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9 차륜형 자주포(K9MH)가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사격시험을 하고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제일보] 한화그룹이 미국 현지 계열사에 약 4150억원을 추가 투입하며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에서 육·해상 방산 거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해양 방산시장에 생산 거점을 구축한 데 이어 K9 차륜형 자주포를 앞세워 미 육군 시장까지 진입하면서 현지 생산·공급망을 본격적으로 넓히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주요 계열사는 미국 방산 계열사인 한화디펜스USA와 전략자산 투자법인 한화퓨처프루프의 유상증자에 총 2억9900만 달러(약 4150억원)를 투입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디펜스USA에 1억4900만 달러를 출자한다. 한화퓨처프루프에는 1억5000만 달러가 투입된다. 한화퓨처프루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0%,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각각 18.75%, 한화솔루션이 12.5%를 보유한 미국 전략자산 투자 법인이다.
이번 투자는 한화가 미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방산 사업의 현지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자금 성격이 강하다. 한미 조선 협력 구상인 ‘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와 맞물려 해양 방산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육상에서도 생산·시험 시설과 현지 공급망을 구축해 미국 방산시장 내 입지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특히 육상 방산에서는 최근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다. 한화디펜스USA는 지난 19일 미 육군의 기동전술화포(MTC) 사업에서 K9 차륜형 자주포(K9MH) 시제품 공급 업체로 선정돼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추가 12문에 대한 옵션도 포함돼 최대 18문까지 공급할 수 있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한화디펜스USA가 미 육군과 체결한 첫 주요 계약"이라고 했다.
향후 시제품 시험평가를 거쳐 양산으로 이어질 경우 사업 규모는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미 육군이 향후 약 500문의 자주포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전체 사업 규모가 약 10조원에 이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체결된 계약은 시제품 공급 단계인 만큼 향후 양산 여부와 규모는 미 육군의 시험평가와 사업 추진 과정에 따라 결정된다.
한화는 이에 앞서 미국 내 자주포 생산 기반 구축에도 착수했다. 한화디펜스USA는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에 K9 계열 자주포의 현지 통합·시험 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3년간 시설을 임차했다. 한화는 이곳을 미국 K9 생산 네트워크의 1단계 거점으로 활용하고 향후 미국 내 생산 능력과 공급망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상에서는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중심으로 미국 조선·방산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군함 건조 역량을 보유한 오스탈USA 인수도 추진하며 현지 생산 기반 확충에 나서고 있다. 미국이 방산 공급망 강화와 자국 내 생산능력 확대를 중시하고 있는 만큼 현지 생산시설 확보가 향후 수주 경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미국 육·해상 방산 공급망 진입을 본격화하며 이를 위한 현지 거점 확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미국이 현지 생산과 공급망을 확보한 기업을 중심으로 방산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한화의 현지화 전략이 추가 수주를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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