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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AI 분석부터 자동매매까지…고객만족도 2년 연속 1위
[경제일보] 빗썸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시장 정보를 분석하고 거래 전략을 실행하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종목별 정보를 찾아보는 단계부터 주문, 계좌개설, 고객상담까지 이용 절차를 개선하는 가운데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 가상자산거래소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에 선정됐다. 빗썸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하는 ‘2026년 KCSI’ 조사에서 금융 분야 가상자산거래소 부문 1위에 올랐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KCSI는 산업별 상품과 서비스의 고객 만족 수준을 전반적 만족도, 요소종합만족도, 재이용 의향 등을 종합해 평가하는 지표다. 올해 서비스 개선의 중심에는 투자 정보 탐색에 AI를 접목한 ‘빗썸 AI’가 있다. 이용자가 여러 차트와 시장 정보를 직접 대조하는 부담을 줄이고, 거래소 안에서 종목별 분석과 주요 이슈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지난 9월 선보인 빗썸 AI는 ‘AI 종목시그널’, ‘AI 종목분석’, ‘AI 데일리시황’, ‘AI 추천질문’ 등 네 가지 서비스로 구성된다. 종목시그널은 기술적 지표와 소셜 지표 등 6개 핵심 지표를 한 시간마다 분석해 단기 상승·하락 신호와 종합 점수를 제공한다. 종목분석은 가격과 거래량, 온체인 데이터(블록체인에 기록된 거래 정보), 커뮤니티 반응 등을 종합해 분석 보고서를 생성한다. 두 서비스의 분석 대상은 원화마켓 시가총액 상위 200개 가상자산이다. 개별 종목의 가격 움직임과 거래 활동을 함께 살펴보도록 한 것이다. 시장 전체의 흐름을 정리하는 기능도 갖췄다. 데일리시황은 매일 오전 8시 주요 이슈와 경제 일정을 요약하고, 추천질문은 30분마다 시장 이슈를 질의응답 형태로 제시한다. 빗썸 AI는 가상자산 전문 AI 리서치 플랫폼 ‘서프’와 공동 개발했다. 정보 분석을 실제 주문과 연결하는 도구로는 지난 6월 출시한 ‘AI 트레이드 킷’이 있다. 외부 생성형 AI와 빗썸의 Open API(외부 프로그램이 거래소 기능을 이용하도록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를 연동해 일상적인 언어로 시세를 조회하거나 주문을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용자는 생성형 AI와 대화하며 조건부 주문이나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 빗썸 AI가 시장과 종목 정보를 분석해 보여주는 서비스라면, 트레이드 킷은 이용자의 요청을 조회와 거래 실행으로 연결하는 도구다. 빗썸은 공식 이용안내에서 주문·출금 작업에 사용자 확인 절차를 설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일반 거래화면에서도 주문 방식과 접근 절차를 손봤다. 거래화면과 컬러 시스템을 개편해 정보 가독성을 높이고, 시간분할자동주문(TWAP)과 포트폴리오 매수 서비스를 제공했다. TWAP은 이용자가 설정한 시간과 간격에 맞춰 전체 주문 수량이나 금액을 나눠 집행하는 방식이다. 주문을 여러 차례에 걸쳐 처리해 한 시점에 거래가 집중되는 부담을 줄이는 데 활용한다. 계좌개설 과정도 간소화했다. 별도의 은행 앱을 설치하지 않고 KB국민은행 계좌를 개설한 뒤 빗썸에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시장 정보를 확인한 이용자가 거래에 필요한 계좌를 준비하고 주문하는 과정의 번거로움을 줄이려는 조치다. 고객상담에는 음성인식(STT·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기술) 기반 상담지원 서비스를 도입했다. 빗썸은 이를 활용해 상담의 정확도와 처리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화와 채팅 상담은 365일 24시간 운영한다. 초고령층 고객에게는 영상통화를 통한 본인확인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보안 분야에서는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공격에 대응하는 양자내성암호 도입을 추진한다. 보안 취약점을 찾아 제보한 사람에게 보상하는 버그바운티를 확대하고, 정기적인 정보보호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KCSI 가상자산거래소 부문 2년 연속 1위는 AI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을 고객 편의와 투자 경험 개선으로 연결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서비스에 꾸준히 반영해 온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이용자가 더욱 쉽고 편리하게 시장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누구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거래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10-01 11: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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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코인만 골라본다"…업비트, 원화시장 맞춤 '스크리너' 출시
[경제일보] 업비트가 국내 투자자가 실제로 많이 활용하는 원화마켓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하는 가상자산을 직접 골라볼 수 있는 검색 도구를 내놨다. 단순 시세 확인을 넘어 거래대금, 기술적 지표, 투자심리 등을 조합해 관심 자산을 압축할 수 있도록 해 투자 정보 서비스 경쟁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두나무는 31일 업비트 데이터랩에 ‘디지털 자산 스크리너’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스크리너는 업비트 원화마켓에서 거래 지원되는 자산을 대상으로 원하는 조건을 설정해 한 화면에서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이다. 현재 시가총액 상위 100개 자산 등 미리 구성된 목록도 제공한다. 제공되는 조건은 총 29종이다. 섹터와 시가총액 같은 기본정보부터 현재가, 52주 신고가·신저가, 거래대금 등 시세 지표, 공포·탐욕지수와 같은 투자심리, RSI·볼린저밴드 등 기술적 분석, 변동성까지 다양한 데이터를 조합할 수 있다. 업비트 데이터랩은 이미 개별 자산에 대해 공포·탐욕지수, 기술적 분석, 수익률, 변동성, 온체인 활동 등 여러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스크리너는 흩어져 있던 지표를 특정 조건에 따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확장한 셈이다. 공포·탐욕지수는 가격과 거래량을 바탕으로 시장 심리를 5단계로 구분하며, 원화마켓 거래 지원 후 90일이 지나야 제공된다. 데이터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를 위해 추천 스크리닝 10종도 마련했다. ‘가격 연속 상승’, ‘거래대금 급증’, ‘기술적 과매도’, ‘극단적 약세 구간’, ‘극단적 강세 구간’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서비스에는 MVRV 저평가, 월렛 액티브 저평가, 트랜잭션 액티브 저평가 등 온체인 관련 조건도 포함돼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순히 가격이 오른 자산을 찾아보는 데서 벗어나 거래량과 기술적 흐름, 시장심리, 블록체인 활동 등을 함께 살펴보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은 종목 수가 많고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원하는 조건에 맞는 자산을 빠르게 추리는 것이 투자정보 탐색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시장 측면에서도 활용 가치가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말 국내 거래가능 이용자 계정은 1113만개,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87조2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가상자산 종목 수는 중복 상장을 제외하고도 712종에 이른다. 투자자가 직접 모든 종목을 비교하기 어려운 시장 구조인 만큼 데이터 기반 선별 도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업비트 역시 스크리너를 투자 추천 서비스로 규정하지 않는다. 데이터랩은 제공 정보가 투자 권유가 아닌 단순 정보 제공 목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특정 지표가 좋아도 가격 상승이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 만큼 투자자가 여러 지표를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김대현 두나무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스크리너는 국내 원화마켓 투자자의 관점에서 시장·기술·심리·온체인 데이터를 한 화면에서 비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앞으로도 투자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돕는 다양한 분석 도구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업비트가 향후 조회 조건을 확대할 계획인 만큼 스크리너가 거래 플랫폼과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연결하는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을지도 관심사다. 가상자산 시장이 성숙할수록 단순 거래 편의성보다 얼마나 정확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해 투자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느냐가 거래소 경쟁력의 한 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2026-08-31 09: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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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OKX, 코인원 지분 투자 협상…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전쟁' 확산
[경제일보] 전통 금융권의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확보 경쟁이 확산하고 있다.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가 두나무 지분 4% 취득을 결의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OKX도 코인원 지분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자산 제도화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시장 확대를 앞두고 금융권이 원화마켓 거래소를 미래 금융 인프라로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 OKX와 각각 지분 투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양측 모두 코인원 지분 20% 안팎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투자증권과 OKX가 공동 투자자로 묶이는 구조라기보다 코인원이 각 사와 개별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해졌다. 코인원 측은 투자 유치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이며 완료되는 대로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협상 이후에도 차명훈 창업자 겸 대표 중심의 경영 체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논의가 경영권 인수보다 전략적·재무적 투자 성격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코인원의 주요 주주는 더원그룹, 컴투스홀딩스, 차명훈 대표, 컴투스플러스 등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관심은 증권업과 가상자산 사업의 접점 확대에 있다. 토큰증권, 디지털자산 수탁, 기관투자자 대상 서비스, 가상자산 연계 투자상품 등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OKX는 글로벌 거래소로서 국내 원화마켓 진입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목적이 크다. 국내에서는 신규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 확보가 사실상 쉽지 않아 기존 원화마켓 거래소 지분 참여가 가장 현실적인 진입 방식으로 평가된다. 금융권의 움직임은 이미 두나무를 중심으로 본격화했다.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는 이날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4.0%, 주식 139만주를 6128억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지분율은 삼성증권 2.0%, 삼성SDS 1.0%, 삼성카드 1.0%다. 삼성 3사는 디지털자산 관련 신규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토큰증권 발행·유통과 가상자산 서비스에서 삼성SDS는 블록체인·AI·클라우드·보안 인프라에서, 삼성카드는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 생태계에서 두나무와 협력할 수 있다. 단순 지분 투자가 아니라 삼성 금융·IT 계열사가 디지털자산 인프라 전반에 들어가기 위한 포석으로 읽히는 이유다. 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도 두나무 지분 확보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6.55%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고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 주식 136만1050주, 지분 3.90%를 약 5978억원에 추가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분율은 거래 완료 시 기존 5.93%대에서 9.84%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른 원화마켓 거래소도 금융권 재편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계열 미래에셋컨설팅은 코빗 지분 92.06%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빗, 코인원, 두나무를 둘러싼 지분 거래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의 주주 구도가 빠르게 바뀌는 모습이다. 배경에는 제도 변화 기대가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가상자산 현물 ETF 논의, 법인·기관투자자 시장 개방 가능성 등은 거래소의 역할을 단순 매매 중개에서 디지털금융 인프라로 확장시킨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거래소 지분을 확보해두면 향후 결제, 수탁, 발행, 유통, 데이터, 보안 인프라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인프라의 결합은 이미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코인베이스가 기관 수탁과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로 사업을 넓히고 있고 글로벌 거래소들은 각국 규제 체계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현지 라이선스와 파트너십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사가 직접 신규 거래소를 세우기보다 기존 원화마켓 거래소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했다. 변수는 규제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2단계 입법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거래소 대주주 적격성 심사, 해외 거래소의 국내 진입 요건 등을 정교하게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 특히 OKX처럼 글로벌 거래소가 국내 거래소 주요 주주로 들어올 경우 자금세탁방지, 이용자 보호, 국내 규제 준수 체계가 핵심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번 코인원 협상과 삼성의 두나무 투자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거래소별 점유율 경쟁을 넘어 ‘금융권 연합 구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나무는 삼성·하나·한화와 연결되고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OKX와 협상을 진행하며 코빗은 미래에셋 편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남은 것은 각 거래소가 확보한 자본과 파트너십을 실제 사업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하느냐다.
2026-05-28 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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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빗썸, 비용 전략 엇갈렸다… 거래 침체에 과세·규제 부담까지 겹쳐
[경제일보] 국내 양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의 1분기 비용 전략이 엇갈렸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광고와 전산 운영, 매출 연동 비용을 늘리며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섰고 빗썸은 판매촉진비와 광고비를 줄이며 비용 통제에 집중했다. 그러나 양사 모두 거래대금 감소라는 본질적 부담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영업비용은 14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반면 빗썸의 1분기 영업비용은 7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었다. 빗썸은 판매촉진비를 670억원에서 181억원으로 줄였고 광고선전비도 96억원에서 45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비용 흐름은 실적 부진 속에서 더욱 뚜렷하게 갈렸다. 두나무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23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80억원으로 78% 줄었다. 빗썸도 1분기 매출이 8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95.8% 급감했다. 당기순손실은 86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두나무 비용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매출연동수수료다. 1분기 매출연동수수료는 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늘었다. 원화마켓 입출금 수수료와 디지털자산 이동 수수료 등 매출과 연동되는 비용이다. 특히 디지털자산 이동 수수료는 이용자 대신 거래소가 부담하는 가스비 성격이 있어 가상자산 시세와 네트워크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일반 마케팅비와 달리 거래대금과 반드시 같은 흐름으로 움직이는 구조는 아니다. 전산 운영비도 양사 모두 증가했다. 두나무의 1분기 전산운영비는 약 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회사 측은 아마존웹서비스(AWS) 운영 비용 증가 영향을 설명했다. 빗썸도 클라우드 서비스 비용과 전산 관련 라이선스 비용 등이 포함된 지급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한 247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에서 전산비 증가는 피하기 어려운 구조적 비용이다. 거래소는 24시간 거래와 실시간 시세 처리, 대량 주문 대응, 지갑 관리, 보안 관제, 이상거래 탐지, 트래블룰 대응 등을 유지해야 한다. 거래대금이 줄어도 기본 인프라 비용은 쉽게 낮추기 어렵다. 시장 침체기에는 고정비 부담이 수익성을 더 빠르게 압박한다. 광고비 전략은 정반대였다. 두나무의 1분기 광고선전비는 약 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다. 시장이 위축된 국면에서도 이용자 유입과 거래 활성화를 위해 공격적인 비용 집행을 이어간 셈이다. 반면 빗썸은 광고선전비를 53% 줄였고 거래대금 규모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는 멤버십 리워드 중심의 판매촉진비도 73% 축소했다. 문제는 거래소 비용 전략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외부 환경이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대금과 보유금액이 동시에 줄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더블록 집계 기준 국내 5대 거래소의 올해 1분기 누적 거래대금은 2228억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56.8% 감소했다. 4월 거래대금은 550억9000만달러로 2023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올해 2월 말 국내 가상자산 보유금액은 6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1월 정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 같은 자금 이동의 배경에는 주식시장 호황도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AI 기대감, 대형주 실적 개선 등을 바탕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은 정책 기대감이 가격에 선반영된 이후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 매력이 약화됐다. 일부 시장 분석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로 자금이 쏠리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머물던 개인투자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봤다. 과세 불확실성도 시장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 과세는 2024년 말 법 개정으로 2년 유예돼 2027년 1월1일 이후 발생분부터 적용된다.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는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쳐 총 22%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주식 과세와의 형평성 논란도 다시 불붙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이 무산된 상황에서 가상자산에만 22% 과세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3월 개인투자자 디지털자산 양도차익 과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일부에서는 과세 인프라가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득세 과세를 밀어붙일 경우 투자자 이탈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거래세 논의 역시 시장에는 부담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확정된 제도는 거래세가 아니라 기타소득 과세지만 과거 세원 파악의 어려움 때문에 거래세를 먼저 도입한 뒤 소득세로 전환하자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매매 회전율이 높기 때문에 거래세가 도입될 경우 단기 매매와 시장 유동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과세 방식이 소득세든, 거래세든 제도 설계가 불명확한 상태가 길어질수록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규제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와 전산 안정성, 고객확인 절차, 이상거래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감독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5분 주기 잔고 검증 의무화 등 이용자 자산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금감원은 빗썸 현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부통제와 전산 시스템 문제를 점검해 제재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처럼 거래소 내부통제와 전산 운영 문제가 드러난 사례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규제가 산업 육성보다 제재 중심으로 기울 경우 거래소와 투자자 모두 위축될 수 있다. 거래소는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용자는 과세·규제 불확실성 속에서 주식 등 다른 투자처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나무와 빗썸의 비용 전략 차이는 이런 환경 속에서 나온 선택이다. 두나무는 침체기에도 광고와 인프라 투자를 늘리며 시장 점유율 방어와 이용자 접점 확대를 택했다. 반면 빗썸은 판매촉진비와 광고비를 줄이며 손실 확대를 막는 방어적 전략을 선택했다. 하지만 거래대금 감소와 코인 과세 논란, 규제 강화, 주식시장 호황이라는 외부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의 비용 전략만으로 실적 반등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이 대목에서 다시 짚어야 할 부분은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 방향이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질서 확립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가상자산을 투기 억제 대상으로만 보고 과세와 제재를 앞세울 경우 국내 거래소의 경쟁력과 시장 유동성은 더 약해질 수 있다. 주식시장에는 활성화 정책과 세제 논의가 병행되는 반면, 가상자산 시장에는 과세 시행과 제재 강화 신호가 먼저 전달되고 있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디지털자산 시장은 이미 글로벌 금융 인프라 경쟁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은 규제 틀을 강화하면서도 기관투자자 참여와 법인 거래,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 시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한국 역시 단순히 거래소를 규제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투자자 보호와 산업 경쟁력 사이의 균형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1분기 실적 부진은 단순히 광고비를 많이 썼느냐, 리워드를 줄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거래대금 감소와 투자자 자금의 주식시장 이동, 과세·규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시장 전체 활력이 약해진 결과다. 정부가 내년 과세 시행을 앞두고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는다면 거래소의 비용 효율화만으로는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6-05-22 17:3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