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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KT 뉴 리더십'... 특명 1호는 '신뢰 회복·AI 주권 확보'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16일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을 최종 확정하며 길었던 리더십 표류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는 창사 이래 최악의 해킹 사태와 경영진의 조직적 은폐 의혹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KT가 외부 수혈 대신 내부 정통성과 실력을 겸비한 리더를 통해 정면 돌파를 선택했음을 시사한다. 박윤영 내정자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제16대 KT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닻을 올린 ‘박윤영 호(號)’ 앞에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AI(인공지능)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하는 거대한 파도가 기다리고 있다. ◆ 위기의 KT가 선택한 '구원투수', 왜 박윤영인가 KT는 현재 창사 이래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2025년 하반기 발생한 ‘BPFDoor’ 악성코드 해킹 사건은 43대의 핵심 서버 감염과 2만 2천여 명의 고객 정보 유출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낳았다. 설상가상으로 이를 은폐하려던 정황이 포착돼 김영섭 현 대표가 불명예 퇴진 위기에 몰리는 등 리더십 공백까지 겹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사회가 박윤영 전 사장을 낙점한 것은 조직을 가장 잘 아는 내부 전문가만이 현 사태를 수습할 수 있다는 절박한 판단 때문이다. 박 내정자는 1992년 한국통신에 입사해 30여 년간 KT에 몸담은 ‘성골’이다. 특히 기업사업부문장 시절 현대중공업과의 스마트 팩토리 협력을 주도하고 기업 전용 5G 시장을 개척하는 등 B2B(기업 간 거래)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다. 직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도 한몫했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투표에서 박 내정자는 경쟁자들을 제치고 79%의 지지를 얻었다. 낙하산 인사와 비전문가 경영에 지친 구성원들이 현장의 언어를 이해하고 네트워크의 본질을 아는 리더를 갈망했다는 방증이다. ◆ 특명 1호, 무너진 신뢰 회복과 보안 거버넌스 재건 박 내정자 앞에 놓인 최우선 과제는 단연 ‘신뢰 회복’이다. 해킹 사태로 바닥에 떨어진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 단순히 대국민 사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박 내정자가 취임 직후 전사적 보안 감사를 단행하고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보안 모델을 도입해 기술적 허점을 메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경계 보안 모델을 폐기하고 모든 접속 시도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해킹 은폐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윤리 경영의 기틀을 다시 세워야 한다. 박 내정자는 과거 재임 시절에도 원칙과 실리를 강조했던 만큼 조직 내 만연한 보신주의를 타파하고 책임 경영 체제를 확립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고객의 신뢰뿐만 아니라 동요하는 내부 직원들을 다독이고 ‘원팀 KT’를 복원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 특명 2호, AI 주권 확보와 B2B 중심의 체질 개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도 시급하다. 통신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KT의 미래는 AI에 달려 있다. 박 내정자는 과거 B2B 성공 경험을 살려 KT의 체질을 ‘AICT(AI+ICT)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핵심 전략은 ‘AI 주권’ 확보다. KT는 자체 개발 초거대 AI ‘믿음(Mi:dm)’을 보유하고 있다. 박 내정자는 이를 고도화해 보안이 중요한 공공 및 금융 시장(소버린 클라우드)을 공략하고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통해 기술적 호환성을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통신망 인프라를 보유한 KT의 강점을 활용해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를 넘어 AI 구동을 위한 핵심 인프라 프로바이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박 내정자의 전공인 B2B 분야에서의 ‘산업 AI’ 확산이 기대된다. 스마트 팩토리와 물류 최적화 및 에너지 관리 등 산업 현장에 AI를 접목해 실질적인 생산성을 높이는 사업 모델을 강화할 것이다. 이는 경쟁사들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에이전트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과 차별화된 KT만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 재무적 딜레마와 외풍 차단 과제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AI 사업은 천문학적인 GPU(그래픽처리장치) 구매 비용과 데이터센터 투자비를 요구한다. 반면 통신 본업의 수익성은 둔화되고 있어 한정된 재원으로 보안 인프라 재구축과 AI 투자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수익성이 낮은 한계 사업을 정리하고 자산을 효율화하는 등의 과감한 재무 구조 개편이 뒤따를 수 있다. 또한 ‘주인 없는 회사’인 KT의 특성상 정권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은 상존하는 리스크다. 박 내정자는 철저한 성과 중심 경영으로 자신의 선임 정당성을 입증하고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여 외풍을 차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박윤영 내정자는 현장 중심의 실용주의 리더십을 갖춘 인물로 위기 상황에서 조직을 빠르게 장악할 적임자”라며 “해킹 사태 수습과 AI 신사업 확장을 동시에 해내야 하는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KT의 향후 3년을 결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윤영 호의 출범은 KT에게 있어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본질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기술과 현장을 가장 잘 아는 리더를 통해 통신 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글로벌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와 국민의 이목이 2026년 KT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2025-12-18 06:01:00
친환경 쇄빙선…북극항로 문을 두드리다
※ '강철부대'는 철강·조선·해운·방산 같은 묵직한 산업 이슈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붉게 달아오른 용광로, 파도를 가르는 조선소, 금속보다 뜨거운 사람들의 땀방울까지. 산업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슈를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기후변화로 얼음이 녹자 세계의 시선이 북극으로 향하고 있다. 북극항로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한국은 '친환경 쇄빙선' 기술을 앞세워 새로운 바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친환경 쇄빙선은 두꺼운 얼음을 깨며 항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선박으로 기존 원유 정제 후 남은 잔여 기름인 중유 대신 액화천연가스(LNG)나 전기를 사용하는 등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차세대 극지 운항선이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북극항로 전략 시리즈 2차 세미나'에서 '친환경 쇄빙 현재 개발 현황'을 주제로 발표한 정성엽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박사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하이브리드 추진 기술과 내빙 구조 개선이 북극항로 진출의 핵심"이라며 "한국형 친환경 쇄빙선은 단순한 연구가 아니라 새로운 산업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이날 "북극 지역은 일반 해역보다 3~4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얼음 면적이 빠르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극한 환경에서는 여전히 고유의 위험 요소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겨울철 해가 뜨지 않는 극야와 선박 외부에 얼음이 달라붙는 착빙현상, 극저온에 따른 철 구조물의 물성 저하 등은 기존 선박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내빙 구조 강화와 추진기 설계 개선, 항로 예측 기술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박사는 블랙카본(그을음) 문제를 언급하며 "기존 고점도 선박연료인 중유(HFO)를 사용하는 선박은 불완전 연소로 발생한 블랙카본이 얼음에 침착돼 북극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피드백을 낳는다"며 "LNG·전기 하이브리드 추진과 저소음 프로펠러 설계 같은 친환경 기술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극항로 운항에는 국제 협력도 필수적"이라며 "미국·캐나다·독일 등은 각각 대형·중형 쇄빙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우리도 국제해사기구(IMO) 기준에 맞춘 선박 표준화와 정부 간 협의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업계도 기술 확보에 눈독 들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러시아 북극해 연안 LNG 수송망 구축 사업인 '야말(Yamal)' 프로젝트에서 쇄빙 운반선 건조 경험을 이미 축적한 만큼, 이번 연구 성과를 상용화로 연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정부 역시 극지 운항 선박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예산을 확대하고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위한 국제 협력 채널 구축을 검토 중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조선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이 보유한 LNG선 건조 기술력과 극지 운항 경험이 결합하면 향후 북극항로 시대의 '친환경 쇄빙 시장'에서 충분히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내다봤다. 기후변화로 '얼음 바다'가 새로운 무역항로로 떠오른 지금, 녹색 쇄빙선 기술은 단순한 연구를 넘어 '북극항로의 열쇠'가 되고 있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다음 항로는 북극이다.
2025-11-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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