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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보다 '적절히' 먹어라…여성 수면 좌우한 핵심 변수
[경제일보] 하루 섭취한 열량과 활동으로 소비한 열량의 균형을 잘 맞춘 여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수면 부족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1일 서울대학교병원 박민선 교수와 서울시보라매병원 서민정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9·2020·2022년)에 참여한 성인 1만30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에너지 섭취와 소비의 균형이 수면 시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수면 부족은 심혈관질환, 당뇨병, 대사증후군 등 만성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연구들이 식습관이나 신체활동 각각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두 요소를 통합한 ‘에너지 균형’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대규모 국가 데이터를 통해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하루 동안 먹은 열량에서 기초대사와 활동으로 소모된 에너지를 뺀 ‘에너지 균형 지표(EIEB)’를 활용해 분석을 진행했다. 쉽게 말해 ‘먹은 만큼 썼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분석 결과 여성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여성의 경우 에너지가 크게 부족한 집단보다 섭취와 소비가 균형을 이룬 집단에서 수면 부족 위험이 약 29% 낮았다. 에너지가 남거나 다소 많이 섭취한 경우에도 위험은 줄었지만 가장 효과가 큰 것은 ‘적정한 균형’을 유지했을 때였다. 즉 단순히 많이 먹는다고 수면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활동량에 맞춰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반면 남성에서는 에너지 균형과 수면 시간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특히 활동량이 많거나 식사의 질이 낮은 여성, 주말에 따로 잠을 보충하지 않는 경우일수록 에너지 균형을 맞췄을 때 수면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차이는 성별에 따른 신경내분비 및 면역 조절 차이를 지목했다. 인체는 야간 수면 중 면역 기능 회복과 염증 조절을 위해 상당한 에너지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가 부족하면 스트레스 반응이 활성화돼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여성은 코르티솔, 렙틴, 에스트로겐 등 호르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이러한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민선 교수는 “무리한 식사 제한이나 과도한 운동 중심의 다이어트는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활동량에 맞춰 적절히 섭취하는 균형 잡힌 생활이 숙면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별과 생활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 학술지 ‘대한가정의학회지’에 실렸다.
2026-05-31 07:00:00
카타르 '불가항력' 경고… 에너지 정책, '생존형 다변화'로 전환할 때다
[경제일보] 중동 정세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며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가 ‘불가항력’ 선언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단순한 공급 차질을 넘어선 신호다. 한국 경제의 취약한 에너지 기반을 정면으로 드러낸 경고에 가깝다. 현재 한국은 에너지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중 상당 부분이 중동에 집중돼 있다.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의 변동성 확대는 이미 산업과 가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반복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공급 구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중동 리스크’가 드러낸 에너지 안보의 취약성 에너지 안보의 취약성은 결국 전략의 문제다. 그동안 우리는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해왔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는 이러한 기준이 오히려 취약성으로 돌아온다.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없이 비용만을 좇는 접근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비축유 역시 근본 해법이 되기 어렵다. 일정 기간 충격을 완화하는 수단은 될 수 있지만 공급 자체가 차단되는 상황에서는 산업 전반의 위축을 막기 어렵다. 카타르발 리스크는 이러한 한계를 다시 확인시키고 있다. ‘땜질 처방’ 넘어 에너지 정책 전환 필요 이제 정책의 중심을 바꿔야 한다. 에너지 정책은 효율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첫째 수입선 다변화가 시급하다. 미국과 호주 등 안정적 공급국과의 장기 계약을 확대하고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거래를 넘어 안보 차원의 선택이다. 둘째 현실적인 에너지 믹스 재정립이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균형 있게 활용해 외부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이 불가피하다. 에너지 정책은 이념이 아니라 현실을 기준으로 설계돼야 한다. 셋째 산업 전반의 효율 개선이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전환 없이는 외부 충격을 견디기 어렵다. 기술 혁신과 정책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실행은 정치의 몫… 속도와 결단이 관건 문제는 실행이다. 에너지 안보는 장기 전략이 필요한 분야지만 정치권의 대응은 단기 이해관계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지연되고 있으며 미래 에너지 전략에 대한 논의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카타르발 경고는 하나의 계기다. 지금 방향을 바꾸지 못한다면 다음 위기는 더 큰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문제는 단순한 산업 이슈가 아니다. 국가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사안이다. 공급망을 분산하고 대응력을 높이는 전략만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견디는 기반이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구호가 아니다. 실행 가능한 전략과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결단이다.
2026-03-26 10: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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