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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앱토즈마', 美 소아 코로나 치료제로도 쓴다
[경제일보]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앱토즈마(성분명 토실리주맙)’가 미국에서 소아 코로나19 치료제로도 쓰일 수 있게 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앱토즈마 정맥주사(IV) 제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세 이상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적응증 추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앱토즈마의 미국 코로나19 치료 대상은 기존 성인에서 2세 이상 소아·청소년으로 확대됐다. 특히 중증으로 입원한 소아 환자나 중증 코로나19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치료 선택지를 넓힐 수 있게 됐다. 앱토즈마는 로슈의 ‘악템라’를 복제한 바이오시밀러다. 체내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인터루킨-6(IL-6)의 작용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효과를 낸다. 미국에서 앱토즈마는 코로나19 외에도 류마티스 관절염(RA), 거대세포동맥염(GCA), 전신형 소아특발성관절염(sJIA), 다관절형 소아특발성관절염(pJIA) 등의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앱토즈마의 미국 허가 범위는 출시를 전후해 꾸준히 확대됐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미국 FDA로부터 앱토즈마의 정맥주사(IV)와 피하주사(SC) 제형 품목허가를 받았다. 당시 오리지널 의약품인 악템라가 보유한 주요 적응증을 포함해 미국에서 ‘풀 라벨(Full Label)’ 허가를 확보했다. 이어 정맥주사 제형은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 적응증을 추가했다. CRS는 CAR-T 세포치료제 등 면역세포치료 과정에서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발생할 수 있는 중증 염증 반응이다. 당시 CRS 적응증은 악템라에서도 정맥주사 제형에 한해 허가된 항목이었다. 이로써 앱토즈마 IV 제형은 류마티스 관절염, 거대세포동맥염, 소아특발성관절염, 코로나19, CRS 등 악템라의 미국 내 주요 적응증을 모두 확보했다. 이번에는 여기에 2세 이상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적응증이 추가되면서 실제 치료 대상이 다시 확대된 것이다. 셀트리온은 적응증 확대와 함께 미국 내 처방 기반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앱토즈마는 2025년 10월 미국에 출시됐으며 당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약 35% 낮은 도매가격을 책정했다. 출시와 동시에 블루크로스블루쉴드(BCBS) 미네소타 처방집에 선호의약품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이후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ESI), CVS케어마크, 옵텀의 사보험 처방집에도 선호의약품으로 등재됐다. 이에 따라 미국 보험시장의 절반이 넘는 환급 커버리지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셀트리온은 병원에서 주로 투여하는 IV 제형과 향후 약국 중심으로 처방이 이뤄질 SC 제형을 병행해 환자와 의료진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앱토즈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악템라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토실리주맙 시장 역시 미국을 중심으로 규모가 큰 만큼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의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에서도 앱토즈마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독일·스페인 등 주요 국가에 제품을 출시했고 스페인에서는 공공입찰을 통해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올해 1분기 앱토즈마 피하주사(SC) 판매량이 전 분기보다 57% 증가했고 IV 제형 판매량도 2월 기준 전월 대비 87% 늘었다. 일본에서도 앱토즈마를 퍼스트무버로 출시하며 류마티스 관절염, 소아특발성관절염, 캐슬만병, CRS 등 주요 적응증을 기반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소아 코로나19 적응증 추가는 소아 환자의 치료 선택지를 넓히는 동시에 미국 토실리주맙 시장에서 앱토즈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의료진과의 소통을 강화해 처방 확대와 시장 안착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6-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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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6개 도전작 뚫은 '가비지 컨트리'…BIC 최고 영예 안았다
[경제일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6(BIC 2026)이 16일 주요 수상작을 발표하며 사흘간의 오프라인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전 세계 57개국에서 856개 작품이 출품돼 역대 최다 접수 기록을 세웠다. 이 가운데 전문 심사를 거쳐 41개국 180여개 작품이 공식 선정됐다. 부산광역시(시장 전재수), 부산정보산업진흥원(원장 직무대리 이재덕),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주성필)는 이날 벡스코 제1전시장 2홀 메인 무대에서 BIC 2026 어워즈를 개최하고 일반 부문과 루키 부문의 주요 수상작을 발표했다. 올해 어워즈의 가장 큰 변화는 개발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기존 수상 중심에서 벗어나 상금 규모를 확대하고 수상팀에 차년도 무료 부스 참가권을 제공해 다음 작품의 홍보와 비즈니스 기회까지 연결했다. 일반 부문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는 Noio의 ‘가비지 컨트리(GARBAGE COUNTRY)’가 차지했다. 수상팀에는 상금 1000만원과 차년도 BIC 무료 부스 참가권이 주어졌다. 루키 부문에서는 팀 유레이의 ‘유레이(Yūrei)’가 라이징스타로 선정돼 500만원의 상금과 차년도 무료 부스 혜택을 받았다. 심사위원상은 일반 부문 세모 게임즈의 ‘Tokatonton: One-Armed Blacksmith’와 루키 부문 아블유의 ‘UpBRELLA’에 돌아갔다. 일반 부문 수상팀에는 500만원과 차년도 무료 부스가 제공되며, 모든 수상팀에는 공식 메달과 디지털 엠블럼이 전달된다. 분야별 경쟁도 치열했다. 일반 부문에서는 초록우산의 ‘봄이 돌아온 학교’가 소셜임팩트, 월상 스튜디오의 ‘Witch's Lounge’가 오디오, 마오워작업실의 ‘캣 스퀴즈’가 캐주얼, 뉴코어게임즈의 ‘세븐트라이얼스’가 액션 부문을 수상했다. 서사 부문은 Idun Studio의 ‘레아, 라스, 샘슨과 아이비. 그들의 1년’, 실험성은 반지하게임즈의 ‘보존계’, 게임디자인은 스튜디오 안의 ‘네크로스위퍼’, 아트는 lidlocks의 ‘Finding Polka’가 각각 선정됐다. 루키 부문에서는 MyTrix의 ‘랩틸리언을 국회로!’, 별무리의 ‘Choozle!’, 트리플킬 인터렉티브의 ‘아말감’, (이)세계 연구소의 ‘이 세계 증후군’, 팀 크럭스의 ‘폴더 탈출’이 각각 분야별 수상작에 올랐다. Smallboots의 ‘Soom’은 게임디자인과 아트 등 2개 부문을 석권했다. 올해 BIC의 규모 확대는 단순히 출품작 수가 늘었다는 의미를 넘어 국내 인디게임 생태계가 글로벌 창작자와 연결되는 접점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BIC는 올해 57개국에서 작품을 받아 41개국의 게임을 공식 전시작으로 선정했다. 특히 일반 개발사뿐 아니라 학생 개발자 중심의 루키 부문을 별도로 운영해 신진 개발자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넓혔다. 현장에서 만난 개발자들에게 BIC는 단순한 수상 무대보다 이용자와 직접 만나 작품을 검증하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컸다. 인디게임은 대형 게임사처럼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기 어려운 만큼 현장에서 이용자의 반응을 확인하고 다른 개발자 및 업계 관계자와 연결되는 것이 향후 출시와 사업화 과정에서 중요한 자산이 된다. 주성필 BIC 조직위원장은 “856개의 출품작 속에서 좋은 게임을 발굴해 준 심사위원단에 감사드린다”며 “올해 신설된 상금과 부스 지원이 개발자들의 성장에 실질적인 발판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창작자를 위한 지원책을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엽 심사분과위원장은 “완성도 높은 출품작이 많아 깊은 고민 끝에 심사를 마쳤다”며 “수상 여부를 떠나 모든 창작자가 BIC에서 교류하고 경험을 쌓아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BIC 2026은 오프라인 행사를 마친 뒤에도 온라인으로 전시를 이어간다. 공식 온라인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되며 수상작을 비롯한 다양한 출품작을 온라인에서 확인하고 일부 작품은 직접 다운로드해 체험할 수 있다.
2026-08-16 22: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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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없는 지방간, 그냥 둬도 될까…간암되면 의료비 급증
[경제일보] ※ 은행과 보험권에서는 새로운 상품과 이벤트가 꾸준히 나오지만 조건과 혜택을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머니포켓'은 금융권에서 눈여겨볼 신상품과 이색 상품, 주요 이벤트를 짚어봅니다. 놓치기 쉬운 혜택과 유의할 점을 꼼꼼히 살펴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특별한 증상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쉬운 지방간이 젊은층에서도 늘고 있다. 지방간은 대부분 별다른 증상 없이 건강검진 과정에서 발견되지만 일부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 1일 삼성화재의 건강정보 통합플랫폼(건강DB)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방간 관련 실손보험 지급 고객은 지난 2015년 1만2000명에서 2025년 2만3000명으로 약 2배 증가했다. 해당 자료는 삼성화재가 2015년부터 10년 이상 축적한 건강DB를 토대로 간질환의 치료 과정과 의료비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특히 지방간 증가세는 20~30대에서도 나타났다. 삼성화재 분석 결과 20대 지방간 유병률은 10년간 인구 10만명당 148명에서 216명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30대 역시 같은 기간 355명에서 443명으로 1.2배 이상 늘었다. 전체 환자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사이상에 따른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4년 2만5000명에서 2024년 13만8000명으로 약 5.5배 늘었다. 지방간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 다른 대사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았다. 삼성화재 건강DB상 지방간 환자의 절반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을 함께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지방간이 뚜렷한 증상 없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 연구에서는 지방간 환자의 79.9%가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지방간을 발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시작한 비율은 57.7%에 그쳤다. 증상이 없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화재가 지방간 진단 고객 1만1193명을 10년간 추적한 결과 4.0%는 간경변으로, 1.5%는 간암으로 진행했다. 특히 당뇨병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 간경변 진행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당뇨병 동반 환자의 10년 내 간경변 진행률은 5.2%로 만성질환이 없는 환자의 3.9%보다 1.3%포인트 높았다. 고혈압을 보유한 환자의 간경변 진행률도 4.4%로 집계됐다. 간질환이 진행되면 의료비 부담도 커진다. 삼성화재 분석에서는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단계와 비교해 간경변으로 진행한 환자의 인당 의료비가 약 3.9배 증가했다. 간암의 경우 약 7.3배까지 늘었다. 간경변 이후에는 간암과 각종 합병증 위험도 높아졌다. 지난 2015년 간경변 진단 고객 960명 가운데 10.1%는 이후 간암으로 진행했다. 약 30%는 복수와 위식도정맥류, 복막염, 간성뇌증, 간신증후군 등 합병증을 경험했다. 간 기능이 회복하기 어려운 단계에서는 간이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분석 대상 가운데 간경변 환자의 11.1%, 간암을 동반한 간경변 환자의 13.3%가 간이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이식은 수술 외에도 이식 전 검사와 중환자실 치료, 면역억제제 복용, 장기 추적관리 등이 필요해 치료 기간과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등 대사질환을 동반한 지방간 환자 가운데 간경변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간섬유화 검사 등을 통해 진행 정도를 확인하는 것도 관리 방법으로 제시된다. 지방간 예방과 개선을 위해서는 체중 관리도 중요하다. 자료에 따르면 체중의 5~10%를 감량할 경우 지방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화재 장기미래가치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젊은층의 지방간 증가세가 뚜렷한 만큼 조기 발견과 고위험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질환별 치료 현황과 의료비 흐름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고객의 보장 수요를 살피고 건강한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8-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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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피로, 단순 피곤함 아니다…숨은 질환 신호일 수도
[경제일보] 피로는 누구나 일상에서 흔히 겪는 증상이다. 대부분의 피로는 과로나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 일시적인 요인에서 비롯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그러나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해진다면 단순한 피곤함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이는 신체 이상을 알리는 초기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의학적으로 ‘만성피로’는 특정 질환을 지칭하기보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으로 정의된다. 일반적인 피로와 달리 휴식으로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특히 피로가 6개월 이상 이어지면서 다른 질환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에는 ‘만성피로증후군’으로 구분되며 이는 별도의 진단 기준을 적용해 평가가 필요한 질환이다. 만성피로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 운동 부족 등 생활 요인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빈혈,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만성 간질환, 신장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여러 질환이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 역시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신체적·정신적 요인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단순 피로로 보기 어려운 경고 신호도 있다. 피로와 함께 원인 모를 체중 감소, 발열, 밤에 옷이 젖을 정도의 식은땀, 목이나 겨드랑이의 멍울 등이 동반될 경우에는 숨겨진 질환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빈혈이나 갑상선질환, 당뇨병 등 기저 질환이 확인되면 해당 질환을 우선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에는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균형 잡힌 식사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나 상담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고 걷기나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 균형 잡힌 식사와 스트레스 관리까지 더해지면 피로 회복과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윤지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피로는 흔하지만 회복되지 않는 피로는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며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령층에서는 피로가 영양 부족이나 근육량 감소, 빈혈, 갑상선 이상 등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6-07-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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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의 말 한마디에 춤추는 한국 경제의 빛과 그림자
국내 증시가 사상 유례없는 폭등세를 기록하며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엔비디아의 수장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소식과 그가 던진 말 한마디에 코스피 전체가 요동치며 이른바 ‘9천피’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천문학적인 숫자로 불어났고, 전 세계는 한국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에 주목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기 속에서, 대한민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것은 분명 자부할 만한 성과다. 그러나 이 화려한 잔치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마음은 편치 않다. 글로벌 빅테크 권력자 한 명의 행보에 한 국가의 경제 체계 전체가 이토록 쉽게 흔들리는 현상은 결코 정상적이라 할 수 없다. 시장을 지배하는 ‘AI 포모(FOMO·소외 불안 증후군)’ 붐은 투자자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자원의 극단적인 편중을 낳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특정 인물과 산업에 명운을 건 한국 경제는 지금 안전한가. 동양 철학의 정수인 《도덕경(道德經)》 제9장에는 다음과 같은 가르침이 나온다. “지니고 있으면서 그것을 더 채우려고 하는 것은 그만두는 것만 못하고, 두드려서 날카롭게 만들면 오래 보존할 수 없다(持而盈之, 不如其已. 揣而銳之, 不可長保).” 지금의 한국 경제는 반도체와 AI라는 하나의 칼날만을 극단적으로 날카롭게 벼리고 있는 형국이다. 날카로울수록 쉽게 부러지는 법이며, 가득 찬 잔은 작은 흔들림에도 넘치기 마련이다. 특정 분야의 성과에만 도취해 경제의 다원성과 기초체력을 소홀히 한다면, 그 풍요는 오래 보존될 수 없다. 우리가 처한 또 다른 현실은 국제 정치와 생존의 냉혹함이다. 인류의 오랜 전쟁 지혜를 담은 《인류교전(人類交戰)》의 전략적 원칙을 살펴보면, 승리는 결코 하나의 무기나 단일한 진형에만 의존해서 얻어지지 않는다. 적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어선과 보급로를 확보하는 것이 생존의 기본이다. 군사학적 관점에서 볼 때, 현재 한국 경제는 ‘반도체’라는 단 하나의 요새에 모든 병력과 군량을 몰아넣은 것과 다름없다. 만약 글로벌 AI 거품이 꺼지거나 무역 대진동으로 인해 이 요새가 고립된다면, 전체 경제 전선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위험이 크다. 외교와 안보, 그리고 경제는 다변화된 포석을 가질 때 비로소 견고해진다. 상식과 도덕적 관점에서도 작금의 ‘쏠림 현상’은 우려스럽다. 주식 시장으로만 돈이 몰리고 특정 대기업만 비대해지는 현상은 중소기업과 내수 시장의 장기 침체라는 부작용을 심화시킨다. 진정한 국가 경제의 건강함은 낙수효과라는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다양한 산업 생태계가 골고루 숨 쉴 때 완성된다. 우리는 과거 특정 산업의 붕괴가 국가 전체를 흔들었던 수많은 역사적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 젠슨 황의 찬사에 환호하기 전에, 그가 언제든 다른 대안을 찾아 떠날 수 있는 냉혹한 비즈니스의 세계에 살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승리에 도취한 방심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위기를 감지하는 혜안이다. 성공의 정점에서 멈출 줄 알고, 균형을 잡는 것이 시대를 관통하는 최고의 생존 전략이다.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 호황으로 벌어들인 결실을 미래지향적인 신산업 발굴과 기초 과학 육성, 그리고 내수 경제의 생태계 복원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 칼날을 너무 날카롭게 세우지 않고, 잔을 가득 채우려 욕심내지 않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춤추는 화려한 순간일수록, 땅을 딛고 있는 우리 두 발의 균형 감각을 점검해야 할 것이다.
2026-06-02 10:5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