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8건
-
-
-
럭키크림서 배터리까지…'79년 전환 DNA' LG화학, 3대 엔진 가동
[경제일보] LG화학의 출발점은 거대한 석유화학 공장이 아니었다. 1947년 부산에서 만든 화장품 ‘럭키크림’이었다. 잘 팔리던 크림의 뚜껑이 쉽게 깨지자 창업주 구인회는 플라스틱에서 해법을 찾았다. 고객의 불편을 새로운 소재와 기술로 해결하려던 시도가 오늘날 LG화학으로 이어지는 시발점이 됐다. 락희화학공업사는 이후 플라스틱 빗과 비눗갑을 생산하며 소재기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생활용품을 팔던 회사가 제품을 구성하는 원료와 소재로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이후 79년 동안 되풀이됐다. 생활화학에서 플라스틱과 석유화학으로, 다시 전지와 정보전자소재·첨단소재·바이오로 주력 사업을 끊임없이 옮겼다. 석유화학 키우고, 배터리 준비한다 산업화가 본격화되면서 성장의 중심은 석유화학으로 이동했다. PVC와 ABS 등 합성수지 사업을 확대했고 여수 석유화학 단지를 중심으로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2000년대에는 LG대산유화와 LG석유화학을 잇달아 합병하며 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도 강화했다. 하지만 석유화학이 성장하는 동안 이미 다음 먹거리도 준비하고 있었다. LG화학은 1995년 2차전지 연구를 시작해 1997년 리튬이온전지 시제품을 만들었고, 1999년 국내 최초로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외환위기로 상당수 기업이 투자를 접던 시기에도 연구를 이어간 결과였다. 이후 2009년에는 GM의 양산형 전기차 볼트에 배터리를 단독 공급하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배터리가 독자적인 대형 사업으로 성장하자 회사는 다시 구조를 바꿨다. 2020년 전지사업을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다. 완제품 배터리는 떨어져 나갔지만 LG화학은 양극재 등 핵심 소재를 남겼다. 2024년에는 GM과 2035년까지 50만톤 이상의 양극재를 공급하는 24조7000억원 규모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배터리를 직접 만드는 회사에서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소재를 공급하는 회사로 역할을 다시 바꾼 셈이다. 바이오도 새로운 축으로 편입했다. LG생명과학을 합병한 데 이어 2023년 미국 항암제 기업 AVEO를 인수하며 글로벌 항암 신약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석유화학에 뿌리를 두면서도 성장산업이 등장할 때마다 축적한 기술과 자본을 새로운 시장으로 옮겨온 것이다. ‘전환의 DNA’가 이끈 컨버팅 LG화학은 올해 이 같은 사업 방식을 ‘기술이 강한 컨버팅(Converting) 회사’라는 비전으로 구체화했다. 다만 회사가 말하는 컨버팅은 단순히 업종을 바꾸거나 기존 사업을 신사업으로 대체한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LG화학 관계자는 “고객과 시장, 기술이 변화하는 영역에서 회사가 보유한 모든 기술과 역량을 결집해 사업을 가장 빠르게 변화시키는 활동”이라며 “단순한 소재 공급자를 넘어 고객의 제품 성능과 제조 공정까지 함께 설계하는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오랜 시간 축적한 원천 기술과 공정 노하우, 제품 기획·설계 단계부터 고객과 함께 맞춤형 기술과 공정 솔루션을 제안하는 역량이 경쟁력”이라며 “축적된 기술을 새로운 산업과 시장으로 빠르게 연결하는 기반이 된다”고 덧붙였다. 과거 럭키크림의 깨지는 뚜껑을 플라스틱으로 해결했던 방식과 맞닿아 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단순히 공급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문제를 기술로 해결한 뒤 그 기술을 새로운 시장으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LG화학이 79년 동안 반복해 온 사업 방식에 ‘컨버팅’이라는 이름을 붙인 셈이다. LG화학 역시 공식적으로 컨버팅을 단순 사업 전환이 아닌 고객의 제품 성능과 제조 공정까지 함께 설계하는 전략으로 설명하고 있다. 석화의 LG에서 반도체·로봇·항암으로 다음 전환의 목적지도 구체화됐다. LG화학은 2035년까지 연구개발(R&D)에 15조원을 투입하고 이 가운데 70%를 반도체·인프라, 모빌리티·로봇, 항암 신약 등 3대 핵심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통 화학사업 의존도를 낮추면서 기술 장벽과 성장성이 높은 사업으로 자원을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인프라에서는 AI 반도체 성장에 맞춰 첨단 패키징 소재를 집중 육성한다. 패키징용 접착제와 저유전·열관리 소재, 유리기판 등이 대상이다. 기존 PID·DAF·CCL 등 전자소재 경쟁력을 토대로 2030년 관련 사업을 매출 2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모빌리티는 전기차에서 로봇으로 영역을 넓힌다. 로봇 구조 소재와 정밀 구동·접합 소재를 개발하고 고객사와 공동개발을 통해 진입장벽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항암 신약에서는 글로벌 임상과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동시에 기술이전과 인수합병(M&A)을 활용해 파이프라인의 사업화를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다음 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회사를 성장시킨 석유화학의 체질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증설과 수요 부진이 겹치면서 장기간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국내 NCC 생산능력을 연간 270만~370만톤, 전체의 최대 25%가량 줄이는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도 지난해 12월 정부에 석유화학 사업재편안을 제출했지만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LG화학은 국내 최대 에틸렌·프로필렌 생산업체인 만큼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한복판에 있다. 결국 범용제품의 규모 경쟁보다 자동차·전자·반도체 등 고객 산업과 밀착된 고부가 제품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LG화학은 한 가지 사업을 79년간 지켜온 회사라기보다 기술을 들고 성장하는 산업으로 계속 이동해 온 회사에 가깝다. 화장품에서 출발한 플라스틱 기술은 석유화학으로 이어졌고, 화학과 소재 기술은 배터리와 전자소재로 뻗었다. 이제 그 끝은 AI 반도체와 로봇, 항암 신약을 향하고 있다. 과거의 성공이 다음 전환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발 석유화학 공급과잉과 전기차 시장 변화 속에서 기존 사업을 재편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의 수익성을 증명해야 한다. LG화학이 말하는 ‘컨버팅’의 진짜 시험대도 여기다. 79년간 회사를 키운 전환의 DNA가 또 한 번 LG화학의 주력 사업을 바꿀 수 있을지가 승부처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2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20 09:12:35
-
-
카카오, 비수도권 청소년 100명에 '피지컬 AI' 교육…AI 인재 저변 넓힌다
[경제일보] 인공지능(AI) 교육이 코딩과 이론 중심에서 실제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프로젝트형 교육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AI 교육 인프라와 경험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 청소년을 대상으로 기업들이 실습형 교육을 확대하는 가운데 카카오가 피지컬 AI와 바이브 코딩 등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미래 AI 인재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18일 카카오는 지난 14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카카오 AI 루키 캠프' 2기 수료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캠프에는 강원·경상·전라·제주·충청 등 비수도권 지역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학생 100명이 참여했다. 캠프는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AI·코딩 교육을 넘어 실제 결과물을 만드는 프로젝트형 교육 과정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는 참여 학생들이 AI 기술을 학습한 뒤 주변에서 해결할 문제를 직접 찾고 아이디어를 설계해 실제 작동하는 시제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이번 2기부터 교육 과정을 일부 개편했다. 1기에서는 캠프 현장에서 기술 학습과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고, 2기부터는 피지컬 AI 기초와 바이브 코딩 등을 온라인으로 미리 학습하도록 안내했다. 오프라인 캠프에서는 사전 학습을 바탕으로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피지컬 AI 교육을 위해 각종 센서와 디스플레이 모듈, 카메라와 마이크가 탑재된 개발 보드, 레이저 커팅기 등 실습 장비도 확충했다. AI가 소프트웨어 안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센서와 기기를 통해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인식하고 실제 동작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바이브 코딩 역시 학생들의 프로젝트 구현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코드를 작성하고 수정하는 방식으로 개발 과정의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학생들이 복잡한 프로그래밍 자체보다 자신이 해결하려는 문제와 서비스 구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카카오는 참여 학생들이 문제 발견 및 정의, 아이디어 설계, 핵심 기능 구현, 결과물 완성, 사용자 관점의 검증, 발표 등 AI 서비스 개발의 전 과정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각 팀에는 멘토가 배치돼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나 아이디어의 개선 방향에 대한 피드백도 제공했다. 최근 생성형 AI와 코딩 도구가 확산하면서 코드 작성 자체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이에 미래 AI 인재에게는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능력뿐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정의하고 AI를 적절한 방식으로 활용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캠프의 프로젝트 결과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나타났다. 대상은 '위시트(WE : SEAT)' 팀의 'AI 스마트 교통약자석'이 차지했다. AI를 활용해 교통약자 좌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문제 정의부터 솔루션 설계와 기술 구현·검증까지 종합적인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에는 카카오 임직원으로 구성된 '크루 심사단'과 현직 중·고등학교 교사로 구성된 '루키 티쳐스'가 참여했다. 특히 올해 처음 도입된 루키 티쳐스는 결과물의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학생들이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해결책을 설계했는지, 실제 구현 과정에서 어떤 성장 모습을 보였는지 등을 함께 평가했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업들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학생들이 AI 기술을 직접 접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교육 기회는 지역별로 차이가 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특히 AI 교육이 단순 이론 수업을 넘어 고가의 장비와 전문 인력이 필요한 실습형 교육으로 발전할수록 지역 간 교육 인프라 격차가 커지고 있어, 기업이 자체 교육시설과 인력을 활용해 비수도권 학생들에게 실제 AI 개발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 이러한 격차를 일부 보완하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 중 AI 루키 캠프 3기 참가자를 모집하고 내년 상반기 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다. 루키 티쳐스 역시 이번 캠프를 시작으로 비수도권 청소년의 AI 역량 강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번 캠프에서 참가 학생들이 주변 문제를 스스로 발견해 정의하고, 이를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며 청소년은 미래를 준비하는 인재를 넘어 현재의 변화를 만들어 가는 문제 해결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기술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으로, 이번 경험이 기술을 잘 사용하는 데서 나아가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의 해법을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8-18 09:41:32
-
딥엑스,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77건 수주…로봇·드론·제조로 사업 확대
[경제일보] 인공지능(AI)이 클라우드를 넘어 로봇·드론·스마트팩토리 등 실제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면서 전력 효율이 높은 온디바이스 AI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연산을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달리 제한된 전력과 공간에서 AI를 구동해야 하는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저전력 신경망처리장치(NPU)가 핵심 부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초저전력 AI 반도체 기업 딥엑스는 양산 제품을 앞세워 로봇과 제조, 모빌리티, 의료 등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14일 딥엑스는 지난해 8월 온디바이스 AI용 NPU 'DX-M1' 양산을 시작한 이후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 대만, 홍콩, 일본, 싱가포르, 인도 등 10개 국가·지역에서 총 77건, 1300만 달러(약 183억원) 이상의 상업용 구매주문(PO)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들어 주문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딥엑스에 따르면 DX-M1 양산을 시작한 지난해 3분기 누적 PO는 2건에 그쳤지만 4분기 6건, 올해 3월 말 29건, 5월 말 56건, 7월 말 77건으로 늘었다. 전체 주문의 62%에 해당하는 48건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동안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딥엑스는 양산 초기 제품 평가와 개념검증(PoC)에 머물던 고객들이 실제 제품 개발과 구매 단계로 이동하면서 상업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가 주로 데이터센터에서 대규모 연산을 수행하는 것과 달리 로봇이나 드론, 자율주행·스마트모빌리티 장비, 산업용 카메라 등은 데이터를 현장에서 즉각 처리해야 하는 제한 사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기는 배터리 용량이나 전력 공급에 제약이 있고 발열과 장착 공간도 제한적이며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해 처리하는 방식 역시 통신 지연과 네트워크 비용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꼽힌다. 이에 기기 자체에서 AI 추론을 수행하면서도 전력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NPU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딥엑스가 양산한 DX-M1 역시 이 같은 엣지 AI 시장을 겨냥한다. 삼성전자 5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제작된 DX-M1은 클라우드 연결 없이 디바이스 자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CCTV와 스마트팩토리, 머신비전, 로봇 등 저전력 환경에서 영상·비전 AI를 구동해야 하는 장비가 주요 적용 대상이다. 실제 사업화 영역도 특정 산업에 집중되지 않고 있다. 딥엑스는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제조자동화, 스마트모빌리티·지능형교통체계(ITS), 미션 크리티컬·항공, AIoT, 의료, AI IT서비스·엣지컴퓨팅, 영상감시·보안 등 8개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적용 제품도 드론과 머신비전 카메라, AI 박스부터 로봇과 산업용 장비, 의료 AI 기기, 문서 인식용 광학문자인식(OCR) 서버, 영상관제용 VMS 서버, 보안 카메라용 엣지박스 등으로 확대됐다. 딥엑스는 개발키트나 평가용 제품을 공급하는 초기 단계를 넘어 고객사의 실제 제품 개발과 생산, 일부 납품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적용처를 넓히고 있다. 중국에서는 바이두 관련 OCR·머신비전 프로젝트와 레노버 등 글로벌 IT·서버 기업 관련 엣지 서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만에서는 산업용 컴퓨팅 기업 AAEON 등을 통해 적용처를 확대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글로벌 유통망과 현지 파트너를 통한 공급을 이어가는 동시에 일본에서는 제조·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 이후에는 27개 글로벌 반도체 유통 파트너와 계약해 해외 공급망을 구축하고 50여개 글로벌 하드웨어·모듈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라즈베리파이와 바이두의 패들패들, 울트라리틱스 등 개방형 플랫폼 생태계와도 연계해 NPU 적용 장벽을 낮추고 있다. 기술 경쟁력 확보도 병행한다. 딥엑스는 NPU 설계와 저전력 AI 연산 분야에서 500건 이상의 특허를 확보했으며 DX-M1 양산 과정에서 약 90% 수준의 수율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대량 생산과 공급까지 이어갈 수 있는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피지컬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 NPU 경쟁도 단순한 연산 성능보다 전력 효율과 크기, 가격, 소프트웨어 호환성 등 종합적인 성능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과 드론처럼 배터리를 사용하는 기기에서는 동일한 AI 성능을 얼마나 적은 전력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가 제품 경쟁력과 직결되는 것이다. 딥엑스는 차세대 제품을 통해 생성형 AI 영역까지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2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DX-M2'는 칩 기준 최대 5W 수준의 전력으로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DX-M2의 주요 적용 대상으로는 로봇과 드론, 지능형 산업 장비, 배터리 기반 스마트 디바이스 등이 거론된다. 딥엑스는 내년 3월 시제품 웨이퍼를 확보한 뒤 4~5월 칩 구동과 성능 검증을 위한 브링업을 진행하고 6월부터 초기 고객 제공을 위한 준비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양산 첫 1년 동안 가장 의미 있게 보고 있는 것은 특정 국가나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 여러 시장에서 실제 주문과 반복 주문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AI 반도체의 경쟁력은 고객의 실제 제품에 적용되고 지속적인 주문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증명된다"고 말했다.
2026-08-14 14:52:32
-
네이버, 바다 위 데이터센터에 베팅…파력 발전 스타트업 판탈라사 투자
[경제일보] 네이버가 해상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판탈라사에 투자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달 엔비디아·브룩필드와 100억달러 규모 AI 팩토리 계약을 맺은 지 3주 만이다. 판탈라사는 2016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공익법인 형태로 설립됐다. 파력 발전으로 돌아가는 부유식 AI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있으며 직원은 120명이다. 바다에 뜬 노드 플랫폼 하나에 전력 생산과 AI 연산, 냉각을 모두 담았다. 파도가 오르내릴 때 내부 관으로 밀려 올라간 물이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다. 이 방식은 전기를 육지로 보내지 않는다. 해상 풍력이나 조력 발전은 만든 전기를 해저 케이블로 끌어와야 해 송전 비용과 인허가가 걸림돌이 된다. 판탈라사는 전기를 만든 자리에서 GPU를 돌리고 연산 결과만 스타링크 등 저궤도 위성망으로 지상에 보낸다. 해저 케이블도, 바닥에 고정하는 계류 장치도 없는 자체 추진형 플랫폼이다. 서버 냉각에는 바닷물을 쓴다. 지상 데이터센터에서 전력을 많이 먹는 냉각 설비와 부지 비용을 함께 덜어낸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피터 틸이 주도한 1억4000만달러 규모 시리즈B로 기업가치 10억달러에 근접했다. 마크 베니오프의 타임벤처스와 존 도어, 맥스 레브친의 사이파이벤처스, 슈퍼마이크로컴퓨터, 한화자산운용이 참여했다. 이달 초에는 8090인더스트리스와 한화자산운용을 공동 주간사로 2억2500만달러를 추가 조달해 기업가치를 20억달러 수준으로 올리는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알려졌다. 실증은 아직 진행 중이다. 판탈라사는 오션-1과 오션-2, 웨이브호퍼 시제품을 2021년과 2024년 해상에서 시험했고, 연내 오션-3 파일럿 배포를 준비하고 있다. 상용 시스템은 2027년을 목표로 잡았다. 오션-3는 높이 85m 규모로 포틀랜드 인근 조립 시설에서 만들어져 북태평양에 배치될 예정이다. 허리케인과 염분, 끊임없는 요동을 견디며 장기간 운용할 수 있느냐가 이 방식의 최대 변수로 지적돼왔다. 네이버는 세종 각 데이터센터를 2028년까지 200MW로 키우고 장기적으로 1GW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여기에는 전력 인입과 부지 확보라는 실행 변수가 걸려 있다. 판탈라사의 방식은 그 두 가지를 애초에 필요로 하지 않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AI 데이터센터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통해 차별화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며 "파력 기반 재생에너지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차세대 기술에도 선제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다방면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8-13 20:37:56
-
-
-
포스코그룹, 포항에 국내 첫 첨단제조 스타트업 육성 거점
[경제일보] 포스코그룹이 경북 포항에 국내 최초 첨단제조 인큐베이팅센터를 열고 제조 스타트업의 기술 실증과 양산을 지원한다. 22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첨단제조 인큐베이팅센터가 이날 문을 열었다. 센터는 포스코그룹과 중소벤처기업부, 경북도, 포항시가 공동으로 조성한 국내 1호 제조 스타트업 육성 거점이다. 센터는 지상 2층, 연면적 4074㎡ 규모로 최대 10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다. 냉각수와 압축공기, 수소·질소·산소 등 6대 산업가스를 비롯해 제품 실증과 시제품 생산에 필요한 공용 인프라도 갖췄다. 첨단 신소재와 에너지·환경 분야 스타트업이 기술을 보유하고도 설비 부족으로 제품 실증이나 양산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시설이다. RIST는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시험·분석, 신뢰성 평가, 공정설계 등을 지원한다. 포스코그룹은 유망 기업 발굴부터 연구개발, 설비·공정 스케일업, 사업화, 글로벌 판로 확보까지 제조 스타트업 육성 전 과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기부와 경북도 등도 기술 개발과 투자 유치, 공장 설립 등을 뒷받침한다. 이번 센터 조성은 포스코그룹의 개방형 혁신 체계인 ‘체인지업(CHANGeUP)’의 일환이다. 포스코그룹은 전략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벤처기업을 조기에 발굴해 직접 투자하거나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센터에는 고온 수전해 수소 생산업체 엔포러스와 태양광 인버터 업체 솔라라이즈, 친환경 코팅제 업체 베리코어머티리얼즈, 이차전지 용매 추출제 업체 이에이포스 등 4개 기업이 입주했다. 이 가운데 엔포러스는 포스코그룹이 보유한 연구개발 기술을 활용해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발굴·육성하는 ‘기획창업’ 제도를 통해 선발된 기업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국내에 제조 스타트업을 위한 인큐베이팅센터가 조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RIST가 보유한 실용화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기술개발 단계에서 제품 실증과 양산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했다. 이어 “기획창업 기업 육성은 그룹의 신사업 발굴과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으며, 입주 기업이 성장하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7-22 15:55:47
-
中, 상하이 WAIC서 'AI 기술자립·글로벌 질서' 동시 선언
[경제일보] 중국이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를 무대로 인공지능(AI) 기술 자립 성과와 글로벌 AI 질서 주도 의지를 동시에 드러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에 맞서 자체 칩과 오픈소스 모델, 휴머노이드 로봇을 전면에 배치하는 한편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을 끌어안는 별도의 국제협력 체계 구축에도 나섰다. 19일 중국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능 파트너,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한 ‘2026 WAIC 및 AI 글로벌 거버넌스 고위급 회의’가 지난 17일 상하이에서 개막해 20일까지 이어진다. 행사는 상하이 엑스포와 장장, 시안(웨스트번드) 등 3개 권역에서 진행된다. 전시 면적은 처음으로 10만㎡를 넘어섰으며 1100여개 기업이 3000여개 기술과 제품을 출품했다. 이 가운데 300여개 제품이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포럼은 140여개, 해외 참석 인사는 1400여명 규모다. ◆시진핑 “AI는 공공재”…기술 봉쇄에 정면 대응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WAIC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막식에 직접 참석했다는 점이다. 시 주석은 기조연설에서 AI가 인간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AI와 첨단기술의 교류를 제한하거나 특정 국가가 기술을 독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대중 반도체·AI 수출통제와 기술 동맹 확대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오픈소스 AI를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공공재로 규정하고 기술 격차로 인해 새로운 불평등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향후 5년간 개발도상국 관계자 5000명에게 AI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아세안과 아프리카연합, 아랍연맹, 브릭스 등과 국제 AI 응용 협력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AI 기술과 인프라가 부족한 글로벌 사우스를 지원해 미국 중심의 기술 질서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개막 전날인 16일 중국 주도로 추진된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설립 협정에 러시아와 브라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29개국이 서명했다. WAICO는 상하이에 본부를 두고 AI 기술 협력과 역량 강화, 국제 규범 논의를 추진하는 독립적인 정부 간 기구를 지향한다. 중국이 AI 규칙과 표준을 논의하는 상설 다자기구를 출범시킴으로써 미국 주도의 기술·공급망 연대에 대응하는 별도의 축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웨이 ‘슈퍼노드’ 첫 공개…칩 한계, 시스템으로 돌파 산업 전시장에서는 중국의 ‘AI 자립’ 전략이 구체적인 제품으로 나타났다.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어센드 AI 가속기를 기반으로 만든 대규모 AI 컴퓨팅 시스템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를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수천개의 어센드 프로세서를 고속 네트워크로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컴퓨팅 자원처럼 작동하도록 설계한 장비다. 미국의 수출통제로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단일 칩의 성능 격차를 대규모 클러스터와 네트워크 기술로 보완하려는 중국식 해법이다. 화웨이는 이를 통해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능력을 자체 생태계 안에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서버 기업 수곤도 중국산 가속기 10만개를 연결한 AI 슈퍼클러스터 ‘수곤 8000’을 전시했다. 화웨이뿐 아니라 서버와 네트워크, 냉각장치, 데이터센터 운영 기술까지 중국산 공급망으로 묶으려는 시도가 두드러졌다. 거대언어모델 경쟁도 한층 격화됐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는 총 2조8000억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오픈웨이트 모델 ‘키미 K3’를 공개했다. 회사 측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공개형 AI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키미 K3는 미국 빅테크의 폐쇄형 모델과 달리 개발자가 모델 구조와 가중치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국의 연산장비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모델 개발과 오픈소스 생태계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 AI 에이전트도 행사장의 주요 축을 이뤘다. 유니트리를 비롯한 중국 로봇 기업들은 보행과 물체 운반, 작업 협업이 가능한 휴머노이드를 선보였다. 중국 당국은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연간 생산량이 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중소기업 8곳 참가…“직접 보고 경쟁력 점검해야” 한국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창업 지원기관인 글로벌혁신센터(KIC 중국)가 전시 부스를 마련했으며 국내 중소기업 8곳이 참가했다. 김종문 KIC 중국 센터장은 18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이 WAIC를 비롯한 중국의 주요 기술 전시회에 직접 와서 상황을 봐야 한다”며 “세계와 중국 시장에서 자사의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중국의 빠른 제품 개발과 공급망 경쟁력에도 주목했다. 그는 “시제품을 빠르고 적은 비용으로 만들어 테스트하려면 중국 공급망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현재 개발 속도로는 중국 기업들의 속도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전시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연구개발 초기 단계의 기술부터 실제 상용 제품까지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기업 간 협업 사례도 대거 제시했다는 평가다. 과거 중국 기업들이 핵심 기술과 제품 사양 공개에 소극적이었다면 최근에는 기술력을 외부에 알리고 생태계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 시장은 기회인 동시에 강력한 경쟁 공간이다. 제조 공급망과 방대한 내수시장, 빠른 실증 환경을 활용할 수 있지만 가격 경쟁과 제품 출시 속도, 현지 기업 간 협업 능력에서 밀릴 경우 한국 기업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중국의 핵심 AI 산업 규모는 지난해 1조2000억위안을 넘어섰으며 관련 기업은 6200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중국 대형 제조기업의 30% 이상이 AI를 도입했고 주요 스마트공장은 공정의 70% 이상에 AI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중국 측은 추산하고 있다. ◆‘기술 전시회’ 넘어 미·중 AI 질서 경쟁 무대로 이번 WAIC는 단순한 산업 전시회를 넘어 미·중 AI 패권 경쟁의 성격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안전한 공급망을 중심으로 동맹국을 묶는 전략을 추진한다면 중국은 오픈소스 모델과 저비용 AI 서비스, 개발도상국 역량 지원을 앞세워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중국은 최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여전히 미국에 뒤처져 있지만 대규모 칩 연결 기술과 데이터센터, 응용서비스, 로봇 등 ‘풀스택’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개별 제품의 최고 성능보다 자체 공급망 안에서 칩과 모델, 소프트웨어, 로봇을 연결하는 데 힘을 싣는 모습이다. 다만 WAICO가 실제 국제규범을 만드는 영향력 있는 기구로 자리 잡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참여국이 중국·러시아와 신흥국 중심으로 구성된 데다 AI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 저작권, 국가 통제 등 핵심 의제에 대한 국가별 입장 차이도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WAIC를 통해 기술과 산업, 외교를 하나의 전략으로 묶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국도 중국 AI를 단순한 추격자나 저가 경쟁자로 평가하기보다 기술 수준과 공급망, 사업화 속도를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에 필요한 것은 중국 기술을 무조건 경계하거나 의존하는 선택이 아니다. 활용할 공급망과 협력 분야는 찾되 반도체와 AI 모델, 데이터, 로봇 등 핵심 분야에서 독자 경쟁력을 확보하는 ‘선별적 협력’ 전략이 요구된다”며 “올해 상하이 WAIC는 중국 AI의 약점보다 중국이 그 약점을 어떤 속도와 방식으로 메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7-19 14:56:50
-
-
카카오벤처스, 스펙트라인텔에 시드 투자…'물질 식별 AI 센서' 키운다
[경제일보] 카카오벤처스가 초소형 이미징 초분광기 기술을 개발하는 딥테크 스타트업 스펙트라인텔에 시드 투자를 단행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넘어 로봇과 드론,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물체를 보다 정밀하게 식별할 수 있는 차세대 센서 기술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투자로 풀이된다. 9일 스펙트라인텔은 최근 카카오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스펙트라인텔은 초소형 이미징 초분광기 하드웨어와 산업별 분광 데이터베이스(DB), 분석 소프트웨어를 통합 제공하는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기존 카메라가 형태와 색상, 열화상 정보를 중심으로 대상을 인식했다면, 초분광 기술은 수십~수백 개의 파장 정보를 함께 분석해 물질의 종류와 상태까지 판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초분광 이미징은 하나의 이미지에 다양한 파장 정보를 담아 각 픽셀의 스펙트럼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유해물질 유출이나 연소 화염, 폐기물, 구조물 열화, 위장체 등 육안이나 일반 영상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대상도 원거리에서 비접촉 방식으로 탐지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IT 업계에서는 AI가 실제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피지컬 AI 시대로 진화하면서 카메라와 라이다(LiDAR)를 넘어 물질 자체를 식별할 수 있는 초분광 센서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방산과 우주, 산업 안전, 환경 감시, 스마트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스펙트라인텔은 첫 제품으로 일반 천문 장비에 장착할 수 있는 초분광 어댑터 'ASTRO-HSI'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망원경에 연결해 천체의 파장별 이미지와 픽셀 단위 스펙트럼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스펙트라인텔은 천문 장비 시장에서 실제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한 뒤 산업 및 방산용 초분광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영무 카카오벤처스 심사역은 "스펙트라인텔은 초분광 기반의 초장거리 관측·분석 기술로 방산과 우주 시장을 혁신하고자 하는 팀으로, 자체 설계한 디바이스를 통해 초소형화와 초경량화를 동시에 구현했다"며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은 천체 관측 디바이스를 시작으로 산업용 경보기, 전술 관측 드론, 능동형 기만체 식별장치 등 방산 시장과 심우주 연구 시장까지 확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금을 기반으로 회사는 초소형 이미징 초분광기 시제품을 고도화하고 연구개발(R&D) 인력 확보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향후 미사일과 발사체 식별을 비롯해 산업 비파괴 검사, 환경 유해물질 감시, 식품·농업 이물질 검사 등으로 적용 분야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스펙트라인텔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에 재학 중인 유동호 대표가 창업했다. 유 대표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원격 분광 기술을 활용한 발사체와 우주물체 식별 연구를 수행했으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 주관 '스페이스 앱스 챌린지' 글로벌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된 바 있다. 창업 전에는 기초과학연구원(IBS) 행성대기그룹에서 금성 대기 연구를 수행하며 분광 데이터 분석 기술을 고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호 스펙트라인텔 대표는 "현재의 카메라와 감시 시스템은 빠르고 선명해졌지만, 여전히 대상이 무엇인지 식별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부족하다"며 "스펙트라인텔은 시간, 공간, 파장을 함께 보는 4차원 감시 기술을 통해 환경, 산업, 국방, 우주 분야에서 물질을 정확히 식별하는 새로운 센서 플랫폼을 구축하고 미래 피지컬 AI의 핵심 센서 개발사로 이룩하겠다"고 말했다.
2026-07-09 08:37:5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