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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100MW급 수전해 플랜트 국책과제 참여 外
[경제일보] 현대건설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추진하는 ‘100MW 이상급 대용량 수전해 플랜트 설계 기술 개발’ 국책과제에 참여한다고 18일 밝혔다. ‘100MW 이상급 대용량 수전해 플랜트 설계 기술 개발’ 과제는 대규모 수소 생산 시장을 타깃으로 한 수전해 플랜트의 설계 패키지 확보를 목표로 한다. 시스템, 핵심 공정 설계부터 운영 구성을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개발하고 실증 및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본 국책과제는 현대건설이 주관사로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자동차, 한화글로벌, 한국중부발전, 미래기준연구소, 서울대학교 및 고려대학교와 컨소시엄으로 과제를 수행한다. 현대건설은 기본설계 패키지 개발 및 경제성 평가를 담당한다. 특히 이번 과제에 인공지능(AI)과 동적 시뮬레이션 모델을 적용해 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성에 대응하면서 플랜트 가동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현대건설은 전북 부안의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을 수행하는 한편 제주 5MW급 플랜트형 PEM 수전해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며 수전해 분야의 기술력과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해온 바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연구개발을 통해 얻는 결과는 향후 국내외 수전해 프로젝트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자산이 될 것이다”라며 “이번 과제를 수행하는 HMG건설기술연구원은 한국형 그린수소 플랫폼을 구축하는 동시에 차세대 수전해 수소 사업의 선도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 외국인 근로자 맞춤형 안전교육 확대 ㈜한화 건설부문은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 공사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맞춤형 안전보건 교육’을 실시했다고 18일 밝혔다. 건설현장 내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언어·문화적 차이를 고려한 안전교육과 응급상황 대응 역량 강화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부터 한국창직역량개발원, 중앙응급처치교육원과 협력해 외국인 안전문화 지도사를 활용한 맞춤형 안전교육을 정례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 안전교육은 중국·베트남·태국·캄보디아·미얀마 5개국으로 나눠 실시했으며 각국 출신의 외국인 안전문화 지도사가 직접 교육을 맡았다. 응급처치 전문 강사가 함께 참여한 체험형 응급처치 교육도 진행됐다. 교육은 △기도폐쇄 발생 시 하임리히법 등 응급처치 방법 △심정지 환자 발생 시 심폐소생술(CPR) 및 초기 대응 방법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및 응급상황 대응 절차 등으로 구성됐다. 한화 건설부문은 외국인 근로자의 자율적인 안전활동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국적별 ‘안전보건 리더’도 선발·운영하고 있다. 안전보건 리더는 현장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TBM)와 외국인 근로자 안전교육 등을 지원하며 회사는 이들에게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료 등을 제공해 적극적인 활동과 역량 향상을 돕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김윤해 안전환경경영실장은 “건설현장의 외국인 근로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고려한 실질적인 안전교육이 중요하다”며 “현장 대면교육과 체험형 교육을 지속 확대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위험상황을 스스로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안전역량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LH, HUG와 전세임대주택 전세반환보증 협약 체결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전세임대주택에 적용한다고 18일 밝혔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임대차계약 종료 후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경우 보증기관이 보증채무를 이행해 임차인의 보증금을 보호하는 제도다. LH는 전세임대주택 입주자의 보증금 보호를 위해 전세임대 계약 시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 하는 등의 보증관리 체계를 지속 운영해 왔다. 양 기관은 전세임대주택 전세반환보증 업무협약을 맺고 오는 10월 1일부터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전세임대주택에 적용한다. 가입 물건은 대략 20만여 호에 달한다. 아울러 각 기관이 보유한 전세임대 관련 정보도 연계해 보증가입 단계에서부터 사후관리까지 보증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한다. 이와 함께 ‘안심전세App’을 활용해 임대인의 HUG 보증금지 여부, 물건지 권리분석 등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그간 여러 기관을 통해 별도로 확인해야 했던 대항력 관련 임대차 정보도 ‘안심전세App’을 통해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성훈 LH 사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전세임대주택 보증금 보호 체계를 한층 강화하는 한편 입주민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며 “관계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제도를 지속 개선하여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든든한 주거안전망을 구축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호 HUG 사장은 “이번 업무협약은 주거취약계층의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고 공공 임대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뜻깊은 협력 모델이다”이라며 “양 기관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6-09-18 09: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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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58년 만의 파업, '회사가 버틸 수 있는 합의' 찾아야
[경제일보] 포스코의 ‘58년 무분규’ 기록이 끝났다. 지난 9일 창사 이후 처음으로 생산현장에서 부분파업이 벌어진 데 이어 16일 오전 7시부터는 닷새간 120시간의 2차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15일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기본급과 성과보상을 둘러싼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회사는 대체인력을 투입해 현재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파업의 역사성이 눈길을 끌지만 더 무거운 질문은 따로 있다. “앞으로도 충분히 벌고, 투자하고, 고용할 수 있는 회사로 남을 것인가.” 지난 교섭에서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했다. 회사는 기본급 2% 인상,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을 제시했다. 회사 측은 노조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큰 재무 부담이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고, 노조는 요구안은 협상을 통해 조정할 수 있는데 사측이 부담만 지나치게 부각한다고 맞서고 있다. 임금뿐 아니라 현장 인력과 안전,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도 쟁점이다. 노동자가 회사의 성과를 나누자고 요구하는 것을 탓할 이유는 없다. 쇳물은 고로가 만들지만 좋은 철강은 결국 사람이 만든다. 포항과 광양제철소를 세계적인 생산기지로 키운 데에는 설비와 기술뿐 아니라 수십 년 동안 현장을 지켜온 숙련 노동자의 몫이 있다. 실적이 좋아졌다면 노동자가 그 과실을 공유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원리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올해 2분기 포스코홀딩스의 연결 영업이익은 8190억~82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가량 증가했다. 노동자들이 “회사가 벌었는데 왜 우리의 몫은 작냐”고 묻는 배경을 이해할 만하다. 다만 숫자를 한 꺼풀 벗겨보면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 포스코 철강사업 자체의 2분기 영업이익은 2740억원이었다. 전분기보다는 28.6%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6.6% 줄었다. 그룹 전체 이익 증가는 이차전지소재의 흑자전환과 에너지·인프라 사업의 호조가 상당 부분 떠받쳤다. ‘포스코그룹이 돈을 잘 번다’는 말과 ‘국내 철강사업의 체력이 충분하다’는 말은 같은 뜻이 아니다. 바깥 환경은 더 거칠다. OECD는 올해 세계 철강산업의 과잉 생산능력이 2025년 6억4000만톤에서 2028년 7억4500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철강수요 증가율은 2030년까지 연평균 0.9%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 철강업체들은 내수 부진 속에서 2025년 사상 최대인 1억3100만톤을 해외시장에 내보냈다. 2020년보다 153% 늘어난 규모다. 싸고 많은 철강이 세계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 철강은 여기에 탈탄소라는 두 번째 파도를 동시에 넘어야 한다. 포스코는 최근 광양제철소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로를 완공했고, 포항에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연산 30만톤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 실증설비를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국내 탄소감축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룰 수 없는 투자다. 결국 지금의 임금협상은 몇 퍼센트를 올릴 것인가만의 싸움이어서는 안 된다. 과거의 성과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와 미래의 경쟁력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를 동시에 협상해야 한다. 여기에는 구분이 필요하다. 좋은 실적으로 생긴 성과는 성과급과 일회성 보상을 통해 노동자와 충분히 나눌 수 있다. 회사가 잘 벌었는데 “산업이 어렵다”는 말만 반복하며 노동자의 몫을 지나치게 줄이는 것 역시 정당하지 않다. 반면 기본급처럼 한번 올라가면 경기가 꺾여도 계속 지급해야 하는 고정비는 다르게 봐야 한다. 철강처럼 경기에 민감한 산업에서 호황기의 이익을 기준으로 고정비를 계속 높이면 불황이 왔을 때 결국 구조조정 압력으로 돌아올 수 있다. 성과는 나누되 고정비는 회사가 불황에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회사도 같은 책임을 져야 한다. 경쟁력이라는 말을 노동자에게 임금 양보를 요구하는 편리한 명분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면 경영진과 조직부터 효율성을 증명해야 하고, 노동자가 양보한 몫이 정말 탈탄소 설비와 고부가가치 강재, 안전과 자동화에 투자되는지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노동자에게 산업전환의 비용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 AI와 로봇이 확대되면 제철소의 일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줄어드는 직무가 생기고 새로운 직무도 나타날 것이다. 회사가 자동화를 추진하면서 노동자에게 고용불안만 남긴다면 기술혁신은 노사 갈등을 키울 뿐이다. 임금협상 테이블에 그래서 직무전환과 재교육, 숙련인력 재배치, 신규기술 교육, 안전투자까지 올라와야 한다. 노조도 변화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기존 직무와 인력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고용안정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세계 철강업체가 저탄소 생산과 자동화로 원가를 낮추는데 한국 공장만 변화하지 못하면 기업은 국내 생산을 줄이거나 해외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 지켜야 할 것은 특정 작업 방식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가 계속 존재할 수 있는 회사다. ‘주역’ 계사하전에는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라는 구절이 있다. 상황이 다하면 변해야 하고, 변하면 길이 열리며, 그래야 오래간다는 의미다. 지금 한국 철강산업에 이보다 잘 맞는 말도 드물다. 중국의 과잉생산과 보호무역, 탈탄소 전환은 과거의 경영 방식과 노사관계로 버티기 어려운 변화를 만들고 있다. 회사만 변할 수도 없고 노동자에게만 변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파업을 ‘노조의 무리한 요구’ 또는 ‘회사의 임금 억제’라는 단순한 구도로 볼 수 없다. 노사 모두 자신들의 계산서에는 근거가 있다. 노동자는 지난 성과와 숙련의 몫을 묻는다. 회사는 철강사업의 수익성과 앞으로 들어갈 막대한 투자비를 걱정한다. 둘 가운데 하나만 옳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누가 더 가져가느냐’의 협상에서 ‘회사를 어떻게 오래 가게 할 것이냐’의 협상으로 테이블을 넓히는 일이다. 기본급은 물가와 생산성, 철강사업의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기준으로 조정하고, 초과이익은 성과급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대신 노사는 탈탄소·자동화 투자와 연결된 고용·직무전환 계획을 함께 만들 필요가 있다. 경영성과가 좋아지면 노동자의 몫도 커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면 그 성과가 다시 노동자에게 돌아오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회사에도 이익이고 노동자에게도 더 오래가는 안전망이다. 포스코의 58년 무분규가 깨진 것 자체를 실패라고 할 필요는 없다. 노조의 파업권은 법이 보장한 권리이고, 갈등을 드러내는 것 또한 노사관계의 한 과정이다. 진짜 실패는 산업의 구조가 바뀌는데도 노사가 과거 방식의 협상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데 있다. 포스코가 지금 지켜야 할 것은 ‘무분규 58년’이라는 기록이 아니다. 노동자에게는 성과를 공정하게 돌려주고, 회사에는 다음 불황과 산업전환을 견딜 체력을 남기는 합의다. 좋은 임금협상은 어느 한쪽이 많이 얻는 합의가 아니다. 노동자도 버틸 수 있고 회사도 버틸 수 있어 다음 협상 때도 함께 앉을 수 있는 합의다. 창사 58년 만의 첫 파업 뒤 포스코 노사가 찾아야 할 답도 결국 거기에 있다.
2026-09-16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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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AI 활용 '완전판매 행사' 실시…불완전판매 예방 강화 外
[경제일보] 삼성화재가 영업 현장을 대상으로 소비자보호 준수사항을 점검하는 '완전판매 행사'를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보험 판매 과정에서 준수해야 하는 약관 전달과 주요 내용 설명 등 소비자보호 관련 사항을 영업조직이 다시 점검하도록 마련됐다. 삼성화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한 만화와 노래를 배포하고 퀴즈 이벤트를 진행한다. 완전판매 핵심 내용을 담은 '완판Song'도 제작해 영업 현장에서 소비자보호 수칙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부터 추진한 '고객중심 경영 실천 3단계 Series'의 마지막 단계다. 1단계는 소비자정책팀, 2단계는 전사 소비자보호 관련 업무 수행자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3단계에서는 영업조직으로 대상을 넓혔다. 삼성화재는 소비자보호 활동도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보호 부서가 상품 개발 단계부터 상품 구조와 약관 문구, 계약 관련 서류, 보상 지침 등을 검토하고 민원 발생 가능성이 있는 사항은 관련 부서와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판매 중인 상품에서 소비자 불만 증가 등 이상징후가 나타날 경우 대응할 수 있도록 판매 중지 기준과 절차도 마련했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소비자 불만 가운데 예방 가능한 사항은 시스템과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고객의 불편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우려되는 사항을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는 예방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상품 개발부터 판매, 보상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고객 중심의 소비자보호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한화손보, 고대 안암병원에 정신건강 특화 병원학교 '다숨교실' 개소 한화손해보험이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서울특별시교육청과 함께 정신건강 입원학생을 위한 병원학교 '다숨교실' 개소식을 열고 환아와 가족을 대상으로 통합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다숨교실은 지난 7월 서울시교육청 인가를 받아 고려대 안암병원에 문을 연 정신건강 특화 병원학교다. 정신건강 치료로 입원한 학생들이 치료 기간에도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마련됐다. 입원학생들은 병원학교에서 국어와 영어, 수학 등 교과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음악·스포츠 활동과 전문 심리상담 등 심리·정서 프로그램도 무료로 제공한다. 한화손보는 환아 보호자를 대상으로 '보호자 웰니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마음건강 선별검사를 시작으로 맞춤형 심리상담과 부모 교육, 보호자 지지 모임 등을 제공해 장기간 돌봄에 따른 심리적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퇴원을 앞둔 학생에게는 전문 의료사회복지사가 학교 복귀 상담을 제공해 치료 이후 학교생활 적응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의료기관, 교육기관 그리고 기업이 각자의 전문성을 모아 미래 세대의 건강한 성장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뤄낸 뜻깊은 사례"라며 "치료를 넘어 아이들의 배움이 멈추지 않게 하고 환아와 가족 모두가 함께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웰투게더(We’ll-together)'의 가치를 실현하며 든든한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삼성생명, 10년 확정이율 4.40% '굴려받는연금보험' 출시 삼성생명이 목돈을 한 번에 납입해 노후 연금을 준비할 수 있는 디지털 전용 상품 '삼성 굴려받는연금보험'을 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상품은 가입 시 보험료를 일시납하고 최소 10년간 운용한 뒤 연금으로 받는 구조다. 이달 기준 가입 후 10년간 확정이율 4.40%가 적용된다. 사업비를 차감한 금액에 연복리로 이자가 붙으며 10년 이후에는 회사의 운용자산이익률과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공시이율이 적용된다. 상품은 기본형과 연금강화형으로 나뉜다. 연금강화형을 장기 유지하면 가입 5년과 10년 시점에 각각 유지보너스 기준금액의 5%씩 총 10%의 유지보너스가 가산된다. 다만 유지보너스 발생일 이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해당 시점까지 적립된 유지보너스는 지급되지 않는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이달 기준 55세 남성이 연금강화형에 일시납 보험료 1억원으로 가입하면 10년 뒤 적립액은 약 1억5000만원이다. 관련 세법상 비과세 요건을 충족할 경우 보험차익에 대한 이자소득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가입 연령은 20세부터 80세까지며 최소 가입금액은 200만원이다. 계약을 유지하면서 해약환급금의 최대 95%까지 보험계약대출을 이용하거나 적립액 일부를 중도 인출할 수도 있다. 중도 인출 이후 적립액은 기본보험료의 3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인출 금액만큼 향후 적립액과 유지보너스, 연금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10년간 정해진 이율이 적용되는 만큼, 금리 변동에 대한 부담 없이 목돈을 노후 연금 재원으로 준비하려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환경에서 쉽고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26-09-10 08: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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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살아도 부모님 심장이 보인다"…갤럭시워치, 가족 주치의로 진화
[경제일보] 삼성전자가 갤럭시 워치의 헬스케어 기능을 개인 건강관리에서 가족 돌봄으로 확장한다. 부모가 동의한 혈압과 심박수 등의 정보를 자녀가 삼성 헬스에서 함께 확인하는 방식이다. 고령층의 건강 변화를 멀리 떨어진 가족이 살펴볼 수 있지만 의료진의 진단이나 응급의료 체계를 대신하는 기능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9일 갤럭시 워치와 삼성 헬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심장 건강관리 기술을 소개했다. 오는 29일 세계심장연맹이 지정한 ‘세계 심장의 날’을 앞두고 웨어러블 기기를 예방 중심의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2014년 갤럭시 S5와 기어2·기어 핏에 광학심박(PPG) 센서를 적용한 이후 웨어러블의 생체신호 측정 기능을 확대해 왔다. 2020년에는 혈압과 심전도 측정 앱인 ‘삼성 헬스 모니터’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받았다. 2021년 갤럭시 워치4에는 광학심박과 심전도(ECG), 생체전기임피던스(BIA) 센서를 하나로 통합한 바이오액티브 센서를 적용했다. 2023년에는 심방세동 가능성을 알려주는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 기능에 대해 한국 식약처 허가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은 사용자가 움직이지 않을 때 맥박 정보를 분석해 심방세동이 의심되는 흐름이 반복되면 심전도 측정을 권한다. 모든 이상 리듬을 찾아내는 기능은 아니다. FDA도 이 기능이 전통적인 진단·치료 방법을 대체하지 않으며, 결과를 토대로 임상적 조치를 취하려면 의료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최신 갤럭시 워치9과 워치 울트라2에는 ‘심장 건강 점수’가 적용됐다. 수면시간과 체질량지수(BMI), 활동량, 혈관 스트레스, 체성분 등의 데이터를 종합해 점수와 생활습관 가이드를 제공한다. 혈관 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나면 저염식과 통곡물·신선식품 섭취 등을 권하는 방식이다. 심장 건강 점수는 질병 위험도를 계산하는 의료기능이 아니라 생활습관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웰빙 지표다. 삼성전자 역시 심혈관 질환 진단을 받았거나 수술 후 회복 중인 이용자는 의료진의 치료 계획을 따라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생체 징후’ 기능은 수면 중 심박수와 심박변이도, 호흡률, 피부 온도, 혈중 산소포화도 등 5개 지표를 추적한다. 최소 7일간 수면 데이터를 축적한 뒤 평소 기준 범위를 벗어난 변화가 나타나면 이용자에게 알려준다. 일시적인 변화만으로 특정 질환을 판정하지는 않는다. 가족 건강정보 공유는 부모와 자녀가 각각 삼성 계정을 연결하고 가족 프로필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동의하면 걸음·운동·수면·체중·체성분·심박수·스트레스·혈압·혈당·복약·생체 징후 가운데 공유할 항목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자녀는 부모가 공유한 기록에서 평소와 다른 변화를 확인해 안부를 묻거나 진료를 권할 수 있다. 다만 가족에게 이상 징후가 자동으로 전달되는 응급경보 서비스인지, 알림 범위와 전송 시점이 어떻게 설정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혈압 측정에도 조건이 있다. 최초 측정 전 일반 커프형 혈압계로 기준값을 입력해야 하며 정확도를 유지하려면 28일마다 다시 보정해야 한다. 심전도 결과 역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심장마비를 감지하는 기능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소개한 요르단·브라질 이용자와 국내 의료진 사례는 워치 알림을 계기로 병원 진료나 응급조치가 이뤄진 사례다. 다만 회사가 공개한 개별 사례인 만큼 워치 사용이 질환 예방이나 생존율을 높였다는 임상적 효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최종민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헬스팀 상무는 “갤럭시 워치의 센서 기술과 삼성 헬스의 분석 역량을 결합해 일상에서 심장 건강 위험 요인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예방 중심의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풀어야 할 과제는 손목에서 수집한 건강정보를 이용자가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는 신호로 바꾸는 일이다. 일시적인 수치 변화가 불필요한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안내의 정확성도 높여야 한다. 부모 세대가 기기를 꾸준히 착용하고 충전하며 가족과 정보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사용 절차를 간소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갤럭시워치의 측정값이 가족의 안부 확인과 적절한 진료로 이어질 때 ‘커넥티드 케어’는 일상적인 건강 안전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2026-09-09 17: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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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조, 인적분할·성과보상에 반발…공동교섭으로 '책임' 묻는다
[경제일보] 카카오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인공지능(AI) 사업을 중심으로 한 인적분할과 경영진 보상 문제로 동시에 번지고 있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회사가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나뉘더라도 고용과 근로조건에 대한 책임까지 분리할 수 없다며 공동교섭을 요구했다. 카카오뱅크에서는 임금·성과보상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오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닷새간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26일 경기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 및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을 열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회사를 쪼갤 순 있어도 권리까지 나눌 수 없다”며 인적분할 저지와 공동교섭을 선언했다. 노조는 오는 12월 임시주주총회 전까지 주주와 시민을 상대로 분할안의 문제점을 알리고 안건 부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분할 철회’만이 아니다 카카오 노조의 요구를 뜯어보면 핵심은 회사의 법적 분할 자체보다 분할 이후 노동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변화에 대한 사전 통제권과 공동체 차원의 책임이다. 노조는 책임경영과 고용안정, 공정한 성과배분을 공동요구안의 기본 축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조직 개편·매각·분사·합병·사업이관이 발생할 경우 사전협의, 계열사 간 전환배치, 공동체 차원의 고용·복지 안전망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고용승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회사가 분할된 뒤 사업 매각이나 구조조정, 조직 통합이 진행되면 고용 형태와 근로조건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의사결정 단계에서 노조가 정보를 받고 협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가 분할 이후에도 투자와 사업재편, 인사, 자본배분을 공동체 차원에서 결정한다면 노동자 역시 법인별 교섭이 아닌 공동체 단위에서 협상해야 한다는 논리다. 노조가 문제 삼는 또 다른 대목은 분할 과정의 정보 공개다. 노조는 구성원과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분할이 추진됐다고 주장하며, 카카오에 임시주총 이전까지 인적분할이 각 계열사의 고용과 노동조건에 미칠 영향을 공개하고 노조와 협의할 것을 요구했다. 즉 현재의 반대 투쟁과 함께 분할 이후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회사가 먼저 설명하라는 요구가 깔려 있다. 카카오뱅크 노조의 요구는 보다 직접적이다. 노조는 올해 1월부터 임금·성과보상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 제안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고 주장하며 닷새간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임금 인상률뿐 아니라 회사 성장에 걸맞은 성과보상과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상반기 보수 81억7500만원이 있다. 다만 이 가운데 72억9000만원은 2019년 부여된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이익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당시 고객 1300만명과 법인세 차감 전 이익 1300억원이라는 성과 조건이 설정됐고 이를 충족한 데 따른 장기성과 보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직원의 올해 임금 인상률과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이익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보상체계의 차이를 놓칠 수 있다. 반대로 노조가 문제 삼는 핵심은 금액 자체보다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누가 얼마나 가져가는지 그 기준이 공정하고 투명하냐는 데 있다. 경영진에게 큰 보상을 지급한다면 그만큼의 성과와 책임을 구성원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 ‘더 받는 것’ 자체보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지가 관건 카카오의 입장에서는 인적분할이 AI 사업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한 전략이다. 회사는 카카오AI에 카카오톡·AI·광고·커머스를 집중하고 카카오X는 계열사 투자와 자본배분을 맡겨 사업별 성격을 명확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도 사업별 가치를 합산하면 현재 카카오 시가총액보다 높은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국 양측이 충돌하는 지점은 ‘변화의 필요성’ 자체보다 그 변화의 비용과 성과를 누가 어떻게 부담하고 나눌 것인가에 가깝다. 회사는 경영진의 성과보상이 주주가치와 장기 성과를 반영한다고 주장할 수 있고, 노조는 조직 변화와 성과의 과실이 구성원에게도 공정하게 돌아가야 한다고 요구한다. 대표가 직원보다 훨씬 많은 보상을 받는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곧바로 부당하다고 판단하기도 어렵다. 기업 전체의 의사결정과 성과에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성과가 클 경우 더 큰 보상을 받는 구조 자체는 기업 경영에서 흔한 방식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를 받느냐’보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느냐, 그리고 그 보상에 걸맞은 책임을 실제로 졌느냐다. 한편 카카오가 AI 중심으로 회사를 재편한다면 노조의 요구에도 답해야 한다. 분할 이후 고용이 어떻게 보호되는지, 사업 매각이나 조직개편 때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 성과보상 기준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첫 단추다. 노조 역시 회사의 모든 변화 자체를 거부하기보다 고용·보상·협의권을 어떤 제도로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오는 12월 임시주총까지 양측이 이 간극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카카오의 인적분할 향방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2026-08-26 1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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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2차 제재 압박, 한국 기업이 또 희생양 돼선 안 된다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을 겨냥한 2차 제재 가능성을 다시 꺼내 들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4일 이란과 거래를 계속하는 해외 기업과 금융기관이 미국 중심의 금융시스템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날 이란의 석유·해운·항공·금·가상자산·기술 분야와 관련된 개인·기업·선박 60곳을 새로 제재했지만, 당장 가장 강력한 2차 제재까지 전면 시행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까지 본격적으로 제재하기 시작하면 그 파장은 중동에 그치지 않는다. 달러 결제망과 미국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을 무기로 삼는 2차 제재는 사실상 전 세계 기업에 “이란과 미국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압박으로 작용한다. 한국 기업도 예외일 수 없다.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의 핵심축이다. 북한 핵 문제와 첨단기술, 공급망, 안보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 체제에도 책임 있게 동참해야 한다. 그러나 동맹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 기업이 예상하지 못한 손실까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제재의 목적과 동맹국 기업 보호는 별개의 문제다. 미국의 대이란 압박은 이미 국제 에너지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교역 상대에 대한 제재를 경고한 뒤 국제유가는 크게 출렁였다. 지난 21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94달러를 넘어섰고, 이란산 원유 공급 차질과 호르무즈해협 불안이 계속되면서 시장의 변동성도 커졌다. 한국처럼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는 국가는 제재 자체보다 그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와 석유화학뿐 아니라 항공·해운·물류·제조업 전반의 비용이 올라간다. 전기·가스요금과 소비자물가에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준다. 대이란 제재가 강화될수록 한국경제가 감당해야 할 간접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해운업도 위험하다.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해협 통항 문제를 둘러싸고 외국 선박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24일에는 통항 규칙 위반을 이유로 45척의 선박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벌금과 억류, 화물 압류 가능성을 경고했다. 명단에는 한국 해운사와 관련된 선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2차 제재와 이란의 맞대응이 동시에 강화되면 기업은 양쪽 위험을 모두 떠안는다. 미국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란과 거래를 끊더라도 이미 체결한 계약과 운송 일정에서 손실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기존 계약을 이행하다 미국 금융·결제망에서 제재를 받는다면 피해는 훨씬 커진다. 정부가 지금부터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 첫째, 미국과의 사전 협상을 통해 한국 기업에 필요한 예외와 유예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과거 대이란 제재에서도 미국은 동맹국이나 특정 거래에 한시적 예외를 인정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이미 체결된 계약이나 인도적 물품, 국제 에너지시장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거래 등에 대해서는 충분한 유예기간을 확보해야 한다. 기업에게 어느 날 갑자기 거래를 끊으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계약 정리와 결제 회수, 화물 운송을 마칠 시간을 줘야 한다. 정부가 미국과 협상해야 할 핵심도 바로 이런 현실적인 피해 방지 장치다. 둘째, 기업에 명확한 제재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2차 제재의 가장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어떤 거래가 제재 대상인지, 어느 시점부터 적용되는지, 이란과 직접 거래하지 않고 제3국을 통해 거래하는 경우 어디까지 문제가 되는지 기업이 정확히 알기 어렵다. 특히 중소기업은 미국 제재 규정을 자체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 정부와 금융당국, 무역기관이 공동으로 기업별 노출도를 점검하고 제재 대상 거래와 허용 거래를 신속하게 안내해야 한다. 제재를 몰라서 위반하는 기업이 나오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셋째, 금융권의 과도한 위축도 피해야 할 상황이다. 제재가 시작되면 금융기관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실제 제재 대상이 아닌 거래까지 결제를 거부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른바 ‘과잉 준수’다. 기업 입장에서는 합법적인 거래임에도 돈을 받지 못하거나 송금이 막힐 수 있다. 정부는 미국과 협의해 제재 대상과 예외 거래를 명확히 하고 국내 은행에도 일관된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 기업이 제재보다 금융기관의 지나친 위험 회피 때문에 먼저 피해를 보는 일은 방지하는 게 정부의 책무다. 넷째, 에너지와 물류 공급망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하면 유가와 해상운임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다. 미국의 봉쇄와 제재 강화로 이란산 원유 수출이 크게 감소했고 중국 정유사들도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역시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전략비축유 운용 계획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불안해지는 상황에 대비해 대체 운송 경로와 선박 보험, 해운기업 지원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한미 간 협상의 원칙이 중요하다. 미국은 자국의 안보와 외교 목표를 위해 제재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도 자국 기업과 국민의 경제적 이익을 지킬 책임이 있다. 동맹국의 정책에 협력하는 것과 우리의 경제적 손실을 아무 조건 없이 감수하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미국 역시 동맹의 부담을 일방적으로 전가해서는 안 된다.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동맹국의 협력이 필요하다. 동맹국 기업에 충분한 설명과 준비기간 없이 제재를 확대하면 미국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만 떨어질 수 있다. 더구나 이번 제재에서 미국이 이란산 원유 거래에 큰 역할을 하는 중국의 주요 금융기관에는 아직 가장 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의 충돌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도 미국에 분명히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한다. 제재가 필요하다면 기준은 일관돼야 한다. 경제 규모나 협상력에 따라 어떤 국가는 유예하고 동맹국 기업에는 더 엄격한 부담을 지우는 방식이라면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미국이 구체적인 제재안을 발표한 뒤에야 대책회의를 여는 사후 대응이다. 제재 대상과 시점이 확정되기 전에 산업별 노출도를 파악하고 미국 재무부와 협의해야 한다. 에너지·해운·금융·건설·수출기업의 기존 계약을 전수 점검하고 피해 가능성을 미리 계산해야 한다. 기업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제재 위험이 높은 거래는 계약 단계부터 미국 제재 발동 시 책임과 손실을 어떻게 나눌지 명확히 해야 한다. 결제통화와 거래은행, 선박과 보험사까지 제재 위험을 사전에 점검하는 시스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될수록 한국에는 외교와 경제가 분리되지 않는다. 안보동맹을 지키면서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고, 미국의 제재를 준수하면서 한국 기업의 피해도 줄여야 한다. 어느 한쪽만 강조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대외경제 환경이 불안할수록 외교의 실력은 선언이 아니라 손실을 얼마나 줄였는지에서 드러난다. 미국의 2차 제재가 현실화한다면 한국도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 기업이 예측할 수 없는 피해를 떠안게 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미국의 최종 결정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예외와 유예, 결제 안전망과 에너지 공급망 대책을 지금부터 협상해야 한다. 동맹은 국익을 포기하는 관계가 아니다. 공동의 안보 목표를 지키면서 서로의 정당한 경제적 이해를 조정하는 관계다. 대이란 제재에서도 그 원칙은 달라질 수 없다. 제재에는 협력하되 한국 기업의 피해는 최소화하는 선제적 외교전이 지금 필요하다.
2026-08-25 10: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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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살리고 사람 잃는 전환은 안 된다
[경제일보] 철강의 위기가 공장 담장을 넘어 일자리로 번지고 있다. 충남 당진이 지난 21일부터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이 됐다.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기업들이 밀집한 이 도시에서 철강업과 금속제품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 감소가 나타나자 정부가 고용 충격이 더 커지기 전에 안전망을 가동한 것이다. 23일 충남도는 정부 지원과 자체 일자리 정책을 연계해 고용 유지부터 직업훈련, 전직·재취업, 생계 지원까지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은 단순한 지역 고용대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구조적 위기가 기업 손익계산서를 넘어 지역사회에 청구서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당진은 포항·광양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철강도시다. 공장 하나가 철강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협력업체와 운송업체, 정비업체가 붙고 식당과 상점이 생긴다. 공장이 벌어들인 돈으로 지방세가 걷히고, 그 돈이 다시 지역의 학교와 도로, 복지에 쓰인다. 주력기업의 생산이 줄면 협력업체 매출이 먼저 꺾이고 채용이 줄며, 그 여파는 골목상권과 지방재정까지 이어진다. 당진은 이미 그 징후를 겪고 있다. 지역 주요 철강기업 5개사의 영업이익은 2023년 2623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44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당진의 국세 납부액 역시 2022년 5063억원에서 2024년 1228억원으로 급감했고 법인 지방소득세는 같은 기간 317억원에서 2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철강기업의 실적 악화가 지역경제의 체력을 얼마나 빠르게 떨어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철강시장이 건설수요 감소와 글로벌 공급과잉, 수출 부진이 겹치며 20년 만의 최저 수준의 수요를 경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설비의 폐쇄와 가동 중단, 인력 조정 압력에 더해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과 탄소중립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철강산업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결론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값싼 범용재를 대량 생산해 중국산 철강과 가격으로 경쟁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자동차·조선·방산·에너지용 고부가 강재로 올라가고,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로 확대 등 탄소배출을 줄이는 생산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제조공정에는 인공지능과 자동화를 더 깊이 넣어야 한다. 유럽의 탄소규제와 각국의 보호무역 장벽을 생각하면 선택이라기보다 생존에 가까운 문제다. 정부가 경쟁력이 떨어진 모든 설비와 일자리를 세금으로 영원히 붙들어둘 수도 없다. 시장에서 수요를 잃은 생산시설까지 고용을 이유로 계속 유지하면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더 큰 구조조정을 부를 수 있다. 문제는 산업 전환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다. 기업은 오래된 설비를 닫으면 재무구조가 좋아질 수 있다. 국가는 산업 전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친환경 설비를 도입하면 탄소배출도 줄어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와 공장 주변의 협력업체, 지역 상인에게는 ‘산업 고도화’라는 말이 당장의 생계 문제로 돌아온다. 국가와 기업이 전환의 편익을 얻으면서 비용은 노동자와 지역에만 남기는 구조라면 공정하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이번 당진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이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원 대상 노동자의 국민내일배움카드 한도는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늘어나고 생활안정자금 융자 한도도 20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확대된다. 기업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비율은 66.7%에서 80%로 높아진다. 충남도는 내년 최대 60억원 규모의 ‘당진 철강산업 버팀이음프로젝트’ 국비 확보도 추진한다. 필요한 조치다. 다만 생계자금과 훈련비를 늘리는 것만으로 산업 전환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숙련을 버리지 않는 전환이다. 철강공장에서 20년을 일한 노동자에게 새로운 직업을 찾으라며 몇 달짜리 일반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제철소의 설비와 공정, 품질관리, 안전관리 경험은 산업의 자산이다. 이를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로, 친환경 설비, 산업용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운영 역량으로 전환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 재교육의 출발점도 실업 이후가 아니라 재직 중이어야 한다. 구조조정 대상자가 확정된 뒤 교육기관을 찾는 것은 너무 늦다. 기업의 설비 전환 계획과 함께 향후 줄어드는 직무와 새로 필요한 직무를 예측하고, 노동자가 기존 일자리에서 일하는 동안 새로운 기술을 익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에도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국가가 탄소중립 설비에 세액공제와 정책금융을 제공한다면 해당 기업은 고용 전환 계획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 어떤 일자리가 줄어들고 어떤 직무가 새로 생기는지, 기존 노동자를 얼마나 재배치하고 협력업체 고용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사전에 제시해야 한다. 친환경 설비 투자계획은 수십 년 뒤까지 세우면서 사람에 대한 계획은 구조조정 직전에 만드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지역 정책은 더 크게 봐야 한다. 당진의 철강 노동자를 모두 다른 철강회사로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과 함께 지역의 산업구조 자체를 넓혀야 한다. 당진을 저탄소 철강의 거점으로 만들면서 수소·에너지, 철강 자원순환, 친환경 소재, 산업자동화와 같은 연관 산업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산업연구원도 철강 집적지역의 대응 방안으로 수소환원제철과 탈탄소 설비·부품 산업, 제조 AX, 자원순환 분야로의 다각화를 제시했다. 그래야 전환 과정에서 사라지는 일자리와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같은 지역 안에서 연결될 수 있다. 과거 제조업 구조조정의 실패에서 배울 것도 있다. 주력기업이 떠난 뒤에야 도시재생과 창업지원 사업을 시작하면 이미 숙련인력과 젊은 가족은 지역을 떠난 뒤다. 사람과 기업이 빠져나간 도시를 다시 일으키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일자리를 지키고 새로운 산업으로 연결하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 정부가 고용 충격이 통계에 완전히 나타나기 전에 당진을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그래서 평가할 대목이다. 이 제도 자체도 기존 고용위기지역이 실업과 고용 감소가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야 작동한다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도입됐다. 이제 ‘선제’라는 말을 정책의 시간표 전체에 적용해야 한다. 실직하기 전에 훈련하고, 협력업체가 폐업하기 전에 사업 전환을 돕고, 지역의 청년이 떠나기 전에 새로운 기업을 불러들여야 한다. 정부도 최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의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신속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위기가 현실이 된 뒤 지원하던 방식에서 위험이 보일 때 움직이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중용’에는 ‘범사예즉립 불예즉폐(凡事豫則立 不豫則廢)’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은 미리 준비하면 서고, 준비하지 않으면 무너진다’는 의미다. 산업 전환도 그렇다. 철강의 구조조정을 막을 수 있다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 기술도 바뀌고 시장도 바뀐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생산방식은 결국 새로운 방식으로 대체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누구의 희생 위에서 이뤄질 것인지를 미리 결정하는 일이다. 기업에는 친환경 설비와 고부가 제품 전환을 지원하고, 노동자에게는 숙련을 이어갈 직업과 교육을 제공하며, 지역에는 다음 산업을 심어야 한다. 세 정책이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산업정책의 성공을 공장의 생산성만으로 평가하던 시대도 지나야 한다. 수소환원제철 공장을 지었는데 숙련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기업은 살아났는데 지역 상권과 인구가 무너졌다면 그것을 온전한 산업 전환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철강은 한국 산업화를 떠받친 산업이다. 당진과 포항, 광양의 노동자와 지역사회 역시 그 성장의 비용과 과실을 함께 감당했다. 새로운 철강으로 넘어가는 비용 역시 함께 나눠야 한다. 산업을 살리기 위해 사람을 버리는 전환은 오래갈 수 없다. 공장을 바꾸는 것과 사람의 삶을 이어주는 것, 그 둘을 함께 해내야 진짜 산업 전환이다.
2026-08-24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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