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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주한 미국대사, 성조기 게양으로 새 여정 시작
[경제일보] 미셸 스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달 31일 대사관 해병대 경비대원들과 함께 성조기를 게양하며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이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식 엑스(X) 계정에 올리며 "스틸 대사가 성조기를 게양하며 주한 미국대사로서의 임기를 상징적이고 뜻깊게 시작했다"고 밝혔다. VOA에 따르면 스틸 대사는 이날 대사 명의의 개인 엑스 계정도 새로 열었다. 세종대왕 동상을 지나며 한국의 혁신과 리더십의 유산을 다시 떠올렸다는 소회와 함께 "여러분과 만들어갈 여정이 기대됩니다. 함께해 주세요"라는 첫 글을 남겼다. 스틸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처음 부임한 주한 미국대사다.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지난해 1월 이임한 뒤 1년 6개월 넘게 비어 있던 자리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지명했고 미 상원이 지난 6월 17일 인준했다. 스틸 대사는 지난달 30일 오후 3시 20분께 로스앤젤레스발 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부임 성명은 한국어로 시작했다. 스틸 대사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서 있다"며 "다시 이 땅에 서게 돼 만감이 교차하고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미한동맹이 전쟁 속에서 다져졌고 자유를 지키려 어깨를 맞댄 이들의 피로 지켜졌다는 점도 짚었다. 이어 "대한민국과 협력해 우리의 철통같은 동맹이 앞으로도 역내 평화와 안보의 핵심 축으로 남도록 함께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비전을 이어받아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하고 더 안전하며 더 번영하는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대사의 부모는 6·25전쟁 때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이다. 청소년기에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여자대학에 다니다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고 페퍼다인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정치에 뛰어든 계기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이다. 한인 사회가 큰 피해를 입고도 목소리가 미국 정치권에 닿지 않는 현실을 보고 결심했다는 것이 본인의 설명이다. 어머니가 겪은 세금 문제도 출발점으로 꼽힌다. 옷 가게를 샌드위치 가게로 바꾼 뒤 매출이 줄었는데 조세형평국은 허위 신고로 보고 거액의 벌금을 물렸다. 스틸 대사는 2007년 조세형평국 위원이 된 뒤 잘못 걷은 세금 4200만 달러를 5500여 명에게 돌려줬다. 이후 오렌지카운티 행정위원을 거쳐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2024년 11월 선거에서 약 600표 차로 낙선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재임한 성김 전 대사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이자 첫 한국계 여성 주한 미국대사다. 입국장 분위기는 갈렸다. 보수 성향 단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환영했고 진보 성향 단체들은 주차장 쪽에서 "극우 선동가 미셸 스틸은 물러가라"는 손팻말을 들었다. 경찰은 미국 측 요청에 따라 경력 100여 명을 배치해 양측을 갈랐다. 스틸 대사가 하원의원 시절 북한 인권과 중국 문제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이력이 반발의 배경이다. 여권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송영길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 같은 인사가 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현안은 이미 쌓여 있다. 미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쿠팡 차별 의혹을 담은 보고서를 냈고 백악관이 힘을 실으면서 쿠팡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한국 당국의 조사를 받는 쿠팡을 두고 스틸 대사는 부임 전 워싱턴에서 쿠팡과 구글 고위 관계자를 만나 미국 기업에 대한 "동등한 대우"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 협상과 대미 투자, 조선업 협력, 방위비 분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원자력협정 개정, 핵추진잠수함 문제도 줄줄이 기다린다. 한편 스틸 대사는 이번 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찾아 신임장 사본을 제정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신임장 원본을 제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공식 외교 활동에 나설 수 있다.
2026-08-02 17:53:24
美 정부, '안보 리스크' 내건 앤트로픽 제재… 법원 명령 불복해 항고 강행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세계적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 사이의 ‘AI 주권’을 둘러싼 법적 전쟁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2일(현지시간) 앤트로픽을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고 관련 조치를 집행하지 못하도록 한 법원의 가처분 명령에 불복해 항고 통지서를 제출했다. 기술 혁신을 앞세운 민간 기업과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운 행정부의 충돌이 장기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앤트로픽이 자사의 AI 모델이 미 국방부의 자율 살상 무기 체계나 감시 프로그램에 활용되는 것을 윤리적 이유로 거부하면서 점화됐다. 앤트로픽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무기 체계에 AI 기술이 투입되는 것에 반대하는 엄격한 내부 가이드라인을 고수해 왔다. 반면 국방부는 이를 국가 안보 전략에 대한 ‘항명’으로 규정했다. 에밀 마이클 국방부 연구공학 담당 차관은 SNS를 통해 “최고사령관인 대통령의 지시를 법원이 가로막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강한 어조로 법원 결정을 비판했다. 트럼프 정부는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고 다른 연방 기관들에도 앤트로픽 솔루션 사용 중단을 지시하는 등 사실상의 ‘기술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법의 리타 린 판사는 지난달 26일, 본안 판결 전까지 정부의 제재 집행을 중단하라는 임시금지 명령을 내렸다. 당시 린 판사는 “미 행정부의 조치는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우며 적절한 근거 없이 앤트로픽의 사업을 위태롭게 하고 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정부 측의 무리한 행정력을 강하게 질책했다. 법원은 행정부의 국가 안보 결정이라 하더라도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면 민간 기업의 재산권과 영업의 자유를 우선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이는 민간 기술 기업들이 국가의 안보 체계 내에서 어느 수준까지 자율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다루는 역사적인 판례가 될 전망이다. 이번 항고심은 단순한 기업 소송을 넘어 AI 시대에 ‘기술 주권’이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항고를 강행한 것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AI 기술에 대해서는 민간의 거부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완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법조계와 IT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글로벌 AI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최종적으로 정부의 손을 들어준다면 미국 내 AI 기업들은 국방부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준(準) 군수업체’의 지위를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확장성에 제약을 줄 수 있는 요소다. 반대로 법원이 다시 한번 기업의 손을 들어준다면 AI 기술력의 주도권은 국가가 아닌 민간이 확보하게 되며 정부의 기술 통제권은 크게 약화할 것이다. 4월 중으로 예상되는 항소심 결과에 따라 전 세계 AI 기업들의 안보 관련 대응 가이드라인이 재정립될 전망이다. K팝 공연장에서 안전망을 구축하던 한국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AI 기술의 활용과 통제를 둘러싼 ‘안보 주권’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2026-04-03 07:53:15
유가 폭등에 '제재'마저 푼 트럼프… 이란산 원유 한시적 허용의 속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 유가 급등을 잡기 위해 ‘이란산 원유 제재’라는 강력한 외교적 무기를 일시적으로 내려놓았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해상에 묶여 있는 이란산 원유의 판매를 다음 달 19일까지 한 달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12달러를 돌파하고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적국’의 자산까지 역이용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절박한 경제적·정치적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공포로 하루 1000만~1400만 배럴의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그간 헐값에 사들여 비축해 둔 약 1억4000만 배럴 규모의 제재 대상 원유를 시장에 풀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미국은 이 물량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해 유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겠다는 ‘역설적 전략’을 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국제 금융망 접근은 여전히 차단해 이란이 실질적인 수익을 얻지 못하게 하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이 스스로 세운 제재 기틀을 흔들 만큼 유가 안정이 다급하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유가는 가장 치명적인 정치적 악재다. 물가 상승은 곧 유권자의 표심 이탈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앞서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일부 완화하고 전략비축유 4500만 배럴 방출을 단행하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유가 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당사자인 이란은 미국의 파격적인 유화책을 차갑게 외면했다. 이란 석유부 대변인은 엑스(X)를 통해 “현재 해상에 남아있는 원유 물량은 없으며 국제 시장에 추가로 공급할 물량도 전혀 없다”며 “미 재무장관의 발언은 구매자들에게 헛된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정치적 수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미국의 제안을 거부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이미 중국 등 우호국을 통해 제재를 피해 음성적으로 원유를 판매하고 있어 굳이 미국이 제안한 ‘한 달짜리 면허’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둘째, 전쟁 중인 미국에 유가 안정을 통한 정치적 승리를 안겨줄 이유가 없다는 이란 정권의 전략적 계산이다. 셋째, 실제 물리적인 추가 공급 능력이 부족할 가능성이다. 이번 조치가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은 이미 미국의 제재 완화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했으나 실제 물량 공급이 이란의 비협조로 지연된다면 오히려 시장의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에너지 지배 전략’의 일환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적국을 제재하던 자산을 상황에 따라 시장의 불쏘시개로 활용하는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향후 중동 전쟁의 종식 이후 미국이 중동 에너지 공급망을 어떻게 통제하고 재편할지를 보여주는 예고편과 같다. 분석가들은 향후 3주간의 시장 안정화 정도가 이번 조치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본다. 만약 유가가 기대만큼 하락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더 강경한 추가 제재나 다른 산유국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강대강’ 전략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미국의 이번 조치는 전쟁의 수렁 속에서 ‘고유가’라는 경제적 총알을 막기 위한 한 달짜리 방탄복을 입은 셈이다. 이 방탄복이 찢어지는 순간 미국과 이란의 대결 구도는 경제적 타협을 넘어 더욱 극단적인 군사적 충돌로 치달을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다.
2026-03-21 16:17:43
정용진의 초강수, 유통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美 트럼프 'AI 수출 1호' 꿰찬 신세계
[경제일보] 신세계그룹이 유통 기업의 껍질을 깨고 거대한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AI 수출 프로그램’의 전 세계 1호 파트너로 선정되며 국내 최대 규모인 250㎿(메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에 나선 것이다. 단순히 AI 기술을 유통에 접목하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AI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국가적 ‘소버린 AI(주권 AI)’ 생태계까지 주도하겠다는 정용진 회장의 강력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17일 재계와 IT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 AI 스타트업 ‘리플렉션AI(Reflection AI)’의 미샤 라스킨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직접 참석해 미국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 美 트럼프 행정부의 'AI 안보 동맹'…첫 파트너 된 신세계 이번 협약이 단순한 기업 간 거래(B2B)를 넘어 글로벌 산업계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미국 정부가 직접 개입된 ‘AI 수출 1호’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우방국에 미국 주도의 AI 인프라를 구축해 주는 ‘AI 행동계획’을 추진해왔다. 하워드 러트닉 장관이 협약식에 참석해 "동맹국에 가장 우수한 AI가 구축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은 한미 양국이 군사·경제를 넘어 ‘AI 안보 혈맹’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세계는 이 거대한 지정학적 흐름을 정확히 읽고 발 빠르게 움직여 첫 번째 파트너 자리를 꿰찼다. 파트너사인 리플렉션AI의 면면도 화려하다. 구글 딥마인드 출신의 핵심 개발자들이 2024년 창업한 이 회사는 ‘개방형(오픈 웨이트)’ AI 모델을 개발하며 기업가치 12조원 유니콘으로 퀀텀점프했다. 특히 엔비디아로부터 2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강력한 우군을 확보했다. 신세계 입장에서 이번 파트너십의 최대 수확은 데이터센터의 심장인 ‘엔비디아 GPU’의 안정적인 수급로를 뚫었다는 점이다. 현재 글로벌 IT 업계는 AI 가속기(GPU) 확보를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싸들고도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다. 신세계는 리플렉션AI를 통해 최신 엔비디아 칩을 우선 공급받음으로써 가장 큰 병목 현상을 단숨에 해결했다. 여기에 리플렉션AI의 '개방형 모델'은 데이터 외부 유출을 극도로 꺼리는 한국 정부 및 기업들의 '소버린 AI' 수요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보안이 담보된 상태에서 자체 데이터를 학습시켜 한국형 맞춤형 AI를 고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본업의 위기, '한국판 AWS'로 돌파…'이마트 2.0'의 실체 유통 외길을 걷던 신세계가 수조 원이 투입되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든 배경에는 ‘본업의 위기감’이 짙게 깔려있다. 쿠팡의 독주와 C-커머스(알리·테무)의 저가 공세 속에서 전통 유통업은 한계에 직면했다. 정 회장은 유통 노하우에 AI를 결합한 ‘AI 풀스택’을 직접 구축해 초개인화 마케팅, 재고 관리, 배송 혁신 등 무인화·자동화가 결합된 ‘이마트 2.0’을 열겠다는 구상이다. 더 나아가 자사 유통망 혁신에 그치지 않고, 구축된 250㎿ 규모의 압도적인 AI 인프라를 외부 기업에 빌려주는 B2B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사업자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자사 쇼핑몰 서버 관리를 위해 만든 AWS(아마존웹서비스)가 현재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성장한 궤적과 유사하다. 양사는 연내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데이터센터 건립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난관은 ‘전력 수급’이다. 250㎿는 원자력 발전소 1기 용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막대한 전력량이다. 국내 전력망(그리드) 인프라가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수도권 인근에 이 정도 규모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끌어올 부지를 찾는 것은 정부 및 한국전력과의 긴밀한 공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해상풍력이나 소형모듈원전(SMR) 등 대체 에너지 인프라와 연계된 지방 거점 부지를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한 천문학적인 시설투자(CAPEX) 자금 조달도 과제다. 신세계그룹의 재무적 체력을 감안할 때 글로벌 사모펀드(PEF)나 재무적 투자자(FI)를 합작법인에 어떻게 끌어들일지가 사업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용진 회장의 이번 결단은 신세계의 기업 정체성을 완전히 탈바꿈시키는 모멘텀"이라며 "전력 확보와 초기 투자 비용의 문턱만 넘는다면 신세계는 유통 기업을 넘어 대한민국 AI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를 쥔 '빅테크'로 재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6-03-17 0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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