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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만 웃었다…10대 그룹 회사채 잔액, 고금리에 일제히 감소
[경제일보] 올해 들어 국내 10대 대기업 그룹의 회사채 발행 잔액이 삼성그룹을 제외한 전 계열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시장 조달금리가 큰 폭으로 뛰면서 기업들이 은행 대출 등 다른 자금 조달 수단으로 눈을 돌린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10대 그룹의 회사채 발행 잔액은 지난해 말 201조558억원에서 전날 194조7821억원으로 6조2737억원(3.1%)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조5985억원(2.9%) 늘었던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10대 그룹 가운데 순발행 기조를 이어간 곳은 삼성이 유일했다. 삼성의 회사채 잔액은 19조2577억원에서 23조1264억원으로 20.1% 불어났는데, 이는 지난해 증가 폭(1조88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속도다. 계열사별로는 삼성카드 잔액이 1년 새 2조3786억원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고, 지난해 발행이 없던 삼성SDS도 1조2200억원 규모로 새로 잔액이 생겼다. 삼성증권(4400억원)과 삼성중공업(2250억원)도 증가 대열에 합류했다. 반대로 SK그룹은 잔액이 43조1414억원에서 39조916억원으로 4조498억원 줄어 감소 폭이 10대 그룹 중 가장 컸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401억원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발행 기조가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호조로 현금창출력이 커지면서 만기 물량을 자체 자금으로 상환, 잔액이 4조4600억원에서 올해 3조4600억원으로 1조원 줄었다. SK엔무브는 9000억원이던 잔액이 아예 사라졌고, SK텔레콤(-8200억원), SK에너지(-4700억원), SK지오센트릭(-3700억원), 지주사 SK(-3650억원)도 감소했다. 이 밖에 LG(-1조3711억원), HD현대(-1조1280억원), GS(-9550억원), 롯데(-9136억원), 현대차(-8349억원), 포스코(-4800억원), 신세계(-3350억원) 순으로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채 발행이 위축된 배경에는 시장금리 급등이 자리한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하면서 지난 3월 AA-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하루 만에 13.2bp 뛰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 2.953%에서 지난달 말 3.959%로, AA- 3년물 회사채 금리는 같은 기간 3.476%에서 4.653%로 각각 뛰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집계 결과 상반기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25조9052억원으로 1년 전(37조8320억원)보다 31.5% 줄어, 고강도 금리 인상이 본격화했던 2022년 상반기(21조8천25억원)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공장 신·증축이나 설비 구입에 쓰이는 시설자금 목적 발행액은 9200억원으로, 2021년 이후 이어진 감소세 속에 사상 처음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시설투자 위축은 단기적으로 재무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신사업 발굴이 지연돼 성장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회사채 발행이 10조원 넘게 줄어드는 사이 은행 대출은 오히려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올해 1분기 12조원, 2분기 13조5천억원 등 상반기에만 25조5천억원 증가해 지난해 연간 증가액(20조4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비금융업 2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활용한 조달 수단으로 시중은행 차입(43.6%)이 회사채 발행(19.6%)을 크게 앞섰다. 문제는 하반기부터 은행 대출 여건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4대 시중은행을 포함한 상당수 은행이 상반기 우량 대기업 위주로 대출을 빠르게 늘리면서 연간 기업 대출 한도를 이미 상당 부분 소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은행은 신규 대기업 대출을 사실상 마감하거나 심사를 강화하고 있고,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대출 금리까지 오르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6-08-06 09: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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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20억 CP 1차 부도…JTBC 회생 불씨, 신문 모태까지 번졌다
[경제일보]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모태 기업인 중앙일보까지 확산됐다. 중앙일보가 워크아웃을 공식 신청한 가운데 220억원 규모 기업어음(CP)이 1차 부도 처리됐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JTBC 역시 360억원 규모 CP가 법적 지급 제한에 따라 1차 부도 처리되면서 중앙그룹 전반의 자금 압박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220억원 규모 CP가 부도 처리됐다고 공시했다. 중앙일보는 공시를 통해 "당사가 2026년 3월 31일 발행한 기업어음에 대해 기한의 이익 상실이 발생했다"며 "18일 채권자의 어음 지급 제시가 있었으나 예금 부족으로 결제 대금을 변제하지 못해 19일자로 해당 어음이 최종 부도 처리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CP는 한양증권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만기는 2026년 12월 7일 120억원, 2027년 3월 30일 100억원으로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앙그룹 유동성 위기와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면서 채권자가 만기 전 조기상환을 요구했고, 중앙일보가 이에 응하지 못하면서 최종 부도로 이어졌다. 중앙일보는 특정 채권자에게 개별적으로 조기상환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워크아웃 추진 과정에서 채권자 간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다. 현재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워크아웃을 공식 신청한 상태다. 워크아웃은 법원이 관리하는 기업회생과 달리 채권단 협의를 통해 채무를 조정하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절차다. ◇ 회사채 1370억원 EOD 이어 CP 부도…유동성 위기 심화 중앙일보의 자금 압박은 이미 회사채 시장에서 먼저 드러났다. 중앙일보는 지난 16일 43-2회차 180억원, 46회차 340억원, 47회차 350억원, 51회차 500억원 등 회사채 4개 종목에 대해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규모는 총 1370억원이다. 기한이익상실은 채무자의 신용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될 경우 채권자가 만기 이전 상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계약상 장치다. 회사채에 이어 CP에서도 EOD와 최종 부도가 발생했다는 점은 중앙일보의 유동성 문제가 단순한 일시적 자금 부족을 넘어 채권시장 신뢰 저하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용등급 하락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중앙일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CCC로 하향 조정하고 부정적 검토 대상에 재편입했다. 신용등급 하락은 추가 조기상환 요구와 신규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앙일보가 워크아웃을 선택한 배경 역시 개별 채권 대응보다는 채권단 전체와의 조정을 통해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JTBC는 회생절차 속 1차 부도…"최종 부도와는 달라" JTBC도 같은 날 360억원 규모 CP가 1차 부도 처리됐다고 공시했다. 다만 중앙일보와는 성격이 다르다. JTBC는 지난 15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으며, 같은 날 재산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 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법원의 허가 없이 기존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태다. JTBC는 19일 우리은행 중앙기업영업본부에 지급 제시된 CP 360억원을 결제하지 못했다. 회사 측은 이번 미이행이 법원의 재산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에 따른 법적 지급 제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JTBC는 "어음교환업무규약 시행세칙상 법적으로 가해진 지급 제한 사유에 따른 1차 부도이며, 최종 부도에 따른 거래정지 처분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JTBC는 지난 12일 206억원 규모 유동화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이후 중앙홀딩스와 JTBC,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계열사 5곳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법원 회생 대신 워크아웃을 통한 채권단 조정을 택했다. ◇ 규제기관도 상황 점검…월드컵 중계 차질 여부 주목 이번 사안은 금융 문제를 넘어 방송 규제 이슈로도 번지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JTBC의 재정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JTBC의 유동성 위기가 당장 방송사업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재승인 과정에서 재무·기술 분야 평가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방미통위는 점검반을 구성해 JTBC 회생절차 관련 현안을 상시 점검하고 있으며, JTBC 측과 소통하며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JTBC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국민적 관심이 높은 콘텐츠 제공에 차질이 없도록 상황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미디어 산업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디지털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으로 미디어 소비가 이동하면서 전통 광고 시장은 위축된 반면 콘텐츠 투자 부담은 커졌다. 여기에 채권시장 신뢰 약화까지 겹치면서 계열사별 대응 방식도 갈라졌다. 중앙일보는 채권단 협의를 통한 워크아웃을, JTBC 등은 법원의 보호 아래 회생 가능성을 모색하는 길을 택했다. 관건은 정상화 여부다. 채무조정 방식이 서로 다르더라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 기반을 다시 구축할 수 있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번 CP 부도와 회생절차 신청은 중앙그룹 위기의 종착점이라기보다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정상화 과정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2026-06-20 13: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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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리 인상, 한국 경제에 던진 세 가지 경고
[경제일보] 일본은행이 움직였다. 16일 일본은행은 단기 정책금리를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올렸다. 1995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결정 배경은 분명하다. 미국·이란 전쟁이 남긴 에너지 가격 충격, 호르무즈 해협 불안, 공급망 훼손, 그리고 기업 간 가격 전가가 소비자물가로 번질 가능성이다. 일본은행이 중동발 인플레이션 위험과 엔화 약세를 금리 인상 명분으로 삼은 것이다. 전쟁은 총성과 함께만 오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유조선 항로로 오고 해상보험료로 오고 원유 선물 가격으로 오며 중앙은행 회의장 의사봉 소리로 온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완화되고 유가가 하락했다는 소식도 있지만 그것이 곧 물가 위험의 종료를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브렌트유가 배럴당 78.96달러까지 떨어졌지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공급 정상화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문제는 일본의 금리 인상이 일본만의 선택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에는 적어도 세 가지 경고가 담겨 있다. 첫째는 환율 경고다. 둘째는 물가 경고다. 셋째는 금리 경고다. 그동안 한국은 미국 금리와 달러 흐름에 주로 신경을 써왔다. 그러나 일본이 저금리 시대의 끝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동아시아 자금 흐름도 달라진다. 엔화 금리가 오르면 엔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은 약해진다.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던 돈의 일부는 되돌아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신흥시장 통화와 주식, 채권은 변동성을 맞는다. 원화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일본 금리 1.0%는 여전히 미국이나 한국보다 낮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절대 수준보다 방향이다. 일본은행이 “더 이상 무제한 완화의 시대에 머물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순간, 시장은 일본 자금의 귀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한다. 한국 채권시장에는 장기금리 상승 압력으로, 주식시장에는 외국인 수급 불안으로, 외환시장에는 원·엔, 원·달러 변동성 확대로 나타날 수 있다. 물가에도 경고음을 울렸다. 한국은 일본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낮다고 말하기 어렵다. 원유와 LNG,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 기업 원가가 먼저 오른다. 이어 전기요금, 운송비, 항공료, 식품 가격, 외식 가격으로 번진다. 이미 한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로 2년여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석유류 가격과 국제항공료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이 올해 물가 전망을 2.2%에서 2.7%로 올렸고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물가가 무서운 것은 한 번 오르면 제자리로 쉽게 돌아오지 않는 데 있다. 원유 가격이 내려도 물류비와 인건비, 가공비를 거쳐 소비자가격에 붙은 인상분은 남는다. 일본은행이 우려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기업 간 거래에서 시작된 가격 전가가 소비자 단계의 광범위한 품목으로 번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본은행 결정을 보면 원유 가격 상승이 기업 간 가격 전가를 빠르게 만들고 이것이 소비자물가로 파급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국은행도 같은 길목에 서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의 긴축 전환은 한국은행의 하반기 금리 결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경고는 정책의 착시다. 유가가 하루 이틀 떨어졌다고 해서 물가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전쟁 프리미엄이 빠지는 속도보다 공급망의 상처가 아무는 속도는 느리다. 에너지 인프라가 손상됐고 보험료와 운임, 재고 확보 비용은 이미 기업 장부에 반영됐다. 유럽중앙은행 인사들도 중동 긴장이 완화된 뒤에도 에너지 가격 압력이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경제의 딜레마는 여기서 깊어진다. 금리를 올리면 가계부채와 내수에 부담이 간다. 금리를 묶어두면 물가와 환율이 흔들린다. 한국은 가계부채가 크고 자영업 경기의 회복력도 약하다. 그렇다고 물가를 방치할 수도 없다. 중앙은행이 물가 기대를 놓치면 훗날 더 큰 금리 인상으로 되갚아야 한다. 지금의 0.25%포인트는 고통스럽지만 뒤늦은 1%포인트는 더 잔인하다. 기업에도 메시지는 분명하다. 일본 금리 인상은 단순한 금융 뉴스가 아니다. 에너지 조달, 원자재 재고, 환헤지, 차입 구조, 해외 생산망을 다시 점검하라는 경고장이다. 특히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항공, 해운 등 에너지와 환율에 민감한 업종은 ‘전쟁 이후’가 아니라 ‘전쟁의 비용이 장부에 남는 시간’을 봐야 한다.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실적 격차도 커질 것이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심성 보조금 경쟁이 아니다. 에너지 취약계층과 물류·운송·중소 제조업에 대한 정밀 지원, 전략 비축, 수입선 다변화, 전력망 투자, 환율 급변 대응 장치가 필요하다. 통화정책이 물가 기대를 붙잡는다면 재정정책은 충격이 가장 약한 곳으로 몰리지 않도록 완충해야 한다. 중앙은행은 브레이크를 밟고 정부는 안전벨트를 채워야 한다. 동양 고전 <춘추좌씨전>에는 ‘안거위사(安居危思)’라는 말이 있다.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라는 뜻이다. 지금 한국 경제에 필요한 말이 바로 이것이다. 유가가 조금 내렸다고 안심할 때가 아니다. 일본이 금리를 올렸다는 것은 이웃 나라 중앙은행이 위험을 먼저 본 것이다. 한국이 그 경고를 남의 일로 흘려듣는다면 다음 차례는 원화와 물가와 가계 이자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본의 금리 인상은 한국 경제에 묻고 있다. 우리는 전쟁이 남긴 비용을 제대로 계산하고 있는가.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는 충분한가. 환율과 자본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는가. 답은 어렵지 않다. 지금은 낙관보다 대비가 필요한 시간이다. 전쟁보다 무서운 것은 전쟁이 끝났다고 믿는 착각이다.
2026-06-17 17: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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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시장, AI로 고객 잡고 자산관리로 돈 몰린다
[경제일보] 중국 소비시장에서 기업과 가계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기업은 인공지능(AI)과 스마트 제조를 앞세워 비용을 줄이고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가계 자금은 낮아진 예금금리를 피해 은행 자산관리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소비 회복이 더딘 중국 시장에서 기업과 금융권이 각자 살 길을 찾는 모습이다. 바이두 스마트클라우드는 12일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AI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을 내놨다. 대상은 외식 프랜차이즈와 유통 브랜드다. 선정 기업은 AI 마케팅 플랫폼 ‘호지(Hogee)’를 2~3주 동안 무료로 이용하고, 별도 프로젝트 지원도 받을 수 있다. 호지는 마케팅 업무를 나눠 처리하는 기업용 AI 솔루션이다.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온라인 여론을 분석하며, 홍보 문구와 이미지 등 콘텐츠 제작도 돕는다. 소셜미디어 운영과 판촉 전략 수립까지 맡는다. 사람이 일일이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광고 소재를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영업 현장의 반복 업무를 대신하는 구조다. 바이두가 월드컵을 앞세운 것도 이유가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외식, 유통, 배달, 간식, 주류, 생활소비재 업종에 마케팅 수요를 만든다. 다만 중국 소비시장은 예전처럼 돈을 쓰면 바로 매출이 오르는 시장이 아니다. 할인 경쟁은 심해졌고, 소비자는 가격과 혜택을 더 따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광고비를 무작정 늘리기 어렵다. 적은 비용으로 고객 반응을 빠르게 읽고, 매장과 온라인 채널을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해졌다. 중국의 최근 소비 지표도 이런 변화를 설명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4월 사회소비품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4월 한 달 증가율은 0.2%에 그쳤다. 음식점과 온라인 판매 일부는 버티고 있지만, 전체 소비의 힘은 강하지 않다. 기업들이 AI 마케팅을 실험용 기술이 아니라 실제 매출 관리 수단으로 보는 배경이다. 중국 시장을 향한 글로벌 기업의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로레알은 중국 쑤저우 공장 설립 30주년을 맞아 스마트 제조 시설 확충 계획을 공개했다. 쑤저우 공장은 로레알이 중국에 세운 첫 생산기지다. 현재는 로레알의 전 세계 생산망 가운데 가장 큰 공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로레알은 이번에 UPX 2기 스마트 제조공장 가동도 알렸다. 이 공장에는 AI 기반 품질 검사 기술이 도입됐다. 생산 과정에서 불량 여부를 사람이 육안으로만 확인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제품 상태를 더 빠르고 균일하게 점검하는 방식이다. 화장품 산업은 제품 종류가 많고, 포장과 품질 기준도 까다롭다. AI 품질 검사는 생산 속도를 높이면서도 불량률을 낮추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로레알의 선택은 중국 시장의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중국 소비가 둔화됐다고 해서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발을 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기 수요가 남아 있다고 보는 기업은 생산과 물류, 품질관리 체계를 더 촘촘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거대한 소비시장이고, 동시에 제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산업 기반을 갖춘 곳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다른 변화가 진행 중이다.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 자산관리 상품으로 자금이 다시 들어오고 있다. 중국 은행권 자산관리 상품 규모는 5월 말 기준 31조6500억위안으로 늘었다. 5월 한 달 동안 대형 은행계 자산관리회사들의 잔액도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예금금리 하락으로 정기예금의 매력이 줄어든 점을 주요 배경으로 보고 있다. 중국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추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출금리 하락과 경기 둔화로 은행의 이자마진이 줄어든 상태에서 높은 예금금리를 계속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행으로서는 조달비용을 낮춰야 하고, 예금자는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찾게 된다. 그 사이에서 자산관리 상품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자산관리 상품이 예금의 완전한 대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5월 말 기준 평균 수익률은 2.08% 수준에 머물렀다.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 과거 중국의 은행 자산관리 상품은 예금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투자 상품이라는 점을 분명히 봐야 한다. 중국 금융기관들도 이 점을 의식하고 있다. 당분간은 채권 중심의 안정적 운용을 유지하되, 여러 자산을 섞은 상품을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 고객은 많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고위험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기는 어렵다. 결국 중국 소비시장과 금융시장의 변화는 한 지점에서 만난다. 성장률이 낮아진 시장에서는 돈의 움직임이 더 신중해진다. 기업은 광고비와 생산비를 아끼기 위해 AI와 스마트 제조를 찾는다. 가계는 예금보다 나은 수익을 찾지만, 큰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는 않는다. 중국 경제의 과제도 여기에 있다. AI 마케팅과 스마트 제조는 기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자산관리 상품 확대는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으면 기업의 기술 투자도 매출로 이어지기 어렵다. 금융상품으로 옮겨간 돈도 결국 실물경제의 회복 기대가 있어야 오래 머문다. 중국 시장은 지금 기술과 금융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관건은 소비자의 체감 경기다. 기업이 더 정교하게 팔고, 공장이 더 똑똑하게 생산해도 소비자가 내일을 불안하게 보면 시장의 회복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2026-06-12 16: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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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도 ETF로 굴린다…하나은행, 업계 최초 '하나글로벌신탁' 출시 外
엔화도 ETF로 굴린다…하나은행, 업계 최초 '하나글로벌신탁' 출시 [경제일보] 하나은행이 엔화 자산을 활용한 투자 상품을 선보이며 외화 자산관리 시장 확대에 나섰다. 기존 저금리 환경에서 사실상 활용도가 낮았던 엔화 자산을 ETF 투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25일 하나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일본 엔화(JPY)로 투자 가능한 '하나글로벌신탁(엔화)'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품은 지난해 달러 기반 ETF 투자 상품인 '하나글로벌신탁(미화)'에 이어 외화 투자 라인업을 엔화까지 확대한 것이다. '하나글로벌신탁(엔화)'은 고객이 보유한 엔화를 활용해 일본 거래소에 상장된 ETF에 투자할 수 있는 구조다. 투자 대상은 미국 초장기 국채 ETF(달러-엔 환헤지형)와 글로벌 기술주 20개 종목에 투자하는 ETF 등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채권형 ETF를 통한 안정적 배당 수익과 기술주 중심의 성장 수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특히 일본 기준금리 영향으로 엔화 예금 금리가 0%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 해당 상품은 유휴 외화 자산을 수익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현재 국내 엔화예금 규모는 약 20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투자 수요 역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보유 엔화를 활용해 고객 자산관리 포트폴리오에 유휴 자산이 없도록 차별화된 투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외화 자산관리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신탁 명가'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상품은 개인과 법인 모두 가입 가능하며 전국 하나은행 PB영업점에서 상담 후 가입할 수 있다. 신한금융, '대체인력 지원금'으로 중소기업 육아휴직 부담 완화 신한금융그룹이 중소기업의 육아휴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 확대에 나서며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에 힘을 싣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고용노동부와 함께 '대체인력 문화확산지원금'을 지급하며 중소기업의 육아휴직 활성화와 인력 공백 해소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지원금은 신한금융이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출연한 100억원 규모 상생협력기금을 기반으로 마련됐다. 특히 중소기업이 육아휴직 대체인력을 처음 채용할 경우 추가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50인 미만 사업장이 대체인력을 신규 채용하면 3개월과 6개월 시점에 각각 100만원씩 최대 200만원이 지급된다. 여기에 고용노동부의 대체인력지원금(연간 최대 1680만원)까지 더해질 경우 기업은 최대 188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총 2199개 사업장에 약 35억5000만원이 지급되며 중소기업 현장에서 육아휴직 사용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은 이번 프로그램이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기업의 인력 운영 부담을 낮추고, 지속 가능한 고용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대체인력 문화확산지원금은 중소기업의 현실적인 부담을 줄이면서 육아휴직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라며 "앞으로도 정부와 함께 저출산과 고용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포용금융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 3000억원 발행…AI·에너지 등 메가프로젝트 지원 한국산업은행이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본격적인 자금 조달에 나섰다. 정부의 경제안보 및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 기조에 발맞춰 관련 기업 지원을 위한 재원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은 첨단전략산업 영위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재원 마련을 위해 제1차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 3000억원을 발행했다. 이번 채권은 지난해 말 산업은행에 신설된 첨단전략산업기금에서 발행하는 첫 번째 채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발행 조건을 보면 만기는 1년으로 2027년 3월 25일까지이며, 발행금리는 3.04%의 고정금리부 이표채로 결정됐다. 산업은행은 향후 국가채무보증한도(15조원 이내) 범위 내에서 자금 수요와 채권시장 상황을 고려해 발행 시기와 규모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추가 발행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채권 발행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국가 전략 산업 전반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산업은행은 정부와 함께 국민성장펀드 출범 이후 해상풍력, 2차전지 소재, AI 반도체 등 주요 분야에 대한 '1차 메가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실제로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 사업과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황화리튬 생산공장 구축, 삼성전자의 평택 AI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굵직한 사업에 대한 자금 공급이 이미 승인된 상태다. 산업은행은 이번 채권을 기반으로 첨단전략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반도체, 이차전지,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 성장 동력 분야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함께 관련 중소·중견기업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의 안정적인 발행을 통해 대한민국의 향후 20년을 이끌 핵심 산업과 생태계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정부 정책과 연계한 금융 지원을 통해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3-25 17: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