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8건
-
SK에코플랜트, 하이테크 키우고 건설은 선별 수주…포트폴리오 재편 속도
[경제일보] SK에코플랜트가 해상풍력 자산을 정리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 인프라 역량을 내부로 모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있다. 반도체·AI 인프라에 자본과 조직을 집중하는 가운데 주택사업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드파인’을 중심으로 서울·수도권 핵심지 선별 수주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31일 디오션 컨소시엄과 SK오션플랜트 보유 지분 35.62% 전량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규모는 약 4100억원이며 2021년 삼강엠앤티를 인수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을 키운 지 5년 만에 지분을 정리하게 됐다. 같은 시기 반도체·AI 인프라 분야에서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7일 100% 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1일로 첨단 산업시설 설계 역량을 갖춘 자회사와 기존 시공·사업관리 기능을 결합해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의 설계·조달·시공(EPC)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재편은 단순한 계열사 정리보다 사업 선택의 방향을 보여준다. 해상풍력은 자산을 매각해 재무 부담을 낮추고 반도체·AI 인프라는 조직과 기술을 내부에 모아 실행력을 높인다. 성장성이 있더라도 자본 부담이 큰 사업은 덜어내고 그룹 내 수요와 시장 확대가 맞물린 영역에는 역량을 집중하는 구조다. 회사 정체성도 바뀌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산업용 가스 기업 SK에어플러스를 편입했고, 지난해에는 SK트리켐과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기업을 추가했다. 건설사가 단순히 공장을 짓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소재와 설비, 생산 인프라, 사용 후 자원 관리까지 묶는 방향으로 사업 범위를 넓힌 것이다. 상반기 실적은 이 같은 변화가 숫자로 반영된 결과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5164억원보다 82.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141억원에서 1조4650억원으로 584.1%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969억원에서 9341억원으로 증가했다. 외형과 이익이 모두 커졌지만 실적을 이끈 주력은 전통 건설이 아니었다. 반도체 제조시설과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담당하는 하이테크 부문은 상반기 매출 3조30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53.7% 늘어난 규모다. 영업이익도 122억원에서 1722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소재와 산업용 가스를 맡는 가스·소재 부문 매출은 4091억원으로 139.5% 늘었다. 반도체 모듈과 전자폐기물 재활용 등을 포함한 에셋 라이프사이클 부문은 매출 4조5056억원, 영업이익 1조4357억원을 냈다. 다만 사업 전환의 속도와 기존 건설사업의 체력은 별개의 문제다. 주택·건축과 인프라, 에너지 등을 포함한 솔루션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82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줄었다. 영업손익은 750억원 흑자에서 223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지식산업센터 등 일부 사업장의 예상 손실을 충당금으로 선제 반영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사업은 접기보다 범위를 좁히는 쪽에 가깝다. 회사는 올해 서울에서 ‘드파인 연희’,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 ‘드파인 아르티아’ 등 3개 단지, 총 2862가구를 공급했다. 2022년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드파인’을 앞세워 서울과 수도권 핵심 사업지에서 선별적으로 존재감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전체 물량 확대보다 수익성과 브랜드 인지도를 함께 볼 수 있는 사업지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신규 수주 활동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신반포20차 재건축을 2048억원에 수주해 드파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6월에는 경기 용인 수지삼성2차 재건축도 2048억원에 확보했다. 반도체·AI 인프라로 중심축이 이동하더라도 주택사업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활용해 수익성이 기대되는 사업지를 고르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행보는 건설업에서 무엇을 키우고 무엇을 줄일지 선명하게 가르는 과정에 가깝다. 해상풍력 지분 매각은 재무 부담을 낮추는 선택이고 SK에코엔지니어링 흡수합병은 반도체·AI 인프라 실행력을 높이는 조치다. 반도체·AI 인프라가 성장축으로 자리 잡는 만큼 주택과 일반 건설사업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도 사업 재편의 완성도를 가를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 소재 등 AI·반도체 밸류체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AI 인프라 사업 수주 및 실적 확대를 이어가고자 한다”며 “주택사업을 포함한 AI솔루션 사업은 EPC 역량을 기반으로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해 선별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0 10:15:51
-
-
-
-
-
-
-
-
-
-
박관호 지분 전량 매각…위메이드는 왜 중국에 팔렸나
[경제일보] 위메이드 최대주주 박관호 의장의 9200억원 규모 지분 매각은 단순한 주식 거래가 아니다. 창업자가 보유 지분 전량을 중국계 알리바바 관계사 네오펄스(NeoPulse)에 넘기기로 하면서 위메이드는 최대주주와 성장 전략이 동시에 바뀌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 중국 측이 노린 것은 위메이드라는 회사 이름보다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힘을 가진 ‘미르’ 지식재산권(IP), MMORPG 개발력, 그리고 AI 게임 전환 가능성으로 보인다. 위메이드는 30일 박 의장이 보유한 위메이드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 금액은 약 9200억원이다. 거래가 최종 완료되면 네오펄스는 위메이드 지분 39%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다만 박 의장은 사내 공지를 통해 “최종 절차와 잔금 납입이 모두 마무리돼야 비로소 실행된다”며 거래 종결 전까지 회사를 책임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측이 가장 먼저 본 자산은 미르 IP다. ‘미르의 전설’은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오랜 기간 생명력을 유지한 한국 게임 IP다. 위메이드가 자회사 전기아이피 등을 통해 라이선스 사업을 이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게임 시장은 판호와 현지 퍼블리싱, 규제 리스크가 높지만 이미 인지도가 검증된 IP에는 여전히 프리미엄이 붙는다. 신규 IP를 처음부터 키우는 것보다 미르를 다시 확장하는 편이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박 의장도 이 지점을 분명히 짚었다. 그는 사내 공지에서 “미르라는 IP는 중국에서 여전히 거대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고 동시에 북미와 유럽이라는 또 하나의 큰 시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축을 온전히 우리의 성장으로 전환하려면 그에 걸맞은 파트너와 자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가 단순한 엑시트가 아니라 중국과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자본·네트워크 확보라는 논리다. MMORPG 개발력도 투자 명분이다. 위메이드는 ‘나이트 크로우’ 흥행을 통해 개발과 퍼블리싱 역량을 다시 입증했다. 모바일 MMORPG 시장은 성장 둔화 논란이 있지만 중국과 동남아, 중동 등에서는 대형 IP 기반 게임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 네오펄스가 위메이드를 통해 노릴 수 있는 것은 단순 지분 수익이 아니라 미르와 나이트 크로우 계열 신작을 중국 및 글로벌 유통망에 태우는 사업이다. AI 게임 전환도 이번 거래의 중요한 배경이다. 중국 빅테크와 게임사는 이미 생성형 AI를 게임 개발 공정, 그래픽 제작, NPC 대화, 라이브 운영에 적용하고 있다. 박 의장은 “AI는 게임을 만드는 방식도, 즐기는 방식도 바꾸고 있다”며 “시장이 게임에 기대하는 완성도와 품질의 기준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위메이드가 보유한 IP와 MMORPG 운영 경험에 중국 IT 기업의 AI 기술과 유통망이 결합하면 개발비 절감과 콘텐츠 생산 속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메이드는 매각해야 할 만큼 어려웠나. 회사가 당장 존속 위기에 몰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한때 블록체인 게임과 위믹스 생태계를 앞세워 높은 기대를 받았던 위메이드는 이후 변동성이 커졌다. 위믹스 상장폐지 논란과 재상장, 규제 불확실성, 블록체인 게임 시장 침체는 기업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게임 본업 역시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큰 구조다. 위믹스 사업은 거래 이후 가장 큰 관심사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과 토큰 생태계를 회사의 차별화 전략으로 밀어왔다. 그러나 국내외 규제 환경은 여전히 엄격하고 게임 내 토큰 경제에 대한 시장 신뢰도 예전 같지 않다. 새 최대주주가 들어설 경우 위믹스는 유지되더라도 우선순위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코인 중심 확장보다 IP 라이선스, 중국 퍼블리싱, AI 게임 개발, 글로벌 유통이 더 앞에 놓일 수 있다. 중국 자본 성격의 투자자가 주도한다는 점도 위믹스에는 변수다. 중국은 가상자산 거래와 토큰 발행에 엄격한 규제를 유지해 왔다. 따라서 위믹스를 중국 시장 확장의 핵심 무기로 쓰기는 어렵다. 오히려 위믹스는 글로벌 일부 지역과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에 남기되, 중국 사업에서는 미르 IP와 일반 게임 퍼블리싱 중심으로 전략이 짜일 가능성이 크다. 박 의장의 지분 매각은 창업자의 퇴장이라는 상징성도 크다. 그는 “위메이드는 제게 자식과 같은 회사”라며 “부모가 다 자란 자식을 더 큰 세상으로 떠나보내듯 그날이 오면 한 걸음 물러나 그 성장을 응원하려 한다”고 밝혔다. 창업자가 보유 지분 전량을 넘긴다는 것은 전략적 제휴를 넘어 회사의 주도권이 바뀐다는 의미다. 위메이드가 오랫동안 추진해 온 블록체인 게임, 위믹스, 글로벌 퍼블리싱, AI 게임 전략은 새 주주의 의사에 따라 재정렬될 수밖에 없다. 한편 이번 거래는 위메이드가 힘들어서 헐값에 팔린 거래라기보다 기존 전략만으로 다음 성장을 설득하기 어려운 시점에 외부 네트워크와 자본을 끌어들인 선택에 가깝다. 문제는 매각 이후다. 중국 시장은 크지만 규제와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위믹스는 상징성이 크지만 사업 우선순위가 흔들릴 수 있다. 미르 IP는 강하지만 오래된 자산이다. 네오펄스가 사들인 것은 위메이드의 과거 영광만이 아니다. 중국에서 다시 통할 IP인지, AI로 개발 구조를 바꿀 수 있는지, 위믹스 이후의 성장 서사를 만들 수 있는지를 검증해야 하는 부담까지 함께 산 것이다.
2026-06-30 18:52:07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