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9건
-
이재근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 '1등 그 이후'…AI·분권경영 시험대
[경제일보] 이재근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자가 14일 첫 출근길 메시지로 ‘국내 1등을 넘어선 글로벌 리딩금융’을 제시했다. 안정적인 실적과 자본력을 이어받았지만 인공지능(AI) 전환과 글로벌 사업 확대, 생산적 금융, 계열사 인사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금융그룹의 1등이라는 게 이제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며 “KB금융이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리딩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의 연속성과 전략의 연속성, 비즈니스의 연속성은 훼손되지 않고 잘 이어나가도록 하겠다”며 “AI 시대에 앞으로 3~5년간 그룹의 명운이 달려 있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의 첫 번째 과제는 KB금융의 ‘리딩금융’ 지위를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로 연결하는 일이다. KB금융은 은행뿐 아니라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졌고 자본여력도 견조한 편이다. 하지만 신한·하나·우리금융 역시 비은행 확대와 자본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앞으로 경쟁의 초점은 단순한 순이익 1위보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AI 전환은 이 후보자가 직접 ‘그룹의 명운’을 언급한 만큼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금융권의 AI 활용은 단순 업무 자동화를 넘어 고객 상담, 신용평가, 자산관리, 내부통제, 상품 개발로 확대되고 있다. KB금융도 그룹 차원의 AI·데이터 혁신을 추진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비용 절감을 넘어 실제 수익모델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개인정보 보호와 알고리즘 편향, 보안 문제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글로벌 사업 역시 이 후보자가 직접 성과를 내야 할 분야다. 그는 이날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리딩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장과 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지낸 경험을 감안하면 향후 해외 전략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국내 금융그룹의 해외 사업은 여전히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한적이다. 단순 점포 확대보다 수익성이 검증된 시장에 자본을 집중하고 기업금융·자산관리·디지털금융을 결합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KB금융은 첨단산업과 혁신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공급 규모 경쟁이 과도해질 경우 기업대출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얼마나 많이 공급했느냐’보다 ‘어떤 기업에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해 성장과 수익을 동시에 만들었느냐’가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계열사 대표 인사도 취임 초반 이 후보자의 리더십을 가늠할 첫 시험대다. 이 후보자는 “회장이 전부 다 힘을 갖고 하기보다는 금융그룹이 클수록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함께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세대교체에 대해서도 단순히 나이를 기준으로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책임 있게 할 수 있는 리더가 중요하다”며 전문성과 조직원과의 호흡, 헌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을 기준으로 인사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회장 중심’보다 ‘시스템 중심’의 분권형 조직을 지향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은행·증권·보험·카드·캐피탈·자산운용 등 계열사가 많은 KB금융에서 실제로 계열사 CEO의 자율성과 책임경영을 어느 수준까지 보장할지가 관건이다. 이 후보자에게는 전임 체제의 성과를 이어가면서 자신의 색깔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KB금융은 리딩금융 지위를 굳히고 주주환원을 확대했으며 비은행 강화와 AI 전환, 생산적 금융 등 중장기 전략도 상당 부분 진행했다. 따라서 새 체제의 성패는 기존 전략을 뒤집는 데 있기보다 실행 속도와 성과를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이 후보자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11월 21일 취임해 3년간 KB금융을 이끌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관심은 이제 선임 자체보다 이 후보자가 강조한 ‘국내 1등 그 이후’의 성장 모델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14 09:26:56
-
검색 전부터 선택지 좁힌다…유통 플랫폼, AI·데이터 큐레이션 강화
[경제일보] 유통 플랫폼들이 AI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가 구매 물품을 검색하기 전부터 선택지를 좁히며 쇼핑 시작점을 바꾸고 있다. 풀무원헬스케어는 식단 기록과 AI 영양 진단을 토대로 개인별 건강 관리 방향과 상품을 제안하고 하프클럽은 정확한 상품명을 몰라도 원하는 스타일만 입력하면 관련 상품을 찾아주며 무신사는 검색량과 거래액 변화를 읽어 수요가 커진 계절 상품을 집중적으로 큐레이션한다. 개인 건강 상태부터 검색 의도, 구매 흐름까지 활용하는 데이터는 서로 다르지만 소비자가 직접 상품 비교하는 부담을 줄이고 플랫폼이 먼저 필요한 후보를 추려준다는 점은 동일하다. 많은 상품을 노출하는 것보다 고객에게 필요한 선택지를 선별해 정확하게 제시하는 역량이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식이 전문 헬스케어 플랫폼 '디자인밀'에 멤버십 제도를 신설하고 기존 AI·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와 연계한 고객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디자인밀은 개인의 영양 관리 타입을 분석해 건강 관리 방향을 제안하는 'AI 영양 진단'과 식단 기록을 토대로 영양 상태를 보여주는 '데일리 영양 리포트'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AI 챗봇을 활용한 건강 상담과 맞춤 상품 추천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고객이 직접 건강식품이나 식단을 하나씩 비교해 선택하는 방식보다 개인별 영양 상태와 식단 기록을 분석해 필요한 관리 방향과 상품을 제안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새롭게 도입한 멤버십도 이러한 지속 관리 전략과 연결된다. 디자인밀은 직전 6개월간 배송 금액을 기준으로 △STARTER △ROOKIE △PRO △VIP △GOLD 등 총 5개 등급을 운영하며 별도 가입 절차 없이 건강식단 이용 실적에 따라 등급을 자동 산정한다. 등급이 높아질수록 포인트 적립률과 혜택이 확대되며 ROOKIE 이상 회원에게는 매달 계절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선정한 '이달의 상품'을 최대 20%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한다. 최상위 GOLD 회원은 전문 임상영양사의 무료 맞춤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단순히 구매 횟수를 늘리는 걸 넘어 고객이 식단 관리를 지속할 수 있도록 AI 진단, 식단 기록, 상품 추천, 전문가 상담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실제 올해 디자인밀 고객의 평균 식단 구독일은 지난해보다 약 10% 증가했으며 1년 가까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기 고객도 늘고 있다. 풀무원헬스케어 관계자는 "고객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이해하고 개인에게 맞는 식생활을 더 오랫동안 편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AI와 데이터, 제품과 전문가 서비스를 연결하는 일상 속 헬스케어 파트너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LF 트라이씨클이 운영하는 온라인 아울렛 하프클럽은 AI를 활용해 상품 검색을 '키워드 일치'에서 '의도 해석' 중심으로 넓히고 있다. 기존에는 정확한 브랜드나 상품명을 입력해야 관련 제품을 찾을 수 있었다면 이제는 원하는 분위기와 스타일만 설명해도 AI가 검색 의도를 파악해 어울리는 상품을 제안한다. 하프클럽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발견형 커머스(Discovery Commerce)'를 도입했다. 예컨대 고객이 '가을 출근룩'이나 '올해 유행하는 휴가룩'처럼 원하는 스타일을 입력하면 AI가 검색 의도와 최신 패션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를 약 700만개의 상품 데이터와 대조해 관련성이 높은 제품을 선별한다. 기존 검색이 입력한 단어와 상품명의 일치 여부를 기준으로 결과를 보여줬다면 AI 검색은 상품명을 정확히 알지 못해도 소비자가 원하는 상황과 분위기를 해석해 관련 상품을 제안한다. 검색어와 상품 특성을 비교하는 벡터 검색 기술을 활용해 표현이 달라도 의미가 가까운 상품까지 찾아주는 방식이다. 상품을 찾은 뒤 실제 착용 모습을 확인하는 과정에도 AI를 적용했다. 생성형 AI 기반 이미지-비디오 변환 기술로 정적인 상품 사진 속 모델이 걷거나 회전하는 영상을 구현해 옷의 실루엣과 움직임을 보다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하프클럽은 앞서 하프클럽과 보리보리에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고객 상담에 활용한 데 이어 상품 탐색과 상세페이지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트라이씨클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찾는 것을 넘어 새로운 상품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고 실제 착용 모습까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쇼핑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며 "상품 탐색과 추천, 구매 등 고객 접점 전반으로 AI 활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는 고객 검색과 구매 데이터를 통해 계절에 따라 빠르게 움직이는 수요를 포착하고 관련 상품을 집중적으로 제안한다. 무신사 스토어의 검색·구매 데이터에서도 가을 패션 수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가을옷'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53배 급증했고 롱슬리브와 트렌치코트, 하프집업 맨투맨 검색량도 각각 84%, 82%, 75% 늘며 관심이 세부 품목으로 확산됐다. 관심은 실제 구매로도 이어졌다. 같은 기간 봄가을 코트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7%, 플리스는 218% 증가했으며 니트·스웨터와 긴소매 티셔츠 역시 각각 95%, 94% 늘었다. 회사는 이 같은 데이터 흐름을 반영해 다음 달 5일까지 '26 가을 신상 위크'를 열고 니트·스웨터·롱슬리브·후드집업·경량 패딩 등 간절기 상품을 집중적으로 구성한다. 고객이 어떤 계절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지 검색 단계에서 포착한 뒤 실제 상품 큐레이션과 행사 구성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온라인에서 확인한 수요는 오프라인 매장으로도 연결한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와 용산을 비롯한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 '브랜드 포커스 조닝'을 마련해 배드블러드, 일리고, 디키즈 등 주요 입점 브랜드의 시즌 대표 상품과 전용 공간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무신사 관계자는 "최근 기온 변화와 맞물려 가을 패션 전체로 소비자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가을 신상 라인업부터 매장별 브랜드 전용 공간까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09-11 09:32:43
-
삼성바이오에피스, '일자리 으뜸기업' 선정…여성 인재 육성 앞장 外
[경제일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6년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에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은 고용노동부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개선에 앞장선 민간기업을 선정해 포상하는 제도다. 선정 기업에는 신용평가 및 여신지원 금리 우대 등 다양한 지원이 제공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여성 일자리 확대와 공정한 인사제도 운영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 여성 재직자 비율은 51%, 여성 관리자 비율은 47%를 기록했다. 우수 여성 인재 채용과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모성보호제도와 유연근무제를 활성화하고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주관 경영현황 설명회를 통해 임직원과 소통하며 건전한 노사관계 구축에도 노력하고 있다. 강대성 삼성바이오에피스 피플팀장(상무)은 “임직원이 만족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차별 없는 인재 고용과 육성을 통해 국내 바이오 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에도 고용노동부 주관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과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되는 등 기업문화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부광약품, 일·생활 균형 앞장…‘일자리 으뜸기업’ 선정 부광약품이 고용노동부 주관 ‘2026년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에 선정돼 지난 10일 대통령 명의의 인증패를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은 일자리 창출과 함께 근로환경 개선, 일·생활 균형, 고용 안정 등 양질의 일자리 확대에 힘쓴 기업을 선정하는 제도다. 올해는 100개 기업이 선정됐다. 부광약품은 임직원의 일과 생활 균형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2024년 시차출퇴근제를 도입해 개인 상황에 따라 출근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지난해에는 시간 단위 연차제도를 신설했다. 병원 진료나 자녀 돌봄 등 개인 일정에 맞춰 휴가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기근속을 위한 제도도 강화했다. 기존 10년·20년 근속 포상에 5년·15년 구간을 추가해 5년 단위의 포상체계를 마련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직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업무에 집중하고 일과 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함께 성장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휴온스그룹, 두바이서 ‘엘라비에·휴톡스’ 앞세워 중동 시장 확대 휴온스그룹이 중동 두바이에서 열린 피부미용 전시회에 참가해 에스테틱 제품을 선보이며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휴온스그룹 휴메딕스, 휴온스메디텍,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열린 ‘두바이 더마 2026(Dubai Derma 2026)’에 참가했다고 11일 밝혔다. 두바이 더마는 피부과와 미용의학 분야의 의료진과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국제 학술·전시회다. 올해는 9월 8일부터 10일까지 두바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열렸다. 휴온스그룹은 통합 부스를 마련하고 주요 에스테틱 제품을 소개했다. 현지 의료진과 유통사, 글로벌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중동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도 모색했다. 휴메딕스는 대표 필러 브랜드 ‘엘라비에’를 선보였다. 행사 첫날에는 ‘The Visible Signature: K-Beauty Principles for Lips, Jawline and Hands’를 주제로 임상 세미나를 열었다. 김건우 청담 셀리닉의원 원장이 연자로 나서 입술과 턱선, 손 등을 중심으로 필러 시술 방법과 임상적 고려사항을 소개했다. 휴온스메디텍은 ‘더마샤인 프로’와 신제품 ‘더마샤인 DUO RF’를 전시했다. 더마샤인 DUO RF는 고주파(RF) 자극과 약물 주입을 동시에 진행하는 하이브리드 장비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보툴리눔 톡신 제품 ‘휴톡스’를 알렸다. 휴톡스는 중국과 러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등 해외 17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브라질에서는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휴온스그룹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중동 현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제품과 임상 교육을 연계한 시장 진입 전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휴온스그룹 관계자는 “두바이 더마는 중동 주요 의료진과 에스테틱 업계 관계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현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제품 포트폴리오와 사업 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9-11 09:16:24
-
지난 시즌 옷에 FW 신상 더한다…신세계까사 '자아'의 '시즌 없는 옷장'
[경제일보] 여름에 입던 셔츠 위에 가을 니트를 겹치고 지난 시즌 팬츠에는 새 아우터를 매치해 계절을 넘나드는 스타일링을 완성한다. 신세계까사의 여성복 브랜드 '자아(JAAH)'가 이번 가을·겨울(FW) 컬렉션에 담은 핵심 방향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장을 새 제품으로 채우기보다 기존에 갖고 있는 옷에 새로운 아이템을 더해 여러 계절에 걸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8일 오후 찾은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자아 팝업스토어는 국내외 패션 브랜드와 팝업스토어가 이어지는 한강진역 인근 거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아이보리, 베이지, 그레이 등 차분한 뉴트럴톤으로 공간을 구성해 FW 컬렉션의 색감이 한눈에 들어왔다. 거리와 맞닿은 쇼윈도에는 이번 FW 신상품으로 완성한 착장이 마네킹에 전시돼 있어 매장에 들어오지 않더라도 지나가며 자아의 스타일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실제로 고객들의 관심도 쇼윈도에 집중됐다. 매장 매니저는 "쇼윈도 마네킹에 착용한 아우터 재킷에 대한 고객 관심이 가장 높은 편"이라며 "매장에 들어와 해당 제품을 직접 찾아보거나 착용해보는 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매장 내부로 들어서면 상품은 크게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한쪽 벽면 전체에는 거울을 설치해 옷을 몸에 대보거나 여러 제품을 조합한 모습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행거에는 아이보리·베이지·브라운·그레이·차콜·블랙 등 비슷한 계열의 색상을 모아 배치했다. 품목별로 상품을 구분하기보다 서로 다른 소재와 형태의 제품을 같은 색상 안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구성이 눈에 띄었다. 이 같은 매장 구성은 자아가 내세우는 '믹스핏(MIXFIT)'과 맞닿아 있다. 자아는 'MIXFIT, AM to PM'을 슬로건으로 출근과 산책, 운동, 여가 등 하루 동안 이어지는 다양한 일정에 맞춰 옷을 조합하는 시티 캐주얼웨어를 제안하고 있다. 완성된 한 벌의 착장을 정해 제시하기보다 옷을 더하거나 덜어내면서 상황에 맞게 바꿔 입는 방식이다. 이번 FW 컬렉션에서도 이런 특징을 강조했다. 플리스 아우터와 논퀼팅 패딩, 라쿤·울 소재 니트웨어 등 겨울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면서도 지난 시즌의 슬리브리스·팬츠·스커트와 함께 입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컬러 역시 아이보리·베이지·그레이·블랙 등 뉴트럴 계열을 중심으로 잡아 톤온톤으로 매치하거나 서로 다른 소재를 조합했을 때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했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이번 FW 시즌 제품뿐 아니라 이전 시즌 제품과 믹스매치했을 때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색상, 실루엣, 소재를 다양하게 구성했다"며 "여름에 출시한 셔츠 위에 니트를 겹쳐 입으면 가을까지 활용할 수 있는 입체적인 룩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아가 지난 시즌 제품과 새 컬렉션을 연결하는 이유는 한 벌의 옷을 특정 상황에 한정하지 않는 브랜드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운동, 출근, 약속, 취미생활 등 여러 일정을 하루 안에 소화하는 도시 여성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하나의 착장을 다양한 상황에 활용할 수 있도록 상품을 기획한 것이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캐주얼한 재킷을 벗으면 단정한 셔츠가 나오고, 그 안에는 활동성이 높은 스타일과 소재를 활용하는 식으로 하나의 착장 안에서 캐주얼과 포멀 등 여러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며 "다양한 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자아가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실제 한남동 팝업도 신상품을 진열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고객이 제품을 직접 대보고 서로 다른 소재와 실루엣을 조합해볼 수 있도록 꾸몄다. 색상별로 상품을 모으고 큰 거울을 배치한 것도 매장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옷과 어떤 식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쉬운 구조였다. 자아는 한남동 팝업을 오는 11월 30일까지 약 3개월간 운영한다. 이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스타필드 코엑스몰 등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옷과 새 제품을 함께 활용하도록 설계한 자아의 상품 전략이 오프라인에서도 소비자 선택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026-09-08 15:46:45
-
-
-
-
'52시간'이라는 낡은 틀에 미래를 가둘 것인가
세계 산업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바이오, 양자기술 등 첨단산업의 경쟁은 이제 기술 하나의 우열을 넘어 누가 더 빨리 연구하고, 제품화하고, 시장을 선점하느냐의 싸움으로 바뀌었다. 기술 패권 경쟁에서 1년은 길고 하루는 짧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노동시장 제도는 과연 이런 속도전에 맞춰져 있는가. 최근 일본의 노동시간 제도와 연구개발 분야의 규제 완화 움직임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일본 역시 전체 노동자에게 월 100시간의 초과근무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원칙적으로 월 45시간·연 360시간의 상한을 두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도 월 100시간 미만, 연 720시간 등의 제한을 둔다. 다만 신기술·신상품·신서비스의 연구개발 업무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시간외근로 상한 규정의 적용을 제외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핵심은 숫자가 아니다. 모든 노동을 똑같은 잣대로 재단하지 않는다는 발상의 차이다. 연구개발 현장은 일반적인 생산라인과 다르다. 반도체 설계자가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실험 결과가 나오는 순간이 따로 있고, 새로운 알고리즘을 완성하기 위해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간이 따로 있다. 경쟁사의 신제품이 발표되거나 기술적 돌파구가 눈앞에 나타났을 때 연구개발팀이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를 장시간 노동의 미화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과로는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창의성을 훼손한다. 건강을 잃은 근로자에게 혁신을 요구할 수도 없다. 노동시간 규제가 존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근로자의 건강과 휴식권을 보호하고 기업이 무분별한 장시간 노동에 의존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보호와 경직성은 같은 말이 아니다. 문제는 우리 노동시장 제도가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산업별·직무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특히 AI와 반도체처럼 연구개발의 속도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분야에서 획일적인 시간 규제는 기업과 연구자 모두에게 제약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주 52시간제는 장시간 노동을 줄이는 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성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단계의 제도로 진화시키는 일이다. 정부도 AI 연구개발 현장의 특성을 고려해 특별연장근로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장의 현실과 제도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점을 정부 역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제 논의의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과 일반 생산업무를 구분하고 업무의 성격과 위험, 전문성, 자율성에 따라 합리적으로 제도를 차등화해야 한다. 모든 근로자를 동일한 시간표로 묶어 놓는 것이 반드시 공정한 것은 아니다.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연구자와 반복 업무 종사자에게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노동 보호라기보다 규제의 획일화가 될 수 있다. 노사 자율성도 확대해야 한다. 정부가 일률적으로 근무 형태를 정하기보다 기업과 근로자가 업종과 업무 특성에 맞춰 근로시간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만 자율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와 적절한 보상, 건강 보호, 휴식권 보장, 근로시간 기록과 사후 점검 등을 전제로 해야 한다. 노동정책의 기준도 ‘얼마나 오래 일했느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AI 시대의 연구개발은 장소와 시간의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출근해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고 생산성이 높은 것도 아니고, 정시에 퇴근한다고 혁신적인 것도 아니다. 노동의 질과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 기업의 책임 역시 분명해야 한다. 규제 완화가 무제한 노동을 허용하는 면허증이 돼서는 안 된다. 전문 연구인력에게 예외를 인정한다면 그만큼 높은 수준의 임금 보상과 건강관리, 충분한 휴식, 근로시간 기록과 사후 점검이 뒤따라야 한다. 규제 완화와 노동자 보호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제대로 설계하면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정치권의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만이 선이고 더 유연하게 일하는 것은 곧 노동권 후퇴라는 이분법으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반대로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 노동자의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낡은 사고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세계는 이미 ‘더 오래 일하는 나라’와 ‘덜 일하는 나라’의 경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더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필요한 순간에는 신속하게 집중할 수 있는 나라가 경쟁에서 앞서간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AI와 첨단 제조업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고 기업을 갖고 있다고 해서 세계 최고의 노동제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과 산업의 변화 속도가 빠를수록 법과 제도 역시 그 속도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 일본의 사례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월 100시간’이라는 숫자가 아니다. 연구개발이라는 특수한 영역에 획일적인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예외와 자율성을 제도 안에 설계한 유연성의 철학이다. 우리도 이제 주 52시간제의 성역을 허물자는 논쟁을 넘어야 한다. 지켜야 할 것은 ‘52시간’이라는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근로자의 건강과 휴식이라는 본질이다. 그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연구개발, 스타트업, 첨단 제조업 등 미래산업의 특성에 맞는 유연한 노동시간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AI 시대에는 기술이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경쟁국의 기업도 우리 기업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세계 시장의 투자자 역시 한국의 복잡한 규제체계를 이해해 줄 의무가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권의 후퇴가 아니라 노동제도의 선진화다. 보호할 것은 확실히 보호하되 기업과 연구자가 필요한 순간 집중할 수 있도록 제도를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기술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연구개발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연구개발의 속도를 높이려면 사람의 창의성을 가두는 낡은 규제부터 다시 살펴봐야 한다. 이제 질문을 바꿀 때다. ‘몇 시간 일하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일해야 대한민국의 생산성과 혁신을 가장 높일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그것이 AI 시대에 맞는 노동개혁의 출발점이다.
2026-08-30 13:13:29
-
-
-
-
-
-
-
"호남의 마음을 잡아라"…민주당 당대표 후보들, 광주서 절절한 구애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 및 서울·경기의 권리당원 투표가 11일부터 차례대로 시작되면서 김민석·정청래·송영길 당 대표 후보가 사활을 건 득표전에 급피치를 내고 있다. 일반 여론조사(30%)에서 격차가 대체로 크지 않지, 상황에서 전체 권리당원의 70%가 몰린 호남과 서울 및 경기의 순회경선에서 사실상 전당대회 승부가 결정 날 수 있다는 것이 인식에서다. 이들 후보는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광주에서 저마다의 인연과 경험, 지역 발전 구상을 꺼내 들며 절절한 구애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출근 인사를 했고, 정 후보는 광주교대에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와 간담회를 한 뒤 전남 광양으로 향했다. 김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김민석이 광주, 전남, 전북의 미래, 국정 성공, 총선 승리, 그리고 호남 발전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면서 "든든한 당 대표로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어서 당도 정부도 안정적으로 승리해 나갈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2002년 노무현의 바람이 이인제의 조직을 이겼듯이 정청래의 바람이 김민석의 조직을 이기게 해달라, 의리를 지킨 정청래를 지켜달라", "호남의 어머니, 아버지들께서 강력한 개혁 당 대표 정청래를 지켜달라"고 잇따라 호소했다. 사실상 호남에서 상주하는 전략을 택한 송영길 후보는 이날 오후에 조선대 해오름관에서 전남·광주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한다. 세 후보 중 유일하게 호남 출신인 송 후보는 연고를 앞세워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들의 경쟁은 지난 10일 KBC 광주방송에서 열린 TV 토론회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토론회의 상당 부분은 호남의 정치적 의미와 광주·전남의 미래 발전을 놓고 누가 더 호남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지를 겨루는 장면으로 채워졌다. 김 후보는 첫 발언부터 자신의 정치적 뿌리를 호남과 연결했다. 전남 진도와의 가족 인연도 언급했다. 자신이 전남 진도의 외손이며 현재 전북 익산의 주민이라는 점까지 강조하면서 호남과의 관계가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의 초대 총리라는 정치적 경력까지 내세우며 호남 발전을 책임질 수 있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정 후보의 접근법은 조금 달랐다. 그는 자신을 한마디로 ‘호남의 사위’라고 규정했다. 호남과의 혈연적·가족적 인연을 앞세우면서 호남이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만들어온 주역이라는 점을 강하게 강조했다. 광주의 5·18 민주화운동이 1987년 6월항쟁으로 이어졌고, 결국 오늘날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는 논리를 폈다. 송 후보는 두 후보와 달리 자신의 출신지를 가장 강력한 무기로 꺼내 들었다. 전남 고흥 출신인 그는 “제 고향”이라는 표현을 반복하며 호남 발전을 자신에게 맡겨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이 광주에서 쏟아낸 메시지에는 민주당 경선에서 호남이 갖는 무게감이 고스란히 담겼다.
2026-08-11 13:5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