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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5300개 협력사 대금 안정성 높인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왼쪽 다섯번째)과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왼쪽 네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6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그룹 상생협약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포스코그룹이 협력사에 지급하는 납품대금을 평균 10일 이내 전액 현금성으로 지급하고, 1·2차 협력사의 하위 업체 대금 지급기간도 최대 30일 이내로 단축한다. 1차 협력사에 집중됐던 성과공유제와 금융·기술 지원도 2·3차 협력사까지 확대한다. 16일 포스코그룹은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포스코그룹 상생협약 체결식’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협력사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행사에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과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 이희근 포스코 사장,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등 그룹 주요 사업회사 대표와 1·2차 협력사 관계자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포스코그룹과 직접 거래하는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안정적으로 납품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결제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협약에는 △대금 지급조건 개선 △상생결제시스템 활성화 △상생협력에 참여하는 1차 협력사 우대 △협력사 경쟁력 향상 지원 등 4대 실천사항이 담겼다. 포스코그룹은 협력사의 자금 운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납품대금을 평균 10일 이내 전액 현금성으로 지급한다. 1차 협력사는 2차 협력사에, 2차 협력사는 3차 협력사에 각각 최대 30일 이내 대금을 지급하도록 지원한다. 납품대금 지급이 늦어지면 자금력이 약한 중소 협력사는 원자재 구매비와 인건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야 한다. 반대로 대금을 조기에 회수하면 차입과 이자 부담을 줄이고 생산설비와 기술개발에 투입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안정적인 대금 흐름은 투자와 고용, 기술혁신의 출발점”이라며 “규모가 작은 협력사일수록 그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포스코그룹은 상생결제시스템의 활용도도 높인다. 상생결제는 원청기업이 지급한 납품대금이 공급망 아래 단계까지 안정적으로 전달되도록 만든 결제 방식이다. 1·2·3차 협력사는 약정된 결제일에 현금 지급을 보장받고, 결제일 전에도 원청기업의 신용도를 활용해 비교적 낮은 금융비용으로 대금을 현금화할 수 있다. 이는 포스코그룹이 1차 협력사에 대금을 일찍 지급하더라도 1차 협력사의 자금 사정에 따라 2차 이하 협력사의 대금 회수가 늦어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포스코그룹은 2019년 민간기업 최초로 하도급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위 협력사와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한 1차 협력사에는 공급사 평가 과정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포스코그룹의 직접적인 거래·관리 범위 밖에 있는 2·3차 협력사까지 상생제도가 확산되도록 1차 협력사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협력사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성과공유제도 확대한다. 성과공유제는 대기업과 협력사가 공동으로 기술개발이나 공정개선 과제를 수행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원가 절감과 매출 증가 등의 성과를 사전에 정한 방식으로 나누는 제도다. 포스코는 2004년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성과공유제를 도입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적용 대상을 기존 1차 협력사에서 2차 이하 협력사까지 넓힌다. 금융과 기술개발, 해외시장 진출 분야의 지원도 함께 확대할 방침이다. 이날 협약식에서는 상생제도를 활용해 실적을 개선한 협력사 사례도 공개됐다. 포스코퓨처엠의 1차 협력사인 한승케미칼은 포스코퓨처엠과 공동으로 기존 유독물질을 비유독물질로 대체하는 친환경 기술개발 과제를 수행했다. 한승케미칼은 포스코퓨처엠의 생산현장을 시험 공간으로 활용해 운전 조건과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표준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약품의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약 19억5000만원의 매출 증가 효과를 거뒀다. 개발 제품은 3년간 수의계약을 통해 다른 사업장에도 확대 적용됐다. 김상수 한승케미칼 대표는 “공정거래 협약을 통해 투명한 경영과 기술 보호를 지원받았다”며 “성과공유제와 기술임치, 우수공급사 지원제도 등이 동반성장의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승케미칼은 공동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핵심 기술을 기술임치제도로 보호했다. 기술임치는 중소기업이 핵심 기술자료를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 보관하고, 기술 유출이나 탈취 분쟁이 발생했을 때 개발 사실과 보유 시점을 증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포스코의 2차 협력사인 주식회사 광우는 스마트공장 구축과 현장 컨설팅 지원을 통해 생산성과 비용구조를 개선했다. 광우는 철강·자동차산업에 사용되는 금속가공유와 화학소재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으로, 2016년부터 포스코 1차 협력사들과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해 왔다. 광우는 포스코의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을 통해 유사업종의 스마트공장 운영 사례를 살펴보고 전문 프로젝트관리자와 함께 생산공정을 진단했다. 이후 합성에스테르 제조공장에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다. 그 결과 작업자의 실수를 줄이고 생산공정을 개선해 생산성을 12% 높이고 제조경비를 8% 절감했다. 안전과 정보보안, 에너지 관리 분야에서도 포스코 동반성장지원단의 현장 컨설팅을 받았다. 김창섭 광우 경영지원본부장은 “형식적인 지원이 아니라 회사에 필요한 부분을 함께 찾아 개선했다”며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협약으로 그룹 공급망에 포함된 5300여개 협력사가 직·간접적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금 지급과 기술개발, 생산성 향상, 해외시장 진출을 연결해 협력사의 자생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협력사 여러분이 곧 포스코그룹의 경쟁력이며 협력사의 성장이 곧 포스코그룹의 미래”라며 “오늘의 약속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살아 숨 쉬는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포스코그룹과 협력사의 협약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상생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기업에 정책적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주 위원장은 “오늘의 상생협약이 성실히 이행되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우수 기업에는 정책적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며 “상생협력은 협력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포스코그룹의 지속적인 혁신을 위한 기반이자 산업 생태계 전체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협약의 주요 내용을 내년 초 예정된 협력사 공정거래 협약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대금 지급과 성과공유, 공급사 평가 등 실제 거래제도에 상생 원칙을 적용해 2·3차 협력사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2026-07-17 1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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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RK현대산업개발, 춘천 리버뷰 아이파크 견본주택 개관
[경제일보] IPARK현대산업개발은 강원도 춘천시 동면 장학리 일원에 들어서는 춘천 리버뷰 아이파크 견본주택을 열며 분양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춘천 리버뷰 아이파크는 약 500세대 규모의 장학 아이파크 후속 단지다. 기존 단지와 함께 약 800세대 규모의 아이파크 브랜드 주거타운을 형성할 예정이다. 춘천 리버뷰 아이파크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7층, 2개 동으로 전용면적 별로는 △59㎡A 53세대 △59㎡B 26세대 △84㎡A 104세대 △84㎡B 79세대로 총 262세대로 구성된다. 견본주택은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근화동 일원에 위치한다. 단지는 춘천로와 춘천순환로를 이용할 수 있는 입지에 들어서 춘천 주요 생활권과 도심 접근성을 두루 갖춘 것이 특징이다. 춘천IC 접근도 수월해 서울 및 수도권을 비롯한 광역 교통망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또 춘천역까지 반경 4km 거리에 있어 경춘선과 ITX 이용해 서울 청량리역까지 1시간 내외로 이동할 수 있다. 춘천시 동북부 주거벨트 내에 위치해 주변에 조성된 주거단지와 함께 안정적인 생활권 역시 형성하고 있다. 단지 인근에는 대형 마트와 춘천지방청사 등 관공서를 비롯해 대학병원이 있어 의료·행정 인프라 이용도 가능하다. 반경 2km 내에는 총 7개 학교가 위치해 초·중·고·대학교까지 다양한 교육 인프라를 두루 갖췄다. 장학초, 강원중·고, 춘천여고, 한림성심대학교, 후평동 학원가 등도 인접해 자녀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족 단위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약 일정은 오는 2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순위 21일, 2순위 22일 순으로 이뤄진다. 당첨자 발표는 29일 예정이며 정당계약은 다음 달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SK에코플랜트, ‘의왕역 SK뷰’ 견본주택 오픈 SK에코플랜트는 의왕 부곡가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인 ‘의왕역 SK뷰(VIEW)’ 견본주택 개관과 함께 분양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경기도 의왕시 삼동 일원에 들어서는 ‘의왕역 SK뷰’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4층, 13개동 총 1857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820세대가 일반분양이며 전용면적 별로는 △36㎡ 3세대 △45㎡ 34세대 △59㎡ 481세대 △84㎡ 302세대다. 견본주택은 경기도 의왕시 삼동 일원에 위치한다. 오는 2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1일 1순위 해당 지역, 22일 1순위 기타 지역, 23일 2순위로 청약 접수가 진행될 예정이다. 당첨자 발표는 29일이며 계약은 내달 10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다. ‘의왕역 SK뷰’는 1호선 의왕역 도보 약 3분 거리에 위치해 서울역, 시청, 용산 등 서울 핵심 지역으로 환승 없이 이동 가능하다. 향후 GTX-C 노선 개통 시 강남권까지 약 20분대로 이동할 수 있다.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및 신분당선 연장 등 추가 교통망 구축도 예정돼 있다. 영동고속도로, 과천-봉담 고속화도로 및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접근도 용이하다. 인근 왕송호수공원은 약 29만 평 규모의 생태공원으로 호수와 습지대를 중심으로 산책로와 휴게공간, 캠핑장 등이 조성돼 있다. 이외에도 도보권 내 의왕덕성초, 의왕부곡초, 부곡중, 의왕고 등 교육시설이 자리한다. 근교에 스타필드 수원, AK플라자 수원, 타임빌라스 수원,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의왕점 등 대형 쇼핑·문화시설도 위치해 있다. SK에코플랜트 분양 관계자는 “의왕역 SK뷰는 역세권 입지와 대단지 규모,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단지”라며 “그간 축적한 경험과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이번 사업지가 지역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동부건설, AI 활용 현장 안전·품질관리로 확대 동부건설은 현장 내 외국인 근로자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AI 동시 통번역 프로그램을 전 현장에 도입했다고 16일 밝혔다. AI 동시 통번역 프로그램은 한국어를 비롯한 다양한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작업 전 안전회의(TBM), 위험성평가 결과 공유, 신규 채용자 안전교육 등에 활용된다. 이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가 작업별 위험요인과 안전수칙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어 현장 안전관리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혹서기 작업이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온열질환 예방수칙과 작업 중 위험요인을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어 안전사고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은 안전·보건관리자와 관리감독자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사용법을 숙지하도록 안내하고 협력업체 TBM 등 작업 전 소통 과정에서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품질관리 분야에서는 품질·하자 공유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했다. 해당 시스템은 건축, 토목, 플랜트 사업부별 품질·하자 관련 자료를 열람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AI 챗봇 어시스턴트 기능을 적용해 임직원이 품질·하자 관련 질문을 입력하면 사업부별 등록 자료를 기반으로 AI가 관련 내용을 검색해 답변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품질 기준과 하자 사례, 조치 방안 등을 보다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AI는 이제 단순한 업무 보조 수단을 넘어 건설현장의 안전과 품질을 높이는 실질적인 관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와의 안전 소통을 강화하고 축적된 품질·하자 데이터를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AI 기반 업무 혁신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7-16 09: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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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호르무즈 불안에도 7~8월 원유 물량 확보
[경제일보] 중동 정세가 다시 흔들리면서 정부가 원유 수급 상황 긴급 점검에 나섰다. 국내 정유업계가 7~8월 원유 도입 물량을 전년 수준 이상 확보해 당장 공급 차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와 해상운임, 보험료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지난 13일 한국석유공사, 정유업계, 해운업계 관계자들과 ‘원유 수급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선언, 통항 선박 공격, 미군의 이란 공습 등으로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된 데 따른 조치다. 산업부는 원유 수급과 유조선 통항 상황, 석유가격 동향, 업계 대응 방안을 함께 점검했다. 산업부는 국내 정유업계가 확보한 7~8월 원유 도입 물량이 전년 대비 100% 이상이라 단기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중동 긴장이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정유·해운업계와 실시간 소통체계를 구축하고, 대체 물량 확보 방안도 병행 검토하기로 했다. 문 차관은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석유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 안보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시장의 핵심 병목 지점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석유 물량은 하루 평균 2000만 배럴로, 세계 석유류 소비의 약 20%에 해당한다. 호르무즈를 지나는 원유와 콘덴세이트 상당 부분은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향한다. 한국 입장에서는 중동산 원유 조달과 직결되는 길목인 셈이다. 국제유가도 중동 긴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재점화되면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상승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공급 차질 우려도 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7월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6월 호르무즈 흐름 재개로 세계 석유 공급이 일부 반등했지만,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 공급 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유업계는 현재로서는 7~8월 원유 도입 물량과 선적·운송 일정에 큰 차질은 없다고 보고 있다. 에쓰오일은 기존처럼 사우디 얀부항을 통해 안정적으로 원유를 도입할 예정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란전쟁 기간 중에도, 종전협상 이후에도 사우디산 원유를 안정적으로 도입했고 기존 조달 구조와 수입처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도 단기 물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K에너지는 7~8월 원유 도입 물량에 이상이 없으며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대체 원유 도입 계획을 잡아둔 만큼 7~8월 공정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당장 국내 정유사들의 생산 차질이나 내수 공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문제는 호르무즈 통항 불안이 길어질 경우다. 업계 전체로는 원유의 안정적 도입과 비용 부담이 다시 핵심 이슈가 될 수 있다. SK에너지는 유가 급변과 해협 통항 차질에 따른 원유 수급 불안정을 우려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원유 가격과 해상운임, 보험료가 모두 원유 도입 비용에 포함되는 만큼 특정 요인만 따로 떼어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운임과 보험료도 함께 원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운임과 보험료 상승이 정제마진이나 제품가격에 바로 반영되는 구조도 아니다. 에쓰오일은 운임·보험료 상승분이 정제마진에 일률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며, 국제 원유가격과 석유제품 수급, 시황에 따라 제품가격에 단계적으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도 운임·보험료 상승이 사우디 OSP 하락이나 중동산 원유 약세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 효과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물량 부족보다 비용과 구조다. 원유 도입 물량이 확보돼 있더라도 통항 리스크가 커지면 유조선 운임과 보험료가 오르고, 국제 원유가격과 석유제품 가격도 흔들릴 수 있다. 호르무즈가 완전히 막히지 않더라도 선박이 우회하거나 항로 안전 확보에 시간이 더 걸리면 도입 비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 필요성은 더 커졌지만 단기간에 중동산 원유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 정유설비는 중동산 중질유를 들여와 등·경유 등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에 맞춰져 있다. 미국산 원유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효과가 있지만, 운송거리와 원유 성상, 정제설비 적합성, 환율, 장기계약 물량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운송 기간도 변수다. 업계에 따르면 중동권 원유는 국내 도입까지 20일 안팎이 걸리지만, 미국산이나 아프리카산 원유는 이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대체 원유 도입은 단순히 새 공급처를 찾는 문제가 아니라, 도입 일정과 경제성, 원유 성상, 기존 정제설비와의 적합성을 모두 맞춰야 하는 문제다. 정유사들은 이미 중동 외 원유 도입 가능성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체 도입선 검토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HD현대오일뱅크도 미국산과 아프리카산 등 대체 원유 도입을 살펴보고 있지만, 거리와 원유 성상, 경제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 역시 앞서 미국산 원유 등 도입선 다변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캐나다산 원유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호르무즈 리스크가 반복될 때마다 국내 정유업계는 같은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당장 원유를 얼마나 확보했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얼마나 예측 가능한 비용으로 들여올 수 있느냐다. 단기 수급 안정과 중장기 도입선 다변화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에너지 안보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2026-07-15 14: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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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는 웃는데 장바구니는 운다… 체감물가부터 잡아야 민생이 산다
[경제일보] 정부는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전체 물가상승률만 놓고 보면 한국은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숫자만 보면 물가 관리가 성공한 듯 보인다. 그러나 국민이 시장과 마트에서 느끼는 현실은 전혀 다르다. 통계는 안정이라 말하지만, 장바구니는 연일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국민이 매일 사 먹는 우유와 빵, 육류를 비롯한 식음료 가격은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는 조사 결과는 이러한 괴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부가 말하는 지표물가와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물가 사이에 깊은 골이 존재하는 것이다. 경제에서 물가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국민의 삶을 직접 규정하는 생활의 척도다. 아무리 전체 물가가 안정됐다고 발표해도 식탁에 오르는 기본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 국민은 물가가 안정됐다고 느끼지 않는다. 하루 세끼를 해결해야 하는 서민에게는 국제유가보다 계란값이 중요하고,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우유와 빵값이 더 절실하다. 물가정책의 성패는 통계청의 그래프가 아니라 국민의 장바구니에서 평가받는다는 사실을 정부는 잊어서는 안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공급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 식품산업과 유통 구조 전반에 누적된 구조적 모순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생산자는 제값을 받지 못한다고 호소하지만 소비자는 지나치게 비싼 값을 지불한다. 그 사이에는 복잡한 유통 단계와 높은 물류비, 비효율적인 거래 구조, 과도한 마진이 자리하고 있다. 생산자도 웃지 못하고 소비자도 울상인 기형적인 시장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우유 가격만 보더라도 낙농 원유 가격 인상은 소비자가격에 즉각 반영되지만 원가가 하락할 때는 가격 인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빵 역시 국제 밀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소비자가격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았다. 육류도 사료 가격이 안정되고 국제 곡물가격이 떨어졌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격은 오를 때는 빠르고 내릴 때는 느린 이른바 '로켓 인상·깃털 인하'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시장의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설명하기에는 지나치게 비합리적인 구조다. 정부의 대응도 미흡하다. 농축산물 할인쿠폰을 지급하거나 일시적으로 수입을 확대하는 대책은 단기 처방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명절이나 특정 시기에 할인행사를 확대하는 방식은 잠시 체감물가를 낮출 수는 있지만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결국 할인행사가 끝나면 소비자는 다시 높은 가격을 감당해야 한다. 물가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가리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다. 이제는 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무엇보다 생산에서 소비까지 이어지는 유통 구조를 전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중간 유통 단계의 비효율을 줄이고, 물류 시스템을 현대화하며, 가격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독과점적 시장 구조가 존재하는 분야는 공정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원가가 하락하면 소비자가격에도 신속히 반영되는 합리적인 가격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책무다. 동시에 국내 농축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병행해야 한다. 생산비 절감과 스마트 농업 확대, 물류 혁신, 계약재배 활성화 등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해외 공급망 변화에 지나치게 흔들리는 구조를 개선하고 식량안보 차원의 장기 전략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식품산업을 단순한 소비재 산업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민생을 떠받치는 핵심 기반 산업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물가정책 역시 소비자물가지수 중심에서 생활밀착형 체감물가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민이 자주 구매하는 식료품과 생필품의 가격 흐름을 정책의 핵심 지표로 삼고, 생활물가 안정 성과를 정부 정책의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물가 안정은 절반의 성공도 아니다. 경제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삶을 위해 존재한다. 통계가 아무리 안정적이라도 국민이 장을 보며 한숨을 쉬고, 식탁 앞에서 부담을 느낀다면 그것은 결코 성공한 물가정책이라 할 수 없다. 정부가 진정 민생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화려한 통계가 아니라 장바구니를 가볍게 만드는 실질적인 대책이다. 국민은 더 이상 지표 속의 안정이 아니라 식탁 위의 안정을 원하고 있다. 민생경제의 출발점은 바로 체감물가를 잡는 데 있으며, 그 책임은 결국 정부와 시장 모두에게 있다.
2026-07-10 14: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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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3주체를 다시 짜라 ①기업·재벌편
[경제일보] 인공지능(AI) 시대는 한국경제에 기술 도입을 넘어선 전방위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은 AI를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조직과 사업모델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소비자는 편리함에 머무르지 않고 데이터 주권과 알고리즘 감시 능력을 갖춰야 한다. 정부는 규제 완화와 산업 지원을 넘어 인프라, 인재, 안전망, 신뢰 체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이에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AI시대 한국경제 3주체의 역할 변화와 개혁 과제를 짚고, 한국경제가 관성의 경제에서 학습의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한국 대기업들이 인공지능(AI) 전환의 한복판에 섰다. 반도체 기업은 AI 서버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경쟁에 뛰어들고 있고, 플랫폼 기업은 초거대 AI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조선·철강·금융권도 생산공정 자동화, 로봇, AI 상담, 리스크 관리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투자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한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축으로 대규모 AI·반도체 투자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약 800조원 규모의 신규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에 참여하고, 충청권에는 81조원 규모의 반도체 패키징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또 SK·GS·네이버 등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참여하고 장기적으로 관련 투자가 100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구상도 내놨다. 실제 정부는 지난달 29일 SK·GS·네이버와 협력해 1단계로 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SK가 5GW, GS가 2.4GW, 네이버가 1GW 규모로 참여하며 관련 투자 규모는 550조원으로 제시됐다.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한국 기업들은 다시 한 번 ‘큰 판’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선 “AI 투자가 곧 AI 경쟁력은 아니다”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기업 AI 전략 담당자는 “지금은 어느 그룹이나 AI 조직과 태스크포스는 갖추고 있지만 실제 업무에 적용하려면 데이터 접근권, 보안, 법무, 감사, 성과평가가 모두 걸린다”며 “AI 도입보다 어려운 것은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무는 일”이라고 말했다. HBM이 바꾼 증시 서열…AI가 기업가치 기준 흔든다 AI 전환은 이미 국내 증시의 기업가치 평가 기준도 바꾸고 있다. 대표 사례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HBM 시장 선점 효과에 힘입어 지난달 22일 코스피 장중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이는 단순한 주가 순위 변화가 아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무게중심이 범용 메모리 중심에서 AI용 고부가 메모리와 패키징, 고객 맞춤형 공급망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과거에는 생산능력과 원가 경쟁력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AI 반도체 기업과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지, 차세대 HBM을 얼마나 빨리 개발·공급할 수 있는지가 기업가치를 좌우한다. 다만 AI 반도체 호황이 항상 주가 상승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미국 반도체주 약세와 AI 붐 지속성에 대한 우려 속에 장중 동반 약세를 보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AI 반도체가 한국 증시의 핵심 테마가 된 것은 분명하지만 시장은 이제 단순한 실적 증가보다 지속 가능한 가격 결정력과 고객 기반을 본다”며 “AI 사이클이 길어질수록 기업 간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 울타리에 갇힌 데이터, AI 경쟁력의 병목 AI 경쟁력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같은 하드웨어 투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업 내부의 데이터 활용 구조가 핵심 변수다. 한국 대기업은 제조, 금융, 유통, 통신, 물류 등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 그러나 계열사별·부서별로 데이터가 분산돼 있고, 보안과 개인정보, 감사 리스크 때문에 실제 활용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한 제조업계 관계자는 “공장에는 설비 데이터가 쌓이고, 영업부서에는 고객 데이터가 쌓이며, 구매부서에는 공급망 데이터가 쌓이지만 이를 하나의 모델로 연결하는 일은 쉽지 않다”며 “AI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기술 문제가 아니라 내부 승인 절차에서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재벌 구조의 강점이던 수직계열화도 AI시대에는 양면성을 갖는다. 위기 때 빠르게 자원을 동원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데이터와 인재가 계열사 내부에 갇히면 개방형 혁신에는 불리할 수 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대기업들이 AI 스타트업과 협업을 말하지만 실제 계약 단계에서는 지식재산권, 데이터 소유권, 보안 조항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함께 실험하고 성과를 나누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AI 도입보다 어려운 건 일하는 방식의 개혁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사내 업무에 도입하면서 보고서 초안 작성, 회의록 정리, 시장조사, 고객 응대, 코드 작성, 번역, 계약서 검토 등에서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I를 업무 도구로 배포하는 것만으로 생산성 향상이 보장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지난 5월 arXiv에 공개된 조원익·김성훈·김근혜의 포지션 페이퍼 ‘Adopting AI in Practice Does Not Guarantee the Productivity Boost’는 AI 도입이 곧바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논문은 인력 구성, 구성원의 기초 역량, 학습곡선, 인센티브 구조, 목표 설정의 유연성 등이 AI 생산성 효과를 좌우한다고 분석했다. 한 경영학 교수는 “AI는 단순히 업무 시간을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의사결정 방식을 바꾸는 기술”이라며 “기업이 AI를 제대로 쓰려면 어떤 업무를 AI에 맡기고 어떤 판단은 사람이 책임질지 조직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중간관리자의 역할 변화도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중간관리자는 자료를 취합하고 보고서를 다듬고 리스크를 걸러내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정보 수집과 문서 작성의 상당 부분을 보조하면서 중간관리자의 경쟁력은 보고서 작성 능력이 아니라 문제 정의, 결과 검증, 부서 간 조정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AI 전환은 청년 채용과 인재 육성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반복적 사무 업무와 초급 분석 업무가 AI로 대체되면 신입사원이 조직에서 배우는 첫 단계가 줄어들 수 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AI 도입 이후 신입사원에게 맡길 수 있는 단순 업무는 줄어드는 반면, 처음부터 문제 해결형 역량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며 “채용 규모를 줄이는 유혹이 생기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재 풀이 약해질 수 있어 재교육 체계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거버넌스도 기업 경쟁력 됐다 AI 활용이 확대될수록 기업의 책임도 커진다. 한국은 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고영향 AI에 대한 인간 감독과 투명성 확보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금융, 보험, 의료, 채용, 교육처럼 개인의 권리와 직접 연결되는 분야에서는 AI가 어떤 데이터를 사용했고,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으며, 오류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질지가 중요해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AI 상담이나 대출심사는 소비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지만 설명 책임이 약하면 민원과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AI를 많이 쓰는 회사보다 AI 판단을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하는지가 앞으로 더 중요한 평판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AI 활용이 실제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조직 운영 방식의 변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대기업의 성장 방식은 계열사 내부에서 원료 조달, 부품 생산, 완제품 제조, 금융 지원을 묶는 수직계열화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AI 분야에서는 데이터, 클라우드,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인재가 기업 안팎에 분산돼 있어 외부 스타트업과 대학, 협력사와의 공동 개발과 실험이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경쟁력이 투자 규모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반도체 설비 확충과 데이터센터 구축은 AI 전환의 기반에 해당하지만 이후에는 내부 인재 재교육, 중간관리자 역할 재정립, AI 활용 책임 체계, 외부 생태계와의 협업 구조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국 대기업의 AI 경쟁력은 대규모 투자 이후의 실행 구조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며 “총수의 투자 결정을 현장의 실험과 조직 학습으로 연결하고, 계열사 중심의 폐쇄형 운영을 개방형 협력 모델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향후 AI 전환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고 말했다.
2026-07-09 16: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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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쓰임 넓힌 50년…에너지·화학기업 변신 앞둔 S-OIL 성장공식
[경제일보] 산업화 시대 대한민국이 정유회사에 기대한 역할은 분명했다. 원유를 들여와 휘발유와 경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S-OIL은 달랐다. 1976년 창립 이후 S-OIL은 원유를 단순한 연료가 아니라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드는 자원으로 바라봤다. 윤활기유를 생산했고, 고도화 설비를 도입했고, 석유화학으로 사업을 넓혔다. 최근에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 사상 최대 규모인 9조2580억원의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정유 중심 기업에서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또 한 번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S-OIL이 바꾼 것은 원유가 아니었다. 같은 원유를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연료에서 윤활기유로, 정유에서 화학으로 원유의 쓰임을 끊임없이 넓혀온 것이 오늘의 S-OIL을 만든 성장 DNA다. 산업화 시대 '좋은 기름' 뒤에 숨겨진 전략 1970~1980년대 한국 경제는 산업화와 자동차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안정적인 석유 공급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됐다. 당시 대부분 정유사는 휘발유와 경유 공급 확대에 집중했다. 설립 초기부터 고급 윤활기유 생산에 투자하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을 국산화했다. 현재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그룹Ⅰ·Ⅱ·Ⅲ 윤활기유를 모두 생산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윤활기유는 자동차 엔진오일과 산업용 윤활유의 핵심 원료다. 휘발유처럼 한 번 소비되는 연료가 아니라 자동차와 선박, 산업설비의 성능과 수명을 좌우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좋은 기름'이라는 브랜드 역시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품질 경쟁력에서 출발했다. S-OIL은 원유를 태워 소비하는 연료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제품으로 확장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유회사였지만 연료만 만드는 회사는 아니었던 셈이다. 원유 한 방울이라도 더 가치 있게 정유업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 산업이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흔들린다. 원유 가격은 정유사가 결정할 수 없다. 결국 경쟁력은 같은 원유에서 얼마나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S-OIL은 그 해답을 설비 투자에서 찾았다. 1996년 경쟁사보다 앞서 벙커C크래킹센터(BCC)를 도입했다. 값싼 중질유를 휘발유와 경유 같은 고부가가치 경질유로 바꾸는 시설이다. 당시 국내 정유업계에서도 대규모 투자였지만, 결과적으로 수익 구조를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이어 2018년에는 잔사유 고도화시설(RUC)과 올레핀 하류시설(ODC)을 완공했다. 기존에는 연료로 활용하거나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았던 잔사유를 프로필렌과 프로필렌옥사이드(PO), 폴리프로필렌(PP) 등 석유화학 제품으로 전환하는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BCC와 RUC·ODC는 서로 다른 프로젝트처럼 보이지만 방향은 하나였다. 원유를 더 많이 정제하는 것이 아니라 원유 한 배럴에서 더 많은 제품을 만들고,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S-OIL은 사업을 계속 바꿔온 회사가 아니었다. 같은 원유를 활용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발전시켜온 회사였다. 정유에서 화학으로…샤힌은 50년 전략의 귀결 S-OIL은 1991년 BTX 생산시설을 상업 가동하며 석유화학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파라자일렌(PX), 벤젠, 프로필렌 등 방향족과 올레핀 계열 제품 생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했고, 제2의 아로마틱 콤플렉스와 RUC·ODC를 거치며 정유와 화학의 연결고리를 더욱 강화했다. 본질은 같다. 연료로 소비되던 원유를 화학 원료로 전환하며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이었다. 그 연장선에 있는 프로젝트가 샤힌이다. 총 9조2580억원이 투입되는 샤힌 프로젝트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 사상 최대 규모 투자다. 핵심은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180만톤 스팀크래커와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 기술이다. TC2C는 기존처럼 원유를 나프타로 만든 뒤 다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원유를 직접 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차세대 공정이다.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S-OIL의 석유화학 제품 비중은 현재 물량 기준 12%에서 25%로 확대된다. 정유 중심 사업구조에서 화학 비중을 대폭 늘리는 전환점이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석유화학 업황이 어려운 시기에 역대 최대 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도 단순히 생산량 확대가 아니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 50년…'원유의 쓰임'은 계속 넓어진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S-OIL은 다시 한 번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는 단순한 설비 증설이 아니다.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AI 기반 생산혁신이라는 새로운 산업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이다. S-OIL은 AI를 활용한 공정 최적화와 디지털 전환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탄소 저감과 친환경 공정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비전 2035를 통해서는 '가장 경쟁력 있고 혁신적이며 신뢰받는 에너지·화학 기업'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혁신 DNA는 특정 사업 하나에 편중된 것이 아니라 회사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경쟁력이며 각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공통된 핵심 가치"라며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석유화학 제품 비중은 물량 기준 기존 12%에서 25%로 확대된다"고 했다. 이어 "샤힌 프로젝트의 차별화 포인트는 TC2C 신기술과 연산 180만톤 규모의 세계 최대 스팀크래커를 기반으로 한 원가 경쟁력"이라며 "에너지 전환에 대응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탄소 저감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디지털·AI 혁신으로 전 사업 영역의 운영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0년 동안 S-OIL은 새로운 사업을 찾아다닌 기업이라기보다 원유의 활용 범위를 끊임없이 넓혀온 기업에 가까웠다. 연료에서 윤활기유로, 정유에서 화학으로, 그리고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미래 에너지 기업으로 이어지는 변화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있다. 결국 S-OIL은 원유를 더 많이 확보한 역사가 아니라 같은 원유에서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온 역사였다. 또한 샤힌 프로젝트는 지난 50년 동안 이어져 온 그 성장 공식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투자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07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07 10: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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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줄고 수익성 갈린다…건설사 2분기 실적 전망 엇갈려
[경제일보] 올해 2분기 주요 건설사 실적은 외형보다 수익성에서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주택 분양시장 둔화와 해외 원가 부담으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대우건설과 IPARK현대산업개발은 비용 선반영과 원가율 개선 효과로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현대건설과 GS건설, DL이앤씨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68% 증가한 1438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 컨센서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9% 줄어든 2조331억원이다. 외형은 줄지만 이익은 늘어나는 구조다. 당기순이익은 740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됐다. 대우건설의 실적 개선은 지난해 말 비용 선반영 효과와 맞물려 있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싱가포르 도시철도 공사비 증가분과 국내 주택 미분양 관련 비용을 한꺼번에 반영하면서 815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후 준공 예정 원가율을 다시 산정하고 준공 정산이익이 반영되면서 올해 들어 수익성이 회복되는 흐름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도 매출 감소 속 이익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9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3% 줄어든 수치다. 반면 영업이익은 1204억원으로 49.96%, 당기순이익은 868억원으로 64.77%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원 아이파크 등 대규모 사업지들의 공정이 본격화되면서 이익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와 달리 현대건설은 전년 동기보다 낮은 실적을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6조8178억원, 영업이익은 2014억원으로 각각 11.69%, 7.19% 감소할 전망이다. 당기순이익은 14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9% 낮게 예상됐다. DL이앤씨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1조7381억원, 영업이익은 1191억원으로 제시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12.72%, 5.6% 줄어든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플랜트 부문과 DL건설의 매출 감소가 외형 축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주택 부문의 원가율 개선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 감소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눈에 띄는 부분은 순이익이다. DL이앤씨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추정치는 1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83억원의 12배를 웃돈다. 선별 수주에 따른 원가율 개선과 별도 평가이익 등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GS건설 역시 외형과 영업이익이 함께 줄어들 전망이다.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2조7926억원, 영업이익은 12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2%, 21.2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655억원으로 같은 기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이번 실적 전망은 건설사들의 체질 변화가 숫자로 드러나는 국면이다. 주택 분양시장 위축으로 매출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처럼 수주 물량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실적을 방어하기 어려워졌다. 준공 정산과 원가율 관리, 미분양 비용 반영 여부가 회사별 이익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원가 부담은 하반기에도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종전 이후에도 중동 정세 불안이 길어지면서 유가와 물류비, 원자재 가격 변동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는 환율과 기자재 비용 변화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주택 부문에서는 공사비 상승과 분양시장 둔화가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실적을 보는 기준이 매출 성장에서 이익의 질로 옮겨가고 있다”며 “외형이 줄더라도 원가와 사업장 관리가 뒷받침되면 영업이익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7-07 08: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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