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18건
-
KT, 조선소서 AI 네트워크 검증…피지컬 AI 상용화 속도
[경제일보] 생성형 AI를 넘어 로봇과 자율설비가 산업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AI를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초저지연·고신뢰 네트워크 구축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KT가 정부 실증사업을 통해 AI 기반 자율 운용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차세대 통신 인프라 경쟁에 속도를 낸다. 14일 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추진하는 '하이퍼 AI 네트워크 기반 조성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KT는 삼성전자와 HD현대삼호를 비롯한 산학연 컨소시엄과 함께 AI 기반 자율 운용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산업 현장에서 피지컬 AI 서비스를 실증할 계획이다. 하이퍼 AI 네트워크는 AI가 통신망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제어해 초저지연·대용량 통신 환경을 제공하는 차세대 네트워크다. 단순히 데이터를 전달하는 기존 통신망을 넘어 네트워크 자체가 AI를 활용해 장애를 예측하고 자원을 최적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로봇과 자율주행 설비, 스마트팩토리 등 피지컬 AI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AI 네트워크는 차세대 이동통신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KT는 AI 네트워크를 6G 핵심 비전으로 제시한 데 이어, 5G 단독모드(SA) 상용망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이번 실증사업에 참여한다. 단순한 네트워크 고도화를 넘어 AI가 통신망을 스스로 운영하는 자율 네트워크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실제 산업 현장에서 검증해 상용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사업은 오는 2027년까지 약 160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KT는 AI 기반 자율 운용 네트워크 구축을 비롯해 산업 현장 피지컬 AI 실증, 국내 통신장비 생태계 활성화 등을 핵심 과제로 수행한다. 특히 AI가 네트워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장애를 자동으로 탐지·조치하는 'AI 코어 오케스트레이터'를 개발해 네트워크 운영 자동화를 구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코어망의 통신 패턴과 성능 데이터를 분석하는 '네트워크 데이터 분석 기능(NWDAF)'과 AI를 연계한다. AI가 네트워크 상태를 지속적으로 학습하면서 트래픽 변화와 장애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고 최적의 운영 방안을 제시하는 구조다. 향후 사람이 직접 수행하던 네트워크 관리 업무 상당 부분을 AI가 자동화할 전망이다. 피지컬 AI 실증도 본격 추진한다. KT는 HD현대삼호와 협력해 조선소 환경에 특화된 AI 기반 자율 시스템을 개발한다. 초저지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AI가 조선소 내 로봇과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제어하는 환경을 구축하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운영 효과를 검증할 예정이다. 실증 대상은 AI 용접 로봇과 AI 도장 로봇, 통신국사 자율 운용 로봇 등 3종이다. 고위험 작업 환경에서 로봇이 안정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통신 환경을 검증하는 동시에 생산성과 안전성 향상 효과도 확인한다. 피지컬 AI 도입이 제조업 혁신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조선소를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컨소시엄에는 삼성전자와 HD현대삼호 외에도 솔리드, 아리엘네트웍스, 우리넷, 연세대학교 등이 참여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학계가 함께 참여해 AI 네트워크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국내 통신장비 산업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KT는 우면동 연구개발센터에 멀티벤더 테스트베드도 구축한다. 삼성전자와 국내 중소기업의 네트워크 장비를 함께 검증하는 환경을 마련하고 기지국 전력 절감 기술과 저전력 5G 단말 기술 등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장비 업체들의 기술 검증과 해외 시장 진출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글로벌 통신업계는 AI 데이터센터와 AI 네트워크, 피지컬 AI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는 데다 제조와 물류, 에너지 등 산업 전반에서 AI 기반 자동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네트워크 자체를 AI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KT 역시 이번 실증사업을 계기로 AI 네트워크 기술을 제조와 물류,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 적용하며 기업 고객의 AI 전환(AX)을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KT는 이번 사업을 통해 확보한 AI 기반 자율 운용 네트워크 기술과 피지컬 AI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AI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하고, 향후 6G 시대 핵심 네트워크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종식 KT 미래네트워크Lab장 전무는 "국내 최고 수준의 망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6G 시대를 향한 핵심 기술을 발굴하겠다"며 "하이퍼 AI 생태계 확산을 선도하여 국가 통신 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14 15:01:38
-
저성장기 뚫을 포트폴리오 재배치 사활…시험대 오른 '롯데 DNA'
[경제일보] 롯데는 한국 재계에서 가장 독특한 출발점을 가진 그룹이다. 창업자 신격호 명예회장은 1948년 일본 도쿄에서 껌 사업으로 롯데를 시작했다. 이후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세우며 국내 사업을 본격화했다. 롯데의 첫 DNA는 소비자의 입맛과 생활 반경을 파고드는 데 있었다. 껌과 과자, 음료, 햄과 우유, 패스트푸드, 백화점과 호텔, 놀이공원까지 롯데는 제조업의 공장보다 소비자의 일상에 가까운 곳에서 몸집을 키웠다. 롯데식 성장은 ‘생활의 점유율’을 높이는 방식이었다. 삼성과 현대차가 반도체와 자동차, 중후장대 제조업을 앞세웠다면 롯데는 먹고, 마시고, 사고, 쉬고, 노는 공간을 장악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리아, 롯데백화점, 롯데호텔, 롯데월드가 쌓아 올린 것은 단순한 계열사 목록이 아니었다. 한국인의 소비 동선 속에 롯데라는 이름을 심는 과정이었다. 1970년대 이후 롯데는 식품을 넘어 유통과 관광, 석유화학으로 사업을 넓혔다. 롯데 공식 연혁에 따르면 롯데는 1976년 호남석유화학을 인수했고, 1979년 롯데쇼핑을 세웠다. 식품과 유통에서 번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호텔, 백화점, 마트, 화학, 건설까지 넓히는 방식이었다. 롯데 DNA의 핵심은 ‘크게 한 번 베팅하는 승부수’보다 ‘될 만한 영역을 넓게 깔고, 오래 버티며, 전국망으로 키우는 확장력’이었다. 확장의 DNA, 소비 동선을 장악하다 롯데의 확장 방식은 시대와 잘 맞았다. 한국 경제가 고성장하던 시기, 소비자는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샀다. 도심에는 백화점이 들어섰고, 외곽에는 마트가 생겼다. 해외여행과 관광 수요가 커지면서 호텔과 면세점도 성장했다. 롯데는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식품에서 시작해 유통과 관광으로, 다시 석유화학과 건설로 이어지는 확장은 내수 성장기의 성공 공식이었다. 롯데의 강점은 안정성이었다.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호텔, 식품은 경기 변동을 타더라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수요를 품고 있다. 롯데는 이와 같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재계 상위권에 올라섰다. 신 명예회장 시대의 롯데는 과감한 기술 승부보다 치밀한 입지, 브랜드, 유통망, 현금흐름으로 성장한 그룹이었다. 하지만 성장의 기반이던 내수 확장 공식은 지금 시험대에 올라 있다. 쿠팡과 네이버, 전문몰과 해외 직구가 소비 동선을 바꿨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여전히 강하지만, 성장률은 과거 같지 않다. 롯데온은 그룹의 유통 자산을 온라인으로 묶겠다는 시도였지만, 시장의 판을 뒤집을 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석유화학도 더 이상 안정적인 캐시카우가 아니다. 중국과 중동의 증설, 글로벌 수요 둔화, 범용 제품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롯데케미칼은 한때 롯데의 제조업 확장을 상징했지만, 지금은 그룹 체질 전환의 가장 무거운 숙제가 됐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 롯데 DNA는 변화하고 있다. 과거 롯데는 좋은 입지에 점포를 깔고, 좋은 시장에 설비를 늘리며 성장했다. 지금은 반대로 줄이고, 합치고, 멈추는 능력이 필요해졌다. 성장기의 롯데가 ‘확장형 그룹’이었다면, 저성장기의 롯데는 ‘정리형 그룹’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의 시대, ‘많이 깔던 롯데’의 반전 과제 신동빈 회장 체제의 과제는 분명하다. 매출 규모보다 수익성, 점포 수보다 효율, 계열사 수보다 포트폴리오 질을 따져야 한다. 올해 초 롯데그룹의 경영 회의에서 신 회장이 수익성 중심 경영과 고강도 구조조정을 주문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롯데는 더 이상 많이 벌려놓는 방식만으로 버티기 어렵다. 투자자와 시장은 “얼마나 크냐”보다 “얼마나 남기느냐”를 묻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서도 변화는 드러났다. 공정위는 올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 102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가 처음으로 재계 5위권에 진입했고, 롯데는 포스코와 함께 순위가 밀린 것으로 보도됐다. 순위 자체가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징성은 작지 않다. 한화가 방산·조선·우주로 체급을 키우는 동안 롯데는 화학 부진과 유통 전환의 숙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롯데의 강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식품과 음료, 백화점, 호텔, 면세, 관광, 물류, 화학을 모두 가진 그룹은 드물다. 소비자의 하루를 따라가면 롯데가 여러 번 등장한다. 커피와 과자, 편의점, 마트, 백화점, 호텔, 놀이공원, 면세점, 택배, 카드와 멤버십이 하나의 생활권 안에 있다. 이 자산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흩어진 자산을 하나의 경쟁력으로 묶는 능력이다. 롯데는 오프라인 유통의 강자였지만, 온라인에서는 쿠팡과 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마트와 슈퍼, 백화점과 이커머스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신선식품과 프리미엄 식품, 지역 맞춤형 점포, 오프라인 픽업과 반품, 멤버십 데이터 활용은 롯데가 다시 강점을 찾을 수 있는 영역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계열사별 이해관계를 넘어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조직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화학 부문에서는 범용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스페셜티 소재로 이동해야 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를 미래 성장을 위한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밝히며, 사업구조 전환과 재무 건전성 강화, 경쟁력이 낮거나 차별화가 어려운 사업의 합리화를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생존 조건에 가깝다. 석유화학은 더 이상 설비를 많이 가진 기업이 이기는 산업이 아니다.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남기며, 어디에 다시 투자할지를 정하는 산업이 됐다. 롯데 DNA의 본질은 ‘생활산업의 확장’이었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DNA는 ‘선택과 집중’이다. 신격호 시대의 롯데가 소비자의 생활 반경을 넓게 장악한 그룹이었다면, 신동빈 시대의 롯데는 그 넓은 반경을 다시 효율적으로 재배치해야 하는 그룹이다. 과거에는 점포와 설비를 늘리는 것이 성장의 언어였다. 지금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줄이는 것도 성장의 언어가 됐다. 롯데의 시험대는 그래서 냉정하다. 유통에서는 온라인 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하고, 화학에서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견뎌야 한다. 호텔과 관광은 회복 국면을 살려야 하며, 식품은 글로벌 K푸드 흐름 속에서 새로운 성장 축을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동시에 해내야 한다는 점에서 롯데의 과제는 복잡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롯데에 필요한 것은 더 큰 확장이 아니라 더 정교한 재편”이라며 “롯데 DNA의 다음 장은 ‘확장’이 아니라 ‘정리’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14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14 10:39:04
-
-
MASGA 재본격화… 미국 조선 재건 누가 이끄나
[사진=ChatGPT] [경제일보] 미국 조선업 재건을 둘러싼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의 경쟁이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과 통상 불확실성으로 한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미국 정부의 정보요청(RFI)을 계기로 실무 검토 단계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RFI로 본격화된 한미 조선 협력 1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방부와 해군은 국내 조선사들에 전투함과 급유함 건조·설계 역량을 묻는 RFI를 보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전투함 관련 역량을 미 국방부에 전달했고, 미 해군의 중형급 급유함 RFI에는 삼성중공업까지 포함해 국내 조선 3사가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RFI는 곧바로 발주를 뜻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 정부가 한국 조선사의 건조 실적, 설계 인력, 연간 생산능력, 현지 협력 구도 등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는 발언과 맞물리면서 마스가가 구호를 넘어 실제 사업 검토 단계로 진입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마스가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목표로 한 한미 제조업·안보 협력 프로젝트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해 4월 ‘미국 해양 지배력 회복’ 행정명령을 통해 조선업과 해양 산업, 관련 인력 기반을 되살리는 것이 국가안보와 경제 번영을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국 조선업에 손을 내미는 배경에는 중국과의 조선 역량 격차가 있다. 미국은 해군력과 상선 건조 능력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지만, 자체 조선소만으로는 단기간에 생산능력을 회복하기 어렵다. 한국 조선사들이 보유한 설계·건조·공정관리 역량이 미국 조선 재건의 현실적인 보완재로 떠오른 이유다. 조선 3사 전략 경쟁 본격화 가장 앞서 있는 곳은 한화오션이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함께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현지 거점을 확보했다. 한화는 2024년 필리조선소 인수에 1억 달러를 투자했고, 이후 시설과 인력, 생산능력 개선을 위한 추가 투자도 진행해왔다. 한화오션의 강점은 ‘미국 안에 있는 조선소’와 ‘한국의 함정 건조 역량’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화는 미 해군 함정 발주와 관련한 법·제도 개정 흐름을 주시하면서, VARD, 한화필리조선소, 한화디펜스USA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에 참여하는 등 주요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국의 건조 역량과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비용·납기·정책 리스크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미국 해양방산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만 현재까지 한화오션의 미 함정 MRO는 군수지원함을 중심으로 진행돼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는 관련 규제 내에서 수행이 가능한 MRO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 및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한 만큼 향후 법·제도 변화에 따라 MRO와 신조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함께 열어두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방산 조선사와의 협력망을 넓히는 방식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2024년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향후 5년간 미 해군과 해상수송사령부 소속 함정 MRO 사업 입찰 자격을 확보했고, 이후 미 7함대 소속 4만1000톤급 화물보급함 ‘앨런 셰퍼드’함과 ‘세사르 차베즈’함 정비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함정 건조 비용과 납기 개선, 조선소 디지털화, 공정 자동화, 로봇·AI 도입, 생산인력 교육, 기자재 공급망 참여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GE에어로스페이스, L3해리스, 안두릴, ABS 등과의 협력까지 감안하면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현지 조선소를 직접 보유한 한화오션과 달리 미국 방산·기술·선급·기자재 기업을 촘촘히 묶는 네트워크형 전략에 가깝다. 삼성중공업은 급유함과 군수지원함 분야에서 미국 시장 접점을 넓히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제너럴다이내믹스 산하 미국 조선사 나스코와 차세대 군수지원함 기본설계 사업에 참여했고,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는 미 해군 MRO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LNG선과 해양플랜트, 자동화 조선소 기술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전투함보다 지원함과 상선 성격의 군수 분야에서 역할을 찾는 구도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전투함 사업을 해온 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전투함보다는 급유함이나 군수지원함 쪽에서 역할을 찾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군수지원함이 전투함과 달리 상선 성격에 가까운 영역으로 분류돼 삼성중공업도 접근 가능한 분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조선사들이 보유한 자동화·로봇 기술도 미국 조선업의 인력 부족 문제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들 세 기업의 전략은 다르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와 MRO 경험을 앞세운 ‘현지 거점형’이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MRO 실적과 헌팅턴 잉걸스 협력을 기반으로 한 ‘방산 네트워크형’이다. 삼성중공업은 전투함보다 급유함·군수지원함에 초점을 맞춘 ‘비전투 지원함형’ 전략에 가깝다. 결국 관건은 누가 미국의 제도 장벽을 먼저 넘고, 한국식 생산 시스템을 미국 조선 재건 과정에 실제로 이식하느냐다. 마스가가 여는 조선 생태계 확장 수혜는 조선소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마스가가 본격화되면 엔진, 전장, 통신체계, 친환경 기자재, 선박관리, MRO 서비스 등으로 파급 효과가 확산될 수 있다. 한화엔진, 한화시스템,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마린엔진 등 한화·HD현대 계열 밸류체인뿐 아니라 국내 기자재업체에도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미국 함정 건조는 법·제도와 보안, 원산지, 노조, 인력 양성, 현지 조달망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RFI가 실제 발주로 이어지려면 미국 내 건조 규정 완화, 현지 조선소 투자, 한국 인력·기술 투입 방식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한국이 빨리 지을 수 있다”는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결국 마스가의 본질은 조선소 투자 경쟁이 아니다. 미국 안보 공급망 재편 속에 한국 조선 생태계가 얼마나 깊이 편입될 수 있느냐의 문제다. 한화오션은 미국 안에서 생산 거점을 확보했고,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와 협력망을 구축했으며, 삼성중공업은 지원함·MRO 시장에서 접점을 넓히고 있다. 미국 조선 재건의 첫 실전 무대에서 조선 3사의 승부가 시작됐다.
2026-07-11 09:00:00
-
산단 10년을 5년으로…기업형 첨단도시, 결국 '사람'이 답이다
[경제일보] 정부가 '산단 조성 10년' 시대를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3대 축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업이 원하는 부지를 신속하게 공급하고 공장과 연구시설이 집적된 첨단산업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가 인허가 기간 단축보다 우수 인재의 정착과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와 AI 산업은 공장만 세운다고 경쟁력이 확보되는 산업이 아니다. 세계적인 연구개발(R&D) 인력과 협력기업, 대학, 병원, 교육·문화시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혁신이 가능하다. 첨단산업 경쟁의 무게중심이 생산시설 확충에서 인재와 산업 생태계를 갖춘 도시 조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를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하며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다. 정부는 산단 기획부터 공장 가동까지 통상 10년 이상 걸리던 절차를 5년 이하로 단축하고 기업과 인재가 함께 모이는 새로운 산업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산단에서 첨단도시로…정부가 바꾸려는 산업 지도 이번 구상의 핵심은 산업단지를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닌 생활권과 결합한 첨단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데 있다. 정부는 기업 맞춤형 입지 공급과 함께 주거·교육·문화·의료 시설을 확충하고 정주지까지 30분, 공항과 항만 등 물류 거점까지 1시간 이내 이동할 수 있는 교통망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역 거점 국립대와 연계한 인재 양성 체계도 함께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이처럼 '도시'를 강조하는 이유는 첨단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 제조업 시대에는 공장을 빠르게 건설하고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생산시설이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되고 이를 운영할 고급 인력이 지속적으로 유입돼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판단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부지 확보를 넘어 엔지니어가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주거 환경과 교육 여건, 의료 서비스, 교통 접근성, 협력사와 연구기관이 밀집한 연구개발 기반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최첨단 공장을 구축하더라도 우수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성과 연구개발 역량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 경쟁력은 공장 자체보다 우수 인력이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정주 여건에서 갈린다는 것이 산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TSMC·인텔이 보여준 교훈…공장만으로는 생태계 못 만들어 이 같은 변화는 해외 주요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도 확인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애리조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에 맞춰 대규모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반도체 설비를 설치할 숙련 기술인력 부족으로 공장 가동 일정이 연기됐다. 현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만 엔지니어를 파견해 교육을 병행하는 등 인력 문제가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대규모 투자만으로 첨단산업 생태계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인텔 역시 미국 오하이오주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단지를 조성하며 '실리콘 하트랜드(Silicon Heartland)' 구축에 나섰지만 시장 환경 변화와 투자 일정 조정, 기반시설 조성 등의 영향으로 당초 계획보다 공장 완공 시점이 늦춰졌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첨단산업 클러스터는 생산시설 건설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재 확보와 협력기업 유치, 도시 기반시설 확충이 함께 이뤄져야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보고 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거점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상당수 연구개발 인력은 용인과 분당, 수지, 동탄 등 수도권 생활권을 기반으로 근무하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과 협력기업, 대학, 교통망이 이미 집적돼 있다는 점이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힌다. '빠른 산단'보다 '머물고 싶은 도시'가 경쟁력 반면 앞으로 조성될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거점은 생산시설과 함께 새로운 생활권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우수 인력이 장기간 정착하려면 주거·교육·의료·문화 등 생활 인프라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이번 메가 프로젝트에서 기업형 첨단도시를 별도 축으로 제시한 것은 기존 산업단지 정책과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국가산업단지나 혁신도시 정책이 생산시설 공급이나 공공기관 이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산업과 주거, 연구개발, 교육, 교통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협력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혁신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다. 다만 정부 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정주 여건뿐 아니라 산업 기반시설 확보라는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기업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전력망과 용수 확보, 환경영향평가, 주민 수용성, 교통 인프라 구축 등이 계획대로 이뤄질지가 사업 추진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거점 대학이 반도체와 AI 산업이 요구하는 고급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지도 기업형 첨단도시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정책이 단순히 산단 조성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이 원하는 것은 빠른 인허가가 아니라 연구개발과 생산, 생활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라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제시한 '산단 10년에서 5년'이라는 목표의 진짜 의미는 공장을 더 빨리 짓는 데 있지 않다. 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생산시설의 규모보다 우수 인재와 기업이 지속적으로 모여 혁신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얼마나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 기업형 첨단도시 역시 '빠른 산단'이 아니라 기업과 인재가 머물고 성장하는 혁신 거점으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800조원 규모 메가 프로젝트를 뒷받침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결국 사람이 모여야 하는 산업인 만큼 주거·교육·의료·문화 등 정주 여건이 전력과 용수 못지않게 중요한 투자 요소"라며 "협력사와 소부장 기업이 함께 집적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한 인재 양성 체계가 구축돼야 지속 가능한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7-10 17:17:57
-
중국, 물가는 잠잠한데 전기차 수출은 질주
[경제일보] 중국 소비자물가가 완만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신에너지차 수출과 국제선 여객 회복이 중국 경제의 다른 축을 받치고 있다. 물가는 크게 뛰지 않았고, 자동차 산업은 전동화와 수출을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갔다. 항공 여객도 무비자 입국 확대와 국제선 운항 회복에 힘입어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올랐다. 올해 상반기 평균 상승률도 1.0%였다.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와 서비스 가격이 완만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전월과 비교하면 6월 CPI는 0.3% 낮아졌다. 식품 가격 하락의 영향이 컸다. 식품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내렸고, 돼지고기 가격은 15.9% 떨어졌다. 돼지고기는 중국 식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품목인 만큼 가격 하락이 전체 물가를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 반면 계란 가격은 16.0% 올랐다. 품목별 흐름은 엇갈렸지만 전체 물가는 안정된 범위에 머물렀다. 비식품 가격은 1.5% 상승했고, 서비스 가격은 0.8% 올랐다. 교통·통신과 의료보건 등 서비스 관련 품목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 낮은 물가, 회복의 여지를 남겼다 중국의 물가 흐름은 다른 주요국과 차이가 있다. 미국과 유럽은 한동안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과 긴축을 이어갔다. 중국은 반대로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아 소비 회복의 강도를 따지는 상황이다. 물가가 낮다는 것은 가계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의미도 있지만, 수요가 충분히 강하지 않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돼지고기와 일부 식품 가격 하락은 소비자에게는 긍정적이지만, 생산자와 유통업체에는 수익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중국 당국이 보는 과제는 물가 억제가 아니라 수요 회복에 가깝다. 소비자가 지갑을 더 열고, 기업이 가격을 무리하게 낮추지 않아도 팔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물가 안정이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신에너지차, 내수 넘어 수출로 성장 자동차 시장에서는 신에너지차가 계속 비중을 키우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신에너지차 생산은 743만8000대, 판매는 744만6000대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생산은 6.7%, 판매는 7.3% 늘었다. 6월 한 달 신에너지차 판매는 164만3000대였다. 전체 신차 판매에서 신에너지차가 차지한 비중은 58.5%까지 높아졌다.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더 이상 일부 소비층의 선택지가 아니라 중국 자동차 시장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수출 증가세는 더 컸다. 올해 상반기 중국 자동차 수출은 509만6000대였다. 이 가운데 신에너지차 수출은 235만5000대였다. 6월 한 달 자동차 수출은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어섰고, 신에너지차 수출도 52만3000대를 기록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이 신에너지차를 앞세워 해외 시장을 넓히는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과 배터리 공급망, 다양한 차종 출시가 있다. 비야디(BYD), 지리자동차(Geely), 체리자동차(Chery) 등 중국 업체들은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아시아와 유럽, 중동,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다만 수출 확대가 곧바로 안정적인 수익을 뜻하지는 않는다. 유럽과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통상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일부 국가는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해외에서 오래 버티려면 판매량뿐 아니라 서비스망, 부품 공급, 브랜드 신뢰까지 갖춰야 한다. ◆ 다싱공항, 무비자 확대 타고 국제 여객 회복 국제 여객 이동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다싱국제공항의 올해 출입국 이용객은 300만명을 넘어섰다. 상반기 출입국 이용객은 약 288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이용객 비중도 커졌다. 무비자 입국과 경유 무비자 정책이 확대되면서 중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비즈니스 방문객이 늘고 있다. 다싱공항을 이용한 외국인 가운데 무비자로 입국한 인원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선 회복은 항공사 실적만의 문제가 아니다. 관광과 호텔, 면세, 외식, 전시·회의 산업까지 연결된다. 외국인의 중국 방문이 늘면 서비스 소비가 함께 증가하고, 기업 간 교류와 투자 상담도 늘어날 수 있다. 다만 국제 여객 회복 속도는 노선별로 차이가 있다. 항공권 가격, 비자 정책, 중국에 대한 여행 수요, 국제선 공급량이 함께 영향을 준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는지는 공항별·노선별로 따져봐야 한다. ◆ 물가 안정과 수출, 항공 회복의 온도차 최근 중국 경제 지표는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소비자물가는 안정적이지만 수요가 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신에너지차는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비중을 키우고 있지만 가격 경쟁과 해외 규제가 부담이다. 국제 여객은 회복되고 있지만 항공과 관광 소비가 경제 전반을 끌어올릴 만큼 강한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그래도 세 지표가 보여주는 흐름은 있다. 중국은 낮은 물가 환경에서 소비 회복을 기다리고, 제조업에서는 신에너지차 수출을 통해 해외 시장을 넓히고 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국제선 회복과 무비자 정책을 통해 사람의 이동을 늘리려 한다. 중국 경제가 힘을 받으려면 이 세 흐름이 서로 이어져야 한다. 물가 안정이 소비 여력으로 이어지고, 전기차 수출이 기업 이익과 고용을 늘리며, 국제 여객 회복이 관광과 비즈니스 교류를 키워야 한다. 지금 중국 경제는 그 연결고리를 확인하는 단계에 있다.
2026-07-09 18:07:49
-
'로봇만 사면 끝?' SK AX, 공장 운영체계까지 바꾸는 '제조 RX' 띄운다
[경제일보] 제조업의 로봇 전환이 단순 장비 도입을 넘어 공장 운영체계 재설계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SK AX가 로봇 도입 전 검증부터 현장 자율 제어, 공장 전체 통합 관제까지 묶은 제조 RX 사업을 본격화한다. SK AX는 제조 기업의 로봇 기반 운영 혁신을 지원하는 ‘제조 RX 풀스택 서비스’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RX는 Robot Transformation의 약자로 생산 현장에 로봇을 들이는 수준을 넘어 로봇과 설비, 생산관리시스템, 현장 데이터를 하나의 운영체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SK AX 관계자는 “디지털 트윈과 피지컬 AI 기술을 융합해 로봇 도입 과정의 잠재 리스크를 사전에 검증하고 현장 자율 제어와 공장 전체 통합 운영까지 단계별로 지원한다”며 “로봇과 생산관리시스템(MES), 설비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연결되면 공장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자율형 제조 환경 구현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제조 현장에서 로봇 도입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실제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설비 간 간섭, 물류 병목, 작업자 동선 충돌, 충전 대기, 돌발 장애물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처럼 물류 흐름이 복잡하거나 조선처럼 작업 환경이 수시로 바뀌는 현장에서는 기존 규칙 기반 자동화만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SK AX는 이 문제를 디지털 트윈과 피지컬 AI, 이기종 로봇 통합 관제로 풀겠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트윈 단계에서는 △실제 공장의 도면 △설비 배치 △작업자 동선 △자재 흐름 △공정조건에 따른 실시간 품질 변화 등을 가상 공간에 구현한다. 로봇을 현장에 투입하기 전 수천 건의 주행·작업 시나리오를 반복 검증해 품질 제어 변수와 병목 구간, 충돌 가능성, 충전 스케줄링 등을 미리 확인하는 방식이다. 현장 투입 이후에는 VLA 모델 기반 피지컬 AI를 적용한다. VLA는 시각으로 보고 언어적으로 이해하고 행동을 수행하는 AI 모델이다. 정해진 동작만 반복하는 기존 로봇과 달리 장애물이나 작업 환경 변화를 인식해 작업 방식을 조정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는 공장 전체 통합 운영이다. 미래 제조 현장에서는 자율주행로봇, 협동로봇, 휴머노이드 등 서로 다른 제조사와 운영체계를 가진 로봇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SK AX는 이기종 로봇 통합 관제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로봇을 하나의 체계로 묶고 MES 등 생산 시스템과 연계해 작업 지시와 경로, 공정 흐름을 조정한다. 현재 제조 RX는 실증·개념검증(PoC) 단계에 있다. SK AX는 반도체 산업에서 현장 데이터 축적과 함께 디지털 트윈, 로봇 통합 관제 관련 모델을 검증하고 있으며 이를 조선 산업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고객사가 실제 도입을 원할 경우 검증된 모델을 기반으로 언제든 상용서비스 전환이 가능하다. 김광수 SK AX 제조서비스부문장은 “제조업의 로봇 전환은 단순한 하드웨어 구매가 아니라 로봇이 생산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공장 전체와 연결되도록 만드는 운영 역량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2026-07-09 10:16:50
-
네이버클라우드·미스트랄AI, 제조 AI 공동전선…한국·유럽 AI 생태계 구축
[경제일보] 미국 빅테크 중심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네이버클라우드가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AI와 손잡고 글로벌 제조 AI 시장 공략에 나선다. 범용 AI 모델 경쟁을 넘어 제조 현장에 특화된 소버린 AI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며 한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산업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네이버클라우드는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AI와 제조 AI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제조 산업을 중심으로 공동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국내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소버린 AI 시장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에 대해 네이버클라우드는 AI 산업의 주도권이 미국 빅테크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아시아와 유럽의 대표 AI 기업이 연합해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양사는 미국 중심의 범용 AI 대신 산업 현장의 데이터 주권과 각국의 규제 환경을 고려한 소버린 AI 전략을 기반으로 제조 기업들의 AI 전환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제조업은 AI 도입 효과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분야로 꼽힌다. 생산 공정 최적화와 품질 검사, 설비 예지보전, 공급망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제조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산업 현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미스트랄AI는 유럽 제조업에서 축적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에어버스와 BMW, ASML 등 글로벌 제조기업과 협력하며 실시간 품질 이상 감지와 부품 선택 최적화 등 제조 특화 AI 기술을 확보해 왔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서비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제조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양사는 네이버클라우드의 통합 클라우드 환경과 미스트랄AI의 AI 모델을 결합해 제조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 단순히 AI 모델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생산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산업 맞춤형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협력에는 엔비디아 중심 AI 생태계와의 연계도 반영됐다. 네이버클라우드와 미스트랄AI는 모두 엔비디아가 글로벌 AI 기업들과 구축한 '네모트론 연합'에 참여하고 있다. 양사는 공통 기술 생태계를 기반으로 연구개발과 서비스 개발을 공동 추진하며 제조 AI 분야에서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협약 체결 직후 양사는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공동 워크숍을 열고 상용 서비스 출시를 위한 실행 로드맵 수립에 착수했다. 연구진 간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 교류를 지속하는 한편 제조 현장의 AI 과제를 공동 발굴하고 실제 산업 환경에서 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제조기업을 위한 지원 체계도 마련한다.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미스트랄AI의 최신 AI 모델과 플랫폼 등 풀스택 서비스를 제공하며, 미스트랄AI의 현장 전담 엔지니어(FDE)를 국내 고객사에 직접 투입해 기술 지원과 문제 해결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AI 도입 과정에서 겪는 기술적 부담을 줄이고 현장 적용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첫 협력 과제는 유럽 제조 현장에서 검증된 AI 활용 사례를 국내 산업 환경에 적용하는 것이다. 양사는 품질 이상 감지와 부품 선택 최적화 등 제조 AI 기술을 국내 제조기업에 적용해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들이 데이터를 외부에 이전하지 않고도 안전한 환경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미스트랄AI 제프 순 APAC 대표는 "네이버클라우드는 제조 AI 비즈니스를 함께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미스트랄AI가 유럽 제조 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네이버클라우드의 탄탄한 인프라를 결합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제조 기업들의 AI 전환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은 네이버클라우드가 AI 인프라 기업을 넘어 산업별 AI 플랫폼 사업자로 영역을 확대하는 행보로도 분석된다. 최근 공공과 금융, 제조 등 데이터 주권이 중요한 산업을 중심으로 소버린 AI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글로벌 AI 기업과 협력을 통해 산업별 맞춤형 AI 서비스를 확보하며 시장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양사는 국내에서 성공적인 제조 AI 적용 사례를 확보한 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동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과 유럽에서 축적한 제조 AI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중심 AI 시장과 차별화된 소버린 AI 생태계를 구축하며 글로벌 산업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은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미스트랄AI의 제조 특화 기술력과 네이버클라우드의 안정적인 인프라를 결합하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협력"이라며 "국내에서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소버린 AI 시장에서 공동 비즈니스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08 11:17:24
-
미중 정상회담 뒤에도 중국 변수…대만·월드컵 판권·소비시장으로 이어진다
[경제일보] 미중 관계가 정상회담 이후에도 대만과 기술, 무역 문제를 둘러싸고 복잡한 긴장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외교 현안에서는 대만 문제를 양보할 수 없는 사안으로 내세우고, 시장에서는 월드컵 중계권과 소비재 수요를 앞세워 글로벌 기업의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은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자는 데 뜻을 모았지만, 대만 문제를 비롯한 핵심 현안의 간극까지 좁힌 것은 아니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에도 대만 문제를 중국 핵심 이익의 핵심이라고 규정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독립과 양안 평화는 양립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미중 관계의 정치적 기초로 보고 있고,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의 방위 역량을 지원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다고 해서 갈등 요소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첨단 제조업 공급망, 대만해협 안보는 두 나라가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사안이다. 정상 간 대화가 충돌을 관리하는 장치가 될 수는 있어도, 경쟁의 성격까지 바꾸기는 쉽지 않다. ◆ 월드컵 중계권도 드러낸 중국의 협상력 중국 시장의 영향력은 스포츠 산업에서도 확인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중국 중계권 계약을 마무리했다. 중국 국영 중국미디어그룹(CMG)이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중국 팬들은 월드컵을 공식 방송으로 볼 수 있게 됐다. 협상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FIFA는 중국 시장의 규모와 월드컵 흥행 가능성을 고려해 높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중국 측은 그 수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협상이 길어지자 FIFA가 가격을 조정했고, 결국 대회 개막을 앞두고 계약이 체결됐다. 중계권료는 단순히 축구를 얼마나 좋아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방송사는 광고시장과 시청률, 경기 시간대, 온라인 중계권의 수익성을 따져야 한다. 2026 월드컵은 북미에서 열려 중국에서는 심야와 오전 시간대 경기가 많다. 중국 시장이 크더라도 방송사 입장에서는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FIFA가 중국과 계약을 마무리한 것은 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시장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해도 축구 중계와 광고, 스포츠용품 판매,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수에서 중요한 시장이다. 국제 스포츠 단체가 중국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 소비시장은 회복과 경쟁이 교차 글로벌 소비기업들도 중국 시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다만 중국 소비시장을 한 방향으로만 보기 어렵다. 고가 화장품과 기능성 제품, 향수, 피부과학 기반 제품에는 수요가 남아 있지만, 경기 불확실성과 현지 브랜드 성장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로레알은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북아시아 지역 매출은 감소했다. 중국 시장이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 가운데 하나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브랜드가 과거처럼 브랜드 인지도만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중국 소비자는 가격만 보는 시장도, 고가 브랜드만 선호하는 시장도 아니다. 기능과 성분, 사용 경험, 온라인 후기, 할인 조건을 함께 따진다. 중국 로컬 화장품 브랜드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에서 매장을 늘리는 방식보다 온라인 판매와 현지 맞춤형 제품, 라이브커머스, 빠른 배송 체계를 강화하는 데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시장은 여전히 크지만, 그 안에서 살아남는 방식은 달라지고 있다. ◆ 외교와 시장에서 계속되는 중국 변수 중국은 미중 관계에서는 대만 문제를 앞세워 미국에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스포츠 산업에서는 거대한 시청자 기반을 바탕으로 중계권 협상력을 행사한다. 소비시장에서는 글로벌 브랜드에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준다. 세 분야는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보여준다. 외교에서는 미국과 전략 경쟁을 벌이고, 시장에서는 세계 기업과 국제기구가 쉽게 외면하기 어려운 규모를 갖고 있다. 미중 관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될수록 중국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대만과 기술, 통상 갈등이 다시 커지면 기업과 국제 스포츠 단체도 외교 변수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외교와 산업, 소비시장 모두에서 세계 경제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2026-07-07 17:49:46
-
중국은 서비스 팔고 로봇 내보내고…여름 항공권은 낮췄다
[경제일보] 중국 경제에서 수출의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처럼 공산품만 대량으로 내보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식재산권과 문화 콘텐츠, 여행 같은 서비스 수출이 늘고 있고, 공장 자동화에 쓰이는 산업용 로봇도 해외 시장으로 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 운임 부담이 낮아지면서 여행 수요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서비스 수출이 무역수지 끌어올려 6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비스무역 규모는 3조994억8000만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했다. 수출은 1조2304억6000만위안으로 15.9% 늘었지만, 수입은 1조8690억2000만위안으로 0.4% 증가에 그쳤다. 서비스무역 적자는 6385억6000만위안으로 1년 전보다 1607억2000만위안 줄었다. 수입이 크게 줄었다기보다 수출이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지식집약형 서비스는 전체 서비스무역의 44.2%를 차지했다. 지식재산권 사용료와 개인 문화·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수출 증가율이 높았다. 여행 서비스 수출도 31.3% 늘었다. 중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비즈니스 방문객 증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서비스무역 적자 축소를 중국 서비스산업의 전면적 변화로 볼 단계는 아니다. 서비스무역은 환율, 해외여행, 운송 수요에 따라 수치가 크게 움직인다. 그럼에도 콘텐츠와 기술, 지식재산권 사용료가 수출 항목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 로봇 수출, 완제품 판매 넘어 공장 설계로 산업용 로봇 수출도 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산업용 로봇 수출은 8만6597대로 전년 동기보다 39.5% 증가했다. 5월 한 달 수출은 2만90대로 51.2% 늘었다. 중국 로봇 기업들은 로봇 한 대를 납품하는 방식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생산라인 설계, 자동화 설비 구축, 소프트웨어 연결, 유지·보수까지 묶어 공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해외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로봇 가격보다 설치 이후가 더 중요하다. 기존 설비와 연결되지 않으면 생산성이 오르지 않고, 고장이 났을 때 현장 대응이 늦으면 공장 전체가 멈출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이 자동화 설비와 운영 서비스를 함께 내세우는 것도 이런 이유다. 가격 경쟁력과 부품 조달 능력은 중국 기업의 강점이다. 전기차와 배터리, 전자제품 생산 현장에서 쌓은 자동화 경험도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밀 감속기와 고성능 제어장치, 센서, 반도체 등 핵심 부품에서는 일본·유럽·미국 기업이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해외 서비스망과 브랜드 신뢰도도 중국 업체들이 더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수출 물량이 늘었다고 해서 장기 경쟁력까지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 유류할증료 인하, 7월 초 항공권도 하락 중국 국내 여행시장에서는 항공료 부담이 낮아졌다. 중국 항공사들은 7월 5일부터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내렸다. 800㎞ 이하 노선은 1인당 50위안, 800㎞ 초과 노선은 100위안으로 조정됐다. 직전보다 각각 30위안, 50위안 낮아진 수준이다. 항공권 가격은 유류할증료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항공사 증편 규모와 예약률, 휴가철 수요, 노선별 경쟁 상황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다만 유류할증료 인하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여행비를 낮추는 요인이다. 7월 상순에는 항공사 공급 확대와 휴가 수요의 시차가 겹치면서 일부 노선에서 정상 운임의 10~30% 수준 항공권도 나왔다. 베이징~항저우 노선은 항공권과 공항시설 사용료, 유류할증료를 합친 가격이 고속철도 2등석보다 낮게 형성된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이 흐름이 휴가철 내내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학교 방학과 직장인 휴가가 본격화되는 7월 중순 이후에는 인기 관광지와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운임이 다시 오를 수 있다. 유류할증료 인하가 여행 수요를 자극할 수는 있어도, 여름 성수기의 가격 상승을 모두 막기는 어렵다. ◆ 수출은 바깥으로, 소비는 안에서 최근 중국 경제는 수출과 내수가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서비스 수출과 산업용 로봇 수출은 늘고 있지만, 내수 소비는 업종별 차이가 크다. 항공료 인하는 여행 수요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가계의 전반적 소비심리 회복을 뜻하지는 않는다. 중국이 기대를 거는 분야는 서비스 수출과 제조업 고도화, 국내 여행 수요다. 서비스에서는 기술과 콘텐츠를 수출하고, 제조업에서는 로봇과 자동화 설비를 앞세우며, 내수에서는 여행과 생활 소비의 부담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와 로봇 수출의 증가는 중국 경제가 단순 조립·가공 수출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수출 증가가 기업의 이익과 고용, 가계 소득으로 이어져야 내수 회복에도 힘이 붙을 수 있다. 항공권이 싸졌다는 소식만으로 소비가 되살아났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2026-07-06 18:01:43
-
SK쉴더스, 에코프로와 OT 보안 실증…산업제어 보안 시장 정조준
[경제일보] 스마트팩토리와 인공지능(AI) 기반 제조 환경이 확산되면서 산업제어시스템(OT) 보안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SK쉴더스가 국산 OT 통합 침해대응 플랫폼을 앞세워 제조업 보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외산 솔루션 중심으로 형성된 OT 보안 시장에서 이차전지 기업 에코프로를 첫 실증 사례로 확보하며 산업 현장 중심의 사업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6일 SK쉴더스는 이상징후 탐지부터 분석, 대응까지 전 과정을 통합한 OT·산업제어시스템(ICS) 침해대응 플랫폼을 기반으로 에코프로 포항공장에서 실증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실증은 에코프로가 생산 공정 전반의 보안 체계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추진된다. 에코프로는 국내외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인프라와 통합 보안관제 체계를 고도화해 왔으며, 최근에는 생산 설비 영역까지 보안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차전지 산업은 생산설비의 안정적인 운영이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사이버 위협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OT 보안 체계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다. 다만 기존 OT 환경은 설비별 보안 시스템이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통합 대응이 어렵고, 폐쇄형 네트워크 특성으로 인해 기존 IT 보안 기술을 적용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SK쉴더스는 기존 외산 단일 벤더 중심의 시장 구조로 국내 기업들의 도입 부담도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SK쉴더스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2026년 통합보안 모델 개발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메니인소프트, 앰진, 센스톤 등과 협력해 OT 통합 침해대응 플랫폼을 개발하고 에코프로 생산 현장에 시범 적용한다. 플랫폼은 인증과 접속 관리, 위협 탐지, 분석, 대응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산업 현장의 보안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설비나 네트워크를 변경하지 않고 보안 기능을 적용할 수 있는 '무변경' 방식을 적용해 생산 공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또한 위협 탐지 이후 보안 전문가가 최종 판단에 참여하는 'HITL' 구조를 도입해 자동화와 운영 안정성을 함께 확보했다. 기업 규모와 산업 환경에 따라 필요한 기능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모듈형 구조로 설계한 점도 특징이다. SK쉴더스는 이번 실증을 계기로 국산 OT 보안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제조업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화학 등 다양한 제조 산업에서 축적한 OT 보안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컨설팅부터 구축, 운영, 관제까지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IT와 OT 환경 전반의 자산과 위협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가시성을 확보하고 AI 기반 보안관제(AI SOC)를 통한 이상징후 탐지·분석 자동화, 생산설비와 제어시스템을 보호하는 OT CPS(사이버물리시스템) 보안 역량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제조 현장에 최적화된 OT 보안 모델을 확산하고 국내 산업 인프라의 사이버 대응 역량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병무 SK쉴더스 사이버보안부문장 부사장은 "운영 현장에서의 가시성과 대응 속도를 확보하기 위해 OT 환경 전반에 산재된 보안 체계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실증을 통해 현장 환경에 최적화된 통합 대응 모델을 검증하고, 산업 전반의 사이버 리질리언스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7-06 17:20:33
-
피지컬 AI의 승부처…휴머노이드보다 부품·데이터·인력
[경제일보] 세계 주요국이 휴머노이드 개발과 양산 경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 AI 전략을 선택했다. 완성형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정면 승부를 벌이기보다 산업용 AI 로봇 확산과 핵심 부품, 데이터, 전문인력을 먼저 확보해 제조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HD현대로보틱스,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제조 AI와 산업용 로봇, 핵심 부품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과는 다른 방향을 선택한 한국식 피지컬 AI 전략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中은 양산 경쟁, 韓은 제조 혁신…피지컬 AI 전략 차별화 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피지컬 AI를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3M 전략’을 발표했다. 제조업 AI 전환(M.AX), 핵심 요소기술 확보(Master), 양산 체계 구축(Mass Production)을 세 축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산업 현장에 특화된 AI 로봇을 매년 1000대 이상 보급하고 자동차·조선·반도체 등 10대 업종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액추에이터와 로봇손, 센서 등 핵심 부품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향후 5년간 AI 로봇 전문인력 1만명을 양성하는 한편 새만금을 로봇 파운드리와 부품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가 제조업 중심 전략을 선택한 것은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테슬라의 ‘옵티머스’와 피규어AI 등을 앞세워 범용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고, 중국은 유니트리와 유비테크, 애지봇 등을 중심으로 양산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연구개발부터 실증, 생산시설 구축까지 전방위 지원에 나서면서 휴머노이드 산업 생태계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생산량 경쟁보다 제조 혁신에 무게를 뒀다. 중국과 같은 규모의 양산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자동차와 조선, 반도체, 전자 등 주력 제조업에 AI 로봇을 먼저 적용해 기술을 검증하고 산업 데이터를 축적하는 전략이다. 제조 공장은 반복 작업과 위험 공정, 품질 검사, 물류 자동화 등 피지컬 AI를 실제로 적용하고 성능을 고도화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는다. 피지컬 AI는 생성형 AI와 달리 AI 모델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액추에이터와 감속기, 센서, 로봇핸드 등 핵심 부품의 성능이 작업 정확도와 생산성을 좌우하고,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는 AI의 판단과 제어 능력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여기에 로봇 설계와 인공지능, 제조 공정을 함께 이해하는 융합형 인력이 뒷받침돼야 기술을 실제 산업에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앞으로의 경쟁은 개별 휴머노이드보다 핵심 부품과 제조 데이터, 산업 현장을 얼마나 먼저 확보하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업들도 제조 AI와 산업용 로봇, 핵심 부품, 데이터 플랫폼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구체화하며 피지컬 AI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 공장 순찰부터 구동계 국산화까지…기업들 현장 검증 속도 현대자동차그룹은 제조 현장을 피지컬 AI 기술의 실증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으로 도입돼 설비 순찰과 안전 점검을 수행하고 있으며, 열화상 카메라와 3차원(3D) 라이다(LiDAR) 등을 활용해 설비 이상과 화재 위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자율주행 플랫폼 ‘모베드’도 공장 물류와 자재 운반 등 제조 현장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제조 현장에서 검증한 로봇 운영 기술을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확대 적용하며 스마트팩토리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을 실제 제조 공정에 맞게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산업은행과 사모펀드로부터 1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피지컬 AI 기반 기술 개발과 해외 시장 확대, 전문 인력 확보에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조선소 용접 자동화를 시작으로 가공과 조립, 검사, 물류 등 제조 공정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며 산업용 로봇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스마트팩토리 운영 경험을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생산라인에서 축적한 설비·공정·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 최적화와 설비 이상 감지 기술을 고도화하고, 이를 외부 제조기업에 공급하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제조 AI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며 공장 운영 노하우를 기업 간 거래(B2B) 솔루션으로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부품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로보티즈는 로봇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와 로봇핸드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가 결합된 부품으로 로봇의 힘과 속도, 정밀도를 결정하는 핵심 장치다. 자체 구동계 기술을 앞세워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글로벌 로봇 기업과 협력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 경쟁은 범용 로봇 개발보다 산업별 맞춤형 솔루션 경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초기 시장에서 제조 현장을 중심으로 기술을 검증한 기업들이 산업별 확산 과정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2026-07-06 17:10:58
-
딥엑스, 피지컬 AI 시장 공략 본격화…'피지컬 AI 엑스포'서 日 기업 협력 확대
[경제일보] 초저전력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딥엑스가 일본 피지컬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최대 피지컬 AI 전문 전시회에서 현지 기업들과 대규모 상용화 상담을 진행한 데 이어 일본 기술 유통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까지 체결하며 일본 제조·로봇 시장을 겨냥한 공급망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6일 딥엑스는 최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제1회 피지컬 AI 엑스포'에 참가해 일본 주요 제조·정보기술(IT)·산업 인프라 기업들과 자사 신경망처리장치(NPU)의 제품 적용 가능성과 후속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올해 일본에서 처음 열린 피지컬 AI 엑스포는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AI와 로봇, 센서 기술 등을 선보이는 전문 전시회다. 행사 기간 하루 평균 3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일본 제조업과 산업 자동화 기업들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평가된다. 딥엑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초저전력 NPU와 엣지 AI 개발 환경, 산업용 레퍼런스 플랫폼을 비롯해 글로벌 고객사의 실제 양산 사례를 공개했다. 행사 기간 동안 약 1300건의 상담과 고객 문의가 이어졌으며, 일본 주요 IT·인쇄 기업과 글로벌 종합전기 기업, 통신·장비 및 첨단 소재 기업 관계자들이 제품 도입과 상용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기업은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연산 구조를 저전력 NPU 기반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관심을 보이며 후속 협의를 요청했다. 전시 기간 진행된 타운홀 세션에서는 천승희 딥엑스 미국법인장 겸 상무가 연사로 나서 딥엑스 NPU 기술과 글로벌 고객사의 제품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딥엑스는 전시회에서 확인한 현지 수요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해 일본 기술 유통기업 고시다테크와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양사는 일본 시장에서 엣지 AI 활용 확대를 위해 딥엑스 NPU 제품군의 현지 공급과 사업 확대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고시다테크는 일본 내 고객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프로젝트 발굴과 제품 제안, 고객 대응, 공급 확대를 담당한다. 딥엑스는 NPU 제품군과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SDK), 레퍼런스 플랫폼, 기술 지원 등을 제공해 현지 고객사의 제품 개발과 양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딥엑스는 이번 협력으로 일본 시장 공급망도 한층 강화하게 됐다. 현재 에브넷, 더블유피지, 마크니카, 시리얼, 디지털 차이나, 디지키 등 20여개 글로벌 유통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고시다테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일본 시장 내 엣지 AI 상용화를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일본은 제조와 로봇, 자동차, 산업 자동화, 사회 인프라 분야 경쟁력이 높은 데다 고령화와 인력 부족으로 무인화와 지능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시장이다. IT 업계에서는 공장과 물류 센터, 보안 카메라, 스마트시티 등 데이터를 클라우드가 아닌 현장에서 처리해야 하는 환경이 많아 엣지 AI 반도체 수요가 높은 시장으로 평가한다. 이에 일본 정부 역시 오는 2040년까지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 점유율 30% 달성을 목표로 약 1조엔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딥엑스의 주력 제품인 'DX-M1'은 5나노미터(㎚) 공정 기반 초저전력 AI 반도체다. 최대 25TOPS(초당 25조회 연산)의 AI 연산 성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3~5W 수준의 저전력 구동을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보안카메라와 산업용 컴퓨터, 로봇, 드론, 스마트팩토리 장비, 엣지 서버 등 다양한 산업용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딥엑스는 이번 전시회와 현지 파트너십을 계기로 일본 제조·로봇·산업 인프라 시장에서 상용화 사례를 확대하는 동시에 글로벌 엣지 AI 반도체 시장 공략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피지컬 AI와 초저전력 NPU에 대한 일본 산업계의 실질적인 수요를 확인했다"며 "현장에서 논의된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제조·로봇·보안 등 일본 산업 현장에 딥엑스 기술을 적용하고 상용화 사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7-06 16:01:17
-
캐나다 잠수함 사업 발표 임박…한화오션, TKMS와 50대 50 승부
[경제일보]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임박했다. 한국의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양강 구도로 경쟁하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의 역대 최대 잠수함 수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오는 7일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캐나다의 안전과 회복력, 번영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날 마크 카니 총리가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이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는 사업이다. 캐나다 정부는 2024년 7월 최대 12척의 재래식 추진 잠수함을 도입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요구 조건은 단순한 연안 작전용 잠수함이 아니라 북극권 운용이 가능한 수중 감시·억제 전력이다. 캐나다 정부는 자국이 북극·대서양·태평양을 모두 접한 국가라는 점을 들어 신형 잠수함이 해상 접근로 감시와 위협 억제에 필요하다고 설명해 왔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 8월 TKMS와 한화오션을 CPSP의 2개 적격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양측과 심층 협의를 진행해 왔다. 캐나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는 첫 잠수함을 늦어도 2035년까지 인도받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은 2030년대 중후반까지 현대화 작업을 거쳐 운용될 예정이다. 국내 정부도 수주 가능성을 신중하게 보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일 청와대 뉴미디어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스코어로 물어보면 50대 50인 상황”이라면서도 “캐나다는 한국과 완전히 대칭적 구조를 가진 나라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많다. 우리는 첨단산업부터 기간 제조업까지 뒷받침이 잘돼서 협업하면 힘이 되는 나라”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조기 납기와 실전 운용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캐나다 측에 2035년까지 잠수함 4척을 인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캐나다가 전력 공백을 피하려면 첫 잠수함 인도 시점이 핵심 변수인 만큼, 이미 한국 해군에서 운용 중인 장보고-Ⅲ 계열 잠수함의 검증된 생산·운용 경험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수주전은 잠수함 성능만의 경쟁이 아니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자국 해양·방산 산업의 일자리와 장기 정비 기반을 키우는 계기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올해 1월 캐나다 기업들과 철강, 우주, 인공지능, 센서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철강사 알고마스틸과 잠수함 건조·유지보수에 활용할 현지 철강 공급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최대 60조원이라는 사업 규모도 잠수함 건조뿐 아니라 정비, 후속 군수지원, 산업협력 등을 포함한 업계 추산이다. TKMS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독일과 노르웨이가 함께 내세우는 212CD 잠수함은 NATO 동맹 내 상호운용성을 앞세운다. AP통신은 TKMS 측이 자사 잠수함이 NATO 전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TKMS는 잠수함 외에도 희토류, 광업, 인공지능, 배터리 등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투자 패키지를 캐나다 측에 제안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결국 캐나다의 선택은 ‘속도와 실전 운용 경험’이냐, ‘동맹과 기존 NATO 체계’냐의 구도로 요약된다. 한화오션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한국 조선·방산 산업은 상선과 지상무기 중심의 수출 포트폴리오를 넘어 잠수함이라는 고부가 특수선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을 맞게 된다. 특히 G7 국가이자 NATO 회원국인 캐나다에 한국형 잠수함을 공급하는 길이 열리면 향후 북미·유럽 방산 시장에서 한국 조선사의 신뢰도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곧바로 최종 계약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진 뒤에도 가격, 기술 이전, 현지 정비, 장기 군수지원, 산업협력 조건을 둘러싼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캐나다 정부가 이번 사업에서 자국 산업 기여와 장기 운용 지원 능력을 중시하는 만큼,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이후에도 최종 계약까지는 상당한 협상 과정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오션으로서는 이번 CPSP가 특수선 사업의 체급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다. 국내 조선업이 LNG운반선과 친환경 선박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해 왔다면, 잠수함은 기술 보안과 국가 간 신뢰가 결합된 방산 시장이다. 캐나다가 한국을 선택할 경우 한화오션은 단순 건조사를 넘어 장기 정비·훈련·산업협력까지 묶는 해양 방산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다.
2026-07-06 15:46:49
-
④ RWA의 본질…실물자산이 디지털 신뢰와 만날 때
[경제일보] 금융의 역사는 결국 신뢰를 어떻게 계량화하고 증명할 것인가의 역사였다. 과거에는 국가의 공권력, 중앙은행의 발권력, 금고에 쌓인 금이 신뢰의 근거였다. 자본은 보이지 않는 약속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담보와 제도 위에서 움직였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며 블록체인은 이 신뢰의 방식을 흔들었다. 암호화된 알고리즘과 분산원장이 새로운 금융 질서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실체 없는 가상자산이 보여준 극심한 변동성은 시장에 분명한 교훈을 남겼다. 실물 경제의 생산성과 연결되지 않은 디지털 신뢰는 언제든 신기루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물자산 토큰화, RWA(Real World Assets)는 바로 이 지점에서 등장했다. RWA의 본질은 단순히 부동산, 원자재, 인프라 같은 자산을 디지털 조각으로 쪼개 판매하는 기술이 아니다. 실체 있는 자산이 가진 내재가치에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을 결합하는 금융 구조의 전환이다. 구리와 희토류 같은 전략 원자재, 태양광 발전소와 전력망 같은 인프라 자산은 그 자체로 물리적 실체와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문제는 이들 자산이 대체로 폐쇄적인 거래 구조와 높은 진입장벽 안에 묶여 있었다는 점이다. 자산은 존재하지만 유동성은 제한됐고, 미래 수익은 예상되지만 자본시장에서 실시간으로 평가받기 어려웠다. RWA는 이 경직된 자산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다. 원자재의 비축 현황, 인프라의 가동률, 장래 수익권, 계약 조건 등을 디지털 장부 위에 기록하고 검증할 수 있다면 자산의 신뢰는 더 이상 일부 기관의 내부 문서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산의 상태와 권리 관계가 투명하게 연결될수록 자본은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는 자산을 평가하고 유동화하기 위해 수많은 중개기관과 법적 절차,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 반면 정교하게 설계된 RWA 생태계에서는 스마트 계약을 통해 배당, 정산, 권리 이전 절차를 자동화할 수 있다. 물론 법적 소유권, 회계 처리, 규제 기준, 투자자 보호 장치가 함께 정비돼야 한다. 기술만으로 금융의 신뢰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RWA가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제 디지털 금융의 경쟁은 단순한 토큰 발행이 아니라 어떤 실물자산을 어떤 법적 구조와 어떤 데이터 체계로 연결하느냐에서 갈린다. 투기성 자본을 모으는 코인과 산업 현장의 현금흐름을 담는 토큰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시장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가상성이 아니라 더 검증 가능한 실체다. 제조 강국 한국에도 이 흐름은 가볍지 않다. 한국 산업은 반도체, 배터리, 조선,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막대한 실물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자산들은 대기업의 재무제표와 금융권 대출 구조 안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다. RWA는 이런 산업 자산을 새로운 방식으로 자본화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핵심은 기술 도입이 아니라 신뢰 설계다. 원자재라는 업스트림에서 시작된 디지털 신뢰는 발전소, 전력망, 물류, 데이터센터, 산업단지 수익권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과장된 장밋빛 전망이 아니다. 자산의 실체, 권리의 명확성, 데이터의 검증성, 규제의 수용성을 하나로 묶는 정교한 금융 설계다. RWA는 실물경제와 디지털 금융이 만나는 접점이다. 실체 없는 신뢰는 오래 버티기 어렵고, 유동성 없는 자산은 성장의 속도를 잃는다. 실물자산이 디지털 신뢰를 만나면 자본은 다시 흐를 수 있다. 산업과 금융이 융합되는 다음 경제 지도에서 RWA가 주목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선언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앞으로의 승부는 실제 자산을 얼마나 투명하게 증명하고, 얼마나 안전하게 거래 가능한 구조로 바꾸느냐에 달려 있다. [필자 소개] 구교성 | 클레버스(CLEBUS) 의장 2001년 ‘질문·답변을 통한 정보 제공 방법’ 및 ‘대표 키워드 검색’ 등 원천 특허를 출원하며 일찍이 인터넷을 통한 지식 공유와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시대를 예견했다. 국경 없는 가치 공유와 결제 생태계를 목표로 2006년 클레버스를 설립했다. 이후 2019년 블록체인 기술의 도래와 함께 무형의 지식 자산을 넘어 실물 자산과 에너지 인프라를 토큰화하는 혁신으로 시야를 확장했다. 현재 클레버스를 통해 실물자산(RWA) 거래소를 포괄하는 초연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선박과 같은 대규모 인프라부터 공공 자산에 이르는 디지털 트윈 및 STO 인증 프로젝트를 전개하며 글로벌 실물자산 금융화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 또한 클레버스 초연결 생태계의 기축자산통화인 클레코인(CLE)은 현재 고팍스(GOPAX)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 중이다.
2026-07-06 10: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