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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네팔 현장, 홍수경보 '전면 재설계' 권고 6개월 뒤도 미이행
[경제일보] 두산에너빌리티가 설계·조달·시공(EPC)을 맡은 네팔 어퍼트리슐리-1(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의 홍수 조기경보체계에 대해 국제 독립전문가들이 2024년 전면 재설계를 요구했지만 약 6개월 뒤에도 이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개선 작업이 진행됐지만 2025년 5월에도 홍수위험 평가와 경보체계 개편 작업은 전문가의 최종 검증을 거치기 전이었다. 8일 본지가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지난 4월 공개한 UT-1 독립전문가패널(IPoE) 3~5차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0년 UT-1 EPC 사업자로 선정돼 주요 기자재 공급과 발전소 건설 전반을 수행해왔다. 두산도 자사 홈페이지에서 이 사업의 EPC 계약자로 “기자재 공급, 시공 등 발전소 건설 전반을 수행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UT-1은 지난달 26일 히말라야 빙하 붕괴에서 시작된 대규모 홍수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빙하 붕괴로 발생한 토석류와 홍수가 트리슐리 계곡의 수력발전 시설들을 덮쳤고, UT-1 역시 주요 피해 현장이 됐다. 사고 직후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소속 한국인 근로자들이 연락 두절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센서, 경보 전에 떠내려갈 수도”…2024년 이미 구체적 경고 IPoE가 2024년 5월 27~31일 현장을 점검한 뒤 작성한 제3차 보고서에는 최근 사고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패널은 건설현장 근로자를 위협하는 홍수 유형으로 상류의 ‘지질학적 또는 빙하 사건’에 의해 발생하는 돌발홍수를 명시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UT-1 상류 약 12㎞의 칠리메 지역에 수위 센서를 두고 있었다. 물이 일정 높이에 이르면 센서의 부유물이 움직여 전기 접점을 만들고 현장에 경보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IPoE는 센서 설계 논리를 두산의 산업안전보건(OHS)팀이 설명하지 못했고, 발주자 측 감리를 담당하는 Owner's Engineer(OE) 역시 이 경보장치의 설계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센서 방식 자체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갑작스러운 돌발홍수가 닥칠 경우 물이 센서에 닿아 경보를 발생시키기 전에 장비 자체가 떠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완 방식도 원시적이었다. 감시 인력이 12시간 교대로 코퍼댐 상류의 수위를 확인하고 한 시간마다 사진을 찍어 프로젝트 왓츠앱(WhatsApp) 단체방으로 전달했다. 보고서는 야간에는 조명이 없어 수위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두운 사진까지 전송됐다며 이를 적절한 조기경보 방식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결국 IPoE는 홍수 조기경보시스템과 비상대응계획(EPRP)의 홍수 부분을 경험 있는 전문가가 전면 재설계·재구성하고 OE의 검토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그로부터 불과 석 달 뒤 실제 홍수가 닥쳤다. 2024년 9월 28일 트리슐리강이 범람하면서 현장 교량 제방과 도로가 유실되고 토사처리장 일부가 강으로 무너졌다. 저장시설과 근로자 캠프 일부도 붕괴했다. 이 사고를 분석한 제4차 IPoE 보고서는 칠리메에 설치돼 있던 기존의 비공학적 조기경보시스템이 실제 홍수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9시께 대규모 침식이 관찰됐고, 오전 9시 45분 두산 H&S팀이 작업자들로부터 위험 상황을 전달받았다. 오전 10시 30분 대피 준비가 시작됐고 11시 30분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다만 이 대목은 두산의 안전관리를 일방적으로 실패라고 규정할 수 없게 하는 중요한 사실도 담고 있다. IPoE는 인명피해를 피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두산 H&S팀이 추가 감시를 실시하고 적절하게 대응한 점을 명시적으로 평가했다. 사고가 야간이 아니라 낮에 발생해 현장 상황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던 점도 인명피해를 피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2024년 12월 2~6일 다시 현장을 방문한 IPoE는 앞서 요구한 홍수 조기경보시스템과 EPRP 전면 재설계의 이행 상태를 ‘Not implemented yet’, 즉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새 조기경보시스템은 준비 중이라고 보고받았다고 덧붙였다. 제3차 점검 이후 약 6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IPoE는 이때 홍수대책 외에도 여러 안전 관련 권고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터널 출입·점검 절차와 화재안전 감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9월 홍수의 원인과 재발 가능성을 면밀히 조사해 캠프 안전성과 토사처리장 설계기준, 조기경보체계를 재검토하라고 다시 요구했다. 2025년 개선 본격화…방호벽은 감리 승인 전 이후 현장의 안전관리에는 변화가 나타났다. IPoE가 2025년 5월 5~9일 실시한 제5차 점검에서는 두산이 프로젝트정보관리시스템(PIMS)을 새로 도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PIMS 도입 이후 안전·환경 관련 문제 신고가 크게 증가해 1만1344건의 내부 HSE 점검 사례와 67건의 OHS 사건, 77건의 near-miss 등이 시스템에 기록됐다. IPoE는 과거의 과소보고 문제와 비교해 이를 ‘major progress’로 평가했다. OE에도 OHS 담당자 2명이 새로 충원됐다. 또 NWEDC는 2025년 4월 18일 중대한 부적합 사항이 발생할 경우 작업을 즉시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토콜을 도입했다. IPoE는 이를 기존 관리체계의 구조적 공백을 메우는 ‘주목할 만한 조치’로 평가했다. 홍수대책도 이 시기 본격적인 보완 단계에 들어갔다. 제5차 IPoE 점검 당시 2024년 9월 홍수의 원인과 위험성을 분석하고 EPRP의 홍수 대응 부분을 개편할 외부 전문 컨설턴트가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실시간 위성자료와 수문관측 데이터를 활용하고, 같은 강에 위치한 다른 수력발전소와 경보 정보를 연계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하지만 당시까지 컨설턴트의 최종 결과물은 IPoE 검토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 IPoE는 다음 현장 방문에서 보고서를 검토하겠다고 명시했다. 2024년 홍수로 유실된 캠프 하천변에는 높이 약 7~8m, 길이 약 200m의 콘크리트·개비온 방호벽도 들어섰다. 문제는 설계 검증이었다. 제5차 보고서에 따르면 시공을 담당한 Power China가 방호벽 설계를 OE에 제출했지만 OE는 콘크리트 기초의 깊이와 향후 홍수 때 발생할 침식에 견딜 수 있는지 등을 문제 삼아 설계를 승인하지 않았다. IPoE는 이 시설이 다음 몬순 기간 캠프 거주자의 안전에 필수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두산이 관련 설계문서를 NWEDC에 긴급히 제공해 OE 검토를 받도록 권고했다. 또 2025년 5월 현재 기후복원력평가도 아직 실시되지 않은 상태였다. IPoE는 2024년 홍수가 기후와 지질학적 위험이 결합될 경우 심각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평가 범위를 재난 위험까지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이 부분은 이미 다른 국내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것은 2024년 5월 경보장치의 구체적 문제 지적에서부터 같은 해 9월 실제 홍수, 12월 ‘미이행’ 판정, 2025년 위험평가와 방호시설 보완에 이르는 경보·안전대책의 이행 과정이다. 두산 측이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두산 측 설명 등에 따르면 올해 강 상류에 경보시스템을 추가 설치했고,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2024~2025년 IPoE가 지적한 경보체계의 문제와 지난달 발생한 초대형 재난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2025년 5월 이후 경보체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지난달 26일 사고 당시 새 경보시스템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작동했는지는 공개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ADB가 공개한 3개의 독립전문가 보고서에는 한 가지 분명한 시간표가 남아 있다”면서 “빙하·지질 사건에 의한 돌발홍수 위험을 구체적으로 경고하고 경보체계의 전면 개편을 요구했지만, 약 6개월 뒤까지 핵심 권고는 완료되지 않았고, 이후 실제 홍수를 겪고 나서야 정밀 위험평가와 경보체계 보강이 본격화됐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대규모 해외 EPC 사업에서 자연재해 자체를 피할 수 있느냐와 별개로 이미 확인된 위험을 얼마나 빨리 관리체계에 반영했느냐를 따져봐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2026-09-08 1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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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9명 실종에 정부 대응팀 20명으로 확대…헬기 수색 총력
[경제일보] 네팔 대홍수로 한국인 9명의 연락이 두절된 가운데 정부가 현지 수색·구조를 지원하기 위한 대응 인력을 20명으로 확대한다. 사고 현장으로 연결되는 도로가 유실돼 육로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는 헬기를 추가 투입하기 위한 네팔 당국과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외교부는 29일 외교부 1명과 소방청 8명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9명을 네팔에 추가 파견한다고 밝혔다. 추가 대응팀은 이날 오후 2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간 오후 5시께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7일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11명 규모의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이번 추가 파견으로 현지 대응 인력은 모두 20명으로 늘어난다. 추가 대응팀은 기존 인력과 함께 실종자 수색과 구조 지원, 네팔 당국과의 현장 접근 협의 등을 맡는다. 현재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은 모두 9명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으로, 이들은 네팔 북부 라수와 지역의 어퍼 트리슐리-1(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사고 당시 현장에 고립됐던 다른 한국인 10명은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다. 정부와 기업 측은 이들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실종자 9명에 대한 수색에 대응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현장 접근이다. 이번 홍수와 토석류로 사고 지역의 도로가 크게 유실되면서 차량을 이용한 접근이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기업 측은 카트만두에서 헬기를 확보해 현장 수색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대응팀과 두산에너빌리티, 한국남동발전은 모두 6대의 헬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헬기를 확보했다고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네팔 당국이 추가 홍수와 산사태, 악천후 등을 이유로 헬기 운항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8일에는 한국 측이 확보한 헬기의 현장 투입이 제한됐고, 이후 남동발전 측 헬기 1대가 수색에 나섰다. 29일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측 헬기 1대도 수색 투입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나머지 헬기도 가능한 한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네팔 측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헬기 수색은 단순한 공중 정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소방 전문인력을 추가 투입해 현장 접근이 가능해질 경우 수색 범위를 넓히고, 드론 등을 활용해 토석류가 쓸고 내려간 지역을 정밀하게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네팔 정부의 외국 구조 지원에 대한 입장 변화도 변수다. 네팔 당국은 초기에는 자국 군과 보안기관 중심으로 수색·구조를 진행하며 외국 구조팀의 직접적인 현장 투입을 제한했다. 그러나 29일부터는 수력발전소 터널 구조와 DNA 검사, 법의학 조사 등 일부 분야에 외국 전문가의 지원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지원 요청을 받아왔지만 초기에는 외국 구조팀의 직접적인 수색 참여를 제한했다. 한국인 실종자 가족들은 현장 접근을 위해 헬기를 신속하게 투입하고 수색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번 재해가 히말라야 고지대의 빙하 붕괴에서 시작해 얼음과 암석의 대규모 이동, 토석류와 홍수로 이어졌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전했다. 이번 재난의 규모는 국경을 넘어 확대되고 있다.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을 강타한 이번 재해로 네팔과 티베트 양측에서 대규모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AP통신은 네팔에서 579명, 중국 티베트에서 7명이 사망했으며 전체 실종자가 약 2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인 실종자들이 위치했던 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은 이번 재난의 직접적인 피해 지역 가운데 하나다. 현장에는 대규모 토석류가 밀려들었고 도로와 주변 시설이 훼손되면서 구조대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산악지대라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추가 산사태와 낙석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도 실종자 가족 지원에 나섰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내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직접 면담하고 수색 상황과 정부 대응 계획을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실종자 9명 가운데 4명의 가족은 네팔 현지에 있으며 5명의 가족은 국내에 있다. 정부는 현지 대응팀 증원을 계기로 수색 역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네팔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헬기 운항 제한을 최대한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실종자들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현장 접근권을 확보하고 수색 범위를 넓히는 것이 구조의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사고는 해외 인프라 사업 현장에서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현지 재난 대응체계와 우리 정부·기업의 구조 역량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정부는 추가 인력을 현지에 투입해 실종자 수색을 지원하고,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확보한 헬기와 현장 정보를 활용해 구조 작업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네팔 홍수, 한국인 실종, 네팔 대홍수,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두산에너빌리티, 한국남동발전, UT-1, 수력발전소, 헬기 수색, 히말라야가능해질 경우 수색 범위를 넓히고, 드론 등을 활용해 토석류가 쓸고 내려간 지역을 정밀하게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네팔 정부의 외국 구조 지원에 대한 입장 변화도 변수다. 네팔 당국은 초기에는 자국 군과 보안기관 중심으로 수색·구조를 진행하며 외국 구조팀의 직접적인 현장 투입을 제한했다. 그러나 29일부터는 수력발전소 터널 구조와 DNA 검사, 법의학 조사 등 일부 분야에 외국 전문가의 지원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지원 요청을 받아왔지만 초기에는 외국 구조팀의 직접적인 수색 참여를 제한했다. 한국인 실종자 가족들은 현장 접근을 위해 헬기를 신속하게 투입하고 수색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번 재해가 히말라야 고지대의 빙하 붕괴에서 시작해 얼음과 암석의 대규모 이동, 토석류와 홍수로 이어졌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전했다. 이번 재난의 규모는 국경을 넘어 확대되고 있다.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을 강타한 이번 재해로 네팔과 티베트 양측에서 대규모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AP통신은 네팔에서 579명, 중국 티베트에서 7명이 사망했으며 전체 실종자가 약 2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인 실종자들이 위치했던 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은 이번 재난의 직접적인 피해 지역 가운데 하나다. 현장에는 대규모 토석류가 밀려들었고 도로와 주변 시설이 훼손되면서 구조대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산악지대라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추가 산사태와 낙석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도 실종자 가족 지원에 나섰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내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직접 면담하고 수색 상황과 정부 대응 계획을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실종자 9명 가운데 4명의 가족은 네팔 현지에 있으며 5명의 가족은 국내에 있다. 정부는 현지 대응팀 증원을 계기로 수색 역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네팔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헬기 운항 제한을 최대한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실종자들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현장 접근권을 확보하고 수색 범위를 넓히는 것이 구조의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이번 사고는 해외 인프라 사업 현장에서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현지 재난 대응체계와 우리 정부·기업의 구조 역량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정부는 추가 인력을 현지에 투입해 실종자 수색을 지원하고,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확보한 헬기와 현장 정보를 활용해 구조 작업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2026-08-29 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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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행복도 '극과 극'…SK하이닉스 상위 3%·삼성전자 60%
[경제일보] 국내 직장인의 전반적인 행복도가 하락한 가운데 같은 산업에 속한 기업 사이에서도 재직자가 느끼는 행복 수준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전체 기업 가운데 상위 3%에 포함된 반면 삼성전자는 상위 60% 수준에 머물렀다. 12일 직장인 소셜 플랫폼 블라인드가 한국노동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지표를 토대로 실시한 ‘블라인드 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행복 점수 50점 이상을 기록한 기업의 비중은 전년 47%에서 올해 33%로 14%포인트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국내 직장인 3만437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행복지수가 전년보다 상승한 기업은 100여곳에 그친 반면 하락한 기업은 370곳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이 체감하는 조직생활의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는 의미다. 기업별 행복도에서는 산업 내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반도체 업계의 SK하이닉스는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상위 3%에 포함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상위 60% 수준으로 집계됐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과 기업별 실적 차이가 확대되는 가운데 구성원이 느끼는 직장생활 만족도에서도 양사의 격차가 두드러진 것이다. 플랫폼 업계의 차이는 더욱 컸다. 네이버는 전체 조사 기업 가운데 상위 2%에 올랐다. 반면 카카오는 지난해 상위 46%에서 올해 상위 93%까지 하락했다. 기업의 사업 실적이나 성장 전망뿐 아니라 보상체계, 조직문화, 경영진에 대한 신뢰, 업무 강도 등이 직장인의 행복도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체 기업 가운데 행복도가 가장 높은 곳은 한국가스공사로 85점을 기록했다. SAP코리아와 한국남동발전이 각각 82점으로 뒤를 이었으며 구글코리아가 80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79점을 기록했다. 상위권에는 공기업과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 등이 고르게 포함됐다. 직군별 행복도에서도 격차가 나타났다. 변호사가 54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의료인 51점, 의사 50점 등 전문직이 상위권을 유지했다. 반도체와 회로 설계 등을 담당하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는 49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상위권에 진입했다. AI 산업 확대로 반도체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보상 수준과 전문인력 가치가 상승한 산업 환경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직군은 기획자로 36점에 그쳤다. 직업군인은 37점, 고객서비스 직군은 40점으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업무 특성과 조직 내 역할, 고객 응대에 따른 감정노동, 업무성과 평가 방식 등이 직군별 행복도 격차와 관련된 요인으로 분석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직장인의 행복도가 전반적으로 떨어졌음에도 이직을 시도한 비율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이다. 통상 현재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지면 새로운 직장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 1년 이내 이직을 시도한 직장인의 비율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와 고용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직장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회사를 떠나기 어려운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실제 최근 제조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이어지고 청년층 취업자가 감소하는 등 노동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보수적으로 운영할 경우 직장인 역시 이직에 따른 위험을 크게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조직문화가 직장인의 행복도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됐다. 블라인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행복도 상·하위 기업 재직자들이 작성한 게시물 약 21만8000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행복도가 높은 기업의 게시물에서는 조직을 당장 떠나려는 내용보다 조직 내부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의견을 제시하거나 질문하는 대화가 하위 기업보다 1.8배 많이 나타났다. 직장에 문제가 없어서 행복도가 높은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해도 조직 안에서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와 신뢰가 직장 만족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구성원이 조직 개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회사와의 관계에서 신뢰를 잃을 경우 급여나 복지 등 개별 근무조건만으로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이번 조사는 직장인의 행복도가 단순히 연봉이나 복지 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문화와 성장 가능성, 구성원이 느끼는 신뢰와 안정성 등이 함께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동일 산업에서도 기업별 행복도 격차가 크게 나타난 만큼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플랫폼 업계를 중심으로 조직문화와 구성원 만족도가 기업 경쟁력의 또 다른 지표로 부상할 전망이다.
2026-08-12 14:5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