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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달러 장외매입, 외환당국은 왜 설명하지 않나
[경제일보] SK하이닉스가 지난 7월 미국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265억 달러가 한국 외환정책의 원칙을 묻는 문제로 번졌다. 로이터 등의 보도대로라면 외환당국은 SK하이닉스의 조달금 가운데 약 200억 달러를 장외에서 사들였다. 우리 돈 27조원이 넘는 규모다. 현재까지 정부와 한국은행, SK하이닉스는 이 거래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거래 시점과 환율, 구체적인 계약 방식도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매입 사실과 목적을 정부가 공식 확인한 것처럼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보도가 던지는 질문은 가볍지 않다. SK하이닉스의 조달금은 AI 반도체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공장과 설비 투자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 거액의 달러가 국내로 유입되는 과정이다. 상당액을 원화로 바꾸면 외환시장에는 그만큼의 달러 매물이 쏟아진다. 또 달러 공급이 갑자기 불어나면 원화 가치에는 단기간에 상당한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최근 시장 상황도 민감했다. 원화는 지난 6월 말 달러당 1550원 안팎까지 밀린 뒤 두 달 사이 12% 넘게 반등했다. 이 국면에서 수백억 달러의 일회성 물량까지 더해지면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외환시장은 방향보다 속도에 더 쉽게 다친다. 원화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반영해 서서히 오르는 것과 특정 기업의 대규모 자금 이동 때문에 며칠 사이 급격히 치솟는 것은 다르다. 수출기업은 환율을 전제로 가격과 손익을 짜고, 수입기업은 결제계획을 세우며, 외국인 투자자는 환차손익을 계산한다. 예측 가능한 변화에는 적응할 수 있지만 급격한 쏠림에는 대응할 시간이 없다. 로이터 보도대로 외환당국이 SK하이닉스 물량의 상당 부분을 장외에서 받아냈다면, 시장 충격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로이터 역시 원화의 급격한 강세를 누그러뜨리고 외화 여력을 보강하려는 성격으로 이번 거래를 전했다. 외환당국이 최근 상당한 규모의 달러를 시장에 공급해 온 것은 확인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당국은 원화 약세가 심했던 지난해 4분기 224억6700만 달러, 올해 1분기 136억2800만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순매도했다. 두 분기 동안 풀어놓은 달러만 360억 달러를 넘는다. 그만큼 외화 대응 여력을 다시 보강할 유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은 가능하다. 원화가 급락할 때 달러를 팔아 속도를 늦췄다면, 반대로 대규모 달러 공급으로 원화가 급등할 때 일부를 다시 흡수하는 것은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적에도 부합한다. 따라서 시장안정 차원의 매입이었다면 정책적 명분은 충분하다. 쟁점은 매입 자체가 아니다. 외환당국이 무엇을 지키기 위해 200억 달러를 움직였느냐다. 시장인가, 특정 환율인가. 외환정책은 본래 한 가지 긴장을 품고 있다.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하지만 시장이 한쪽으로 급격히 쏠릴 때는 당국이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원하는 환율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면 시장안정은 환율 수준을 관리하는 정책으로 변질된다. 그래서 개입에는 선이 필요하다. 외환당국이 지켜야 할 것은 환율의 특정한 ‘수준’이 아니라 시장의 ‘질서’다. 원화가 어느 수준에서 거래돼야 하는지는 기본적으로 시장이 판단할 몫이다. 수출기업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원화를 의도적으로 약하게 만들거나, 물가를 잡겠다고 특정 환율을 사실상의 목표로 삼는 것은 정부가 시장가격을 대신 정하는 일이다.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흔들 뿐 아니라 교역 상대국과의 환율 갈등을 자초할 수도 있다. 반대로 일회성 대규모 외화 유입 등으로 수급이 단기간에 한쪽으로 쏠릴 때 그 충격을 완화하는 것은 당국의 역할이다. 환율의 수준은 시장이 정하되, 그 가격을 찾아가는 시장의 질서는 당국이 지켜야 한다. 이번 200억 달러 거래를 따져봐야 할 기준도 여기에 있다. 로이터 보도대로 265억 달러 가운데 약 200억 달러를 외환당국이 흡수했다면 전체의 4분의 3이 넘는다. 시장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일시적 조치였다면 개입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크지 않다. 수백억 달러가 한꺼번에 현물환시장으로 쏟아지는 것을 피하는 것은 중앙은행과 외환당국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선택이다. 그렇다고 200억 달러라는 숫자의 무게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이 정도 규모의 거래라면 어떤 원칙이 적용됐는지는 물어야 한다. 다른 기업이 같은 규모의 외화를 들여와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것인가. 무엇보다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서는 수급 충격의 기준은 무엇인가.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 이번 거래를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로 규정할 근거는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런 거래가 반복될 때 적용할 보편적 기준이다. 한국 외환시장의 수급 구조는 이미 달라졌다. 거래 규모가 커졌다면 외환정책의 규칙도 그에 맞춰 정교해져야 한다. 그래서 이제 외환개입에도 ‘사후 설명의 원칙’이 필요하다. 한국 외환당국은 현재 외환 순거래액을 일정한 시차를 두고 공개한다. 과거와 비교하면 투명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얼마를 사고팔았는지는 알 수 있어도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외환개입의 세부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개입 시점과 가격, 규모를 공개하면 시장이 당국의 대응 패턴을 역이용할 수 있다. 때문에 외환정책에는 불가피하게 비밀이 필요하고 정책당국의 재량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비밀이 필요하다는 것과 불투명해도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거래가 끝난 뒤 설명이 비어 있는 자리는 추측과 개입설이 차지한다. 이번에도 200억 달러라는 거대한 거래가 정부 발표가 아니라 외신의 익명 취재를 통해 알려졌다. 거래의 세부 조건은 공개하지 않더라도 정책 목적과 판단 원칙 정도는 사후에 설명할 필요가 있다.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앞서 사용한 외화 여력을 보강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정책적 판단이 있었는지 말이다. 외국환평형기금도 마찬가지다. 외평기금은 외환시장이 급격히 흔들릴 때 충격을 완충하기 위해 존재한다. 시장 안정을 위해 재량 있게 운용할 필요가 있는 특수한 자금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필요할 때 수십조원을 움직인 뒤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아도 되는 돈은 아니다. 거래 세부를 공개할 수 없다면 최소한 대규모 장외거래의 목적과 운용 원칙, 기금에 미치는 영향 정도는 국회가 사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외환정책에는 두 가지 절제가 함께 필요하다. 시장에 개입하되 가격을 정하려 해서는 안 되고, 비밀을 지키되 원칙까지 감춰서는 안 된다. 200억 달러 매입이 단기적인 수급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정책목표에 부합할 수 있다. 반면 원화 가치를 일정 수준 아래로 묶어두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외환당국이 설명해야 할 것은 개별 거래의 세세한 조건이 아니라 바로 이 경계다. ‘논어’ 안연편은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즉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고 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환율은 숫자로 표시되지만 그 숫자를 떠받치는 것은 결국 정책에 대한 신뢰다. 외환당국이 가진 가장 큰 힘이 언제나 외환보유액인 것은 아니다. 예측 가능한 원칙 역시 강력한 외환정책 수단이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자본시장에서 265억 달러를 조달한 것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만든 성과다. 그 거대한 자금이 국내 외환시장에 일시적인 충격을 줄 우려가 있었다면 당국이 이를 완충하는 것 역시 정책의 영역이다. 다만 시장안정이라는 이름이 모든 개입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외환당국이 지켜야 할 것은 특정한 환율이 아니라 환율이 제 가격을 찾아갈 수 있는 시장의 질서다. 로이터가 보도한 200억 달러 거래가 사실이라면 이제 당국이 밝혀야 할 것도 거기에 있다. 왜 개입했고, 어떤 원칙을 적용했으며, 같은 상황이 다시 오면 어떤 기준으로 움직일 것인가. 시장에는 비밀이 필요하다. 정책에는 원칙이 필요하다. 외환당국이 지켜야 할 마지막 자산은 달러가 아니라 그 원칙에 대한 신뢰다.
2026-09-0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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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생산적 금융' 통했다… 하나금융, 상반기 실적 2.4조 '사상최대'
함영주 회장이 이끄는 하나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 2조4029억원을 거뒀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보험손익 감소와 기업회생 관련 충당금,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음에도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이 함께 성장하면서 그룹의 이익 체력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함 회장은 올해 들어 부동산·담보 중심 금융에서 벗어나 전략산업과 혁신기업, 지역균형발전을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왔다. 은행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하면서 수수료이익과 비은행 부문을 키우고, 주주환원을 확대해 시장 신뢰를 높이는 전략이 상반기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단순한 순이익 경쟁을 넘어 수익의 질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생산적 금융으로 성장 방향 전환 함 회장 리더십의 핵심 키워드는 생산적 금융이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강화되고 실물경제 지원 요구가 커지면서 금융지주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함 회장은 이런 흐름에 맞춰 기업 생애주기별 자금 지원, 전략산업 투자, 혁신기업 금융 공급을 하나금융의 주요 성장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2차전지, 바이오, 인프라 등 미래 산업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우량 기업 고객과 장기 거래 기반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실물경제 지원과 그룹 성장이라는 두 목표를 함께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함영주 회장의 생산적 금융 전략은 정책 기조에 맞춘 대응이면서 동시에 하나금융의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택”이라며 “가계대출 중심 성장의 한계를 넘어 실물경제와 함께 성장하는 금융모델을 만들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이익 성장, 수익 체질 바꿨다 상반기 실적에서 눈길을 끄는 건 비이자이익 성장이다. 하나금융의 수수료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7%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증권과 자산관리, 외환, 카드, 투자금융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익이 늘면서 은행 이자이익에만 기대지 않는 구조가 강화됐다. 금리 하락기에는 은행 순이자마진이 축소될 수 있고,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이자이익 성장에도 한계가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그룹 전체 실적의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하나금융은 전통적으로 외환과 기업금융에서 강점을 가진 금융그룹으로 평가받아왔다. 여기에 자산관리와 자본시장, 비은행 부문을 결합하면서 이익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주주환원 확대, 시장 신뢰 높였다 주주환원 정책도 함 회장의 경영 성과를 보여주는 중요한 축이다. 하나금융은 안정적인 이익 체력과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금융지주 평가는 단순히 얼마나 많이 벌었는지를 넘어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주주에게 어떻게 돌려주는지까지 함께 본다. 하나금융이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를 동시에 제시한 것은 함 회장 체제의 자본정책이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정적인 이익을 바탕으로 자본비율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배당과 자사주 소각으로 성과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밸류업 흐름 속에서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환·글로벌 강점 살린 실행형 리더십 하나금융의 또 다른 경쟁력은 외환과 글로벌 네트워크다. 하나은행은 옛 외환은행 통합 이후 외국환, 무역금융, 글로벌 기업거래에서 강점을 유지해왔다. 함 회장은 이 강점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무역금융, 자산관리 수요를 연결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성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은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함 회장의 리더십은 현장형·실행형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초대 은행장을 맡기까지 영업 현장을 두루 거쳤고, 국내 8개 은행계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영업 현장 경험이 가장 풍부한 최고경영자로 꼽힌다. 회장 취임 이후에도 글로벌 금융포럼과 디지털·AI 콘퍼런스, 산업 협력 행사, 스타트업 네트워킹 프로그램에 직접 참석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성과로 연결시키는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최대실적으로 리딩금융 경쟁력 입증 하나금융의 상반기 최대 실적은 함 회장 체제의 방향성이 숫자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은행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했다. 또 수수료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고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시장 신뢰도 높였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KB금융, 신한금융과의 리딩금융 경쟁에서 수익 규모뿐 아니라 수익의 질과 자본 효율성을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 함 회장 연임 첫해인 2025년 하나금융은 그룹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4조원을 돌파했고, 올해 1분기에는 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인 분기순이익 1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역대 최고 규모인 1조8719억원, 주주환원율 46.8%의 환원을 함께 제시하며 실적과 주주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함 회장이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은 금융회사의 사회적 역할과 성장 전략을 동시에 담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리더십으로 평가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상반기 실적은 수수료이익 확대와 주주환원 강화, 생산적 금융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며 “함 회장이 하나금융의 전통적 강점인 외환·기업금융에 자본시장과 글로벌 전략을 더해 그룹 체질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25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25 09: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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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가상자산 전사적 내부통제 강화해야"
[경제일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가상자산사업자들에게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공적 규제와 사후 제재에 앞서 각 회사 내부에서 위험을 사전에 걸러내는 통제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는 취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15개 주요 가상자산사업자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가상자산 시장의 내부통제와 이용자 보호, 시장감시 기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원장은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시장이 증시로의 머니무브, 비트코인 오지급 등 여러 이슈로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새 서비스 시도와 블록체인 기반 금융 융합, 자산 토큰화 관련 제도 정비가 진행되면서 시장 기반은 넓어지고 있다고 봤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 산업이 신뢰를 회복하고 제도권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자별 내부통제 수준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 전반에서 작동하는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실제 업무에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도 변화 대응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와 특정금융정보법, 외국환거래법 개정 등 가상자산 관련 규율 정비가 이어지고 있다. 이 원장은 각 사업자가 법령 개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규제 준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감시 역량 강화도 주문했다. 거래소가 불공정거래 예방과 적발 과정에서 1차 감시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감원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시장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하고 조사 시스템을 고도화해 불공정거래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용자 보호도 핵심 과제로 언급됐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용자의 자기책임 원칙만을 앞세우기보다 상품 적합성, 정보 제공 수준, 피해 예방과 구제 체계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단기 실적을 노린 고위험 상품 출시나 과도한 이벤트, 불충분한 공시, 이용자 피해 전가 등은 시장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큰 만큼 상품 구조와 위험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소비자 관점에서 판매·거래지원 절차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CEO들은 법령 준수와 함께 거래지원, 광고·홍보 관련 자율규제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내부통제도 업무 전반에서 정비·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사업자별 영업 규모와 인력 수준, 이용자 수에 차이가 큰 만큼 규제 적용 과정에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업계는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혁신 서비스 출시를 위해 제도 정비와 정책 지원도 요청했다. 금감원은 가상자산 산업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과제를 업계와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2026-07-02 17: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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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 판 커지나…은행권, 제도화 앞두고 인프라 경쟁
[경제일보] 은행권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프로젝트 연계·거래소 지분 인수 등 선점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입법이 지연되면서 금융사의 사업 진행도 기술 검증 단계에 멈춰있는 가운데 제도화 이후 빠른 성장을 위해 해외 연계, 인프라 구축 등 기반 마련을 지속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우리·전북은행, 케이뱅크 등 국내 은행들이 유럽 은행권과 스테이블코인 연계 검증을 위한 '판게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판게아 프로젝트는 한국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유럽의 유로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연계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통화와 가치를 연동한 디지털 자산으로 기존에는 달러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논의에 집중됐다. 그러나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고 각국이 통화 주권과 지급결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추진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은행권에서도 해외송금과 지급결제, 외환 거래 등 실증 사업에 참여하며 관련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참여 기관들은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활용 가능성 △은행권 공동 대응 체계 △글로벌 정산 인프라 연계 방안 등을 함께 모색할 방침이다. 은행권 협력 외에도 각 금융사별로 블록체인 관련 기업과 기술검증·인프라 구축 등 기반 마련에 나섰다. 지난 5월 KB금융그룹은 전자결제 전문 기업 KG이니시스, 블록체인 플랫폼 카이아, 디지털자산 솔루션 기업 오픈에셋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입금 전 과정을 통합한 기술검증(PoC)을 마쳤다. 검증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부터 오프라인 결제, 가맹점 정산, 해외 송금까지 금융서비스 전 과정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소비자가 별도 디지털 지갑을 설치하지 않고 QR로 결제하면 정산 단계에서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가 자동으로 실행되는 구조다. 해외송금 검증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한 뒤 베트남 현지 파트너를 거쳐 실제 은행 계좌까지 수취하는 과정을 연구했다. 하나금융은 가상자산 거래소 두나무 지분 인수를 통해 인프라 역량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하나은행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두나무 지분투자와 함께 미래혁신모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나무의 '기와체인'을 디지털 금융 핵심 인프라로 발전시키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유통, 사용, 환류로 이어지는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 협력한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스테이블 코인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토스뱅크는 솔라나 재단과 '블록체인 기반 차세대 금융 인프라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솔라나 재단과 직접 협력하는 첫 사례다. 토스뱅크는 솔라나 네트워크 기반 글로벌 송금·정산 인프라 PoC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블록체인 기반 결제·정산 모델, 스테이블코인·디지털자산 활용 차세대 금융 서비스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처럼 각 은행별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이후 빠른 안착을 위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나 국내 입법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디지털자산 제도 논의는 지난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 이후 발행·유통·공시 체계를 다루는 2단계 입법으로 넘어갔다. 은행권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디지털자산 상품을 넘어 전통 금융 인프라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현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 토큰화된 금융상품 유통과 지급결제·해외송금·정산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는 만큼 법제화 이전 단계에서 기술 검증과 협력망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아직 상용화보다 사전 검증 성격이 강하다. 법제화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발행 구조나 활용 범위, 수익 모델을 구체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스테이블코인 상용화 이후 예금이 코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은행권에서는 단기간에 급격한 자금 이동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관건은 후속 제도 정비다. 현재 논의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스테이블코인의 기본 정의와 규율 체계를 마련하는 성격이라면 실제 해외송금·정산 등 사업 모델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외국환거래법 등 유관 법령 정비가 함께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정산·송금 등 기존 금융 인프라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향후 토큰화 금융상품이나 인공지능 기반 거래 서비스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어 법제화 이전부터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7-01 16: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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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대들보 역할 기업은행 65년… 자산 500조 종합금융회사로
IBK기업은행의 역사는 한국 중소기업 금융의 성장사와 맞닿아 있다. 출발점은 1961년 8월 설립된 중소기업은행이었다. 정부는 경제개발 초기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고, 중소기업자의 자주적 경제활동과 경제적 지위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은행법을 제정했다. 기업은행은 이 법에 따라 태어난 국책은행이다. 기업은행의 DNA는 처음부터 분명했다. 대기업 중심 산업화가 속도를 내던 시절, 중소기업은 담보와 신용이 약해 일반 금융회사 문턱을 넘기 어려웠다. 기업은행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자본금 2억원, 31개 점포망으로 출발한 작은 국책은행은 중소기업의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수출금융과 보증 연계 금융을 공급하며 한국 산업화의 밑단을 떠받쳤다. 기업은행은 일반 시중은행과 다른 길을 걸었다. 시중은행이 예대마진과 대기업 거래, 가계금융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생애주기를 따라 움직였다. 창업 초기 자금, 공장 증설 자금, 수출입 금융, 기술개발 자금, 위기 때의 유동성 지원까지 기업은행의 역할은 중소기업의 성장 단계와 함께 확장됐다. ◆중소기업 금융 DNA…산업화의 그늘을 메운 국책은행 1960~70년대 기업은행의 역할은 중소기업 금융공급이었다. 경제개발계획이 본격화되면서 대기업과 기간산업에 정책자금이 집중됐지만, 산업의 저변을 이루는 중소기업에도 자금이 필요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전담 금융기관으로서 정책금융과 상업금융의 경계에서 움직였다. 수출입국 시대가 열리면서 기업은행의 기능도 넓어졌다. 외자 업무와 외국환 업무, 수출 중소기업 지원이 강화됐다. 중소기업이 내수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면 금융이 필요했다. 기업은행은 수출 관련 금융과 상담 기능을 확대하며 중소기업의 국제화에도 힘을 보탰다. 1994년 증권거래소 상장은 기업은행의 체질 변화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국책은행의 공공성을 유지하되 자본시장에서 평가받는 금융회사로 한 단계 올라선 것이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는 기업은행의 존재 이유를 다시 확인시켰다. 위기 때 가장 먼저 자금줄이 막히는 곳은 중소기업이었다. 기업은행은 시장이 위축될 때 뒤로 물러서지 않고 중소기업 유동성 공급 창구로 기능했다. ◆국책은행에서 종합 금융회사로…민간 역할까지 넓힌 IBK 기업은행의 두 번째 도약은 민간 금융 기능의 확장이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전담 국책은행이지만, 오늘의 IBK는 은행 단일 기능에 머물지 않는다. IBK캐피탈, IBK투자증권, IBK연금보험, IBK저축은행, IBK자산운용, IBK벤처투자 등 계열사를 통해 기업의 자금 조달과 투자, 자산관리, 연금, 벤처 생태계까지 포괄하는 금융그룹형 구조를 갖춰가고 있다. 이 변화는 중소기업 금융의 성격이 바뀐 데서 비롯됐다. 과거 중소기업 금융은 대출 중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중소기업은 △기술개발 자금 △지분투자 △인수합병 자문 △수출입 금융 △환위험 관리 △퇴직연금 △디지털 결제와 데이터 기반 경영지원까지 필요로 한다. 기업은행이 민간 금융 기능을 넓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IBK투자증권과 IBK벤처투자는 혁신기업의 자본시장 진입을 돕는 축이다. IBK캐피탈은 설비투자와 리스, 기업금융을 보완하고 IBK연금보험과 자산운용은 중소기업 임직원과 기업주의 장기 자산관리 수요를 흡수한다. 국책은행의 울타리 안에서 민간 금융의 도구를 넓히는 구조다. ◆순익 2조·자산 500조 돌파…숫자로 드러난 성장세 현재의 기업은행은 더 이상 소규모 정책은행이 아니다. 2025년 말 기업은행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2조7189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 순이익도 2조3858억원에 달했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전년보다 14조7000억원 늘어난 26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기준 총자산은 500조원을 넘어섰다. 자본금 2억원과 31개 점포로 출발한 중소기업 전담 은행이 60여 년 만에 500조원대 금융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이 숫자는 기업은행이 단지 정책금융기관으로 남아 있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중소기업 금융이라는 본업을 지키면서도 수익성과 건전성, 자본시장 기능을 함께 키워온 결과다. 2026년 출발도 본업의 방향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업은행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7534억원, 별도 기준 순이익은 6663억원을 기록했다. 환율 변수와 전년 역대급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로 순이익은 줄었지만,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64조2000억원으로 더 늘었다. ◆생산적금융 30-300 프로젝트…다음 성장판은 혁신 중기 기업은행의 미래 성장전략은 △생산적금융 △혁신기업 투자 △디지털 중기금융 △건전성 관리로 요약된다. 핵심은 ‘IBK형 생산적금융 30-300 프로젝트’다. 기업은행은 2030년까지 5년간 첨단·혁신산업, 창업·벤처기업, 지방 소재 중소기업 등 생산적 분야에 300조원 이상을 지원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생산적금융은 기업은행의 설립 목적과 가장 잘 맞닿아 있다. 단순히 대출을 많이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금이 산업과 기술, 일자리와 지역경제로 흐르게 하는 금융이다. AI, 반도체, 에너지, 소부장,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 스마트제조 등 성장 산업의 중소기업은 대기업 공급망과 국가 전략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기반이다. 기업은행은 이 분야에서 차별적 강점을 갖고 있다. 오랜 기간 축적한 중소기업 신용정보, 업종별 경기 흐름, 현장 영업망, 정책금융 집행 경험은 일반 시중은행이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자산이다. 여기에 보증기관, 정책기관, 지방자치단체, 벤처투자 생태계와의 연계를 강화하면 기업은행은 단순한 대출기관을 넘어 중소기업 성장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18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18 07: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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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카' 전면에 내건 KG그룹 "제조·유통·금융 '통합 모빌리티' 승부수"
[경제일보] KG그룹이 케이카(K Car) 인수를 계기로 완성차 제조부터 중고차 유통, 금융·결제까지 아우르는 통합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그룹은 상장 계열사 기업가치 제고와 미래 성장 전략을 담은 중장기 밸류업 로드맵도 함께 공개하며 주주환원 확대와 신사업 육성 계획을 제시했다. KG그룹은 9일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 T-아트홀에서 ‘KG그룹 기업가치 정상화 및 미래전략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곽재선 KG그룹 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참여이사 등이 참석했다. KG그룹은 현재 상장 계열사들의 실적과 재무 건전성에 비해 시장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기업가치 정상화를 최우선 경영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각 상장 계열사는 향후 5년간 총주주환원율 50% 확대를 추진한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정책 강화, 시장 친화적 IR 활동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단기 외형 성장보다 현금흐름과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영 기조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최근 인수를 완료한 케이카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사업 전략도 공개됐다. KG그룹은 KG모빌리티의 완성차 제조 역량과 케이카의 중고차 유통 플랫폼, KG이니시스의 결제 인프라, KG파이낸셜의 금융 서비스를 연계해 통합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신차 판매부터 중고차 거래, 금융·결제 서비스까지 고객 생애주기 전반을 하나의 사업 구조로 연결해 사업 시너지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특히 케이카 인수를 통해 확보한 국내 최대 규모 중고차 유통망을 활용해 제조와 유통, 금융을 연계하는 사업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KG그룹은 이를 통해 기존 완성차 판매 중심 구조를 넘어 차량 거래와 금융 서비스까지 수익 기반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핵심 계열사별 성장 전략도 함께 제시됐다. KG모빌리티는 친환경차 중심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한다.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EV),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 친환경 SUV 7종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반제품 조립(KD) 사업을 수출 확대의 핵심 축으로 육성해 2030년 연간 판매 20만대, 매출 10조원 이상, 영업이익률 5%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KG스틸은 2029년까지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에이전틱 AI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생산 효율성 향상과 제조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K Car와의 협력을 통해 자동차 소재 분야 사업 기회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에너지 사업 부문에서는 친환경 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KG케미칼은 친환경 에너지 연료 밸류체인 내재화를 위해 향후 3년간 20만㎘ 규모 저장능력을 확보하는 탱크터미널 투자에 나선다. 물류·에너지 허브 기능을 강화하고 동남아 비료 시장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KG에코솔루션은 바이오연료 생산 경쟁력을 기반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글로벌 해양 연료 시장으로 확대한다. 친환경 선박유 수요 증가에 대응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금융·결제 부문 계열사들도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KG이니시스는 기존 결제 플랫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일본 역직구(CBT)와 외국환 거래(Trade FX), 디지털 화폐 등을 미래 성장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 이커머스 시장을 겨냥한 역직구 결제 서비스를 확대하고 향후 동남아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KG파이낸셜은 디지털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에 나선다. 기업 간 거래(B2B) 선정산 사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해 2027년 취급액 5000억원, 2028년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디지털 자산 사업과 글로벌 금융 인프라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기업가치는 결국 실적과 주주와의 소통으로 평가받는 것”이라며 “그동안 위기 기업을 정상화하며 성장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외형 확대보다 내재 가치 극대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카 인수는 단순한 사업 확대가 아니라 그룹 미래 성장 전략의 핵심 축”이라며 “제조와 유통, 금융, 결제를 연결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026-06-09 15: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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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금융서 878조 그룹으로…'하나'로 판 키운 하나금융 55년
하나금융그룹의 역사는 한국 금융산업의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출발은 1971년 6월 설립된 한국투자금융이었다. “한국 최초의 순수 민간 금융중개기관”이라는 게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관 주도 금융의 색채가 강했던 시절, 민간 금융의 가능성을 시험한 이 출발이 훗날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그룹의 뿌리가 됐다. 한국투자금융은 단순한 단기금융회사가 아니었다. 1980년 영업업무 온라인화를 추진했고 1984년에는 기업손님 전담제도와 어음관리계좌(CMA)를 선보였다. 1988년 수신잔고 1조원을 돌파하며 기업금융, 고객관리, 상품 혁신을 결합한 ‘하나식 금융 DNA’를 형성했다. ◆한국투자금융서 메가뱅크로…후발은행의 판을 바꾸다 하나금융의 1차 변곡점은 1991년이었다. 한국투자금융은 하나은행으로 전환하며 은행업에 진입했다. 초기 성장 방식은 차별화였다. 1993년 국내 최초 클럽상품을 출시했고, 금융권 최초로 ‘하나 비밀보장 서비스 제도’를 시행했다. 1995년에는 국내 최초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도입했다. 성장 속도도 빨랐다. 하나은행은 1995년 4월 국내 은행 역사상 최단기간인 3년 9개월 만에 총수신 10조원을 돌파했다. 1996년 런던 주식시장에 글로벌 주식 예탁증서(GDR)를 상장했고, 1997년에는 파이낸스아시아로부터 ‘한국의 최우수 은행’으로 선정됐다. 외환위기 이후 성장은 인수·합병으로 속도를 냈다. 1998년 충청은행을 인수해 충청하나은행을 출범시켰고 1999년 보람은행과 합병했다. 2002년에는 서울은행과 합병해 통합 하나은행을 출범시켰다. 하나금융의 2차 도약은 금융그룹화였다. 하나금융은 2005년 12월 출범했다. 은행, 증권, 캐피탈, 보험, 연구소 등 관계사들이 시너지를 내는 종합금융서비스 네트워크를 지향했다. 2005년 대한투자증권을 인수했고 이후 하나대투증권, 하나UBS자산운용 등으로 증권·자산운용 기반을 넓혔다. 결정적 변곡점은 외환은행 인수였다. 하나금융은 2012년 한국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했고, 2015년 KEB하나은행을 출범시켰다. 2016년 전산통합, 2019년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을 거쳐 2020년 하나은행 브랜드로 재정비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품으며 △기업금융 △외환 △글로벌 네트워크 △수출입 금융 경쟁력을 넓혔다. 하나카드 출범도 포트폴리오 강화의 한 축이었다. 하나금융은 2010년 하나SK카드를 출범시켰고 2014년 하나카드를 출범시켰다. 이후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자산신탁, 하나손해보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은행 의존도를 낮췄다. ◆채용비리 그늘 속 사상 첫 순익 4조…878조 금융그룹으로 성장 그러나 하나금융의 역사에 성장의 장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은 2010년대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 국면에서 불거졌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하나은행장 재직 시절 채용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2심에서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후 대법원은 올해 1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다만 남녀를 차별해 고용한 혐의는 유죄로 확정됐다. 이 대목은 금융회사가 채용, 인사, 내부통제 전반에서 더 정교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현재 하나금융은 과거의 후발 은행이 아니다. 2005년 12월 하나금융지주 출범은 대도약의 변곡점이었다. 하나금융은 출범 당시 하나은행, 대한투자증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나아이앤에스 등 4개 자회사와 하나증권,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대한투자신탁운용 등 손자회사를 거느린 금융지주회사로 출발했다. 은행 중심 구조를 넘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균형 잡힌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숫자로 보면 변화는 더 선명하다. 하나은행의 2005년 순이익은 9068억원이었지만 2025년 하나금융그룹은 연간 당기순이익 4조2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순이익 4조원을 넘어섰다. 약 20년 만에 순이익 규모가 4배 이상 커진 셈이다. 그룹 핵심이익은 11조3898억원, 비이자이익은 2조2133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총자산은 신탁자산 203조4101억원을 포함해 878조8억원에 달했다. 올해 출발도 좋다. 하나금융은 올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 1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수치로, 외환은행 통합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1분기 이자이익은 2조5053억원, 수수료이익은 6678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1조1042억원, 하나증권도 WM과 투자금융(IB) 성장에 힘입어 순이익 1033억원을 냈다. ◆생산적 금융·AI·글로벌…규모의 금융에서 가치의 금융으로 하나금융의 미래 성장 전략은 △생산적 금융 △WM △글로벌 △디지털·인공지능(AI)로 압축된다. 하나금융은 올해 생산적 금융 공급 규모를 17조8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첨단 인프라와 AI, 모험자본, 지역균형발전, 핵심 첨단산업, K-밸류체인·수출공급망 지원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자산관리와 비이자이익 확대도 핵심이다. 하나금융은 1995년 국내 최초 PB 서비스를 도입한 경험을 갖고 있다. 고령화, 상속·증여 수요, 퇴직연금 시장 확대, 글로벌 자산배분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WM은 은행과 증권의 핵심 전장이다. 글로벌 금융도 중요하다. 외환은행 통합 이후 확보한 외국환, 수출입 금융, 해외 네트워크 경쟁력을 동남아와 미국, 유럽 등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디지털과 AI 전환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고객 데이터를 얼마나 안전하고 정교하게 분석하는지, AI를 심사·상담·리스크관리·자산관리에 얼마나 책임 있게 적용하는지가 승부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역사는 이름 그대로 ‘하나로 합치는’ 역사였다. 그러나 이제는 자본 효율, 비이자이익, 글로벌 수익성, 디지털 경쟁력, 내부통제, 소비자보호가 동시에 요구된다”며 “대출 성장만으로 이익을 키우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만큼 생산적 금융과 자산관리, 글로벌, AI를 연결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금융은 규모의 금융을 넘어 미래 산업과 고객 자산,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가치의 금융으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6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6 08: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