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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반도체 소재·SMR·신재생에너지로…AI 시대 신사업 재편
[경제일보] SK그룹이 반도체 소재와 차세대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축을 재편하고 있다. SKC는 글라스기판을, SK이노베이션은 SMR을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으며 SK㈜는 KKR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합해 발전용량 확대에 나섰다. 기존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AI 산업 확대로 커지는 반도체 소재와 전력 수요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는 전략이다. ◆ SKC, 반도체 소재 고부가화…글라스기판에 3년간 5900억원 투자 SKC는 화학·필름 소재를 기반으로 성장한 뒤 이차전지용 동박과 반도체 소재·부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 지난 2023년에는 반도체 테스트 소켓 기업 ISC를 인수하며 후공정 사업을 강화했고, 이후 반도체 소재 사업을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했다.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테스트 소켓과 함께 글라스기판을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글라스기판은 AI 가속기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의 고집적 패키징에 활용되는 차세대 소재다. 기존 유기 소재 기판보다 평탄성이 높고 대형화에 유리해 고집적 회로 구현에 적합하다. AI 반도체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에 집적하는 첨단 패키징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관련 소재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사업은 자회사 앱솔릭스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앱솔릭스는 미국 조지아주에 글라스기판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고객사 검증과 양산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임베딩과 논임베딩 제품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으며 임베딩 제품은 현지 생산 샘플의 신뢰성 평가, 논임베딩 제품은 고객사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투자 규모도 확대됐다. SKC는 올해 1조167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가운데 약 5900억원을 글라스기판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약 4700억원은 설비투자, 12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배정해 미국 생산시설의 상업화와 장비 고도화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SK㈜도 배정 물량의 120%를 초과청약하며 SKC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실제 자금 집행도 이어지고 있다. SKC는 이달 4일 앱솔릭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281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출자는 올해 상반기 SKC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글라스기판 투자 재원을 실제 사업에 투입하는 과정이다. 앱솔릭스는 임베딩 제품의 신뢰성 평가와 논임베딩 제품의 고객사 기술검증을 진행하며 양산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아직 대규모 양산 전 단계인 만큼 고객사 인증과 제품 신뢰성 확보, 수율 안정화가 향후 사업 확대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 SK이노베이션, 테라파워 손잡고 SMR 진출…차세대 원전 사업 본격화 SK이노베이션은 기존 LNG와 전력 사업에 배터리와 ESS를 더한 데 이어 SMR까지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미국 SMR 기업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한 데 이어 지난 8월 나트륨냉각고속로 기반 SMR 사업 협력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에는 미국 실증 원자로 참여 확대와 후속 상업 프로젝트 참여, 국내 SMR 사업모델 개발, 글로벌 SMR 사업기회 공동 발굴 등이 포함됐다. 테라파워의 나트륨은 소듐냉각고속로와 에너지저장장치를 결합한 4세대 SMR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와이오밍주 캐머러 1호기 프로젝트와 후속 상업 프로젝트 참여를 확대해 차세대 원전의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확보하고, 이를 국내 및 글로벌 사업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시설 등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수요처를 대상으로 LNG·ESS·SMR을 연결하는 에너지 플랫폼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는 SK㈜가 계열사에 분산된 사업을 KKR과 통합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SK㈜는 지난 7월 KKR이 운용하는 펀드와 신재생에너지 통합법인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말 통합법인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법인은 KKR 51%, SK㈜ 49%로 구성되며 SK이노베이션·SK에코플랜트·SK디스커버리 등에 분산된 태양광, 해상·육상풍력, 연료전지, ESS 등 관련 사업과 자산을 통합한다. 사업 규모 확대 목표도 구체적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SK에코플랜트·SK디스커버리 등 통합 대상 계열사가 운영 중인 신재생에너지 전력 용량은 약 1.7GW다. 이를 기반으로 통합법인의 발전용량을 오는 2031년까지 10GW로 확대할 계획이다. 개발부터 건설, 운영, 유지보수까지 사업 밸류체인을 통합하고 KKR의 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 발전사업 발굴에도 나선다. 다만 SMR은 기술 실증과 인허가, 상업 프로젝트 확보가 필요하고 신재생에너지도 발전용량 확대 과정에서 대규모 자본 투입과 신규 프로젝트 확보가 요구된다. SMR은 테라파워 프로젝트의 상업화 진행 상황과 사업성 확보 여부, 신재생에너지는 현재 통합 대상 사업의 1.7GW를 10GW까지 확대하는 과정에서의 투자 효율성과 신규 발전사업 확보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2026-09-22 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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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최종 인가……파산 위기 넘기고 정상화 시동
[경제일보]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하면서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폐지와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회생을 위한 최대 고비는 넘었지만 5000억원이 넘는 미지급 납품대금 상환과 상품 공급 정상화, 점포 매각과 인수합병(M&A)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는 2일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열고 회생계획안이 가결되자 곧바로 인가 결정을 내렸다. 법원 인가는 홈플러스가 제출한 계획에 따라 채무를 갚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공식 승인한 것이다. 법원, 회생안 즉시 인가…회생채권자 75.9% 찬성 이날 표결에서는 △담보가 설정된 채권을 보유한 회생담보권자 △일반 회생채권자 △주주가 각각 회생계획안에 대한 찬반 의사를 밝혔다. 회생담보권자와 주주는 각각 100%가 회생계획안에 찬성했고 회생채권자 찬성률은 75.9%를 기록했다. 회생계획안 가결에 필요한 기준은 회생담보권자 75% 이상, 회생채권자 66.7% 이상, 주주 50% 이상이었다. 재판부는 채권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는 등 인가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인가로 홈플러스는 지난 7월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7월 3일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이후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조달 방안이 마련되면서 같은 달 21일 폐지 결정을 취소했고 홈플러스는 8월 13일부터 전국 67개 주요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다. 법원 인가가 곧바로 회생절차 종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에 따라 채무 변제를 시작하고 계획을 정상적으로 이행해야 법원이 회생절차를 종결할 수 있다. 반면 변제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회생절차가 다시 폐지되고 파산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5032억원 납품대금 상환…인가 이후도 과제 회생계획안이 법원 문턱을 넘었지만 실제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관건이다. 회생계획을 검토한 조사위원 삼일회계법인은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과 자가점포 매각, 신규 차입 계획 등을 종합할 때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을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납품업체와 임직원 등 공익채권자들의 분할상환 동의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공익채권은 기업이 회생절차를 밟더라도 일반 회생채권보다 먼저 갚아야 하는 채무다. 홈플러스가 지급하지 못한 납품대금을 비롯해 임금, 퇴직금, 세금, 4대 보험료, 임대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공익채권자는 이날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에 직접 표를 행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분할상환에 동의하지 않은 채권자가 즉시 지급을 요구하면 홈플러스가 단기간에 마련해야 하는 자금이 늘어날 수 있어 회생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관계인집회를 앞둔 지난 1일 기준 공익채권자의 분할상환 동의율은 64.4%로 집계됐다. 물품대금 채권자 66.2%, 임직원 88%가 분할상환에 동의했으며 정부기관들도 동의에 참여했다. 특히 홈플러스가 납품업체에 지급하지 못한 물품대금은 5032억원에 달한다. 홈플러스는 공익채권을 일정 기간에 걸쳐 전액 상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납품업체들의 협조를 끌어내는 동시에 실제 변제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납품업체 문제는 매장 정상화와도 직결된다. 현재 일부 상품은 홈플러스가 대금을 먼저 지급해야 공급받을 수 있어 운영자금 범위 안에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납품이 원활하지 않으면 상품 구색이 줄어 매출 회복을 제약하고 매출이 충분히 늘지 않으면 다시 납품대금 상환 여력이 떨어질 수 있는 구조로 이어진다. 매출 회복세…점포 매각·M&A로 정상화 추진 영업 지표는 점포 재개장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전국 67개 점포가 정식 영업을 재개한 지난달 13일부터 30일까지 매출은 1164억원으로 영업 중단 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이 기간 고객 수는 38%, 구매회원 수는 255% 늘었다. 다만 최근 매출 증가가 재개장과 할인행사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인지 지속적인 영업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상품 공급을 정상화하고 안정적인 매출과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회생계획 이행의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 인가를 계기로 자산 매각과 추가 자금 조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적자 점포를 정리하고 폐점한 자가점포 가운데 19곳을 매각해 채권 변제 재원을 확보하는 한편 남은 사업을 대상으로 인가 후 M&A(인수·합병)도 추진할 계획이다. 결국 법원 인가로 홈플러스가 당장의 파산 위기는 넘겼지만 실제 회생 여부는 향후 계획 이행에 달렸다. 미지급 납품대금을 계획대로 갚으면서 상품 공급과 매출을 정상화하고 점포 매각과 신규 자금 조달, M&A까지 차질 없이 진행해야 경영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다.
2026-09-02 17: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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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협재단, 소외계층 대학생 116명에 장학금 9700만원 지원 外
[경제일보] 신협사회공헌재단이 올해 소외계층 대학생 116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총 9700만원의 생활비 장학금을 지원했다고 28일 밝혔다. 신협재단이 지난 2019년부터 8년간 지원한 장학생은 총 1457명으로 누적 장학금은 13억2000만원이다. '신협 소외계층 장학금 지원사업'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의 생활비 부담을 덜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학교 연계 직장신협과 총자산 350억원 미만 지역신협, 종교단체신협 등이 참여해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발굴·추천하면 신협재단이 장학금을 지급한다. 신협재단은 지난 2019년 군산·거제 등 고용·산업 위기 지역 거주 학생을 대상으로 지원을 시작했다. 이후 저소득가정 대학생을 비롯해 자립준비청년과 가족돌봄청년 등으로 지원 대상을 넓혔다. 고영철 신협재단 이사장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에 대한 꿈을 포기하는 청년이 없도록 지원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전국 신협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청년을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하나은행·현대모비스·기보, 협력 중소기업에 최대 5000억원 금융지원 하나은행이 현대모비스, 기술보증기금과 '대·중소 상생 동반성장 지원을 위한 포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대모비스 협력 중소기업에 최대 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실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신용과 담보력이 부족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현대모비스 협력 중소기업의 금융비용을 낮추고 연구개발과 시설투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나은행이 240억원, 현대모비스가 60억원 등 총 300억원을 기술보증기금에 공동 출연해 최대 5000억원 규모의 협약보증을 공급한다. 지원 대상은 현대모비스가 추천하는 협력 중소기업으로 연구개발과 시설투자, 운영자금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협약보증에는 △3년간 보증비율 100% 적용 △3년간 보증료율 0.4% 감면 △첫해 보증료 전액 지원 등의 우대 혜택이 적용된다. 하나은행은 금융지원과 함께 로봇과 자율주행 등 피지컬AI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하는 방안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기술력과 가능성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성장의 기회를 잃지 않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생산적 금융 확대를 통한 자금 선순환 체계 구축과 함께 실물경제 회복 및 중소기업의 성장 지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새마을금고, 사회연대경제조직에 375억원 금융지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행정안전부, 신용보증재단중앙회,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과 'MG동행 사회연대경제조직 특례보증'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총 375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선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자활기업, 마을기업 등 사회연대경제조직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마련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30억원을 특별출연하고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전국 17개 지역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사회연대경제조직 전용 특례보증을 공급한다. 새마을금고는 보증서를 발급받은 사회연대경제조직을 대상으로 총 375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실시한다. 정부와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의 이차보전도 연계해 지원 대상 조직의 금융비용 부담을 낮출 예정이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안정적인 성장,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은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온 새마을금고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행정안전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지역 상생 금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26-08-28 1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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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 이어 광물도 토큰화…우라늄까지 블록체인에 담는다
[경제일보] 주식과 채권을 넘어 금·구리·니켈·코발트·우라늄 같은 실물자산도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산업체와 기술기업들이 금속의 소유권을 디지털 토큰으로 쪼개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토큰화 대상은 이미 채굴된 금속에 그치지 않는다. 일부 기업은 아직 땅속에 묻혀 있는 광물까지 토큰화해 광산 개발자금을 조달하려 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 열기를 금속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광산업체에는 새로운 자금조달 통로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른바 실물자산 토큰화, 즉 RWA(real-world assets) 시장이 광물 분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토큰화된 금속 상품은 투자자가 실물을 직접 보관하지 않고도 해당 금속의 소유권이나 가격 움직임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광산업체와 기술기업들은 금과 구리, 우라늄을 비롯한 각종 금속과 연계된 가상화폐 토큰을 개발하고 있다. FT는 금속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가상화폐 투자 수요와 광물 투자 수요를 결합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프로젝트는 기존 상품거래보다 손쉽게 실물 금속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홍보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에게는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실물자산 시장에 진입하는 통로로, 광산 개발기업에는 신규 자금조달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다. ◆금 ETF와 다른 ‘디지털 금’…수요는 아직 제한적 금속 토큰화 흐름은 주식과 채권에 이어 실물자산까지 블록체인으로 옮기려는 금융시장 변화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월가가 블록체인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가운데, 영국도 런던의 금 거래 중심지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디지털 금 관련 규제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다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일부 전문가는 비전문 투자자에게 토큰화 구조와 광산업의 복잡성이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온라인 금 거래 플랫폼 불리온볼트의 리서치 책임자 애드리언 애시는 FT에 “토큰화된 금의 흐름은 실제 수요라기보다 토큰화된 금 상품을 출시하려는 움직임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수십 개의 금 연계 토큰이 등장했다가 사라졌다며 시장 수요가 충분한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투자자들은 금을 실물로 보유하지 않고도 금 가격에 투자할 수 있다. 대표적인 수단이 금 상장지수펀드(ETF)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금 ETF의 전체 시장가치는 약 5300억달러에 달했고, 이들 ETF는 4000톤이 넘는 금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토큰화된 금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ETF 투자가 금 가격에 노출되는 방식일 뿐 금 자체의 소유권을 갖는 것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현재 가장 큰 금 연계 가상화폐 토큰으로는 테더의 ‘테더 골드’와 팍소스의 ‘팍스 골드’가 꼽힌다. 두 상품은 토큰 1개가 금 1트로이온스, 약 31.1g을 나타내도록 설계됐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실물 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하지만 규모는 여전히 금 ETF와 비교하기 어렵다. FT에 따르면 테더 골드의 시장가치는 약 27억달러, 팍스 골드는 약 19억달러 수준이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의 규제·컴플라이언스 책임자 케이틀린 바넷은 FT에 “금에 투자하는 사람은 전통적인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고, 자신이 잘 아는 전통적 방법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 투자자가 굳이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야 할 유인이 아직 크지 않다는 의미다. ◆구리·니켈·코발트·우라늄도 토큰화 대상 기업들은 금뿐 아니라 수요가 강하고 가격이 상승하는 다른 금속도 토큰화하고 있다. 배터리 핵심 광물인 코발트와 니켈, 원자력발전 연료인 우라늄 등이 대표적이다. FT에 따르면 금속 거래 플랫폼 메탈스닷아이오(Metals.io)는 우라늄·니켈·코발트 토큰을 발행했다. 일정 조건과 관련 인허가를 충족한 보유자는 실물 금속으로 교환할 수 있다. 다만 우라늄은 고도로 규제되는 품목인 만큼 실제로 토큰을 실물 우라늄으로 인도받은 구매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Metals.io를 구축한 소프트웨어 기업 트릴리테크의 대체자산 부문 책임자 벤 엘비지는 FT에 “선물거래에 따르는 비용과 복잡성 없이 상품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며 금속 토큰이 투자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코발트와 우라늄 거래는 전통적으로 쌍방 간 장기계약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니켈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지만, LME 거래 방식은 일반 개인투자자에게 친숙한 구조는 아니다. 금속 토큰화 기업들은 바로 이 틈을 파고들고 있다. 엘비지는 금속 토큰 수요가 크게 두 부류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가상화폐에 익숙한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실물자산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 한다. 다른 하나는 기관투자자들이다. 다만 실제 거래 규모는 아직 작다. Metals.io의 누적 거래액은 2024년 12월 이후 약 2400만달러, 토큰 보유자는 약 90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땅속 광물’까지 토큰화…광산 개발자금 조달 시도 보다 급진적인 시도도 나오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이미 채굴된 금속이 아니라 아직 땅속에 있는 광물까지 토큰화하려 한다. 브라질 마투그로수의 모리아 금광 등 일부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나스닥 상장 금광기업 블루 골드는 금을 “광산에서 당신의 가상화폐 지갑까지” 직접 전달한다는 개념을 내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수천 개의 토큰을 발행했다고 앤드루 캐번 최고경영자 겸 회장이 밝혔다. 다만 블루 골드는 현재 새로운 장기 광산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 기존의 유일한 광산과 관련해 가나 정부가 2024년 광산개발 허가를 취소하면서 분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광산 토큰화가 단순한 디지털 금융상품이 아니라 실제 광산 개발 리스크와 맞물려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나스닥 상장기업 데이터볼트 AI도 구리와 안티몬 등을 아직 채굴 전 상태에서 토큰화해 광산 개발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안티몬은 미사일, 배터리, 난연제 등에 사용되는 전략 광물이다. 나다니엘 브래들리 데이터볼트 AI 최고경영자는 FT에 이를 “선물 거래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기존 광산업체와 협력해 자금이 필요한 광산 개발 프로젝트에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투자자는 토큰을 거래할 수도 있고, 광물이 실제로 채굴된 뒤 실물 금속으로 교환할 때까지 보유할 수도 있다. 브래들리 CEO는 전통 상품거래에 필요한 막대한 서류작업을 “토큰이 소프트웨어로 압축한다”고 주장했다. ◆복잡한 광산업 구조…개인투자자 이해 쉽지 않아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모델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광산개발은 지질 조사, 인허가, 환경규제, 지역사회 협의, 생산비, 품질, 운송, 판매계약 등 수많은 변수가 얽힌 산업이다. 일반 투자자가 토큰 하나만 보고 광산 프로젝트의 실제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금협회의 글로벌 시장구조·혁신 책임자 마이크 오스윈은 FT에 “개인투자자들이 금 가치사슬의 일부를 자금조달하는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세계금협회도 디지털 금을 개발하고 있지만, 올해 1분기 실시하려던 시범사업을 3분기로 연기했다. 산업용 금속의 대체 가능성도 문제로 꼽힌다. 금은 일정한 순도와 형태를 갖추면 상대적으로 서로 대체하기 쉽다. 그러나 구리, 니켈, 코발트 등 산업용 금속은 최종 수요자가 원하는 순도, 품질, 생산지, 원산지 조건이 다를 수 있다. 같은 금속이라도 실제 시장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엘비지는 향후 시장 수요가 온체인으로 이동하면 금속의 사양과 품질에 따라 Metals.io에서 서로 다른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이는 금속 토큰 시장이 커질수록 가격 산정과 공시, 품질 검증 체계가 더 중요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호운용성도 과제…거래 플랫폼 제각각 거래 접근성과 유통성도 해결 과제로 꼽힌다. 구리, 알루미늄, 니켈 같은 주요 금속은 이미 LME나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의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새롭게 등장한 금속 토큰은 거래 플랫폼이 제각각이다. 블루 골드의 토큰은 현재 제3자 거래소가 아니라 자사 앱에서만 거래된다. 데이터볼트는 토큰 출시 이후 핀테크 기업 퍼페추얼스닷컴이 운영하는 업사이드온리 플랫폼에서 거래를 시작할 계획이다. Metals.io의 우라늄 토큰은 크라켄, 게이트, 쿠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된다. 체이널리시스의 바넷은 금속 토큰화 시장의 주요 과제로 상호운용성을 꼽았다. 특정 자산을 특정 거래소나 플랫폼에서만 살 수 있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장기적으로는 모든 자산이 블록체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블록체인이 자산의 소유권과 거래 기록을 남기는 데 적합한 기술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속 토큰화는 금융시장과 원자재 시장, 광산개발 금융이 만나는 새로운 실험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시장 규모는 아직 작고, 투자자 보호 장치와 실물 인도 구조, 품질 검증, 거래 플랫폼의 신뢰성도 검증 단계에 있다. 금속 토큰화가 새로운 원자재 투자 통로가 될지, 한때 등장했다 사라진 금 연계 토큰의 전철을 밟을지는 실제 수요와 규제 체계, 광산 프로젝트의 성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6-08-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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