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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오픈AI 협력, '칩 이후' 설계해야
[경제일보] 삼성전자와 오픈AI의 관계가 흥미로운 단계로 들어섰다. 삼성은 오픈AI가 필요로 하는 첨단 반도체를 만들고, 동시에 오픈AI가 만든 인공지능을 회사 안에서 대규모로 사용한다. 한쪽에서는 공급자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고객이다. 글로벌 AI 산업의 가치사슬이 얼마나 빠르게 뒤섞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오픈AI는 지난 9일 서울에서 삼성전자와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 협력이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기술이나 생산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역시 고객 관련 사안이라며 세부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계기로 시작된 양사의 관계가 메모리 공급을 넘어 차세대 칩 연구·생산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 오픈AI의 설명이다. 반대 방향의 거래도 이미 크게 열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국내 전 임직원과 전 세계 DX부문 직원에게 ChatGPT Enterprise와 Codex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오픈AI는 이를 자사의 역대 최대 규모 기업 도입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연구개발과 제조, 소프트웨어 개발, 제품기획과 마케팅까지 사용 영역도 넓다. 한국 기업들의 AI 도입 속도는 더 가파르다. 오픈AI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기업·기관의 ChatGPT Enterprise 이용자는 1년 전보다 약 28배 늘었다. 불과 1년 사이 생성형 AI가 일부 개발자의 실험도구에서 기업 업무의 기반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모두 반길 일이다. AI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삼성이라고 예외일 이유가 없다. 기업은 국적이 아니라 성능과 생산성을 보고 도구를 선택해야 한다. 오픈AI가 삼성의 반도체를 필요로 하듯 삼성도 오픈AI의 모델과 개발도구를 활용해 연구개발 속도를 높이고 업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이 부분에서 하나의 질문이 생긴다. "삼성은오픈AI에 무엇을 팔고, 오픈AI를 쓰면서 무엇을 자기 것으로 남길 것인가." 이번 협력의 진짜 쟁점은 여기에 있다. 한국은 AI 시대의 핵심 생산국이다. 오픈AI와 삼성이 지난해 맺은 협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스타게이트에 필요한 첨단 메모리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오픈AI가 예상한 메모리 수요는 웨이퍼 투입량 기준 월 최대 90만장에 달한다. 삼성은 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까지 갖춘 몇 안 되는 종합 반도체 기업이기도 하다. AI 붐이 거세질수록 이런 생산능력의 가치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칩 공급자’라는 역할 자체를 낮춰 볼 이유는 없다. 세계가 원하는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은 한국 산업이 수십 년간 쌓아 올린 힘이다. AI 서버 한 대도 메모리와 반도체 없이 돌아가지 않는다. 문제는 거기에서 가치사슬이 끝날 때다. 삼성이 첨단 칩을 공급하고 그 칩 위에서 돌아가는 AI 모델과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다시 해외 플랫폼에서 사오는 구조가 굳어질 경우 한국은 AI 시대에도 익숙한 위치에 머물 수 있다. 제조는 강하지만 플랫폼은 약하고, 부품은 팔지만 서비스를 사는 구조다. 반도체와 AI 소프트웨어의 사업 구조는 다르다. 반도체는 생산해 납품하면 매출이 발생한다. 기업용 AI는 고객의 업무 안으로 들어가 매일 사용된다. 개발자가 코드를 짜고 연구원이 자료를 분석하며 생산현장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플랫폼은 업무 방식 자체의 일부가 된다. 사용이 늘수록 생태계와 개발 경험, 서비스 매출이 함께 쌓인다. 때문에 AI 플랫폼 기업들은 오히려 아래로 내려오고 있다. 오픈AI는 모델 개발에 머물지 않고 브로드컴과 자체 AI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다. 9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직접 개발한 AI 모델을 자체 칩 설계에도 활용했고 이미 테이프아웃 단계까지 진행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칩이라는 하드웨어 영역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 움직임은 삼성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픈AI가 모델에서 칩으로 내려오고 있다면 삼성은 칩에서 AI로 올라가야 한다. 이 말은 삼성이 오픈AI와 경쟁할 범용 초거대 모델을 당장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막대한 자본을 들여 이미 앞서 있는 글로벌 플랫폼을 그대로 복제하자는 것도 아니다. 더 현실적인 목표가 있다. 오픈AI의 AI를 삼성 내부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삼성만이 가질 수 있는 AI 역량을 축적하는 것이다. 반도체 공정을 예로 들어보자. 수율이 왜 떨어지는지, 어느 장비에서 어떤 이상이 발생하는지, 공정조건을 어떻게 바꾸면 불량률이 낮아지는지에 대한 경험은 삼성의 생산현장에 있다. 수십 년간 축적한 제조 노하우는 범용 AI 기업이 돈을 주고도 단숨에 얻기 어려운 자산이다. ChatGPT와 Codex를 활용해 엔지니어의 일을 빠르게 만드는 것은 첫 단계다. 그 다음은 그 도구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공정지식과 엔지니어링 경험을 AI 기술로 바꾸는 일이어야 한다. 생산 최적화와 반도체 설계, 품질관리와 장비 유지보수에 특화된 AI 역량이 삼성 내부에 남아야 한다. 그래야 AI 사용료가 비용으로 끝나지 않고 경쟁력으로 전환된다. 이 대목에서 지난해 삼성SDS와 오픈AI가 맺은 협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삼성SDS는 스타게이트 AI 데이터센터의 설계·구축·운영뿐 아니라 오픈AI 모델을 기업 업무에 도입하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구축·운영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이 단순히 오픈AI의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용 AI 사업에 참여할 통로도 이미 열려 있다는 뜻이다. 이 방향을 더 키워야 한다. 삼성·오픈AI 협력의 성적표가 ‘삼성이 HBM을 얼마나 팔았는가’와 ‘삼성 직원이 ChatGPT를 얼마나 많이 사용했는가’라는 두 숫자로만 남아서는 부족하다. 차세대 칩을 함께 연구하면서 어떤 설계 역량을 쌓았는지, AI를 제조현장에 적용하면서 어떤 독자적인 시스템을 만들었는지, 삼성SDS가 기업용 AI 시장에서 얼마나 새로운 사업을 만들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여기에는 한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외부 기술의 활용과 내부 역량의 축적이 함께 가야 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노붐 오르가눔’에서 ‘지식과 인간의 힘은 서로 같은 것’이라고 했다. 원인을 알지 못하면 원하는 결과도 얻을 수 없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네 세기가 지난 AI 시대에도 산업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기술을 사용하는 것과 그 기술을 이해하고 자기 능력으로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오픈AI의 뛰어난 AI를 쓰는 것은 경쟁력이다. 하지만 어떤 기업이 외부 AI 없이는 핵심 업무를 개선하지 못하고, 그 과정에서 자기 기술과 사람이 자라지 않는다면 그것은 다른 종류의 의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글로벌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그 위에 자신의 데이터와 업무지식,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쌓는다면 협력은 산업 역량을 키우는 지렛대가 된다. 때문에 삼성·오픈AI 관계를 ‘누가 누구에게 종속되느냐’는 식으로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서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이 기회다. 오픈AI에는 삼성의 메모리와 반도체 제조능력이 필요하다. 삼성에는 최전선 AI 모델과 개발도구가 필요하다. 서로 필요한 것이 분명할 때 협상력도 생긴다. 중요한 것은 이 교환의 끝이다. 칩을 팔아 매출을 얻고 AI를 사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까지는 좋은 거래다. 하지만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은 그 거래가 끝난 뒤 무엇이 남았는지에 달려 있다. "삼성 내부에 AI를 이해하고 설계할 사람이 남았는가.", "제조 노하우가 독자적인 AI 역량으로 바뀌었는가.", "오픈AI와 함께 만든 경험이 삼성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이어졌는가." 이 세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 ChatGPT Enterprise 이용자가 1년 만에 28배 늘었다는 숫자도 같은 의미에서 읽을 필요가 있다. 한국 기업이 AI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사용자가 빨리 늘어나는 것과 AI 산업이 빨리 성장하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AI를 많이 쓰는 나라와 AI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파는 나라는 다르다. 한국이 후자로 가려면 삼성 같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세계적인 제조기업이 글로벌 AI를 가장 빨리 도입하고, 그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을 다시 제조 AI와 기업용 서비스로 만들어낸다면 한국은 반도체 강국이라는 강점을 AI 산업의 경쟁력으로 연결할 수 있다. 삼성과 오픈AI의 협력 확대를 반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픈AI가 삼성의 칩을 더 많이 사는 것도 중요하다. 삼성 직원이 오픈AI의 AI를 더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협력의 궁극적인 성적표는 다른 곳에 있어야 한다. 삼성이 칩을 팔고 AI를 사는 동안, 삼성과 한국에 어떤 AI 기술과 사업이 새로 남았는가. 공급자와 고객 사이에는 아직 넓은 공간이 있다. 삼성·오픈AI 협력이 그 공간을 한국의 기술과 사람, 서비스로 채우는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좋은 기술협력은 많이 사고 많이 파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거래가 끝난 뒤 서로에게 없던 능력이 남을 때 비로소 전략적 협력이 된다.
2026-09-10 09: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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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챗GPT 1년 새 28배…오픈AI, 한국서 '일하는 AI' 승부수
[경제일보] 오픈AI가 한국 오피스를 연 지 1년 만에 국내 기업·기관의 챗GPT 엔터프라이즈 이용자를 28배로 늘렸다. 인공지능(AI) 활용 영역도 단순 질의응답과 문서 요약을 넘어 조사·분석, 코딩, 법무 등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오픈AI는 국내 추론 인프라와 사이버보안, 광고 사업까지 영역을 넓혀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오픈AI 코리아는 9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한국 오피스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사업 성과와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대표는 “지난 1년은 한국 기업들이 AI에 무엇을 기대하는지가 훨씬 분명해진 시간이었다”며 “높은 수준의 지능이 실제 업무를 끝까지 수행하고 기존 시스템과 연결되며, 기업이 요구하는 보안과 통제 안에서 작동할 때 도입 속도와 깊이가 함께 커졌다”고 말했다. 오픈AI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챗GPT 엔터프라이즈 이용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8배 증가했다. 국내 챗GPT 주간 활성 이용자도 1년 전보다 35% 늘었다. 다만 실제 이용자 수와 계약 기업 수, 한국 사업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무 수행형 AI의 성장세는 더 가팔랐다. 국내 챗GPT 워크와 코덱스의 주간 활성 이용자는 지난 3월부터 6개월 동안 14배 증가했다. 워크는 앱과 파일을 이용해 자료를 조사·분석하고 결과물을 만드는 AI 에이전트이며, 코덱스는 코드 작성과 수정·검토 등을 수행한다. 김 대표는 “2023년에는 이메일을 작성하거나 번역하는 데 AI를 주로 썼고, 2024년 추론 모델이 나오면서 더 깊이 있는 작업이 가능해졌다”며 “지금은 에이전트가 다른 에이전트를 호출하고 서로 협력하면서 하나의 팀이 되는 변화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 활용은 개발 부서를 넘어 전사 업무로 번지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코덱스 이용 추이를 보면 엔지니어도 빠르게 늘지만 사용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분야는 법무였다”며 “재무와 인사, 회계, 마케팅, 영업에서도 실제 업무에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오픈AI 제품이 생성한 전체 출력 토큰 가운데 워크와 코덱스가 차지한 비중은 64%에 달했다. 일반 채팅 이용자가 훨씬 많지만 AI가 생산한 결과물의 분량은 업무 수행형 서비스에서 더 많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는 이용자 비율이나 생산성 개선 효과를 나타내는 수치는 아니다. 대표적인 대규모 도입 사례로 삼성전자와 서울대학교가 소개됐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임직원을 대상으로 챗GPT를 도입해 연구개발과 마케팅, 해외 영업, 생산 관리 등에 활용하고 있다. 서울대에서는 5만명에 가까운 학생과 교직원이 챗GPT와 코덱스를 연구·행정 업무 등에 사용하고 있다. 삼성과의 협력은 AI 이용을 넘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김 대표는 “가장 많이 진전되고 알려진 부분은 오픈AI가 만들고 있는 차세대 칩의 생산과 연구를 삼성과 함께 논의하는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연산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하고 생산해야 해 이 영역에서 긴 호흡으로 깊이 있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삼성SDS·삼성물산·삼성중공업이 오픈AI와 의향서를 체결하고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양 기술 분야에서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K그룹과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인프라 협력은 당초 예상보다 조율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김 대표는 “오픈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지난해 10월 생각했던 데이터센터의 모습과 지금 필요한 모습이 달라졌다”며 “예상보다 시간이 걸리지만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GPU 구성과 전력·냉각 설계 등을 다시 맞춰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업 고객의 데이터 주권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추론 인프라도 추진한다. 현재 챗GPT 엔터프라이즈와 챗GPT 에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고객은 데이터를 한국에 저장하는 ‘데이터 레지던시’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AI가 답변을 만드는 GPU 연산까지 국내에서 처리하는 ‘추론 레지던시’는 아직 제공되지 않는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 몇 곳과 논의하고 있다”며 “파트너 가운데 한 곳에 새로운 GPU가 들어오면 일부를 오픈AI 추론용으로 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제공 시점은 GPU 확보 이후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추론은 비용이 변수다. 김 대표는 “제한된 GPU를 사용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로컬 추론이 정말 필요한지 비용과 함께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산업이나 민감정보를 다루는 기업에는 국내 처리가 중요하지만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는 삼성SDS를 시작으로 협력 범위를 넓힌다. 삼성SDS는 오픈AI의 보안 프로그램 ‘데이브레이크’에 국내 기업 최초의 파일럿 파트너로 참여했다. 초기에는 삼성SDS와 삼성 관계사를 중심으로 취약점 탐지와 영향 검증, 패치 생성·시험 등에 AI를 활용한다. 챗GPT 광고는 국내에서 아직 시험 단계다. 오픈AI는 지난 6월 일부 무료·고(Go) 요금제 이용자에게 광고를 노출하기 시작했고 8월 한국 광고 전담팀을 구성했다. 김 대표는 “내부에서도 광고에 조심스러운 의견을 가진 직원이 많다”며 “광고가 들어갈 순간과 그렇지 않은 순간의 균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광고주 수와 매출은 한두 달 뒤 초기 성과와 함께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기업용 이용자 28배 성장은 한국 시장의 빠른 수용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증가율의 기준이 되는 실제 이용자 수와 계약 기업 수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은 한계다. 향후 국내 추론 인프라의 제공 시점과 가격, 기업 고객의 생산성 개선 수치가 공개돼야 오픈AI 한국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26-09-09 1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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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오픈AI 데이터센터에 150조원 보증…'순환금융' 논란 커진다
[경제일보] 엔비디아가 오픈AI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에 최대 1050억달러(약 149조원) 규모의 보증을 제공한다. 단순한 장비 공급을 넘어 고객의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금융 위험까지 떠안는 방식이다. 엔비디아는 이를 ‘순환금융’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고객의 장기 수요를 담보로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자사 인공지능(AI) 가속기 공급을 사실상 확보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엔비디아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파이크카운티에서 소프트뱅크 계열사인 SB에너지가 개발하는 ‘포츠파이크’ 데이터센터 캠퍼스와 관련해 최대 1050억달러 규모의 잔존가치 보증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이 시설을 20년간 임차한다. 1단계는 4.25기가와트(GW) 규모로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전체 캠퍼스는 최대 8GW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 구조를 뜯어보면 엔비디아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 SB에너지는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오픈AI는 장기간 임대료를 낸다. 엔비디아는 임대차 계약과 관련한 잔존가치를 보증하고 여기에 15억달러를 SB에너지에 직접 투자한다. 대신 엔비디아는 해당 데이터센터에 AI 가속기를 독점 공급한다. 데이터센터가 실제 가동되고 오픈AI가 임대료를 낼수록 엔비디아가 부담해야 할 잔여 위험도 줄어드는 구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논란이 불거지자 직접 반박했다. 그는 “이것은 순환금융이 아니다”라며 오픈AI가 임대료를 지급하고 데이터센터 용량이 가동되면 엔비디아의 잔여 위험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단순히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확실한 GPU 수요가 예상되는 곳에 공급망과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배치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자금의 방향보다 위험의 연결고리 다. 오픈AI가 데이터센터를 임차하고,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엔비디아는 오픈AI의 임대차 계약을 보증한다. 그리고 오픈AI가 필요로 하는 컴퓨팅 자원은 다시 엔비디아의 GPU로 채워진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돈이 한 바퀴 돌아 공급자에게 되돌아가는 순환금융은 아니더라도, 고객의 미래 수요가 공급자의 금융지원과 매출을 동시에 뒷받침하는 구조 라는 점에서 기존 반도체 사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특히 오픈AI처럼 비상장이고 전통적인 신용평가를 받는 방식이 제한적인 기업에게 엔비디아의 신용도가 금융 조달의 중요한 보강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엔비디아가 사실상 자신의 대차대조표를 활용해 오픈AI의 대규모 인프라 확장을 가능하게 만드는 셈이다. 반대로 엔비디아가 얻는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 엔비디아는 오픈AI가 2030년까지 약 12GW 규모의 자사 컴퓨팅 자원을 도입하기로 했으며, 오하이오 프로젝트의 2단계까지 확대될 경우 약 16GW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030년까지 약 6000억달러(약 850조원) 규모의 엔비디아 컴퓨팅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계산이다. 여기서 이번 거래의 본질이 드러난다. 엔비디아는 더 이상 GPU만 파는 기업이 아니다. GPU가 들어갈 데이터센터의 건설과 전력 확보, 자금조달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AI 인프라 생태계 전체를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엔비디아는 최근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회사들과 5000억달러 이상의 신규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등 자본 부담을 외부 투자자와 나누는 방식도 확대하고 있다. 전력도 변수다. 포츠파이크에는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SB에너지가 최대 10GW 규모의 발전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9.2GW는 천연가스 발전으로 추진된다. 미국 에너지부도 올해 3월 소프트뱅크와 SB에너지, 현지 전력회사와 함께 오하이오 지역에 10GW 규모의 신규 발전설비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보다 전력과 송전망을 확보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 AI 시대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텍사스 애빌린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오픈AI와 오라클은 올해 3월 애빌린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의 추가 증설 계획을 철회했다. 자금조달 협상이 길어진 데다 오픈AI의 수요 전망이 바뀐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후 미확보 용량을 메타가 임차하는 방안이 거론됐고, 엔비디아가 이 논의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빌린 사례가 AI 데이터센터의 수요 예측과 자금조달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줬다면, 오하이오는 그 문제를 엔비디아의 신용보강으로 풀어보려는 실험 에 가깝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를 데이터센터 사업자 혼자 감당하는 대신 GPU 공급자가 위험을 일부 나누고, 장기 임차인이 수요를 보장하는 구조다. 다만 이 방식이 AI 인프라 시장의 표준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가장 큰 위험은 오픈AI의 장기적인 현금흐름과 AI 컴퓨팅 수요다. 20년 임대계약이 체결됐다고 하더라도 AI 모델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지거나 새로운 컴퓨팅 구조가 등장하면 현재 예상한 GPU 수요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AI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한다면 엔비디아가 선점한 대규모 인프라가 막대한 매출 기반으로 돌아올 수 있다. 결국 이번 거래는 엔비디아가 AI 시대의 가장 중요한 병목인 컴퓨팅·전력·자본 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과거 반도체 기업의 경쟁이 더 빠르고 비싼 칩을 만드는 데 있었다면, 이제는 그 칩이 들어갈 데이터센터와 전력, 그리고 이를 건설할 자금까지 누가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이번 보증으로 실제 부담해야 할 금액은 최대 1050억달러 전체가 아니라 계약상 특정 조건이 발생했을 때의 잔존가치와 임대·전력 관련 위험에 한정된다. 그럼에도 단일 고객의 인프라에 이 정도 규모의 신용을 제공했다는 사실 자체가 AI 산업의 자본 구조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준다. ‘순환금융인가 아닌가’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오픈AI의 미래 수요를 믿고 엔비디아가 자신의 신용과 자본을 얼마나 더 투입할 것인가다. 이번 오하이오 프로젝트의 성패는 엔비디아가 단순한 GPU 공급자를 넘어 AI 인프라 금융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26-08-18 14: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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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이해진, 美서 젠슨 황 만난다…글로벌 AI 동맹 '총집결'
[경제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메모리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성형 AI 서비스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으로, AI 공급망 협력 확대와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 방안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그룹, 네이버, 엔비디아 주요 경영진은 이번 주 미국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라운드테이블 형식의 회동을 추진 중이다. 회동은 오는 24일 열리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최 회장, 이 의장, 황 CEO가 참석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도 참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회동이 성사될 경우 메모리 반도체와 AI 가속기(GPU), 생성형 AI 플랫폼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이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황 CEO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와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 네이버 등 주요 기업과 잇달아 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다시 한국 기업들과 회동을 추진하면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번 회동에서는 AI 인프라 확대를 위한 공급망 협력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하반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도 양사의 HBM4가 적용될 예정이다. 양사는 오픈AI의 자체 AI 칩에도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도 고성능 메모리를 공급하기로 협력한 바 있다.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플랫폼용 추론 칩 생산을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앤트로픽과 2나노 공정을 활용한 AI 칩 생산 협력도 논의하는 등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역할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는 AI 팩토리 구축을 중심으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팩토리는 GPU 서버와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설비 등 AI 인프라에 대규모 AI 모델과 클라우드 기술을 결합해 초대형 AI 연산을 수행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 개념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최근 제기된 AI 투자 둔화와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 우려를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고점 대비 조정을 받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향후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수요 역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6-07-22 09: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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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커 7X, 한 달 만에 사전예약 1000대…고성능·가성비 트림 수요
[경제일보] 지커코리아의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지커 7X'가 국내 출시 전부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가격대의 트림 구성과 고성능, 긴 주행거리를 앞세운 상품성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다. 6일 지커코리아에 따르면 7X는 지난 6월 5일부터 진행한 사전예약에서 약 한 달 만에 누적 예약 1000대를 돌파했다. 국내 소비자 수요를 고려해 프로(RWD), 맥스(RWD), 울트라(AWD) 등 3개 트림으로 제품군을 구성했다. 판매 가격은 각각 5299만원, 5999만원, 6999만원이다. 사전예약에서는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 트림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울트라는 전·후륜 듀얼 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645마력, 최대토크 72.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9초다. 고성능과 함께 효율성도 갖췄다. 환경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440㎞를 주행할 수 있으며 에어 서스펜션과 CATL의 100kW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적용해 주행 성능과 승차감을 높였다. 후륜구동 기반의 맥스 트림도 소비자 선택이 이어졌다. 울트라와 동일한 100kWh NCM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최고출력 421마력, 최대토크 45kg·m의 성능을 갖췄다.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환경부 인증 기준 483㎞다. 보급형인 프로 트림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다. 지커가 자체 개발한 75kWh 리튬인산철(LFP) '골든 배터리'와 후륜 싱글 모터를 적용해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성을 강조했다. 지커코리아는 사전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15일까지 트림별 혜택도 제공한다. 프로 트림은 프리미엄 컴포트 패키지를 기존보다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며, 맥스와 울트라 트림은 냉온장고 옵션을 무상 제공한다. 스타게이트 라이팅 또는 오토 도어 옵션 선택 시 최대 100만원의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국내 판매망과 서비스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를 낸다. 회사는 현재 운영 중인 전국 9개 전시장을 연내 14곳까지 확대하고, 제주를 포함한 전국 11개 서비스센터를 구축해 고객 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커코리아 관계자는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지커 브랜드와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2026-07-06 09: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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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전속력 AX"…SK, '1인 1 AI 에이전트'로 일하는 방식 바꾼다
[경제일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전반의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단순히 생성형 AI를 업무 보조 도구로 쓰는 수준을 넘어, 일하는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 사업 포트폴리오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에서 “360도 전방위로 전속력으로 AX에 돌입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올해 포럼은 경영전략회의와 이천포럼을 통합한 첫 행사로,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진행됐다. 최 회장은 AX의 출발점을 ‘일의 재정의’로 봤다. 그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먼저”라며 “우리의 일을 정확히 정의하고 AI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AI 도입 자체보다 어떤 업무를 바꾸고 어떤 성과로 연결할 것인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가 제안한 핵심 실행 도구는 ‘1인 1 AI 에이전트’다. 최 회장은 “지금 구성원의 90% 이상이 AI를 쓰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쓰는 AI를 넘어 조직 전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AI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 업무 효율을 높이는 ‘나의 AI’에서 벗어나 조직 지식과 업무 흐름을 연결하는 ‘우리의 AI’로 진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 회장은 자신도 여러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각 계열사 경영진과 구성원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수십 개의 회장 아바타들이 각 회사에 들어가 이야기를 듣고 다른 에이전트들과 함께 일하고 소통하도록 하겠다”는 언급은 상징적이다. 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과 현장 소통 방식까지 AI 기반으로 바꾸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최 회장이 말한 AX의 본질은 운영개선(O/I·Operation Improvement)이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을 정의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모든 과정이 O/I”라며 “AX는 O/I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AI를 별도 혁신 프로젝트가 아니라 비용, 생산성, 품질, 속도를 바꾸는 경영 기본기로 보겠다는 시각이다. SK의 AI 전략은 그룹 포트폴리오와도 맞닿아 있다. 최 회장은 AI 시대에 메모리부터 데이터센터 인프라, 에너지와 전기화 역량까지 풀스택으로 갖춘 기업은 드물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와 통신망, 에너지 계열사의 전력·전기화 역량을 하나의 AI 가치사슬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이 비전은 이미 대외 협력으로도 구체화되고 있다. SK는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관련해 HBM 공급과 AI 데이터센터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와도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메모리 협력, SK텔레콤의 기가와트급 AI 클라우드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AI 시대의 병목이 GPU만이 아니라 메모리, 전력, 냉각,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넓어지고 있는 만큼 SK가 가진 산업군을 하나의 패키지로 제시하려는 전략이다. 최 회장의 메시지는 SK의 미래를 ‘AI 인프라 그룹’으로 재정의하려는 선언에 가깝다. 과거 SK가 반도체, 통신, 에너지, 화학, 바이오 등으로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키워왔다면, 앞으로는 이 자산을 AI라는 공통 축으로 다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의 앞단을 맡고 SK텔레콤이 AI 클라우드와 서비스 접점을 만들며 에너지 계열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는 구조다. 과제도 분명하다. AX가 조직 성과로 이어지려면 계열사별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가 연결돼야 한다. AI 에이전트가 실제 의사결정과 현장 운영에 들어가면 보안, 권한, 책임, 검증 체계도 함께 정교해져야 한다. AI를 많이 쓰는 것과 AI로 돈을 버는 것은 다른 문제다. 최 회장이 “지금 전속력으로 전방위적인 AX를 실행하지 않는다면 절호의 기회는 다시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AI 인프라 경쟁은 속도전이다. 메모리 공급을 늘리고 데이터센터를 짓고 전력을 확보하는 기업만이 글로벌 빅테크와 협상할 수 있다. 내부 운영 혁신이 늦어지면 외부 사업 기회도 놓칠 수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스카이(SKAI)’로 명명된 AI 에이전트가 경영진 논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요약 발표하고 AI 패널이 토론에 참여했다. 이는 SK가 AI를 보여주기식 기술이 아니라 실제 회의와 의사결정 과정에 넣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의 미래는 이제 반도체 한 축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AI 시대의 승자는 칩을 만들고,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전력을 조달하고, 기업과 산업 현장에 AI를 적용하는 전 과정을 묶는 쪽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태원의 AX 주문은 SK 구성원에게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 요구이고 시장에는 SK가 AI 인프라 전쟁의 한가운데로 들어서겠다는 신호다. ‘1인 1 AI 에이전트’가 구호를 넘어 생산성, 비용 절감, 신사업 매출로 이어질 때 최태원의 AI 비전은 그룹의 다음 성장 공식이 될 수 있다.
2026-06-14 11: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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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트먼 방한 연기, 가벼운 일정 아니었다…韓 AI 동맹 숨고르기
[경제일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일정이 연기되면서 국내 인공지능(AI) 업계의 시선이 다시 쏠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개인 사정에 따른 일정 조정이지만 당초 예정됐던 회동의 무게를 보면 단순한 의전성 방문은 아니었다.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를 잇는 이번 일정은 오픈AI의 한국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트먼 CEO가 14~15일 예정했던 한국 방문 일정을 연기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방문 일정 전반이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측은 “한국은 오픈AI에 매우 중요한 나라이자 전략적 파트너”라며 국내 파트너들과 진행 중인 협력은 예정대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올트먼 CEO가 한국에 오려 했던 이유는 분명했다. 첫 축은 삼성전자다. 삼성과 오픈AI는 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내 생성형 AI 도입 등에서 접점을 넓히고 있다. 오픈AI가 초대형 AI 모델을 운영하려면 막대한 연산 자원과 메모리 공급망이 필요하다. 한국 반도체 기업은 이 경쟁에서 빠질 수 없는 파트너다.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예정됐던 ‘DX 인사이트 토크’도 단순 강연으로 보기 어렵다. 삼성은 최근 업무 전반에 생성형 AI를 도입하며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올트먼 CEO의 방문은 삼성 임직원에게 AI가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 설명하는 동시에 오픈AI 기술이 글로벌 제조기업 내부로 들어가는 상징적 장면이 될 수 있었다. 두 번째 축은 카카오다. 오픈AI와 카카오는 이미 한국형 AI 서비스 개발 협력을 추진해 왔다. 관심은 카카오톡과 챗GPT의 결합이다. 카카오톡은 국내 이용자의 일상 대화와 생활 서비스가 모이는 플랫폼이다. 오픈AI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챗GPT를 단순 앱이 아니라 국민 메신저와 연결된 생활형 AI로 확장할 수 있는 통로다. 네이버와의 회동도 의미가 작지 않았다.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AI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검색, 기업용 AI 역량을 갖춘 국내 대표 플랫폼이다. 오픈AI와 네이버는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가능한 관계다.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기업용 AI 시장에서는 협력 여지가 있지만 검색과 생성형 AI 서비스에서는 경쟁 구도도 형성될 수 있다. 이번 연기를 두고 해외 AI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오픈AI는 최근 미국 IPO를 비공개로 신청했고, 최대 1조달러 가치평가가 거론될 만큼 자본시장 이슈가 커졌다. 올트먼 CEO는 미국 워싱턴에서 AI 모델 출시 전 정부 승인 의무화에 반대하는 규제 대응에도 나선 바 있다. 오픈AI가 정책, 규제, 상장 준비, 인프라 조달을 동시에 진행하는 시점인 만큼 최고경영자의 일정 우선순위가 미국 현안과 맞물렸을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된 연기 사유는 개인 사정뿐이다. 그의 이번 방한은 중요했다. 오픈AI는 한국에 서울 사무소를 열고 국내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챗GPT 유료 이용자 기반이 크고 반도체와 통신망, 클라우드, 플랫폼, 개발자 생태계를 함께 갖춘 시장이다. 오픈AI가 한국을 전략 거점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방한 연기가 협력 차질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과의 인프라 협력, 카카오와의 서비스 협력, 네이버와의 클라우드·AI 접점은 CEO 방문 한 번으로 결정되는 사안이 아니다. 이미 실무 단계에서 이어지는 장기 의제에 가깝다. 오히려 다음 재방한 때는 단순 회동보다 구체적 성과가 요구될 가능성이 크다.
2026-06-12 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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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이 다시 한국 찾는 이유…삼성·네이버·카카오에 꽂힌 AI 승부수
[경제일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다시 찾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방한에 이어 글로벌 AI 리더들의 한국행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가 AI 패권 경쟁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오는 14일 오후 방한해 15일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 경영진과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지난해 삼성·SK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협력을 논의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이번 방한은 단순한 기업 방문보다 AI 인프라와 서비스 확장을 동시에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올트먼 CEO가 한국을 다시 찾는 배경에는 오픈AI의 세 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 첫째는 차세대 AI 모델을 구동할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보다. 둘째는 챗GPT를 기업 업무와 일상 서비스 안으로 확산하는 것이다. 셋째는 미국 중심의 AI 생태계를 아시아 주요 시장과 연결하는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다. 가장 큰 축은 삼성전자다. 올트먼 CEO는 15일 경기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DX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DX 인사이트 토크’에 참석해 ‘AI와 함께 일하는 시대’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이번 일정은 삼성전자 DX부문이 챗GPT,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클로드 등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업무에 공식 도입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삼성 입장에서는 생성형 AI 도입을 통해 업무 생산성과 조직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오픈AI 입장에서는 세계 최대 전자·반도체 기업 중 하나인 삼성 내부에서 챗GPT 활용 사례를 넓히는 효과가 있다. 이후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 노태문 DX부문장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의 회동에서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관련한 메모리 공급, HBM 등 AI 반도체 협력, 디바이스 기반 AI 서비스 확대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와의 만남은 이용자 접점이 핵심이다. 올트먼 CEO는 같은 날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카카오톡에서 챗GPT를 바로 사용할 수 있는 ‘ChatGPT for Kakao’를 출시했다. 이번 회동에서는 카카오톡 대화 맥락과 챗GPT 연계성을 강화하고 선물하기·지도·멜론 등 카카오 서비스와 AI 기능을 결합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네이버와의 회동은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검색·기업용 AI 협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AI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역량을 축적해온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이다. 오픈AI와 네이버가 협력할 경우 기업용 AI, 클라우드 인프라, 검색·콘텐츠 서비스에서 새로운 접점이 생길 수 있다. 다만 네이버가 자체 AI 생태계를 구축해온 만큼 협력과 경쟁의 경계 설정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번 방한의 기대효과는 기업별로 다르다. 삼성전자는 스타게이트 협력과 내부 AI 전환을 통해 메모리·디바이스·업무 혁신을 동시에 부각할 수 있다. 카카오는 챗GPT를 카카오톡 안에 더 깊이 넣어 이용자 체류와 서비스 확장성을 높일 기회를 얻는다. 네이버는 자체 AI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AI 기업과의 인프라·기업용 서비스 협력 가능성을 열 수 있다. 시장 시선은 선언보다 구체적 결과에 쏠린다. 스타게이트 협력이 실제 메모리 공급 계약과 데이터센터 투자로 이어질지, 카카오톡 안의 챗GPT가 이용자 경험과 매출 개선으로 연결될지, 네이버가 독자 AI와 글로벌 협력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올트먼의 방한은 한국 기업들이 AI 시대의 주변부가 아니라 핵심 공급망과 서비스 전선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는 AI의 심장이고, 플랫폼은 AI가 사람에게 닿는 통로다. 이제 남은 것은 글로벌 AI 리더와의 회동을 산업의 실체로 바꾸는 일이다. 한국 기업의 AI 동맹은 명함 교환이 아니라 계약과 제품, 이용자 경험으로 증명돼야 한다.
2026-06-11 15:5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