 드러난다. 소비자가 시간을 쓰는 콘텐츠 시장, 기업이 비용을 줄이려는 AI 서비스, 이동 방식이 바뀌는 자동차 산업에 자금과 정책이 몰리고 있다. 이 분야들이 실제 고용과 수익, 수출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중국의 다음 성장 단계를 가를 전망이다.
2026-06-30 17: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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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모델 경쟁' 넘어 공장과 소비시장으로 들어간다
[경제일보] 중국이 인공지능(AI)을 제조업과 소비시장, 공급망에 접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때 중국 AI 업계는 수백 개 모델이 쏟아지는 ‘백모대전’으로 불렸다. 지금은 누가 더 큰 모델을 내놓느냐보다, 누가 공장과 행정, 유통 현장에 먼저 안착하느냐가 더 중요한 경쟁이 됐다. 중국계 대형언어모델의 사용량 증가는 이런 변화를 보여준다. 해외 개발자용 AI 모델 플랫폼인 오픈라우터(OpenRouter) 집계에 따르면 중국계 모델의 주간 토큰 호출량은 최근 18조8100억개를 기록하며 8주 연속 미국계 모델을 앞섰다. 토큰은 AI가 문장을 이해하고 만들어내는 단위다. 호출량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이용자가 중국 모델을 실제 서비스와 개발 업무에 사용했다는 뜻이다. 다만 이 수치를 세계 전체 AI 시장의 절대적 점유율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오픈라우터는 여러 AI 모델을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한 플랫폼일 뿐, 모든 기업과 소비자의 AI 사용량을 담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중국 모델의 사용량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고, 오픈소스 모델이 많으며, 중국 안팎의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에 붙이기 쉽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AI, 공장과 행정·유통 현장으로 중국 AI 업계가 주목하는 곳은 거대한 내수시장과 제조업 현장이다. 중국에는 행정 서비스부터 전자상거래, 배달, 금융, 공장 운영까지 AI를 적용할 수 있는 수요처가 넓게 깔려 있다. 소비자 서비스에 AI 챗봇을 붙이고, 공장에서는 설비 이상을 감지하며, 유통업체는 재고와 배송 경로를 조정하는 식이다. 중국 정부도 AI를 소비와 서비스업에 결합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중국 상무부는 AI를 상품과 서비스 소비에 접목하기 위한 17개 조치를 발표했다. 가전제품을 단순 전자기기에서 지능형 기기로 전환하고,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기반 생활서비스 시장을 키우겠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가진 제조업 기반은 강점으로 꼽힌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센서, 통신장비, 로봇, 서버, 전력 설비를 한 공급망 안에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산업은 소프트웨어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냉각장치, 전력망, 광통신, 로봇과 각종 전자부품이 함께 필요하다. ◆ 공급망박람회에 들어온 AI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에서도 AI는 가장 눈에 띄는 분야였다. 올해 박람회는 기존 ‘디지털 기술 공급망’을 ‘디지털·지능 기술 공급망’으로 넓히고, 별도의 AI 전시구역도 만들었다. AI 에이전트, 휴머노이드 로봇, AI 안경, AI 반도체 등이 한자리에 전시됐다. 박람회의 변화는 중국이 AI를 독립된 기술 산업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를 바꾸는 도구로 본다는 점을 보여준다. AI 에이전트가 기업의 주문과 재고, 고객 응대를 맡고, 로봇이 물류센터와 공장에 들어가며, AI 안경 같은 기기는 소비재 시장으로 이어진다. 반도체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광통신 기업이 함께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공급망을 쉽게 떼어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이자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풍력 설비 생산이 집중된 곳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첨단 제조업을 한꺼번에 늘리려면 중국의 생산 능력과 부품 조달망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 적지 않다. 물론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와 기술 규제는 중국 AI 산업의 부담이다. 고성능 AI 칩 확보에는 여전히 제약이 있다. 중국이 AI 모델의 이용량과 응용 서비스에서 성과를 내더라도, 최첨단 반도체와 핵심 장비에서는 미국 기업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과제는 남아 있다. ◆ 맥도날드가 보는 중국 공급망 글로벌 소비기업의 움직임도 중국 시장의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맥도날드 중국 법인은 중국에서 쓰는 식재료의 90% 이상을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다. 단순히 중국에 매장을 내는 수준을 넘어, 농축산물과 가공식품, 물류, 냉장유통을 현지 공급망 안에서 해결하는 방식이다. 맥도날드는 올해도 약 1000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중국의 모든 성급 행정구역에 매장을 두게 되면서 앞으로는 베이징·상하이·광저우 같은 대도시보다 중소도시와 지방 시장의 비중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매장 확장은 소비시장 공략이지만, 그 뒤에는 식재료 조달과 냉장물류, 배달, 모바일 주문 시스템이 함께 따라붙는다.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이 보는 것은 소비자 수만이 아니다. 대규모 생산과 빠른 배송, 디지털 결제, 지역별 유통망을 한 번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중국의 소비 회복이 기대만큼 빠르지 않더라도, 기업들이 공급망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다. 중국은 제조업 국가에서 AI 강국으로 단숨에 바뀌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첨단 반도체와 핵심 소프트웨어, 고급 인재 확보를 놓고는 여전히 미국과 경쟁해야 한다. 그렇지만 AI가 공장과 유통, 행정, 소비 서비스에 들어가는 속도만 놓고 보면 중국은 이미 큰 시험장을 갖고 있다. 중국이 노리는 것은 AI 모델 하나의 성능 경쟁이 아니다. 값싼 AI를 빠르게 보급하고, 제조업과 물류망에 연결해 산업 비용을 낮추며, 소비자 서비스까지 넓히는 일이다. 공급망과 내수시장을 함께 가진 나라만 할 수 있는 방식이다.
2026-06-24 17: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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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소비는 더디고 전자상거래·첨단산업은 커졌다
[경제일보] 중국 경제가 전자상거래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보강하고 있다. 소비 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다. 백화점과 브랜드 전문매장 매출은 줄었고, 자동차 판매 부진도 전체 소비를 눌렀다. 그러나 온라인 소비와 외식,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산업 부문에서는 발명특허와 고기술 제조업 투자가 늘며 성장의 무게중심이 전통 제조업에서 첨단 제조업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푸둥공항 전자상거래 수출입 월간 최대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의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수출입 규모가 월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푸둥공항 항구의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수출입 신고 건수는 8137만건, 거래액은 85억92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4%, 37.4% 증가했다. 신고 건수와 거래액 모두 월간 기준 역대 최대다. 올해 1~5월 누계로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푸둥공항 항구의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수출입 신고 건수는 3억4500만건, 거래액은 364억1500만위안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8%, 10.6% 늘었다. 품목을 보면 중국 전자상거래의 방향이 드러난다. 수출에서는 플라스틱 제품, 의류·신발·가방, 생활용품이 여전히 주력이다. 수입에서는 개인관리·화장품, 패션 의류, 경량 사치품이 중심을 이뤘고 게임기, 캠핑 장비, 스포츠용품 같은 여가 상품 수요도 늘었다. 푸둥공항 실적은 중국 소비와 무역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해외 판매를 늘리고 있고, 중국 소비자는 해외 소비재를 온라인으로 사들이고 있다. 대형 오프라인 유통이 예전만큼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항공 물류와 전자상거래가 결합한 소비 흐름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내수 회복은 완만, 온라인과 외식이 버팀목 내수 소비는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속도는 완만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5월 사회소비품 소매판매 총액은 20조6031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비품 소매판매액은 19조22억위안으로 2.7% 늘었다. 자동차를 빼면 증가율이 높아진다는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자동차 판매 부진이 전체 소비 지표를 끌어내렸다는 뜻이다. 중국 소비가 모두 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고가 내구재 소비가 강하게 살아나지 못하면서 전체 회복세가 제한되고 있다. 소비 유형별로는 외식이 상품 판매보다 나았다. 1~5월 상품 소매판매액은 18조2543억위안으로 1.2% 증가한 반면 외식 매출은 2조3488억위안으로 3.1% 늘었다. 소비자들이 큰 돈이 드는 상품 구매에는 신중하지만, 외식과 생활 서비스 소비는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온라인 소비도 소비시장을 받치고 있다. 1~5월 중국의 온라인 상품·서비스 소매판매액은 8조3177억위안으로 5.9% 늘었다. 온라인 상품 판매는 5조2718억위안으로 5.0% 증가했고, 온라인 서비스 판매는 3조459억위안으로 7.6% 늘었다. 먹거리와 의류, 생활용품의 온라인 판매도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오프라인 유통의 부진은 남아 있다. 일정 규모 이상 유통업체 가운데 편의점과 슈퍼마켓 매출은 각각 6.8%, 3.6% 증가했지만 전문점과 백화점, 브랜드 전문매장은 각각 1.2%, 1.8%, 7.6% 감소했다. 생활필수형 소비는 버티지만, 브랜드 중심의 선택 소비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소비의 현재 모습은 선명하게 엇갈린다. 온라인, 외식, 생활밀착형 유통은 살아있지만 백화점과 브랜드 전문매장, 자동차 소비는 부진하다. 소비 회복이 진행 중이라기보다 소비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특허·고기술 제조가 산업 성장 이끌어 산업 부문에서는 기술 혁신이 성장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의 발명특허 등록 건수는 37만2000건으로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고기술 제조업은 산업 성장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고, 장비 제조업도 제조업 회복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투자 증가세도 첨단 분야에 집중됐다. 1~5월 전자회로 제조업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0.9% 늘었다. 리튬이온전지 제조업 투자는 24.9%, 항공기 제조업 투자는 19.7% 증가했다. 전자회로와 배터리, 항공기 제조는 중국이 전략산업으로 키우는 분야다. 내수만으로 성장세를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첨단 제조업 투자가 경제의 하단을 받치고 있다. 인공지능과 양자기술 등 신산업 육성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제조 현장에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데이터와 자동화 기술을 생산 과정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양자기술도 통신, 반도체, 보안, 연산 분야와 연결되는 전략기술로 분류된다. 소비시장에서도 기술 제품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1~5월 스마트 안경을 포함한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소매판매액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아직 전체 소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지만, 소비 둔화 속에서도 신기술 제품에는 지갑을 여는 수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성장 방식 바꾸는 중국 경제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부담은 여전하다. 부동산 경기 부진은 가계 심리를 누르고 있고, 청년 고용과 소득 기대도 소비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 5월 한 달 사회소비품 소매판매 총액은 4조1090억위안으로 전년 동월보다 0.6% 감소했다. 누계 지표는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월간 지표에는 약한 소비 심리가 반영됐다. 그럼에도 중국 경제가 멈춰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성장의 축이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부동산과 인프라, 전통 제조업이 성장의 큰 부분을 떠받쳤다. 지금은 전자상거래, 첨단 제조, 배터리, 인공지능, 웨어러블 기기 같은 분야가 그 자리를 조금씩 메우고 있다. 푸둥공항의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증가는 중국 플랫폼과 물류망이 해외 소비자와 중국 소비자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회소비품 소매판매 지표는 중국 내수가 아직 강한 회복세에 올라서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발명특허와 고기술 제조업 투자는 중국이 경기 둔화 속에서도 첨단산업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당국이 첨단 제조업과 기술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수 소비가 빠르게 살아나기 어렵다면 산업 경쟁력으로 성장의 기반을 보강해야 한다. 전자상거래는 소비와 수출을 잇고, 첨단 제조업은 산업 고도화와 수출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기술 혁신과 산업 전환은 단기간에 소비 부진을 모두 메우기 어렵다. 특허와 투자가 늘어도 기업 수익과 고용, 가계소득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져도 백화점과 자동차 판매 부진을 곧바로 상쇄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 경제는 지금 과거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새 동력을 찾는 과정에 있다. 소비는 천천히 회복되고, 전자상거래는 국경을 넘어 커지고 있으며, 첨단 제조업은 투자와 특허를 바탕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이 변화가 통계상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기업 실적과 고용, 가계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2026-06-16 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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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시장, AI로 고객 잡고 자산관리로 돈 몰린다
[경제일보] 중국 소비시장에서 기업과 가계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기업은 인공지능(AI)과 스마트 제조를 앞세워 비용을 줄이고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가계 자금은 낮아진 예금금리를 피해 은행 자산관리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소비 회복이 더딘 중국 시장에서 기업과 금융권이 각자 살 길을 찾는 모습이다. 바이두 스마트클라우드는 12일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AI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을 내놨다. 대상은 외식 프랜차이즈와 유통 브랜드다. 선정 기업은 AI 마케팅 플랫폼 ‘호지(Hogee)’를 2~3주 동안 무료로 이용하고, 별도 프로젝트 지원도 받을 수 있다. 호지는 마케팅 업무를 나눠 처리하는 기업용 AI 솔루션이다.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온라인 여론을 분석하며, 홍보 문구와 이미지 등 콘텐츠 제작도 돕는다. 소셜미디어 운영과 판촉 전략 수립까지 맡는다. 사람이 일일이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광고 소재를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영업 현장의 반복 업무를 대신하는 구조다. 바이두가 월드컵을 앞세운 것도 이유가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외식, 유통, 배달, 간식, 주류, 생활소비재 업종에 마케팅 수요를 만든다. 다만 중국 소비시장은 예전처럼 돈을 쓰면 바로 매출이 오르는 시장이 아니다. 할인 경쟁은 심해졌고, 소비자는 가격과 혜택을 더 따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광고비를 무작정 늘리기 어렵다. 적은 비용으로 고객 반응을 빠르게 읽고, 매장과 온라인 채널을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해졌다. 중국의 최근 소비 지표도 이런 변화를 설명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4월 사회소비품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4월 한 달 증가율은 0.2%에 그쳤다. 음식점과 온라인 판매 일부는 버티고 있지만, 전체 소비의 힘은 강하지 않다. 기업들이 AI 마케팅을 실험용 기술이 아니라 실제 매출 관리 수단으로 보는 배경이다. 중국 시장을 향한 글로벌 기업의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로레알은 중국 쑤저우 공장 설립 30주년을 맞아 스마트 제조 시설 확충 계획을 공개했다. 쑤저우 공장은 로레알이 중국에 세운 첫 생산기지다. 현재는 로레알의 전 세계 생산망 가운데 가장 큰 공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로레알은 이번에 UPX 2기 스마트 제조공장 가동도 알렸다. 이 공장에는 AI 기반 품질 검사 기술이 도입됐다. 생산 과정에서 불량 여부를 사람이 육안으로만 확인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제품 상태를 더 빠르고 균일하게 점검하는 방식이다. 화장품 산업은 제품 종류가 많고, 포장과 품질 기준도 까다롭다. AI 품질 검사는 생산 속도를 높이면서도 불량률을 낮추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로레알의 선택은 중국 시장의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중국 소비가 둔화됐다고 해서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발을 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기 수요가 남아 있다고 보는 기업은 생산과 물류, 품질관리 체계를 더 촘촘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거대한 소비시장이고, 동시에 제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산업 기반을 갖춘 곳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다른 변화가 진행 중이다.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 자산관리 상품으로 자금이 다시 들어오고 있다. 중국 은행권 자산관리 상품 규모는 5월 말 기준 31조6500억위안으로 늘었다. 5월 한 달 동안 대형 은행계 자산관리회사들의 잔액도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예금금리 하락으로 정기예금의 매력이 줄어든 점을 주요 배경으로 보고 있다. 중국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추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출금리 하락과 경기 둔화로 은행의 이자마진이 줄어든 상태에서 높은 예금금리를 계속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행으로서는 조달비용을 낮춰야 하고, 예금자는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찾게 된다. 그 사이에서 자산관리 상품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자산관리 상품이 예금의 완전한 대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5월 말 기준 평균 수익률은 2.08% 수준에 머물렀다.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 과거 중국의 은행 자산관리 상품은 예금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투자 상품이라는 점을 분명히 봐야 한다. 중국 금융기관들도 이 점을 의식하고 있다. 당분간은 채권 중심의 안정적 운용을 유지하되, 여러 자산을 섞은 상품을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 고객은 많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고위험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기는 어렵다. 결국 중국 소비시장과 금융시장의 변화는 한 지점에서 만난다. 성장률이 낮아진 시장에서는 돈의 움직임이 더 신중해진다. 기업은 광고비와 생산비를 아끼기 위해 AI와 스마트 제조를 찾는다. 가계는 예금보다 나은 수익을 찾지만, 큰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는 않는다. 중국 경제의 과제도 여기에 있다. AI 마케팅과 스마트 제조는 기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자산관리 상품 확대는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으면 기업의 기술 투자도 매출로 이어지기 어렵다. 금융상품으로 옮겨간 돈도 결국 실물경제의 회복 기대가 있어야 오래 머문다. 중국 시장은 지금 기술과 금융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관건은 소비자의 체감 경기다. 기업이 더 정교하게 팔고, 공장이 더 똑똑하게 생산해도 소비자가 내일을 불안하게 보면 시장의 회복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2026-06-12 16: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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