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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인증제 14년 만에 개편…정부, R&D 투자 기준 강화
[경제일보] 정부가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를 14년 만에 전면 개편한다. 연구개발(R&D) 투자 기준을 높이고 평가 체계를 정비해 신약 개발 중심 산업 구조로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시행규칙 및 관련 고시 개정안을 공포·발령했다. 2012년 도입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는 세제·약가 우대 등 각종 지원과 연계되는 핵심 제도로 이번 개편은 제도 도입 이후 첫 대대적 손질이다. 개편의 핵심은 R&D 투자 기준 강화다. 의약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기업 규모별로 일괄 상향됐다. 최근 3개년 평균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은 기존 5%에서 7%로 1000억원 미만 기업은 7%에서 9%로 기준이 올라간다. 특히 중소 규모 기업의 경우 최소 7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 공공기관으로부터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적합 판정을 받은 기업 역시 기준이 기존 3%에서 5%로 강화된다. 다만 기업 부담을 고려해 강화된 기준 적용은 시행일로부터 3년간 유예된다. 정부는 단기 충격을 완화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R&D 투자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평가 체계도 간소화되고 객관성이 강화된다. 인증 심사 총점은 기존 120점에서 100점으로 조정됐고 평가 항목도 25개에서 17개로 줄었다. 연구개발 투자, 임상시험 건수, 수출 규모 등 핵심 항목은 정량 지표로 전환해 평가의 투명성을 높였다. 여기에 의약품 공급망 안정화 기여도를 반영하는 항목이 새롭게 도입돼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평가에 포함된다. 리베이트 등 위반 행위에 대한 결격 기준도 현실화됐다. 기존에는 행정처분일 기준으로 5년 이내 위반 이력이 있으면 인증에 불이익을 받았으나 이번 개정으로 위반행위 종료일 기준으로 변경됐다. 또한 행정심판이나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 최종 기각 결정 이후 1년 이내에 인증 취소가 가능하도록 해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외국계 제약사를 위한 별도 인증 유형도 신설됐다. 기존에는 국내 기업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 글로벌 기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일반 혁신형 제약기업과 외국계 혁신형 제약기업을 구분하고 국내 연구·생산시설 투자 등 항목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평가지표를 조정했다. 아울러 인증 심사 결과 공개 범위도 확대된다. 세부 심사 지표와 최저 합격점수(65점)가 고시에 명시되며 탈락 기업에는 구체적인 미인증 사유가 통보된다. 그동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평가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한 달간 인증 신청을 받아 심사위원회와 제약산업 육성·지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내 신규 인증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하는 기업을 선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국내 제약사들의 R&D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중소·중견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인증제 개편이 실제 신약 개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8-03 09:07:17
버리는 순간 끝 아니었다…폐배터리 둘러싼 '도시광산 전쟁'
'강철부대'는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 경쟁과 기술 전쟁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보이지 않는 칩부터 글로벌 공급망까지, 산업의 최전선을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경제일보] 전기차에서 떼어낸 사용후 배터리가 더 이상 단순 폐기물이 아닌 국가 전략자원으로 관리된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한때 처리 비용으로 여겨졌던 폐배터리가 이제는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광물을 다시 캐낼 수 있는 도시광산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산업의 경쟁 축도 셀 제조 중심에서 회수·재활용·재생원료 확보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사용후 배터리의 관리 및 산업육성에 관한 법률안'을 의결했으며 법안은 공포 후 1년 뒤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법을 통해 사용후 배터리를 국가 전략자원으로 관리하고 관련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법안에는 △사용후 배터리 성능평가·안전검사 체계 구축 △전주기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재생원료 인증제 및 함유율 목표제 △연구개발(R&D) 지원 등이 담겼다. 단순 폐기물 관리 차원을 넘어 배터리 공급망 전체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셈이다. 정부가 폐배터리 관리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사용후 배터리 시장이 있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국내 사용후 배터리 배출량은 2023년 2355개에서 지난해 8321개로 증가했으며 오는 2030년에는 10만7500개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앞으로 대량의 폐배터리가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단순한 재활용 산업 확대가 아닌 광물 확보 전쟁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니켈·코발트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각국이 자국 내에서 안정적으로 조달 가능한 재생원료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처럼 핵심 광물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폐배터리가 사실상 유일한 국내 광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터리를 폐기하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분해해 금속을 추출하고 이를 새로운 배터리 생산에 투입하는 순환 공급망 구축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글로벌 규제 흐름도 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배터리 전주기 이력관리와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를 포함한 배터리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향후에는 배터리 성능뿐 아니라 재생원료 사용 비율과 탄소배출 관리 여부까지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배터리 산업의 경쟁 구도 역시 재편되고 있다. 과거에는 배터리 생산능력과 성능 경쟁이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폐배터리 회수 체계와 재생원료의 공급망 편입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는 흐름이다. 이미 국내 기업들도 선제 대응에 나선 상태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차전지소재 계열사와 연계해 리튬·니켈 회수 체계를 확대하고 있으며 에코프로와 성일하이텍 등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 역시 전기차 회수망을 기반으로 폐배터리 확보 체계 구축에 관심을 높이는 분위기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배터리 산업 경쟁 역시 이제 단순 셀 생산능력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폐배터리 회수·재활용·재생원료 공급망 같은 후방 산업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화려한 전기차·배터리 증설 경쟁 뒤에서 재활용·원료·회수망 산업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배터리 산업의 다음 승부 역시 폐배터리에서 핵심광물을 안정적으로 회수해 이를 다시 공급망 안으로 순환시키는 역량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2026-05-31 08:00:00
해킹·스팸 반복 기업 매출 최대 6% 과징금…'보안 사고 공화국' 오명 벗나
[경제일보] 최근 반복되는 대형 해킹 사고와 불법 스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기업의 보안 관리 책임을 확대하고 침해 사고가 반복될 경우 매출 기반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12일 오후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정보통신망법을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안은 기업의 정보보호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반복적인 침해 사고에 대해 강력한 책임을 묻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다. ◆ 급증하는 사고에 사이버 보안 규제 강화 흐름 최근 국내에서는 통신사와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사고가 반복되면서 기업 보안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져 왔다. 특히 대규모 이용자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회적 파장이 큰 만큼 사전 예방 중심의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9개월간 신고된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31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4년 전체 신고 건수인 307건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개인정보 유출 문제와 관련한 정부 보고 자리에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경제적 제재가 너무 약해 기업들이 규정을 쉽게 위반하는 측면이 있다"며 "규정을 어겨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강력한 경제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와 국회는 기존의 사후 대응 중심 제도에서 벗어나 기업이 보안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도록 의무를 강화하고 사고 발생 시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 반복 해킹·스팸 기업에 매출 기반 과징금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사업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침해 사고가 5년 이내 2회 이상 반복될 경우 매출액의 3% 이하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두고 있다. 특히 불법 스팸을 전송하거나 이를 방치하는 사업자에게는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징벌적 제재 규정도 신설됐다. 또한 고위험 산업군을 대상으로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기업이 정보보호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도록 노력 의무도 명시했다.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가 보안 인력과 예산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권한도 법적으로 규정해 기업 내부에서 실질적인 보안 책임을 수행하도록 지정했다. 정부의 침해 사고 대응 권한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사업자의 침해 사고 신고가 있어야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할 수 있었지만 이번 법안으로 해킹 정황만 있어도 정부가 직권으로 조사단을 구성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또한 침해 사고 대응 매뉴얼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보급하고 사고 발생 시 이용자에게 즉시 통지하는 의무도 확대된다. 정부는 이번 법안 개정과 함께 기업이 주요 정보자산과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체계를 갖추었는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전문기관이 심사 및 인증하는 제도인 'ISMS·ISMS-P 인증제' 개편에도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위험 수준에 따라 인증을 간편·표준·강화 등 3단계로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통신사와 대형 플랫폼 등 고위험 사업자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인증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법 개정은 통신사와 대형 플랫폼 기업 등 이용자 데이터를 대규모로 보유한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형 인터넷 서비스 기업은 보안 사고 발생 시 과징금 규모가 매출 기준으로 산정되는 만큼 보안 투자 확대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동시에 기업 내부에서 보안 책임자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정보보호 조직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법안을 발의한 조인철 의원은 "통신사·플랫폼·금융을 막론하고 침해 사고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기존 제도로는 급변하는 사이버 위협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웠다"며 "이제는 사고가 발생한 뒤 수습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가가 전면에 나서 예방과 대응 체계를 구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3-13 13: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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