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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튼 '크랙', 청소년 하루 3시간·월 10만원 제한…청소년 보호 강화 계획 발표
[경제일보]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인공지능(AI) 캐릭터 대화 서비스 ‘크랙’의 청소년 이용시간과 결제액에 기본 상한을 둔다. AI 채팅 서비스의 선정성과 과몰입, 과도한 결제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자 청소년 보호 장치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뤼튼은 청소년의 크랙 이용시간을 하루 최대 3시간, 월 결제액은 최대 10만원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2027년 초부터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다만 절대적인 차단 기준은 아니다. 하루 3시간을 넘겨 이용하거나 월 10만원을 초과해 결제하려면 보호자 인증과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 이용시간과 결제 규모에 보호자가 개입할 수 있는 문턱을 두겠다는 취지다. 현재 크랙 고객센터에는 성인 인증을 하지 않은 계정의 월 결제 한도가 50만원으로 안내돼 있다. 계획대로 적용되면 확인된 청소년 계정의 기본 한도는 현재 미성년자도 포함될 수 있는 성인 미인증 계정 한도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다. 크랙은 대화와 이미지 생성 등에 ‘크래커’라는 유료 재화를 사용하는 종량형 구조다. 웹과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결제할 수 있고 자동 구매 기능도 운영한다. 뤼튼은 하루 3시간 기준을 정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사례와 전문가 의견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근거로 제시한 2025년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10대의 주간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약 27시간이다. 그러나 해당 수치는 학습·검색·동영상 등 모든 인터넷 활동을 합산한 것으로, AI 캐릭터와의 대화시간 기준으로 직접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콘텐츠 안전장치도 손본다. 연령등급 관리와 작품 검수, 검색·추천 제한, 신고·차단, 위반 계정 제재를 최신 이용 형태에 맞게 개편한다.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대화 생성을 억제하는 필터와 시스템 프롬프트도 강화할 계획이다. 현행 운영정책은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묘사하거나 착취·학대하는 콘텐츠를 금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AI 캐릭터 채팅에서 선정적인 콘텐츠가 노출되고 결제 총액을 제어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뒤 마련됐다. 현행 법에는 AI 채팅 서비스의 청소년 결제액을 직접 제한하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보호 조치 상당 부분을 사업자 자율규제에 의존하고 있다. 뤼튼은 현재 PASS 인증으로 성인과 청소년을 구분하고 있으며 추가 연령 확인 수단도 검토한다. 정책의 실효성은 여러 계정과 기기를 통한 우회 이용을 막을 수 있는지, 앱마켓과 웹 결제액을 통합 산정하는지, 보호자에게 실시간 이용·결제 내역을 제공하는지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뤼튼은 연말까지 제도 검토와 시스템 개편을 마칠 방침이다. 이동재 뤼튼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청소년 이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창의력을 펼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2026-09-08 08: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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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P, '보는 방송' 넘어 스트리머 활동판 넓힌다…e스포츠·공연·커머스 확장
[경제일보] SOOP이 스트리머의 활동 무대를 플랫폼 안에서 밖으로 넓히고 있다. 연예인과의 협업, 지역·공간을 활용한 현장 콘텐츠, 브랜드 연계 라이브커머스에 이어 e스포츠에서도 단순 경기 중계를 넘어 이용자가 직접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면서다. SOOP이 이 같은 확장에 나서는 배경에는 스트리머의 활동 영역과 수익원을 동시에 넓히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기존 라이브 플랫폼의 핵심 수익모델이 이용자의 후원과 광고였다면 앞으로는 공연·지역 콘텐츠·커머스·e스포츠까지 스트리머가 참여할 수 있는 접점을 늘려 콘텐츠 자체를 사업 기회로 확장하려는 것이다. SOOP 역시 과거부터 콘텐츠형 광고와 라이브커머스를 광고 사업의 성장축으로 육성해왔다. 외부 협업은 최근 더욱 다양해졌다.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와 손잡고 박성호·박준형 등 개그맨과 스트리머가 함께하는 라이브 콘텐츠를 선보였고, 가수 노을과 음악 스트리머가 참여한 오디션과 음원 제작도 진행했다. 서울랜드에서는 버스킹과 보물찾기 등을 방송 콘텐츠로 만들었고 화천·금산 등 지자체와는 지역 관광지와 축제를 스트리머 콘텐츠로 연결했다. 브랜드 협업은 수익화로 이어진다. ‘숲토어’를 통해 사보텐·오후의홍차 등 브랜드와 스트리머를 연결하고 라이브 판매 성과에 따라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스트리머 입장에서는 별풍선이나 광고 외에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셈이다. e스포츠도 같은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SOOP은 최근 e스포츠 페이지를 개편해 경기 일정과 라이브, 승부예측, VOD, 프로게이머 정보를 한곳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8월 한 달에만 LCK와 포켓몬 WCS, 자체 리그 ASL·멸망전 등 26개 대회를 중계했다. 특히 ‘보는 e스포츠’에서 ‘참여하는 e스포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체 대회 운영 플랫폼 GGGL에서는 이용자가 대회를 직접 만들고 참가할 수 있다. GGGL은 대회 개설부터 참가 접수, 대진표와 경기 운영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2024년 출시 이후 아마추어 e스포츠의 참여 기반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SOOP은 올해 국내와 글로벌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면서 스트리머와 콘텐츠의 활동 범위를 해외까지 확장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AI 번역·자막과 글로벌 e스포츠 중계, 국가 간 스트리머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SOOP의 최근 행보는 단순히 콘텐츠 종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스트리머는 방송에서 공연·커머스·e스포츠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이용자는 시청자에서 참가자·구매자로 역할이 확대되는 구조다. 이런 외부 협업이 실제 스트리머의 추가 수익과 플랫폼 이용시간 증가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2026-09-04 16: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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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튼, '서비스로 버는 AI' 증명했다…1조 유니콘 등극
[경제일보] 인공지능(AI) 서비스 플랫폼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평가를 받으며 유니콘 기업에 올라섰다. 거대언어모델(LLM)이나 AI 반도체가 아닌 실제 소비자가 사용하는 AI 서비스와 수익화 성과를 기반으로 1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모델 성능뿐 아니라 이용자 확보와 서비스 수익화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풀이된다. 뤼튼은 26일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누적 투자액은 약 2300억원으로 늘었다. 신규 투자자로 미국 벤처캐피털 코어라인벤처스와 유진자산운용이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굿워터캐피탈, 앤틀러 글로벌, 산업은행, 우리벤처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등도 후속 투자에 나섰다. 뤼튼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시리즈B 당시 3000억원대 중반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1년5개월여 만에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으로 뛰면서 성장 속도를 입증했다. 핵심 동력은 해외 사업이다. 지난 5월 북미에서 출시한 AI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플랫폼 ‘OOC’는 출시 3개월 만에 월매출 100억원을 넘어섰고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했다. 뤼튼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이 지난해 471억원의 4배를 웃도는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뤼튼은 범용 AI 서비스 ‘뤼튼’과 AI 캐릭터 챗 플랫폼 ‘크랙’을 운영하며 일본과 북미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특히 AI와 대화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AI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집중 공략하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 글로벌 확장과 ‘안전한 AI’가 다음 과제 1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는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해야 하는 컨슈머 AI 시장에서 이용자 규모뿐 아니라 유료 전환과 재방문, 해외 매출의 지속성이 중요해졌다. 이용자 보호도 강화한다. 뤼튼은 지난 7월 AI 윤리·철학, 인지·심리, 법학 전문가로 구성된 사용자위원회를 출범시켰고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AI 캐릭터 챗봇 자율규제 가이드라인 마련에도 참여하고 있다. 청소년 이용자가 약 10%인 크랙에는 이용시간 제한과 부모 동의 절차 강화, 결제한도 하향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세영 뤼튼 대표는 “창업 후 지난 5년간 대한민국 대표 AI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글로벌 경쟁력까지 증명한 결과 이번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글로벌 확장과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해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물론,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AI 서비스 기업으로서 더 빠르게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뤼튼의 유니콘 등극은 국내에서도 소비자가 실제 비용을 지불하는 AI 서비스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관건은 OOC와 크랙 등 해외 서비스의 성장을 일회성 매출이 아닌 지속 가능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2026-08-26 10: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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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문화재단, 보호자 게임교육 넓힌다…AI 시대 '게임 이해'까지
[경제일보] 게임을 둘러싼 부모의 고민이 ‘얼마나 하게 할 것인가’에서 ‘AI와 결합한 게임을 어떻게 이해하고 지도할 것인가’로 넓어지고 있다. 게임문화재단이 보호자 대상 게임리터러시 교육에 인공지능(AI) 관련 내용을 확대하고 교육 대상도 유아 부모까지 넓힌다. 게임을 단순한 여가활동이 아니라 자녀의 소통과 학습, 디지털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로 이해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김윤지), 게임문화재단(이사장 유병한)은 ‘2026 보호자 게임리터러시 교육’ 하반기 참가 기관을 모집한다고 24일 밝혔다. 교육 대상은 기존 학부모·일반 성인에서 유아 부모까지 확대했으며, 전국 기관·단체·학교·기업 등을 대상으로 상시 신청을 받는다. ◆ 유아부터 청소년까지…자녀 성장 단계 맞춰 교육 게임리터러시 교육은 보호자가 게임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녀와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게임 이용시간을 줄이는 방식보다 자녀의 연령과 발달 단계에 맞춰 게임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지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학부모 대상 과정에서는 게임을 활용한 부모·자녀 소통, 건전한 게임 이용 지도, 게임의 교육적 활용, 게임 관련 진로, AI·에듀테크 등 변화하는 게임문화 등을 다룬다. 유아 부모에게는 유아 발달 특성을 고려한 게임 이해와 놀이를 활용한 교육, 교보재를 활용한 참여형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교육 방식도 강연에 한정하지 않는다. 디지털 게임과 보드게임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부터 자녀 게임이용지도 가이드 실습, 부모·자녀 관계와 게임 이용 문제에 대한 상담까지 연계한다. 교육기관의 특성과 수요에 따라 강연·체험·실습·상담형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하반기 교육에서 가장 달라진 부분은 AI다. 생성형 AI가 게임 개발과 콘텐츠 제작은 물론 게임 이용 방식에도 빠르게 확산하면서 보호자가 기존 게임 문법만으로 자녀의 디지털 활동을 이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게임문화재단은 ‘AI 시대의 청소년 게임문화’, ‘AI 윤리의 이해와 활용’ 등을 새롭게 확대한다. AI를 활용한 게임 콘텐츠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호자가 기술의 편리함뿐 아니라 개인정보, 저작권, 윤리적 문제 등을 함께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게임교육의 범위가 게임 자체에서 디지털 시민교육으로 확장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생성형 AI가 게임 내 캐릭터, 콘텐츠 제작,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 등에 활용될수록 자녀가 어떤 콘텐츠를 접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부모가 함께 이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유병한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은 “AI와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보호자가 새로운 게임 문화를 이해하고 자녀와 소통할 수 있도록 AI 관련 교육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며 “보호자가 게임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건강한 게임 이용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은 전문 강사가 신청 기관을 직접 찾아가거나 기관 환경에 맞춰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한다. 게임문화재단은 기관별 수요를 반영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교육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6-08-24 17: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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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강국의 길목이 바뀌었다…K게임의 다음 승부처는 '다양성'
[경제일보] 한국 게임산업의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산업 규모만 보면 여전히 성장세다. 그런데 이용자가 찾는 플랫폼과 장르,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 한국 게임산업을 대표했던 모바일 MMORPG 중심의 시장에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이 들어오고 중국 게임까지 경쟁을 넓히면서, 이제 K게임의 다음 승부처는 ‘얼마나 큰 게임을 만드느냐’보다 얼마나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어내느냐에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3월 2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게임시장 매출은 23조8515억원으로 전년보다 3.9% 증가했다. 수출액도 85억346만달러로 1.3% 늘었고, 종사자는 8만7576명으로 3.1% 증가했다. 국내 게임산업이 외형적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근거는 오히려 찾기 어렵다. ◆ 시장은 줄어든 게 아니라 ‘갈라지고’ 있다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은 이용 행태다. 지난해 12월 18일 콘진원이 발표한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서 최근 1년간 게임 이용률은 50.2%로 전년보다 9.7%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플랫폼별로 보면 PC게임 이용률은 58.1%, 콘솔게임은 28.6%로 각각 상승했다. 모바일게임 이용률은 89.1%로 낮아졌다. 게임을 즐기는 시간도 플랫폼별 차이가 나타났다. 콘진원 조사에서 PC게임의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주중 117.9분, 주말 193.4분으로 최근 5년 중 높은 수준이었다. 전체 게임 이용시간은 줄었지만 PC·콘솔의 존재감은 오히려 커진 것이다. 게임 이용자가 사라졌다기보다 모바일에 집중됐던 소비가 다른 플랫폼으로 분산되는 과정으로 볼 여지가 있는 이유다.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을 떠난 이유에서도 변화가 드러난다. 게임 경험은 있지만 현재 이용하지 않는 응답자 가운데 44%는 ‘이용 시간 부족’을 이유로 들었고, 대체 여가를 찾았다는 응답자의 86.3%는 OTT·영화·TV·애니메이션 등 시청 중심 활동으로 이동했다고 답했다. 게임이 다른 게임만이 아니라 모든 여가 콘텐츠와 시간을 놓고 경쟁하는 시대가 된 셈이다. ◆ MMORPG 독주에 균열…4X가 9년 만에 추월 장르에서도 변화가 시작됐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6년 1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4X 전략 장르의 월 매출이 7000만달러를 넘어 MMORPG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MMORPG가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매출 1위 하위 장르를 유지해온 기간이 9년에 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를 MMORPG의 몰락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4X 전략 역시 장기적인 성장과 경쟁, 이용자 간 협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한국 이용자에게 익숙한 장기 서비스와 경쟁·과금 구조를 일부 공유한다. 오히려 주목할 부분은 한국 이용자가 익숙한 게임 문법 안에서도 새로운 장르가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디게임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지난 7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BIC 2026에는 57개국에서 856개 작품이 출품됐다. 전년보다 작품 수가 44%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최종 선정작도 41개국 180여개에 달했다. 작은 팀이 만든 게임이 글로벌 이용자와 만날 수 있는 통로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도 이런 변화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5년 인디게임 지원사업을 통해 3년 미만 법인에 최대 1억8000만원, 3~7년 성장기업에 최대 2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PC·콘솔 게임 제작지원과 AI·클라우드 등 신성장 게임 지원도 별도로 진행했다. ◆ 중국 게임, 이제는 ‘외산’보다 ‘경쟁자’로 봐야 국내 게임사가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변화는 중국 게임의 경쟁력이다. 2025년 상반기 센서타워 자료를 보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 2위와 3위를 중국산 ‘화이트아웃 서바이벌’과 ‘라스트 워: 서바이벌’이 차지했다. 특히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은 지난해 5월 한국에서 약 2600만달러의 월 매출을 기록하며 출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렇다고 한국 게임이 밀려난 것만도 아니다. 같은 조사에서 ‘세븐나이츠 리버스’, ‘마비노기 모바일’, ‘RF 온라인 넥스트’가 각각 매출 4위, 5위, 6위에 올라왔다. 센서타워는 국산 신작 3종이 동시에 매출 상위권에 진입한 것이 2014년 자체 집계 이후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게임의 성장과 한국 신작의 흥행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중국 게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단순한 자본력에 있지 않다. 4X 전략처럼 한국 개발사가 상대적으로 덜 주목했던 장르를 집중 공략하면서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장기간 업데이트와 공격적인 이용자 확보 전략을 통해 출시 이후에도 매출을 키우는 방식이 눈에 띈다. 센서타워는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의 한국 누적 매출 가운데 57%가 2025년에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게임이 오래됐다고 성장 기회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운영 역량에 따라 다시 성장할 수 있다는 사례다. ◆ ‘다음 메이플’ 하나보다 ‘다음 100개’가 필요한 이유 이제 한국 게임산업에 필요한 것은 대작 개발 역량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대형 게임이 만들어내는 글로벌 경쟁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다만 모든 역량을 하나의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구조만으로는 플랫폼과 장르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작은 팀이 새로운 장르와 게임성을 실험하고,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하면 VC와 퍼블리셔가 후속 투자를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인디와 프로젝트 게임이 단순한 ‘소규모 게임’이 아니라 차세대 IP를 발굴하는 실험실이 될 수 있는 이유다. 넥슨이 최근 최대 2500억원 규모 게임 스타트업 장기 투자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게임 전문 VC가 발굴하고 성장 가능성이 확인되면 넥슨이 후속 투자에 참여하는 구조다. 대형 게임사가 모든 게임을 직접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 외부 생태계에서 미래 IP를 찾아내려는 시도다. 한국 게임산업의 다음 경쟁은 ‘대작 대 인디’의 선택지가 아니다. 대형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유지하면서도 작은 팀의 실험과 다양한 장르, PC·콘솔, 글로벌 시장을 함께 키우는 포트폴리오형 산업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 강국의 길목이 바뀌고 있다. 시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는 것이다. K게임이 다시 성장하려면 가장 큰 길 하나를 넓히는 것보다 더 많은 길을 만들고 그중 세계 시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2026-08-24 08:5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