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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 공항 피격이 울린 경고음…에너지 안보가 곧 국익이다
[경제일보] 중동의 불길이 세계 경제의 급소를 겨누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관문인 킹칼리드 국제공항이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운항이 중단됐다는 소식은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공항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는 가운데 석유 시설과 주요 해상 수송로까지 위협받으면서 지역의 안보 불안이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도 커지고 있다. 민간 항공 인프라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에너지 생산과 수송의 핵심 거점 역시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번 사태를 또 하나의 국지적 무력 충돌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중동의 안보 불안이 국제유가의 변동성과 해상 운임, 보험료 상승 압력을 키우고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무력으로 민간 시설을 위협하고 국제사회의 안정을 해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국제사회는 민간인의 안전과 국제법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 그러나 규탄 성명만으로 위기를 막을 수는 없다. 중동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국제유가는 출렁이고 해상 운임과 보험료는 상승 압력을 받는다. 원유 수송로가 위협받거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 에너지 가격은 실제 수급 악화 이전부터 움직인다. 시장의 불안이 물가를 밀어 올리고 기업의 생산비용을 높이며 가계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연쇄 충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국에 이번 사태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급 기반이 취약하고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자원 빈국이다. 올해 들어 수입선 다변화로 중동산 원유 비중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전체 원유 수입의 절반을 웃돈다. 주요 해상 수송로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아 지역 분쟁이 장기화하면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석유화학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운송비와 생산비용을 통해 산업 전반으로 파장이 번진다. 수입물가 상승은 소비자물가를 자극하고 기업의 채산성 악화는 투자와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환율까지 겹친다면 같은 양의 원유를 들여오는 데 더 많은 원화를 지출해야 한다. 중동의 안보 위기가 우리 경제의 물가와 성장, 민생을 동시에 압박하는 구조다. 그런데도 위기가 터진 뒤 유가 동향을 살피고 임시 대책을 내놓는 데 그친다면 정부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에너지 안보는 가격이 급등한 뒤 대응하는 사후 관리가 아니라 공급 차질을 가정하고 미리 대비하는 국가 생존 전략이어야 한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해상 운송로의 위험 수준을 상시 점검하고, 비상 상황별 원유 수급 계획과 부처 간 대응 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 전략 비축유의 규모뿐 아니라 방출 기준과 실행 절차, 실제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도 점검해야 한다. 위기 때 꺼내 쓸 수 없는 비축유는 장부상의 숫자에 불과하다.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도 더는 미룰 수 없다. 중동 의존도를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낮추기는 어렵지만 미국과 다른 산유국 등으로 도입선을 넓히고 공급 계약과 수송 경로를 분산해 특정 지역의 위기가 국가 전체의 공급 위기로 번지는 위험을 줄여야 한다. 액화천연가스(LNG)와 핵심 원자재 역시 공급망 취약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원전·재생에너지 등 국내 에너지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충하는 일도 장기적인 대응책이다. 에너지 전환은 구호나 이념이 아니라 공급 안정성, 경제성, 환경성을 함께 따지는 현실적 원칙 위에서 추진해야 한다. 기업과 시장의 대응을 뒷받침할 정교한 정책도 필요하다. 정부는 정유·석유화학·항공·해운 등 에너지 가격과 수송 차질에 민감한 업종의 위험 노출을 점검하고, 중소기업의 원가 부담과 자금 경색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국제유가 상승을 빌미로 한 담합이나 부당한 가격 인상은 엄정하게 감시하되, 시장 가격을 무리하게 억누르는 방식으로 공급을 위축시켜서도 안 된다. 취약계층 지원은 대상을 명확히 하고 한시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위기 대응을 명분으로 재정 부담을 무작정 늘리는 것은 또 다른 위험을 키우는 일이다. 외교·안보 역시 경제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토대로 주요 우방국과 정보 공유, 해상교통로 보호, 공급망 안정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중동 국가들과의 외교 채널을 유지해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을 확보하고 에너지 공급 차질을 최소화해야 한다. 어느 한쪽에 대한 정치적 구호에 매달리기보다 국제법과 원칙을 지키면서 실질적인 국익을 확보하는 실용 외교가 중요하다. 에너지 수송로의 안전은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가 함께 지켜야 할 공공재다. 정치권도 정쟁을 멈추고 국가 에너지 안보를 초당적 과제로 다뤄야 한다. 비축 시설과 수입선 다변화, 에너지 효율 투자에는 시간과 비용이 든다. 위기가 잠잠해지면 예산과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정부는 위기 때마다 국민에게 절약을 호소하기에 앞서 얼마나 치밀하게 대비했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리야드 공항을 둘러싼 위기는 중동의 불안이 언제든 한국의 공장과 물류망, 국민의 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일깨운다. 에너지 안보를 시장에만 맡길 수도, 정치적 구호로 해결할 수도 없다. 정부는 비축과 다변화, 외교와 산업정책을 하나의 국가 전략으로 묶어야 한다.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능력이 곧 경제의 경쟁력이고, 위기 속에서도 국민의 삶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국가의 실력이다. 위기가 닥친 뒤 허둥대는 나라와 위기를 예상하고 대비한 나라의 차이는 평상시의 준비에서 결정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낙관론이 아니라 실행이고, 임시방편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안보 체계다.
2026-10-13 10: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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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로 웃는 한국GM, 내수 비중은 2%…하반기 뷰익 앞세워 반등 이룰까
[경제일보] 한국GM이 수출 호조를 앞세워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판매가 증가하며 2022년 흑자 전환 이후 4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지난해 3.3%였던 내수 판매 비중은 올해 상반기 1.9%까지 낮아졌다. 하반기 뷰익 브랜드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제품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한국GM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27만55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국내 판매는 5271대에 그친 반면 수출은 27만252대로 12.0% 늘며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7월에도 글로벌 판매량은 4만725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0%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적을 이끈 것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다. 두 차종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를 확보하며 수출 확대를 뒷받침했다. 한국GM은 2022년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2023년과 2024년 흑자를 이어갔으며 지난해에도 매출 12조6128억원, 영업이익 4897억원, 당기순이익 7686억원을 기록하며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감소하면서 성장세는 다소 둔화됐다. 반면 내수 경쟁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 내수 판매 비중은 전체 판매의 3.3%에 그쳤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판매가 5271대로 전체 글로벌 판매의 1.9%를 차지하는 데 머물렀다. 수출 중심 사업 구조가 더욱 고착화되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한국GM은 국내 시장보다 북미 수출에 무게를 둔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역시 국내 판매보다 북미 수출 물량 비중이 높다. 수출 호조는 안정적인 실적을 뒷받침하는 강점이지만 특정 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동시에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자동차 수요 둔화나 통상 환경 변화, GM의 글로벌 생산 전략 조정 등이 발생할 경우 국내 생산 물량과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 포트폴리오 역시 내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현재 한국GM의 국내 판매는 SUV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차종도 제한적이다. 세단과 MPV 등 다양한 차급이 부족한 데다 국내 시장 성장을 이끄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사실상 부재하다. 전기차 라인업 역시 제한적이어서 빠르게 전동화가 진행되는 국내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올해 선보인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역시 상품성을 개선한 연식 변경 모델 성격이 강했다. 소비자 수요를 크게 끌어올릴 완전변경 모델이나 국내 전략 차종은 부족했다. 상품성 개선만으로는 내수 판매 반등을 이끌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경쟁사들은 신차와 전동화를 앞세워 내수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판매 확대에 성공했고, KG모빌리티는 무쏘 EV와 액티언 등을 출시하며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역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반면 한국GM은 수출에서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힐 전략 차종과 전동화 제품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GM은 하반기 뷰익 브랜드를 국내에 선보이며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브랜드 추가만으로는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도입 차종이 전기차인지, 하이브리드인지, 내연기관 차량인지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전동화 라인업 확대, SUV 중심에서 벗어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 차종 확보가 병행돼야 내수 회복과 수출 의존도 완화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뷰익 도입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GM이 한국 시장을 얼마나 전략 시장으로 인식하느냐”라며 “뷰익 도입을 계기로 국내 소비자 수요에 맞는 전동화 모델과 다양한 차급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향후 국내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2026-08-05 16: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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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위기 속에서 왜 다시 강해지고 있는가
[경제일보] 생성형 AI의 확산은 포털 검색의 위기로 여겨졌다. 이용자가 검색창에 키워드를 넣지 않고 AI에게 바로 답을 묻는 시대가 열리면서 네이버의 핵심 사업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구글과 챗GPT, 쿠팡과 인스타그램이 각각 검색·쇼핑·콘텐츠 이용 시간을 나눠 갖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과거의 포털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네이버의 흐름은 단순한 방어가 아니다. 네이버는 AI탭과 AI브리핑을 앞세워 검색을 다시 설계하고 있다. 검색 결과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의도를 읽고 필요한 정보를 요약하며 쇼핑과 플레이스, 예약, 결제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기존 포털 검색이 ‘찾는 서비스’였다면 네이버가 지향하는 AI 검색은 ‘실행하는 서비스’에 가깝다. 실적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2411억원, 영업이익 54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영업이익은 7.2% 늘었다. AI 인프라 투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광고와 커머스, 플랫폼 사업이 견조하게 버틴 결과다. 생성형 AI가 검색 시장을 흔드는 가운데 네이버는 오히려 AI를 붙여 이용자를 다시 붙잡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검색 점유율 변화도 주목된다. AI탭 베타 서비스 출시 전 올해 1월1일부터 4월26일까지 네이버 평균 검색 점유율은 63.82%였지만 출시 이후인 4월27일부터 6월17일까지는 66.34%로 상승했다. 5월24일에는 81.34%까지 치솟았다. AI 검색이 네이버 검색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네이버 내부에서는 AI가 검색 체류와 재방문을 높이는 도구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의 강점은 한국 이용자의 생활 데이터에 있다. 챗GPT나 글로벌 AI 서비스가 일반지식과 문서 요약에 강하다면 네이버는 한국인의 실제 생활 동선에 강하다. 검색, 블로그, 카페, 쇼핑, 스마트스토어, 네이버페이, 지도, 플레이스, 예약, 리뷰가 하나의 생태계 안에 있다. 이용자가 식당을 찾고 병원을 예약하고 상품을 비교하고 결제하는 흐름이 네이버 서비스망 안에서 이어진다. AI 시대에 중요한 것은 답을 잘하는 능력만이 아니다. 답변 이후 이용자를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는 능력이다. 로컬 데이터는 네이버의 숨은 무기다. 식당, 병원, 미용실, 숙박, 학원, 체험시설 등 오프라인 사업자의 정보는 지도와 플레이스에 쌓여 있다. 소상공인에게 네이버 플레이스는 사실상 디지털 간판이고 이용자에게는 생활 검색의 출발점이다. AI가 장소를 추천하고 예약까지 연결하는 단계로 가면 이 데이터의 가치는 더 커진다. 글로벌 AI가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커머스에서도 네이버는 쿠팡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쿠팡이 물류와 직매입으로 소비자의 시간을 줄였다면 네이버는 검색과 데이터, 판매자 생태계로 구매 전환을 높이는 모델에 가깝다. 스마트스토어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네이버페이, 멤버십, 광고가 결합하면서 검색 기반 커머스의 체력이 강화되고 있다. 네이버 커머스는 판매자를 직접 흡수하기보다 다수의 중소 판매자가 온라인에서 장사할 수 있는 장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있다. 물론 과제는 남아 있다. AI 검색이 커질수록 콘텐츠 저작권, 광고 표시, 검색 공정성, 플랫폼 자사우대 논란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커머스와 로컬 서비스가 커질수록 판매자와 입점업체의 의존도 문제도 따라온다. 그러나 이 쟁점들은 네이버가 약해서가 아니라 여전히 한국 디지털 생태계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네이버의 반격은 검색창 하나를 지키는 싸움이 아니다. 포털의 역할을 다시 정의하는 싸움이다. 이용자가 묻고, 비교하고, 예약하고, 구매하고, 결제하는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을 수 있다면 포털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AI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생성형 AI는 네이버에 위기였지만 동시에 네이버가 가진 생활 데이터의 가치를 다시 드러낸 계기가 됐다. 포털의 시대가 끝난 것이 아니다. 포털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바뀌고 있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3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30 09: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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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美 안보우산…"韓, 동맹 의존 넘어 전략적 자율성 키워야"
[경제일보] 미국의 안보 역할 축소와 중·러 협력 장기화로 한국 외교·안보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중심 안보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동맹에만 의존하기보다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고 외교·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18일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연구원과 한국사회과학회, 민주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공동 개최한 '세계질서 패러다임 변화와 한국의 과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 한국 외교·안보 전략의 재정립 필요성을 제기했다. 美 역할 축소에 커지는 유럽 자강론 윤성욱 충북대 교수는 미국과 유럽 간 안보 균열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은 이란 핵합의를 외교·안보 정책에서 가장 중요하고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성과 중 하나로 평가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탈퇴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2기 들어서는 미국과 유럽이 디커플링(탈동조화)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기 시작했다"며 "그린란드 병합 발언과 이란 전쟁 등을 거치면서 유럽 내부에서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안보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유럽의 독자 안보체제 구축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EU 조약에는 회원국이 공격받을 경우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지원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실제로 누가 지휘하고 어떤 군대를 동원할지에 대한 체계는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의 재무장과 프랑스의 핵우산 제공 논의도 나오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 간 입장이 달라 단일한 안보 체제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폴란드와 발트 3국은 미국의 관여 확대를 원하지만 프랑스는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군사동맹 참여 자체에 부정적"이라며 "유럽 차원의 단일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향후 나토 체제가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은 재래식 무기를 중심으로 한 유럽 안보를 유럽에 맡기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역량을 집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국 지위는 유지하되 실제 역할은 줄이는 '기능적 탈퇴(functional withdrawal)' 형태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앞으로 나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역할 축소와 유럽의 자강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커지는 동맹 비용…"한국 역할 확대 요구 거세질 것" 이어 발표에 나선 공민석 제주대 교수는 미국의 안보전략 변화가 한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공 교수는 "현재 미국은 중국 견제를 최우선 과제로 둘 것인지, 아니면 미국 본토 방어를 우선할 것인지를 두고 내부적으로 논쟁하고 있다"며 "다만 어떤 노선을 선택하더라도 동맹국들에 대한 역할과 기여 요구는 계속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능력도 있어야 하고 미국에 기여도 해야 하며 필요할 경우 미국 편에 서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중국 견제 전략 속에서 동맹국들의 역할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한미동맹은 보호는 줄어들고 비용은 커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미국의 전략 변화에 따라 한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와 안보 기여 확대 압박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공 교수는 주한미군 역할 변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는 한반도의 전략적 가치를 활용해 주한미군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며 "중국 견제를 우선하든, 미국 본토 방어를 우선하든 한국에 대한 전략적 유연성 요구는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한미군이 북한만을 상대하기 위한 전력인지, 아니면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를 위한 전략 자산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한미상호방위조약에는 태평양 지역이 명시돼 있는 만큼 향후 주한미군의 역할과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루 위험은 커지고 편승의 이익은 줄어들고 있다"며 "한국은 국방비와 방위비 분담금, 안보 협력 등에서 협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어디까지 참여할 수 있고 어디까지는 어렵다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동맹을 유지하되 군사적 의존도를 줄이고 외교적 선택지를 넓히는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러 비공식 동맹 오래 간다"…한국 외교 시험대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 역시 한국 외교에 새로운 변수로 제시됐다. 제성훈 한국외대 교수는 "중러 관계는 명확한 상호방위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통적 의미의 동맹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연루 위험을 회피하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실질적 군사협력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비공식 동맹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 교수는 중러 관계에 대해 "양국은 세계 질서 변화에 대한 열망은 같지만 변화의 방식과 수단에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은 기존 세계 질서 안에서 자신의 지분과 영향력을 확대하는 변화에도 만족할 준비가 돼 있지만 러시아는 기존 세계 질서 자체의 해체와 재구성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경제력을 활용하지만 러시아는 상당 부분 군사력에 의존하고 있다"며 "양국의 경제 협력은 상호보완성이 높지만 중국은 협력을 위한 대안이 많고 러시아는 대안이 제한돼 비대칭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한계에도 중러 협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제 교수는 "러시아의 대중 의존도 심화가 양국 간 불화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방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중·대러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중러 비공식 동맹은 장기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러시아가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더라도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하지 않을 것이고 중국도 미국과의 관계 발전을 위해 러시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 교수는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 외교의 핵심 과제로 전략적 자율성 확보를 꼽았다. 그는 "새로운 세계질서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이행기의 혼란 속에서 한국에는 독자적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며 "강대국 간 관계 변화에 종속되지 않고 한국의 가치와 이익에 따라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전략적 자율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맹에 의지하지 말고 자신에게 의지해야 하며, 동맹은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 교수는 외교 전략의 다변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미국 및 일본과 안보 협력을 하더라도 이념화의 덫에 빠지지 않도록 중국 및 러시아와 고위급·실무급 전략대화 채널을 상설화해야 한다"며 "한국의 핵심 이익을 정교하게 분리 관리하는 다각도 외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미·이란 전쟁과 나토 변화, 한미동맹 재조정, 중러 비공식 동맹 장기화 등 서로 다른 주제가 다뤄졌지만 결론은 하나로 모였다. 기존 국제질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국이 동맹에만 기대는 방식으로는 높아지는 안보·경제 부담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되 한국의 선택지를 넓히는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위비 분담과 주한미군 역할, 대중·대러 관계, 공급망과 경제안보 등 복합 현안이 동시에 얽히는 만큼 한국의 국익을 기준으로 사안별 대응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변화하는 세계질서 속에서 한국 외교가 '동맹 의존'을 넘어 '동맹 활용'의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6-06-18 15: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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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중국 이후'를 묻다…성장 공식 다시 쓰는 K-뷰티
[경제일보] 국내 뷰티·생활용품 산업이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했다. 소비 둔화와 중국 시장 의존도 축소, 온라인 중심 유통 재편이 맞물리면서 기존 성장 공식을 따르던 기업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LG생활건강은 ‘포트폴리오 재편’과 ‘글로벌 전략 수정’, ‘디지털 전환’을 축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47년 창립 이후 생활용품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LG생활건강은 2000년대 이후 화장품 사업을 중심으로 고속 성장을 이뤄왔다. 특히 ‘후(Whoo)’ 등 럭셔리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국내 대표 K-뷰티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프리미엄 전략과 면세 채널 확대를 기반으로 한 성장 모델은 한동안 업계의 모범 사례로 평가됐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시장 환경은 급변했다. 중국 소비 둔화와 현지 브랜드의 부상, 면세점 채널 의존도 축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기존 성장 동력은 빠르게 약화됐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소비 심리 위축까지 더해지며 실적 변동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중국 의존도 축소…글로벌 전략 재정립 LG생활건강은 과거 중국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시장 다변화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북미,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 사업 축을 분산하며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더마코스메틱 및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으며 일본과 동남아에서는 현지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제품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장 확장이 아니라 ‘중국 중심 구조’에서 ‘글로벌 균형 구조’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럭셔리 중심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과거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은 럭셔리 브랜드 중심 구조였다. 높은 마진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을 이끌었지만 경기 변동과 소비 심리에 민감하다는 한계도 동시에 드러났다. 이에 따라 회사는 중가 및 더마 브랜드 비중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기능성 제품과 실용적 소비를 겨냥한 라인업 강화는 최근 뷰티 시장의 ‘가성비 소비’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 역시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 사업 구조의 균형을 맞추는 축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는 화장품 의존도를 완화하고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면세·오프라인 중심에서 디지털로 유통 구조 역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 면세점과 백화점 중심의 판매 채널은 팬데믹 이후 급격히 축소됐고 온라인 플랫폼과 모바일 중심 소비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 LG생활건강은 이에 대응해 자사몰 강화와 함께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SNS 기반 마케팅, 인플루언서 협업 등 디지털 채널 활용도 역시 높이고 있다. 데이터 기반 소비자 분석과 맞춤형 마케팅 역량 강화도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이는 단순히 판매 채널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기업 운영 방식 자체가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의 전환 최근 LG생활건강의 전략 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수익성 중심 경영’이다. 과거 고속 성장 국면에서는 매출 확대가 핵심 지표였다면 현재는 비용 효율화와 수익 구조 개선이 우선순위로 자리 잡았다. 마케팅 비용 구조 조정, 브랜드 효율화, 재고 관리 강화 등 전반적인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외형 성장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로의 재편 LG생활건강은 한때 중국과 면세 채널을 중심으로 한 ‘고성장 모델’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존 전략의 한계가 드러났고 현재는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다변화,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디지털 전환, 수익성 중심 경영은 향후 성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빠른 성장의 시대가 끝난 이후 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버티고 얼마나 유연하게 변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LG생활건강이 이러한 전환기에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성장 궤도를 만들어갈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26-06-10 15: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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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경고등, 이제는 '버티기'가 아니라 '체질 전환'이다
대한민국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고유가는 물가와 생산비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수출 둔화는 성장 엔진을 식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는 소비를 짓누르고, 중국의 추격과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는 우리 제조업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하나만으로도 버거운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경기 순환이 아니라 구조적 위기라는 점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과거처럼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으로 버틸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산업 구조와 노동시장, 에너지 정책, 금융 시스템까지 모두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대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여전히 정쟁에 몰두하고, 정부는 단기 처방에 치우쳐 있다. 위기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하면 미래는 더욱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은 에너지 체질 개선이다. 국제유가가 출렁일 때마다 우리 경제가 흔들리는 이유는 지나치게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 때문이다. 우리는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다. 그럼에도 산업 구조는 여전히 에너지 다소비형에 머물러 있다. 중동 리스크만 발생하면 물류비와 전기요금,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뛰고 이는 곧바로 물가 상승과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이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경쟁력 강화라는 현실적 병행 전략으로 가야 한다. 이념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 태양광과 풍력, 수소 산업을 키우되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원전도 활용하는 실용주의가 필요하다. 동시에 산업 전반의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에너지 절약은 캠페인이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이 되어야 한다. 둘째, 수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다변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 경제는 반도체 하나로 버텨왔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였다. 그러나 특정 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반도체 경기가 흔들릴 때마다 한국 경제 전체가 출렁였다. 앞으로는 인공지능, 바이오, 우주항공, 방산, 콘텐츠 산업 등 미래 성장 동력을 동시에 육성해야 한다. 특히 K콘텐츠와 플랫폼 산업은 더 이상 부가적 산업이 아니다. 제조업 중심 국가였던 한국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 산업이다. 정부는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세계는 속도전인데 우리는 허가와 심사, 이해관계 충돌 속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산업 정책이다. 셋째, 가계부채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폭탄이다. 이미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금리가 오르면 소비가 얼어붙고, 소비가 위축되면 내수가 무너진다. 지금처럼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를 방치해서는 미래가 없다. 핵심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이다. 돈이 아파트 투기에만 몰리는 경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기술기업과 창업, 혁신 산업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금융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청년들이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는 데 인생을 걸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부동산 가격만 바라보는 경제는 결국 성장 동력을 잃게 된다. 넷째, 노동시장 개혁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지금 한국 사회는 한쪽에서는 청년 실업이 심각한데 다른 한쪽에서는 기업들이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 노동시장 구조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연공서열 중심 임금 체계와 경직된 고용 구조로는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노동 개혁은 노동자를 희생시키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미래형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재교육과 전환 시스템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초과이익을 독점하는 구조로는 사회적 갈등만 커질 뿐이다. 생산성 향상의 과실이 노동자와 기업, 사회 전체로 합리적으로 분배되어야 지속 가능한 성장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 리더십이다. 위기의 시대에는 방향을 제시하는 지도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은 미래 비전 경쟁보다 진영 대결에 갇혀 있다. 경제는 생존의 문제인데 정치는 선거 계산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래서는 국가적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나라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팬데믹도 이겨냈다. 그러나 이번 위기는 과거보다 훨씬 복합적이고 구조적이다. 과거의 성공 공식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 이제 필요한 것은 낡은 성장 모델과 결별하는 용기다. 지금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며 과거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고통스럽더라도 새로운 체질로 전환할 것인가. 위기는 언제나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준비하지 못한 나라에는 재앙이 되지만, 준비한 나라에는 도약의 기회가 된다. 한국 경제의 미래는 비관 속에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지금처럼 현실을 외면하고 개혁을 미룬다면 암울한 미래는 피할 수 없다. 이제는 ‘버티는 경제’가 아니라 ‘바꾸는 경제’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다시 살아나는 유일한 길이다.
2026-05-24 09: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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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 중앙대와 안전심리 연구 착수
[경제일보] 포스코이앤씨는 중앙대학교 심리학과와 ‘심리학 기반 위험인지 및 현장 안전성 증진 방안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관리 범위를 기존 시설·장비 중심에서 현장 구성원의 인지와 행동 특성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양측은 첫 단계로 포스코이앤씨 고유의 ‘세이프티 아이덴티티(SI)’ 확립 연구에 착수한다. SI는 안전시설물의 색상과 형태 등 시각적 요소를 통해 근로자의 위험 인지를 유도하는 개념이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포스코이앤씨는 표준 안전디자인 기준 등을 마련해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중앙대 심리학과 정태연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와 대학원 연구진이 참여하며 오는 7월까지 진행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안전한 현장 구현을 위한 후속 연구도 지속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근로자의 안전 행동을 유도하는 연구를 지속하는 한편 현장 관리자가 근로자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며 안전을 리딩할 수 있도록 돕는 ‘안전 코칭 프로그램’ 개발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동호 포스코이앤씨 안전기획실장은 “안전사고 예방은 구성원의 위험 인식과 행동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며 “직관적으로 위험을 인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누구나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호반그룹, ‘2026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성공 개최 준비 만전 호반그룹은 ‘2026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며 막바지의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고 16일 밝혔다. 2026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는 ‘자연에서 찾는 건강한 미래, 원예&치유’를 주제로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한 달간 태안군 안면읍 꽃지해안공원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15일에는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이 충남 태안군 안면읍 꽃지해안공원 일원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행사장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박람회 민간조직위원장으로서 전반적인 준비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개막을 열흘여 앞둔 시점에서 행사 운영 전반을 최종 점검하고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날 김 회장은 행사장 주요 전시 구역과 관람 동선, 편의시설 등을 꼼꼼히 살펴봤다. 전시 콘텐츠 구성과 체험 프로그램 준비 상황을 비롯해 관람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운영 방안에 대해 현장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눴다. 호반그룹은 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 지원과 지역사회와의 상생 협력 강화를 위해 농어촌상생협력기금 5억원을 출연하며 민간 차원의 지원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호반호텔앤리조트도 지난 1월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박람회 관람객 대상 체류형 관광 상품 공동 개발과 박람회 홍보 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호반호텔앤리조트의 충남 안면도 아일랜드 리솜은 이번 박람회 기간 ‘자연 속 완벽한 휴식’ 콘셉트의 홍보 부스를 마련한다. 홍보 부스에서는 룰렛·인증샷 이벤트 등 방문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은 “방문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세심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상생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방건설, 2025년 매출액 1조1177억원…영업이익·당기순이익 모두 증가 대방건설은 작년 경영 실적에서 큰 성과를 거두며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2지난해 대방건설은 매출 1조1177억원, 영업이익 1801억원, 당기순이익 149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6.9%, 62.9%, 126.9%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실적은 분양 수익의 증가에 따른 것으로 평가되며 자체 시공 사업과 주택 브랜드 ‘디에트르’의 분양 호조가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대방건설은 수원 이목지구 디에트르 더 리체, 부산 부경경마공원역 디에트르 더 리버 등 주요 프로젝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다.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의 분양 전환 성과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재무건전성은 업계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2025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177억 원이며, 유동비율 338.56%, 부채비율 85.54%, 차입금 의존도 25.74%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외부 환경 변화에도 안정적인 경영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단기 유동성 확보와 전략적 투자 여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택 부문에서는 ‘디에트르’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분양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분양에 대한 선현금 유입은 과거와 비슷한 흐름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대방건설은 올해 양주 ‘옥정중앙역 디에트르’를 시작으로 입지와 상품성이 갖춰진 단지들을 분양할 예정이다. 선현금 유입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올해에도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루는 것이 목표다”라며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내실 있는 성장과 지속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16 14:4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