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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임팩트, "AI가 기후 살리지만 전력은 더 먹는다"…'한국기후위크' 띄운다
[경제일보] 기후위기 해결 수단으로 인공지능(AI)의 활용이 확대되는 동시에 AI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 대응과 AI 인프라의 양면을 논의해 온 국내 민간 생태계가 내년부터 ‘한국기후위크’라는 공동 협력 무대로 확대된다. 카카오 임팩트재단은 소풍벤처스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제주에서 ‘2026 기후테크 스타트업 서밋(CTSS)’을 개최하고 민·관·학 11개 기관과 한국기후위크 출범을 선언했다고 14일 밝혔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행사에는 기후테크 스타트업과 투자·금융회사, 정부·공공기관, 대기업, 연구·학계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아산나눔재단, 그리드위즈가 공식 파트너로 참여했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창업진흥원, 카카오는 협력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행사 주제는 ‘기후를 움직이는 AI, AI를 움직이는 에너지’였다. AI를 활용한 기후정책 분석과 재생에너지 예측·전력망 효율화 등 기술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동시에 데이터센터와 AI 연산 증가가 전력 수요와 탄소배출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다뤘다. 전해원 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부교수는 AI가 기후 대응 정책과 의사결정을 바꾸는 방식을 발표했다.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와 AI 연산 자원 확보 경쟁을 짚었다. 이어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의 진행으로 기술 개발과 에너지 공급을 함께 설계할 방안을 논의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위성곤 제주도지사, 박지혜·이학영 국회의원 등도 참석했다. 행사는 카카오 제주 오피스 스페이스닷원과 엠버퓨어힐 호텔 앤 리조트에서 열렸다. 한국기후위크는 이번 서밋의 5년간 네트워크를 상설 협력 구조로 확장하는 구상이다. 카카오 임팩트재단과 소풍벤처스, 아산나눔재단, 디캠프, 기후솔루션을 비롯한 기업·투자·연구기관과 관련 협회가 참여한다. 이들은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정책과 자본, 대기업 수요, 연구성과를 연결하고 국내 기술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첫 행사는 2027년 9월 개최를 목표로 한다. CTSS는 2022년 제주에서 시작된 초청형 행사다. 주최 측 자료에 따르면 2022~2025년 서밋과 연계 프로그램에는 누적 3281명이 참여했고 435개 스타트업과 1113개 기관이 접점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와 연계해 국제 협력 범위를 넓혔다. 한국기후위크는 올해 4월 여수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기후주간과는 별개의 국내 민간 주도 행사다. 명칭의 인지도를 실제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면 선언에 참여한 기관들이 스타트업 실증과 투자, 규제 개선, 해외 진출에서 어떤 공동사업을 추진할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류석영 카카오 임팩트재단 이사장은 “5년째 창업가와 연구자, 투자자와 정책 담당자가 제주에서 만들어 온 협력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기후테크 생태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후위크의 성과는 참석자 규모보다 행사에서 만난 기술이 투자와 구매계약, 공공 실증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첫 개최 전까지 운영 주체와 재원, 참여 기준, 연중 후속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일회성 포럼을 넘어 국내 기후테크의 해외 진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6-09-14 11: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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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중국 바이오 투자 '빗장'…글로벌 제약 공급망 재편 신호탄
[경제일보] 미국 의회가 자국 바이오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대중국 투자 규제를 한층 강화하는 법안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 지형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단순한 통상 갈등을 넘어 ‘기술·데이터·임상 주권’을 둘러싼 전략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최근 ‘바이오기술 투자 국가안보법(BINSA)’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중국 등 적대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미국 자본의 투자와 기술 이전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심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외국인 투자 유입을 통제하던 정책에서 나아가 자국 기업의 해외 투자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법안의 골자는 의약품 개발, 바이오의약품 생산, 임상 연구개발 등 전 분야를 포함한 ‘포괄적 규제’다. 특히 라이선스 계약, 합작 투자, 지분 투자뿐 아니라 지적재산권 이전까지 심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사실상 기술 유출 가능성이 있는 모든 거래를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발의에 참여한 의원들은 중국 바이오 산업의 급성장을 직접적인 위협으로 지목했다. 물레나르 의원은 “이 법안은 미국의 의약품과 연구 기반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 기업의 투자와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딩겔 의원 또한 “미국은 의약품 공급망을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혁신 주도권을 유지해야 한다”며 “바이오·제약 산업 강화는 환자 보호와 일자리, 국가 안보에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 바이오 산업은 최근 5년간 급격한 팽창을 이어왔다. 국경 간 라이선스 거래 규모는 2020년 50억 달러 미만에서 2025년 약 1360억 달러로 폭증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이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 이전에 적극 나서면서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평가다. 글로벌 제약사 BMS가 중국 헝루이제약과 152억 달러 규모의 신약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계약에는 지적재산권과 핵심 노하우 공유가 포함돼 단순 기술 협력을 넘어 핵심 플랫폼 이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법안은 이러한 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아웃바운드 규제’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외국 기업의 자국 투자만 통제하는 ‘인바운드 규제’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자국 기술과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 자체가 더 큰 리스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임상 데이터’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임상시험 시스템이 비용과 속도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지만 윤리성과 데이터 신뢰성 문제는 여전히 논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비윤리적 임상 사례와 군 관련 시설에서의 연구 수행 가능성 등이 문제로 거론된다. 미국 내에서는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약품 승인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관련 규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예산 법안과 연계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중국 역시 비슷한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해외 투자 규정을 개정해 바이오기술 분야에 대한 대외 투자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중 양국 간 공동 연구개발, 라이선싱, 합작 법인 설립 등이 동시에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제약 공급망의 구조적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중 간 기술 협력이 줄어들 경우 한국과 유럽 등 제3국 기업이 ‘대체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글로벌 협력 기반이 약화되면서 신약 개발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결국 이번 법안은 단순한 투자 규제를 넘어 ‘바이오 패권 경쟁’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술, 자본, 데이터, 임상 인프라까지 전방위적으로 얽힌 바이오 산업 특성상, 정책 변화가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2026-06-06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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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착시와 '그들만의 잔치'… 도덕경에서 찾는 경제 정의
[경제일보] 대한민국 경제가 거대한 착시(錯視)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반도체 ‘수퍼 사이클’ 덕에 올해 1분기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초과 세수가 7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진다. 외견상으로는 유례없는 풍요다. 그러나 이 화려한 지표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한국 경제의 허리는 무섭게 휘어지고 있다. 전체 수출 증가액의 80% 이상을 상위 5대 기업이 독식하는 ‘K자형 수출 양극화’가 심화하는 와중에, 철강·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은 중국의 공세에 밀려 활력을 잃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일시적 호황이 야기한 사회적 박탈감과 갈등이다. 최근 타결된 삼성전자 노사의 특별성과급 합의는 불평등에 신음하던 국민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영업이익의 10% 안팎을 고정해 개인 성과와 무관하게 ‘일괄 지급’하는 방식은 글로벌 기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성인 남녀의 78%가 불공정한 사회구조에 분노하는 시점에서 터져 나온 이 고액 성과급 잔치는, 담장 밖 대다수 노동자와 청년들에게 깊은 허탈감과 소외감을 안겨주고 있다. 바야흐로 반도체가 가린 착시 속에서, 대한민국은 내부에서부터 서서히 균열하고 있다. 『도덕경(道德經)』 제77장에는 천지도(天之道)와 인지도(人之도)를 대비하는 명언이 나온다. "하늘의 길은 남는 데서 덜어내어 부족한 데를 보태주지만, 사람의 길은 그렇지 아니하여 부족한 데서 취하여 남는 데를 더해준다(天之道 損有餘而補不足 人之道則不然 損不足以奉有餘)." 지금 대한민국 산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성과급 논란은 정확히 '인지도', 즉 있는 자에게 더 얹어주고 없는 자의 기회를 빼앗는 탐욕의 질서와 닮아있다. 삼성전자의 천문학적인 반도체 이익은 소속 근로자들의 땀방울만으로 일궈낸 것이 아니다.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의 단가 희생, 국가적 차원의 인프라 지원, 그리고 온 국민이 감내한 세제 혜택이 융합된 결과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초과 이익을 특정 대기업 노사가 독점적 배타적으로 배분하는 것은 사회적 상식과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 당장 기업 내부에서부터 모순이 폭발하고 있다. 비반도체 부문의 흑자 사업부는 성과급에서 배제된 반면, 정작 적자를 낸 반도체 사업부는 거액을 챙기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노노(勞勞) 갈등'이 법적 소송으로 비화하며 기업의 결속력을 해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경영계의 대응이다. 노란봉투법 등 노사 리스크가 커지고 임금 압박 이 거세지자, 기업들은 단순 생산직부터 석·박사 연구직까지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대체하는 경영계획을 서두르고 있다. 대기업의 성과급 잔치가 청년 세대의 일자리 씨를 말리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형국이다.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전통 제조업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홀로 독주하는 구조는 고용 시장의 이중구조를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고착화할 것이다. 성경 구절에도 "지혜 있는 자는 들으라, 공의를 굽게 하는 자는 파멸에 이를 것"이라는 경고가 있다.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고, 협력업체의 헌신을 외면한 채, 오직 힘을 가진 거대 노조의 요구에 밀려 퍼주기식 합의를 감행한 경영진 역시 '주주 충실 의무' 위반이라는 법적·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주주는 기업이 어려울 때 자본 손실의 위험을 고스란히 짊어진다. 위험은 주주와 사회가 나누고, 이익은 대기업 노동자만 선취하는 비대칭적 이익 배분 구조는 자본주의의 기본 규칙을 왜곡하는 행위다. 반도체 특수라는 환각에 취해 우리 사회가 미래를 위한 투자와 규제 개혁, 기존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타이밀을 놓친다면 그 대가는 가혹할 것이다. 반도체 호황이 가져온 착시 현상과 이익 배분을 둘러싼 갈등은 이제 막 시작된 대한민국 전체의 숙제다. 이번 수요일 국회에서 열리는 본지(경제일보)의 긴급간담회 ‘삼성반도체 문제, 이제 시작이다’ 역시 이러한 시대적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특정 집단의 이익 독점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해악을 집중 해부해야 한다. 정부 역시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 당장 내년 예산안 수립 과정에서 올해 발생할 초과 세수를 철저히 추계하고, 이를 대기업 중심의 생태계를 넘어 양극화 완화와 신성장동력 확충, 그리고 무너지는 민생을 돌보는 데 어떻게 쓸지 구체적인 계획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유대인의 지혜서인 『탈무드』는 "승자가 되기 위해 타인을 패자로 만들지 말라"고 가르친다. 대기업 노사는 자신들의 풍요가 타인의 허탈감과 청년들의 기회 박탈 위에 서 있지 않은지 성찰해야 한다. 글로벌 기준과 국민적 상식에 부합하는 합리적 보상 원칙을 재정립하고, 독소적인 노동관계법을 손질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착시에서 깨어나 공존의 길을 모색할 때다.
2026-05-25 13: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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