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건
-
LS전선 구본규 리더십…'초고압·해저케이블' 날개 달고 2030년 매출 10조 목표
[경제일보] LS전선이 일반 전선 중심 사업에서 초고압·HVDC·해저케이블 등 고부가 전력 인프라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구본규 대표는 기존 전선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형 전력망 프로젝트 수주와 해외 생산거점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따라 전력망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북미를 중심으로 사업 기회도 늘고 있다. LS전선은 국내외 생산능력 확대와 해외 거점 확보를 통해 수주 기반을 넓히고 있지만, 대규모 선행 투자로 높아진 부채 부담과 수익성 관리는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초고압·HVDC 기술력 확보…대형 전력망 수주로 연결 LS전선은 전력·통신 케이블을 생산하며 국내 전선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확대해왔다. 이후 일반 전력케이블에서 초고압케이블로 기술 영역을 넓혔고, 장거리·대용량 송전에 적합한 HVDC 케이블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LS전선은 지난 2007년 세계에서 네 번째로 HVDC 케이블 개발에 성공하며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구본규 대표가 LS전선의 경영 전면에 선 이후에는 이 같은 기술력을 해저케이블과 글로벌 전력 인프라 사업 확대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구 대표는 2024년 대표 취임 이후 해저케이블과 AI 데이터센터 전력 사업을 주요 성장 분야로 제시하고, 오는 2030년 매출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해저케이블 생산능력 확대도 구 대표 체제에서 속도를 냈다. LS전선은 2024년 약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5동 증설에 나섰고, 지난해 7월 준공했다. 이번 증설로 HVDC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4배 이상 확대됐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제조와 시공을 연결하는 사업 구조도 강화했다. 구 대표는 2024년 LS마린솔루션 대표를 겸임하며 케이블 제조와 해상 시공 부문의 연계를 강화했다. LS마린솔루션의 해저케이블 포설 역량을 활용해 단순 케이블 공급을 넘어 프로젝트 수행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현재 LS전선이 집중하는 분야는 초고압케이블과 HVDC, 해저케이블을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노후 전력망 교체가 진행되는 북미에서는 대규모 송전망 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고부가 케이블 수주를 확대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 사업 규모도 커지고 있다. LS전선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7조5882억원, 영업이익은 279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매출 6조2171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외형이 약 22% 커졌다. 수주 기반도 확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액은 7조63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약 22%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대형 전력망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수주 물량이 늘면서 향후 매출로 전환될 사업 기반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아시아로 생산망 확대…높아진 재무 부담은 과제 LS전선은 국내에서 키운 고부가 전력케이블 사업을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해 현지 생산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는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시에 약 6억8100만달러를 투자해 해저케이블 공장 LS그린링크를 건설하고 있다. 공장은 2027년 하반기 완공, 2028년 1분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미국 내 생산기지를 확보해 현지 전력망과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주에 대응하고 북미 시장에서 공급망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아시아 생산거점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LS전선과 LS에코에너지는 지난해 8월 베트남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베트남과 해저케이블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위한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 양측은 베트남 서남부 푸미항에 해저케이블 공장과 전용 부두 건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인허가 절차와 투자 규모, 지분 구조 등을 협의하고 있다. 해외 생산거점 확대에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해저케이블과 HVDC 사업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많은 만큼 생산설비와 관련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 미국 공장 건설 등 해외 투자가 이어지면서 LS전선의 투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LS전선의 연결 기준 부채총계는 2021년 3조6915억원에서 작년 6조8467억원으로 85.5%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24년 296.9%에서 2025년 317.5%로 높아졌으며, 올해 1분기 말에는 349.9%까지 상승했다. 총차입금도 작년 말 2조9666억원에서 올해 3월 말 3조6436억원으로 늘었다. 부채비율 상승에는 생산시설 투자에 따른 차입 증가 외에도 계약부채와 파생부채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LS전선이 대형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받은 선수금이 계약부채로 반영됐고, 교환사채 발행 과정에서 발생한 파생부채와 전기동 가격·환율 변동에 따른 파생상품부채도 부채 규모에 영향을 줬다.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만큼 재무 안정성을 관리하는 것도 과제로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해저케이블과 HVDC 사업은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수주가 이뤄지는 만큼 생산설비 확대가 이어질 경우 자금 운용 부담이 추가로 커질 수 있다"며 "수주 규모를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2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20 09:15:14
-
-
"전력 심장 변압기서 배전반까지"…AI 혁명, 숨은 주인공은 K-전력 3사
[경제일보] AI 산업의 주인공은 GPU와 HBM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주인공을 무대 위에 세우는 것은 전기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경쟁이 빨라지면서,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3사가 ‘뜻밖의 주전’으로 떠올랐다. 승부는 더 이상 초고압 변압기 하나에 머물지 않고, 변압기에서 차단기, 배전반, 마이크로그리드, ESS 연계 솔루션까지 전장이 넓어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는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945TWh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가장 중요한 증가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전력기기는 이제 낡은 인프라 교체산업이 아니라 AI 시대의 핵심 공급망이 됐다. 초고압의 HD현대, 배전으로 2막을 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에서 먼저 판을 키웠다. 지난 3월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있는 북미 생산법인 부지에서 제2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투자 규모는 약 2억 달러다.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하며, 공장이 가동되면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50퍼센트 늘어난다. 765kV급 변압기 제조와 시험 역량까지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공장 완공 이후 연간 약 2000억원의 추가 매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승부처는 배전기기로 옮겨가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날 청주 배전캠퍼스를 공개하며 AI 데이터센터발 수요가 초고압 변압기를 넘어 중저압 차단기와 배전설비로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 배전캠퍼스는 약 1161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배전기기 생산 거점이다. 이를 통해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500만대에서 850만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저압기기 생산라인 자동화율도 95퍼센트까지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초고압 변압기가 먼 거리의 전기를 받아들이는 송전망의 심장이라면, 배전설비는 데이터센터 안에서 전기를 실제로 쓰이게 만드는 혈관에 가깝다. 발전과 송전의 병목이 풀려도 마지막 구간의 배전설비가 부족하면 데이터센터는 제때 가동되기 어렵다. HD현대일렉트릭이 청주 배전캠퍼스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전력기기 호황의 2막이 ‘초고압’에서 ‘배전’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HD현대일렉트릭의 강점은 납기와 현지 대응력이다. 미국 앨라배마 초고압 변압기 공장, 울산 생산기지, 청주 배전캠퍼스를 연결하면 초고압과 중저압 제품을 함께 제안할 수 있다. 조선업에서 쌓아온 대형 프로젝트 관리 경험도 자산이다. 전력시장 관계자는 “여러 측면에서 볼 때 경쟁력은 충분하다”면서도, “배전기기 시장에는 LS일렉트릭이라는 기존 강자가 버티고 있는 만큼 배전 영역으로 보폭을 넓히려면 초고압 변압기에서 입증한 수익성과 품질 신뢰를 중저압 제품에서도 다시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효성, 765kV와 북미 수주잔액의 힘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변압기의 전통 강자다. 154kV, 345kV, 765kV 초고압 변압기 개발과 공급 경험을 쌓아왔고,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초고압 변압기 생산거점도 보유하고 있다. 또한 HVDC, ESS, 전력설비 자산관리 솔루션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주 흐름도 효성 쪽에 힘을 싣는다. 효성중공업 중공업 부문 1분기 신규 수주는 4조1745억원, 수주잔고는 15조1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북미 물량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미국 대형 송전망 운영사와 체결한 7871억원 규모 초고압 변압기 장기 공급계약은 국내 전력기기업계 단일 계약 기준 최대 규모다. 효성중공업의 강점은 ‘큰 전기’를 다루는 기술이다. 미국의 최상위 전력망인 765kV급 시장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대형 전력망 장비는 한 번 사고가 나면 고객사의 피해가 막대하다. 가격보다 품질, 납기보다 신뢰, 단품보다 장기 실적이 중요하다. 효성중공업은 이 분야에서 오랜 레퍼런스를 갖고 있다. 북미 수주잔고가 두터운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효성중공업의 과제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확장성이다. 효성중공업이 HVDC, ESS, 디지털 전력관리 솔루션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초고압 변압기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것은 분명하지만, AI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 솔루션까지 한꺼번에 공급하는 역량은 확인이 필요한 단계인 만큼 향후 ‘단품 강자’에서 ‘시스템 공급자’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LS, 데이터센터 안쪽을 파고드는 배전 강자 LS일렉트릭은 앞선 두 기업과는 출발점이 다르다. HD현대와 효성이 초고압 변압기에서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LS일렉트릭은 배전·차단기·스위치기어·자동화 솔루션에서 강하다. AI 데이터센터 전쟁이 송전망에서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망으로 들어갈수록 LS의 존재감이 커지는 이유다. LS일렉트릭은 지난 4월 북미 데이터센터 전력기기 공급 프로젝트로 1억1497만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또 5월에는 미국 빅테크 데이터센터에 약 7000만 달러 규모 배전기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고, 전날에는 미국 유타주 시더시티의 ‘LS일렉트릭 유타’ 생산기지 확장에 2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 1만3223㎡ 규모 시설을 7만9338㎡로 키우고, 2027년 초 가동하겠다는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의 1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연결 매출은 1조3770억원, 영업이익은 127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4%, 45% 증가했다. 주요 데이터센터, 반도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초고압 변압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고, 전체 수주잔고도 5조643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LS의 승부처는 데이터센터 내부다. 순간적인 전력 이상은 서버 장애와 데이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진공차단기, 배전반, 저압·중압 변압기, ESS 연계 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진다. LS는 이 영역에서 제품군과 자동화 솔루션을 함께 갖고 있다. 전력망의 ‘마지막 구간’을 장악할 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AI 전력망 승부처는 ‘종합 대응력’ 이들 세 기업은 전력기기 호황을 타고 공격적인 전략을 확대하고 있지만, 경쟁의 핵심은 수주액 자체보다 납기, 품질, 원가 관리, 현지 대응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아울러 AI 전력망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변압기 한 대가 아닌 데이터센터 안쪽까지 안정적으로 책임지는 종합 역량이라는 점에서 복잡해진 전력망을 감당하는 기업이 AI 인프라 시대의 또 다른 주전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시대의 승자는 수주액이 가장 큰 기업이 아니라 약속한 날짜에 납품하고 데이터센터 안쪽까지 안정적으로 책임지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HD현대·효성·LS의 격돌은 단순한 장비 경쟁이 아니라 AI 인프라 시대 한국 제조업의 새 시험대”라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3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30 09: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