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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석 2관왕·김주형 16년 만의 金…한국, 막판 금메달 3개 추가
[경제일보] 한국 선수단이 아시안게임 폐막을 하루 앞두고 양궁과 골프, 요트에서 금메달 3개를 추가했다. 이우석은 남자 양궁 개인전까지 제패하며 한국 선수단의 다섯 번째 2관왕이 됐고, 김주형은 16년 만에 남자 골프 개인전 금맥을 이었다. 중학생 최지운은 마지막 두 레이스에서 순위를 뒤집으며 요트 금메달을 보탰다. 한국은 3일 오후 5시 기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6개로 종합 3위를 유지했다. 중국이 금메달 165개로 선두를 달렸고, 개최국 일본이 76개로 뒤를 이었다. 이우석(코오롱)은 이날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나카니시 준야(일본)를 세트 점수 6-2로 꺾었다. 첫 세트를 29-26으로 가져온 이우석은 2세트와 3세트에서 각각 27-27, 29-29로 비기며 리드를 지켰다. 네 번째 세트를 29-27로 따내 일본 선수에게 역전 기회를 주지 않고 우승을 확정했다. 전날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과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이우석은 개인전에서도 정상에 섰다. 카누 조광희·김효빈, 펜싱 오상욱, 사격 이건혁에 이어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다섯 번째 2관왕이다. 항저우 대회에서 남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땄던 이우석은 이번에도 두 차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당시 동메달을 획득했던 개인전에서는 메달 색깔을 금빛으로 바꿨다. 이우석은 우승 후 “한국 양궁이 여전히 강하다는 걸 증명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전날 단체전에서 함께 뛴 김우진과 김제덕도 관중석에서 이우석의 결승전을 응원했다. 여자 리커브 대표팀은 금메달 없이 대회를 마쳤다. 오예진(광주은행)은 개인전 결승에서 인도의 쿰쿰 아닐 모호드와 세트 점수 5-5로 맞선 뒤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에서 패해 은메달을 땄다. 전날 여자 단체전에서도 인도에 3-5로 졌던 한국은 개인전까지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여자 리커브 양궁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체전에서는 1998년 방콕 대회부터 이어온 7회 연속 우승 기록도 멈췄다. 한국 양궁 전체로는 이우석의 개인·단체전 금메달과 김종호(현대제철)의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 우승을 묶어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골프에서는 김주형이 한국 남자 개인전의 오랜 기다림을 끝냈다. 아이치현 가스가이 컨트리클럽 동코스(파70)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62타로 추격자들을 3타 차로 따돌렸다. 한국 남자 선수가 아시안게임 골프 개인전에서 우승한 것은 2010년 광저우 대회 김민휘 이후 16년 만이다. 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김주형은 이번 금메달로 병역 혜택도 확보했다. 김주형·문도엽·김성현이 출전한 남자 단체전에서는 한국이 26언더파 534타로 중국의 28언더파 532타에 두 타 뒤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단체전은 매 라운드 국가별 출전 선수 가운데 성적이 좋은 두 명의 스코어를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 요트에서는 2011년생 중학생 최지운(대천서중)이 역전 우승을 거뒀다. 아이치현 가마고리 가이요 요트 항구에서 열린 소년부 딩기에서 12차 레이스까지 최종 25점을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최지운은 전날까지 종합 4위였으나 이날 11차 레이스에서 1위, 마지막 12차 레이스에서 2위를 차지하며 선두권을 따라잡았다. 고 이안(싱가포르)과 최종 점수가 같았지만, 동점자의 레이스별 상위 성적을 차례로 비교하는 규정에서 앞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요트가 아시안게임 청소년부 종목에서 우승한 것은 2014년 인천 대회 16세 이하 옵티미스트 종목의 박성빈 이후 12년 만이다. 최지운은 마지막 날 두 차례 레이스에서 순위를 끌어올리며 한국 선수단에 예상 밖의 금메달을 안겼다. 태권도에서는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여자 57㎏급 8강에서 탈락했다. 남자 68㎏급 문진호(한국체대)와 남자 80㎏ 초과급 강상현(울산광역시체육회)은 동메달을 추가했다.
2026-10-03 18: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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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빈 2조5500억 재산분할 항소…비상장 주식 분할 기준도 쟁점
[경제일보]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배우자에게 약 2조5500억원을 분할하라는 이혼소송 1심 판결에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는 이혼을 인정한 판단과 재산분할 비율뿐 아니라 비상장회사 주식 35%를 현물로 넘기도록 한 방식도 다시 다뤄질 수 있다. 권 CVO 측 법률대리인은 28일 서울가정법원의 이혼·재산분할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고 밝혔다. 권 CVO 측은 배우자 이씨가 회사에 자본금을 내거나 출근해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는데도 주식 35%를 나누도록 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혼인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연락 단절과 소송 뒤 별거 등을 혼인 파탄의 사유로 본 이혼 판단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는 이달 9일 권 CVO의 이혼을 인정하고 이씨에게 스마일게이트 주식 35%와 현금 65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권 CVO의 순재산을 약 7조3375억원으로 산정하고 분할 비율을 권 CVO 65%, 이씨 35%로 정했다. 주식 가치는 약 7조1049억원으로 평가됐다. 주식 35%의 평가액 약 2조4867억원에 현금 650억원을 더하면 분할 규모는 약 2조5500억원이다. 재판부는 권 CVO의 사업 능력과 경영 판단이 회사 성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씨가 창업 초기 지분을 보유하고 대표이사로 등재됐던 점과 경제적 지원, 장기간의 가사·양육을 함께 고려했다. 이씨 측은 판결 직후 재산분할 판단에는 감사하지만, 당초 요구한 지분 50%보다 낮은 35%가 인정된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이번 항소심에서 눈여겨볼 법리는 비상장주식의 분할 방식이다. 대법원은 지난 5월 비상장주식이 재산의 대부분인 이혼 사건에서, 주식을 기존 보유자에게 남기고 배우자에게 현금으로 정산하는 ‘대상분할’을 우선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시했다. 비상장주식은 거래가 제한돼 소수 지분을 받은 배우자가 적정한 가격에 팔기 어렵고, 회사 경영에 참여하기도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대상분할만으로 한쪽에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등 형평을 해칠 때는 주식 이전과 현금 지급을 섞는 방법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권 CVO 사건의 1심은 주식 35%를 넘기고 현금 650억원을 지급하는 혼합 방식이다. 따라서 대법원 판례가 현물분할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거나 현금 정산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 항소심은 스마일게이트 주식의 가치 평가와 이씨의 기여도뿐 아니라, 지분을 직접 나누는 것이 양측의 재산 형평에 맞는지 살펴야 한다. 이씨가 초기 지분 보유와 대표이사 등재 이력이 있다는 점은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은 배우자에게 소수 지분이 넘어간 다른 사건과 구별되는 사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소송도 액수 비교의 참고 사례다. 항소심은 1심 665억원을 1조3808억원으로 높였으나, 대법원이 재산분할 판단을 파기환송한 뒤 환송심은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분할 기여도 판단에 포함된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의 불법 자금 300억원을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두 사건은 재산 형성 경위와 증거가 달라 분할 비율을 단순 비교할 수 없지만, 항소심에서 기여도와 재산 평가의 근거가 달라지면 분할액도 크게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1심 판결이 확정돼 주식 이전이 이뤄지면 권 CVO는 65%, 이씨는 35%를 보유하게 된다. 권 CVO가 최대주주로 남더라도 이씨가 주주총회에 참석해 반대할 경우 합병·분할·정관 변경 등 특별결의 안건의 통과가 어려워질 수 있다. 항소심의 판단은 재산분할액뿐 아니라 스마일게이트의 의사결정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1심은 혼인 파탄 책임이 양측에 대등하다며 이씨의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2026-09-29 10: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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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 후보자의 '비거주 1주택', 정책 신뢰의 문제다
[경제일보]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비거주 1주택’이 15일 국회 인사청문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후보자는 부부 공동명의로 경기 과천 아파트를 보유했지만 장기간 실제 거주하지 않았다. 정부가 실수요와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 정착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할 후보자의 주택 보유 형태가 정부 정책 방향과 부합하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 등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과천 아파트를 2009년 매입해 약 17년간 보유했지만 실제 전입해 거주한 기간은 두 차례, 모두 합쳐 4개월가량이다. 2012년 기획재정부의 세종시 이전 이후 거주지를 옮겼고 2015년부터 3년 동안은 세계은행으로 해외 파견을 나갔다. 이후에도 다른 지역에서 임차해 생활했다. 해당 아파트는 재건축으로 현재 멸실된 상태다. 이런 사정을 무시한 채 장기간 거주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투기 주택’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이 후보자 역시 국회 서면답변에서 거주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투기적 수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 일리가 있다. 주택 취득 시기와 목적, 직장 이동, 가족 사정, 임대 경위 등을 살피지 않고 거주 여부 하나만으로 투기와 실수요를 가를 수는 없다. 문제는 이 후보자가 평범한 1주택자가 아니라는 데 있다. 경제부총리는 세제와 금융,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다. 이 후보자는 “거주 중심 주택시장을 정착시키는 것이 정부가 생각하는 일정한 방향성”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정부도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낮추는 방안은 철회했지만 실거주자에게 세제상 혜택을 주고, 보유기간 공제를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꾸는 정책 방향은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에게 적용하려는 원칙이 정책 책임자 자신에게 적용될 때도 같은 논리가 성립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이것은 위법 여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후보자가 주택을 보유하면서 법을 어겼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도 아니다. 집 한 채를 오래 보유했다는 사실 자체가 도덕적 흠결일 수도 없다. 오히려 직장 이동이 잦거나 지방·해외 근무를 하는 사람이 집 한 채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투기자로 취급받는다면 그것 역시 불합리하다. 그래서 이번 논란은 역설적으로 정부의 ‘실거주 중심’ 부동산 정책이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돼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실거주와 비거주에 세제상 차이를 둔다면 그 이유부터 분명해야 한다. 투기 억제가 목적이라면 장기 보유 1주택자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주택 보유를 같은 잣대로 다뤄서는 곤란하다. 직장 이전이나 해외 근무, 부모 봉양, 자녀 교육, 재건축처럼 실제 거주하기 어려운 사정도 있을 수 있다. 실거주라는 한 가지 기준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정상적인 주거 이동까지 제약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 후보자의 사례가 바로 이런 질문을 던진다. 자신의 비거주에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면 국민에게도 같은 예외와 합리적인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반대로 정부가 비거주 주택에 실거주 주택보다 높은 세 부담을 지우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다면 정책 책임자 역시 같은 원칙을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정책의 신뢰는 말보다 일관성에서 나온다. 특히 부동산 정책은 그렇다. 역대 정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다주택 규제와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가 다시 완화하는 일을 반복했다. 실거주를 강조하면서도 공급이나 거래가 위축되면 규제를 다시 손질했다. 정책이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상황에 따라 기준이 흔들린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 국민은 정부 발표보다 실제로 어떤 원칙이 누구에게나 일관되게 적용되는지를 본다. 경제부총리에게 요구되는 것도 같은 기준이다. 국민에게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는 설명에 그친다면 설득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자신의 사례를 통해 현행 정책이 현실의 다양한 주거 형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지 살피고 합리적인 보완책을 제시한다면 논란은 오히려 정책을 정교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15일 인사청문회도 ‘17년 보유, 4개월 거주’라는 숫자만 놓고 투기 여부를 몰아붙이는 정치공방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야당은 매입 자금과 취득 목적, 임대 경위, 실제 거주하지 않은 이유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이 후보자 역시 세종 이전과 해외 근무 등 불가피한 사정만 설명할 게 아니라 장기간 비거주 주택의 보유·임대 경위와 그에 따른 경제적 이해관계를 소상히 밝힐 필요가 있다. 자신이 추진할 실거주 중심 세제에서 자신의 사례는 어떻게 취급돼야 한다고 보는지도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답해야 할 질문이 있다. 집 한 채를 갖고 있으면서 다른 집에서 사는 사람을 어떤 원칙으로 바라볼 것인가. 투기 수요인가, 실수요인가. 아니면 각각의 사정을 따져 판단할 것인가. 이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세금부터 차등하면 정책이 현실의 다양한 주거 형태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공직자의 재산을 검증하는 이유는 집을 가진 것이 잘못이어서가 아니다. 국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자신에게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후보자는 비거주 사실만으로 투기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 원칙은 국민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정부가 실거주를 부동산 정책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면 왜 그래야 하는지, 직장이나 가족 사정 등으로 불가피하게 거주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다룰 것인지도 함께 설명해야 한다. 정책은 국민에게만 엄격하고 정책을 만드는 사람에게 관대해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집 한 채가 던지는 질문은 그래서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니다. 국민에게 요구하는 원칙을 정책 책임자 자신에게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책에 신뢰가 생긴다.
2026-09-14 09: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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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는 KT, 한화생명은 T1"…LCK 우승 향한 4강 대진 확정
[경제일보] 2026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플레이오프가 2라운드에 돌입하면서 우승 경쟁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정규 시즌 1위 젠지는 플레이오프 2라운드 상대로 KT 롤스터를 선택했고, 정규 시즌 2위 한화생명e스포츠는 T1과 맞붙는다. 특히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KT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디플러스 기아를 3-0으로 완파하면서 우승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31일 라이엇 게임즈는 KT 롤스터와 BNK 피어엑스가 플레이-인을 거쳐 LCK 플레이오프에 합류한 가운데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는 T1과 KT가 승리를 거두며 2라운드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내달 1일 젠지와 KT, 2일 한화생명e스포츠와 T1의 승자조 2라운드가 열린다. 가장 큰 이변을 몰고 온 KT 롤스터는 이번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KT 롤스터는 지난 30일 열린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제압했다. 경기 전 공개된 승리팀 예상에서 14명의 전문가 가운데 KT를 선택한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KT 롤스터는 1세트에서 디플러스 기아가 선택한 올라프에 트런들로 대응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2세트에서는 한때 1만 골드 이상 뒤처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원딜 '지우' 정지우의 칼리스타를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다. 3세트에서는 미드 '비디디' 곽보성의 라이즈가 활약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곽보성은 이 경기에서 LCK 통산 두 번째로 3000킬을 달성했다. KT 롤스터의 상승세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만의 결과도 아니다. KT 롤스터는 플레이-인부터 한진 브리온과 풀세트 접전을 거쳐 살아남았다. 이후 디플러스 기아까지 완파하면서 하위 단계에서 올라온 팀 가운데 가장 강한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KT 롤스터를 상대로 정규 시즌 1위 젠지가 선택권을 행사했다. 젠지는 플레이오프 2라운드 상대팀으로 KT를 지목했다. 젠지 입장에서는 상대 전적과 명분을 모두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젠지는 올해 정규 시즌 KT 롤스터를 상대로 3연승을 거뒀고, MSI 대표 선발전에서도 KT 롤스터를 3-0으로 꺾었다. 지난해 월드 챔피언십 4강에서는 KT에 패하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된 만큼 이번 맞대결은 젠지의 복수전으로 분석된다.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데다 T1을 선택할 경우 변수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KT 롤스터를 고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KT 롤스터가 디플러스 기아를 3-0으로 꺾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정규 시즌과 이전 맞대결에서 젠지가 우위를 보였더라도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KT 롤스터가 직접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 예상이 크게 빗나간 만큼 젠지 역시 KT를 단순한 하위 진출팀이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반대편에서는 한화생명e스포츠와 T1이 맞붙는다. T1은 지난 29일 BNK 피어엑스를 3-2로 꺾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T1 역시 KT 롤스터와 마찬가지로 한 차례 위기를 넘겼다. 1세트를 가져갔지만 2·3세트를 내주면서 탈락 위기에 몰렸고, 4세트 미드 '페이커' 이상혁의 애니비아 활약으로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마지막 세트에서는 원딜 '페이즈' 김수환의 바루스가 펜타킬을 기록하며 승리를 확정했다. 문제는 다음 상대인 한화생명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정규 시즌 2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최근 T1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T1이 LCK컵에서 BNK에 당한 패배를 되갚고 2라운드에 진출했지만 한화생명과의 맞대결에서는 최근 상대 전적의 흐름을 뒤집어야 한다. 한화생명 입장에서도 정규 시즌 상위권 성적을 바탕으로 결승 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기회로 평가된다. 결국 이번 플레이오프 2라운드는 정규 시즌 상위권 팀과 이변을 일으키며 올라온 팀의 맞대결로 압축된다. 젠지는 정규 시즌 1위라는 성적을 바탕으로 상대 선택권을 행사했고, 한화생명 역시 2위로 승자조에서 출발한다. 반면 KT와 T1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각각 다른 방식으로 위기를 넘기며 2라운드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는 승자조와 패자조를 오가는 구조로 진행돼 1라운드에서 패배한 팀에도 기회가 남아 있다. 내달 3일에는 디플러스 기아와 BNK 피어엑스가 패자조에서 맞붙고, 4일 패자조 2라운드, 5일 승자조 3라운드인 결승 직행전, 6일 패자조 3라운드가 이어진다.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세 팀이 내달 12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리는 2026 우리은행 LCK 결승 시리즈에 출전한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2026 LCK 우승컵을 들어올릴 주인공을 가리기 위한 초반 여정이 마무리됐다"며 "2026 우리은행 LCK 플레이오프는 내달 1일부터 6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치지직 롤파크의 LCK 아레나에서 진행되며 치지직, SOOP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된다"고 말했다.
2026-08-31 17: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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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2차 제재 압박, 한국 기업이 또 희생양 돼선 안 된다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을 겨냥한 2차 제재 가능성을 다시 꺼내 들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4일 이란과 거래를 계속하는 해외 기업과 금융기관이 미국 중심의 금융시스템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날 이란의 석유·해운·항공·금·가상자산·기술 분야와 관련된 개인·기업·선박 60곳을 새로 제재했지만, 당장 가장 강력한 2차 제재까지 전면 시행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까지 본격적으로 제재하기 시작하면 그 파장은 중동에 그치지 않는다. 달러 결제망과 미국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을 무기로 삼는 2차 제재는 사실상 전 세계 기업에 “이란과 미국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압박으로 작용한다. 한국 기업도 예외일 수 없다.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의 핵심축이다. 북한 핵 문제와 첨단기술, 공급망, 안보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 체제에도 책임 있게 동참해야 한다. 그러나 동맹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 기업이 예상하지 못한 손실까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제재의 목적과 동맹국 기업 보호는 별개의 문제다. 미국의 대이란 압박은 이미 국제 에너지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교역 상대에 대한 제재를 경고한 뒤 국제유가는 크게 출렁였다. 지난 21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94달러를 넘어섰고, 이란산 원유 공급 차질과 호르무즈해협 불안이 계속되면서 시장의 변동성도 커졌다. 한국처럼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는 국가는 제재 자체보다 그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와 석유화학뿐 아니라 항공·해운·물류·제조업 전반의 비용이 올라간다. 전기·가스요금과 소비자물가에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준다. 대이란 제재가 강화될수록 한국경제가 감당해야 할 간접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해운업도 위험하다.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해협 통항 문제를 둘러싸고 외국 선박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24일에는 통항 규칙 위반을 이유로 45척의 선박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벌금과 억류, 화물 압류 가능성을 경고했다. 명단에는 한국 해운사와 관련된 선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2차 제재와 이란의 맞대응이 동시에 강화되면 기업은 양쪽 위험을 모두 떠안는다. 미국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란과 거래를 끊더라도 이미 체결한 계약과 운송 일정에서 손실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기존 계약을 이행하다 미국 금융·결제망에서 제재를 받는다면 피해는 훨씬 커진다. 정부가 지금부터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 첫째, 미국과의 사전 협상을 통해 한국 기업에 필요한 예외와 유예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과거 대이란 제재에서도 미국은 동맹국이나 특정 거래에 한시적 예외를 인정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이미 체결된 계약이나 인도적 물품, 국제 에너지시장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거래 등에 대해서는 충분한 유예기간을 확보해야 한다. 기업에게 어느 날 갑자기 거래를 끊으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계약 정리와 결제 회수, 화물 운송을 마칠 시간을 줘야 한다. 정부가 미국과 협상해야 할 핵심도 바로 이런 현실적인 피해 방지 장치다. 둘째, 기업에 명확한 제재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2차 제재의 가장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어떤 거래가 제재 대상인지, 어느 시점부터 적용되는지, 이란과 직접 거래하지 않고 제3국을 통해 거래하는 경우 어디까지 문제가 되는지 기업이 정확히 알기 어렵다. 특히 중소기업은 미국 제재 규정을 자체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 정부와 금융당국, 무역기관이 공동으로 기업별 노출도를 점검하고 제재 대상 거래와 허용 거래를 신속하게 안내해야 한다. 제재를 몰라서 위반하는 기업이 나오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셋째, 금융권의 과도한 위축도 피해야 할 상황이다. 제재가 시작되면 금융기관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실제 제재 대상이 아닌 거래까지 결제를 거부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른바 ‘과잉 준수’다. 기업 입장에서는 합법적인 거래임에도 돈을 받지 못하거나 송금이 막힐 수 있다. 정부는 미국과 협의해 제재 대상과 예외 거래를 명확히 하고 국내 은행에도 일관된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 기업이 제재보다 금융기관의 지나친 위험 회피 때문에 먼저 피해를 보는 일은 방지하는 게 정부의 책무다. 넷째, 에너지와 물류 공급망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하면 유가와 해상운임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다. 미국의 봉쇄와 제재 강화로 이란산 원유 수출이 크게 감소했고 중국 정유사들도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역시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전략비축유 운용 계획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불안해지는 상황에 대비해 대체 운송 경로와 선박 보험, 해운기업 지원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한미 간 협상의 원칙이 중요하다. 미국은 자국의 안보와 외교 목표를 위해 제재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도 자국 기업과 국민의 경제적 이익을 지킬 책임이 있다. 동맹국의 정책에 협력하는 것과 우리의 경제적 손실을 아무 조건 없이 감수하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미국 역시 동맹의 부담을 일방적으로 전가해서는 안 된다.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동맹국의 협력이 필요하다. 동맹국 기업에 충분한 설명과 준비기간 없이 제재를 확대하면 미국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만 떨어질 수 있다. 더구나 이번 제재에서 미국이 이란산 원유 거래에 큰 역할을 하는 중국의 주요 금융기관에는 아직 가장 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의 충돌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도 미국에 분명히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한다. 제재가 필요하다면 기준은 일관돼야 한다. 경제 규모나 협상력에 따라 어떤 국가는 유예하고 동맹국 기업에는 더 엄격한 부담을 지우는 방식이라면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미국이 구체적인 제재안을 발표한 뒤에야 대책회의를 여는 사후 대응이다. 제재 대상과 시점이 확정되기 전에 산업별 노출도를 파악하고 미국 재무부와 협의해야 한다. 에너지·해운·금융·건설·수출기업의 기존 계약을 전수 점검하고 피해 가능성을 미리 계산해야 한다. 기업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제재 위험이 높은 거래는 계약 단계부터 미국 제재 발동 시 책임과 손실을 어떻게 나눌지 명확히 해야 한다. 결제통화와 거래은행, 선박과 보험사까지 제재 위험을 사전에 점검하는 시스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될수록 한국에는 외교와 경제가 분리되지 않는다. 안보동맹을 지키면서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고, 미국의 제재를 준수하면서 한국 기업의 피해도 줄여야 한다. 어느 한쪽만 강조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대외경제 환경이 불안할수록 외교의 실력은 선언이 아니라 손실을 얼마나 줄였는지에서 드러난다. 미국의 2차 제재가 현실화한다면 한국도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 기업이 예측할 수 없는 피해를 떠안게 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미국의 최종 결정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예외와 유예, 결제 안전망과 에너지 공급망 대책을 지금부터 협상해야 한다. 동맹은 국익을 포기하는 관계가 아니다. 공동의 안보 목표를 지키면서 서로의 정당한 경제적 이해를 조정하는 관계다. 대이란 제재에서도 그 원칙은 달라질 수 없다. 제재에는 협력하되 한국 기업의 피해는 최소화하는 선제적 외교전이 지금 필요하다.
2026-08-25 10: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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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에 낙인 찍나"…AI 워터마크, '투명성'인가 '감시'인가
[경제일보] “내가 직접 쓴 글인데 인공지능(AI)이 일부 손봤다는 이유만으로 AI 글로 분류되는 것 아닌가.” 생성형 AI를 업무와 학업에 활용하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이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자사의 AI 서비스 ‘클로드(Claude)’가 생성한 텍스트에 사람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식별 패턴을 넣기 시작하면서다. 단순한 기능 업데이트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는 이 기술이 앞으로 AI 콘텐츠의 ‘신분증’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AI 생성 여부는 별도의 탐지 프로그램을 통해 추정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앞으로는 AI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순간부터 식별 정보가 함께 따라붙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2일부터 새로 출시되는 클로드 모델의 텍스트에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를 적용하고 있다. 기존 모델에도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며, 유럽연합(EU)뿐 아니라 전 세계 서비스에 적용한다.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클로드 코드 등 개발자용 서비스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 왜 갑자기 AI 글에 ‘도장’을 찍나 출발점은 유럽연합의 ‘AI법(EU AI Act·유럽연합 인공지능법)’이다. EU AI법 제50조는 AI로 생성된 콘텐츠가 사람이나 다른 콘텐츠인 것처럼 오인되지 않도록 AI 생성·변조 콘텐츠를 기계가 식별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시하도록 하는 투명성 의무를 담고 있다. 이 규정은 지난 2일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AI가 만든 콘텐츠가 허위정보나 사칭 등에 악용되는 것을 막고 정보의 출처를 보다 명확하게 하려는 취지다. 다만 EU가 특정한 하나의 ‘워터마크’ 기술을 의무화한 것은 아니다. 워터마크나 메타데이터, 콘텐츠 출처 인증 등 기술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활용해 AI 생성 여부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앤트로픽은 이 가운데 텍스트 자체에 보이지 않는 통계적 패턴을 심는 방식을 선택했다. 앤트로픽이 이를 전 세계에 적용한 것은 유럽과 비유럽 지역의 서비스를 별도로 운영하기보다 하나의 모델과 시스템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사람 눈에는 안 보이는데 어떻게 찾나 앤트로픽이 사용하는 방식은 글에 ‘AI 작성’이라는 문구를 붙이는 기존의 표시와 다르다. AI가 문장을 생성할 때 특정 단어나 토큰(인공지능이 문장을 생성할 때 사용하는 최소 단위)의 선택 확률을 미세하게 조정해 통계적인 패턴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사람 눈에는 일반적인 문장과 차이가 없지만 별도의 탐지 기술을 이용하면 해당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SynthID Text(AI가 생성한 텍스트를 식별하는 기술)’와 같은 방식이 대표적이다. AI가 다음 단어를 선택하는 과정에 일정한 패턴을 남겨 생성 여부를 판별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기술을 ‘완벽한 AI 탐지기’로 봐서는 안 된다. 워터마크가 발견됐다고 해서 글 전체를 AI가 작성했다는 뜻은 아니며, 반대로 워터마크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사람이 100% 작성했다는 의미도 아니다. 앤트로픽 역시 기술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 “내가 쓴 글인데 왜 AI 글인가” 이용자들의 반발은 바로 이 지점에서 나온다. AI에게 글 전체를 작성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 직접 쓴 글의 오탈자를 수정하거나 문장을 다듬고, 번역하거나 일부 표현을 고치는 데 AI를 활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 등에서는 앤트로픽의 발표 이후 “AI를 사용했다는 사실과 AI가 글의 저자라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의견이 이어졌다. 일부 유료 이용자는 구독 취소를 거론했고, 실제로 다른 AI 서비스로 옮기겠다는 이용자도 나타났다. 반면 AI 사용 사실을 투명하게 밝히는 것은 오히려 필요한 조치라는 반론도 나온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학교와 직장이다. 대학이 과제물의 AI 사용을 금지하거나 기업이 업무 결과물의 AI 사용 여부를 관리할 경우 워터마크가 새로운 판단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이에 대해 워터마크가 ‘저자’를 증명하는 기술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사람이 작성한 글을 일부만 가볍게 수정하거나 AI가 작성한 글을 사람이 크게 다시 작성하는 경우에는 식별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AI 표시”와 “AI 낙인” 사이 문제는 AI 활용 방식이 이미 ‘AI가 쓴 글’과 ‘사람이 쓴 글’로 깔끔하게 나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람이 아이디어를 내고 AI에게 초안을 만들게 한 뒤 다시 사람이 고칠 수도 있고, 사람이 작성한 글을 AI가 교정할 수도 있다. 번역과 요약, 자료 정리처럼 인간의 작업을 보조하는 용도로 AI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워터마크 하나만으로 이 과정을 모두 ‘AI 콘텐츠’로 묶어버리면 실제 창작 과정과 다른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 AI 사용 여부와 부정행위 여부, 저작권 침해 여부는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워터마크의 실효성도 논쟁거리다. 가벼운 편집이나 복사·붙여넣기에도 일부 흔적이 남도록 설계됐지만, 대규모 재작성이나 번역 등을 거치면 식별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미 해외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워터마크를 우회하거나 탐지를 어렵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논의도 나타나고 있다. 연구자들 역시 텍스트 워터마크의 견고성과 탐지 정확도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워터마크를 심는 AI’와 ‘워터마크를 지우는 기술’의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클로드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 앤트로픽의 결정은 특정 서비스의 기능 변경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EU AI법의 투명성 의무는 특정 기업이 아니라 해당 규정의 적용을 받는 AI 시스템 전반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도 AI 생성 콘텐츠의 표시와 식별을 위한 실천강령을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주요 AI 기업들이 비슷한 기술을 도입할 경우 AI가 만든 콘텐츠에는 생성 과정에서부터 디지털 흔적이 남는 것이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 관건은 그 흔적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다. 학교가 워터마크를 이유로 과제를 일괄적으로 부정행위로 판단하거나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AI 사용 여부만으로 지원자를 평가한다면 기술의 본래 취지와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AI 워터마크 논쟁의 본질은 결국 ‘AI를 표시할 것인가’가 아니다. AI가 어디까지 개입했을 때 그것을 AI 콘텐츠라고 부를 것인가에 있다. AI가 인간의 작업을 대체하는 단계를 넘어 인간과 함께 결과물을 만드는 도구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AI 사용’과 ‘AI 작성’을 같은 의미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는 분명하다. 하지만 식별 기술이 사회적 기준보다 앞서가면 투명성을 위한 표시가 또 다른 낙인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 AI 워터마크가 신뢰를 높이는 ‘디지털 출처 표시’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AI를 사용하는 사람을 구분하는 새로운 꼬리표가 될지는 기술보다 이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사회의 기준에 달려 있다.
2026-08-17 13: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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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제, 상식으로 돌아가자
[경제일보] 부동산 세제는 국민의 삶과 가장 밀접하면서도 가장 복잡한 제도다. 집은 거주 공간인 동시에 가계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세금이 조금만 바뀌어도 매매와 보유, 증여와 상속 계획이 흔들린다. 그만큼 부동산 세제는 신중하고 일관되게 설계돼야 한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세제개편안은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의 보유 부담을 높이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손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투기성 보유에는 더 큰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주택을 실제 거주 목적이 아니라 시세 차익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위에 적정한 세 부담을 지우겠다는 방향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세제는 선의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세 부담이 커졌을 때 시장에 매물이 늘어날지, 오히려 거래가 잠길지 살펴야 한다. 고가 주택 보유자가 세금을 임대료에 전가할 가능성도 따져야 한다. 장기보유 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거주하지 못한 고령자나 장기 임대사업자, 지방 근무자 등이 과도한 부담을 지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정책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다. 정부는 세제를 발표하는 데서 끝낼 것이 아니라 거래량과 매물, 임대료, 지역별 가격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면 신속히 보완해야 한다.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오랫동안 집값에 따라 세율과 규제를 바꾸는 일을 반복해 왔다. 집값이 오르면 보유세와 양도세를 높이고 대출을 조였다. 거래가 얼어붙으면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풀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취득세의 기준이 달라졌고 공제 방식도 수차례 손질됐다. 그 결과 세법은 전문가조차 해석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해졌다. 국민은 집을 사거나 팔 때마다 세무 상담부터 받아야 했다. 같은 주택을 보유해도 취득 시기와 지역, 보유 기간, 거주 여부에 따라 세금이 크게 달라졌다. 부동산 세제가 조세 원칙보다 정책 목적에 따라 누더기처럼 덧붙여졌기 때문이다. 시장에 가장 나쁜 것은 높은 세금만이 아니다. 앞으로 세금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다. 세율이 다소 높더라도 기준이 명확하고 장기간 유지된다면 국민은 자산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반대로 정부가 집값 움직임에 따라 세금을 수시로 바꾸면 거래자는 결정을 미루고 시장은 얼어붙는다. 부동산은 공급과 수요, 금리와 유동성, 교통과 교육, 일자리와 지역 선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시장이다. 세금 하나로 가격을 잡을 수 있다는 접근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불안은 원하는 지역에 양질의 주택이 부족하고, 일자리와 교육·문화 인프라가 집중돼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보유세를 올린다고 선호 지역의 주택이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양도세를 높인다고 수도권 집중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세 부담이 과도하면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증여를 선택해 거래 가능한 주택이 줄 수 있다. 세금으로 수요를 억누르는 동안 공급 대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가격 불안은 다시 나타날 수밖에 없다. 특히 보유세와 거래세의 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 한국은 취득세와 양도세 등 거래 과정의 세 부담이 무거운 편이다. 여기에 보유세까지 급격히 높아지면 집을 보유하기도 어렵고 처분하기도 어려운 구조가 된다. 시장의 이동성이 떨어지고 매물이 잠기면 실수요자의 선택지는 오히려 줄어든다. 보유에 적정한 부담을 지우는 대신 정상적인 거래를 가로막는 세금은 낮추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투기성 단기 거래에는 무거운 책임을 묻되 장기 보유자가 주거와 생애 계획에 따라 집을 옮기는 과정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 세금은 시장을 봉쇄하는 장벽이 아니라 자원의 효율적인 이동을 돕는 장치가 돼야 한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보호 원칙도 분명해야 한다. 소득이 없는 고령자가 오랫동안 거주한 집의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세금을 내게 하는 것은 조세 정의와 거리가 있다. 과세 이연이나 납부 유예, 고령·장기보유 공제 등 현실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 다주택자라고 모두 투기 세력으로 보는 시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임대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장기 임대인과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 수요는 구분해야 한다. 주택 수만으로 선악을 나누는 과세는 시장 현실을 왜곡하고 임대 공급을 줄일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은 세제 중심에서 종합 처방으로 전환돼야 한다. 도심 재건축과 재개발을 합리적으로 촉진하고, 역세권과 산업 거점에 양질의 주택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인허가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착공과 준공, 실제 입주까지 이어지는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 교통망과 학교, 의료와 돌봄 시설도 주택 공급과 함께 구축해야 한다. 수도권 주택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방에 건물만 짓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대학, 문화와 의료가 함께 있는 생활권을 만들어야 한다. 부동산 문제는 결국 국토와 산업, 교육 정책의 문제이기도 하다. 금융정책도 실수요와 투기를 구분해야 한다. 갭투자와 과도한 차입은 엄격히 관리하되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 최초 구입자의 내 집 마련 기회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 소득과 상환 능력에 따른 대출 원칙을 지키면서도 획일적인 규제로 실수요자를 시장 밖으로 밀어내지 말아야 한다. 좋은 세금은 많이 걷는 세금이 아니다. 국민이 이해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세금이다. 과세 기준은 단순하고 명확해야 하고 비슷한 경제적 능력에는 비슷한 세 부담이 적용돼야 한다. 제도를 바꿀 때는 충분한 예고 기간을 두고 기존 보유자의 신뢰도 보호해야 한다. 부동산 세제를 정치적 메시지로 활용해서도 안 된다. 집을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 다주택자와 무주택자를 편 가르는 방식으로는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 조세는 특정 계층을 응징하는 수단이 아니다. 부담 능력에 따라 공공서비스 비용을 공정하게 나누고 시장의 왜곡을 줄이는 제도다. <논어>에는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이라는 ‘정자정야(政者正也)’가 나온다. 부동산 정책도 시장을 억지로 끌어내리거나 떠받치는 데 목적을 두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고 실수요자가 안정적으로 거주하며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도록 만드는 것이 정치와 정책의 역할이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집값 등락만으로 평가돼서는 안 된다. 국민이 세제를 신뢰할 수 있게 했는지, 실수요자가 안정적으로 집을 마련할 수 있게 했는지, 공급과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시장을 만들었는지가 더 중요한 성적표다. 부동산 정책의 목표는 집값을 인위적으로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안정적으로 거주하고 필요한 사람이 합리적인 가격에 집을 사고팔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세금도 이 원칙 위에서 설계돼야 한다. 세금은 집값을 잡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시장을 바로 세우기 위한 수단이다. 부동산도 세금도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기본과 원칙, 상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예측 가능한 세제와 충분한 공급, 실수요 중심의 금융정책이 함께 갈 때 국민의 주거 안정과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도 가능하다.
2026-08-07 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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